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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완전히 새로운 알고리즘 분야

컴퓨터는 정말 대단한 기계이다.
정보의 최소 단위인 0과 1을 분간하고, 임의의 주소가 가리키는 메모리의 값을 읽거나 쓸 수 있고 프로그램의 실행 지점도 메모리의 값을 따라서 변경 가능하게 했더니(튜링 완전)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양의 정보를 가히 무궁무진한 방식으로 처리가 가능해졌다.

이런 이론적인 근간이 마련된 뒤에 반도체의 집적도가 더 올라가고 메모리와 속도가 더 올라가고 가격이 더 내려가는 건 그냥 시간 문제일 뿐이었다.
그런데.. 단순히 복잡한 계산이나 방대한 검색을 빠르게 해내는 것만으로 컴퓨터가 인간의 고유 영역을 완전히 침범하고 대체했다고 보기는 곤란하다. 그건 그냥 자동차가 인간보다 더 빠르고 중장비가 인간보다 더 힘센 것만큼이나, 기계가 인간의 역할을 일부 보조하고 확장하는 것일 뿐이다.

물론 단순히 동력과 관련된 분야는 말이나 소 같은 동물도 인간보다 약간이나마 더 우위에 있긴 했다. 그에 비해 정보 처리 분야는 자연계에 지금까지 인간의 라이벌 자체가 아예 존재한 적이 없었다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인간도 속도가 느리고 개인의 능력이 부족할 뿐이지.. 많은 인원을 동원하고 많은 시간만 주어지면 기계적인 정보 처리 정도는 '유한한 시간' 안에 언젠가 다 할 수 있다. 일을 좀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하는 것만 갖고 '창의적이다', '인간을 닮았다'라고 평가해 주지는 않는다.

정렬과 검색에, 다이나믹이니 분할 정복이니 하는 최적해 구하기처럼 고전적인 분야에서 고전적인(?) 방법론을 동원하는 알고리즘은 이미 수십 년 전에 다 연구되어서 깔끔한 결과물이 나왔다. 그런 건 이미 대학교 학부 수준의 전산학에서 다 다뤄지는 지경이 됐으며, 정보 올림피아드라도 준비하는 친구라면 아예 중등교육 수준에서 접하게 됐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그렇게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는 더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 깔끔하게만 접근했다가는 시간 복잡도가 NP-hard급이 되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문제를 적당히 타협하여 풀어야 한다.
중· 고등학교의 고전역학 문제에서는 "공기의 저항은 무시한다" 단서가 붙지만, 대학교에 가서는 그런 것까지 다 고려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대수적으로 답을 구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근사치를 효율적으로 구하기 위해 수치해석이라는 기법이 등장했듯, 전산학에도 각종 휴리스틱과 근사 알고리즘이라는 게 존재한다. 압축 알고리즘으로 치면 무손실이 아닌 손실 분야인 셈이다. 구체적인 건 학부 수준을 넘어 대학원에 소속된 별도의 연구실에서 다룰 정도로 난해하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여전히 사람이 범접하지 못하는 분량의 계산 문제를 최대한 빠르게 효율적으로 푸는 방법에 대한 연구이다. 그런 것 말고 사람은 간단히 하는데 컴퓨터에게는 굉장히 난해해 보이는 일이 있다.
컴퓨터로 하여금 텍스트나 음성 형태의 인간의 자연어를 알아듣고 타 언어로 번역한다거나, 그림으로부터 글자 같은 정보를 알아보게 할 수 없을까?
컴퓨터를 바둑· 장기· 오목 같은 게임의 고수로 키울 수 없을까?

이건 단순히 TSP(순회하는 세일즈맨 문제)를 더 그럴싸한 가성비로 다항식 시간 만에 푸는 것과는 분야가 다르다.
저런 걸 기계가 인간과 비슷한 속도와 정확도로만 해내더라도 굉장한 이득이다. 기계를 부리는 비용은 인간을 고용하는 인건비보다 넘사벽급으로 저렴한 데다, 기계는 인간 같은 감정 개입이 없고 지치지 않고 실수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물며 속도와 정확도가 인간 전문가의 능력을 능가하게 된다면 게임 끝이다. 기계적인 단순 노동력이나 판단력만을 요구하는 일자리는 사라지며, 인간은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더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일자리로 갈아타야 할 것이다.

2. 흑역사

소위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는 진공관이니 트랜지스터니 하던 무려 1950년대 컴퓨터의 초창기 때부터 천조국의 날고 기는 수학자, 컴퓨터 공학자들에 의해 진행돼 왔다. 특히 세부 분야 중 하나로서 기계번역도 연구됐으며, 1954년에는 조지타운 대학교와 IBM이 공동 연구 개발한 기계번역 솔루션이 실제로 출시되기도 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기계번역이란 게 연구된 언어는 러시아어 → 영어이며, 이는 전적으로 냉전 덕분이다. 하긴, 2차 세계 대전 때는 번역이 아니라 암호를 해독하는 기계가 개발되긴 했었다. 적성국가들의 언어 중 일본어는 영어와의 기계번역을 연구하기에는 구조가 너무 이질적이고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도 인간 번역가가 아닌 컴퓨터가 러시아어 텍스트로부터 영어 텍스트를 허접하게나마 뱉어 내자 학계와 업계는 흥분했다. 이런 식으로 조금만 더 연구하면 컴퓨터가 금방이라도 세계의 언어 장벽을 다 허물어 줄 것 같았다.

그때는 학자들이 자연어에 대해서 뭔가 순진 naive하게 원리 원칙대로 규칙 기반으로, 낭만적으로 접근하던 시절이었다. 인간의 언어도 무슨 프로그래밍 언어처럼 유한한 문법과 생성 규칙만으로 몽땅 다 100% 기술 가능하고 parse tree를 만들고 구문 분석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 규칙이 간단하지는 않겠지만, 촘스키 같은 천재 언어학자 몇 명을 외계인과 함께 골방에다 갈아 넣고 며칠 열나게 고문하면 다 찾아낼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언어의 기계 분석은 게임 끝이지 않겠냐 말이다.

궁극적으로는 전세계 모든 언어들의 교집합과 합집합 요소를 망라하는 중간(intermediate) 언어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계 각국의 언어들을 그 중간 언어와 번역하는 시스템만 만들면 전세계 사통발달 언어 번역 시스템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이 정도 생각은 나조차도 한 적이 있다.

그랬으나.. 뚜껑을 열어 보니 영광은 거기서 끝이었다.
기계번역은 빵점 백지 상태에서 4, 50점짜리 답안을 내놓는 것까지는 금방 할 수 있었지만, 거기서 성적을 7, 80점짜리로라도 올려서 실용화 가능한 상품은 오랫동안 연구비를 아무리 투입해 줘도 선뜻 나오지 않았다.
인간의 언어라는 게 절대로 그렇게 호락호락 만만하지 않고 매우 불규칙하고 복잡한 구조라는 게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사용한 연구 방법론 자체가 약발이 다하고 한계에 다다랐다.

이 때문에 1970년대에는 돈줄을 쥔 높으신 분들이 "인공지능"이란 건 밥값 못 하는 먹튀 사기 허상(hoax)일 뿐이라고 매우 비관적이고 보수적으로 생각하게 됐다. 컴퓨터는 그냥 계산기일 뿐, 그 돈으로 그냥 인간 번역가나 더 양성하고 말지..
이 단어 자체가 학계의 흑역사 급으로 금기시되어 버렸다. 인공지능이란 게 키워드로 들어간 논문은 저널에서 믿고 걸러냈으며, 관련 연구들의 연구비 지원도 모조리 끊길 정도였다.

이 현상을 학계에서는 제1차 AI 겨울(혹한기, 암흑기, 쇼크, 흑역사 등등...)이라고 부른다. 과거의 무슨 오일 쇼크 내지 게임 업계 아타리 쇼크처럼 말이다.
그렇게 고비를 겪었다가 더 발달된 연구 방법론으로 활로가 발견되고, 그러다가 또 2차 겨울을 극복한 뒤에야 요 근래는 인공지능의 중흥기가 찾아왔다고 여겨진다.

3. 문제는 데이터

지금은 기계번역이건, 게임 AI이건, 패턴인식이건 무엇이건.. 인공지능의 주재료는 규칙이 아니라 데이터이다.
기계번역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언어학 문법 지식이 동원되지 않으며, 보드 게임 AI를 만드는데 통상적인 게임 규칙 기반의 알고리즘이 동원되지 않는다. 이상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러는 게 아니라 요즘 인공지능이라는 것은 아이디어는 매우 간단하다. 기출문제와 정답을 무수히 많이, 인간이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이 주입시켜 준 뒤, 이로부터 컴퓨터가 규칙성을 찾아내고 새로운 문제가 주어졌을 때 정답을 추론하게 하는 방법을 쓴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기술하고 정답의 조건을 명시하고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걸 인간이 일일이 하는 게 아니라.. 그 자체를 컴퓨터가 알아서 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기계학습', 그 이름도 유명한 machine learning이다. 이것이 이전에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방법론이던 '전문가 시스템'을 대체했다. 이런 무지막지한 방법론이 적용 가능할 정도로 요즘 컴퓨터의 속도와 메모리가 매우 크게 향상된 덕분이다.

인간의 입장에서 기계학습을 시키는 방식은 지도(supervised learning) 또는 비지도 학습으로 나뉜다.
그리고 기계의 입장에서 학습(?)을 실제로 수행하는 방법으로는 인공 신경망, 앙상블, 확률(은닉 마르코프 모델), 경사/기울기 하강법 같은 여러 테크닉이 있는데, 기울기 하강법은 복잡한 선형 방정식을 푸는 심플렉스와 비슷하다는 느낌도 든다.

인공 신경망은 생물의 신경망이 동작하는 원리에서 착안하여 만들어진 기계학습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당연히 실제 인간 뇌의 작동 방식에 비할 바는 못 된다.
MLP니 CNN이니 RNN이니 하는 신경망 용어들이 존재하며, 그리고 이 인공 신경망을 어떻게 하면 잘 갖고 놀 수 있을까 고민하는 연구 분야를 '딥 러닝'(심층학습)이라고 한다. 마치 네트워크 계층의 다양한 기술 용어만큼이나 AI에도 계층별로 다양한 기술 용어가 존재한다.

게임 AI라면 단순히 뭔가를 인식하고 분류만 하면 장땡인 게 아니라 뭔가 극한의 최적해를 찾아가야 할 텐데.. 이런 걸 학습시키는 건 딥 러닝의 영역이다. 알파고처럼 말이다. 그런데 알파고 하나가 지구상의 최고의 인간 바둑 기사를 이긴 것은 물론이고, 다른 재래식 알고리즘으로 십수 년간 개발되어 온 기존 바둑 AI들까지도 다 쳐발랐다니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뭐, 개인용 PC 한 대만으로 그렇게 동작하는 건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오늘날 연구되고 있는 인공지능은 무작정 인간과 동급으로 생각하고 창조하는 기계는 당연히 아니고, 컴퓨터의 막강한 메모리와 계산 능력으로 지금까지 주어진 데이터를 토대로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답안을 꽤 그럴싸하게 제시하는 '약한 인공지능'일 뿐이다.

쉽게 말해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 읊는다"처럼 말이다.
추리소설를 한 1000편쯤 읽고 나니 다른 새로운 추리 퀴즈에도 설정이 뻔히 보이고 답이 보인다.
드라마를 1000편쯤 보고 나니 비슷비슷한 드라마들은 스토리 전개가 어찌 될지 '안 봐도 비디오'처럼 된다. 그런 것 말이다.

그런데 저게 말처럼 쉬운 일인 건 아니다.
학습 대상인 무수한 텍스트· 이미지· 음성 데이터 내지 각종 게임 복기 데이터를 어떤 형태로 수치화해서 벡터 형태로 표현할 것인가?
그리고 '학습'이라는 걸 하는 동안 해당 AI 엔진의 내부에서는 구체적으로 무슨 계산 작업이 행해지는가?
컴파일러만 해도 결과물로 OBJ 파일이라는 게 생기는데, 그 내부적인 학습 상태는 어떤 형태로 표현되며, 이것만 따로 저장하고 불러오는 방법이 존재하는가? 본인은 AI알못이다 보니 전혀 모르겠다. ㅡ,.ㅡ;;

수천, 수만, 아니 그 이상 셀 수 없이 많은 숫자들로 이뤄진 벡터 I가 또 수없이 많이 있다고 치자. 이 숫자들은 현실 세계를 표현하는 미세한 자질을 표현한다.
그런데 어떤 블랙박스 함수 f가 있어서 f(I_1..n)에 대한 결과가 O_1..m라는 벡터 집합으로 나왔다고 한다.

컴퓨터는 이 I와 O 사이에서 규칙성을 찾아서 I에 대해 O와 최대한 비슷한 결과를 산출하는 함수 f를 구한다. 그러면 이제 임의의 다른 아무 input에 대해서도 수긍할 만한 출력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패턴 인식? 기계번역? 유사 작곡이나 창작? 현실에서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이건 machine learning이 하는 일은 본질적으로 저걸로 요약된다. 내가 AI 쪽으로 아는 건 이게 전부이다.

지금은 TensorFlow 같은 범용적인 기계학습 엔진/라이브러리까지도 구글 같은 괴물 기업에 의해 오픈소스로 몽땅 풀려 있으며, 이걸 파이썬 같은 간편한 스크립트 언어로 곧장 돌려볼 수도 있는 세상이 됐다.
그런 라이브러리를 직접 개발하고 유지보수 하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방대한 현실 데이터를 수집해서 저기에다 적절하게 집어넣고, 이로부터 고객이 원하는 유의미한 추세나 분석 결과를 얻는 것만 해도 뭔가 프로그래밍 코딩과는 별개로 아무나 할 수 없는 전문 영역의 일이 돼 있다.

오늘날 AI 엔진의 연구를 위해서는 근간 이론이라 할 수 있는 선형대수학, 편미분, 확률 통계는 무조건 먹고 들어가야 된다. 엔진 코드를 직접 다루지 않고 쓰기만 하는 사람이라도 엔진이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정도는 알아야 가장 적절한 방법론/알고리즘을 선택할 수 있을 테니 저런 것들을 맛보기 수준으로라도 알아야 할 것이다.

