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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하중도들

섬이라고 하면 보통은 망망대해의 한가운데에 외로이 솟은 섬만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강이나 호수에도 섬이 있을 수 있다. 가령, 남이섬은 북한강에 놓여 있는 꽤 큰 하중도이며, 현재는 유료 유원지로 꾸며진 사유지이다.

1. 선유도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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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상수도 정수 시설이 있었고 그게 지금은 무슨 툼 레이더 맵 같은 기묘한 지형을 지닌 '선유도 공원'으로 잘 변모해 있다.
양화대교가 얘의 동쪽 끝부분을 스쳐 지난다. 그리고 강남의 양화 한강 공원에서도 별도의 다리를 통해 여기로 접근할 수 있다.

2. 노들섬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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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사유지였다가 서울시에서 땅을 사들였다. 그런데 그 뒤에 얘를 그냥 무인도로 놀린 건 아니고, 최소한의 산책로만 뚫어서 생태 공원을 만든 것도 아니고.. 여기에다 뭔가를 만들려는 사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오랫동안 갈팡질팡했다.
한강대교가 노들섬의 정중앙을 관통한다. 현재는 다리의 서쪽 구간은 적당한 상업 시설과 풀밭, 산책로가 꾸며졌고 동쪽 구간에는 좀 더 야생스러운 숲이 조성된 것 같다. 뭐, 적절한 활용인 것 같다.

선유도는 육지에서 가까운 편인 반면, 노들섬은 강의 정중앙에 있어서 육지에서 좀 멀다.
노들섬 내부에도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공간이 매우 작기 때문에 사실상 작업· 업무 차량 전용이라고 봐야 한다. 인근의 강북 이촌 한강 공원 주차장에다 차를 세우고 걸어 오는 게 속 편하다.

3. 밤섬 (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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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교가 관통하는 하중도로, 한강의 하중도들 중에서 제일 신기한 놈이지 싶다.
얘는 위의 선유도· 노들섬보다 훨씬 더 크고 조선 시대엔 실제로 입주민이 있어서 뽕나무 농사까지 지었다고 한다. 본토와의 왕래는 물론 나룻배로 했고..
그러나 이 섬은 1960년대 말에 안보상의 이유가 아니라 그냥 강물 선형의 변경과 도시 개발 명목으로 무인도로 처리됐다. 주민들은 내륙으로 강제 이주 당했으며, 섬은 한번 폭파까지 됐다고 한다.

그랬는데 현재는 퇴적물이 또 쌓이면서 섬이 폭파 이전 시절보다 덩치가 더 커졌다. 이런 게 자연의 회복 능력인 건지..?? 그 위에 울창한 숲도 꾸며져서 철새 도래지 내지 천연 자연 생태의 보고처럼 바뀌었다.
그래서인지 얘는 위의 두 섬과는 달리, 공원 형태로도 일체 개방하지 않는 무인도로 꽁꽁 봉인되어 있다. 서울의 DMZ처럼 남겨 두려는가 보다.

지난 2009년에는 "김씨 표류기"라고 꽤 참신한 소재의 영화가 개봉했었다. 주인공이 한강으로 투신 자살을 시도했는데 실패하고, 어쩌다 보니 근처의 밤섬에 기어 들어가서 혼자 살게 된다. 망망대해 무인도도 아니고 서울 한강 한복판의 무인도에서 야인처럼 산다니 정말 낭만적이지 않은가?? 나도 한번 그렇게 살아 보고 싶다.ㄲㄲㄲㄲㄲ

소재 설정뿐만 아니라 영화로서의 작품성도 뛰어났는지.. 비록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마치 "지구를 지켜라"처럼 재평가도 받고 있는 듯하다.
그러고 보니 식인 멧돼지가 나오는 '차우'도 2009년작이고, 일제 강점기 대체역사물인 '로스트 메모리즈'도 2009년작이니.. 이때 어째 국내에서 뭔가 참신한 영화들이 여럿 만들어졌던 것 같다. 하지만 본인은 2009년 당대에는 이런 작품들을 전혀 접해 보지 못했다.

물론, 이 영화는 현실성은 전혀에 가깝게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_-;;
한강 다리 정도의 높이에서 뛰어내리면 착수 직후에 충격이나 저온 쇼크 때문에 매우 높은 확률로 곧장 의식을 잃으며, 그대로 익사하게 된다. 자살할 의도가 전혀 없었던 성 재기 아재도 옛날에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렸다가 밤섬으로 불시착은.. 개뿔, 그냥 서강대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리고 밤섬은 무인도이지만 공무원들이 주기적으로 찾아와서 순찰하고 나무들을 관리하고 새똥을-_- 치우는 등 청소도 한다. 한 사람이 저렇게 오랫동안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저기에 짱박혀 있는 건 절대 가능하지 않다. 열차를 탈취하는 게 현실에서 절대 가능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튜브, 라이터를 켜라).
그래도 저 영화에서도 주인공이 결국 공무원들에게 들켜서 본토로 송환되긴 하니, 최소한의 현실은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4. 백마도 (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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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선유도처럼 강남 내륙 쪽에 가까이 붙은 자그마한 섬으로, 김포대교의 바로 옆에 붙어 있다. 하지만 이 섬은 생태가 아닌 군사· 안보 명목으로 민간인의 접근이 금지된 무인도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이 섬에 작정하고 군부대가 지어져 있거나 인터넷 지도에서 흐리게 가려졌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반대로 위장을 위해 숲이 울창하게 꾸며져 있다거나 하지도 않다.
언덕 하나만 빼면 섬의 대부분은 그냥 황무지 뻘밭이며, 거기 중앙에 헬리패드가 만들어져 있는 정도이다.

이 섬은 1 21 김 신조 사태를 계기로 1970년쯤에 군사 시설로 둘러싸이고 무인도로 봉인되었다고 한다. 무장공비가 서울로 침투하는 걸 봉쇄하기 위해 청와대 근처의 산들은 몽땅 요새화됐으며, 한강 하류도 온통 철조망이 둘러졌다. 한강 내지 임진강의 하구 끝자락은 강만 건너면 바로 북한 땅이기 때문이다.
이때 백마도는 서울의 적당한 외곽에 있겠다, 적당한 크기에 내륙에서도 그리 멀지 않으니 한강을 경비하는 용도로 찜해지게 됐다.

그나마 2013년부터는 거의 1년에 한 번(하루)꼴로 500명 남짓 예약을 받아서 민간 개방 행사도 하는가 보다. 단, 섬 내부의 촬영은 금지이기 때문에 주변 사진은 언론 보도 자료 말고는 딱히 없다.
요즘이야 북괴가 핵과 미사일로 도발하고 있지, 이렇게 무식하게 침투를 하지는 않으니 1970년대 스타일의 서울 경비는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대비를 전혀 할 필요가 없는 건 또 아니니 원..

백마도의 바로 곁을 지나는 김포대교는 고속도로(수도권1순환) 교량이다. 이 고속도로가 동쪽 고리에서 통과하는 교량은 강동대교이다.
그리고 백마도 일대에는 한강 수중보가 설치되어 있다. 다른 수중보는 잠실대교 부근에 있다. 한강의 수심 유지, 바닷물의 역류 방지 등의 목적으로 설치되었는데, 북괴 잠수함의 침투를 방지하는 목적도 덤으로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5. 보너스: 초평도(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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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한강이 아니라 임진강에 있는 넓은 섬이면서 섬 전체가 천연 습지이다. 먼 옛날에는 여기서 논농사도 지어졌다고 하지만 6· 25 전쟁이 끝난 뒤에는 얄짤없이 무인도로 전락했다. 다만, 강 건너편이 당장 북한 땅이나 DMZ인 건 아니고 그냥 민통선 지역이다. 백마도와는 달리, 이 섬 자체가 무슨 군사 시설로 쓰이고 있는 건 아니다.

남북 통일이 된다면 군사· 안보 위협은 없어지겠지만 자연 상태 보존을 위해서 여전히 무인도 지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교량 같은 건 없으니, 이 섬에 접근하는 수단은 어차피 나룻배(...보트)밖에 없다.

이상이다.
산 정상뿐만 아니라 하중도도 군사 시설로 쓰이는 경우가 있는 것이 흥미롭다.
한강은 김포 방면의 하류 말고 하남· 양평 쪽에도 하중도가 몇 개 더 있는데, 이런 것들은 국유지 사유지 같은 소유 관계는 어찌 되는지 모르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2/03/13 08:35 2022/03/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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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뢰와 올무

전쟁터에서 적군을 총포를 쏘거나 수류탄을 터뜨려서 죽일 수 있지만, 지뢰나 부비트랩 같은 걸로 더 교묘하게 죽일 수도 있다.
동물을 사냥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포수가 총을 쏴서 잡을 수 있지만, 지뢰의 사냥 버전격인 덫이나 올무, 함정도 있다.

지뢰의 경우, 비록 현실이 시궁창이긴 하지만 세계적으로 다같이 사용을 금지하려는 협약이 맺어지고 있다.
옛날에 전쟁도 낭만주의에 입각해서 하던 시절엔 잠수함이나 저격수조차 신사답지 못하고 치사하고 비열하다는-_- 볼멘소리가 나오긴 했지만.. 요즘은 그 정도는 아니다. 무장한 적군을 낚고 유인하고 속여서 죽이는 것이야 잔인하다느니 비인도적이라느니 따질 필요가 없다.

단지, 지뢰는 한번 설치하고 나면 설치한 쪽에서도 제대로 파악과 통제가 안 되고 훗날 적군뿐만 아니라 무고한 민간인까지 아무나 잡을 수 있는 게 문제이다. 그래서 금지할 뿐이다. 독가스를 금지하는 것과 좀 비슷한 이유랄까..??
아무나 밟았을 때 무작정 터지는 지뢰 말고, 아군이 보고 직접 격발시켜야 터지는 크레모아 같은 지뢰 바리에이션은 저런 규제 대상에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

다음으로 동물 사냥 쪽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유해조수라 하더라도 총 쏴서 바로 숨통을 끊든가, 포획틀을 설치해서 가두는 식으로 잡아야 한다. 올무로 발목만 묶어 놓고 죽을 때까지 고통스럽게 방치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이거 무슨 발목 지뢰도 아니고..

이건 동물 사냥용 올무가 사람도 해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전적으로 동물의 입장에서 비인도적이고 잔인하기 때문에 금지이다. 지뢰가 금지인 이유하고는 관점이 살짝 다르다.
게다가 동물을 목을 조르거나 흉기로 때려서 잔인하게 죽이는 것, 같은 종의 동물이 보는 데서 죽이는 것도 법을 FM대로 적용하자면 다 동물학대죄이다. 현실에서 법이 얼마나 잘 지켜지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단, 쥐덫은 당연히 예외이다. 쟤들은 해를 끼치는 게 워낙 많은 데다, 애초에 산을 초월하여 실내까지 대놓고 침입한다. 그러니 이건 야생동물 사냥이라기보다는 해충 구제에 가까우며, 거의 파리 모기 바퀴벌레 잡듯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잡게 된다.
그리고 민통선 이북에서는 애초에 엽총을 반입해서 유해조수를 잡을 수가 없기 때문에 올무를 설치하는 게 부득이하게 허용된다고 한다.

