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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막장 성경 만화

김 성모 + 개그 만화 일화 + 이 말년 스타일의 성경 만화가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1. 사울이 그 창을 던졌으니 이는 그가 말하기를, 내가 창으로 다윗을 쳐서 벽에 박으리라, 하였기 때문이더라. 다윗이 그의 앞에서 두 번 피하였더라. (삼상 18:11)

2. 온 도시가 격동하고 백성이 다 같이 달려들어 바울을 붙잡아 성전 밖으로 끌어내매 문들이 곧 닫히더라. (행 21:30)

전자는 사울 왕이 다윗을 너무 시샘하여 죽이려 하는 장면이며,
후자는 바울이 광분한 동족 유대인들에게 붙들려 가 구타당하는 장면이다.
이때 이런 대사가 하나 들어가면 정말 빵터지지 않을까?

“마침 시간도 인간이 가장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잔인해질 수 있는 저녁 8시. 누굴 끝장내도 정말 아무런 느낌이 없을 것 같아!”

그리고 보너스.

3. 그가 이 말하는 것까지 그들이 듣다가 소리를 높여 이르되, 이런 놈은 이 땅에서 없애 버리라. 그를 살려 두는 것은 마땅하지 아니하다, 하며 (행 22:22)

이건 "네놈을 살려 두긴 쌀이 아까워!" 로 받아쳐 주자. ㅋㅋㅋ

4. 날이 새매 유대인들 가운데 어떤 자들이 함께 단결하고 자신을 속박하여 저주 아래 두고 자기들이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먹지도 아니하고 마시지도 아니하겠다고 말하더라.  (행 23:12)

이들은 웬지 이런 피켓을 들고서 농성을 할 것 같다.
“바울을 죽입시다 바울은 나의 원수”

5. 다윗이 이 말들을 마음속에 두고 가드 왕 아기스를 심히 두려워하여 그들 앞에서 자기 행동을 바꾸고 그들의 손 안에서 미친 체하며 바깥문의 문짝들에 휘갈겨 쓰고 침을 수염에 흘리매 (삼상 21:12-13)

이건 영락없이 개그 만화 일화에서 바쇼 씨가 독버섯 먹고 발작을 하는 장면이다. (3기 9화) ㅋㅋㅋㅋ 다음 14~15절은 아기스 왕 대신 후류 군으로 바꿔서 읽어보기 바란다.

6. 내가 그대를 높여 심히 큰 존귀에 이르게 하고 그대가 내게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행하리니 그러므로 원하건대 와서 나를 위해 이 백성을 저주하라, 하매 (민 22:17)

민수기 22~23장을 읽어보면, 장소 세팅하고서 발람이 웬지 축시의 참배를 거행하는 것 같다. “한겨울에도 귀마개 쓰고 축시”
마치 개그만화에서 스토리가 잘 풀리지 않고 자꾸 꼬이고 돌발 상황이 발생하는 것처럼, 성경에서 발락이 발람에 저주를 요청하지만 저주가 잘 내려지지 않는 것도 똑같다. "죄송합니다. 기분상으로는 분명 저주하는 느낌이었습니다만." ㅋㅋ

7. 엘리사가 이르되, 그러면 가루를 가져오라, 하여 그것을 솥에 던지고 이르되, 퍼다가 사람들에게 주어 그들이 먹게 하라, 하매 솥에서 해를 일으키는 것이 없어지니라. (왕하 4:41)

독초가 들어간 국을 해독하는 방법으로는, “가루를 사용하며 그것을 솥에 던지고...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ㄲㄲㄲㄲ

8. 비록 무화과나무가 꽃을 피우지 못하고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올리브나무에 수고의 열매가 없고 밭이 먹을 것을 내지 아니하며 우리에서 양 떼가 끊어지고 외양간에 소 떼가 없을지라도 (합 3:17)

하박국의 유명한 찬송시는
“비록 코트 안에 마물이 살고 있고, 배구에 걸었던 청춘이 모두 맛이 갔으며 믿을 만한 동료들이 눈이 죽었다 할지라도 나는 여전히 주를 기뻐하며 내 구원의 하나님을 기뻐하리로다” 정도로 패러디 가능하지 않을까? 성경 원전하고 대조해 보면 분위기가 묘하게 비슷함을 알 수 있다!

