호박에 대해서

1. 호박의 유래

우리나라에 그냥 박이나 오이는 삼국시대의 기록도 존재할 정도로 오래되었고 친숙하다. 다음으로 수박은 고려 시대 원 간섭기 정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호박은 1600년대 초,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정도가 최초이다. 다른 박꽈 식물들에 비하면 생소하고 역사가 짧은 축에 든다. 하긴, 쭈글쭈글한 열매의 모양 하며, 누렇게 변하는 때깔도 기존의 여느 박과는 사뭇 다르다.. ^^

그래서 얘는 그냥 박이 아니라 쭝궈 오랑캐 박이라는 뜻에서 '호'짜가 붙어서 '호박'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호박 호박 호~~~박~~!!!
호박의 전래 시기는 고추 내지 담배와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김치는 맨 처음엔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처럼 시뻘겋지도 않았다는 건 다들 아실 테고.. 아울러, 녹말 덩어리 구황 작물인 감자와 고구마는 1700년대 이후로 도입과 등장이 더 늦었다.

그런데 호박 중에 더 작고 쭈글쭈글 주름은 덜하고 고구마 같은 맛이 나는 변종인 '단호박'은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에 일본에서 유래되었다. 그래서 단호박은 1950~60년 엄청 옛날엔 왜호박이라고 불렸으며, 기존의 일반 호박에는 조선호박이라는 역설적인 명칭이 붙기도 했다. 지금이야 민족 감정 없는 중립적인 명칭인 '단호박'이 잘 정착했지만 말이다.

원래 호박죽은 늙은 호박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요즘은 단호박으로도 호박죽을 많이 만드는가 보다. 가령, 죽 전문 체인점인 '본죽'의 경우, 늙은호박 죽과 단호박 죽을 따로 파는 것 같더니 요즘은 단호박 죽만 취급하는 듯하다.
하지만 두 호박은 죽의 맛이 서로 차이가 있으며, 특히 단호박은 껍질까지 같이 들어갈 수 있다는 미묘한 차이점이 있다. 껍질이 들어가면 죽의 색까지 좀 더 시커매진다.

2. 호박의 영양

수박은 여름에 시원하게 해서 먹으면 맛이야 있지만, 성분 대부분이 그냥 물과 당분이다. 오이는 뭐.. 물과 섬유질 덩어리나 마찬가지라고 들었다.
그러나 호박은 다른 박꽈 식물들에 비하면 비타민 A를 비롯해 각종 영양분이 다양하고 풍부하게 들어있다. 제철 늙은 호박이 가을 보약이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을 괜히 쥐고 있는 게 아니다. 게다가 열매만 먹는 게 아니라 씨와 잎, 심지어 꽃까지도 식용 가능하다.

이러니 호박은 사람에게 매우 이롭고 고마운 채소이다. 아무렇게나 심어도 그럭저럭 알아서 잘 자라고, 재배 난이도가 높지 않고, 그러면서 과육의 영양분은 많고 상온에서 몇 달씩 오래 보관도 가능하고..
그저 누렇게 쭈글쭈글 삭는 외형 때문에 못생겼다는 놀림만 받기에는 억울한 감이 많다~!! 세상에 호박 말고 누렇게 쭈글쭈글 삭으면서 영양분은 더 많아지는 매력만점 채소가 또 어디 있을까?

그나저나 호박은 무슨 품종(애/단/늙은)의 무슨 부위(열매/잎)를 먹든지 가열을 해서 먹는다. 삶거나 쪄서 먹지, 생으로 먹지는 않는 듯하다. 그래서 생으로 먹는 수박은 과일인 반면, 호박은 채소에 더 가깝다고 여겨진다.

3. 세계에서 가장 큰 꽃, 잎, 나무, 열매

(1)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꽃은 ‘라플레시아’라고 하는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식물이다. 꽃 단독으로 지름이 1m대에 무게가 10kg이 넘는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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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얘는 왕창 크기만 하지, 한눈에 봐도 꽃잎이 그다지 예쁘지 않을 뿐더러.. 비주얼보다도 냄새가 거의 상한 고기 썩는 냄새 수준이라고 한다. 식물 주제에 무슨 암모니아라도 보유하고 있나?
얘는 꿀벌이 아니라 더러운 파리를 꼬이게 해서 꽃가루를 전달시킨다. 식물 중엔 파리를 잡아먹는 식충식물도 있는데 말이다.. 신기한 노릇이다.

(2)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나무는 ‘자이언트 세콰이어’.. 천조국의 서부에서 서식한다는 그 나무이다. 지름이 6~8m에, 키는 무려 85~100m에 달한댄다.;; 도대체 뭘 먹고 이렇게 커진 걸까..??
이 정도면 산불이 나도 속이 완전히 다 타지는 않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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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계에서 잎이 가장 큰 식물은 육상 중에서는 '군네라 마니카타'라는 브라질 원산지의 작은 나무이다.
수상 중에서는 '아마존 빅토리아 수련'이다. 둘 다 길이/지름이 3m가 넘는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특히 후자의 경우.. 어지간한 사람이 위에 올라타도 잎이 찢어지거나 가라앉지 않을 정도로 튼튼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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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무거운 열매는 바로 호박이다~!
세상에 그 어떤 과일이나 박꽈의 과채류도(조롱박, 수박, 참외, 오이..) 무슨 400kg짜리, 심지어 1톤짜리 열매를 만들지는 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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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에스골 시내에 이르러 거기서 포도 한 송이가 달린 가지를 잘라 두 사람이 막대기에 메고” (민 13:23)
글쎄, 성경에는 포도송이를 무슨 멧돼지 잡아서 막대기에 거꾸로 매달아서 오듯이 수송했다는 얘기가 있다. 포도가 저 정도였으면 호박은 얼마나 더 거대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4. 유사품: 동아? 동과? 동아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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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얘는... 동아? 동과? 동아호박? 헐~ 이런 박도 있었어?
게다가 최소 고려 시대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우리나라 토종이라고? (☞ 보도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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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호박 말고도 어지간한 호박보다 더 크고 무거운 열매가 맺히는 박꽈가 또 있다니 굉장히 신기하다. 일단 크면 개인적인 호감도가 급상승한다. ^^
누렇게 삭지는 않는 듯하지만, 허연 가루가 앉는 건 호박과 비슷하구나. 단, 얘는 2차원적으로 납작해지는 게 아니라 1차원적으로 길쭉해진다.

호박 매니아로서 이런 것에도 관심이 간다. 요리해서 먹어 보고 싶다.
얘는 전라도 순창, 제주도, 그리고 저 동영상에서 나오는 천안까지.. 나름 다양한 지역에서 재배되고는 있는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인지도가 너무 마이너하다.

우선 동아인지 동과인지.. 동아호박인지.. 명칭부터 좀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우리말에서 '동아'는 동아시아 東亞로 너무 굳어져 버렸으니, 그냥 동과라고 안 할 거면 동아박이나 동아호박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쟤도 생물학적으로 호박의 범주에 드는지는 잘 모르겠다.

동아줄이 여기서 유래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 밧줄은 바+줄인데..??
그리고 동아줄이라는 줄은 왜 하필 해님 달님 전래동화에서만 나오는지도 의문이다.

수세미는 오이와 비슷하게 생긴 박과이고, '울외'도 이 동아호박처럼 길쭉하고 굵고 약간 무 같은 느낌도 드는 채소이다.
박이 오이, 참외, 조롱박에다 호박만 있지는 않더라. ^^

5. 유사품: 가시박

호박의 유사품 중에는 저 동아호박처럼 다른 매력이 있는 아이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고 잡스러운 짝퉁에 가까운 유사품도 있다.
다음 사진을 보자. 강변이나 각종 공원, 황무지 따위에서 굉장히 눈에 많이 띄는 녀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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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잎 모양이 호박과 좀 비슷하지만 호박이 아니다. '가시박'이라고 하며, 국내에서는 이미 10년도 더 전에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박멸 대상이다.
덩굴 주제에 무서운 번식력으로 주변 가로수고 뭐고 다 감싸고 타고 올라가고 잎으로 뒤덮어 버려서 아래의 식물을 말려 죽인댄다.

얘는 큼직한 박처럼 생긴 열매를 맺지는 않는다. 설마 누가 이런 데에다가도 호박을 몰래 심었나 싶었는데 그럴 리가..
유사품에 주의하자~!! 소리쟁이와 더불어서 잡초에 대한 정보가 내 머리에 하나 더 추가되었다.

이상이다.
또 글이 길어졌는데.. 아무쪼록, 독자 여러분도 10월에 가을 보약인 호박을 많이 드시고 건강하시길 바란다.
좀 민망한 비유이다만.. 인간의 항문은 출력용이지 입력용이 아니다. 그것처럼 늙은 호박은 식용이지, 이상한 도깨비 귀신 얼굴 조각용이 아니다.
이제 이 홈페이지의 첫 화면 대문에다가도 내 취향을 정식으로 당당히 써 놨다.
'좋아하는 것'이 철도에 이어 하나가 더 추가됐다. ^^

Posted by 사무엘

2022/10/29 08:35 2022/10/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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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관련 논란들에 대해

예전에 했던 말들이 대부분이지만, 주요 개념들을 오랜만에 다시 요약· 정리해 본다.

1. 페미??

난 페미인지 뭔지 걔네들이 뭐 하는 집단인지 잘은 모른다. 하지만..

  • 겉으로 주둥이로 아가리로만 양성 평등
  • 별 시덥잖은 걸 갖고, 혹은 정말 보편적이고 별 무리 없는 성 역할이나 구분까지 몽땅 성차별이라고 생트집. 남녀네 여남이네.. 전쟁 때 남자는 사격 훈련 받고 총 쏘고, 여자는 구급법 배워서 응급치료 하는 것도 성차별이게??
  • 그래 놓고 권리나 보호 챙길 때만 무조건 여성 우선

이 따위로 나오는 인간들이라면 페미건 메갈이건 워마드건 뭐건 갈기갈기 박살을 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들이 하는 말에서 스스로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옛날 사회에 여성에 대해서 일면 부당한 차별이 있고 유리천장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19~20세기 사이에 남녀 차별 때문에 부당하게 고생했던 여성 과학자/수학자 얘기 이런 것이 클리셰로 남아 있다.
그리고 전근대 시절에 출산과 육아, 남편 내조라는 고귀하고 숭고한 여성의 역할을 "집에서 밥이나 할 것이지" 같은 열등하고 천한 것으로 여기고.. 아내를 무슨 하인쯤으로 취급한 못돼먹은 관습이 있었다. 이런 것이야 물론 타파해야 하고 인식을 고쳐야 할 것이다.

허나, 한편으로 그때는 유리바닥도 명백히 있었다. 타이타닉 호 침몰 사고 때 죽은 사람의 성비만 해도 양성 평등이 절대로 아니었다.
유리천장이 없어지면 유리바닥도 없어질 것이고, 그 피해는 그냥 평범하게 사는 대다수 여성들에게 돌아올 것이고 가정 파괴로 돌아온다. 이건 명백한 팩트이다.