그러니 민통선 이북과 DMZ 안은 워낙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사냥용 올무가 허용일 뿐만 아니라 지뢰도 절대로 없어질 수가 없는 위험한 동네인 셈이다. 사람과 동물에게 모두 말이다. 비무장.. 총을 사용할 수 없게 해 놓으니 다른 꼼수가 발달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동물과 사람, 그리고 동물 중에서도 일반적인 놈과 해로운 놈을 바라보는 법의 관점이 이렇게 차이가 있다.

2. 산탄총과 엽총

우리나라는 총검 같은 흉기에 대한 규제가 세계 평균 이상으로 까다롭고 심한 편이다. (이것 말고 또 규제가 심한 분야로 보이는 건 이륜차의 고속도로/자동차 전용 도로 주행 금지..)
좁아 터진 동네에서 국력과 공권력이 약하고 과학 수사 기술이 부족하고 사회는 혼란스러우니, 그냥 명분과 이유를 불문하고 폭력 자체를 일체 못 쓰게 찍어 누르는 쪽으로 법과 행정 체계가 짜인 것 같다. 그게 사회를 제일 저렴하고 쉽게 통제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런 오랜 관행이 도가 지나쳐서 정당방위를 너무 인정하지 않는 게 비판받고 있다. 괴한이 자기를 칼로 찔러 죽이려 해서 필사적으로 저항하다 결국 돌로 쳐서 사망· 중상을 야기하고 간신히 빠져나오면 과잉방어다.

냉정하고 침착하게 맨손 격투만으로 칼을 빼앗아서 멀리 던져 버리기만 해야 정당방위라니.. 이건 말인지 방귀인지 무슨 참신한 개드립인가?
"차가 갑자기 급발진 폭주하면 냉정하게 브레이크 밟고 기어 N으로 바꾸고, 그래도 차도가 없으면 옆의 담장을 긁거나 앞차를 박아서라도 세웠어야지? 왜 요리조리 피하면서 차가 계속 속도가 붙게 놔 두다가 더 큰 사고를 냈냐? 그러니 너는 유죄" 이것보다 더한 어거지가 아닐 수 없다.

부당하게 먼저 선빵 날리고 피해를 끼친 놈이 큰 벌을 받는 게 아니라, 그냥 결과적으로 상대방을 더 많이 때린 놈이 더 큰 벌을 받는 것은 지나친 행정 편의주의이며 심각한 문제가 있다.
블랙박스가 없던 시절에 "바퀴가 굴러가는(= 운동 에너지가 존재하는) 차들끼리는 무슨 대놓고 중앙선 침범하고 배째라 한 게 아닌 한 100:0은 없다. 똥이라도 더러우니까 피했어야지 그러지 못했으니 너도 과실 쪼금~~" 이러던 미개한 관행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뭐 그건 그렇고..

우리나라는 총칼을 소지하려면 각 물건별로 신고를 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았더라도 그걸 길거리에서 공공연하게 드러내 보이며 다닐 수 없다. 특히 열병기인 총은 내돈내산인 물건마저도 평소에 경찰서에 영치해 놓아야 하며, 수렵 기간에만 극히 제한적으로 불출해서 사용할 수 있다.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생각 같아서는 나라에서 사람을 해칠 수 있는 모든 날붙이의 소지를 금지해 버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러기란 당연히 절대 불가능하다. 일본도(刀) 진검이나 군용 대검이야 명백한 규제 대상인 반면, 문구류인 커터나 부엌 식칼은.. 몽땅 없앴다간 아예 일상생활을 진행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을 해친 범죄자가 흉기를 미리 치밀하게 준비해서 챙겨 갔느냐, 아니면 범행 현장에서 눈에 띄는 것을 우연히 집어서 사용했느냐 하는 건 죄질을 측정하고 형량을 산정하는 데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서는 부엌칼이나 과도를 평소에 눈에 잘 띄지 않고 찾기 어려운 곳에 두는 게 좋다.

칼 다음으로 총도 마찬가지다. 군경이 아닌 민간용으로 규제가 그나마 가장 느슨한 총은 사냥용 산탄총이나 공기총 수준이다.
강선이 새겨진 군용 소총은 사정거리가 길고 위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안 되고, 권총은 작아서 불순한 목적으로 몰래 숨기고 다닐 수 있기 때문에 안 된다. 이런 건 제아무리 민간 총기에 관대한 미국 같은 나라라고 해도 절대로 호락호락 허가해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땅이 무진장 넓은 나라에서 집을 도적이나 야생 맹수로부터 지키기 위해 최소한의 무장은 있어야 한다. 산탄총은 그 특성상, 정확하게 조준하지 않아도 얼추 잘 맞는 대신에 유효 사정거리가 수십 m급으로 짧다. 그리고 위력에 비해 몸체가 아주 큼직하기 때문에 몰래 숨기고 다닐 수도 없다. 군용 사격도, 스포츠 사격도 아닌 저런 특성을 갖춘 총이 수렵 내지 민간 무장 용도로 허용되는 것이다.

이렇게 크고 위력이 약한 총 말고, 위력이 강한 총은 군대의 전유물이다. 반대로 작은 권총은 경찰의 전유물인 게 흥미롭지 않은가? 평소에 국민에게 불필요한 위압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과거 일제 시대엔 국가에서 이런 배려는커녕 오히려 위압감을 더 주기 위해서.. 헌병과 순사가 총은 물론이고 길다란 일본도를 치렁치렁 차고 다녔다는 걸 생각해 보자. 심지어 학교 선생까지도 그러고 다녔으니 말이다~!

한편, 미국에서는 산탄총의 길다란 총열을 일부 잘라내서(!!) 권총처럼 크기를 줄인 sawed-off shotgun이라는 물건도 돌아다니는 모양이다. 심지어 뒤의 개머리판도 좀 깎아내서 길이를 더 후려치는데.. 그러고 보니 이런 산탄총은 군용 소총과 달리, 총신이 목재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니 톱질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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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총기의 정확도를 희생한 대신 은닉 휴대성을 얻은 불법 개조이다. 신고와 허가 없이 임의로 샷건을 길이를 줄여서 사용하는 것은 의외의 중범죄로, 걸리면 벌금· 징역 급의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범죄 조직에서 이런 짓을 많이 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Doom 2 게임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스타 무기인 슈퍼 샷건부터가 설정상 이런 sawed-off 샷건이다.;;

우리나라는 총기 규제는 왕창 엄격한 반면, 상시 징병제라는 병역 의무 때문에 성인 남성 대부분이 총을 다뤄 본 경험 자체는 있는 아이러니한 나라이다. 사격장에서 평범한 한국 남자들이 총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을 보고 일본이나 미국 사람들이 놀랄 정도라고..

민주화 이전, 군사 독재 하에 반쯤 병영국가이던 시절에 나라에서 가르친 그 군대 노하우가 어디로 가지는 않았다. 그래서 지난 1992년 미국 LA 폭동(일명 4· 29) 때, 일부 한인들은 신속하게 진지를 구축하고 자경단을 꾸려서 흑형들을 쫓아냈다. 실제로 무장하기도 했지만 장난감 기관총이나 탄피 비스무리한 걸 갖다놓으면서 외형상의 화력을 부풀리고 뻥카도 쳤다고 한다. 이건 기지를 발휘한 아주 적절한 대응이었다.

하물며 더 옛날인 1980년 광주 사태도, 시민들이 무장하고 탱크 몰고 다닌 것 자체는 꼭 북괴 공작원이니 북한군 개입이니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같은 맥락에서 수긍이 갈 것이다. 본인은 예전에 예전에 한번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다.

옛날에 북괴나 일제는 우두머리를 우상화하고 떠받들기 위해서, 혹은 주변 나라를 침략해서 식민지를 확장하기 위해서 군국주의 짓거리를 했다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거 없었다. 그저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박멸하기 위해서, 바로 이웃 북괴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서..
지극히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목표 하나만을 위해서 온 나라가 그렇게 병영처럼 돌아가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웃픈 일이지만, 그때는 나라가 가난하고 힘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2/03/10 08:35 2022/03/1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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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끝난 지 며칠 되지도 않아 세계는 러샤-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매스컴을 통해 접하게 됐다.
설마 설마 했는데.. 진짜 저렇게 무식하게 쳐들어갈 줄은 몰랐다. 쌍팔년도나 1990년대도 아닌 2020년대에 유럽에서 전쟁이라니?
쪼~기 꾸진 동네의 정치 불안정한 듣보잡 신생독립국끼리 툭탁툭탁 싸우는 것도 아니고, 엄연한 강대국이 다른 안정된 민주주의 국가를 침략하다니?

올해는 러샤가 연초부터 세계를 상대로 큰 사고를 연달아 치면서 체면을 구겼다.
쟤들은 약물 도핑 징계 때문에 동계 올림픽에서도 나라 이름을 걸고 출전을 못 한 상태였다. (그냥 위원회 내지 스포츠 협회 명의로만) 그랬는데 그 상태로 또 도핑 적발..

솔직히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망신 개쪽 아니냐..?? 명색이 왕년에 미국과도 항공우주 분야 맞장을 떴던 초강대국이 이 2010년대 이후까지도 국가 차원에서 약쟁이나 양성하고 말이다.;;
덕분에 그 미성년자 아이가 떳떳하지 못한 피겨 공연을 했을 때는 중계진들조차 할 말을 잃고 침묵으로 대응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제는 저 나라는 명분 없는 침략 전쟁 때문에 나라와 대통령 개인이 몽땅 모든 분야에서 세계 왕따가 됐다.
빙상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 경기들에 대해서도 국제 대회 참가가 아예 완전히 금지됐다.
저 나라 대통령에게 수여됐던 체육 분야 명예학위나 명예단증은 취소· 철회됐다.

예전에 혼자 갑질을 일삼으면서 영화 만들겠다고 교만과 망상에 빠져 난리를 치다가 몰락한 국내의 모 전직 코미디언 아저씨가 떠오른다. 그 사람은 업종이 그쪽이었으니 그나마 사업 실패하고 돈만 날리는 걸로 끝났지만, 러샤의 저 아저씨는 정치· 외교 분야에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이상, 과연 곱게 퇴임하고 편하게 죽을 수 있겠는지가 우려된다.

나도 아무리 생각해도 저 아저씨가 왜 저러나, 늙어서 노망 들어서 저런 똥고집을 부리는가 싶을 정도다. 세계를 자국민들 통제하듯이 통제할 수 있을 거라고 진지하게 생각한 건지..??
요즘 UN이 아무리 무능한 허수아비라고 해도, 이 정도로 선 넘는 무식한 만행까지 그냥 용납하지는 않는다는 걸 입증하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듯하다.

세계가 하나로 뭉쳐 특정 악에 맞섰던 게 10여 년 전의 소말리아 해적, 7~8년 전의 ISIL(이슬람 국가/다에시)의 사례가 있었다. 2차 대전 이래로 세계 강대국들의 군대를 제일 많이 밀집시킨 악역들인데, 지금은 쟤들은 그럭저럭 다 토벌된 듯하다. 하지만 이젠 저런 조무래기가 아니라, 2차 대전 승전국이었고 핵무기도 보유하고 있는 멀쩡한 강대국이 다음 악역으로 등극했다.