9. 또 이르되, 내게로 오라. 내가 네 살을 공중의 날짐승과 들짐승에게 주리라, 하니 (삼상 17:44)

골리앗이 다윗에게 한 이 공갈은 김 성모 식 언어로는 “뼈와 살을 분리해 주겠다” 정도로 번역 가능하겠다.

10. 왕이 이르되, 아히멜렉아, 네가 반드시 죽을 것이요, 너와 네 아버지의 온 집이 그러하리라, 하니라. (삼상 22:16)

사울 왕이 자기 멋대로 제사장들을 누명을 씌워 학살하는 장면인데... 앞부분 문맥을 읽어보면 영락없이 아래의 대사가 떠오르게 된다.
“좋다! 솔직하게 말했으니 목숨만은 살려 주겠다”
“그럼 저희는 어떻게 될까요?”
“죽을 것이다!”

11. 나발이 다윗의 종들에게 응답하여 이르되, 다윗이 누구냐? 이새의 아들이 누구냐? 요즘 각각 자기 주인에게서 도망치는 종들이 많도다. (삼상 25:10)

뭥미, 듣보잡, 갑툭튀 같은 말이 자동으로 떠오르는 대사가 아닐 수 없다. 참고로 성경을 찾아보면 ‘이새의 아들’은 다윗을 굉장히 경멸조로 얕잡아 부르는 표현이다.

12. 평안히 가라 (Go in peace)

성경에 여러 번 나오는 표현인데, 본인은 김 성모 만화에서 “안녕히 가라”라고 막장 반말 자막이 떠 있는 동서울 톨게이트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ㅋㅋㅋㅋ

13. 왕이 내게 이르되, 네가 병들지 아니하였거늘 어찌하여 네 얼굴에 슬픈 기색이 있느냐? 이것은 분명히 마음의 슬픔이로다, 하므로 그때에 내가 매우 심히 두려워하며 (느 2:2)

문맥을 모르는 분을 위해 설명을 드리자면 이렇다. 그때는 왕 앞에서 신하가 감히 인상 쓰고 있는 건 굉장한 결례로 여겨지던 시절이었는데, 이방인 왕의 포도즙 시종장이던 느헤미야가 자기 동족과 관련된 슬픈 소식을 듣고서 슬픔에 잠겼고 그 감정을 왕이 간파를 한 것이다.
이 장면을 보면 딱 개그만화일화 대사가 생각나지 않는가?

"포도즙 마실까보냐! 뭣보다 왜 이렇게 유감스러운 표정의 시종장이냐! 이 포도즙 마시는 사람 얼굴이 기분 나뻐!"

14. 성경은 성경이 영감을 받아 기록되었다고 증언하지만, 개그 만화에서는 우사미가 영감을 받아 범인을 잡아낸다. "앗! 사도 바울이 펜을 든 순간, 그의 눈매가 예리해졌다. 이것은 곧 그가 하나님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뜻이다!"

15. 내가 너와 여자 사이에 또 네 씨와 여자의 씨 사이에 적개심을 두리니 여자의 씨는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하시고 (창 3:15)

발꿈치를 내어 주고 목을 딴다고라... 김 성모 만화 대사에서 자주 발견되는 패턴이다.
"가랑비는 맞는다.. 하지만, 폭풍은 내 것이야!"
"한 대 맞고 두 대 친다"
"내 옆구리를 주고 네 목을 가져가는 전략일 뿐이야!" / "내가 십자가에 달린 것은 부활할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하나님도 이런 전략을 구사하셨단 말인가. ㄲㄲㄲㄲ (그렇다고 해서 으윽~ '옆구리를 너무 깊이 찔렸어' 같은 건 없다. ㅜ.ㅜ)

16. 내가 너희에게도 전해 준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님께서 배반당하신 바로 그 밤에 빵을 집으사 ... (고전 11:23)