지난 쌍팔년도 정도까지.. "여성도 사회진출 할 수 있습니다", 남녀 모두한테 기술과 가정 모두 가르치고, 사관학교에서 여자 생도 받고..
명절 때 여성들만 집에서 개고생하는 거 문제라고 시정.. 이 정도까지가 적당하지, 그 이상은 점점 선을 넘는 것 같다.
소수의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남자는 남자다워야 하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명제 자체가 부정되기란 불가능하다~!

세상에 "미성년자와 여성은 갱내 근로 금지"(근로기준법 제72조)가 성차별이라고 트집 잡는 페미는 없을 것이다.
스포츠 육상과 구기 종목에서 남녀를 구분해서 따로 기록을 매기는 걸 성차별이라고 이의 제기하는 페미는 없을 것이다.
데이트 비용을 무조건 1:1 더치로 부담하자고 주장하는 페미는 더욱 없을 것이다.
아이고 이 정도 말만 한 거 갖고도 나 꼰대 한남충이려나? 이대남은 나이 때문에 해당되지 않고.. -_-;;

NL인지 좌빨인지 아무튼 그쪽 특징 중 하나가 개량한복에 수염이라면,
저쪽 집단의 특징 중 일부로는 이름에 부모의 성 한꺼번에 병기=_=가 있는 듯하다.
빨갱이들이 자본가와 로동자 계급 갖고 갈등을 부추긴다면 저쪽 집단은 남녀 성별을 갖고 우열 계급 갈등을 부추긴다. 분야만 다르지 방법론은 동일해 보인다.

(아, 아니.. 설마 했는데 진짜로 정치병까지 결합한 페미도 있는 듯하다.
성별 싸움만 하는 줄 알았는데 웬 한미 연합 훈련을 반대하는 여성 단체 말이다.
이 정도면 진짜 선 넘는 사회악 쓰레기들인 듯.. 그냥 죽어야 낫는 정신병이지 싶다. ㅡ,.ㅡ;; )

2. 동성애

  • 종교적으로는 죄악이고, 보건· 생리 관점에서만 봐도 자기 몸의 뒷구멍을 망치는 짓이다.
  • 성병· 에이즈에 걸리는 건 동성애 자체보다는 난교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염에 가깝다. 세상에 평생 한 동성하고만 '하는' 동성애라는 건 없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동성애를 반대하기 위해 굳이 레위기니 로마서니 신의 창조 질서 운운하면서 종교색을 드러낼 필요가 없다. 그냥 객관적으로 진짜 몸 망치고 건강 망친다는 것만 가르치면 된다.
마치 이슬람을 반대하기 위해서 굳이 경전 들이대고 예수 운운하지 않아도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정치적으로 상호주의를 위반하는 제일 독단적이고 위험하고 막돼먹은 집단이라고 비판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자유 민주주의 인권 진영 국가들 중에 동성애 자체 때문에 박해가 행해지는 곳은 전혀 없다.
글쎄, 1940년대에는 사우디 같은 이슬람 독재 꼴통 국가가 아니라 무려 영국에서도 동성애가 죄여서 앨런 튜링 같은 영웅조차 곤욕을 치렀다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까지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분류하기는 했던 것 같은데.. 이마저도 한참 전에 그런 분류가 폐지됐다.

그 동네에서 시위를 하는 애들은 동성애를 할 자유나 권리를 쟁취하려고 싸우는 게 절대 아니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동성 결혼에다가도 평범한 남녀 결혼과 동일한 육아 복지 혜택을 줘라, 동성애 성병도 동일한 의료보험 혜택을 줘라, 게이 목사도 교회에서 '성경 교리 차원에서' 차별하지 마라..." 이렇게 세금이 드는 추가적인 복지와 인권을 요구하는 거다!! 쉽게 말해 뱃대지 부른 투정.

이걸 반대하는 걸 무슨 이기적이고 사랑이 없네, 차별주의자 종교 근본주의 꼴통이네 등등의 개소리로 프레임 씌우는 수작에 절대 속지 마시라.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시길 바란다.

정상인이라면 결혼한 이성 사이의 애정 행각이라도 공공장소에서 안 한다. 하물며 더 민망하고 더 흉측한 퍼레이드가 벌어지는 걸 혐오하고 반대하는 건.. 공중도덕 통념상으로 아주 당연하고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러고 보니 게이 축제랑 전장연 지하철 운행 방해 시위는 뭔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비슷하게 민폐 끼치고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듯하다.

게이들은 남자-남자나 여자-여자끼리 결혼을 시키려 하고, 페미는 남녀 자체는 안 건드리는데 웨딩드레스 색깔의 흑백을 성별 반전시키거나 아예 둘 다 똑같이 회색으로 바꾸려는 애들인가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22/10/27 08:35 2022/10/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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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루터교 목사 겸 신학자인 디트리히 본회퍼 (1906-1945).
피끓는 정의감에다 행동하는 양심을 강조했던 대단한 사람으로, 강경한 나치 반대 운동가로 활동했다. 요즘으로 치면 뭔가 폴 워셔 목사 같은 인상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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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의론이 독일어로 저렇나??? 레흐트페르티궁...;; 우와 읽지도 못하겠다 ㄲㄲㄲㄲㄲㄲㄲㄲ)

일제 시대를 산 한국인이라면 주 기철 목사 이상으로 신사 참배를 맹렬히 반대했을 것이고, 오늘날 같으면 "북한 동포들을 김씨 부자의 학정으로부터 해방시키자~! 김돼지를 때려잡자! 대북전단 날리자~! 북한으로 성경책 잔뜩 보내자~" 이런 걸 열심히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의 지론은 "악을 보고도 침묵하는 것은 그 자체가 악이다"였다. 그야말로 침묵하는 다수, 악의 평범성, "버스 44" 영화에 나오는 무덤덤한 승객 같은 정신 상태를 아주 극혐했다. 물질적인 도움으로 현실적인 조치가 필요한 사람한테 아가리로 덕담만 해 주는 것도 아주 싫어했다. (약 2:16)

그래서.. "어떤 미치광이 음주운전자가 차를 몰면서 사람들을 치고 있다면.. 목사는 그저 희생자를 애도하면서 한가하게 장례 예배나 인도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당장 목숨 걸고라도 그 차에 올라타서 미치광이를 운전석에서 끌어내고 차를 세워야 한다" 이랬다. 그리고 이 말은 당연히 히틀러를 정면으로 겨냥한 비유였다.

이러니 그는 결국 나치에 의해 진작부터 요주의 인물로 찍혔다. 처음에는 그냥 감시만 당했지만, 1944년에 히틀러 암살 음모에 가담했다는 것까지 밝혀진 뒤엔 곧바로 체포되고 투옥되었다.
그리고 그는 나치의 패망을 겨우 한 달 남짓 앞두고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고문 후유증으로 옥사한 게 아니라 법대로 사형을 당했다. 그의 유언은 "이것은 마지막처럼 보이지만 나에게는 삶의 시작입니다"였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는 좌파 냄새 나는 사회 운동만 하는 사람은 아니었고, 신학자로서 이론과 내공도 탁월했다. 그는 외국(=미국)으로 망명 가서 신학교 교수만 하면서 안전하고 편하게 살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시에 내 동족과 함께 동고동락하지 않은 먹사는 전후에 조국의 기독교계를 재건하는 데 동참할 자격이 없을 것입니다" 이런 간지나는 말을 남기고 고난을 자처하며 호랑이굴로 들어갔다.

바울이 동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뜬금없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던 것처럼,
그리고 6· 25 때 전사한 미군 장교 '윌리엄 해밀턴 쇼'(1922-1950)가 "내 친구 나라 한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도와주지 않고 전쟁이 끝난 뒤에야 슬그머니 선교사로 들어가는 건 내 양심상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의 저서인 '제자도의 댓가(Cost of Discipleship)'가 주 목사로 치면 '일사각오' 정도에 대응하는 것 같다.

이 밖에 디트리히 본회퍼는..

(1) 이름이 '본 회퍼'가 아니고 한 단어 '본회퍼'이다. 내가 아주 오랫동안 잘못 알고 있었네~ 아이고.. -_-;; 폰 von 때문에 편견이 생겼던 것 같다. ^^

(2) 부활절을 치른 거의 직후에 처형 당했구나. 1945년의 부활절은 가톨릭은 4월 1일, 정교회는 4월 8일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저 사람이 처형된 날은 4월 9일.
(그 달 말인 28일에 이탈리아의 무솔리니가 처형 당했고, 이틀 뒤인 30일엔 히틀러도 그 뒤를 따라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애초에 저 사형 집행도 히틀러가 패전을 염두에 두고 죄수들의 뒷정리 차원에서 일괄 지시한 것이었다.)

(3) 그래도 나치 독일의 패망 직전 말기에 처형 당해서 그런지, 참수는 아니고 교수형으로 죽었다.
몇 년 전(1943)만 해도, 나치 반대 운동을 하다가 잡힌 백장미단 멤버들은(조피 숄 등) 다 이동식 단두대에서 목이 잘렸다.;;

독일은 민족 저력이 너무 뛰어난 나머지 종교 개혁을 주도하고 위대한 수학자와 과학자, 예술가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20세기에 세계 대전을 두 번이나 일으키는 사고를 쳤고 나치 독일과 히틀러라는 흑역사를 만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회퍼 정도로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목사가 자국민 중에 배출되기도 했다는 건 그나마 진지하게 실드의 근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 참, 나는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라는 유명한 시를 이 사람이 썼다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는데.. 그건 아니더라.
'마르틴 니묄러'라고 본회퍼와 성향이 비슷했던 다른 독일인 목사의 작품이라고 한다.
"나치가 유대인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자, 노조 등등 이후...) 나치가 나를 덮쳤을 때는 나를 방어해 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

Posted by 사무엘

2022/10/25 08:36 2022/10/2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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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가간 역학관계

프랑스의 나폴레옹과 독일의 히틀러는 세계사에 길이 남을 전쟁광 독재자 쌍두마차로서 역덕 밀덕들의 아주 좋은 비교 분석 대상이다.
끼리끼리 논다더니 히틀러는 살아 생전에 나폴레옹을 굉장히 존경하고 동경했다고 한다.
당대에 히틀러의 직접적인 라이벌은 처칠이나 스탈린이었지만, 이 사람들은 나폴레옹 같은 전쟁광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나폴레옹과 히틀러 모두 러시아/소련으로 쳐들어갔다가 엄청난 영토와 추위 때문에 감당을 못 하고 패배한 이력이 있다.
프랑스와 독일 모두 자국민/자국어 순수주의와 국뽕 국수주의 군국주의 맛을 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두 나라 모두 전쟁에서 졌을 때 배후중상설.. "원래는 이길 수 있었는데 간첩 배신자 때문에 뒤통수를 맞아서 진 거다~~~ 특히 이거 유대인 때문이다" 망상에도 빠진 적이 있었다. (보불 전쟁, 1차 세계 대전)

프랑스와 독일 모두 외국 식민지가 그렇게 많은 나라는 아니었다. 독일은 그나마 있던 식민지조차 1차 대전에서 지면서 다 빼앗겼고, 그때 특히 해군이 봉쇄당했다. 잠수함이 아닌 전함으로 해전을 치른 게 1차 대전 이후로는 없다.
나치 철십자가가 그려진 항공모함 따위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 비슷한 역사

(1) 1936년엔 영국의 군주(조지 5세)가 붕어하고, 일본의 전직 총리가 암살 당했다(사이토 마코토, 2· 26 쿠데타). 그리고 나치 독일이 재무장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3년쯤 뒤에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났다.