침략을 당한 우크라이나는 70여 년 전의 우리나라처럼 세계로부터 지지와 도움과 원조를 집중적으로 받으며 아직까지는 적의 공격을 근근이 막고 있다.
하지만 러샤도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고, 민간인 거주 지역에다가도 미사일을 날리면서 더 악랄해지기 시작했다. 자기네 동맹국을 통해 병력을 더 동원하고 장기전 섬멸전을 꾸미는 것 같으니, 아직은 완전히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개인적으로는 러샤와 우크의 관계가 중공하고 대만의 관계와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중공이나 러샤나 다 강대국이고, 인권이나 민주주의가 그닥 발달해 있지 않은 나라이다. 특히 중공은 시차까지 전지역을 무식하게 단일하게 밀어붙일 정도로 one China를 고집하고, 대만을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걸.. 중공이 폭주하면 저런 식으로 대만과 전쟁 나지 말라는 법이 없을 것 같다.

한편 북괴는..?? 쟤들도 폭주하다 뻘짓으로 장렬하게 자폭해서 한반도가 멸공 통일이 좀 됐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만.. 그래도 그건 현실성이 높지 않다. 북괴는 아무리 깽판을 쳐도 자기 무덤을 팔 정도로 폭주하지는 않으며, 정말 최소한의 누울 자리는 살펴보고 다리를 뻗는 놈들이다. 자기가 중공· 러시아 같은 국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 미국한테 개겨서는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안다.;;

2. 1930년대 우크라이나 대기근

세상엔 위안부 소녀상만 있는 게 아니라 이런 소녀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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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게 지구 어딘가에 있다는 건 개인적으로 아주 오래 전부터 주워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위치가 지금 전쟁 벌어져 있는 저 동네라는 것은 아주 최근에야 깨닫고 현타를 체험했다.;;
우크라이나 대기근인데 내가 다른 아르메니안, 아일랜드 학살인지 기근인지랑 지금까지 헷갈렸던 듯하다.

원래 우크라이나는 전 지구를 통틀어서 손꼽히는 비옥한 곡창지대로 이름을 날렸다.
그런데 소련 공산 정권이 들어선 뒤, 1932~33년엔 극악의 기근을 겪으면서 300만 이상~1천 만에 달하는 사람들이 굶어 죽거나 장애인이 되는 참극이 벌어졌다. 희생자 수는 나치의 유대인 홀로코스트와 대등한 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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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는 사하라 사막에서도 모래 부족/품귀를 야기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더니, 그건 정말 사실이었다. 창세기 파라오의 꿈에 나오는 야윈 암소 7마리처럼 말이다.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인재인 건 기정사실이고, 단순히 "강철의 대원쑤가 고의로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학살한 거다 / 고의 학살까지는 아니고 그냥 실책이다" 정도의 관점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대해서 과거에 이런 아픈 역사가 있었던 동네이다. 아, 대기근 얘기는 아니지만 체르노빌 원전도 우크라이나 영토에 있었다.;;;

3.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난했던 인간말종들

대통령 선거가 코앞에 다가온 시국에 내가 어지간해서는 국내 정치 얘기를 자제하고 싶다. 허나 이건 너무 빡쳐서 도저히 까고 씹지 않을 수 없다.
개전 초기이던 2월 25일 부근엔 침략자 러시아가 아니라 피해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탓하면서 폄하한 미친놈들이 있었다.

지금이야 이딴 소리를 지껄였다가는 완전히 매장 당하는 게 확실시되니 말을 더 못 꺼내겠지만, 저 내뱉었던 발언에 대해서도 쟤들이 제대로 사과나 철회를 했다는 얘기를 난 못 들었다. 그저 오해라는 변명만 늘어놓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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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퀴들이 감히 얻다대고 '자극' 드립이냐? 아가리를 확 찢어 버릴라..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이 전쟁을 일으켰다면 저 색히들 반응이 어땠을까..?? 저것들 중에 20여 년 전, 부시 시절에 이라크 후세인을 비판했던 놈은 한 놈도 없었을 것이다. 쟤들이야말로 미국을 '자극'하고 어그로 끌었다가 박살나지 않았는가?

우크가 한국과는 아무 상관 없는 지구 반대편 나라랜다.
그럼 이라크나 아프간이야말로 우크보다는 훨씬 더 우리나라랑 관계 없는 나라 아니냐..??
그때는 니들 미국 비난 왜 했어? 우리랑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을 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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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이 북한을 자꾸 자극했으니 6 25 남침을 당한 거고, 조선이 일제를 자극했으니 식민지로 먹혀도 싼 거겠지.
나영이는 조 두순을 자극했기 때문에 성폭행 당해도 싼 거고.
현직 우크 대통령이 이전까지 얼마나 무능했는지는 잘 모르겠고 내 관심사도 아니다만.. 그래도 설마 거의 이 완용 급의 평화주의자 종전주의자 종북 공산주의자인 이 후조선 대통령보다는 더 제정신인 사람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 제아무리 러시아가 깡패라 해도 정말 아무 이유 없이 뜬금없이 침략을 한 건 아닐 테니, 나도 변명이라도 제대로 들어 보고 싶어서 검색을 해 봤다. 이런 시각의 국내 기사도 있다.
잘은 모르겠지만, 우크도 국제법을 어기고 러시아의 요구를 무시하고, 자국의 친러 성향 사람들을 오랫동안 탄압하긴 했는가 보다. 좀 회의적 시니컬하게 보자면 마냥 우크라이나 대통령만이 일방적인 애국자 절대선이지는 않을 수 있으며, 겉만 번지르한 언플만 너무 늘어놓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약~간은 있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러시아의 저런 무자비한 침략 전쟁이 정당화 가능한 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저 이상한 사람들은 러시아의 입장을 제3자 입장에서 대변해서 옹호하기라도 한 것도 아니다. 젤렌스키의 잘잘못과는 전혀 무관하게 그냥 친중종북의 연장선으로서 친러 발언을 늘어놨을 뿐.. -_-

미국 대비 판단 일관성이 없는 게 본인이 열받는 제1의 이유이고, 그 다음 제2로.. 심지어 리 승만 할배 대통령에다 빗대면서 수도를 버리고 튀네 마네 하는 것도 본인을 심히 빡돌게 한다.

일단 남한 서울은 우크의 키이우보다 훨~~씬 더 적국 내지 국경과 가까이 있다. 그 상황에서 대통령이 피난을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외국 망명이 아닌 것만으로 감지덕지해야 된다.;;
또한, 할배도 대비를 안 하긴 뭘 안 했냐 이 등신아..;;
이 시국이면 북괴가 가까운 시일 내에 반드시 쳐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우리도 대비해야 된다고 미국한테 진작부터 마르고 닳도록 경고하고 지원 요청을 했는데도 전쟁광의 헛소리 망상으로 치부되고 묵살당한 거구만..

그때는 미국도.. 지금 해군 기지나 싸드 반대하는 멍청이들하고 같지는 않아도 약간 비슷하게 안일하게 생각했었던 것이다. 2차 대전 이후로 세계적으로는 "이렇게 세계가 초토화됐는데 설마 근미래에 또 전쟁?"이게 자연스러운 분위기였으니까 말이다.
그런 열악한 여건에서 긴장 대치 상태가 너무 오래 지속되는 바람에 더는 못 버텨서 하필 장병들 모처럼 휴가 좀 잔뜩 보내 줬을 때 허를 제대로 찔린 거구만? (이발, 목욕, 농사 모내기..)

다리 끊고 도망갔다는 헛소리는 더 반박하면 입만 아프니 언급을 생략한다.
천안함 생존자들 보고 패잔병 드립 치는 놈, 부시 그렇게도 욕하다가 푸틴 앞에서 절대침묵인 놈..
아~ 정말 난 인간 취급을 하고 싶지 않다. 꼭 유 영철만 싸이코패스인 게 아니다.
종북좌빨에다가 친중, 더 나아가 친러는 역시 바늘과 실처럼 따라다닌다는 걸 알 수 있다.

난 앞뒤 문맥 짜르고 특정 표현만 갖고 침소봉대 왜곡 선동질 하는 걸 기본적으로 혐오하는 사람이다.
허나, 이 우크라이나 망언은 그저 일회적인 막말 독설 말실수가 아니다. 찢점명이라는 사람의 평소의 사상, 가치관, 인생관이 투영돼 나왔을 뿐이다.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예전의 가천대 망언하고 본질적으로 통하는 게 느껴진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우리랑 아무 상관없는 나라'..
이건 "아.. 어쩌다 보니 이름도 모르는 지잡 대학원을 야간으로 다니면서 그냥 학위 땄다 / 가천대 석사학위 따위 없어도 되니, 여의찮다면 학위 걍 반납하겠습니당. 취소하든 말든 니 마음대로 하셔요~"에서 거의 같은 심보에서 비롯됐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게 공인, 정치인이라는 색히가 할 말인가..??
저넘은 돈 권력 영향력 없는 사람이나 집단에 대해서는.. 그저 자기가 필요 없다고 생각되면(= 이용 가치가 0으로) 진짜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하고 저버리고 배신하고 잊어버리고 찢어 버릴 놈이다.

그러고 나서는 반발이 이니까 수습하는 꼬라지 보소.
전형적인 말 뒤집기, 거짓말 정신승리 합리화, 말단 꼬리만 잘라서 심하면 자살시키기.
그나마 인간이 시늉으로라도 제일 착해져야만 하는 후보일 때도 저런 인간말종 본성을 못 숨겨서 난리인데.. 대통령이 된다?
이런 색히가 러시아 같은 정도의 나라에서 권력을 쥐게 되면 지금 푸틴처럼 하게 된다는 거다. 우리나라에서 최고 권력 쥐면..?? 저런 나라 꼬봉 정도로..

제발 검찰 공화국이나 됐으면 좋겠다. 하이고 경쟁자에 대한 최악의 멸칭이 겨우 검찰 공화국이니? 저쪽은 뭐.. 더 말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03/07 08:35 2022/03/0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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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몇 번 말했지만, 본인은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 같은 것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랬는데.. 요즘 시골에서나 도시에서나 보이는 족족 못 잡아서 안달인 웬 멧돼지한테 귀여움과 연민과 애정을 잔뜩 느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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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어느 야생 멧돼지 농장에서 여성 농장주가 자기 멧돼지와 키스하는 모습.. 2013년경 모습이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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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이 사람 별명이 무려... 남산 멧돼지, 남산 숯불구이, 날으는 돈까스, 공포의 삼겹살이었댄다(1925-1979). ㅋㅋㅋ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는 나도 저런 별명을 갖고 싶은데.. 그럴려면 지금보다 더 뚱뚱해져야 하려나?
후덕하게 생겼어도 저 사람은 나름 중정, 안기부, 국정원을 통틀어서 대한민국 역사상 첩보기관의 수장을 제~~일 오래 역임했던 사람이다. 뭐 그건 그렇고...