고린도전서 자체가 육신적으로 옥신각신 티격태격하는 고린도 교회에 대한 책망 내용이다. "우리 이런 일로 싸워서는 안 됩니다. 우리 주님께서 죽으시기 전날 하신 말씀을 생각해 보세요."
아주 경건하고 숙연한 분위기인데 예수님을 졸지에 저팔계로 만들고 말았다.. 그런데 어떡해, 분위기와 대사 패턴이 너무 잘 들어맞는데. 이거 고인드립인가? ㄲㄲㄲㄲ

이 외에도 ‘근성’, “세상이 대충 망한 뒤에”, “안 돼! / 돼!”, “리듬과 파워! 그리고 집중력!”(성경에도 은근히 배틀 씬 많다) 등, 여러 대사가 응용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가령, 아브넬의 부하와 요압의 부하들이 배틀 아레나를 하는 장면에서(삼하 2:14) "나의 40단 컴보는 자비심이 없지", "네놈의 공격 패턴 강약약", "풋 사과", "내 공격을 막는 데 애로사항이 꽃필 것이다!" 같은 대사가 나올 수 있으며,
요압이 자기 정적들을 교활하게 죽이는 장면에서는 "발차기의 모든 것을 보여 주마" 하면서 훼이크로 주먹질을 하는 장면이 충분히 상상 가능하다. ^^;;

저런 만화를 잘 아는 사람들이 성경을 읽는 크리스천인 경우는 거-_-의 없을 것이다.
반대로 성경을 이 정도로 아는 크리스천 중에서 저런 만화에 대해 아는 사람은 전혀에 가깝게 없을 것이다. 어? 그럼 난? ㅋㅋㅋㅋㅋ

* 참고로 성경이 말하는 지옥은 영원한 고통의 장소이지, 아버지와 함께 럭키짱 만화책이나 실컷 볼 수 있는 곳은 절대 아니다. ㅠ.ㅠ
한번 가면 영원히 나올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거기는 무슨 군대처럼
고참도 없고 말년 같은 개념도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0/07/13 12:20 2010/07/1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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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성경을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66권 모두가 하나님의 영감 받은 무오류한 말씀이라고 믿는다.
(그 성경이라는 막연한 존재의 실질적인 구현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본인은 오늘날 실존하는 특정 역본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싸움 나기 엄청 좋으며 이 글의 주제는 그 분야가 아니므로 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특히 그 성경에 기록된 대로 절대자에 의한 세상의 창조를 믿는다.
오늘날 과학에서 말하는 진화론도 워낙 분야가 다양하며 소위 창조론자라는 사람들이 진화론이 뭔지 공부도 제대로 안 하고서 무작정 무식하게 깐다는 식으로 비판을 받기도 한다는 것, 본인 역시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인간이 무에서 우연히 창조되었으며, 내 조상의 100대, 200대.. 혹은 n대로 올라가면 유인원과 원숭이, 아메바로까지 거슬러올라간다고 진화론이 가르친다면 본인은 그런 학설은 누가 뭐래도 당연히 거부한다.

이 외에도 본인은,
창세기 1장에 기록된 6일 창조는 문자적인 24시간이었다고 믿는다. 식물이 셋째 날에 먼저 창조되고 나서 그 이튿날에 해와 달이 만들어진 마당에, 그 하루가 수억 년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하나님은 출 20:11 같은 곳에서 인간의 6일과 천지 창조 6일을 명백하게 동일선상에 놓으심으로써, 쓸데없이 원어라든가 영적 해석 나부랭이를 동원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해 놓았다.

다음으로 본인은 모든 인류의 조상은 아담이며, 인류의 역사는 그로부터 약 6천 년 남짓이라고 믿는다.
고대인은 미개인이 결코 아니었으며 불이라든가 바퀴 같은 건 거의 아담 시절부터 곧바로 만들거나 활용하기 시작했다. 농사도 바로 짓기 시작했다. 인간은 바보가 아니다. 정말 아니다.