과거에 정보 사냥 대회가 있었던 것처럼 이제는 주어진 데이터로부터 새로운 문제를 잘 푸는 기계학습 모델을 설계하는 것이 경진대회의 아이템 내지 학교와 직장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늘어난다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보다 더 수준 높고 추상적인 쪽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연어의 문법과 어휘 자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데이터 학습만으로 댓글이 선플인지 악플인지를 기계가 분간할 수 있는 걸까? 그래도 클레멘타인 영화에 늘어선 댓글이 선플인지 악플인지 판단하려면 그에 대한 특별한 학습-_-;;이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변화무쌍 복잡한 필기체의 인식이 아니라, 그냥 자동차 번호판의 정향화된 숫자 내지 겨우 QR 코드의 인식 정도는.. '영상 처리 기술'의 영역이지, 저 정도의 거창하게 기계학습이니 뭐니 하는 인공지능의 영역은 아니다. 그건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오래 전부터도 각종 전산학 알고리즘 용어를 검색할 때 종종 걸려 나오긴 했는데.. 국내 개인 사이트 중에 AIStudy라는 곳이 있다. 나모 웹에디터가 있던 시절부터 존재했던 정말 옛날 사이트이다. 그런데 운영자가 내 생각보다 굉장히 어린 친구이다. 정말 대단할 따름이다.
당연히 과학고-카이스트 라인이려나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고 일반고-서울대 테크를 타 있다. 앞날에 건승을 빌어 본다.

Posted by 사무엘

2019/07/06 08:33 2019/07/0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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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메랑은 어떤 원리로 원 궤도를 그리며 날다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까?
물수제비는 어떤 원리로 가능한 걸까? (우주 탐사선의 대기권 재진입과도 관계 있음)
선풍기나 프로펠러에 날개는 몇 개가 들어가는 게 성능 면에서 적합할까?
이런 것은 마치 영구 자석이 존재 가능한 이유만큼이나 과학적으로 규명하기가 의외로 까다롭다. 어떤 건 비행기나 연처럼 항공역학적인 이론을 동원해야 하기도 한다.

2.
공기 중에 널린 게 질소이지만 식물은 뿌리혹박테리아와 공생하는 콩류를 제외하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질소 비료를 따로 줘야 된다.
주변에 온통 널린 게 풀이지만 사람은 진짜 초식동물들처럼 셀룰로오스 섬유질을 소화하지 못한다. 초식동물의 장 안에서 섬유질의 소화를 도와주는 세균이 식물로 치면 뿌리혹박테리아인가 보다.

그 외에 바다엔 온통 널린 게 물이지만 잘 알다시피..;; 사람은 그걸 그대로 마실 수 없다.
우주에 널린 그 많은 수소의 폭발력을 십분 활용하여, 성능 좋고 배기가스도 더티한 탄소 화합물이 아닌 물밖에 안 나오는 꿈의 엔진도.. 아직까지는 다른 여러 실용적인 문제로 인해 여전히 꿈일 뿐이다.
자연엔 이런 식의 장벽이 여럿 존재하는가 보다.

3.
발화점과 인화점의 관계는.. 최대 정지 마찰력과 운동 마찰력의 관계와 아주 비슷해 보인다.
물질이 열받아서 뜨거워지고 고체· 액체· 기체 상태만 바뀌는 것과.. 아예 불꽃을 내며 활활 타고 재가 되는 것은 양상이 많이 다르다. 난 어렸을 땐 이게 무기물과 유기물의 차이인가 생각하기도 했다.
발화점과 인화점 사이에 연소점이라는 온도도 있긴 한데, 이건 뭐 학교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는 것 같다.

4.
사실, 시사· 역사 상식뿐만 아니라 과학 상식도 정정되고 바뀐다.
물론 만유인력의 법칙이라든가 "지구는 둥글다", "H2O는 물이다" 같은 게 바뀔 일은 없겠지만, 세상엔 인류의 과학 기술이 완전히 규명하고 밝혀내지 못한 수수께끼도 많기 때문이다. 건강· 의학 분야야 그런 예가 워낙 많긴 하지만 굳이 그 분야가 아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 한때는 피뢰침은 반드시 뾰족해야 된다고 알려졌는데 21세기에는 꼭 그럴 필요가 없다는 실험 결과도 나온 모양이다.
  • 뜨거운 물이 더 빨리 언다는 현상은 반론도 나와 있다. 물은 전자레인지로 데웠다가는 갑자기 끓어올라서 위험하다고 그러고 열역학적으로 특이한 점이 많은 물질 같다.
  • 30년 이상 전의 옛날 아동용 과학 서적에서는 버섯과 곰팡이(균류)가 식물의 좀 특이한 부류라고 분류돼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샌가 균류는 동물이나 식물이 아닌 고유한 카테고리라고 분류가 바뀌었다.

5.
아, 깜빡 잊은 채로 당일을 지나쳐 버렸구나..
질량 단위인 킬로그램의 정의가 130여 년 만에 개정되었다. 절대성이 결여되는 "그냥 이 원기의 질량이 곧 1kg"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실험실에서 동일하게 재현 가능한 객관적인 정의가 도입됐다.

오랫동안 전세계에서 통용되어 온 유명 단위의 정의를 개정해서 과학사에 한 획을 긋는 일은 대단히 신중하게 논의되고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2010년대 이후로 국제 도량형 총회에서는 여러 번 연기· 보류를 거듭하다가 지난 2018년 11월 16일이에야 새로운 정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그리고 반 년가량의 유예 기간을 거친 뒤에 2019년 5월 20일부터 이를 전면 시행하기 시작했다. 국제 미터 협약을 체결한 날(1875년 5월 20일)을 기념하는 세계 측정의 날에 맞춰 시행한 거라고 한다. 그랬는데 정작 5월 20일 당일은 본인도 딱히 관련 언론 보도를 접하지 못하고 조용히 지나가 버린 것 같다.

1미터나 1초 같은 단위들의 정의를 보면 빛이 진공에서 1/!!!@!#!@#초 동안 진행한 거리, 세슘 원자에서 방출하는 빛이 !@#!!#@!회 진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처럼.. 일반인이 범접할 수 없는 괴상한 형태이다. 일반인이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물질이나 조건을 제시하는 건 무조건 절대불변이 보장되는 조건을 찾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며, 숫자까지 저렇게 복잡하고 야리꾸리한 이유는 옛날의 정의와 호환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옛날에 지구 자오선 길이의 1/!@#!@가 1m, 지구 1년의 1/!@##!#가 1초, 섭씨 4도의 물 1리터의 질량.. 이러던 시절보다 엄밀해진 대신 더 복잡해진 셈이다(초기). 그러다가 원기를 갖고 정의하다가(2기.. 심지어 미터도!) 나중에는 이런 식으로 더 고차원적인 정의가 등장해서 쓰이게 됐다.

그런데 킬로그램의 새로운 정의는 저런 것보다 훨씬 더 빡세고 이해하기 어렵다. 플랑크 상수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정도의 양자역학 지식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난해한 측정값의 영역이던 플랑크 상수를 측정 기술의 발달 덕분에 아예 6.62607015×10^-34 kg·m^2/s라는 정의로 바꿔 버리고, 이 값이 나오게 하는 단위 질량을 1kg으로 정의한 것이다. 1미터와 1초는 이미 질량에 의존하지 않는 형태로 정의돼 있으니까 킬로그램을 이런 식으로 정의 가능한 것이다.

무슨 원자 @##$@#$@#의 물리량 이런 식의 정의를 예상했던 본인으로서는 난감함과 시시함이 좀 느껴진다. ㅡ,.ㅡ;;

6.
세상은 넓고 과학 기술 강국 선진국은 여럿 있는데..

  • 과학 분야 노벨 상 수상자를 배출한 적 있는 나라
  • 우주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나라
  • 유인 우주선 개발 기술을 보유한 나라 (!!)
  • 잠수함, 공중급유기, 항공모함을 보유한 나라
  •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

우리나라는 불행히도 해당되는 게 별로 없다.;; (글쎄, 쌀로 핵을 만든 것은 과학적 방법론으로 검증 가능하지 않아서..)
물론, 노벨 상 빼고 나머지는 군사· 안보와도 관계가 있어서 타 강대국들의 견제 때문에 보유하지 못하는 것도 있다. 가령, 핵무기와 우주 발사체는 바늘과 실 같은 관계의 기술이며, 일본이 기술이 없어서 핵을 못 만드는 건 절대 아니니 말이다.

특히 핵무기는 몇몇 예외 국가를 제외하면 일단 UN 상임이사국(미영프 중러 5개국)들만이 꽉 잡고서 보유국이 더 늘어나지 못하도록 매의 눈으로 감시하고 있다. 일본과 독일이 없고 오히려 과거의 공산권 진영이던 중국와 러시아가 있는 걸 보면 상임이사국은 철저하게 2차 세계 대전 승전국 위주로 편성돼 있는 게 느껴진다.

물론 일본은 지금까지 '비'상임이사국은 정말 압도적으로 자주 역임했었으며, 상임이사국이 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일본이 과거에 친 사고가 워낙 방대하고, 기존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반일 감정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쉽지 않을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9/07/03 19:34 2019/07/0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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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주제들

1. 개고기

인간이 동물에게 행하는 수많은 비인간적인(?) 짓을 생각해 보자. 고기· 알· 가죽을 최대한 저렴하게 얻기 위한 착취, 도축, 임상실험 등등.. 그걸 놔 두고 오로지 개를 잡아먹는 것만 잔인하네 야만적이네 뭐네 호들갑을 떨 필요는 전혀 없다.

하긴, 유대인이라면 개고기를 먹을 수 없었다. 잔인하고 야만적이어서는 전혀 절대 아니고.. 그냥 율법에서 부정한 동물이라고 금지했기 때문이다. 쟤들은 같은 논리로 개뿐만 아니라 그 맛있는 돼지고기도 먹을 수 없었다.
또한 식용이면 차라리 양반이지, 쟤들은 속죄 헌물이라는 명목으로도 수많은 동물들을 잡아야 했다. 유대교 제사장은 평소에 율법의 권위자로서 먹물 꼰대질(?)뿐만 아니라 푸줏간 백정 같은 궂은일도 잔뜩 해야 했다.

물론 성경에도 동물에 대한 배려와 보호를 명령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인간이 동물을 불가피하게 잡는 것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죄의식 가질 필요는 없다. 그 동물을 보고 불쌍한 생각이 든다면 인간의 죄가 얼마나 끔찍 잔혹한 것인지를 먼저 알고 반성해야 한다. 이는 마치 예수님이 지옥에 가지 않으셨다면 내가 거기를 가야 한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본인은 필요악의 필요성을 성경적으로 인정하는 사람이다. 고기 먹는 걸 좋아하면서 도축업자는 천시하고, 흉악 범죄를 미워하면서 사형 집행관을 천시하는 식의 위선을 매우 싫어한다.

2. 자살

인간이 저지르는 수많은 끔찍 흉악한 죄들을 제쳐놓고 오로지 자살만 아주 특별하고 예외적인 것처럼 취급할 필요는 네버, 전혀 절대 없다.
생각을 해 봐라. 세상 비관해서 이판사판 지하철에다 불지르고 길거리에서 아무에게나 칼부림을 벌인 미친놈 싸이코들도 즐비한데, 그에 반해 혼자만 곱게 목 매달거나 옥상에서 뛰어내린 건 얼마나 양반(?)인가?

선행으로 구원받는 게 아니듯이 악행으로 구원을 잃지도 않는 게 기독교이다.
무슨 강 재구 소령처럼 산화하고 전 태일 열사처럼 죽는다 해도 그걸로는 구원 못 받는다.
그럼 그 반대편으로.. 세상 비관해서든, 내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든, 고문 당할까봐 겁나서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해도 그 개인의 구원 여부에는 아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게 인간의 직관과 좀 다른 성경의 원칙이다.

"에이 그래도 자기 생명을 스스로 끊은 건데.." 아직도 그런 생각이 든다면.. 거듭난 크리스천도 그것 말고도 얼마나 많은 죄를 짓고 간증 상실할 짓을 많이 하는지 생각을 좀 해 보아라. 구원받았다는 게.. 영적 신분은 큰 변화이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겉으로 자기 성품은 하나도 바뀌는 것 없고 별 거 아니다.
자살로 구원 상실이 가능하다면, 예수쟁이들이 평소에 성경 읽는 걸 게을리하고 기도 안 하는 것으로도 구원 상실이 같은 논리로 가능해야 할 것이다.

"자살하면 지옥 가네"는 교리적으로 잘못됐고, "애초에 구원받은 게 아니었네.." 이런 소리는 그냥 궤변 말장난일 뿐이다.
그 어떤 방식으로 죽더라도 "죽음이 우리를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떼어 놓지 못한다"가 정답이다.
그래서 나도 처음에는 요 3:16이었다가 나중에는 요일 4:19 (그분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심), 지금은 롬 8:38에서 가슴이 탁 트여 있다.

3. 피임

기독교가 결혼한 부부 외의 모든 성관계를 교리적으로 음행이라고 규정하고 정죄하는 것은 맞다.
그런데 그건 반대로 말하면, 결혼한 부부끼리는 그 어떤 가족 계획 자녀 계획을 갖든, 밤에 무슨 짓을 하든 서로 좋아서 한 거라면 아~~무 상관할 바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건 전적으로 부부 재량이고 개인 사생활이며 신이라도 전혀 터치하지 않고 존중해 준다.
다시 말해 피임을 하는 것 자체가 죄는 절대 아니다. 어떤 처지의 사람이 어떤 목적으로 하느냐가 죄의 성립 여부를 결정할 뿐이다. 그걸 무조건 금기시하는 건 좀 종교적인 오지랖으로 보인다.

4. 낙태

사형 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꼭 문제의 본질과 관계 없는 극단적인 예외 상황만 끄집어내면서(오판, 오· 남용) 논점을 흐리는 경향이 있다. 그것처럼 낙태에 대해서도 강간으로 인한 임신, 괴물 급의 유전병, 산모도 목숨이 위험한 경우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일단 논외로 하자.

어차피 대부분의, 내가 알기로 90%가 넘는 낙태의 사유는 그냥 (1) 철딱서니 없는 애들의 불장난이거나, 아니면 기혼 부부의 경우 (2) 단순 피임 실패 내지 (3) 딸이어서이다. 산모와 아이의 건강엔 아무 문제 없다.
이것들에 대해서 낙태는 살인과 동급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낙태를 예방하기 위해서 원칙대로라면 애들에게 피임법을 가르칠 게 아니라 혼전 성관계 자체가 음행이라고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이건 종교 교육과 병행하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_-;;

5. 안락사

마치 체벌이 사랑의 매와 아동 학대 사이에 간당간당 하고 살인이 흉악 범죄와 숭고한 호국 애국 사이에서 간당간당 할 수 있듯.. 안락사는 "어디까지가 살인이고 어디부터가 하나님이 사람을 데려 가게 그냥 놔 주는 것이냐"라는 알쏭달쏭한 문제로 귀착된다.