유튜브를 뒤져보니 "세상에 이런 일이" 부류의 TV 프로에서 멧돼지와 교감하는 부러운 사람들 얘기가 생각보다 많이 방영됐던 것 같다. 비교적 최근까지도(2010년대 후반) 말이다. 혼자 보기 아까워서 링크를 몇 개 소개한다. 꿀꿀~!

(1) 어느 자동차 정비소 직원들이 새끼 멧돼지를 어디서 주워 와서 키우고 있는데.. 쟤도 사람을 알아보고 특정 인물만 죽어라고 쫓아다닌다. (☞ 링크) 42~44초.. 꾸엑 꽥 소리가 완전 귀엽다.. ㅋㅋㅋㅋ
사람의 다리 길이에 비해 저 새끼 멧돼지의 다리 길이는 서로 쨉이 안 되는데.. 달려가는 속도 한번 보소~~ 이러니 어지간한 네 발 달린 짐승은 사람보다 훨씬 더 빠를 수밖에 없다.
사람의 다리는 롱 스트로크 저 rpm의 트럭/버스용 디젤 엔진이고, 멧돼지는 숏 스트로크초고 rpm의 오토바이 엔진뻘 되겠다.

(2) 산에서 다리를 다쳐 있는 새끼 멧돼지를 구조하고 치료해 줬더니 걔가 커서도 주인을 계속 따라다닌댄다.. (☞ 링크) 몇 번 강제로 방생시켜도 또 돌아온다고..
1분 33초 부근, 진흙목욕 하는 부분도 너무 귀엽다. 결국 우리를 만들어서 이 멧돼지를 집에서 키우기 시작했는가 보다. 이미 키우고 있는 암캐 누렁이와도 사이가 좋은 듯.. ^^ 너무 훈훈한 이야기이다.

(3) 경남 해인사 주변에는 멧돼지가 수 년째 작정하고 어슬렁거리는 듯하다. (☞ 링크)
이미 수 년 전부터 매스컴을 탔던 것 같다. 나도 저기 가서 멧돼지 밥 좀 주고 와야겠다~~~

(4) 이건 무려 2004년, 좀 옛날 영상이다만.. 멧돼지 세 마리를 훈련시켜서 겨울에 썰매를 끌고 수레를 끌게 하는 사람이 국내에 있었다~! 심지어 멧돼지로 밭도 간다~!!!! 무슨 소처럼.. ㅠㅠㅠㅠㅠ (☞ 링크)
얘들도 앞의 (2)처럼 새끼 삼형제(어미를 잃은 듯..??)를 길에서 발견해서 키웠는데 나중엔 방생시켜도 자꾸 집으로 돌아오는 바람에 가축 겸 애완동물로 받아들인 거라고 한다~!

 
이렇듯, 멧돼지는 사람을 무작정 해쳐대는 무슨 흉포한 괴수 괴물이 절대 아니다. 어지간한 개보다도 결코 더 위험하지 않다. "저 동물은 해로운 동물이다" 취급하면서 무작정 쏴 죽이기만 하지 말고, 저렇게 밭 갈고 썰매 끄는 것처럼 인간과 상생하고 윈윈하는 방법도 있을 텐데. ㅠㅠㅠㅠㅠㅠ

그래도 개체수가 너무 많아졌는데 호랑이한테 잡아먹힐 일이 없으니 결국 사람에게 포획되는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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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 쟤들도 얼마나 배가 고플까..?? 이런 멧돼지에 비하면.. 비좁은 공장식 축사에서 식용으로 꾸역꾸역 사육되는 집돼지들의 처지는 그렇게까지 가혹한 게 아닌지도 모른다. 걔들은 야생을 방황하다가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죽을 일은 없으니 말이다. 상대적인 관점에서 그렇다는 거다.

그나저나 (1) 그 척박한 산에서 그래도 뭘 꾸준히 쳐먹어서 멧돼지들이 저렇게 큰 덩치와 무게를 갖추고 새끼도 듬뿍 낳는지, (2) 돼지코만 제외하면 저게 어딜 봐서 집돼지와 닮았다고 집돼지와 멧돼지가 교잡도 가능한 친척뻘인지.. 참 신기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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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이 크고 납작하고 주름진 그 청둥/맷돌호박뿐만 아니라 작은 단호박도 있고 가지처럼 생긴 주커니도 있듯이, 멧돼지도 외형이 생각보다 다양한 편이다.
곰처럼 생긴 놈도 있고, 털이 뒤룩뒤룩한 게 염소나 양처럼 생긴 놈도 있고, 집돼지하고 별 차이 없게 생긴 놈도 있고, 라이온 킹 품바처럼 생긴 놈도 있다. 아랫니 가시가 있는 놈도 있고 없는 놈도 있고, 털 색깔도 다양하고..

그래서 내가 오랜 이미지 구글링과 덕질, 학습을 통해 정립한 '한국형 표준 멧돼지'의 권장 외형은 다음과 같다.

  • 전반적인 털 색깔은 검정/고동색 계열의 어두운 색
  • 길고 뾰족한 주둥이, 그리고 주둥이의 주변만 동그랗게 약간 흰 털
  • 귀는 각지고 쫑긋 솟아 있음 (집돼지는 귀가 그렇지 않고 접힌 모양인 편)
  • 엄니는 살짝 돌출된 정도인 게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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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참고용 사진의 멧돼지가 표준에 가장 부합하고 내가 가장 호감을 느끼는 모범 외형이다. 혹시 업무상 멧돼지를 삽화· 일러스트 형태로 그리게 될 분이 계신다면 가능한 한 이 고증에 충실하게 그려 주시면 좋겠다. ^___^

이런 멧돼지가 새끼일 때는 줄무늬가 있는 게 다람쥐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게 인상적이다. 얼굴이랑 꼬리는 다르지만 몸통은 줄무늬와 색깔이 꽤 닮았다~!! 아래의 사진을 참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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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본인은 멧돼지라는 동물 종을 좋아하지, 특정 멧돼지 개체를 좋아하는 게 아니다. 멧돼지가 수가 너무 늘어나서 민가에 내려와 밭을 망가뜨리는 것까지 실드 치면서 "우리 멧돼지는 안 물어요" 같은 궤변을 늘어놓는다거나 무작정 "멧돼지 포획 반대"를 주장하지도 않는다.

우리나라에 호랑이 같은 맹수는 거의 구한말~일제 시대 때 전멸하고 씨가 말랐다. 하지만 국내의 멧돼지 급증 문제는 그로부터 훨씬 뒤에나 불거지기 시작했다. 포식자의 부재가 문제의 근본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냥 언덕이고 산이고 다 깎아내고 건물을 올리는 바람에 서식지가 감소하면서 인간과의 충돌이 잦아진 것이지 싶다.

농장에서 사육하는 집돼지는 털이 없고 딱히 공격성이 느껴지지 않는 둔한 동물인 반면, 종 차원에서 동일한 멧돼지는 검은 털이 나 있고 아랫니에 가시까지 박혀 있다니.. 신기하기 그지없다.
애초에 돼지라는 동물 자체가 생각보다 떡대 있고 공격성도 있는 놈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성경에도 밭을 망가뜨리는 부정적인 야생동물로 한 번 등장하기는 한다. ㅋㅋㅋ (시 80:13)

돼지 하면 떠오르는 '꿀꿀'은 굉장히 많이 보정되고 미화된 의성어이다. 실제 집돼지나 멧돼지가 내는 소리는 "꾸에엑, 꽥, 끼히히힝"에 가까워 보인다. ㅎㅎ 돼지는 고양이의 '냐아옹'이나 개의 '멍멍, 워워' 같은 인상적인 울음 소리나 포효가 존재하지는 않은 듯하다.

멧돼지는 무겁고 뚱뚱해 둔해 보여도 네 발 달린 짐승들이 그렇듯이 달리기 속도가 꽤 빠르며, 성체 기준으로 1m가 넘는 높이의 담장을 훌쩍 타넘을 수도 있다.
시력이 좀 나쁜 대신에 개 이상으로 냄새를 왕창 엄청나게 잘 맡으며, 지능도 생각보다 높고 무엇보다 물에 떠서 헤엄도 굉장히 잘 친다~!

멧돼지라고 해서 산에만 머물러 있는 게 아니다.;; 먹이를 찾으러 코를 킁킁거리며 헤엄만으로 수 km를 이동하면서 바다 건너 섬까지 상륙한댄다.
하긴, 두더지도 흙만 파는 평소 습성과 달리, 물에 들어가면 헤엄을 아주 잘 친다고 예전에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단행본에서 봤던 기억이 있다.

  • 2013년쯤에는 전남 완도 청산도에 웬 멧돼지들이 상륙해서 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아마 지금쯤이면 다 토벌됐지 싶다.
  • 2019년 11월 14일에는 멧돼지 한 마리가 서울 북한산이 아니라 한강 성산대교 인근에서 헤엄치며 이동 중인 게 발견되어서.. 사살됐다.
  • 그로부터 얼마 전 2019년 10월 30일엔 얕고 썰물이 있는 황해도 아니고 동해..! 영덕 앞바다에서 도대체 출처를 알 수 없는 멧돼지 한 마리가 헤엄 중인 게 발견되어서 이 역시 사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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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번식력은 다행히 나 같은 사람이 걱정 안 해도 될 정도이고 육지에서 밭을 망가뜨리는 걸 실드 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저렇게 헤엄 치느라 아무런 공격도 못 하는 취약한 상태의 녀석을 꼭 잡아 죽여야 했나 하는 안타깝고 슬픈 마음이 좀 든다. 여름도 아니고 11월에 저렇게 차가운 물에 들어갔을 정도인데.. ㅠㅠㅠ

한편, 요즘은 심지어 북미 지역에서도 텍사스 같은 곳은 주인 없는 멧돼지 떼가 끼치는 민폐 때문에 여간 골치를 썩는 게 아니라고 한다.
거기는 원래 멧돼지 같은 게 존재하지도 않았던 동네인데.. 식용과 수렵용으로 바다 건너 수입된 녀석이 기존 집돼지와 어째 잡종 후손을 생산하면서 덩치가 엄청 커져 버렸다. hogzilla라고 찾아보면 합성이 아닌 엄청 거대한 멧돼지가 포획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단, 그 미국 멧돼지는 덩치만 크지 외형은 여전히 집돼지에 더 가까워 보인다.

호주는 역사적으로 에뮤나 토끼 같은 동물을 잘못 관리했다가 난리를 겪었던 동네이다만.. 그래도 멧돼지는 없는가 보다.
이 시점에서 본인은 어린 시절에 읽었던 "용감한 꼬마 재봉사"라고.. 오글거리는 허세 착각 영웅물 장르의 동화가 떠올랐다. 그.. "한 방에 7 kill" 드립 말이다.

얘는 독일 '그림' 동화에 수록된 이야기 중 하나인데, 개인적으로는 어린 시절에 모국어로 접한 적이 없이 영어 교재를 통해 먼저 접한 얼마 안 되는 동화였다. "룸펠슈틸츠헨"도 마찬가지이고(요정의 이름..).
"헨젤과 그레텔"이라든가 "브레멘의 음악대"는 한국어 동화책으로 먼저 읽은 반면, 쟤들은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작중에서 주인공은 거인을 무려 세 명이나 제압하고, 추가로 맹수를 두 마리나 포획했다.
처음 만난 거인 한 명은 힘겨루기만으로 꽁무니를 빼게 만들었고, 다른 두 명은 자기들끼리 팀킬을 붙여서 자폭시켰다.