여기까지는 창조 교리에 관한 한, 본인의 견해와 우리나라에서 '창조 과학회'라고 불리는 단체의 견해는 서로 정확하게 일치한다. 실제로 본인은 어렸을 때 창조 과학회에서 가르치는 여러 지식에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얻은 유익은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많다.

자 그럼, 이제 견해가 어긋나기 시작한 분야를 털어놓도록 하겠다.

본인은 인류의 역사만 6천 년이라고 믿지, 지구와 우주의 나이까지 덩달아 그렇게 짧다고 믿지 않는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성경과 과학이 일치하기 위해서 우주의 나이가 짧아야 할 필요는 없다' 주의.
사실, 성경엔 우주의 나이가 얼마인지 나와 있지 않으며 그건 인간이 알 수 없다. 그 이상은 순전히 과학의 영역이다.

창조 과학회는 '필트다운 인 구라설' 같은 걸 파헤치면서 생물학의 진화론자하고만 싸우면 됐던걸 자기 깜냥으로 지질학, 천문학 우주론 등마저 깡그리 부정하고 그야말로 과학계에서 자기네만의 영역을 개척해야 할 지경이 됐다. 그런데 종교적 신념을 떠나서 창조 과학회에서 내놓는 대안이라는 게 학문적으로 보기에 심하게 허접한가 보다. 그래서 사이비 과학 취급 받으면서 까이고 있다. 마치 과거에 말씀 보존 학회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기성 교회들로부터 간증을 잃었듯이 말이다.

과거에는 빛의 속도가 더 빨랐다거나, 달에 쌓인 먼지 두께라거나, 지구 자기장의 반감기라든가... 지구/우주의 나이가 젊다고 내놓는 근거들은 다 과학적으로 반박되어 있다(고 한다). 창조 과학 진영에도 전문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천문학을 전공하지도 않은 사람이 어줍잖은 지식으로 우주론을 논하고 현대 생물학을 전공하지도 않은 사람이 엔트로피 운운하면서 진화론 까는 모습이 세속 학계에서는 상당히 찌질한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는 듯.

심지어 크리스천들 중에서도 이런 추태 때문에 창조 과학회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며, 특히 연세 대학교 천문학과 이 영욱 교수의 경우(물론 크리스천) 강연과 글을 통해 창조 과학회 안티를 공공연히 자처하고 다니는 걸로 유명하다. 빅뱅(대폭발설)은 이제 의심하고 싶어도 의심할 수 없는 100% 절대무오 확실한 정설이 맞으며, 창조 과학회가 주장하는 성년 우주설이라든가 광속 가변설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오류라고 너무 단호하게 딱 잘라 말을 하는데, 본인은 과학 지식이 없으니 그에 대해 뭐라 코멘트 할 수가 없다.

2008년 가을엔 창조 과학회 주요 간부이던 양 승훈 교수가 "나도 다시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지구와 우주 나이는 많은 것 같아" 하고 커밍아웃을 한 후 창조 과학회를 탈퇴해서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
그런데 이렇게 우주의 나이가 많은 쪽으로 돌아선 사람들은 결국 어디로 가는가 하면, 필연적으로 창세기 1장의 문자적 해석을 포기하는 쪽으로 빠진다. 하나님의 언어와 인간의 언어가 어떻게 같을 수가 있냐? 이 day라는 단어가 히브리어 원어로는 year가 될 수도 있고 두리뭉실 궁시렁궁시렁...;;; 나중엔 성경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자체를 공격하는 쪽으로 간다는 것이다. 그럼 도대체 진실은 어디 있을까?

이 모순을 속 시원하게 해결하는 것이 바로 간극 이론(gap theory)이다.
창세기 1:1 (천지창조) - 2 (심판의 결과로 땅이 혼돈) 사이에 엄청나게 긴 시간이 흘렀고 그 후 3절 이후부터 6일 창조는 문자적인 24시간이요, 인류의 역사는 6천 년이라는 시나리오이다. 우주의 나이까지 6천 년으로 좁힐 필요도 없고, 무리하게 6일 창조를 늘어뜨릴 필요도 없다!