내가 알기로 성경엔 사람을 완전히 죽이면 죽였지, 식물인간이나 뇌사 같은 게 나오지는 않는다. 내 생각은 연명 행위만 중단하는 소극적인 안락사는 윤리· 종교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애초에 전근대 시절에는 기술 부족으로 인해 그런 연명 행위 자체가 가능하지 않았었다.

살인만 해도 정당방위와 긴급피난이 있다. 그러니 살인에 맞먹는, 그와 준하는 죄가 될 수 있는 낙태나 안락사 같은 다른 행위에 대해서도 참작 사유는 물론 존재한다.

내가 늘 하는 말이지만.. 기독교 교리에는 이런 식으로 논리와 체계가 있다.
무조건 인간의 욕구를 억압하고, 인간에게 불가능한 인내나 위선을 짜내고 강요하는 게 아니다.
이걸 해서는 안 되는 대신 저건 허용되는 게 있으며, 이 교리가 성립하기 위해서 논리적으로 저게 성립해야 되는 것이 있다.

본인도 성경에 모르는 게 많고, 또 지능이나 행실이 다른 신앙의 거장들에 비해 보잘것없는 쪼렙에 지나지 않지만..
그래도 최소한 성경이 온전히 보전돼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교리에서 일말의 합리적인 체계와 맥을 발견했기 때문에 거리 설교도 할 수 있게 되고, 내 신앙 체계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글을 쓰고 변증도 할 수 있게 됐다.
킹 제임스 성경 유일주의, 간극, 칼빈주의와 알미니안주의 사이의 균형, 어린아이의 구원 같은 것 말이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민감하고 센세이셔널한 주제에 대해서 누가 단정적으로 얘기를 하고 나면.. 당사자가 말하지도 않은 확대해석과 오해와 낭설까지 쫙 날조되어 퍼져나가는 게 인간의 습성이다. 요21:23처럼 말이다.

구약 십일조가 신약 크리스천에게 적용되는 게 아니라고 얘기하면 꼭 헌금 자체를 안 해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생기고.. 자살에 대해서 성경적인 교리를 얘기하고 나면 "어, 쟤는 자살해도 괜찮다고 얘기하네?" 라고 알아듣는 사람이 생기는 것 말이다. 그건 그 사람의 독해력과 마음 상태 문제인 거고.. 성경의 사고방식은 저렇다.

Posted by 사무엘

2019/07/01 08:37 2019/07/0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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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indows 재설치

(1) 본인 주변의 어떤 컴퓨터는 절전이나 최대 절전 말고 '시스템 종료'로 확실하게 껐는데도 불구하고 나중에 다시 와 보면 무슨 좀비처럼 저절로 다시 켜져 있곤 했다. 사람이 건드린 건 당연히 전혀 아니고..
절전 상태에서 깨어나는 게 아니라 완전히 꺼졌던 컴퓨터가 왜 어떻게 저절로 다시 켜지는지는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컴퓨터를 끄는 걸로도 모자라서 플러그까지 완전히 뽑아야 되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건 검색을 해 보니 2015~16년경 Windows 10 초창기에 존재했던 버그였다.

(2) Windows가 맛이 가서 제대로 부팅이 되지 않을 때 안전 모드로 부팅한다거나, 컴을 팩토리 리셋 시키기 전에 최소한 백업이라도 하기 위해서 긴급 명령창이라도 열려면 파란 배경의 Windows RE (Recovery Environment)에 들어가야 한다.
부팅 때 F8 같은 특정 단축키를 눌러서 여기로 바로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구만.. 꼭 부팅 중에 컴퓨터를 강제로 끄는 무식한 삽질을 5~10번쯤 해야 그제서야 "잠시 기다려 주세요"와 함께 저리로 들어가는 게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안 든다.

(3) Windows를 새로 설치한 직후에 다중 모니터를 연결해 봤는데.. 무작정 꽂기만 한다고 장땡이 아니구나. 2개 중 HDMI 케이블로 연결한 4K급 모니터는 아무리 제대로 꽂아도 화면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픽 드라이버를 업데이트 한 뒤에야 잡히더라.

그래도 요즘 컴퓨터는 수십 년 전 옛날에 비해 새 하드웨어를 꽂아서 사용하는 게 얼마나 간편 편리해졌나 모른다. 상당수가 plug & play와 USB 덕분인데, 생각해 보니 두 기술이 동시에 같이 등장한 건 아니라는 게 의외이다.

2. 자동 시작 프로그램 목록

그나저나 Windows 10은 아마 3.x 이래로 20년 가까이 변함 없던 '시작 프로그램' 등록 지점을 변경했구나. 난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 어쩐지 '시작프로그램'이라는 폴더가 왜 안 보이나 했다. Windows 8 시절에도 변함없었던 것 같은데..
디렉터리 기반인 건 변함없지만 그게 시작 메뉴의 목록 디렉터리 아래가 아닌 다른 곳으로 바뀐 것 같다.

운영체제가 부팅될 때 자동으로 실행시킬 프로그램의 목록은 저 디렉터리뿐만 아니라 레지스트리에도 여러 군데가 있다. 이것만 한데 정리해도 블로그 글 한 편이 써지지 싶다. 도스가 사라지면서 config.sys와 autoexec.bat가 없어졌지만, 걔네들이 하던 기능까지 없어진 건 아닌 셈이다.
리눅스나 macOS는 자동 시작 프로그램 목록을 어디에서 지정하는 걸까? 궁금해진다.

아울러, 요즘 Windows는 SMB(쌈바)가 기본으로 깔리지 않는가 보다. 랜선 꽂고 인터넷이 멀쩡히 되는데 탐색기에서 \\로 시작하는 공유 폴더 서버에 왜 이리 접속이 안 되나 했더니.. "프로그램 추가/제거"에서 해당 기능을 설치해야 했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 '로컬 보안 정책'을 고치라니 뭐니 하는 말이 있었지만, 그걸 건드릴 필요는 없었다.

3. embedded 컴포넌트로 활용 가능한 브라우저

2010년대 이후로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IE의 독주가 꺾이고 크롬, FireFox, Edge 같은 대체 브라우저들이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런데 IE는 여느 브라우저들과 달리 컴포넌트화가 잘 돼 있다. 그래서 임의의 프로그램 내부에 IE 기반의 브라우저 창을 집어넣어서 단순 HTML 내지 웹 컨텐츠를 표시할 수 있다. 기술 기반은 잘 알다시피 COM/ActiveX이고 말이다.

IE 말고 다른 브라우저 창을 내 프로그램에다가 내장시키는 건 가능한지 모르겠다.
그게 가능하지 않다면 IE는 이쪽 고정 수요 때문에 계속 없어지지 않고 명맥을 유지할 것 같다.

4. 잠금 화면의 배경 그림

Windows 8(.1)까지만 해도 안 그랬던 것 같은데.. 10부터는 부팅 직후, 또는 Win+L을 눌렀을 때 나타나는 잠금 화면에 기본적으로 근사한 각종 자연 경관 배경 그림이 나타난다. 각종 업데이트를 받기에도 네트워크 트래픽이 빠듯할 텐데, 어떤 서비스는 거기에 또 짬을 내서 그림 파일도 찔끔찔끔 받아 놓는가 보다.

이 그림도 분명 디스크 어딘가에 파일 형태로 저장될 텐데, 슬쩍 빼돌리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팁이 나돌고 있기 때문에 검색해 보면 다 나온다. 그런데 본인이 문득 궁금한 건 이 그림들을 마소의 어느 부서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누가 어디서 이런 사진들을 구해서 올리느냐 하는 것이다.
Windows와 mac 진영 모두 근사한 자연 경치 사진을 공급받는 비밀 거래처가 있는 것 같다. 그건 개인일 수도 있고 기업일 수도 있다. Windows XP의 초원 배경은 이미 아주 유명한 사례이다.

5. Windows - 설정 창의 불편한 점

요즘 Windows는 버전업을 거듭할수록 제어판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운영체제의 모든 설정을 메트로 앱인 '설정'으로 하게 UI를 옮기려는 게 보인다.

(1) 그런데 이놈의 설정 앱은 좀 여러 개를 띄울 수 없나? 프로그램 추가/제거 같은 창을 꺼내 놓은 상태로 디스플레이/개인 설정 같은 걸 띄우려니 기존 창이 바뀌어 버리는 게 굉장히 불편하다. 10수년 전에 탭이 없던 IE6 시절에, 응용 프로그램에서 인터넷 링크를 클릭하면 기존 브라우저 창에서 그 링크가 열려서 짜증 나던 게 고스란히 재연되고 있다.

(2) '설정'에서는 키보드의 연타 속도를 조절하는 방법이 1803 내지 1809 빌드 기준으로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 그런 키보드 설정은 기존의 제어판에 들어가서 하라고 링크라도 띄워 놔야 되는데 그것도 없는 건 문제인 것 같다.
마우스의 경우, '설정'에서는 좌우 버튼 교환이나 휠 스크롤 분량 같은 대중적인(?) 옵션만 있다. 포인터 모양을 바꾸는 매니악한 옵션은 제어판에 가서 하라고 '추가 마우스 옵션' 링크가 표시되어 있다. 키보드는 그런 게 없고 '고급 키보드 옵션'은 그냥 IME/문자 입력 쪽 설정밖에 안 나온다.

(3) 요즘 Windows 10에서 중국어· 일본어 IME를 쓰고 싶으면 해당 언어와 키보드만 등록하는 게 아니라, 언어 팩을 다 받아서 설치해야 하는 것 같다. 전자까지만 하면 IME가 뜨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중국어· 일본어 입력이 되지 않는다.
20년쯤 전 먼 옛날에는 마소에 내장돼 있는 외국어 IME를 처음 등록할 때 운영체제 CD를 집어넣어야 했다. Vista~7에서는 그냥 전세계 언어가 다 깔렸었는데 이제는 인터넷으로 받는 형태로 절차가 바뀐 것 같다.

(4) 그리고 외국어 UI 팩이나 입력기, 필기· 음성 인식 데이터를 받고 설치하는 버튼을 실수로 잘못 눌렀는데, 작업을 취소하는 버튼을 왜 마련해 놓지를 않았는지? 이것 때문에 꽤 당혹스럽고 불편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_=;;

6. 입력 도구모음줄의 불편한 점

오늘날 Windows 10에서는 IME에 대해서 브랜드 아이콘(한)과 상태 아이콘(가/A) 딱 둘만 작업 표시줄에 붙어 있는 극도로 단순화된 아이콘 표시 모델을 지원한다. 요건 사실 2012년의 Windows 8때부터 도입된 것이니 생각보다는 오래됐다.

지금도 과거의 XP~7 시절을 풍미했던 길쭉한 입력 도구모음줄을 쓰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특히 키보드에 한자 키가 없거나, 그 키를 자기 멋대로 가로채는 프로그램(MS 오피스 프로그램..)에서 한글 IME의 고유 방식대로 한자 변환을 하려면 이 도구모음줄이 필수이다. 한자(漢) 버튼이 노출되어 있어서 마우스 클릭이 곧장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도구모음줄을 꺼내는 옵션이 꽤 찾기 어려운 구석진 곳에 있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이 도구모음줄이 불편한 점 중 하나는 floating 상태일 때 화면에서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 이유 중 하나는 배경색이 순 화이트이기 때문이지 싶다.

이 도구모음줄은 도입된 이래로 배경색은 줄곧 작업 표시줄의 색깔과 일치해 왔다.
Windows 98/2000/ME에서는 회색, XP에서는 파랑 같은 테마 색 또는 회색(고전), 그리고 Vista/7에서는 역시 검정..
그러니 10에서도 저 패턴이라면 배경색이 작업 표시줄의 색깔과 같은 검정이어야 할 텐데, 어째 제목 표시줄의 색깔과 같은 흰색이 됐다.

제목 표시줄도 흰색이지, 프로그램의 일반 클라이언트 영역도 흰색이지,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도구모음줄 주변엔 아무 테두리도 없고 그림자도 없으니.. 찾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역대 Windows들 중에 TSF 도구모음줄의 배경색이 흰색인 버전 자체가 Windows 10이 유일하다시피하다. 8과 8.1에서는 어땠는지 기억이 안 난다만 걔네들도 흰색은 아니었지 싶다.

하지만 이 도구모음줄은 MDI 창이라든가 HTML 도움말처럼 마소에서 더 개발이나 지원을 하지 않는 레거시일 뿐이니, 얘에 대한 개선은 앞으로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7. caret의 깜빡임이 멈추는 현상

이제 단순히 불편한 점을 넘어 버그 얘기를 좀 해 보자. 내 컴퓨터만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요즘 Windows에서 날개셋 편집기, 메모장, 워드패드처럼 운영체제가 제공하는 caret(키보드 커서)을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띄워서 가만히 놔둬 보면..
caret이 딱 5번 깜빡이고 나서 6번째로 나타난 뒤부터는 깜빡이지 않고 그대로 멈춰 버린다.

Windows 10의 1803과 1809 버전에서 모두 확인했는데 이런 버그가 왜 생겼나 모르겠다. 2015~16년대의 구버전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다. 아니, 수십 년 전의 Windows 95 이래로 이런 현상은 처음 본다.
Spy++로 들여다보면.. caret을 깜빡여 주라는 메시지 자체가 더 오지 않고 멈춘다. 그에 반해 아래아한글이나 MS Word 같은 전문 워드 프로세서는 이런 메시지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caret을 운용해서 그런지 깜빡임이 멈추지 않는 것 같다.

8. Dependency Walker의 오동작

이전에는 이런 현상이 없었던 것 같은데.. Windows 10 1809를 설치한 뒤에는.. 각종 실행 파일을 Dependency Walker 유틸로 들여다보고 분석하는 게 다소 불편해졌다.
Windows 7쯤부터 운영체제의 자체 제공 EXE/DLL들은 kernel32.dll의 함수들을 kernel32로부터 직통으로 import하는 게 아니라 프로세스, 스레드, 파일, DLL로딩 등 각종 세부 분야로 나뉜 가상의 DLL로부터 import하기 시작했다. comctl32의 로딩 방식은 side-by-side assembly 방식으로 바뀌더니 kernel32는 저렇게 바뀌었다는 게 흥미롭다.