거인이 아닌 맹수를 잡을 때는.. 장애물을 등지고 서 있다가 맹수가 바로 앞까지 돌진해 왔을 때 샥 피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맹수라고 해서 무슨 늑대나 불곰이나 사자나 호랑이나 심지어 드래곤....을 잡은 건 아니고 꽤 특이하다.
하나는 유니콘(!!)이고, 다른 하나는 멧돼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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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갑자기 이 동화 얘기가 떠오른 이유는 일단 멧돼지가 나와서 반가웠기 때문이고,
그리고 다음으로 이 동화에서 등장하는 강력한 몬스터들이 성경 번역 내지 표현과도 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성경에는 '거인'이 자주 나온다. 바산 왕의 '옥'(신 3:11)이라든가 골리앗처럼 키가 3미터를 넘나드는 네임드급 거인이 있었지만, 사실은 그 전에 창 6:4에서 타락한 천사들과 인간이 교잡해서 거인이 튀어나왔다.
킹 제임스 성경은 그냥 giant라고 번역했지만 타 성경은 네피림, 르바임 족속 등으로 음역된 경우가 많아서 거인이라는 단어는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킹 제임스 성경에는 '유니콘'이 나온다. 유니콘의 힘처럼 세다는 말은 아주 강력하다는 뜻이다(민 23:22). 유니콘은 가축화도 좀체 안 되는 와일드한 동물이다(욥 39:9). 유니콘의 뿔도 그냥 크고 아름답고 거시기..하다. (시 92:10) 얘 외의 성경 역본들은 다 유니콘이 아니라 그냥 들소 wild ox라고 돼 있다.

글쎄, 유니콘이라고 해서 굳이 길쭉한 뿔 달린 가녀린 백마까지는 아닐 수도 있다. 그냥 잿빛의 떡대 좋은 코뿔소도 유니콘의 범주에 드는 게 아닐까? 그게 멧돼지하고도 잘 대응하니 말이다.

이 자리에서 번역의 옳고 그름을 논하지는 않으련다. 그냥 이렇게 내용과 표현이 다르다는 걸 얘기하고자 한다.
그리고 한 동화에서 멧돼지가 이런 거인, 유니콘과 동급의 강려크한 몬스터로 같이 등장했다니 매우 반갑다~~

  • 그나저나 못된 송아지는 엉덩이에 뿔이 난다니.. 거 참 무서운 소리이다.;;
  • 재봉사가 이런저런 몬스터들을 처지하고 공주님을 차지하는 건..
  • 성경에서 다윗이 적국 블레셋 사람 200명 목을 따 와서 사울 왕의 딸 '미갈'을 차지한 것하고 비슷하게 보인다.;; 왕은 100명을 죽여 오라고 명령했는데 공주님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 두 배를 이행한 것이었다.
  • Seven IN one blow인지, Seven AT one blow인지.. 저 문맥에서 전치사는 의외로 좀 뒤섞여 쓰이는 것 같다.
  • 재봉사가 거인과 함께 누가 돌을 더 멀리 던지나 내기를 할 때 말이다. “나는 돌이 영원히 떨어지지 않게 할 수 있지!” 이러면서.. 새를 날려보내는 게 아니라, 돌을 초속 8km 이상의 제1 우주 속도로 날려보내서 지구 공전 궤도로 띄우는 걸 생각.. 아 아니다. ㄲㄲㄲㄲㄲㄲ

Posted by 사무엘

2022/03/04 08:34 2022/03/0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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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자연 현상

1. 극도로 맑고 조용할 때만 보이고 들리는 것

주변이 너무 조용하면 설마 사람 눈알 돌아가는 소리까지 들린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파리 날아다니는 소리가 들리고, 특히 평소에 존재감이 전혀 없던 벽시계에서 주기적으로 째깍 째깍 하는 소리가 들리게 된다. 그 정도면 컴퓨터의 냉각팬 돌아가는 소리도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청각이 아닌 시각 버전을 생각해 보면.. 온갖 잡다한 광공해 없이 칠흑같이 어두운 깜깜한 밤 하늘에는 일단 별이 잘 보일 것이다.
하늘이 미세먼지 없이 엄청 맑고 밝고 청명할 때 높은 곳에 올라가면.. 성남시 언덕에서 63빌딩까지 보이고, 북한산 정상에서 어디 인천까지 보이고 북한 개성 송악산이 보인댄다(맞나..?).
쓰시마 섬의 전망대에서 부산 광안대교가 보이고, 배가 수평선 아래로 서서히 넘어가는 게 보여서 지구가 한없는 평면이 아니라 둥글다는 것도 인지할 수 있다.

저런 거시적인 것 말고도,
한겨울 밤... 춥고 건조하고 칠흑같이 깜깜할 때 텐트 안에서 담요와 옷이 쓰윽 접촉하면 정전기 때문에 그 뽀도독~ 소리가 나면서 아주 작게나마 스파크라고 해야 하나 불꽃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반짝거리는 걸 볼 수 있다. 신기신기~
이런 것도 평소에는 볼 수 없는데 특정 조건이 충족됐을 때만 제한적으로 보이는 것의 범주에 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2. 불을 비파괴적인 방법으로 끄기

촛불이나 그에 준하는 작고 약한 불은 훅 불어서 연소 가스를 날려 버리는 것만으로도 끌 수 있다. 그러나 알코올 램프 정도만 돼도 불어서 끄는 건 할 짓이 못 되며, 큰 장작불은 후후 불면 공기 공급이 잘돼서 오히려 더 강해진다.

다음으로 적당한 규모의 불은 다른 물건을 덮어서 짓눌러서(?) 공기를 차단함으로써 끌 수 있다. 가령, 알코올 램프는 불이 붙어 있어도 생까고 뚜껑을 덮어서 끄면 된다. 그리고 물에 적신 담요 같은 걸 덮어서 불을 끄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불을 덮는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못하거나 불길이 너무 크고 거세다면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불이 꺼지기는커녕 덮으려고 투입된 물건이 먼저 타 버리기 때문이다.

훅 불어서 끄는 게 가능한 불의 상태, 그리고 물보다 비열이 낮은 다른 고체를 덮어서 불을 끄는 게 가능한 조건 같은 걸 물리/화학적으로 고찰해서 수식으로 표현 가능한지 모르겠다. 이런 건 물을 끼얹거나 소화기를 분사하는 것보다 덜 과격하고 비파괴적인 소화 방법이라 하겠다. (불을 껐던 자리에서 곧바로 다시 불을 켤 수 있는..)

연소의 특성을 생각해 보면, 손쉽게 불을 켜고 화력을 조절하고, 원하는 때에 연료의 공급을 차단해서 불을 바로 끌 수도 있는 가스레인지가 얼마나 대단하고 편리한 물건인지 알 수 있다. 연료가 처음부터 유체 형태이기 때문에 이런 조절이 가능한 것이다. 오죽하면 로켓 엔진은 액체 연료 기반이냐 고체 연료 기반이냐에 따라서 특성과 개발 난이도가 크게 달라질 정도이다.

3. 벽이나 천장을 오르는 곤충

소금쟁이가 물에 뜨는 이유나 새가 전깃줄에 앉아도 감전되지 않는 이유 이상으로 굉장히 신기한 게 있는데..
바로 개미, 파리, 모기 같은 곤충이 중력을 거슬러 벽은 물론이고 심지어 천장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발을 디디는 비결이다.;; 이놈들은 그 상태로 휴식까지 취한다~!

과거에는 다리에 거친 털이 나 있어서 천장이나 벽의 울퉁불퉁한 면과 결박(?) 고정을 해서 안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졌는데.. 더 정밀하게 관찰을 해 보니 휘발성 강한 극미량의 접착액을 분사하기도 한다는 게 상당히 최근에 밝혀진 것 같다.

이 흔해 빠진 현상조차도 공짜로 저절로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곤충이 죽어서까지 벽이나 천장에 영원히 붙어 있지는 않는다는 것도 생각해 보자. (압살 당해서 파편이 눌러붙은 건 논외.. -_-) 살충제를 뿌리면 땅으로 우수수 떨어진다.
그럼, 곤충의 그 접착액을 무력화시켜서 벽이나 천장에 착지하지 못하게 하는 약품이 개발되면 곤충을 잡기가 훨씬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싶다.

상상을 초월하게 가벼운 곤충한테는 인간 급의 동물이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고유한 역학이 적용된다는 걸 알 수 있다. 물에도 부력이 아니라 표면장력으로 뜨는 것처럼 말이다.
벼룩이 자기 키 대비 수십 배를 점프할 수 있고 개미가 자기 체중보다 몇백 배 더 무거운 물건을 들고 나른다고는 하는데.. 그건 곤충만의 미시세계 역학 하에 있으니 가능한 일이다. 인간 스케일의 생물에게 적용 가능한 건 아니다.

여담이지만, 곤충은 죽는 모습도 남다르다. 압살 당하지 않고 살충제 같은 걸로 곱게(..) 죽는다면 어김없이, 약속이나 한 듯 99.9%에 가까운 확률로 언제나 배를 위로 드러내고 180도 벌렁 자빠진 채로 죽는다. 그 이유도 생각보다 깔끔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4. 식물 뿌리와 물

대다수의 육상 식물은 아무래도 씨앗이 흙 속에 파묻힌 채 있다가 싹이 난다. 잎과 줄기는 땅 위로 올라가지만 뿌리는 더 아래의 깊은 흙 속으로 내려간다.
그렇기 때문에 흙 속에 파묻힌 뿌리 쪽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인간 같은 지상 동물이 알기는 쉽지 않다. 식물의 뿌리는 도대체 어떤 원리로 물과 양분을 흡수하며, 뿌리 주변의 흙은 성분이 어떻게 바뀌는 걸까? 심지어 무게가 어떻게 달라질까?

건물만 해도 위로 올라가는 높이에 비례해서 아래로 터를 엄청 깊게 다져야 하듯, 지상에서 큰 덩치를 자랑하는 식물들은 지하의 뿌리도 왕창 깊고 넓게 내려 있다. 뿌리가 그야말로 땅 속을 몽땅 접수해서 무슨 돌덩이도 아닌 것이 흙을 꽉 붙잡고 있는다.;; 세포 분열이 만들어 낸 진정한 프랙탈을 보고 싶으면 가지가 아니라 뿌리를 보면 될 정도이다.

그러니 이런 식물은 조금만 커지고 나면 일반적인 완력으로 뿌리째 뽑아내는 게 불가능해지며, 손상 없이 딴 데 옮겨 심는 것도 극도로 어려워진다.
식물들을 다 베어내고 뽑아냈더라도 뿌리 밑동이 남아 있으면 잡초 같은 건 또 끈질기게 살아난다. 이런 게 많이 심긴 흙은 삽질을 해도 잘 파지지 않고, 또 빗물이 쏟아져도 흙이 잘 씻겨 내려가지 않는다.