(2) 그 뒤 2022년엔 영국 군주(엘리자베스 2세)가 붕어하고, 일본의 전직 총리가 암살 당했다(아베 신조). 그리고 독일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빌미로 재무장을 시작했다. 이로부터 3년쯤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거 참 그럴싸하게 끼워맞춘 것 같다. -_-;;

3. 동물만 보호

나치 독일은 정신나간 군국주의나 유대인 학살만 저지른 게 아니라 굉장히 뜬금없는 면모가 있었다.
바로 근현대적인 동물보호법을 세계에서 거의 최초로 제정해서 동물 복지에 힘썼다는 것이다. 그것도 1933년, 나치 집권 초창기부터 말이다.

"동물을 유흥용으로 잔인하게 신체 훼손하거나 죽이는 것 금지, 불법 수렵 금지, 자연보호.." 이게.. 1930년대 나치 독일 치하에서 나온 프로파간다였다는 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법은 히 총통이 개인적으로, 친히, 각별히 관심을 갖고 제정한 것이었다. 그는 개를 완전 좋아해서 개인적인 애완견도 키우던 사람이었다.

일반적으로는 동물을 저렇게 학대할 정도의 흉포한 사람이라면 사람에게도 잔인한 짓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동물 학대를 처벌한다. 그러나 나치는 그냥 무식하게 흉포한 게 아니라 뭔가 신념을 갖고 냉철하게 조직적으로 인종을 청소했다.

멀쩡한 개· 돼지를 가스실에다 집어넣고 죽이는 건 범죄이지만, 유대인을 가스실에다 집어넣어 죽이고 장애인을 죽인 건 인류의 우수한 혈통 보존을 위해 필요한 행위로 정당화된다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쟤들의 행적은 여느 흉악 범죄나 전쟁 범죄와는 성격이 달랐다고 봐야겠다.

4. 개인과 직책

히틀러는 나치 독일의 초대이자 유일한 '총통', '퓌어러'였다. 하지만 그는 후임부터는 직함을 총리와 대통령이라고 둘로 나눠서 두 명을 지목했다. 총리는 파울 괴벨스이고 대통령은 카를 되니츠가 임명되었다.

히틀러의 후계자가 될 만한 인물로는 이들 말고 하인리히 힘러라든가 마르틴 보어만 같은 다른 유력 후보도 있었다. 그러나 얘들은 권력욕 티를 너무 대놓고 내는 바람에 하극상 반역· 배신으로 간주되어서 히틀러에게 찍히고, 후계자 라인에서 짤렸다.
뭐, 히틀러의 사후에 나치 독일은 곧장 패망하고 연합군에게 항복했다. 그러니 대통령이건 총리이건 저 감투들은 현실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었다. 전범 재판에 불려 다니면서 히틀러가 싼 똥을 치우는 일밖에 할 게 없었다.

현대의 행정 체계에서는 인물과 계급? 직책이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다.
나라를 대표하는 제일 높은 권력자라 할지라도 그 사람은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n년 동안 맡았다가 물러나는 제 n대 대통령이요, 여러 역대 대통령들 중의 한 명일 뿐이다.

무궁화 대훈장을 받고, 퇴임 후에도 최고 수준의 경호에다 재임 당시 연봉의 90% 가까이를 계속 꼬박꼬박 받으면서 떵떵거리고, 죽으면 (큰 사고를 치지 않는 한) 국립 현충원에 묻히는 것까지도 보장되긴 한다만..
그건 그 사람이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예우를 받는 거지, 그 사람 자체를 예우하는 건 아니다.

조선 시대 왕릉은 각 사람별로 뿔뿔이 흩어져 있는 반면.. 지금 현충원에는 그냥 전직 대통령 묘소라고 한 군집...만이 존재하는 것도 그 예시라 하겠다. 그래서 어느 유명 전쟁 영화에 "경례는 계급에다가 하는 거지, 사람에게 하는 게 아니다"라는 대사도 있는 것이다.
뭐, 전직 대통령들이 기껏 만들어 놓은 저 장소에 들어가지를 않아서, 아직까지도 제일 존재감 없었던 최 규하밖에 묻혀 있지 않은 건 좀 이상하지만 말이다.;; 현충원에서 묘지가 특별 취급을 받는 대통령은 이 승만, 박 정희, 김 영삼과 김 대중 네 명 이후로는 더 나오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전재 독재 치하에서는 “하일 히틀러~!!” 이런 경례 구호에서 볼 수 있듯, 아무래도 개인이 숭배 받는다. 그래서 나치 독일 말고 북괴만 해도 개인과 직책이 다 따로 놀아서 김 일성 '주석', 김 정일 '국방위원장', 김 정은 '장군??' 제각각이다. 저 동네에 이런 관행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잘 모르겠다.

5. 영화

<다운폴>(2004)과 <일본 패망 하루 전>(2016)은 2차 세계 대전의 양대 추축국· 전범국들이 패망하고 항복하기 직전에 내부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나름 객관적으로 잘 조명한 영화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하게 <조피 숄의 마지막 날>(2006)과 <아이히만 쇼>(2015)도 나란히 대조해서 볼 만한 작품인 것 같다.

전자는 나치를 반대하는 선전물을 뿌리던 백장미단이 나치 치하에서 잡혀서 재판 받고 처형 당한 과정을 자세히 조명한 반면,
후자는 나치의 패망 이후에 나치 잔당 전범이던 아돌프 아이히만이 모사드 요원에 의해 잡혀서 재판 받고 처형 당한 과정을 자세히 잘 조명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서는 1960년대에 벌어졌던 이 전범 재판을 전세계에 무슨 TV 쇼처럼 꾸며서 중계했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 제목도 무슨 '트루먼 쇼'처럼 '아이히만 쇼'라고 적절하게 붙였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꼼꼼히 다 보지는 못했지만, 이 재판을 계기로 인간이 무심하게 벌이는 악의 평범성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세계적으로 이뤄지게 됐다고 한다. 무슨 <파리대왕>처럼 꿈도 희망도 없는 성악설까지는 아니지만, 악에 무덤덤해져 버리는 <버스 44>와 비슷한 심리 말이다.

6. 반면교사와 대조

(1) 2차 세계 대전의 태평양 전쟁이 끝날 무렵에.. 미 해병대가 이오지마 섬을 간신히 점령해서 미국 깃발을 꽂는 장면이 사진으로 전해진다.
그것처럼, 2차 대전의 독소 전쟁이 끝날 무렵엔.. 소련군이 베를린 시내를 점령해서 제국의사당에다가 붉은 깃발을 꽂는 장면이 사진으로 전해진다(베를린 공방전). 각각 시기가 1945년 3월 말과 4월 말로, 한 달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본이야.. 폭격기로부터 소이탄과 원자폭탄만 먹었지, 상륙 작전이 행해진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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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945년, 이탈리아의 무솔리니가 처형되고 시체가 거꾸로 매달려 조리돌림 당한 것은, 같은 추축국 진영이던 독일의 히틀러와 일본의 도조 히데키에게도 굉장히 큰 충격을 줬다. “이제 나도 저 꼴 나겠구나. 저런 치욕을 당하느니 자결해야겠다”라고 당연히 결심을 하게 됐을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1989년 말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공개 처형 당하자 북괴의 김 일성 부자는 심장이 완전 쫄깃해졌다고 전해진다.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나면 자기들도 저 꼴을 당할 것이니 내부의 사상 단속을 더욱 강화하고, 인민들 간 가스라이팅을 더욱 강화해서 나라를 더욱 가난하고 폐쇄적인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3) 히틀러는 자살에는 성공했지만, “적이 자기를 절대 알아보지 못하도록 시체를 확실하게 훼손해서 없애라”라는 지시는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다.
그 반면, 도조 히데키는 자살에 실패해서 전범 재판에까지 회부되고, 교수형을 당해서 생을 마감했다.

7. 때깔

끝으로..
우리나라는 반일 감정이 강하고 욱일기를 정서적으로 싫어할 뿐이지.. 나치 독일이나 히틀러 쪽은 반감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거리가 너무 멀고 직접적으로 침략이나 착취, 학살을 당한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10~20여 년 전에는 나치 독일 코스프레를 잔뜩 한 클럽인지 카페인지가 있었다가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으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고 시정됐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리고.. 서울 모처에는 독일차 부품을 파는 듯한 가게가 있는데.. 이름이 무려 ‘히틀러 상사’이다. 와~ 이런 곳도 있구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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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끔찍한 홀로코스트나 유대인 학살 같은 짓을 빼고 독일이 2차 대전도 1차 대전처럼 평범하게만(?) 진 것이었으면.. 히틀러에 대한 평가가 지금처럼 최악으로 치닫지는 않았을 것이다.
저런 죄악들을 빼고 히틀러의 소싯적 연설만 생각한다면 진짜 피끓는 듯하고 대단하고 멋있어 보인다.;;
SS 친위대의 검은 군복 봐라.. 일본군 군복보다야 독일군 군복이 훨씬 더 멋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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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22/10/22 08:36 2022/10/2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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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근황 -- 나머지

7. 호박밭 근처의 생태

다음은 본인이 개인적으로 호박을 키우는 아지트의 근처에서 본 자잘한 동물/곤충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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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풀숲에서 텐트를 치고 자고 나면, 다음날 아침에 달팽이가 텐트의 표면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나야 최대한 다 떼어내긴 하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한 달팽이를 집에까지 데려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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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슨 곤충 커플인지는 모르겠지만.. 하필이면 남의 텐트의 꼭대기에 올라가서 번식 행위를 하고 있었다.;;
도의적으로 3분 동안 기다려 줬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꼼짝도 안 하고 있고, 그 당시 나도 어서 텐트를 걷고 집으로 복귀 후에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얘들을 떼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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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건 도대체 무슨 애벌레인 걸까..??
애벌레 실물을 본 걸로는 정말 역대급 크기였다. 징그럽기도 하고.. 참고로 위의 사진 기준으로 왼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왼쪽이 애벌레의 앞쪽인가 보다. ㄲㄲㄲㄲㄲㄲ
자 눈금을 함께 대고 사진을 찍지 못한 게 아쉽다.

여담이지만, 비가 한번 내리고 나면 밭 주변의 포장된 자전거 도로는 밟혀 죽은 지렁이 시체들로 쭉 도배되곤 한다.;;;
도대체 어디에 짱박혀 있던 지렁이들인지, 비만 내리면 왜 기어나오는지...? 땅을 파고 들어갈 수도 없는 위험한 포장 도로로는 도대체 왜 가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저 애벌레도 그 꼴 나지 않고 무사히 흙으로 들어갔으면 좋겠다.