그런데 Windows 10 1809 버전에서는.. KERNEL32.DLL은 API-MS-WIN-CORE-PROCESSTHREADS-L1-1-1.DLL에 의존하고, 후자는 또 전자에 의존하는 구조가 돼서 여기서 일종의 무한루프에 빠진다.
비록 Dependency Walker 자체가 뻗는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이 때문에 분석 시간이 굉장히 길어지고 모듈 분석 트리도 쓸데없이 거대하고 지저분한 모양으로 만들어진다.
문제가 개선됐으면 좋겠지만 Dependency Walker는 무려 Windows Vista 초창기인 2006~7년 이후로 개발이 중단되고 버전업이 없으니 아쉽다.

Posted by 사무엘

2019/06/28 08:38 2019/06/2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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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 밖에서 알게 모르게 바뀐 것들 관찰

  • 카페에서.. 밖으로 가져가지 않고 실내에서 마시는 음료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담아 주는 게 금지되었다.
  • 백 종원 편의점 도시락에는 원래 동그란 혼합소시지 두 개와 함께 노란 계란말이가 상징처럼 곁들어지곤 했다. 그러다가 지난 16년인가 17년 계란 파동 때부터는 생산원가가 너무 올라서 그런지 다른 가공육으로 슬쩍 대체되었다. 그렇게 1~2년쯤 계속되더니 얼마 전부터는 다시 계란말이로 돌아온 듯하다. 반갑다.
  • 그리고 한때는 카드를 결제하는 수많은 무인 기계들은(셀프 주유/제품 주문, 승차권 발권 등) 말 그대로 카드를 쓰윽 '긁는' 형태가 많았는데 그게 하루아침에 싹 없어진 것 같다. 무조건 카드를 '꽂았다가 빼는' 형태로 바뀌었다. 무슨 보안 강화 때문에 취해진 조치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사유는 잘 모르겠다.

하긴, 카드로 단돈 몇천, 몇만 원을 긁을 때마다 매번 서명을 하던 번거로운 관행도 사라진 지 벌써 수 년째 됐다. 오랜만에 20만 원 가까운 금액을 결제할 때 서명을 하면서 옛날 생각이 났다.

2. 음식 관련

(1) 육개장은 여느 국밥이나 탕류와 달리, 질그릇 뚝배기에 담지 않고 냉면과 동일한 큼직한 금속 그릇에다 담는 게 유행인 걸까? 이것도 문득 궁금해진다.
글쎄, 검색을 해 보니 뚝배기에 담긴 육개장도 없지는 않지만, 본인이 집이나 직장 주변의 여러 식당에서 먹어 본 바로는 다들 금속 그릇이었다.

(2) 국과 찌개와 전골의 경계는 무엇인지(단순히 국물과 건더기 비중??),
똑같이 생선을 넣어서 만든 시뻘건 국물 요리인데 꼭 횟감으로 쓰고 남은 재료를 넣은 것만 '매운탕'이고 나머지는 그냥 찌개/탕인지(고등어/꽁치/대구).. 구분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3) 된장과 김치는 한식에서 국 또는 찌개를 담당하는 양대 재료 계열이 아닌가 싶다.
내 경험상으로도 된장에다가는 시래기나 우거지를 곁들이지, 김치나 묵은지를 된장과 함께 요리하지는 않는 것 같다. 또한 된장은 인스턴트 라면 스프로 재현하기가 어려운지, 육개장이나 김치찌개 라면은 있어도 된장찌개 라면은 못 봤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렇게 된장과 김치는 각각 애완동물의 양대 계열인 개와 고양이에 대응하는 심상이 느껴진다.;;
옛날에 어떤 아저씨의 발언 때문에 '개와 돼지'의 연상 비중이 올라갔으며 사실, 성경에서도 둘을 부정한 동물이라고 부정적인 동일선상에 놓고 있다(마 7:6; 벧후 2:22). 허나, 가축이 아닌 애완/반려동물로서는 개와 어울리는 것은 고양이인 듯하다. 주위를 살펴보면, 개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고양이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서 취향이 아주 분명하게 갈리는 것 같다.

3. 아날로그 카운터

지금처럼 기계란 기계에 LCD/LED 디스플레이가 몽땅 깔리기 전, 옛날에는 각종 가변적인 정보를 공개적으로 표시할 때 롤지나 플랩 같은 아날로그 매체가 많이 쓰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특히 점수나 시각, 수량 같은 숫자는 정확하게 무슨 명칭으로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위로 뱅글뱅글 돌아가면서 각 자릿수를 표시하는 카운터가 있었다. 수량을 나타내는 카운터가 쓰인 곳으로는..

  • 자동차 계기판의 구간· 적산거리계
  • 테이프 재생기
  • 주유기 (주유량과 금액이 쭉쭉 올라가는..)

정도가 기억에 남아 있다.
테이프 재생기의 경우, 카운터 옆에 버튼이 두 개 있었다. 한 버튼은 카운터를 0으로 초기화하는 놈이요, 다른 하나는 카운터가 돌아가다가 0이 됐을 때 재생이나 감기 등을 자동으로 중단시킬지 옵션을 지정하는 놈이었다(오오!!).

자동차야 주행으로 인해 한없이 증가만 하는 적산거리계와는 별개로, 구간거리계에는 역시 0 초기화 버튼이 있었다. 이런 reset 버튼이 별도의 동력 없이 어떤 원리로 동작하는지는 마치 진공 청소기의 코드 감기 버튼만큼이나 궁금해진다. (탄성 같은 걸 사용하겠지..)
아 그나저나, 이런 아날로그 카운터가 오늘날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고.. 가스나 수도 계량기에서는 여전히 쓰이고 있긴 한다.

4. 칸막이

2010년대 들어 육상 대중 교통수단에서 칸막이가 생김으로써 풍경이 바뀐 분야가 두 곳 있다. 하나는 지하철 승강장의 스크린도어, 그리고 다른 하나는 버스 운전석을 에워싸는 투명 칸막이이다. 20세기, 그리고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보기 어려웠던 물건들이다.

전자는 잘 알다시피 승강장 투신 자살이 급증하고 사회 문제로 공론화되면서 수백 개에 달하는 많은 역들에 결국 모두 설치됐다.
후자는 버스 운전기사에 대한 폭행 사건이 몇 건 발생하면서 등장했다. 이전에는 주행 중에 기사를 폭행한 것만 특가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았지만 2010년대 중반쯤엔가 그때부터는 정차 중에 폭행한 것도 동일한 수위로 처벌되게 법이 강화되었다.

5. 구기 종목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공놀이들이 존재한다. 그 중 야구, 축구, 농구는 세계구급 경기가 치러지며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프로 선수도 있고, 돈줄이 장난 아니게 많이 얽힌 인기 종목이다.

그에 반해 피구, 족구, 발야구 같은 건..;;
뭔가 학교 체육 시간이나 회사원들 워크숍에서도 많이 하지만, 정작 공인된 협회· 단체가 없고 프로 선수나 국제 경기 따위도 없는 비주류이다. 공도 그냥 축구공이나 배구공을 그대로 쓴다.

가위바위보와 팔씨름조차도 협회가 있는데 저것들은 그냥 민간 차원으로만 전승되는 공놀이이인가 싶은 의문이 든다.
뭐, 배구는 분명 프로 경기까지는 있지만 위의 야축농에 비하면 비인기 마이너인 것 같다. 얘만 왜 모래사장 버전인 '비치발리볼'이라는 바리에이션이 존재할까 생각해 봤는데.. 하긴, 모래밭에서는 농구공 드리블이 도저히 되지 않을 것이고, 굉장히 넓은 공간이 필요한 축구와 야구도 마찬가지.. 그러니 배구 정도가 적합하다.

6. 각종 관계 비유

(1) 이와 잇몸의 관계는 자동차에서 타이어와 휠의 관계와 아주 비슷해 보인다.;;

(2) 마네킹, 더미, 러브돌(;;): 똑같이 사람 모양의 인형이지만 용도가 서로 완전히 다르며, 세부적으로 만드는 방식도 차이가 있다.

(3) 스마트폰은 화면을 켜는 순간부터 배터리 소모량이 치솟는다.
이는 자동차로 치면 시동만 걸려 있다가 액셀러레이터 페달까지 밟아서 연료 소모가 폭증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4) 해동했던 고기를 또 냉동하는 것은 고기의 품질에 굉장한 악영향을 끼친다. 이는 마치 사진을 jpg로 저장했다가 또 고치고 저장하는 걸 반복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5) 옛날에 미혼 여자는 댕기머리를 하고 기혼 여자는 머리카락에다 비녀를 꽂았다. 남자는 미혼일 때는 역시 댕기머리가 있었던 것 같고, 결혼한 뒤에는 상투를 틀었다.
오늘날은 남자는 별 특이 사항이 없고, 여자는 파마머리가 사실상 기혼의 상징인 것 같다. 찰랑찰랑한 생머리가 나이 들어서까지 유지되지는 않는가 보다.

(6) 여객기 이코노미석의 좌석은 관례적으로 파란색 계열이다. 영화관의 좌석은 관례적으로 죄다 빨간색 계열이다.
그에 반해 열차 좌석은 KTX나 무궁화호 일부 객실의 경우처럼 초록색도 있는 편이고 케바케이다.
버스나 일반적인 강당의 좌석은 빨강이나 갈색 위주인 것 같다.

(7) 지금은 없어졌지만 미국 팬암 항공사는 1920년대에 창립되고 20세기 중반에 나름 세계를 호령하는 리즈 시절을 구가했다는 점에서 구소련과 비슷하다. 둘 다 1991년 12월이라는 꽤 비슷한 시기에 망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것도 동일하다.

팬암 이후로 미국에는 팬암 같은 독보적인 영향력을 가진 단일 메이저 항공사가 존재하지 않고 유나이티드, 델타, 아메리칸 이렇게 3개가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중국도 국토가 거대해서 그런지 국영 항공사가 3개로(국제, 동방, 남방) 나뉘어 있다.
팬암은 마소의 Windows/Office XP보다 훨씬 전부터 경험 ,경험(experience)를 강조하는 광고를 내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7. 나머지

(1) 중이 제 머리는 못 깎으며, 컴공과만 나왔다고 해서 컴퓨터 조립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제아무리 최정예 특전사네 UDT네 뭐네 해도 맨몸에 총 맞으면 죽는 건 똑같다. (스타에서 마린과 고스트의 체력 차이는..??)
제아무리 골수 철덕이어도 명절 귀향 열차 승차권을 뚝딱 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주변에서 본인에게 이런 걸 문의하는 분이 가끔 계신데..;; 번지수 잘못 찾은 거다. ㅠㅠ

(2) 세상에는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군대라는 비민주적인 조직이 있어야 하고, 위장 조작까지도 불사하는 첩보 기관이 음지에 있어야 한다.
아무리 "목표는 수단을 정당화한다"라는 무자비한 이념을 지지하지 않는다 해도 정당방위와 긴급피난이 없을 수는 없다. 이는 세상에 예외 없는 규칙은 없다는 걸 보여주는 예인 듯하며, 이런 생각과 관찰이 법리에도 응당 영향을 끼친다.

Posted by 사무엘

2019/06/25 08:37 2019/06/2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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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이 그럴싸한 비선형 함수들

1. 증가 양상 변화

코딩을 하다 보면... 0부터 1 사이에 있는 속도, 압력, 밝기 등 자연계의 다양한 아날로그 신호를 입력으로 받았는데 그걸 있는 그대로 곧이곧대로 처리하는 게 아니라, 특정 구간(특히 중앙)이 더 부각되어 인지되도록 비선형적으로 보정해야 할 때가 있다. 그 구간을 if문으로 따로 분리하는 건 좀 무식해 보이니, 가능하면 함수 형태로 스무쓰하게 처리되게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이런 처리의 대표적인 예로는 화면의 '감마 보정'(gamma correction)이 있다.
일반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이건 막연히 화면의 밝기를 조절하는 기능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모든 색들의 RGB 값을 일괄적으로 올리는 게 아니다. 양 극단의 제일 어둡거나 밝은 색은 그냥 놔 두고, 어중간하게 어두운 색들의 명도를 올려서 화면이 전반적으로 선명하게 보이게 해 준다.

모니터가 브라운관이든 LCD든 오래되면 그렇잖아도 어중간한 색깔을 표현하는 능력이 떨어지니, 감마 보정이 화질의 개선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애초에 사람의 눈도 밝기를 그렇게 선형적으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한다. 흑백 그러데이션을 그냥 선형적인 색 변화로만 늘어놓으면 색깔띠가 밝은 부분보다는 어두운 부분이 더 부각돼 보인다. 이때 적절히 감마 보정을 하면 흑백과 회색 구간이 그럭저럭 균형 잡혀 보이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럼 이 감마 보정은 어떻게 하는 걸까?
정의역 0~1, 치역 0~1, f(0)=0, f(1)=1이고 증가량의 차이만 있을 뿐 단조증가 자체는 보장되는(전구간에서 도함수의 값이 0 이상이 보장) 어떤 함수 f가 필요하다.
이런 조건을 만족하여 감마 보정에 쓰이는 함수는 의외로 단순하다. 그냥 지수함수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0보다 크고 1보다 작은 지수를 설정하면 구간 0~1에 대해서 f(x)는 x보다 값이 커진다. 그래서 원본보다 화면을 더 밝게 만드는 효과를 낸다. x=1에 근접할수록 그 증가폭이 작아질 것이다.

한편, 단순히 f(x) = x^t 말고.. f(x) = (1 - (1-x)^(1/t) )^t 는 어떨까 싶다.
얘는 t가 1/2일 때는 사분원의 궤적을 만들며, 2일 때는 2차 베지어 곡선을 만드니 참 흥미롭다. 그 외의 값일 때도 0 부근에서의 증가치와 1 부근에서의 감소치가 일치하는 나름 대칭형 곡선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단순 지수함수와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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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자주...-초록-파랑 순으로 t=0.5, 0.7, 1, 1,5 ,2이다. 이 선들은 자기 자신은 좌우로 대칭이지만 빨간 선과 파란 선이 y=x를 기준으로 마주보며 대칭인 건 아니다.)

얘는 한눈에 봐도 적분하기 어렵게 생겼다. t가 치환적분이 가능한 1/2, 2 등의 알려진 값이 아니라 1/3 정도만 돼도 0부터 1까지의 면적, 다시 말해 정적분의 값은 초등함수의 형태로 표현되지 못한다.

2. 좌우대칭 종 모양

함수 중에는.. 값 자체는 전부 양수이지만 거의 전구간에서 0에 가깝고, f(-x)=f(x)인 우함수이고, 원점 x=0 주변에서만 최대값이 언덕처럼 봉긋 솟아 있는 물건이 있다.
이런 함수의 대표적인 예는 바로.. 확률· 통계의 영원한 친구인 정규 분포 확률 밀도 함수이다.