흙을 붙잡아서 식물을 지지한 다음에 식물의 뿌리가 수행하는 역할은 다들 잘 알다시피 물과 양분을 흡수하는 것이다.
식물을 잘 키우려면.. 특히 품질 좋은 열매를 많이 얻으려면 햇볕을 많이 쬐어 주고 물과 비료를 적절히 잘 줘야 된다.

단순히 잎이나 줄기가 아니라 열매를 만드는 건 식물의 입장에서 굉장히 힘들고 영양과 에너지 소모가 큰 일이다. 자기 자신이 살기 위한 일이 아니라, 열매를 먹는 동물을 이롭게 하면서 자기 후세 번식을 겸하는 이타적이고 숭고한 일이다. 하지만 식물은 신이 내려 준 본능을 따라 이런 일을 기꺼이 한다.

그런데 이것들은 부족하면 문제이지만, 지나치게 많이 주는 것도 문제이며 식물에 큰 해를 끼친다. 여기서 ‘많이’란 절대적인 양이랑, 단위 면적/시간당 투여하는 양을 모두 포함한다.

물이 제대로 빠지지도 않는 곳에다 물을 너무 많이 주면.. 흙 속의 뿌리가 24시간 내내 수분에 쩔어서 축축하다 못해 뿌리가 숨을 못 쉬어 죽고 썩는 참사가 발생한다. 그러면 식물이 물과 영양 흡수를 못 해서 깡그리 시들고 죽어 버린다. 선의로 물을 많이 줬는데 도리어 식물을 잡게 된다.

그리고 물을 바가지로 무식하게 흙바닥에다 끼얹는 건 매우 안 좋은 방법이랜다. 샤워기/물뿌리개로 아주 살살 지속적으로 주는 게 적극 권장된다.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말이다. 우리가 밥을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는 게 몸에 좋은 것과 정확하게 같은 이치이다.

다음으로 비료도.. 퇴비건 고농축 알비료건, 빨리 빨리 흡수되라고 뿌리에다 직타로 묻혀 줬다가는 식물이 반대로 영양분을 밖으로 털리고 말라 죽어 버린다.
며칠 쫄쫄 굶은 사람이 죽 대신 고영양 음식을 허겁지겁 흡입한 것, 목 마르다고 바닷물을 잔뜩 마신 것, 비타민이 독극물 수준으로 너무 짙게 농축된 북극곰 간을 그대로 먹은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식물은 동물과 달리 병들어 죽기 전까지는 배고프네, 목마르네 아무 반응이 없다는 게.. 키우는 관점에서는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식물의 각종 내부 상태들이 계기판에 딱딱 표시됐으면 좋겠다. 자동차의 연료 경고등, 브레이크 경고등처럼 수분 부족 경고등, 양분 부족 경고등이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_=;;

Posted by 사무엘

2022/03/01 19:34 2022/03/0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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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관 교육

1. 경제 원리

이 한국.. 아니 옛날 조선의 밥상머리 경제 교육이라는 건 이런 식이었다.
애가 밥을 남기거나 밥알 하나라도 흘리고 칠칠맞게 굴면 "쌀알 한 톨 생산하기 위해서 농부가 얼마나 땀흘리고 고생하고 노력하는데, 니는 음식 귀한 줄 모르냐~ 어쩌구저쩌구 -_- ㄲㄲㄲㄲㄲㄲㄲ" 이렇게 갈군다.

그러다가 현대에 와서는 농부 얘기는 예전보다 줄었다. 이번엔 밥 못 먹고 굶주리는 소말리아 애들이 어떻고 하는 식으로 선비질 꼰대질의 레퍼토리가 달라지는 편이다. 정~~~말 고지식하기 그지없다.

아 물론 음식은 귀한 것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어야 하고, 허투루 낭비하고 버려서는 안 된다는 말 자체는 맞다.
게다가 우리나라도 반세기 남짓 전까지만 해도 전쟁 폐허 속에서 못살고 굶주리던 시절이 있었으니, 비극적인 역사를 더욱 잊지 말아야 한다.

근데 말이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고작 저게 전부라면...??
쌀알 한 톨 생산하는 것조차 그렇게 힘들어 갖고는 너무 겁나고 무서워서 밥 한 끼 제대로 먹고 살 수 있을까?

농사를 짓는 게 그렇게 힘들고 고생스러우니, 현실에서는 한번 농사를 지을 때 최대한 대규모로 짓는다. 쌀을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왕창 많이 생산해서 쌀알 한 톨당 들어가는 고생을 1/n로 분산시킨다.

애들한테 음식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얘기를 넘어, 저런 경제 원리도 가르쳐야 할 것이다. 그렇게 왕창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거대 자본 인프라가 필요하고, 또 인간의 노력을 줄이려면 기계도 필요하고 과학기술도 필요하다는 것..
그렇게 빈부격차와 편차가 어느 정도 있어야 다같이 발전하고 파이가 커질 수 있고.. 부와 세금은 모두 낙수효과가 존재하는 개념이라는 것.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운송하고 유통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는 거..
아껴 쓰고 저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투자도 필요하다는 거.
국가간의 통상에서도 수입 없이 수출만 잔뜩 있어서는 안 된다는 거. 디플레가 인플레보다 안 좋다는 거(물가가 내려가는데도?).

공교육이 이런 관념을 애들한테 일깨워 줘야 하리라 여겨진다.
투기꾼 속물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되도 않은 얼치기 지상락원 공동분배 이딴 것에 현혹되고 선동되지 않기 위해서다!
공교육에서 무슨 성경의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는즉 만족하라,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근원" 이런 신앙 교리를 가르칠 수는 없을 테니, 최소한 worst로 가지는 않게 애들을 이끌어야 한다.

2. 정치인--후보건, 당선자 현직이건 불문--이 뿌리는 돈의 맹점

요즘은 정치판에 복지 포퓰리즘이 하도 유행이고 대세이다.
뭐, 극단적으로 생각해서 재벌들 왕창 쥐어짜고 세금 왕창 걷어서 전국민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현금 1억씩 팍팍 뿌려 줄 수는 있다. 거짓말은 안 한다고 치자.

근데 누구나 1억씩 갖고 있으면 점심밥 한 끼 값도 1만을 넘어 10만이건 100만이건 반드시 오르게 된다.
왜냐고? 1억씩 갖고 있는데 예전처럼 7000원짜리 된장찌개, 8000원짜리 제육볶음만 먹을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모두 다 쏘고기 등심이나 마구로 뱃살을 먹으려 들면 값이 과연 어찌 될까?
결국은 각 개인이 가진 부의 실질적인 수준은 지금과 비슷하게 도로아미타불 평준화되게 돼 있다. 돈의 가치만 더 떨어질 뿐.

이런 부작용은 그 어떤 복지 포퓰리즘 신봉자들도 절대로 얘기해 주지 않을 것이다.
물가는 식품이건 석유건 부동산이건, 본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원자재의 값이 내려가야만 잡을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지는 것뿐이다! 이것이 진리이다.
그걸 지금까지 상당 부분 가능하게 한 일등공신이 바로 과학기술이었고 말이다.

그리고 내가 예전부터 꾸준히 해 온 말이 하나 더 있다.
우리나라는 개인 사재를 털어서 뿌리는 건 1950년대 자유당 시절 부정선거의 사례도 있고 해서 아주 강경하게 금지하고 단속하고 있다. 뇌물이니 불법 향응이니, 선거법 위반이니 하는 죄목을 씌운다.
시골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마을 잔치에 초대받아 가서 밥 한 끼 얻어먹고 싸구려 경품을 받았던 농부 할배까지 불러다 족칠 정도로 처절하게 응징한다.

근데, 자기 사재가 아니라 세금 풀어서 비슷한 짓을(완전히 같지는 않아도) 하면 이건 복지가 된다.
이 딜레마를 시스템적으로 분간해서 해소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정치판에 만연한 망국적인 모랄 해저드를 결코 근절할 수 없어진다. 정치판의 수준이 싹 다 하향평준화 타락하고 나라의 미래가 없어진다.

제아무리 우파 정당이라고 해도 표 얻으려고 대세를 따라 퍼주네 뭐네 헛소리를 할 수밖에 없어진다. 그거 갖고 SNS에서 백 날 실망이네, 우리나라에 진정한 시장 경제 보수 우파가 없네 한탄해도 어쩔 도리가 없다. 시스템이 이미 요따구가 됐는걸 니가 출마했다고 달리 처신할 수 있겠나?

학교에서 중등 과학 시간엔 열역학 이론을 동원해서 영구기관이란 건 존재 불가능하다는 걸 가르친다.
그것처럼 사회· 경제· 윤리 시간엔 비슷하게 다같이 공평한 부자인 세상이라든가 공산주의의 이상향 따위는 절대 존재 불가능하다는 걸 세뇌에 가깝게 가르쳐야 할 것이다.

또한, 소말리아에서 애들이 굶주리는 게 당연히 우리 평범한 사람들의 잘못 때문인 건 아니다. 우리가 걔네들한테 괜히 '미안해하면서' 밥을 먹을 필요는 없다. -_-;; 이건 서울대나 의대에 합격한 애들이 자기 때문에 떨어졌을 이름 모를 경쟁자에게 '미안해하면서'(!!?) 다닐 필요는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지금 온갖 과학기술을 동원해서 자연을 쥐어짜고 착취해서 식량 생산 자체는 모든 사람이 먹을 만치 풍족하게 하고 있음이 주지의 사실이다. 근데 그게 분배가 안 되어서 소말리아 애들이 굶주리고 있으니, 탐욕스러운 다국적 기업 농장을 조져서 강제 분배해야 된다..??

이게 바로 사악한 공산주의가 교묘하게 친 함정이고 삼천포 결론인 것이다.
그 다국적 기업 농장들이 자기 이윤과 탐욕을 추구하기 위해 열나게 농산물을 생산하고 품종개량을 하고 밖으로 수출하지 않았으면 소말리아가 아닌 다른 굶지 않는 나라 국민들도 지금 같은 가격으로 밥을 먹는 게 과연 가능할까?? 분배할 거리가 생기기라도 할까?

그 함정에 속지 않고 현실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동일한 생산성의 일을 했는데도 잘사는 나라에서 받는 급여의 가치와 못사는 나라에서 받는 급여의 가치가 왜 이리 차이가 나는가? 어째서 미국의 하루 생활비로 소말리아에서는 한 달을 사는 걸까? 못사는 나라 사람들은 개 취급을 받는 한이 있어도 왜 기를 쓰고 잘사는 나라로 들어가려 하는가?" 이 원리를 알아야 할 것이다.

굶주리는 소말리아 애들을 구제하는 건 그 동네의 정치적 상황까지 감안해서 다른 관점에서 본질을 파헤쳐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기껏 도와줘 봤자 성금이나 구호물자가 굶주리는 애들한테 애초에 가지도 못할 테니 말이다. (열악한 도로로 세월아 네월아 실어 나르는 도중에 다 상하고 썩거나, 아니면 그냥 횡령되고 빼돌려짐)
이건 북한을 도와주는 문제에 대해서도 99% 이상 그대로 동일하게 적용 가능한 원리라 하겠다.