흙이 물에 완전히 잠겨 버리면 농작물 식물의 뿌리도 숨을 못 쉬어서 익사한다고 한다. 하지만 불어난 강물에 파묻히는 급의 침수가 아니라, 식물이 멀쩡히 버텨내는 평범한 비라면 지렁이도 숨을 못 쉴 정도는 아닐 텐데 말이다.

본인은 육교 위에서도 지렁이 시체를 본 적이 있다.;; 거기는 어째 왜 어떻게 올라간 걸까?? 거기는 흙도 없는데!!
마치 고가도로 위에서 로드킬 당한 야생동물 시체와 비슷한 격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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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강물 밑바닥을 옆으로 기어가던 게들인데.. 신기해서 한 놈 사진을 찍었다.
바다뿐만 아니라 민물에도 게에 속하는 동물이 살기는 하는가 보다. 물속이 뿌얘서 선명도를 보정하고 나니 무슨 흑백 사진처럼 돼 버렸다. ㄲㄲㄲ

폭우가 쏟아져서 강이 범람하고 강물 주변이 다 휩쓸려 가거나 식물들이 진흙을 뒤집어썼는데..
그래도 한두 주 뒤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물가가 다시 풀이 무성해지고 녹색천지로 바뀌곤 한다.
식물의 생명력이란 게 이런 거구나..!!

물론 그렇게 아무렇게나 잘 자라는 식물은 오로지 자기 생존과 번식에만 최적화돼 있다. 인간에게 유익한 열매를 생산하는 식물은 아니다. 그러니 이런 것들은 그냥 잡초라고 불린다.;;
하지만 그래도 그런 잉여스러운 잡초들이라도 뿌리를 내려서 흙을 붙잡고 있어야 강물이 범람했을 때 주변 지역이 물에 덜 휩쓸리고 초토화가 덜 될 수 있다.
소리쟁이와 가시박은 강변 어디에나 퍼져 있는 끈질긴 잡초인 것 같다.

8. 외박

지난 9월 말엔 큰 일교차에 늦여름 더위가 계속되면서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강물도 많이 마르고 줄어들고 수위가 낮아졌다. 일부 수심이 얕은 바닥은 수면 위로 드러나기까지 했다.
본인은 하루는 그렇게 튀어나온 모래톱 위에서 혼자 하룻밤 잤다. 텐트는 없이 침낭만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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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이렇게 자야 좀 잠다운 잠을 잔 것 같다. 모래는 정말 푹신하고 편안했다.
새벽 5~6시 사이에만 해도 긴팔에 점퍼에 침낭을 다 뒤집어써도 추웠으나.. 해가 뜨면서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서 점퍼 벗고 팔까지 걷어붙여도 될 정도가 됐다. 그 당시에 아침 5시부터 7시 사이의 기온 변화는 정말 드라마틱했었다.

저 매트는 이렇게 자고 일어난 뒤에도 밑바닥에 흙이 거의 묻지 않아서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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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10월 3일, 서울에 비가 하루 종일 쏟아지자 시내의 하천들이 몽땅 수위가 올라갔다. 본인이 며칠 전에 이용했던 숙소도 싹 물에 잠겨 사라져 버렸다. ㅋㅋㅋㅋㅋ
이때는 비 한번 정말 시원스럽게 잘 내렸다. 오랫동안 많이 세차게 내리긴 했지만 그래도 도를 넘는 폭우는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때는 침수 피해나 도로 통제 같은 건 없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2/10/20 08:35 2022/10/2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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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근황 -- 호박

올해 2022년도 벌써 100일이 채 남지 않았다.
지난 9월까지는 늦여름이 오래 지속되면서 낮 기온이 20도 후반까지 치솟았는데.. 얼마 전 개천절에 비가 한바탕 내린 뒤부터는 이제 진짜 여름이 끝나 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아이고, 한글 입력기 개발을 너무 오랫동안 쉬긴 한 것 같다.
이미 버그 신고도 몇 개 받은 게 있고, 편집기에 UI를 자잘하게 고치고 새 기능을 넣은 것도 있다. 이 일을 내려놓거나 포기한 건 아니지만 지금도 계속 호박-_-, 캠핑, 연애 등 다른 개인사를 직장과 병행하느라 올해는 날개셋 새 버전이 없이 지나갈 가능성이 좀 높아졌다. 2022년이 거의 안식년처럼 됐다.

오늘은 이런 근황을 글과 사진 기록으로 좀 남겨 보았다. 써 놓고 보니 또 대부분이 호박 이야기이고, 한 달 전에 올렸던 호박 근황과 비슷한 패턴이 돼 버렸는데.. 기왕 이렇게 된 거 호박 이야기부터 좀 하겠다.

1. 내가 키우는 올해의 마지막 호박

올해는 내 개인 농사는 6월 말과 8월 초, 두 번이나 터진 폭우와 그에 따른 대규모 침수 피해 때문에 별 재미를 못 봤다.
조금 아슬아슬한 곳에 심은 아이는 다른 사람에게 테러를 당해서 뽑혔고..=_=;;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안정된 곳에 심었던 아이는 사람 대신 강물이 휩쓸어 가 버렸다.

그래서 열매를 만진 건 쬐끄만 애호박 몇 개, 그리고 실내에서 CD 크기 남짓한 늙은 호박 하나 만든 게 전부가 됐다.
작년에는 폭우 같은 단절이 없었다. 덕분에 11월에 호박들이 모두 얼어 죽은 마지막 순간까지 열매를 수십 개나 구경하고, 열매를 도둑맞은 것만 10여 개는 됐을 것 같은데.. 올해는 일이 그렇게 흘러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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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아이들은 8월 폭우 이후, 8월 중순쯤에.. 열매는 애초에 기대하지 않고 그냥 10월까지 2개월 시한부 인생을 전제로 하고 또 심은 것이다.
그래도 그 짧은 기간 동안에도 덩굴이 이렇게 뻗어 나간다.

내 경험상 밤 기온 5도가 마지노 선이다. 이 정도 되니까 호박이 못 견디고 잎이 슬슬 냉해를 입더라. (새카맣게 변하고 말라 죽음)
그리고 기온이 내려가면 호박들이 성장 모드를 영양에서 생식으로 바꿔서 갑자기 막 암꽃 씨방을 무리해서 짜내서 만들어 피우기 시작한다.

밤에 이 호박들을 비닐 씌우고 뿌리 주변에다 핫팩 같은 거라도 던져주고 싶은데.. 이 짓을 겨울 내내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_=;;
한두 포기 정도 스티로폼 화분에다 옮겨 담아서 따뜻한 실내로 가져오지 않는 한, 얘들을 더 살리기는 어려울 듯하다.

이런 온도로 인한 제약이 없더라도, 호박은 반 년 이상 살고 수명이 간당간당해지면 자연스럽게 잎들이 누래지다 못해 갈변하고 시들고 빠지면서 앙상한 줄기만 남는 것 같다. 사람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때는 줄기도 평소처럼 초록색에 털이 북슬북슬 난 게 아니라, 반쯤 나뭇가지 같은 누런 갈색이다. 그렇게 그냥 죽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상태로 아주 오래 놔둬 보면 그 줄기 마디에서 또 초록색 새순이 자그맣게 돋을 때도 있다. 자기들도 나름 살려고 최대한 노력은 하는데.. 그게 과연 어디까지 얼마나 갈지? 이러는 시기와 조건은 전적으로 해당 식물 마음대로인 것 같다.

2. 남이 키우는 호박

집 주변에서 남이 키운 큼직한 호박이 하나 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우왓~ 잘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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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집뿐만 아니라 본인의 직장 근처 근린공원에도 누군가가 호박을 몰래 심어서 키웠었다. 점심시간 때 산책하러 나가서 얘들 꽃 핀 걸 보는 게 낙이었는데.. 얘는 딱히 암꽃이나 열매는 못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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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10월쯤 되니 이 두 곳 모두 호박 덩굴을 걷어내는 것 같았다.

3. 남이 파는 호박

8월 중순쯤엔 갓 수확한 늙은 호박이 도매 시장에 처음으로 올라오더니, 9월부터는 늙은 호박이 제철을 맞이했다.
이제 인터넷 주문을 하지 않아도, 가락시장까지 멀리 원정 가지 않아도.. 집 근처 재래시장과 채소 가게에도 큼직한 아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몹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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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박의 형태로 판매되는 '조선호박/일반 호박'은 수요가 마이너하다 보니 수입산이란 게 없고 100% 국산이다. 농가의 입장에서는 늙은 호박은 수입산으로 인한 가격 변동이 없다는 메리트가 있는 셈이다.

그 반면, 단호박은 1년 내내 아무 마트에서나 파는 친숙한 채소가 된 관계로, 국산만으로는 수요 대처가 안 된다. 여름에는 국산이 유통되지만, 겨울에는 남반구 국가 수입산이 공급된다. 국내에서 힘들게 비닐하우스 만들고 난방 때서 호박 키우는 것보다, 그냥 사 오는 게 더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4. 내가 산 호박

지난 8월에 산 4.5kg짜리 호박은 본인의 바깥 나들이와 산책, 캠핑, 심지어 데이트 때도 수시로 따라 다니며 바깥 바람을 쐬었다.
한참을 들고 다니다가 의자에 앉아서 짐을 내려놓으니 팔이 후들거리고 아~ 이제 좀 살 거 같았다.
단독 군장 행군 생각이 나더라. >_< 운동을 너무 게을리했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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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얘를 들고 다니다가 노트북 가방을 들어 보니.. 너무 가볍게 느껴져서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순간적으로 "어, 내가 가방에 노트북을 안 넣고 나왔나??" 착각을 했다. =_=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니다.
지름이 40cm를 훌쩍 넘고, 무게가 11.5kg에 달하는 역대 제일 크고 무거운 호박을 동네 채소 가게에서 득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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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하단의 작은 호박이 이미 지름이 25cm에 달하는데.. 좌측 상단의 큰 호박들은 덩치가 얼마나 될지 짐작해 보시라. 우측 상단의 호박은 무게가 13.5kg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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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트에 앉은 아이 셋의 무게를 합하면 거의 30kg이나 된다. =_=;;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그 가녀린 덩굴에서 이렇게 크고 무거운 열매를 만들어 낸다는 게 경이롭기 그지없다.
수시로 꺼내서 아이의 주름을 쓰다듬으니까 훈훈하고 기분이 좋다.

5. 내가 먹은 호박

이렇게 호박들을 갖고 놀다가.. 요 며칠 전엔 제일 먼저 구매했던 8월자 늙은 호박 하나를 도축해서 오랜만에 죽을 쑤어 먹었다.
호박의 멋을 즐기는 기간은 한 달 이상이지만, 호박의 맛을 즐기는 기간은 길어야 1주일 남짓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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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에는 애호박과 호박잎이 들어가고, 옆에는 늙은 호박 호박죽도 같이..
인간에게 큰 이로움을 주는 호박을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저녁을 먹었다.
한편으로.. 이 4.5kg짜리 자그마한 호박 하나도 껍질 까고 써느라 이 정도로 애 먹었고, 죽이 이만치 많이 나왔는데..
나중에 13kg짜리 거대한 호박은 어떻게 분해하지..?? 벌써부터 ㅎㄷㄷ한 생각도 들었다;;.