그런데 간극 이론은 기독교계 내부에서 굉장히 논란이 많은 주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게 무슨 아담 이전의 인간 조상이라든가 귀신론을 주장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오해하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으며, 간극 이론은 성경과 과학을 바르게 풀이하는 열쇠이다.

간극 이론의 핵심은 창 1:2의 without form and void를 마치 렘 4:23처럼 매우 부정적인 심상(=심판의 결과)으로 본다는 것이다. 본인은 비행기 사고로 끔살 당한 희생자 시체 중에, 새까맣게 타고 특히 이목구비가 싹 없어진 민얼굴을 사진으로 본 적이 있다. 후덜덜;;; 그게 바로 without form and void인 얼굴이다. 정확하다.

반대로 간극을 믿지 않는 사람은 창 1:1-2를 창세기 1장 전체의 주제 문장으로 보고, 2절은 창조 중간 과정이나 준비 상태로 해석한다. 식사를 준비하기 전의 조용하고 깔끔한 부엌을 without form and void 상태라고 비유하는 글을 봤다. 심지어는 첫째 날이 "하늘과 땅도 창조하고" 빛도 창조한 날이라고 뭉뚱그리기도 하는 듯. 하지만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거 같다. C/C++ 언어에도 등장하는 void는 공허하고 뭔가 비정상적이거나 최소한 관념적으로 텅 빈 심상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간극 이론은 인간 이전의 온 우주가 물로 멸망한 적이 있다고 가르치며, 벧후 3:6을 노아의 홍수로 보지 않는다. 간극 이론은 물과 어둠이 언제 창조되었는지를 알려 주고, 천사라든가 사탄 마귀는 언제 창조되었고 언제 타락했는지에 대해서도 딱 떨어지게 답이 나온다. 6일 창조 중 둘째 날에만 왜 하나님께서 보기 좋았다는 말을 안 하셨는지가 정확하게 설명된다는 것도 아주 큰 매력이다! 본인은 이 논리를 깨달은 뒤부터 간극 이론 매니아가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젊은 우주 진영에서는 노아의 홍수만으로 지구의 모든 지질학적 격변을 다 설명해야 한다. 단적인 예로 그쪽의 주장대로라면 노아의 홍수 이전에는 지구상에 화석 연료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니, 인류는 창조 후 약 1600년 동안 석탄과 석유가 없이 살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서 노아가 방주를 만들 때 사용한 역청(pitch)은 아스팔트 같은 석유 화합물이 아니라 송진이라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간극을 믿으면 굳이 그렇게 단정지을 필요가 없다. 우주와 지구의 나이가 길다는 증거는 아무 무리 없이 받아들이면 되고, 젊은 듯이 보이는 증거에 대해서는 6천여 년 전쯤에 한번 우주 물청소를 해서 그렇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된다. 달이나 화성 같은 여타 행성에서 과거에 물이 흐른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뉴스 보도는 간극 주장자에게 아주 유리하게 작용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여러 논쟁거리가 있으나, 이 글에서 더 다루지는 않겠다. 젊은 우주를 믿는 분들은 본인과 같은 믿음에 대해서 "과학과 신앙의 절충"이라는 딱지를 붙이면서 버럭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건 절충이나 타협이 아니다. 제아무리 "선장은 배와 함께 가라앉는다"란 말이 있다고 한들, 선장도 충분히 구조될 수 있는 상황에서 선장이랍시고 굳이 똥고집 부리면서 침몰하는 배에 남아 개죽음 당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객관적으로 싸울 필요가 없는 분야에서까지 바이블 빌리버들이 세속 과학을 상대로 전투종족이 될 필요는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간극만치 기독교의 여타 근간 교리(특히 마귀론!)와 예표에 잘 부합하고 현대 과학하고도 충돌 안 하는 멋진 교리는 찾을 수 없는데 왜 이렇게 간극이 오해 받고 이단시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다시 말하지만 간극 이론은 진화론과의 절충이 아니며, 아담 이외의 인류 조상을 주장하지 않고 문자적인 6일 창조를 부정하지도 않는다. 간극을 반대하더라도 제대로 알기나 하고서 반대했으면 좋겠고, 창조 과학회는 젊은 우주를 주장하더라도 좀더 업데이트된 최신 과학적 데이터로 밀어붙였으면 좋겠다.