그나저나, 가정이 거짓인 명제는 무슨 결론이 나오든 무조건 참이라는 것은.. 듣보잡 군소후보의 공약집이 딱 정확한 예시인 것 같다. 허 경영처럼 말이다.
당선될 가능성이 없는 사람이 자기가 만약 당선된다면 전국민에게 1억씩을 뿌리든 10억을 뿌리든 얼마를 뿌리겠다고 말해도 알 게 뭔가?? 거짓말은 안 하는 거다.

그래도 3억인지 5억인지 출마 공탁금만은 전적으로 자기 사재여야만 되는가 보다. 세상엔 도대체 뭔 밑천으로 대선에 군소후보로라도 출마하는지 모를 사람도 좀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22/02/27 08:35 2022/02/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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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인은 이 달 초에 호박 실내 농사 후기를 블로그에다 올렸었다. 그 이후로도 호박 덩굴들은 무럭무럭 자라서 이 정도까지 커졌다. 흙이 부족하고 뿌리를 충분히 깊게 내리지 못했을 텐데 잘 자라 준 게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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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사진에는 덩굴이 오른쪽 끝까지 뻗은 상태였다. 허나 그 덩굴은 더 길어져서 오른쪽 끝에서 방향을 돌려서 왼쪽 끝까지 돌아왔고, 거기서 또 방향을 돌려서 오른쪽을 향해 중앙 정도까지 갔다. ㄷㄷㄷㄷ

야외의 텃밭 흙바닥에다 덩굴을 넓게 늘어놓으며 키우면 이런 복잡한 줄과 받침대가 없어도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비좁은 실내에서 창가의 햇볕을 최대한 쬐어 주는 모양을 만들다 보니, 덩굴을 받치는 구조물도 덕지덕지 필요해진 것이다. ㄲㄲㄲ
호박의 주거 형태가 단독 주택 대신 아파트로 바뀐 것 같다. 면적을 줄이는 대신, 높이를 키웠으니 말이다.

2.
그리고.. 이 호박 덩굴은 몸집만 커진 게 아니라 암꽃도 폈다. 첫 수꽃이 핀 뒤 2주 이상이 지나서야 첫 암꽃이 폈다.
수꽃은 네댓 그루 남짓한 덩굴에서 매일 서너 송이씩 꾸준히 펴서 지금까지 수십 송이가 피고 졌다.
그러나 같은 덩굴들에서 약 3주 동안 암꽃이 핀 건 딱 일곱 송이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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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꽃이 피기 전 / 폈을 때의 모습)

동그란 씨방이 달린 암꽃 봉오리 자체는 이보다 더 많이 맺혔다. 그러나 그것들이 전부 꽃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영양이 부족한지 중간에 시들어 떨어진 것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피기 직전의 노란 꽃봉오리까지 생겼는데 그 상태로 차마 피지는 못하고 떨어지는 놈도 있었다.
호박의 입장에서 암꽃은 수꽃에 비해 영양 소모가 많고 피우기가 무척 어렵다는 걸 근처에서 직접 보며 확인할 수 있었다.

3.
실내에는 꿀벌이 날아오지 않으니, 본인은 주변 다른 덩굴의 수꽃을 잘라서 거기 수술을 암술에다가 직접 꽂아서 비벼 주는.. 일명 '인공수분'이라는 걸 최초로 시행해 봤다. 붓이고 뭐고 없어도 되고, 그냥 수술 작대기 직통이 제일 속 편했다. 암술을 꽃가루로 범벅을 만들어 줬다.
수꽃 하나만으로 암꽃 무려 세 송이를 수분시킬 수 있다고는 한다만, 현실에서 수술이 암술보다 부족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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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죽은 줄 알았던 씨방은 아주 서서히 부풀고 커지면서 본격 열매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3~4일 정도는 지나야 결과를 알 수 있는 것 같았다. ^^
내가 중매를 서 줬던 암꽃 수꽃이 이렇게 맺어졌다니.. 무슨 로켓 쏴서 인공위성을 궤도에 드디어 안착시킨 것 같은 느낌이었다. ㅠㅠㅠ

수분이 성공하고 나면 씨방이 부풀 뿐만 아니라 내 경험상, 무게도 확실히 달라진다.
암꽃 시절에는 위로 빳빳하게 솟아 있던 씨방이 며칠 뒤에 꽃은 시들고 그 대신 씨방이 부풀어서 아래로 축 쳐진 걸 보면.. 참 감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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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간격으로 동일 사과와 동일 호박을 거의 동일한 구도로 크기 비교..)
저 호박은 덩치가 더욱 커져서 자두, 방울토마토, 양파를 넘어 사과의 크기까지 추월하는 경지에 도달했다. 적-록.. 뭔가 어울리는 보색 배합인걸?
식물이 열매를 뭔가 3D 프린팅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초록색 줄기는 단자· 케이블이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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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아이는 인공수분 후에도 며칠째 크기나 색깔이 변함없어서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길이 없었는데..
정체는 단호박이었으며, 수분의 성공이 최종 확인되었다. 야호~!
위와 아래의 사진 네 장은 개화일 기준으로 각각 D-3, -1, +3, +5일 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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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박은 씨방이 무슨 완두콩 같은 매끈한 초록색 구슬 모양이어서 일반 호박의 씨방보다 더 예뻤다.
수분 후에는 세로로 줄무늬가 생기고 더 납작해지고, 색깔도 더 짙어지면서 우리가 아는 단호박 모양이 되어 갔다.
나로서는 줄무늬가 정상적인 생장인지, 아니면 시들어서 쭈글쪼글해지는 징조인지를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수술 꽃가루가 단호박/일반호박을 가리지 않고 아무 암꽃과 호환은 되는 듯하다.
열매가 생성되는 단자의 모양도 일반호박이랑 단호박은 좀 차이가 있다(꼭지 부분ㄲㄲㄲㄲ).

5.
이런 일련의 일을 겪으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게 많았다.
가장 먼저, 호박 열매는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조건들이 다 맞아떨어져야 생긴다는 것, 호박 덩굴은 한둘, 두세 그루만 있어서는 안 되고, 네댓 이상은 한꺼번에 같이 키워야 암꽃이 하나 폈을 때 수분 타이밍을 맞출 수 있는 수꽃이 상시 존재하겠다는 것 말이다.

게다가 이들 꽃의 유통기한은 새벽부터 오전까지 겨우 몇 시간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그 뒤엔 꽃이 바로 져 버리며, 암술· 수술의 생식 능력이 상실된다.
암꽃이 피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수분을 해 준다고 해서 100%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본인의 경우, 암꽃 7송이 중에서 확실하게 성공한 것 셋, 실패한 것 셋, 아직 결과를 알 수 없는 것 하나로 결과가 나뉘었다.

도대체 이 꽃가루라는 게 뭐길래..? 무슨 금가루마냥 극미량의 이 가루의 정체가 뭐길래 암술에 묻었는지의 여부에 따라서 씨방이 큼직한 호박으로 자라느냐, 아니면 그냥 시들어 떨어질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걸까??
지금까지 야외에서 저절로 맺혔던 호박 열매들은 전부 꿀벌이 알음알음 찾아와서 수분을 해 줬기 때문에 맺힌 것이야 그럼? 우와~

하긴 학창 시절에 <생명 영원한 신비> 다큐에서도 충매화라는 건 식물이 번식을 위해서 동물(곤충)과의 윈윈 공생을 선택한 정말 대단하고 놀라운 사례라고 극찬했던 걸 본 게 생각난다. 물론 성향이 성향이다 보니, 창조된 거라고 안 하고 그렇게 똑똑하게 진화한 거라고 얘기하지만.. ㅋㅋㅋ

6.
이렇게 수분 성공한 열매가 생긴 뒤부터는.. 호박이 자라는 방식이 좀 달라지는 것 같다.
줄기가 뻗어가고 잎이 자라는 게 둔화되고, 새순과 기존 암꽃조차 누렇게 시드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 뒤에 추가로 꽃이 핀 암꽃은 씨방도 예전의 암꽃보다 더 작더라. 영양이 열매 쪽으로 많이 가는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심증이 아니라 실제로 그런 거라고 한다. 제멋대로 아무렇게나 자라는 게 아니었네~~
식물은 자기 자신의 잎과 줄기 위주로 자라는 영양성장, 그리고 꽃과 열매 위주로 자라는 생식생장이라는 두 모드가 존재한다. 오.. 나름 state machine이었던 것이군.

한창 자라야 할 때 온도 수분 영양 상태가 부실하면 생존의 위기를 느낀 식물체는 영양성장을 포기하고 무리해서라도 꽃과 열매를 많이 맺으려 애쓴다. 하지만 그것만 올인하다가 식물 자체도 더 일찍 시들고 죽는다.
반대로 초기에 거름과 물을 지나치게 많이 주면(특히 질소 비료) 식물 자신의 영양생식만 엄청 벌어지면서 꽃은 안 피고 열매는 금방 낙과한다고 한다.

확실히 우리 호박도.. 한창 영양성장을 하다가 생식성장으로 모드가 바뀌긴 한 것 같다.
열매를 많이 보고 싶으면 호박을 심은 초기에 어미순인지 아들순인지 뭔지를 많이 잘라 주라고 그러던데..
본인의 경우는 아무 조치 없이 그냥 방치했다.
그렇게 방치해도 내가 느끼기에는 암꽃도 생길 때가 되니 생기고, 이 정도 열매가 맺히기는 한다. 야외도 아닌 실내에서 뭘 더 바라겠는가.

그리고 열매가 맺히고 있는 덩굴에서는 다른 암꽃이 피더라도 씨방이 예전보다 작게 달리며, 낙과 확률도 더 높아진다.
열매를 만드는 건 영양 부담이 굉장히 크니 광합성을 위한 물과 햇볕, 그리고 비료로 인과 마그네슘 같은 무기물 영양분 공급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댄다.

역시 큼직한 늙은 호박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었구나.;; 농사도 알면 알수록 공부해야 할 게 정말 많다.
도난 걱정, 추위 걱정 없는 실내에서 최선을 다해 호박을 가꿔서 덩굴은 자연사할 때까지, 열매는 누렇게 익을 때까지 원없이 놔둬 보고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집 지붕이나 담벼락에 호박 덩굴이 놓여 있는 모습이 참 정겨워 보인다~)

Posted by 사무엘

2022/02/24 08:35 2022/02/2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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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연초 근황

지난달 말쯤부터는 캠핑, 호박, 코로나19 얘기와 함께 개인 근황을 전하는 게 패턴이 된 듯하다. 이번에도 같은 패턴으로 최신 소식을 알리고자 한다.
그런데 쓰다 보니 글이 많이 길어졌다. 그래서 호박 얘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여기서는 다른 소식들부터 먼저 전하도록 하겠다.

1. 건강

바야흐로 2022년, 본인도 나이가 벌써 4학년이 임박했다.;;
4학년 진입을 앞두고 20년 전과 지금의 건강 상태를 비교해 보면 대략 이런 것 같다.