6. 여담: 호박 모양 쿠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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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할로윈 시즌이랍시고 쿠션/베개도 이렇게 생긴 물건이 만들어져 있구나.. 완전 내 취향 저격이다..!! ^^
할로윈용 서양 펌킨보다는 식용 늙은 호박 고증에 충실한 모양이었으면 더 좋겠지만.. 그래도 호박은 호박이니 이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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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쿠션 호박이고, 오른쪽은 진짜 호박이다. ㄲㄲㄲㄲㄲㄲ

요즘 밖에서 자기 정말 좋은 시기이다.
텐트는 바람을 막아 주고 침낭은 추위를 완벽하게 막아 준다.
요즘 날씨를 표현할 형용사로는 '아름답다, 원더풀' 같은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너무 좋다~~

Posted by 사무엘

2022/10/17 08:34 2022/10/1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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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레타리아와 브루주아의 대립

(1) 농산물과 영화에 대한 외국 문물 개방
우루과이 라운드 타결되면 농민들 다 죽는다고, 스크린쿼터 줄이고 없애면 국내 영화인들 다 죽는다고 난리가 났었지만..
결국 현재까지 별 일 없다. 오히려 반대로 이 계층들 보호한다는 무역 장벽 정책이 그들의 실력과 자립 능력을 더 떨어뜨리고 부패 철밥통만 만들어 준다는 비판이 많다.

(2) 택시 vs 우버 타다 등
150여 년 전인가? 자동차 때문에 마차 업자들이 극렬 반발해서 영국에서 적기 조례를 만들던 것 같은 뻘짓이 형태만 바뀌어서 또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평소에 기존 택시 기사들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안 좋았으면, 택시 기사를 편드는 여론은 내가 알기로 거의 없다.

(3) 시내버스 vs 백화점 셔틀
버스 업자들이 극렬 반발해서 20여 년 전에 백화점 셔틀버스가 위법 판정을 받아 없어지긴 했지만..
그런다고 사람들이 시내버스를 타고 쇼핑을 갈 리가.. 없잖아!!
버스는 여전히 승객이 없고, 주말마다 백화점 주변은 자가용 때문에 도로가 지옥으로 변하고 서로 상황이 더 나빠지기만 했다.

(4)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
빨간 띠 두르고 대기업 재벌 욕하는 그 어떤 투쟁 운동꾼이라도 이건 대기업 편을 들지 싶다. -_-;;;
교회도 마찬가지라니까? 대형 교회가 오히려 더 행정 절차 투명하고 세금 낼 거 다 내고, 방역수칙 다 지키고.. 시스템과 매뉴얼이 갖춰져 있고 더 모범적으로 할 거 다 한다. 얼렁뚱땅 가족 같은 조직, 작은 사회가 상태가 더 막장인 경우가 아주 많다.

(5) 재래시장 vs 대형 마트
이것도 재래시장의 메리트와 경쟁력을 올릴 생각은 안 하고, 대형 마트의 휴일 영업과 야간 영업만 무식하게 억지로 찍어누르다 보니.. 재래시장의 매출은 안 늘고서 소비자들 불평만 더 늘어 간다.
우리나라에서 민중 항쟁 의식이 충만한 어느 지역은.. 명색이 광역시인데 대형 마트 하나 없거나 수가 아주 적다고 들었다.

자, 더 있나??
(6) 철도· 의료 같은 기간 시설의 민영화 반대, (7) 어디어디 재개발· 건물 철거 반대, (8) 비정규직들 해고 반대 같은 것도 아주 오래된 이슈인 것 같다.

지들은 받을 거 다 챙겨먹으면서 괜히 인건비 줄이고 경영 효율화한답시고 안전까지 희생하면서 사람을 줄이거나 저렴한 외부 비숙련 하청 인력을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러나 애초에 자기 집이 아니고 집에 대한 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사람이 그 집에서 안 나가고 버틴다거나, 애초부터 공채를 통과하지 않고 비정규직으로 계약서 도장 찍고 입사한 사람이 느닷없이 해고 반대 투쟁을 벌이는 건 좀 이해하기 힘들어 보인다.

우리나라가 쌍팔년도나 그 이전의 산업화 초기 시절에, 진짜로 노동자 인권과 근로 환경이 막장이고 근로기준법이란 게 현실에서 지켜지지 않는 지경이었다면.. 그러면 나도 브루주아들을 잔뜩 성토하면서 약자 노동자 편을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내로남불 귀족 노조를 까고, 로동자 인권은 핑계일 뿐인 악성 정치병자들을 솎아내는 게 훨씬 더 시급한 시국이다.

2. 빈부 격차와 속도의 격차

아울러, 도로 교통 질서도 경제와 좀 비슷한 구석이 있어 보인다고 예전에도 한번 본인이 얘기한 적이 있었지 싶다.
“시장이 반찬”인 것과 같은 맥락으로, “빨리빨리 정신은 훌륭한 운전 강사”이다.
자기가 성질 급하고 답답하고 속터짐을 느껴서 능숙한 운전에 대한 필요와 동기를 느낀다면.. 운전 실력이 자연히 늘게 된다.

특히 옆 차로는 차들이 가고 있는데 내 차로만 못 가고 서 있는 꼴을 “거룩하신 하나님이 죄악을 눈 뜨고 차마 보지 못하시는 것만큼이나 동급으로” 도저히 용납하지 못한다면..
결국은 차로를 바꾸고 옆으로 과감하게 끼어들고 추월하고 앞차를 바싹 붙어 가는 요령을 스스로 체득하게 된다.

자유 시장 경제 하에서 당장 자기 밥줄이 달려 있는 택시나 사설 견인차가..
사회· 공산주의 체계에서 출동 중인 구급차 소방차 긴급자동차보다 더 난폭하게 빨리 밟으며 달리게 돼 있다.
이게 바람직하냐 아니냐 가치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현실의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가 이렇다는 뜻이다. 빈부 격차를 인정하는 것과 똑같이, 차들의 선호하는 속도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 "자연 환경은 후손으로부터 빌려 쓰는 것이다."처럼 내 차가 점유하고 있는 이 도로 공간은 뒷차로부터 빌려 쓰는 것이다.
  • "총이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거다."처럼 과속 자체가 위험한 게 아니다. 고속이든 저속이든 도로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깨는 게 위험할 뿐이다.

무엇이든 새로운 문물과 기술과 변화를 받아들이고, 다같이 교류하고, 평소에는 각자 자기 갈 길을 따로 가다가 공통의 적 앞에서는 잠시 같이 손잡는 식으로 움직여야 한다.
내 것이 되지 못하면 누구의 것도 되게 만들지 말자, 다같이 무조건 천천히 서서 가자는 식으로 무식하게 규제하고 찍어 누르고 의욕과 생산성을 저해하도록 시스템을 짜면.. 사회는 발전할 수 없고, 길거리의 차량 소통은 빨라질 수 없어지며, 남는 건 결국 다같이 공멸밖에 없을 것이다.

3. 재물 자체가 악이다?

끝으로, 이건 교회 얘기, 성경 얘기도 좀 섞여 있는데..
본인은 예전에 인터넷을 돌아댕기다가 내 눈을 의심케 하는 글을 하나 발견했었다.
이건 '워치만 니'의 글이 정녕 맞으며, 그가 창시했다는 '지방교회'의 공식 입장은 현재까지도 이와 동일한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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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저 진영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인맥이 없고 딱히 아는 바도 없다.
하지만 저런 미친 소리에 대해서 아무 공식 해명이나 반박, 사과가 없다면 쟤들은 만년 이단 소리 들어도 싸겠다.

개인적으로는 칼빈주의자와 침례교인이 이구동성으로 쟤들을 사회악 취급하고 까는 광경을 본 적도 있다. -_-
평소에는 둥글둥글하고 다양한 성경 해석을 존중하고 남을 함부로 이단으로 정죄하는 걸 싫어하는 SNS 지인(신학 전공..)이 한 분 계신데.. 그분도 지방교회 얘기가 나오니 표정과 말투가 싹 달라지더라.

글쎄, 본인은 지금까지는 저 동네에 대해서 특별한 색안경 없이, 그냥 워치만 니가 중국에서 훌륭한 사역을 많이 했다, 감옥에서도 하나님하고 너무 친밀하게 잘 지냈던 사람이다, 좌행참은 좋은 내용이다..같은 얘기만 들어 왔었다.

오류에 대해서는 딱 하나..
KJV 외의 성경에서는 계시록 어느 구절엔가 '어린양이 죽임 당하신 시점'에 대한 시제의 번역이 바뀌어서 저 사람도 그거 영향으로 종말론 교리가 바뀌었다, 계시록 재앙을 미래의 예언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는 일이라고 잘못 적용하게 됐다~~ 이런 얘기 정도가 전부였다.

본인은 뭔가 필요악까지 부정한다거나, 문명의 이기 내지 최소한의 시스템(제도) 자체를 싹 다 부정하는 성향의 극단주의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가령,

  • 뭐 목사 제도가 비성경적이고 니골라 당의 교리이기 때문에 형제들이 다 돌아가면서 설교해야 한다느니,
  • 심지어 설교는 불신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는둥,
  • 대형 제도권 교회는 다 부패하고 타락했고 작고 가난한 개척교회는 다 가족 같은 절대선이라는 식의 프레임,
  • 과학기술 문명의 이기나 물질, 재물이 그 자체가 악이라는둥..

이런 것은 온몸으로 반대하는 바이다.
저런 식이면 보험은 하나님이 주시는 불확실성과 위험을 인간의 잔머리로 회피하는 제도이며, 마취도 하나님이 주시는 고통을 감히 회피하는 악한 시술인 거다.

성경에 "돈을 사랑하는 게" 나쁘다고 돼 있지, 돈 자체가 악이라고 그러던가..??
까닭 없이 화내는 게 나쁘고,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고 그랬지, 화내야 할 일에도 절대로 무조건 화를 내지 말라고 하던가?? 그런 식이다.

그리스도인은 세상 사람의 돈을 벌어서는 안 된댄다.
고린도후서에서 "믿지 않는 자와 불공평한 멍에를 메지 말라"라고 말하는 건 불신자와 결혼을 한다던가, 불신자와 같이 집 팔아서 중대한 사업까지 같이 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동고동락하면서 risk가 큰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하며, 실패 시에 큰 책임과 손해를 감수해야 하니까 '멍에'라고 불리지 않겠는가? 이럴 때 성경적인 사고방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서로 충돌하기 쉽다.

그런 게 아니라 크리스천이 단순히 불신자가 사장인 직장에 취업해서 월급 받으며 직원으로 일하는 것은 대놓고 범죄조직 조폭 행동대원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 한, 그 자체만으로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 일단 멍에를 같이 진 게 아니다.
세상 사람의 돈을 일체 벌어서는 안 된다면.. 어디 교회 사람들끼리만 돈거래를 비롯해 장사나 사업 하나 같이 해 보시라. 무슨 꼴 날지?? 십중팔구는 사업 말아먹고 인간의 추악한 면모를 서로 온몸으로 느끼면서 교우관계도 파탄 날 것이다.