얘의 본질은 상수의 -x^2승이다. 그냥 지수가 아니라 음의 제곱 지수이다.
이런 함수도 부정적분이 깔끔한 형태로 나오지 않으며, 일부 구간의 정적분을 구하려면 수치해석을 동원해야 한다.
그 대신 얘는 음의 무한대에서 양의 무한대까지 함수 전체를 적분한 면적을 구할 수 있다. 가령, e^(-x^2)의 전체 정적분은 sqrt(Pi), 즉 원주율의 제곱근이다. (약 1.7724..)

전구간의 적분 면적은 옛날에 독일의 그 가우스라는 수학자가 이 종 모양을 입체 공간에서 뺑 돌려서 회전체의 부피를 구하는 식으로 발상을 전환하여 구했다. 일종의 이상 적분 기법인데,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고등학교 수준에서는 이 함수의 해석학적 특성을 도저히 따져볼 수 없다.

평균 0, 표준편차 1의 표준 정규 분포의 확률 밀도 함수는 저 함수에서 지수를 -x^2 / 2로 절반으로 나누고, 함수값에다가 1/sqrt(2*Pi)도 곱해서 전구간의 면적이 1이 되게 한 형태이다.

그럼 정규분포 함수보다 해석학적으로 분석하기 더 쉬운(?) 함수 중에는 좌우대칭 종 모양이 없을까?
바로 삼각학수 '탄젠트'의 '변종'에 속하는 놈들의 '도함수'가 이 범주에 든다.

탄젠트의 역함수인 arctan(x)는 도함수가 1/(x^2+1)이라는 꽤 단순한 형태인데, 그래프는 종 모양이다. x=0에서 최대값이 1이고, 전체 면적은 pi이다.
그리고 하이퍼볼릭 탄젠트 tanh(x)는 도함수가 1-tanh(x)^2로 기묘하게 구해지는데, 얘 역시 x=0에서 최대값이 1이면서 전체 면적은 2이다.
숫자 공부를 손 놓은지 10수 년이 지나서 그런지 이런 기본 기초 하나도 갑자기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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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안의 초록색 선은 exp(-x^2), 빨간 선은 tanh(x)의 도함수, 파란 선은 arctan(x)의 도함수이다.

얘들은 그 정의상 자신의 부정적분이 깔끔하게 존재한다.
부정적분에 속하는 arctan이나 tanh이라는 오리지널 함수를 살펴보면.. 단조증가이면서 f(x)=-f(-x)인 기함수이며, 무한대로 갈수록 특정값에 수렴하고 반대로 무한소로 갈수록 음의 특정값에 수렴하는 걸 알 수 있다. 함수의 기울기는 x=0일 때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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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모양의 함수만을 일컫는 용어가 "sigmoid"라고 있다. 선형이 얼추 기울어진 S자 모양이라는 점에서 유래된 명칭이다.
특히 tanh의 경우 sigmoid 함수의 대표격으로 여겨지며, Logistic function이라는 이름으로 배율 변경과 평행이동만 된 바리에이션이 쓰이기도 한다.

맨 먼저 다뤘던 확률 밀도 함수를 0부터 x까지 정적분한 함수는 수학에서 따로 '오차 함수'라고 불리며 중요하게 다뤄진다. 5차가 아니라 error라는 뜻이다. 얘도 물론 sigmoid에 속한다.

그렇잖아도 5차 이상의 방정식은 유한 번의 사칙과 거듭제곱으로 표현할 수 없는 근을 가질 수 있는데, 적분은 마치 그런 것처럼 x^x, sin(x)/x, 1/ln(x)처럼 단순한 식조차도 초등함수의 형태로 표현되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 있고 미분보다 어려운 연산으로 간주되는 걸까? 하긴, 1/x의 부정적분이 갑자기 ln(x)가 나오는 것에서부터 적분의 난해함이 발현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직선을 굽게 하는 1번 모양, 종처럼 생긴 2번 모양, 그리고 2번을 적분한 S자 모양까지..
요런 함수가 있다는 걸 알아 두면 코딩 하다가 언젠가 써먹을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9/06/22 08:35 2019/06/2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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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빨간 마후라

6· 25 때 육군이야 북괴를 상대로 힘싸움 땅따먹기를 직접적으로 하던 주역이었으니 각종 전투에서 대승하거나 참패한 기록들이 즐비하다. 이런 육군과 달리 해군과 공군은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애초에 북괴 공산군도 육군과 달리 해· 공군은 남한에 비해 그다지 우세하지 않았다. 해군의 경우 개전 초기에 '대한해협 해전'을 시작으로, 동· 서해를 막론하고 바닷길로 침투하는 공산군을 여럿 저지하는 전과를 올렸다. 섬들은 38선 이북 지역도 휴전 당시에 몽땅 국군과 UN군이 점령해 있기까지 했다.

다음으로 공군은? 대놓고 북괴 전투기 패거리와 공중전이 벌어진 게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보다는 땅에서 힘겨운 고지전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동안, 지상을 폭격하는 것으로 아군을 지원하는 임무를 여럿 수행했다.
그 전과 중에는 1952년 1월 대동강 승호리 철교 폭파 작전이 있다. 적진의 영공을 용맹하게 뚫고 들어가서 적의 보급로를 끊은 쾌거이며, 옛날 영화인 "빨간 마후라"가 저 작전을 모티브로 따서 만들어졌다. 무려 1964년작인데 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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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마후라.. 참 오랜만에 들어 본다. 요즘 외래어 표기법이라면 그냥 머플러겠지.. 비후까스가 아니라 비프 커틀릿인 것처럼 말이다.
사람에게 다는 머플러는 목도리이고, 기계 엔진에다 장착하는 머플러는 소음기이다. 그리고 '빨간 마후라'는 영화 제목인 한편으로 동명의 영화 주제가가 그대로 공군 군가가 되기도 했다. 이 영화는 그만치 파급력이 컸으며, 또 55년 전의 국산 영화치고는 꽤 잘 만들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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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에 "빨간 마후라"라는 관행을 최초로 만든 원조는 공군의 창군 멤버인 김 영환 준장(1921-1954)이었다고 한다. 어떤 일화가 계기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인터넷에 이미 여러 썰들이 나도니 검색해서 참고하시기 바란다.

2. 팔만대장경을 지킨 파일럿

그런데 이 사람은 도그파이트를 벌여서 적기를 수십 기 격추시킨 에이스라든가, 적진을 불바다 쑥밭으로 만든 전과가 아니라 다른 방면의 행적 때문에 훌륭한 군인으로 추앙받는다. 바로 1951년 8월 무렵, 빨치산 토벌 명령을 받고 출격했지만, 팔만대장경이 소장돼 있는 가야산의 해인사만은 목숨 걸고 항명하여 폭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관총으로 폭탄 대신 총알만 주변에다 퍼붓고 왔다.

이건 전술적으로는 위험한 선택이었다.
정규군끼리의 교전은 이미 38선 근처에서 엎치락뒷치락 고지전 형태로 귀착됐지만, 한 본토에 깊숙이 침투한 게랄라 빨치산들은 지리산 같은 험지에 숨어 들어가 짱박힌 바람에 쉽게 토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산 속의 절간들은 놈들이 지내기 좋은 만만한 공간이었다.

산처럼 진군하기 힘들고 엄폐물이 많은 요새에 저격수가 숨어 있다고 치자. 그래서 어디서 날아오는지도 모르는 총알 때문에 아군이 하나 둘 헤드샷 맞고 죽어 나가고 병사들의 사기도 곤두박질 친다. 이 와중에 저격수만 곱게 잡을 방법이 도저히 없다면 별 수 없다. 시간과 여건만 허락한다면 저격수가 있을 만한 곳을 몽땅 폭격해서 불바다로 만들고 모조리 무식하게 깡그리 밀어 버리는 brute force가 제일 확실하다.

현실에서는 지뢰나 시간폭탄만 해도 일일이 어렵고 위험하게 해체하지 않는다. 그냥 안전한 곳에 한데 옮겨 놓고 터뜨려 버리지 않던가? 이와 비슷한 이치이다. 저런 건 그 장치를 설치한 놈을 데리고 와서 족쳐도 해체를 못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산 속의 문화재는.. 뭐랄까 무고한 민간인만큼이나 군의 입장에서는 피아 식별과 작전 수행을 어렵게 하는 존재였다. 국군이 살인마 싸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적군이 자꾸 민간인으로 위장하거나 혹은 민간인을 방패로 내세우며 비열하게 싸우니까 빡쳐서 민간인 학살을 저지르는 것이다.

뭐, 문화재는 최소한 사람은 아니다만, 빨치산 토벌이라는 명목으로 산 속의 여러 문화재들이 안타깝지만 폭격을 맞고 소실되었다. 그러나 김 영환(당시 대령)은 팔만대장경마저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
그는 항명죄로 인해 징계 위원회에 회부됐지만 문화재 보호라는 명분이 참작되어 다행히 실제로 처벌을 받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는 오히려 먼 훗날인 2010년, 금관 문화 훈장이 추서되었다.

3. 화엄사를 지킨 경찰

이런 식으로 6· 25 때 군· 경이 항명까지 불사하면서 문화재를 보호한 사례가 최소한 한 건 더 있다.
그 주인공은 군인이 아닌 경찰 간부인 차 일혁 경무관(1920-1958)이다. 공교롭게도 앞의 김 영환 장군과 거의 같은 연배이고 30대 나이 때 사고사한 것도 동일하다.

이분은 1951년 5월경, 빨치산을 토벌하기 위해 지리산 내의 모든 사찰과 암자들을 불지르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고작 소수의 빨치산 몇 놈 때문에 수백 년 묵은 거대한 문화재들을 몽땅 잿더미로 만드는 일에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래서 화엄사(전남 구례군 소재)와 그 일대 사찰에 대해서는 같이 작전 중이던 군부대와 협의하여 건물을 다 부수는 게 아니라 문짝만 떼어서 불태웠다. 뭐, 문이 없으면 건물 안이 다 보이니 어차피 빨치산들이 은폐하기 어려울 것이다.

해인사 폭격에 대한 항명과는 다른 별개의 사건이라는 것을 본인은 검색을 추가로 한 뒤에야 확실하게 알게 됐다. 이분에 대해서도 사후에 조계종과 문화재청으로부터 감사장이 추서되었으며, 계급 역시 경무관으로 특진했다.

다만, 이분의 업적이 재조명된 것은 2000년대가 다 돼서였다. 종로 경찰서의 최 규식 경무관이야 북괴 무장공비를 검문하다가 전사했으니 그야말로 당대의 대통령이 직접 추모했으며 동상이 세워지고 태극 무공 훈장에다 경무관 특진까지 광속으로 추서됐지만, 저분은 분야가 다른 관계로 아무래도 그런 대접을 받지는 못했다. 뭐 그래도 박 정희 정권은 문화재의 복원과 보존에 굉장히 신경 썼던 정권이긴 하지만 관심이 이런 데에까지 미치지 못했을 뿐이다.

4. 파리와 교토

적군을 쳐부수는 것도 좋지만 역사 유물인 문화재는 적군의 것이라도 보존해야 한다는 관념이 서양에도 응당 있었다. 대표적인 예는 2차 세계 대전 때 프랑스를 점령했던 나치 독일이다.

처음에는 히틀러도 과거의 네로처럼 '예술을 사랑하는 독재자' 기믹이 있었는지 프랑스 파리의 문화 유물들을 좋아했다. 그러나 전쟁에서 패색이 짙어지고 궁지에 몰리자.. 그는 너 죽고 나 죽자는 심정으로 점령지를 몽땅 불지르고 부숴 버리라는 광기어린 명령을 부하 사령관에게 내렸다.

이때 프랑스를 점령해 있던 디트리히 폰 콜티츠 장군(1894-1966)은 차마 그런 짓은 할 수 없다는 심정으로 총통의 명령을 씹었으며, 연합군에게 항복했다.
그는 항복하던 당시에는 프랑스 시민들로부터 갖은 욕을 먹고 야유를 당했다. 그러나 그의 항명 사실이 알려지면서 얼마 안 가 프랑스로부터도 감사와 칭송을 받는 영웅 대접을 받게 됐다. 그의 장례식 때는 프랑스 군인 장성과 레지스탕스 지도자들도 찾아왔다.

훗날 이 일화를 배경으로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영화가 만들어졌다. 히틀러가 콜티츠에게 거듭해서 전화를 걸어서 자기 명령이 이행되었는지 확인 질문을 했기 때문이다. 당사자인 콜티츠는 상관이 건 전화를 받긴 했지만 차마 응답은 못 한 채 침묵하고 말이다.
이건 1966년작으로, 역시 "빨간 마후라" 내지 "소령 강 재구"와 비슷한 고만고만한 시기이다. 단, 영상을 검색해 보니 얘는 흑백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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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전선 말고 태평양 전선에서는 미국이 태평양을 넘어 일본의 수도까지 폭격하면서 도시들을 쑥밭을 넘어 석기 시대로 되돌려 놓고 있었다. 그래도 천조국 미국도 일본의 경주 급인 교토는 건드리지 않았다. 인도적인 차원보다는 문화재 보호를 위해서였다. 문화재는 남겨 둔다고 해서 연합군을 죽이는 일을 하지는 않을 테니까..;;

앞서 언급했던 파일럿 김 영환도 항명으로 인한 징계를 받게 됐을 때, 콜티츠 장군과 미군의 폭격을 예로 들면서 자신을 변호했다고 한다.

5. 옛날 영화

영화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우리나라 영화계는 5공 전땅크 시절~민주화 초창기인 1980~90년대 초까지가 좀 침체· 암흑기였지, 더 옛날인 저 60년대는 오히려 여러 명작들이 쏟아져 나오던 중흥기였다. <상록수>(1961), <돌아오지 않는 해병>(1963), <맨발의 청춘>(1964), <빨간 마후라>(1964), <하녀>(1960)처럼 말이다.

암흑기일 때는 <서편제>(1993)가 고작 100만을 넘었다고 자랑을 칠 정도였지만 <쉬리>(1999)를 계기로 영화계의 판도가 바뀌었다. 그리고 2000년대 초· 중반이 돼서야 국산 영화가 모처럼 명작들이 쏟아져 나오며 잘 나가기 시작한 것 같다. 이때부터 영화 티켓 발매도 완전히 전산화되어 관람객 수가 정확하게 집계되기 시작했다.