평소에 성경을 믿지 않았거나 성경에 대해 잘 모르는 분이라면 이 글을 어떻게 받아들이려나 모르겠다. 진화론자 욕하는 내용은 없으니 부담 없이 편하게 읽으셨길 바란다. 아무튼, 이런 식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본인 같은 사람(교회 진영)도 있음을 밝히는 바이다. ^^;;

* 2011년 12월 5일 추가
요약하자면, 원창조· 재창조 문제는 without form and void를 아래 그림에서 왼쪽처럼 보느냐, 오른쪽처럼 보느냐 문제와 정확히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잘 알다시피 왼쪽은 짓다가 만 미완성 건물인 반면, 오른쪽은 완공되었다가 파괴된 건물의 잔해이다.
세상에, 이걸 떠올리고는 내 머리에 내가 감탄하고 말았음.. -_-;; ㅋㅋㅋㅋ

Posted by 사무엘

2010/07/09 09:08 2010/07/0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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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회복>

※ 요약
 
1월 17일 오전 예배 때 우리 교회 목사님으로부터 소개 받은 독립영화 <회복>(김종철 감독)을 그 날 저녁에 청년부 명의로 단체 관람을 했다. (뭐 그래 봤자 본인 포함해 총 5인이었지만..)
 
정말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은 내용이었으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런 기독교 컨텐츠가 외국물 번역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정말 믿어지지 않으며 대단하고 자랑스럽다.
일제 강점기 교회 수난사라든가 북한/조선족 지하 교회 이야기처럼 민족주의 정서(?)가 전혀 없이도 이렇게 감명 깊은 영상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이스라엘의 문자적 회복을 믿고 예수님의 전천년 재림을 사모하는 바이블 빌리버라면 누구라도 볼 가치가 있음을 본인의 이름을 걸고 추천하는 바이다.
 
이 정도의 감격은, 본인이 KJV 초창기에 읽은 바 있는 <에큐메니즘의 이상과 우상>(구영재 저) 이래로 처음인 것 같다. 이것도 번역서가 아닌 국내 저서라는 게 믿기 어려운 수준인 책인데, 그 책이 다루는 분야는 유럽의 종교 역사 내지 국제 정세인 반면, 저 영화는 이스라엘이라는 점이 차이이다.
 
※ 첫인상
 
목사님께서 처음에 이 영화에 대해 언급하셨을 때 본인은,
뭐 또 할리우드에서 쉰들러리스트라든가 아니면 비슷한 급의 시사/다큐멘터리 영화가 나왔나.. 유대인 관련 음모론은 다루나.. 그 정도로 짐작만 했을 뿐, 정보가 없었다.
 
제목이 '회복'이라고 하기에, 주찬양 선교단 극렬 매니아인 본인의 머리에 바로 뜨는 인덱싱 결과는, 그저 10집 앨범 <회복>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게 아니고, 이 <회복>은 놀랍게도 국내에서 제작된 독립영화이다. 감독은 수십 회의 이스라엘 방문 경력을 지닌 이스라엘 전문가였다.
관람하는 사람들은 거의가 크리스천들이고 교회에서 추천을 받아서 보거나 아니면 아예 단체 관람을 하는 경우였다.
할리우드 영화를 볼 때면 영화 상영 전에 거의 10~15분은 온갖 광고들이 나오는데 역시 독립 영화이다 보니 그런 게 전혀 없는 게 매우 인상적이었다.
 
본인은 예전엔 영화관의 내부 모습이 철도역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공항과 더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영화 상영 도중에 일부 사람들이 나가거나 들어가지는 않는다는 것(정차역). 들어갈 때 사람이 표를 검사한다는 것, 처음에 비상시 대처 요령이 방송된다는 것 등이 공항 내지 비행기 여행과 매우 비슷하다. ^^ 역시 경험이 안목을 키우는 것 같다.
 