"이거 다 밑지고 하는 장사입니다"가 레알일 거라고 생각하시는가?
아나니야와 삽비라가 하나님 앞에서 정확하게 이 패턴의 구라를 시도하다가 천벌 받아 급사했다! 알겠는가?

재물을 금기시 죄악시하는 조직이나 단체일수록 뒷구멍으로는 제일 돈 많이 밝히고 열정페이 인력착취 제일 많이 한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직책 명칭만 무슨 머슴처럼 서기장, 총비서.. 붙였다고 해서 그 사람이 진짜로 지위나 권한이 머슴, 비서 같은 급인 건 절대 아니듯이 말이다.

자기는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은 중도균형이라고 말하는 사람일수록 사실 그 사람도 한쪽으로 왕창 치우쳐 있으며, 정직한 구석이 없다.
목사 제도를 싫어하는 사람이라 해도 그 사람이 가는 모임(만약 있다면)에 결국 목사 역할을 하는 리더는 없을 수가 없는 법이다.

4. 상관관계

(1) 사람은 잘 먹고 등 따시고 배부르고 나니까 하나님 따위 찾지 않고 게을러지고 사치 향락 죄악에 더 빠져들 수 있다. (겔 16:49처럼..)
하지만 어떤 사람은 반대로, 세상적으로 왕창 성공하고 돈 많이 벌고 원초적인 생존 욕구가 충족되고 나니까 더 고차원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뒤늦게 종교나 사후 세계에 관심을 갖고 이것저것 공부하고 탐닉하기도 한다. 과거에 삼성 이 병철 회장이나, 요즘 가수 박 진영 같은 사람이 대표적인 예이다.

(2) 가난하고 먹고 살기 바쁘고 이 세상 사는 게 힘든 부류의 사람들이 속세에 대한 미련 없이 내세를 더 사모하고 주님 어서 오시길 바라고 교회를 더 잘 섬기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것도 케바케다. 반대로 생각하면 하루 하루 입에 풀칠하느라 바쁜 사람이 어디 종교 같은 걸 찾을 겨를이 있겠는가?
세상에 잠 30:8이 말하는 것처럼 물질이 딱 적절히 균형 잡혀 있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다.

이렇듯.. 신이나 절대자를 찾고 종교에 관심을 갖는 성향하고.. 그 사람의 부 내지 물질적인 처지에는 크게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 같다.
이는 마치 부자라고 다 절대적으로 선하거나 절대적으로 악하지 않으며, 가난하다고 해서 다 절대적으로 선하거나 무조건 악하지 않은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부자 중에도 땅콩회항 같은 인간성 파탄의 인간말종 갑질쟁이가 있겠지만, 정말 젠틀하고 “부자는 자기 관리와 행동 습성이 뭐가 달라도 다르다”, “늘 베푸니까 베풀었던 것 이상으로 되돌아와서 자꾸 더 부자가 된다, 선순환이 돈다”, “파출부 경비 따까리 일을 하더라도 이런 데에서 빌붙어서 해야 페이도 더 쎄게 받고, 어깨 너머로 더 배우고 떡고물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겠다” 같은 괴수가 있을 수 있다.

반대로 가난뱅이 중에도 “저 사람은 저런 여건에서도 어떻게 저렇게 기쁨과 감사가 넘칠까” 같은 부류가 있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찌질하고 쪼잔한 속물이고 남 탓 사회 환경 탓 불평 뒷담화가 한가득이고 “저 인간은 그릇 크기가 이것밖에 안 되니 평생 저렇게 살다 갈 수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10/14 08:35 2022/10/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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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생태

1. 꿀벌 재앙

올해 봄은 잠시나마 우한 폐렴 확증자가 매일 수십만 단위로 폭증했었고, 거기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가 급등, 그리고 강원도 산불 재앙 같은 암울한 소식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그때 스쳐 지나갔던 또 다른 불길한 소식은 꿀벌 전멸이었다. 꿀벌들이 별 이유 없이 떼거지로 폐사하거나, 나갔다가 감쪽같이 실종되어 돌아오지 않고 시체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국에서 꿀벌이 거의 100억 마리 가까이 없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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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단순히 꿀의 생산량이 줄어드는 게 문제가 아니다. 꿀벌이 없으면 쟤들이 꿀을 모으면서 평소에 자연스럽게 수행하던 훨씬 더 중요한 일인.. 꽃가루 수분'이 이뤄지지 못하게 된다.
이러면 식물들이 열매를 못 맺고, 농사와 식량 생산에 엄청난 애로사항이 꽃피게 된다. 가뭄이나 홍수, 해충만이 농사를 망치는 게 아니다.

본인은 실내에서 호박 인공수분을 직접 해 보니 꿀벌의 존재감과 고마움을 그럭저럭 실감할 수 있었다. 꿀벌이 인류를 위해 하는 일의 양과 효율은 인력이나 기계로 절대로 대체할 수 없다..;;;;
글쎄 일부 작물에 대해서는 드론을 날려서 꽃가루를 뿌린다는데, 그걸로 과연 door-to-door 배달이 가능할까? 부디 이 현상이 부디 전지구적인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꿀벌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 전자파로 인한 교란설 아니면 기상이변으로 인한 오판설이 나돈다. 그런데 기상이변??
작년 겨울과 올 3~4월 봄의 날씨는 아무런 이상 조짐이 없는 평범한 추위에 평범한 겨울 가뭄이었지.. 전국의 꿀벌들 수십억 마리가 떼거지로 실종될 정도의 기상이변 따위는 전혀 느낄 수 없었는데?

본인은 비록 동식물의 생태에 대해 모르긴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무슨 4~5월에 함박눈이 내린다거나, 지금이 예전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춥거나 덥다는 날씨 데이터 증거가 있긴 한가? 진짜 몰라서 질문을 던져 본다. 난 좀 수긍이 되지 않는다.

꿀벌이 사라진 원인이 완벽하게 규명되었고, 이건 일시적인 이변일 뿐이니 또 이런 일이 호락호락 생기지는 않을 거라는 보장이 있는지, 아니면 매스컴에서 쉬쉬하고 숨기는 게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이러다가 장거리를 비행하는 철새들도 길을 못 찾아서 엉뚱한 데서 얼어 죽는다거나 하지는 않을까 모르겠다.

2. 동물들의 이동 행로 관련 비극

  • 비행 곤충들은 밤에 달빛만 보고 무식하게 달려드는 놈이 많다. 그래서 인류가 만들어 낸 수많은 불빛들이 굉장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광공해는 단순히 별을 보기 어렵게 만드는 것 이상으로 자연에 해를 끼치고 있다.;;
  • 육상 동물들은 산이 깎이고 도로가 놓이는 바람에 반대편으로 건너 가려다가 로드킬을 종종 당하곤 한다.
  • 댐이나 하구둑 때문에 연어가 강과 바다를 왕래하지 못하게 된다고 들었다.
  • 새는 비행기와 충돌하거나 엔진에 빨려 들어가서 자기도 죽고 비행기까지 박살 내곤 한다. 그리고 잘 날아다가다가 높이 솟은 투명한 방음벽에 부딪혀서 사망· 중상을 당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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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애벌레 완전변태의 위엄

배추흰나비의 한살이 같은 건 초등 자연 시간에 배우는 건데.. 유충이 성충으로 바뀌는 세부 과정은 본인도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 보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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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벌레는 번데기 안에서 녹아서 액체처럼 걸쭉해진다. (호흡 등의 필수 조직과 일부 세포를 제외한 나머지 부위는 전부!!)
  • 그 뒤 성충 형태로 재조립..
  • 뇌와 신경 조직이 완전히 새로 조직되었는데.. 성충은 애벌레 시절의 경험과 기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애벌레 시절에 겪었던 전기충격 내지 냄새를 기억하고 회피)

우와~~!! 곤충의 "완전변태"를 겨우 올챙이가 개구리로 바뀌는 것 정도로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친다.
금속 기계에다가 비유하자면, 그냥 기름치고 부품 교체하거나 분해 재조립하는 수준이 아니라..
용광로에 집어넣고 녹여서 새로 만드는 거나 마찬가지다..

물론 생체에서 이런 변태를 위해서는 엄청난 영양분이 필요하다. 가녀린 곤충 레벨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애벌레가 괜히 고농축 단백질 덩어리인 게 아니다. 커다란 척추동물이 저렇게 변이하는 건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고 스타크래프트 저그에서나 볼 수 있다.
(그나저나 요즘은 '변태'가 '변태성욕'의 준말로 너무 강하게 굳어진 감이 있다.. =_=;; )

4. 초식동물과 육식동물, 어류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식물이 생겨난 다음에 식물을 먹는 초식동물이 등장하고, 그 다음에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육식동물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의존 관계에 따라 시간 순서가 정해지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소화 메커니즘의 발달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육식이 초식보다 더 단순하다.
그리고 육상 동물보다 먼저 등장한 것으로 여겨지는 어류의 세계에서는 육식이 훨씬 더 보편적이다. 바닷속의 밑바닥에 무슨 해초 풀밭이 있다거나, 해초를 우적우적 뜯어먹는 소 같은 물고기가 있지는 않으니 말이다.;;
이런 걸 생각하면 육식과 초식의 선후 관계를 따지는 게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아.. 바다에서는 플랑크톤이 동물성/식물성으로 나뉜다. 심지어 대양에서 식물성 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해서 산소를 만드는 게 아마존 정글의 붙박이 나무들이 산소를 만드는 것보다 더 많다고도 그런다.
그리고 거대한 고래는 이런 플랑크톤들을 왕창 많이 흡입해서 그 큰 덩치를 유지한다. 이런 걸 보면 고래는 사자· 호랑이 같은 사나운 맹수보다는 하마· 코끼리 같은 대형 초식동물의 해상 버전에 더 가까워 보인다.

그리고 육식과 초식이라는 구분은 완전 절대무오 급의 특성 차이가 아니다.
초식동물이라도 굶주리고 있을 때 앞에 고기가 놓여 있으면 잘도 먹는다. 그리고 육식동물도 섬유질 풀까지는 아니어도 식물 과육 정도는 먹을 줄 안다.

야생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 단순 약육강식을 넘어서 굉장히 잔인· 잔혹한 일이 벌어질 때가 있다.
불가피한 상황에서 어미가 가망 없는 새끼를 그냥 버리는 정도를 넘어서 잡아먹는 것, 그리고 포식자가 다른 동물을 산 채로 그대로 배를 가르고 내장을 뜯어먹고, 심지어 임신 중이던 태아까지 끄집어내서 먹는 것 말이다.;;

하지만 이건 전적으로 생존 본능대로 하는 일일 뿐이니 알량한 인간의 윤리 잣대로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악마 싸이코패스여서 사냥감을 산 채로 잡아먹는 게 아니다. 사냥하느라 너무 지쳐서 사냥감을 완전히 죽일 기력조차 없고, 힘들게 얻은 사냥감을 또 언제 빼앗길지 모르니 저렇게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것이다. 태아쯤이야 뭐 힘들게 사냥해서 덤으로 얻은 단백질 덩어리일 뿐이고..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이 야생 동식물들을 챙기고 먹이가 있는 곳을 안내해 주신다고 한다(마 6:26; 시 104:21, 147:9). 시편, 그리고 예수님의 산상설교에도 언급돼 있다. 그리고 그 동물들은 신이 내려 준 본능에 충실하기 때문에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어도 그래도 번식도 하고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최대한 새끼들을 챙기기도 한다.