사소한 외형으로는 한 90년대를 전후해서 자막이 세로쓰기가 아닌 가로쓰기로 바뀌었으며, 극장 간판에 벽화 형태로 그려지는 영화 광고도 화가가 정성스레 그린 그림이 아니라 그냥 디지털 인쇄물로 바뀐 듯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9/06/19 08:33 2019/06/1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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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버전 개발 근황

올해가 벌써 절반이 끝나 가는구나.. ㅠㅠ 오늘은 오랜만에 프로그램 개발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 9.8과 타자연습 3.9가 일단은 다음 달, 즉 7월 초/중순 쯤에 나올 예정이다.
4~5월쯤에 9.71 형태로 나왔어야 할 물건이었으나.. 온갖 곳에서 고치고 개선할 점들이 잔뜩 튀어나오는 바람에 일정은 한없이 늘어나고 버전도 0.1 더 오르게 됐다.

새 버전이 지금 나왔다는 말이 아니니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 이 글은 내부적으로 작업이 완료된 것들만 늘어놓은 것이다. 새 버전이 완성되어 실제로 업로드될 즈음에는 다른 개발 아이템들이 더 추가되어 있을 것이다. 난 예나 지금이나 날개셋 한글 입력기 코딩을 할 때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느낀다.

1. 오동작· 안정성과 관계 있는 버그

(1) 날개셋 제어판에서 빠른설정을 적용하는 등 입력 설정을 이것저것 바꾼 뒤 닫을 때 프로그램이 가끔 뻗던 버그는 이미 지난 4월에 문제의 원인을 파악해서 해결했다.
지난 9.5쯤부터인가, 화살표 키로 제어판의 카테고리를 이동할 때 페이지가 곧바로 표시되지 않고 약간 뜸을 들인 뒤에 표시되기 시작했는데(UI 반응성의 향상을 위해), 그 동작의 부작용 때문에 그런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었다. 문제의 정확한 발생 조건을 찾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2) 아울러, 편집기에서 다른 TSF 방식 외부 모듈을 구동해서 한글 조합을 만들었다가 끊기를 반복할 때 memory leak가 발생하던 것도 비슷한 시기에 해결됐다. 원인은 내가 짠 코드의 COM object 관리 잘못 때문이라고 허무하게 판명되었다.
옛날 버전까지 다 구해서 추적해 보니 8.2 또는 8.4 버전쯤부터 슬며시 생겼던 문제이다. (8.0 문제 없음, 8.4 있음.. 8.2는 구해 보지 못함) 그러니 대략 2016년쯤에 작성한 코드에 버그가 들어간 셈인데, 너무 옛날이어서 내가 그 시절의 코드 스냅샷까지는 갖고 있지 않았다. 결국 에디팅 엔진을 통째로 다 뜯어내고 전수조사를 벌여야 했다.

내 프로그램 코드에서 어지간한 포인터들은 RAII 이념에 충실하게 몽땅 smart pointer 역할을 하는 클래스로 감싸 놨다. 그렇기 때문에 소멸자에서 알아서 해제가 되며, 무식한 memory leak 같은 게 발생할 여지는 거의 없다.
하지만 포인터가 타 구조체의 멤버로 들어있거나, 포인터를 얻는 함수로 종료 조건으로 삼아서 뺑뺑이를 돌 때(while, for문)는 이런 자동화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번 버그도 그런 사각지대에 존재하고 있었다.;;

(*) 최근엔 크롬 브라우저에서 날개셋 한글 입력기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고 프로그램이 뻗는다는 버그 신고가 곳곳에서 들어와 있다. 크롬이 버전 74쯤부터 과거에 존재하던 버그가 고쳐져서 뭔가 좀 개선이 됐나 싶었는데.. 그 대신 다른 문제가 생긴 것 같다.
특히 신세기 님께서 제작하신 세벌식 모아치기 설정을 사용했을 때 크롬이 뻗는 것은 본인도 확인했다. 하지만 뻗은 지점이 내 코드가 아니라 크롬의 코드인지라.. 원인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문제를 피해 갈 방법이 무엇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혹시 타이머 때문인가 추측만 할 뿐이다.

(*) 똑같은 영문인데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글쇠를 IME가 가로채지 않고 그대로 넘겨 줘야 정상 동작하고,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반드시 가로채 줘야 정상 동작하는 경우가 있다.
얼마 전엔 인디자인에서 한글 조합 중의 space/enter 키 인식 문제 때문에 본인에게 문의를 하신 분이 있었다. 인디자인은 여전히 몇 년째 그 버그가 고쳐지지 않고 있는가 보다.

사실, 글쇠를 IME가 가로채든 그렇지 않든.. 원래는 문자 입력 기능의 동작에 차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사실 어찌 보면, 일부러 다르게 동작하게 만드는 게 더 어렵다.
하지만 한중일 언어나 문자 따위 모르는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IME 인식하며 동작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정상적인 동작 모습을 상상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건 해당 프로그램이 고쳐지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2. 안정성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사소하지 않은 버그

(1) 언제부턴가 문자 생성기가 기본이 아닌 고급인 상태에서 타이머 설정 대화상자를 들어가 보면 기존 타이머 설정들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던 문제가 있었다. 곧바로 고쳤다.

(2) 날개셋 편집기에는 문자 영역 검색 기능이 있다. 굉장히 옛날부터 제공되었고 지금까지 큰 변화도 없는데, A<=0xFF, A==0처럼 아예 0문자가 조건에 걸릴 수 있게 수식을 주면 텍스트 블록이 이상하게 잡히면서 프로그램이 오동작한다. 이 버그를 이제야 발견해서 즉시 고쳤다.

3. UI

(1) 모든 대화상자들에서 명령 버튼의 기본 크기를 45*16 DLU 대신 47*15 DLU로 소폭 수정했다. 마소가 권장하는 50*14 dlu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그에 좀 더 근접하게 바꾼 것이다. 버튼의 높이가 16 dlu이면 다른 한 줄짜리 에디트 박스와 비교해 봐도 솔직히 너무 크긴 했다.

(2) 고급 입력 스키마의 '고급 글쇠 인식' 페이지는 각 글쇠별로 down/up 상황에 대해 복잡한 수식을 설정하는 곳이다. 글쇠를 추가하거나 편집하는 UI를 별도의 대화상자로 만들어도 됐을 것 같으나.. 어쩌다 보니 동일 페이지에서 몽땅 설정한 뒤에 '추가'를 누르는 형태가 됐다.
한창 수식을 편집하고 있다가 왼쪽의 글쇠 리스트에서 다른 걸 찍는 순간 그 임시 데이터들은 몽땅 날아가 버린다. 이것이 직관적이지 못하다고 여겨진지라, "편집하던 내용을 반영/저장할까요?"라는 질문을 표시하게 했다.

(3) 외부 모듈(입력 패드도 포함)은 전용 환경인 편집기와 달리 한글 표현 방식을 따로 설정하는 곳이 있다.
이걸 옛한글이 아닌 현대 한글로 맞춰 놓은 상태에서 옛한글의 입력을 시도하면 지금까지는 간단한 주의· 경고문이 나타났다. 한 번 나타난 뒤엔 다시 나타나지 않지만, 현재 프로그램이 실행돼 있는 동안만으로 한정이고, 그 다음부터는 또 나타난다.

옛할글이 온전히 표시되지 못하고 첫 자음이나 모음만 나타나도 괜찮으니, 일부러 이런 설정을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메시지 박스에다가 "다음부터 이 메시지를 표시하지 않음" 체크를 넣었다. 이걸 체크하면 최소한 다음에 제어판을 열어서 한글 표현 방식 옵션을 변경하기 전까지는 동일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게 된다.
그리고 메시지를 '확인'이 아닌 '예/아니요' 형태로 바꿔서 그냥 즉석에서 설정을 옛한글을 사용하도록 변경할 수도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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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어판의 '시스템 계층'을 가 보면 다음에 편집기나 외부 모듈 같은 구현체 프로그램이 실행될 때 자동으로 띄워 놓을 입력 도구들을 선택하는 체크 상자가 있다.
이것은 지난 9.3 버전부터 추가된 옵션이다. 지금까지는 체크들을 모두 없애는 버튼만 있었는데.. 사실은 지금 사용자가 띄워 놓은 도구들을 그대로 다음에도 자동으로 띄우도록 하는 버튼도 있는 게 사용자의 입장에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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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버튼이 이번 9.8에서 추가되었다. 이걸 구현하기 위해서는 제어판 대화상자가 자신을 호출한 호스트와 통신하는 방식이 확장되고 고쳐져야 했다. 이 과정에서 코드가 더 깔끔하게 바뀌긴 했지만 타자연습도 API 호환이 깨졌다. 그래서 최신 버전을 쓰려면 입력기도 반드시 최신 버전을 써야 하게 됐다.

4. 입력 도구들의 깨알같은 개선점

(1) '휴대전화 입력기'의 숫자 모드에서 표시 형식을 전화기가 아닌 계산기를 선택했을 때.. 0과 그 주변의 숫자 배치를 실제 계산기에 더 가깝게 변경했다. 무성의한 , 0 . 대신 0 00 . 로 바꿨다.
글쎄, 콤마가 사라진 건 아쉽지만 계산기라면 0이 왼쪽에 가 있고 00이 있긴 해야 할 듯해서 말이다. 00이야 날개셋문자의 '다중 문자' 타입으로 간단히 구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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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화면 키보드'에서 '눌린 글쇠 표시' 옵션을 켜면, Caps lock의 경우 램프가 켜진 것도 글쇠배열에 반영되어 보이게 했다. 이 간단하고 당연한 동작을 왜 지금까지 구현하지 않고 있었나 모르겠다.

(3) '조합 안에 조합 생성'의 '영문 T9 방식 입력'을 위한 DB가 지금까지 8~9글자짜리 짧은 단어밖에 없어서 불편했는데.. 이번에 최대 15자짜리 긴 단어도 대폭 추가했다. 그래서 DB의 내장 어휘 수와 파일 크기도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했다. international 같은 단어를 예전보다 더 편하게 입력할 수 있을 것이다.

(4) 예제로 제공되던 "천지인, SKY, Google 단모음 입력 방식"에 종성뿐만 아니라 초성도 시간차로 경계를 구분하는 로직을 추가했다. 이들 입력 설정에는 오토마타에 "B ? 2 : 0"라고 중성의 입력만 받아들이는 새로운 상태가 추가되었다. 초성만 입력된 상태에서 타이머가 경과하면 이 상태로 진입하게 된다. 임시 변수를 동원해서 글쇠배열 수식을 고치는 방식으로도 동일 기능을 구현할 수 있긴 하지만 그냥 오토마타를 고치는 게 더 단순하다.
그리고 '내부 입력 상태 표시' 도구에서.. 수식 계산만 하고 별도의 날개셋문자를 보내지 않는 타이머가 경과했을 때 변수 상태를 업데이트 해서 보여주지 않는 버그를 발견하여 이것도 고쳤다.

5. '한글 낱자 재결합'의 기능 개선과 강화

텍스트 필터 중에 '한글 낱자 재결합'이라고, 블록으로 잡은 한글을 낱자 단위로 분해한 뒤 다시 조합시키는 기능이 있다. 얘는 사용하면 동일한 타자 시퀀스인 한글을 모아쓰기/풀어쓰기, 복합 낱자/기본 낱자 등의 형태로 변환할 수 있다. '문자열을 글자판 입력으로 → 글자판 입력을 문자열로' 필터를 연달아 적용한 것과 비슷하지만, 얘는 한글이 아닌 문자를 제거한다거나 초중종 결합 여부와 순서를 더 세밀하게 지정할 수도 있다.

한글을 재결합하기 위해서는 먼저 분해부터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냥 평범하게 현재 입력 설정을 바탕으로 타자 순서를 구하는 식으로 분해했다.
그러니 세벌식의 경우, ㄻㅄㄲ처럼 글쇠가 별도로 존재하는 겹받침들은 더 분해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입력 설정에서 타자 순서를 구할 수 없는 낱자는 분해가 불가능하니 그 낱자를 그냥 통째로 취급했다. 가령, 현대 한글 입력 방식을 사용하면서 옛한글을 재결합 시켰을 때 말이다.

이번 버전에서는 '결합'은 현재 입력 설정을 따라서 하지만, '분해'는 입력 설정과 무관하게 그냥 그 한글 낱자의 기본 낱자 형태로 직관적으로 하는 옵션을 추가했다. 자음은 ㄱ~ㅎ과 ㅿㆆㆁ, 정치· 치두음, 모음은 ㅏ~ㅣ와 ㅐㅔㅒㅖ, 아래아 단위로 분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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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ㄻㅄㄲ은 초· 종성과 현재 입력 설정을 불문하고 언제나 ㄹㅁ, ㅂㅅ, ㄱㄱ의 형태로 분해된다. 낱자 결합 규칙과 오토마타가 전혀 없는 입력 설정에서 이 방식으로 한글 낱자를 분해하고 재결합하면 한글을 기본 낱자들로 늘어놓을 수 있다. 이건 회사 사람에게서 제안 받은 아이디어인데 꽤 의미 있고 유용한 기능인 것 같다.

그리고 다음으로, 예전과 같이 '타자 순서'대로 한글을 분해할 때, 종성 두벌식 방식의 한글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던 문제를 해결했다. 예전에는 '한' 같은 글자를 재결합하면 ㅎ이 곧이곧대로 종성으로 인식되어서 중성 다음에 ㅏㅎㄴ 같은 식으로 결합됐는데.. 이 동작이 개선되었다.

6. 타자연습

(1) 다소 엽기적인 연습글인 이 상의 '오감도', 그리고 '영화 클레멘타인 감상평'을 연습글로 추가했다. "13인의아해가거리로질주하오"라든가.. "남친 집에서 클레멘타인 DVD를 발견했고,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같은 문장으로 타자 연습을 할 수 있다.

(2) 예전엔 이런 현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게임을 창 모드에서 하다가 Alt+Enter를 눌러서 전체 화면으로 진입하면 첫 프레임은 화면이 전체적으로 몇 픽셀 offset되어 잘못 렌더링 되다가 그 다음부터 제대로 된다. 화면이 수시로 업데이트 되는 게임 중이면 별 상관 없지만, 첫 프레임이 "레벨 n 시작합니다" / "게임을 그만 할까요?" 같은 메시지 화면일 때는 다소 부자연스러운 glitch가 된다.
이 현상을 수정했다. 아마 Windows 8/10쯤에서 새로 발생한 부작용 같다.