※ 영화 내용
 
예수님을 믿는 어느 유대인 가정이 괴한으로부터 폭탄 테러를 당하는 얘기를 소개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이런 짓은 90% 이상 이스라엘을 싫어하는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의 소행으로 치부하기 쉬운데 놀랍게도 그렇지 않았다.
폭발 현장을 분석한 결과 이것은 팔레스타인이 아니라 이스라엘 군대를 전역한 사람의 소행으로 판명된 것이다.
 
잘 알다시피 이스라엘은 사방이 적국으로 둘러싸여 있다. 여자까지 군대로 징집해야 할 정도로 국방이 위태롭다.
그런데 서로 그렇게도 사이가 나쁜 이스라엘과 인근 팔레스타인 국가들은 그래도 일말의 공통분모를 공유하는 게 있다. 바로 예수님을 안 믿으며, 기독교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유대인의 진정한 우군인 크리스천들에 대해서 온갖 나쁜 감정을 갖고 있고 오히려 적군과 그런 사이라니!
마치 빌라도와 헤롯이 전에는 원수였다가 예수님으로 인해 친구가 되었듯이(눅 23:12), 이들 사이의 불의한 동맹은 적그리스도에게 낚여서 그를 메시야로 받아들일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대다수의 불신자들이 천주교와 기독교를 분간할 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천주교니 개신교 나부랭이 따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그저 구교 신교 할 것 없이 자신들을 예수님을 죽인 민족이라고 정죄하고 괴롭히고, 십자가 내밀면서 못살게 군 코쟁이 원수일 뿐이다. 까놓고 말해 그들은 히틀러도 기독교의 교리대로 유대인들을 학살했다고 믿는다. 그러니 기독교 얼마나 싫어하겠는가?
 
이스라엘 내부에서 정통 유대교는 국교로 강제된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다 그렇게 메시야를 기다리면서 정통 율법주의자인 것은 아니다. 그들 중 일부가 그렇다는 거지, 이스라엘 내부에도 무신론자, 불가지론자, 자유주의자 등 별별 사람들이 다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서 예수를 믿는다고 해서 나라 법에 의해서 박해 내지 벌을 받는 건 아니다. 단지 왕따가 되고 그런 유대교 신봉자들로부터 사회적 배척을 받게 되는 것이다.
배척하는 짓이 너무 오버이다 싶으면 이스라엘 경찰이 출동해서 제지도 하긴 하지만.. 그들도 이런 일에서는 좀 손 떼고 싶어한다.
 
배척을 어느 정도 받는가 하면, 마을 사람들이 예수 믿는 사람 얼굴을 사진 찍어 간 후 전단지를 마을에다 뿌린다. 이 사람은 요주의 인물이고 '당신들을 설득하여 거의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는' 불순분자이니 조심하라는 내용으로 말이다. 그리고 크리스천의 집 앞에서 농성도 하고, "2천 년 전에 죽은 사람을 숭배하는 우상 숭배자", "당신네 종교 때문에 히틀러는 지금도 외롭지 않을 거다" 같은 폭언 악담도 한다.
심지어는 교회 앞에서 죽치고 앉아 농성을 하거나 예배 진행을 못 하게 난동을 부리고, 예배당을 드나드는 사람에게 위압감을 주려고 1인 시위, 침묵 시위 별 걸 다 하더라. 그 중에 엄청 과격한 사람들은 아까처럼 폭탄 배달까지..
 
사람이 인간의 육신을 자극하는 종교 하나에 심취하면 저렇게 된다는 걸 느꼈다.
새까만 정장과 모자에 긴 턱수염을 한 랍비 아저씨가 평소에는 그래도 일말의 멋이 있어 보였는데.. 저러는 모습을 보니까 싸이코처럼 보였다. -_-;;
유대교 회당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는데, 거기는 오히려 천주교 성당과 분위기가 비슷해 보였다. 기도문 암송하고, 남녀 할 것 없이 머리에 면사포 뒤집어쓰고..
 