성경에는 미래에 땅의 저주가 풀리고 지상락원이 이뤄질 때, 육식동물들이 초식으로 돌아갈 거라는 예언이 있다. 그때 동물들이 생물학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5. 코끼리

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육상 동물은 코끼리 중에서도 아프리카코끼리이다.
우리나라에도 부산, 대전 등의 대도시 동물원에 아프리카코끼리가 전시된 적이 있었지만 스트레스와 질병으로 인해 하나씩 폐사했다.

2008년 3월,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전시됐던 최후의 생존자 '리카'가 향년 29세의 나이로 죽음으로써 현재까지 국내 동물원엔 아프리카코끼리가 전무하다. 나머지 전시돼 있는 코끼리는 얘보다 약간 작은 아시아코끼리이다.

그런데 '리카'는 혼자 있으면서 외로웠는지.. 곁에 전시돼 있던 암컷 아시아코끼리인 '사쿠라'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됐다. =_=;;
사쿠라는 그 당시 거의 40대 나이의 암컷이었고, 남편을 먼저 떠나 보낸 과부 상태였다. 동물원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리카보다도 사쿠라 쪽에서 먼저 작업을 걸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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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그래서 2007년까지만 해도, 저렇게 리카와 사쿠라가 무슨 견우와 직녀마냥 서로 코를 부비면서 뜨거운 연애를 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고 한다!!

그러나.. 코끼리의 아시아 에디션과 아프리카 에디션은 '종'보다도 한 단계 위인 '속' 레벨에서 생각보다 큰 차이가 난다. 이종교배는 태어날 후세에게 위험했다.
(참고로, 산토끼와 집토끼도 '속'이 다름. 그런데 사자와 호랑이는 '종'이 다름. 멧돼지와 집돼지는 종보다도 작은 '아종' 레벨의 차이일 뿐.. 교배에 아무 문제 없음)

30여 년 전, 1978년엔 영국의 체스터 동물원에서 여차여차 하다 보니 딱 지금처럼 아프리카코.. 수컷과 아시아코.. 암컷 사이에서 잡종이 태어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아이는 생후 겨우 10일째에 별 이유 없이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 버렸다.
부검해 봐도 별다른 징후가 없었고, 그냥 잡종 태생으로 인한 선천적 면역 체계 문제만이 원인으로 지목될 뿐이었다.
일반적으로 근친상간이 유전적 다양성의 결여 때문에 위험하다고 여겨지는데, 이종교배도 뭔가 다른 방향으로 유전적으로 위험한가 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서울대공원에서는 이 리카와 사쿠라를 합사시키고 엮어 주지 않았다.
리카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하다가 저 사진이 찍힌 지 1년이 채 지나기 전에 죽었다.;; 사쿠라는 2010년대까지 살아 있는 근황이 검색되는데, 지금은 어찌 됐는지 모르겠다.

6. 나머지

지구상의 동식물들이 한 종이 일방적으로 잡아먹히기만 해서 멸종하거나, 한 종만 왕창 불어나서 난리 나지 않고 그럭저럭 생태계가 유지되는 것 말이다. (인간이 개입해서 망쳐 놓는 것 말고 자연 그대로 있을 때) 이건 우주의 천체들이 중력으로 인한 인력만이 존재하는데 이리저리 한 덩어리로 붙어 버리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도는 것만큼이나 우연히 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은 허구에 가깝지만, "생태계의 보이지 않는 손"은 진짜 있는 것 같다.

  • 그러고 보니 물고기들은 눈꺼풀이 없고 눈을 깜빡이지를 않는구나..;; 고래도 그런가?
  • 오리-거위-고니(백조)와 왜가리-학(두루미)은 은근히 구분이 잘 안 된다.;;
  • 사자-호랑이-표범(적응력)-재규어-퓨마-치타(달리기 속도) 이런 걸 보니 퀵-병합-힙-셸 같은 O(n log n)짜리 정렬 알고리즘이 나열되는 것 같다.;; 하긴 한때 애플에서 맥OS의 코드명을 저렇게 고양잇과 맹수들로 지은 적이 있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2/10/11 08:36 2022/10/1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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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생태

1. 작물의 분류 기준 -- 악기와 비교했을 때

관악기는 전통적으로 금관악기와 목관악기로 나뉘는데, 이게 처음에는 말 그대로 목재냐 금속이냐 하는 재질에 따른 분류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구분이 거의 무의미해져서 그냥 발성 방식에 따른 분류로 바뀌었다.
길쭉하고 손가락으로 구멍을 막은 채 입으로 불어서 소리를 내면 목관악기요, 나팔 모양이고 호흡과 입술 떨림의 차이로 음을 내면 금관악기이다.

작물 중에서 과일과 채소의 구분도 이렇게 모호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곡식은 종자 낱알이 식용 부위이고 과일은 열매가 식용 부위이다. 그러니 채소는 나머지 잎, 줄기, 뿌리 따위가 식용 부위이다.

수박· 호박 같은 박류, 참외· 오이, 그리고 토마토는 열매가 맺히는 놈들이기 때문에 먹는 부위만 따지자면 과일이다. 그러나 실용적으로는 가열하는 주식 요리의 부품으로 주로 동원되는 놈들은 채소, 그렇지 않고 후식· 간식 형태로 단독으로 날것으로 고유한 맛을 즐기며 먹는 놈들은 과일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같은 박이어도 수박은 과일로 여겨지지만 호박은 채소로 여겨진다. 토마토는 법적으로 과일인지 채소인지에 대한 논란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벌어졌다고 한다. 열매 형태로 맺히는 채소는 '과채류'라고 따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나저나 참외와 오이가 계통상 굉장히 비슷한 녀석이었다니 의외이다. 애초에 '참외'라는 이름은 '레알(참) 오이'에서 유래된 거라고 한다.

2. 광합성에 대해서

지금도 그러는지는 모르겠다만, 요 몇 년쯤 전엔 나라에서 산의 멀쩡한 숲을 밀어내고 나무를 마구 베어 없애고 있었다.
환경 단체에서 항의를 하자 나랏님이 들이댄 변명이 뭐냐 하면 “수십 년 이상 오래된 늙은 나무는 광합성 성능이 떨어져서 어차피 산소 만드는 것보다 호흡하는 양이 더 많다. (그러니 이런 나무는 다른 나무로 대체하거나 어쨌든 베어 버려도 괜찮다)”였다.;;

엥..? 이게 도대체 무슨 듣도 보도 못한 희한한 논리이지..??? 과학적으로 진짜 사실인가? 구체적인 근거는?

글쎄, 호박을 키우면서도 어차피 병들고 누렇게 시들고 다른 잎에 가려져서 햇볕을 많이 받지도 못하는 잎은 괜히 영양분만 소모하기 때문에 따서 없애는 게 낫다는 말을 듣기는 했다.
하지만 나무가 통째로 잉여이기 때문에 없애는 게 낫다는 말은 난 정말 처음 들었다.

아닌 거 같은데?? 야바위 말장난 궤변 사기 같은데?
특히 이 당시 정권이 워낙 입만 열면 거짓말투성이였고, 아름드리 나무를 베어서 거기에다 태양광 패널 도배를 하는 걸 보고는 기가 막혀서 할 말을 잃었다. 과학을 떠나서 정치색이 들어가니 저 말을 더욱 믿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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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산에다 태양광 패널 설치하느라 나무를 베어낸 것 때문에 산사태 났던 걸 기억하는 분이 계시나 모르겠다.
그리고 산으로도 모자라서 바다 위의 태양광 패널에 새똥이 잔뜩 묻고, 그거 세척하고 버린 오염수 때문에 바다 생물들이 떼죽음 당하고..

이런 걸 생각하면 우리가 친환경 대체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그다지 효율적이지도 친환경적이지도 않으며, 오히려 화끈하게 화석/원자력 연료 쓰고 기존의 플라스틱 제품을 쓰는 게 더 나은 경우가 적지 않아 보인다.
특히 종이 빨대 같은 거.. 제조 과정이 전혀 친환경적이지 않으며, 그냥 플라스틱 빨대보다 더 나쁘면 나쁘지 좋지 않다고 들었다. 그러면서 괜히 입에 무는 느낌만 더 안 좋다.

원래 하던 대로 하면서 이미 심어 놓은 나무나 잘 지켰으면 좋겠다. 미우나 고우나 나무를 땔감으로 쓰지 않게 해 주는 것은 석유· 석탄이고, 석유· 석탄조차 쓰지 않게 역할을 훌륭하게 분담해 준 것은 원자력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팩트이다.

아이고, 얘기가 옆길로 많이 새긴 했다만..
식물의 잎은 도대체 무슨 원리로 광합성을 하고 자기 할 일을 하는지.. 자외선은 생물의 세포를 파괴한다고 들었는데 쟤들은 뙤약볕을 맞아도 괜찮은지, 잎에 걸리는 병은 도대체 무슨 과정을 거쳐서 퍼지는지..??
그리고 살아 있는 식물의 뿌리는 주변의 흙에 어떤 작용을 벌이는지, 식물이 자라면서 흙의 무게가 달라지기는 하는지.. 참 많은 것이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

3. 물과 양분의 흡수

동물은 식물을 먹어서 영양분을 섭취하는데, 식물은 동물이 먹고 남긴 것 내지 동물 시체가 썩고 분해된 것으로 다시 영양분을 얻는다니 이건 참 오묘한 관계이다. 식물 자신이 시들어서 죽은 흔적도 당연히 자연으로 되돌아가서 다른 살아 있는 식물에게 쓰인다.

식물은 자라기 위해 물과 비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시간에 너무 많이 주면 그건 그것대로 또 탈을 일으킨다는 게 주지의 사실이다. (뿌리가 익사하고 썩는다, 삼투압 때문에 식물이 역으로 영양분을 잃고 말라 죽는다)
본인은 이런 말에 쫄아서 물과 비료를 지금까지 소심하게 주는 편이었다. 그러나 여러 정보통으로부터 조언을 들어 보니 그 정도까지 소심하게 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물을 줘 보니 어지간히 많이 주지 않으면 땅속까지 물기가 잘 스며들지 않고, 뿌리에 잘 닿지 않는다.
물과 비료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과감하게 많이, 뿌리에 좀 더 가깝게 줘도 될 것 같다. '조금씩 자주'보다는 '가끔씩 많이'를 더 지향해야겠다.

호박처럼 잎이 무성한 식물이 무더위에 물이 부족하면 잎들이 기공을 닫고 축~~ 늘어진다. 이건 수분 손실을 막아서 생존을 도모하는 기동이지만, 광합성을 못 하고 양분 생산도 못 하기 때문에 식물의 입장에서는 스트레스 받고 굉장히 좋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이런 식물에게는 즉시 물을 많이 보충해 줘야 하며, 특히 열매를 거두고 싶은 식물이라면 이런 상태가 되지 않게 평소에 물을 잘 줘야 된다.