(3) 그 외에 댓글로 올라온 의견과 제안을 반영하여 도움말의 일부 오타를 고쳤다. 그리고 게임에서 저장 가능한 상태 또는 이미 저장된 상태를 사용자에게 더 분명하게 알려주게 했다.
저장은 사용자가 게임에서 한 레벨 이상을 직접 깨서 다음 레벨로 진입한 다음부터 가능하다. 단, 레벨 2는 너무 낮고 쉬운 레벨이기 때문에 제외다. 저장되는 대상은 시작 레벨과 주인공 종류, 체력과 장갑, 점수이다. 게임 도중의 중간 상태는 저장되지 않으며, 저장 슬롯 자체도 단 하나만 만들 수 있다.

저장 기능 자체는 오랫동안 지원돼 왔으며 딱히 버그도 없었다. 단지 저장이 가능한 레벨이 시작되었을 때는 게임 시작 안내 화면의 우측 하단에 "F4: 저장"이라는 말을 작게나마 출력하게 했으며, 이때도 저장을 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게임 중에 사용자가 F4를 여러 번 누르면 "이 레벨의 시작 지점이 이미 저장돼 있습니다"라는 안내도 나오게 했다.

Posted by 사무엘

2019/06/16 08:32 2019/06/1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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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

  • 1920년대: 1차 세계 대전 후, 비행기라는 게 군용뿐만 아니라 민간용으로도 극소량 단거리 위주로 쓰이기 시작함.
  • 1930년대: 비행기의 덩치와 성능이 더욱 향상되고 금속 재질+단엽기 형태로 정착함(보잉 247). "비행선이 밀려나고 도태함" (비행기의 성능 향상 + 비행선 힌덴부르크 호 화재 사고 크리)

  • 194~50년대: "제트 엔진"이 발명되고 여객기에도 적용됨. 대양 횡단이 가능해짐.
  • 1960년대: 여객기의 덩치가 점점 커지기 시작. 삼발기 등장.
  • 1970년대: "보잉 747 초대형 점보 광동체 여객기" 등장. 초음속 여객기까지 등장했으나 가성비 안 맞는 계륵으로 전락함.

  • 1980년대: 쌍발기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삼발기가 도태함. (버스로 치면 전방 엔진 버스가 도태한 것과 비슷한 시기) 보잉 747-400 덕분에 "한국-미국이 앵커리지 경유 없는 직항"이 가능해짐.
  • 1990년대: 여객기들의 덩치와 성능이 오늘날과 별 차이 없는 형태로 정착. "항공기관사 퇴출". (버스 안내양이 퇴출된 것과 비슷한 시기)
  • 2010년대: 보잉 747, A380 같은 초대형 여객기가 단종되고 도태하는 중. 기술의 발달 덕분에 쌍발 엔진이 과거의 4발 엔진에 맞먹는 출력과 항속거리를 달성함

아주 흥미진진하다!

2. 뜨는 원리

물체가 공중에 뜨는 힘의 원천으로는 부력(비행선), 양력(비행기), 또는 추력(로켓)이 있다. 닥치고 높게 떠서 지구를 떠나 우주로 나가려면 추력이 필요하겠지만, 지구 안에서 잠시 떴다가 수평 이동을 멀리 하는 용도로는 양력을 이용하는 게 경제적이다.
고정익 비행기에서 추력을 발생시키는 엔진은 기체를 들어올리는 게 아니라 그냥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 쓰인다. 후자는 전자보다는 훨씬 덜 힘든 일이다.

비행기가 양력을 얻기 위해서는 날개가 달려 있어야 한다. 자동차는 고속 주행 중에 살짝 떠 버려서 제동· 조향 능력을 상실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스포일러'가 뒤에 장착되곤 한다. 이건 비행기의 날개와 정반대로 양력을 상실시키는 역할을 한다.

비행기가 양력을 받아 뜨는 원리에 대해서 베르누이의 원리, 벤추리 관, 긴 경로(날개 윗쪽이 윤곽이 더 완만하고 길다) 등 잘못된 이론이 오랫동안 항공 전공 서적에 별다른 검증 없이 소개돼 왔다. 그런데 난 잘못된 이론과 맞는 이론 모두 잘은 모르겠고 완벽하게 내 것으로 소화를 못 했다. 양력은 부력보다는 훨씬 더 이해하기 어려운 힘이니까.. 그 뿐만 아니라 이 자연에는 전자기력처럼 이해하기 더 어려운 현상도 많다.

비행기에는 공기를 사정없이 휘젓고 내뿜기 위해 뭔가 커다랗게 뱅글뱅글 돌아가는 물체가 어떤 형태로든 달려 있다. 그 물체의 종류로는 프로펠러가 제일 대중적인데.. 비행기의 (1) 프로펠러는 선박의 스크루와 개념적으로 동일한 역할을 한다. 프로펠러를 돌리는 엔진은 피스톤 왕복 또는 터보프롭 방식 중 하나인데, 비행기에서 자동차 같은 왕복 엔진은 완전 초소형 경비행기 급에서나 쓰인다.

이론적으로 비행기도 배처럼 프로펠러가 뒤에 달린 형태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공기의 밀도와 바닷물의 밀도는 서로 엄청나게 다르기 때문에 생긴 모양이 동일하지는 않다. 선박의 프로펠러는 꽈배기처럼 배배 꼬인 형태이기 때문에 screw라고 불린다.

헬리콥터는 프로펠러로 추력이 아니라 양력을 직접 발생시켜서 뜨는 비행기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프로펠러 자체가 회전익, 즉 날개 역할을 하며 이를 (2) 로터라고 부른다. 로터라고 해서 프로펠러와 크게 다른 물건은 아니기 때문에 틸트로터 같은 특이한 수직 이착륙기도 존재할 수 있다. 같은 바람개비를 각도만 조절해서 이륙할 때는 헬리콥터의 로터처럼 쓰고, 순항할 때는 일반 프로펠러처럼 운용하니까 말이다.

오늘날 비행기에서 주력으로 쓰이는 제트 엔진이 왕복 엔진과 다른 점은.. 연료를 태운 배기 가스까지도 그냥 곱게 배출하는 게 아니라 세차게 내뿜어서 추력을 내는 데 쓴다는 점이다. 즉, 제트 엔진은 노즐이 달려 있다. 단지, 산화제를 자체 탑재한 게 아니라 주변 공기를 빨아들인다는 것만이 로켓과 다른 점이다.

터보 제트, 터보 팬 같은 제트 엔진에도 (3) 팬 블레이드라는 바람개비가 달려 있다. 하지만 이건 공기를 빨아들이고 압축하는 용도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프로펠러와는 성격이 다르다.
비행기 엔진을 넘어 로켓 엔진이 되면 노즐 꽁무니에서 불꽃과 연기가 피어오르며, 오로지 추력에만 의존해서 날아가기 때문에 딱히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건 없다.

육해공을 막론하고 교통수단에 피스톤 왕복 엔진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나 철도 차량에서는 가능한 한 전철이 쓰이고 있으며 비행기도 덩치가 조금만 커지면 제트 엔진이 쓰인다. 자동차와 선박만이 왕복 엔진이 대세인 듯하다. 프로펠러는 비행기와 선박이, 고무 바퀴는 자동차와 비행기가 공유하고 말이다.

3. 조종법

(1) 페달
자동차는 두 페달(가속, 브레이크)을 동시에 밟을 일이 없고, 또 클러치 페달이 추가로 있는 수동 변속기 차량과의 호환 문제도 있기 때문에 오른발 하나만으로 두 페달을 모두 밟는다. 자동 변속기 차량에서는 왼발은 그냥 하는 일 없이 논다.

하지만 비행기는 두 페달을 동시에 밟을 일이 있기 때문에 양발을 모두 쓴다. 게다가 페달의 위쪽을 밟는 것과 아래쪽을 밟는 것의 구분도 있다. 비행 중일 때는 페달이 방향타 역할을 하고, 지상에서는 랜딩기어의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핸들을 돌리는 게 아니라 양 부위별로 브레이크를 다르게 걸어서 택싱 중인 기체의 방향을 조절한다.

(2) 엔진 가동
자동차는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동안만이(가속, 오르막 오르기 등) 실질적인 힘을 쓰는 상태이다. 나머지 시간은 그냥 시동 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연료 분사만 하거나(아이들링), 아니면 평지· 내리막에서 바퀴를 따라 엔진이 관성으로 저절로 돌아가는 퓨얼컷+엔진 브레이크 타력 주행 상태이다.

하지만 비행기가 엔진이 그렇게 아이들링인 상태인 건 글라이더처럼 활강하면서 서서히 추락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비행기는 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언제나 힘차게 돌아가면서 기체를 움직이고 양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페달을 밟는 깊이로 출력을 조절하는 게 아니라, 마치 선풍기/에어컨의 출력처럼 손으로 조작하는 스로틀 레버의 위치로 출력을 조절한다.

비행기 엔진은 공기를 상대로만 돌아갈 뿐, 자동차 엔진처럼 무거운 차체와 지면 사이의 마찰력을 극복해야 할 일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와 같은 변속기가 달려 있지는 않다.

(3) 조향
자동차의 핸들은 한 축(비행기로 치면 yaw)만 조절하지만, 비행기의 조종간은 조이스틱 같은 형태로 두 축(대략 roll, pitch)을 조절한다.

비행 중에 방향을 전환할 때는 조종간뿐만 아니라 얼추 yaw를 담당하는 페달까지 적절히 밟으면서 전환한다.
그리고 상승· 하강할 때는 조종간뿐만 아니라 엔진 출력도 적절히 조절하면서 고도를 바꾼다.
이륙할 때 앞부분이 먼저 뜨고, 착륙할 때는 뒷부분이 먼저 착지한다.

활주로에서 충분히 속도가 붙어서 이제 이륙을 중단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을 V1 속도 도달이라고 하며, 조종간 당기고 자세 잡아서 뜨기만 하면 되는 직전 속도를 rotate 속도라고 한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무슨 제1~3 우주 속도(탈출 속도) 같은 용어를 듣는 느낌이다. 그리고 자동차에도.. 이제 노란불이 되더라도 급정거를 할 수 없고 교차로를 무조건 빨리 통과해야 되는.. 교차로에서의 V1 속도, 지점 같은 개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비행기를 조종하려면 이런 기본 중의 기본 스킬 말고도 무수한 항공 관제 규약, 비행기 기기 조작 매뉴얼을 숙지해야 한다.

옛날에는 비행기도 자동차와 별 차이 없는 피스톤 회전 엔진을 사용해서 시동 걸면 털털털털 부우웅~ 소리가 났지만.. 앞서 역사에서 언급했듯이 1940~1950년대부터 제트 엔진이 보급된 뒤부터는 엔진 소리가 지금과 비슷한 형태로 바뀌었다. 6· 25 전쟁 당시에 미군 전투기에 '쌕쌕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로켓 엔진은 그냥 자기 연료와 산화제만 연소시켜서 뿜지만 비행기 엔진은 주변 공기도 왕창 빨아들여서 내뿜는다.

비행기가 타 교통수단과 크게 다른 점은.. 엔진이 꺼지면 곱게 정지나 표류가 가능한 게 아니라 그대로 추락과 대형 참사로 이어진다는 것, 그리고 한번 자세가 어긋나서 양력을 잃고 실속에 빠지면, 엔진 출력 올리고 밟기만 한다고 해서 곧장 자동으로 회복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종이 어렵다. 물론 자동차도 타이어가 접지력을 상실하고 미끄러지면 매우 큰 위험에 빠지지만, 그 위험이 비행기에 비할 바는 아니다. 헬리콥터는 고정익기보다 이런 게 더 취약하고 불안하다.

4. 기내 화재로 인해 발생한 항공 사고

지금 이 시각에도 전세계에 얼마나 많은 비행기들이 평온하게 날아다니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비행기는 매우 안전한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가 전혀 없는 건 아니며, 그 드문 사고는 이· 착륙 중에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이륙은 연료가 제일 많이 들어있어서 비행기가 제일 무겁고 엔진 출력도 제일 세게 땡기는 때이다. 활주로의 길이는 제한돼 있는데 이미 충분히 가속하여 활주해 버린 뒤에 무슨 이유로 인해 공중으로 뜨지 못하면 사고로 이어진다.

반대로 착륙하려면 엔진 출력과 기체 주행 속도를 줄이고 또 줄여야 하는데.. 이렇게 느려지면 기체의 자세 제어와 조종도 제대로 안 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위치를 잡기가 더욱 어려우며, 돌발상황에 취약해진다. 착륙하려다가 실패/포기하고 재이륙하는 건 조종사에게 굉장한 부담을 주는 기동이다.

이런 외부적인 요인 말고 내부 요인 때문에 발생한 사고도 있다. 옛날에는 기체의 구조적인 결함으로 인한 사고도 있었지만, 그건 수십 년간의 사고 데이터 분석과 비행기 제조사들의 기술 발달 덕분에 없어지는 추세이다. 1970년대 이후에는 차라리 정비 불량의 비중이 더 높으며, 다소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화물칸의 화재'로 인한 사고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항공 163편(1980년 8월 19일, 록히드 트라이스타)은 이륙 7분 만에 화물칸에서 화재가 발생해서 기껏 회항하고 비상 착륙까지 아주 극적으로 성공적으로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그 뒤로 비행기가 곧장 서지 않고 엔진도 꺼지지 않고, 문도 제대로 안 열렸다.

300명이 넘는 승객과 승무원들은 착륙 후에 지상의 기내에서 옴짝달싹 못 하다가 화마에 희생되어 전원 사망했다. 대놓고 추락이나 공중 분해도 아니고 이렇게 멀쩡히 착륙 후에 탑승자가 전원 사망한 사고는 무척 이례적이다. 착륙 후에 기내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탈출이 지체되었는지, 그리고 무슨 수하물에서 왜 화재가 발생했는지는 밝혀지지 못하고 미스터리로 남았다.

남아프리카 항공 295편(1987년 11월 28일, 보잉747-200 계열)은 이륙 후 9시간째 잘 날고 있던 중에 역시 화물칸에서 불이 났다. 화재는 맨 앞 조종실에까지 연기가 들어올 정도로 심각해졌으며, 비행기는 조종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채 결국 아프리카 마우리티우스 섬 근처의 인도양 바닷속으로 추락했다. 역시 전원 사망.

이 사고도 어느 화물에서 화재가 왜 발생했는지는 밝혀지지 못했다.
날짜를 보고 눈치 챈 분도 계시겠지만 이건 대한항공 858편 폭파 테러의 "바로 전날"에 발생한 사고이다. 858도 추락 내지 실종 지점이 나름 인도양 권역인 것이 비슷하다. 비록 후자는 사고가 아니라 사건이지만 말이다.