그들은 진짜로 예수님에 대해서는 그냥 2천 년 전에 죽은 사람 내지, 기존 유대교 체계에 반발하여 새로운 종교를 만든 이단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자기네 나름대로 메시야의 조건을 규정해 놓고 있는데, 지금까지 몇몇 랍비는 그 조건 중의 일부만을 충족한 경우가 있으나 완전한 메시야는 아직 안 왔다는 식이다.
신약 성경도 내용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지 않았다. 유대인에게 예수님을 전하는 도구는 구약 성경뿐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기독교와는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유대교 환경에서, 그것도 2, 30년 전만 해도 전국에서 정말 몇백 명에 불과하던 "메시야닉 쥬" -- 예수님을 영접한 유대인 -- 가 지금은 1만 4천여 명 수준으로 불어났다고 한다. 로마서 11장 내용이 진짜 자기네 이야기라는 것을 아는 유대인의 인터뷰를 보게 될 줄이야! 이런 사람들의 영향으로 대환란 때 14만 4천 명의 유대인 환란 성도가 준비되지 않을까 싶다.
 
이들은 길거리에서 전도지 나눠 주고, 도로변에 현수막을 펼치면서 정말 과감하게 복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방해도 많이 받았다. 예수님의 승천 후, 복음은 지금까지 세계를 한 바퀴 돌고 나서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온 거라 한다.
유럽은 이제 교회에 노인들밖에 안 남았고 오히려 아시아에서 역선교를 해 온다. 동방의 예루살렘이라던 한국도 100년 전의 평양 대부흥은 이제 안드로메다로 갔고, 크리스천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러는 중에 정작 예수님을 배척했던 이스라엘이 꿈틀꿈틀 각성 중이다. 정말 이제 이방인 경륜은 끝이 얼마 안 남았다!
 
유대인의 실족과 실패만으로도 이방인들에게 얼마나 큰 유익을 끼쳤는데, 하물며 이들이 나서서 예수님을 알아보고 그분으로부터 받은 복을 세상으로 나눈다면 세상은 얼마나 더 밝아지고 그들은 일등 선민 노릇을 하게 될까? (롬 11:12)
메시야닉 쥬들은.. 자기 동족이 지금까지 이방인들로부터 당한 설움을 이제 자기들한테 똑같이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들을 미워하지 않으며 동족을 위해 기도한다. 그들은 자기를 박해하는 게 신명기 13장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는 신명기 13장이 아니라 신명기 18:15가 적용된다는 걸 증명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역시 유대인들은 지금도 표적을 요구할 권리가 있는 민족인가 보다. 예수님을 좀 보여달라고 했더니 꿈에서 나타났다고 한다. 체험으로 표적을 보고 곧장 예수님을 영접했다는 사람들의 인터뷰가 영화 중에 줄을 잇는다. 영화 앞부분에서 폭탄 테러를 당한 그 사람도 정말 기적적으로 치유를 받았다.
물론 이들이 다 바르게 믿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영화에서 언급되지는 않지만, 예수 믿고 구원은 받았는데 아직 교리적으로 정확하게 알지 못해서 여전히 사도행전 15장처럼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다.
 
예수님을 배출하였으나 수천 년을 예수님 없이 지내 온 이스라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새로운 흐름!
모세오경을 골수로 암기하면서 자란 그들이 스스로 홍해가 갈라진 기적이나 여리고 성이 무너진 기적보다 더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한다.
유대인의 덕을 본 이방인 중 하나로서, 본인에게 큰 도전과 유익이 되는 다큐멘터리가 아닐 수 없었다.
 
국민 대다수가 영어 무진장 잘 한다는 건 엄청 부러웠다. 예수님이 어떻게 하나님이냐 하는 말싸움까지 유창한 영어로... =_=;;
영화 중에는 예루살렘의 구원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내용이 계속 반복되는데, 원래 오리지널 구절은 이렇다.

예루살렘의 화평을 위하여 기도하라. 너를 사랑하는 자는 형통하리로다. (시 122:6)

이상 이것으로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20 09:44 2010/01/2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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