그렇게 물을 주고 2~30분 정도 지나면 축 늘어졌던 잎이 다시 기공을 열고 바싹 기립한다.
다만, 밤엔 빛이 없어서 식물이 애초에 광합성을 못 하고 증산작용도 없는데.. 이럴 때 뿌리가 감당을 못 할 정도로 물을 많이 주는 건 식물에게 여전히 좋지 않은 짓이랜다.

다음으로 비료도 말이다.
질소 성분은 영양성장(자기 자신)에 필요하고, 칼륨이나 인 따위는 생식성장(꽃과 열매)에 주로 필요하다고 하는데..
식물한테는 소변이나 심지어 막걸리· 맥주 같은 술도 양분이 될 수 있다. 단, 조건은.. 물을 많이 타고 희석해서 줘야 된다.

사람이 바닷물을 마시면 갈증이 해결되지 않고 목이 더 말라지고, 오래 굶은 사람한테 묽은 죽이 아니라 음식을 갑자기 많이 먹이면 탈이 나서 죽는다고 하는데.. 식물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너무 찐한 걸 갑자기 흡수하면 똑같이 탈 난다.

식물에게 뿌리를 정조준해서 오줌을 찍 싸는 것은 주변의 위생에도 좋지 않을 뿐더러, 농도가 너무 짙어서 식물에게 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뿌리에 직접 닿지는 않는 밑동 근처에다가 퇴비나 알비료를 묻는 것 정도로는 내 경험상 별 문제가 없고, 식물에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특히 잎이 누래지고 시들어 가던 자그마한 호박 줄기가 갑자기 잎이 확 커지고 색깔이 짙은 초록색으로 바뀐 것에는 내 경험상, 비료빨이 큰 기여를 했다.

Posted by 사무엘

2022/10/08 19:34 2022/10/0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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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카세트 테이프

카세트 테이프는 플로피 디스크(디스켓)과 더불어 20세기 중후반을 풍미했던 정보 저장 매체이자 특별히 음반 매체였다.
얘의 발명자는 '루 오텐스'라는 엔지니어인데(1926-2021), 이 사람이 바로 작년 3월에 세상을 떠났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록에 따르면 얘는 1963년에 처음으로 출시됐다고 한다.
1970년대에 비디오 테이프의 표준 규격이 정해지던 시절에 VHS와 베타맥스가 경합했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전 1960년대엔 오디오 테이프도 표준화 과정에서 여러 회사들 간의 경합과 진통이 있었다.
여기서 필립스의 이 카세트 테이프가 최종 승자가 되면서 세계를 석권하게 된 것이다.

카세트 테이프라는 게 발명되기 전에 인류가 보유한 소리 저장 수단은 방송국 장비 급인 거대한 릴 테이프.. 아니면 SP/LP 같은 레코드밖에 없었다. 1945년, 일본 천황의 항복 옥음방송도 원판이 SP 레코드에 녹음되고 재생됐다는 건 유명한 일화이다.
그러다가 카세트 테이프가 발명된 덕분에 인류는 1시간 가까이 적당한 분량이 들어가는 음반을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가 있게 됐다. 그 뒤 1980년대 초에 워크맨이란 게 발명되면서, 밖에서 걸어다니며 음악을 듣는 것까지도 가능해졌다.

얘는 저렴할 뿐만 아니라 비교적 쉽게 녹음도 됐다. 라디오 방송의 녹음이라든가 마이크 꽂아서 외부 소리의 녹음, 아니면 테이프끼리의 복제까지.. 실용성도 뛰어났으니 세계를 석권할 수밖에 없었다.

루 오텐스 아재는 평생을 필립스 네덜란드 본사에서 재직했으며, 20여 년 뒤의 후속품인 CD를 개발하는 데도 참여했다. 이 CD도 나름 발명된 지 아직 50년이 채 지나지 않은 물건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 대체제가 이미 DVD에 이어 블루레이까지 나와 있으니 원..
게다가 지금은 음원 기술이 몽땅 디지털로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휴대용 기억장치 자체가 인터넷 아니면 USB 메모리에 밀려 입지가 크게 줄어든 것도 참 격세지감이다.

테이프가 CD는 물론이고 더 과거의 레코드와도 다른 독특한 특성이 무엇이냐 하면.. 현재의 재생 지점이 기기 차원에서 물리적으로 나타나 있다는 점일 것이다. ㄲㄲㄲㄲ
전에 한번 얘기한 적이 있었나..? 카세트 테이프는 테이프가 한쪽에서 다른쪽으로 쏠릴수록 좌우 reel이라고 해야 하나 회전부의 주행 속도가 서로 달라진다. 이를 통해 나름 무단변속기의 원리를 얼추 짐작할 수 있다.;;

21세기에 태어난 애들은 디스켓과 더불어 카세트테이프가 뭔지 알까...??
더 옛날 8비트 컴터 시절엔 저 카세트테이프가 파일을 읽고 저장하는 용도로도 쓰였다는데.. 그건 나조차도 전혀 아는 바가 없다. 난 레코드가 현물 기계를 통해 돌아가고 재생되는 모습도 본 적이 전혀 없다. -_-;;

2. 추가 음향 기술

카세트 테이프는 수십 년 동안 시종일관 같은 방식으로만 만들어진 게 아니고 개량형 바리에이션이 좀 있었다. 이는 전신인 LP 레코드도 마찬가지였다.

(1) 크롬/메탈: 음원을 기록하는 테이프의 자성체가 평범한 산화철이 아니라 산화크롬 기반이었다. 이게 고음부까지 더 깨끗하게 잘 기록돼서 음악 감상용으로 화질이 더 좋았던가 보다. '메탈'은 크롬보다 더 고급형인 듯..
단, 이런 신소재로 제대로 뽕을 뽑으려면 재생기도 고급 테이프를 제대로 지원해야 했다. 여러 모로 자동차용 고급 휘발유의 테이프 버전에 대응하는 셈이다.

(2) 스테레오: 이미지 파일에 레이어가 있다면 사운드에는 여러 채널이란 게 있다. 사람은 눈 2개의 영상을 합성해서 공간과 거리감을 느끼는데, 이와 비슷하게 좌우의 스피커 2개로부터도 공간을 인지하고 소리가 나는 방향을 알 수 있다.

시청자로 하여금 공간을 경험하게 하기 위해서 전용 고글을 쓰고 거리 착시를 느끼게 왜곡된 영상을 보는 일명 3D 영화라는 게 요즘도 잘나가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런 것처럼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으로도 공간을 경험하게 하는 '서라운드 입체음향'이라는 게 존재한다. 이건 거대한 음향 설비를 갖추거나, 전용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써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카세트 테이프는 말할 것도 없고 LP조차도 1960년대에 스테레오 녹음이 지원됐다고 한다. 재생기의 입장에서 스테레오는 좌우에 서로 다른 소리를 동시에 재생하는 것이니, 결국 동일 길이 동일 음질 기준으로 기억 공간이 두 배로 필요하다. 아날로그 시절에 그 공간을 어디서 어떻게 확보했는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3) 돌비: 옛날에 카세트 테이프나 테이프 재생기의 주변에서는 '돌비' 어쩌구저쩌구 하는 상표를 자주 볼 수 있었다. 얘는 레이 돌비(1933-2013)라는 음향 공학자 겸 사업가가 1965년에 설립한 '돌비 연구소'에서 유래되었다.
그는 회사를 차려서 1970년대에 카세트 테이프의 재생 노이즈를 제거해 주는 전자 회로를 개발했다. 테이프는 그냥 공음부만 재생해도 치이이익~ hissing noise가 들리는 물건이었으니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즉, 일반 소비자용 상품이 아니라 전세계의 테이프 재생기 제조사를 상대로 B2B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런 회로도 크기와 성능, 가격대별로 여러 모델이있었는데.. 1990년대에 최고급 메탈 테이프에다가 최신 돌비 모드를 적용해서 녹음된 음악을 해당 돌비 모드를 적용해서 재생하면.. 노이즈 한 점 없이 CD 뺨치는 깨끗한 소리를 감상할 수 있었다고 한다. 테이프로도 말이다.

이런 게 쌍팔년도 시절에 테이프라는 아날로그 기술만으로 어떻게든 음질을 더 향상시키려는 몸부림이었던 셈이다.
돌비 연구소는 지금도 건재하고 있으며, 카세트 테이프 말고도 영화관용 영화의 4채널 서라운드 음향 저장 포맷을 진작에 선점한 덕분에 이게 마르지 않는 돈줄 역할을 하고 있다.

그나저나 전자레인지에서 물이 갑자기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걸 가리키는 돌비(突沸) 현상은 Dolby하고는 무관한 어원이구나~! 저것도 뭔가 파동과 관계 있는 물리 현상이다 보니 왠지 Dolby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ㄲㄲㄲ

3. 영상 기술과의 관계 등, 나머지 여담

(1) 19세기 초창기에 축음기는 사진이나 영사기와는 별개의 영역으로 발명되고 발전했다. 둘이 합쳐져서 유성 영화라는 게 생기고 텔레비전 방송까지 시작된 건 아무래도 20세기 초부터이다. 전화가 발명된 것도 19세기 말쯤..?

(2) 영상 쪽은 디지털화된 이래로 화질 관련 정보량이 4K니 8K니 하면서 계속 올라가고 더 복잡한 코덱이 개발되고 기술이 바뀌어 왔다. 더구나 요즘의 HD 텔레비전 화면을 보면.. 이거 뭐 전자기파의 물리적 특성이 30년 전과 지금이 서로 달라지기라도 했나 싶을 정도로, 어떻게 이렇게 화질이 좋아질 수 있는지 궁금해질 지경이다.

그 반면, 음성은 이제 인간이 차이점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음질이 충분히 좋아져서 그런지, 먼 옛날에 제정됐던 CD 규격 이후로 딱히 음질이 더 올라가지 않은 것 같다. 라디오 방송은 심지어 신호 송수신 방식도 TV와 달리 여전히 아날로그이다.
뭐, 라디오는 전쟁· 재난 시국에서도 아주 단순한 전자 장비만으로도 누구나 간편하게 수신하라고 일부러 안 바꾸는 것에 가까울 것이다.

(3) 이렇게 정보 통신 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한 2020년대 이 와중에도.. 전화 통화 음질은 여전히 썩 좋지 않은 것 같다. 상대방의 전화 연결을 기다리는 컬러링 소리만 해도.. 여느 mp3 음원하고는 억만 광년 떨어진 음질이지 않은가?
전화로는 대체로 음성만 오가다 보니, 디지털 기반인 인터넷 전화에서도 저음질 음성의 압축에만 왕창 최적화된 AMR-WB 같은 부류의 전용 코덱이 쓰인다고 한다. 전화로 음악이나 다른 일반적인 자연음은 짤리거나 왕창 왜곡되고 열화되어 들리게 된다.

Posted by 사무엘

2022/10/06 08:35 2022/10/0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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