요것들은 1980년대 이야기이니 지금과는 상황이 동떨어진 것 같지만.. 지난 2011년 7월 말, 아시아나항공 991편 화물기의 추락 사고도 원인이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한 화재였다. 얘는 범인은 밝혀졌지만 역시 왜 뜬금없이 불이 붙었는지는(범행 동기??) 불명으로 남았다.
화물칸 화재로 인한 비행기 추락 사고들은 여느 인재들과 달리 정확한 원인이 규명된 게 별로 없는 것이 더욱 괴이하다.

자동차도 나름 내연기관이 달려 있으며, 비행기만치는 아니어도 사고 시에 화재 위험이 존재하는 물건이다. 그래도 리튬이온과 달리, 자동차의 무거운 재래식 납-황산 배터리는 불이 붙거나 폭발하지는 않는 게 다행이다.
대형 냉동 창고에서 쓰이는 암모니아 냉매는 폭발하지만, 가정용 냉장고의 CFC 내지 그 대체제 냉매는 폭발하지 않고 안전한 것처럼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9/06/13 08:35 2019/06/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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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의 크기별 분류

1. 야외 시계탑

오늘날이야 스마트폰 덕분에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정확한 현재 시각을 얻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해시계· 물시계 같은 자연(?) 시계 말고 자체적으로 돌아가는 시계라는 건 전근대 시절 기계 기술의 정수가 담긴 상당히 비싼 물건이었다. 아주 천천히 오랫동안 안정되게 균일한 속도로 움직이는 기계를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테니 말이다.
그리고 시계가 널리 보급된 뒤에도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 일반인들은 정확한 표준 시각을 알기 위해서 오랫동안 텔레비전 방송의 시각 표시와 시보에 의존해야 했다.

시계가 집집마다 개인마다 쉽게 보유 가능한 물건이 아니었던 시절에는 공공장소· 광장에 커다란 시계탑이 세워지곤 했다. 철도역 광장 같은 곳도 당연히 포함이었다. 이건 20세기 초중반까지, 아직 노면전차와 증기 기관차가 다니고 건물은 온통 빨간 벽돌 외형에다 목재 인테리어가 보편적이던 시절의 얘기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대 병원 시계탑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계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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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한 멀리서도 시각을 확인하라고 탑은 높게 세워졌다. 그렇잖아도 수백 년 전의 옛날 시계들은 추에 작용하는 중력을 동력원으로 삼아서 돌아가는 아주 원시적인 구조였다. 그렇기 때문에 어차피 크고 높게 만드는 게 구조적으로 유리했다.

시계탑은 바늘의 위치로 시각을 시각적으로(?) 표시할 뿐만 아니라, 주요 이벤트는 소리로도 멀리 알릴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뎅뎅' 소리가 나는 종이란 게 달렸다. 옛날에는 시계탑의 종은 사람이 직접 쳤던 것 같다..;;

오늘날이야 시계가 너무 흔해진 관계로 시계탑이라는 시설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물건을 일부러 보존하는 것 말고, 공익을 위해 새로 만들 일은 없어졌다.

2. 실내 벽걸이 -- 대형

금속의 탄성을 이용한 용수철과 태엽 같은 장치가 발명되면서 기계식 시계는 더욱 작아질 수 있게 되었다.
실내에 비치 가능한 시계 중에서 가장 큰 물건은 디스플레이 아래로 '추'가 진자 운동을 하는 '괘종시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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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시계는 매시 정각에는 그 시각 수만큼, 그리고 매시 30분에는 또 한 번 종이 쳤다. 추가 노출돼 있어야 하는 이유라든가, 시계 바늘 위치에 따라 종이 연결되는 원리는 난 잘 모르겠다.

오늘날의 전자식 아날로그 시계는 제일 시끄러워 봐야 1초 간격으로 tick, '째깍' 소리가 나는 반면..
요런 기계식 시계는 근처에서 가만히 들어 보면 정말 사전적인 의미의 '똑딱똑딱'에 충실한 소리가 났다. 마치 열차로 치면 증기 기관차의 고전적인 '칙칙폭폭' 같은 소리인 셈이다. (참고로 "시계는 아침부터 똑딱똑딱"이라는 그 동요는 지금으로부터 거의 100년 전인 1920년대에 작곡됐음)

글쎄, 요즘은 초침 달린 아날로그 형태이면서 '째깍' 소리조차도 안 나는 물건이 있고, 심지어 초침이 계단식이 아니라 물 흐르듯이 등속 운동을 하는 놈도 있지만.. 그래도 등속 운동 시계는 주류 디자인은 아닌지라 흔히 볼 수 있지 않는 듯하다.

전자식 시계는 서 버렸다면 건전지를 교체한 뒤, 뒷면의 자그마한 다이얼을 아무 방향으로나 돌려서 시각을 맞추면 된다.
하지만 기계식 괘종시계는 절차가 이와 달랐다. 무슨 자그마한 공구를 시계 표면의 작은 구멍에다가 집어넣고 돌려서 일명 '밥을 줘야' 했다. 태엽을 조이는 작업이다.

바늘 위치는 별도의 다이얼을 통해 간접적으로 조절하는 게 아니라 그냥 직접 조절하면 됐다. 태엽을 조이고 바늘 모양을 맞춘 뒤에, 무슨 트리거를 또 조작하고 나서 추를 흔들어 주면.. 그때부터 추는 멈추지 않고 시계 바늘과 함께 운동을 시작했다. 어린 시절에 다른 어르신이 시계를 조작하는 모습을 봤던 기억이 전부인지라 기억이 100% 정확하지는 않지만 신기하기 그지없다. 자동차로 치면 타이어를 교환하는 작업 같기도 하고, 밀어서 시동 거는 작업 같기도 하고..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한 뒤에는 시계 바늘을 강제로 역방향으로 돌리는 조작을 해서는 안 됐다. 그러면 바늘과 연결된 내부 장치가 망가질 위험이 있었다. 특성이 전자식 시계와는 여러 모로 달랐다.

3. 실내 벽걸이 -- 소형

뭐, 기계식으로도 시계의 소형화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단지 가성비가 차이가 날 뿐이다.
괘종시계보다 작은 벽걸이 시계는 오늘날도 볼 수 있듯이 지름 수십 cm 남짓한 동그란 원반형 시계가 될 것이다.
기계식 시계는 무조건 아날로그이겠지만 전자식 시계는 아날로그/디지털이 모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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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괘종시계의 소형화 변종으로 '뻐꾸기 시계'라는 것도 있었다. 시계 본체가 새장 모양이고, 매시 정각에는 뻐꾸기 인형이 튀어나오는 그 물건 말이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중반이 돼서야 소개돼서 2000년대까지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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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물건의 원형을 처음으로 생각해 낸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다만.. 얘 덕분에 "뻐꾹 왈츠"라는 곡도 인지도가 올라가고, 웬 뻐꾸기가 시계와 관련 있는 새처럼 사람들 기억에 새겨지게 됐다.
뻐꾸기 벽시계는 시기적으로 최근인지라, 무늬만 괘종시계이지 내부 메커니즘은 이미 전자식으로 다 바뀐 물건이었다.

4. 탁상

시계가 더 작아지면 이제 벽에 고정시켜 놓는 게 아니라 탁상시계 내지 자명종 같은 급이 된다. 귀가 두 개 달렸고 때르르릉~ 울리는 바로 그 시계 말이다.
얘는 사용자가 시계 본체에 수시로 손을 뻗어서 접근 가능하다는 점이 벽시계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래서 알람 기능이 이 레벨에서 드디어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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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금속판을 물리적으로 때리는 방식으로 알람 소리가 동작했다. 구식 다이얼 전화기의 따르르릉 소리처럼 말이다. 그러던 것이 나중에는 다들 그냥 전자음으로 바뀌었다.

본인은 옛날에 전자식 디지털 탁상 시계가 콘센트 하나를 떡 차지하여 돌아가는 형태인 걸 본 기억이 있다. 배터리도, 메모리도 전혀 없었기 때문에 플러그를 빼 버리면 시계는 바로 꺼졌다. 저장하고 있던 시각도 날아갔기 때문에 매번 다시 맞춰 줘야 했다.
그에 반해, 요즘 시계는 전자식으로 돌아간다 해도 전력 소모가 굉장히 작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그냥 건전지만으로 몇 달은 버틴다. AC 전원 자체를 쓰지 않는다.

그나저나 과거에 컴퓨터도 전자식이 아닌 전기식이 있었듯이, 시계에도 메커니즘은 기계식인데 동력만 태엽 대신 모터로 조달하는 '전기식 시계'라는 게 있긴 했다고 한다.

5. 회중

이제 사람이 목에 걸거나 주머니에 넣어서 휴대 가능한 정도로 시계의 크기가 더욱 작아졌다. 이것보다 조금만 더 작아지면 손목에 두를 수 있게 된다. 회중시계에는 '시곗줄'이라는 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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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중시계라 하면 옛날에 의사나 철도 기관사가 한때 사용했던 물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앞부분에서 토끼가 차고 있던 물건, 아이작 뉴턴이 달걀 대신 물에다 삶아 버린(...) 물건, 그리고 윤 봉길 의사가 거사를 앞두고 김 구 주석과 맞교환한 물건 정도로 본인의 기억에 남아 있다.

의사들이야 수술칼을 집고 정교한 수술을 해야 하는데 그 시절의 크고 무거운 손목시계는 거추장스러우니까, 그리고 철도 기관사는 매번 종합 사령실과 시각을 동기화시키고 정시 운행을 해야 하는데 붙박이 벽걸이 시계는 조작이 불편하기 때문에 그 중간 위상인 회중시계가 선호되었다고 한다.

6. 손목

이렇게 작은 시계를 기계식으로 만드는 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역시 매우 어려웠으며 제품도 고가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손목시계가 있으면 활동하는 데 굉장히 편리하기 때문에 20세기 중반쯤부터는 군사 같은 업종을 중심으로 차츰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1940년대 말에 한반도에 들어온 소련군들이 손목시계만 잔뜩 약탈해서 주렁주렁 차고 다녔으며, 6· 25 때 비밀 작전을 펼치던 군인들도 한데 모여서 자기 손목시계의 시각을 동기화시킨 뒤, 각자 흩어져서 작전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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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손목시계가 저렴하게 널리 보급된 것은 아무래도 전자식 시계가 발명된 20세기 후반부터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손목시계는 외형이 미묘하게 남녀 구분도 있는 게 특징이다.
이상이다.

(1)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화면에 흡수되지 않고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있는 시계의 형태는 "3. 벽걸이 소형" 다수, "4. 탁상" 소수, "6. 손목시계" 소수 정도인 것 같다. 스마트폰은 굳이 따지자면 회중시계에 가깝고, 스마트워치는 손목시계 그 자체의 변종에 가깝다. 시계탑, 괘종, 회중시계는 멸종이다.

(2) 옛날에는 매일 한 장씩 찢어 내는 달력도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사라졌다.
그리고 로마 숫자를 1부터 12까지나마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던 곳도 시계였는데 이 역시 요즘 시계에서는 거의 찾을 수 없는 것 같다.

(3) 시계 바늘의 위치와 관련해서..
시계 가게에 있는 시계들은 바늘이 일부러 전부 제각각 랜덤으로 맞춰져 있다는 건 상식이었다. 동기화 메커니즘이 없던 시절엔 모든 시계들을 정확하게 맞춰 놔도 어차피 얼마 못 가 전부 다 어긋나게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모든 CF는 소비자의 심리를 고도로 겨냥해서 바늘의 모양이 제일 괜찮은 10시 10분으로 맞춰 놓네 마네 하는 말이 있었다.
우리는 바늘이라고 하지만 영어로는 needle이 아닌 hand라고 부른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4) 컴퓨터에서는 Windows 3.x까지만 해도 시계 앱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졌다. 시각 표시는 그냥 운영체제 셸의 작업 표시줄에 나타나는 기능으로 축소되었다.
다만, 전문적인 스톱워치/알람 앱은 스마트폰에 존재한다.

(5) 그러고 보니, 용(dagon)이나 성(castle)뿐만 아니라 '종'(bell)도 동양과 서양의 심상이 서로 차이가 난다.
동양의 종은 왕창 거대하며, 나무로 된 큰 막대기로 종의 겉면을 쳐서 소리를 낸다. 그러나 서양의 종은 그렇게까지는 크지 않고, 손잡이를 잡아당겨서 종 내부의 금속판을 속면과 충돌시켜서 소리를 낸다. 소리도 '뎅뎅'보다는 '땡땡 딸랑딸랑'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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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종근당 CF에서 마지막에 늘 나왔던 "CG 황금색 종 + '뎅' 소리" 씬은.. 서양식 종 비주얼에다가 동양식 종소리를 넣은 일종의 짬뽕이다. 무척 흥미로운 사실이다.

(6) 끝으로, 건물 말고 자동차 내부의 시계에 대해서 좀 생각해 보고 글을 맺겠다.
옛날, 한 1980년대까지는 계기판에서 속도계 옆에 아날로그 시계가 덩그러니 놓여 있기도 했다. 그러다가 그 공간은 엔진 회전수를 나타내는 타코미터로 대체되고, 시계는 계기판 또는 대시보드에 디지털 형태로 자그맣게 나오는 형태로 바뀌었다.

요즘 사람에게 스마트폰이 있다면 요즘 자동차는 내비게이션이 달려서 이게 진행 속도와 현재 시각을 자동차의 오리지널 계기보다도 더 정확하게 알려 주고 있다. 그래서 자동차의 자체 시계는 차내 영상 서비스와 통합되어서 따로 나오지 않는 추세이다. 다만, 버스는 앞유리에 자동차 부품으로서가 아니라 완전 별개의 액세서리로서 시계가 걸려 있기도 하다. 승객들이 보라고 말이다.

오히려 차량용 블랙박스가 서버 동기화· 통신 같은 기능이 없기 때문에 내부 시계의 시각이 어긋날 여지가 있다. 여기 시각까지 자동 동기화되는 건 내비와 자동 연계가 되는 순정 블랙박스가 등장하면 도입되지 싶다.

옛날에 자동차의 기기들이 대체로 아날로그· 기계식이던 시절에는 시동이 꺼져 있을 때도 도어의 창문을 돌려서 개폐할 수 있었고.. 연료계 바늘은 언제나 실제 연료량을 가리키고 있었으며, 아날로그 시계도 상시 동작하고 있었다. 요즘 자동차에서는 이런 특성을 찾을 수 없게 됐다.

Posted by 사무엘

2019/06/10 08:29 2019/06/1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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