  • 구내염(입술), 편도선염(목), 몸살감기 같은 자잘한 잔병치레가 없어졌다. 환절기 감기?? 마지막으로 걸린 때가 몇 년 전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 실수로 입 안을 깨물어 버리면 옛날 같았으면 상처가 곧장 구내염으로 도져서 한두 주 고생했을 텐데.. 요즘은 그 정도 실수를 한 뒤에도 양치 하고 한숨 자고 나면 의외로 그대로 낫기도 한다.
  • 체열은 확실히 후끈후끈하다. 침낭과 담요 덮고 -10도인 밖에서 아주 따스하게 잘 자고 있다. 잠뿐만 아니라 식욕도 아직까지는 아주 왕성하다.

다만..

  • 예전에 비해 몸이 무겁다는 게 느껴지고 유연성이 더 떨어졌다. 절대적으로 체중이 더 늘기도 했지만, 뭔가 똑같이 엉덩방아 찧거나 삐끗 하더라도 대미지를 예전보다 더 크게 입겠다는 게 본능적으로 느껴진다.
  • 특별히 수분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어도 동일한 컨디션 때 소변 색깔이 더 진해져 있다.
  • 다쳤을 때 상처가 아무는 속도가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느려졌다. 딱지 하나 뜯어서 피 약간 났다 하면 휴지 한 조각을 시뻘겋게 다 적실 정도로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야 출혈이 겨우 멎는다.
  • 머리를 감으면 빠지는 머리카락이 예전보다 더 많아진 것 같다. 난 평생 내 사전에 불면과 탈모는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 설마...?
  • 글쎄, 계단을 후다닥 뛰어 내려가거나 스틱 없이 산 내려가는 게 아직까지는 아무 불편 없고 가능하다. 근데 지금 이러면 늙어서 관절이 다 나간다는 말이 있어서 좀 자제하는 중. 사실인가염?
  • 이제 학창 시절처럼 밤새워 가며 무슨 공부나 작업은 절대 못 한다. 자는 시간을 줄일 수 없다.

이래서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개발 속도도 느려진다. 시간과 체력은 부족한데 작업해야 하는 것도 점점 어려운 부분밖에 안 남으니까..;;
2년마다 버전이 1.0씩 올라가는 것도 이젠 나가리다~~ 건강 관리 해야겠다..

2. 캠핑

-10도짜리 새벽 한파는 신이 인간에게 내려주신 매우 고맙고 귀중한 선물이다. 이걸 헛되이 낭비하여 날려 버리는 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2월이면 이제 이런 추위를 즐길 수 있는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니 본인은 어김없이 텐트 들고 바깥 아지트로 뛰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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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이 겨우 -5도밖에 안 되면 귀찮아서 안 나가고 그냥 집에서 잘 생각이었는데, -10 부근까지 내려간대서 일부러 나갔다. ^^

텐트를 친 직후에는 주변이 너무 따뜻해서 정말로 -10도가 맞는지 의구심과 자괴감이 들 정도인데.. 누워서 가만히 있으니까 슬금슬금 추워진다.
마치 침몰하는 배에 바닷물이 스며들듯이 냉기가 곳곳에서 새어 들어온다. 손은 완전 따뜻한 상태인데 전화기나 컴퓨터를 만져 보면 어째 이렇게 차가운지 놀란다.

결국은 준비해 간 담요 두 장, 여름 침낭과 겨울 침낭을 총동원해서 얼굴까지 덮고, 늙은 호박도 다 덮어 준다. 이제야 열평형이 이뤄져서 덥지도 춥지도 않은 채로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잠들 수 있다. 아무리 오래 있어도 냉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햐~ 요 맛에 밖에서 잔다니까.?? 이거 정말 중독성 있다.

그런데.. 이 겨울에 상도덕을 모르는 몰지각한 캠핑족이 여전히 있는가 보다. (☞ 뉴스 링크)
강변의 널찍한 공원에서 캠핑카도 아니고 텐트를 쳐서 아예 살림살이를 차렸다. -_-;; LPG 까스통에다 애완견 집까지..

이런 사람들 때문에 본인처럼 밤에만 잠깐 텐트 치고 자고 아침에 사라지는 텐트족도 같이 욕 먹는다.
공공장소에 장기간 무단 방치된 자동차나 텐트에 대해서는 더 강력하게 행정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3. 우한 폐렴 시국

코로나19가 퍼지는 속도가 참 가관이다. 매일 전국에서 수백~수천을 찍더니 기어이 만 단위가 돼 버렸고, 이제는 10만으로 넘어가네 마네 한다. 이제는 본인의 주변에도 SNS 지인, 직장 동료 중에 확진자가 나오는 지경이 됐다.
예전에 나랏님이 했던 우려대로라면.. 기존 방역 체계는 진작에 다 붕괴된 거다. 어설픈 방역이나 거리두기 따위로 예방하고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여기서 미묘한 점은.. 저 수만 명에 달하는 확진자들이 다 무슨 좀비 바이러스 에볼라 에이즈 같은 죽을병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다.
오미크론은 병세가 예전보다 '가늘고 길게' 가는 형태로 바뀐 변이이다. 거의 계절 인플루엔자처럼 되긴 했는데.. 그렇다고 단순 감기 수준의 만만한 병인 건 아니어 보인다. 직접 걸려 보거나-_- 걸린 사람을 곁에서 구경해 본 적도 없으면서 과소평가를 하지는 말아야겠지만.. 경증과 중증의 차이는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

본인은 도 넘는 수준의 백신 음모론자가 아니다. 이렇게 높은 접종률 덕분에 바이러스의 위력이 좀 너프되긴 했을 가능성은 일단 인정한다.
하지만 유의미한 확률· 빈도로 부작용도 발생한 것은 별개로 논의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상황이 이 지경까지 간 이상, 이제는 말이다..

어디서 확진자 좀 나왔다고 해서 2년 전 버르장머리처럼 동선 추적하면서 역학조사네 뭐네, "교회 발, 학원 발, 어디어디 발 코로나" 이 X랄 마녀사냥하고,
백신 미접종/불완전 접종자를 무슨 잠재적 보균자, 페스트 보균자나 나병 환자 취급하는 짓거리는 제발 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이건 이제 정말 아닌 것 같다.

정상적인 나라라면 이제는..
"마스크만 잘 쓰고 다니십쇼~ 백신은 고령자 위중증자 위주로만 맞으시고 더 강요 안 합니다.
그러다 증상 있으면 걸리신 분만 그냥 혼자 집에서 푹 쉬십쇼.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과도한 차별과 불이익은 그만~~ (혐오범죄-_-)"
이런 홍보 캠페인이나 하는 게 순리이지 않을까?

사실은 이제 무슨 운동경기 스코어 중계하듯이 확진자 수 보도하는 것도 큰 의미가 없어진 것 같다.
결핵이나 독감 감염자 수를 일일이 중계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4. 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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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지난 2월 4일에 송 현 선생님(1947-2022)께서 별세하셨다는 것이 장례가 다 끝난 뒤에야 유족을 통해서 차츰 알려졌다.
본인은 공교롭게도 선생님을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1월 중순쯤에 인사차 뵈었다. 그러고 저녁도 같이 먹은 뒤에 헤어졌었는데.. 그게 선생님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은 본인은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이 쟁쟁해 보이셨고, 책을 쓸 것이 한 트럭인 상태이셨다.
자신이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르니 1분 1초가 아깝게 일생을 책과 기록으로 남기는 중이라고 하셨는데, 아아 이렇게 가 버리시다니..

고인은 대한민국이 1960년대 말, 한글 기계식 타자기의 표준 글쇠배열이 네벌식으로 졸속으로 제정됐던 시절에 공 병우 박사와 함께 온몸으로 반대하고 투쟁했다.
더 나은 세벌식이 민간에 이미 보급돼 있는데, 글자 모양이 좀 덜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소탐대실인 방식을 굳이 또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세벌식은 타자 행동이 매우 효율적이며 타자기와 컴퓨터가 동일한 방식으로 치는 것도 가능하다. 나머지 다른 방식들은 그렇지 않았다.
결국 첫단추를 잘못 끼우니 5공 시절에는 컴퓨터용 두벌식 자판이 또 만들어져야 하게 됐다. 컴퓨터에서 굳이 복잡한 네벌식 배열을 쓸 필요는 없으니까..

그리고 타자기는 컴퓨터용 두벌식의 변종으로, 받침은 매번 shift를 눌러 놓고 쳐야 하는 이상한 괴작으로 바뀌어 버렸다.
할 필요가 전혀 없었던 삽질 때문에 세금이 낭비되고 후손들은 컴퓨터에서도 한글을 입력할 때 shift를 매번 누르지 않는 대신, 도깨비불 현상을 당연한 듯 일상적으로 보고 지내게 된 것이다.

물론 모바일에서는 세벌식이 컴퓨터/타자기에서만치 우위를 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저기는 애초에 타자를 오래 길게 하지 않는 환경이며, 도깨비불 현상 존재 여부라는 본질적인 차이는 어느 기기에서나 어차피 변하지 않는다.
송 선생님은 공 병우 박사님을 제일 가까이에서 모셨던 역사 증인이고, 들어 볼 옛날 이야기와 회고들이 무궁무진한 분이셨는데.. 더 자주 뵙고 이것들을 전수받지 못한 것이 개인적으로 아쉬울 따름이다.

고인께 삼가 조의를 표한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다음 버전(아마 올해 상반기 중? 버전 10.5 정도?)은..
도움말의 ‘감사의 글’란에 공 병우 박사에 이어 송 현 선생님에 대한 추모 문구도 추가로 들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본인의 신앙과 관련이 있다면 있는 인물..
말씀 보존 학회의 설립자인 이 송오 목사도 비슷한 시기인 1월 28일에 소천했다.
단, 본인은 KJV 유일주의나 세대적 진리 같은 신학 노선이 약간 비슷하지, 이분과 개인적인 인연은 전무하다. 진영도 한킹이 아닌 흠정역 쪽을 선택했었고 말이다.

우리나라의 KJV 진영의 수장들도 앞으로 이런 식으로 한 분씩 역사 속으로 사라지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송오 목사는 이 바닥에서 공과 과가 명확하게 갈리는 분이었다. 성경 번역하고 교회 세우고 성경적인 교리를 세우는 등의 기여를 분명 했다. 그러나 초창기 1990년대에 기성 교계를 상대로 조금만 더 처신을 잘했으면.. 국내의 KJV 진영이 지금보다 훨씬 더 단합하고 커졌을 것이며, 타 교계로부터 이단 소리도 훨씬 덜 듣고 자기들 뜻을 더 널리 펼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점이 개인적으로 못내 아쉽다.

Posted by 사무엘

2022/02/21 08:35 2022/02/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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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한 동물들 -- 조류 위주

생물 중에는 과거에는 존재했지만 현재는 멸종해서 없어진 품종이 있다.
무슨 고생대의 아노말로카리스나 중생대의 공룡, 신생대의 매머드처럼 너무 옛날 생물 말고, 인류와도 공존하던 중에 멸종한 놈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신대륙에서 날지 못하는 조류(새)의 멸종 사례들이 굉장히 인상깊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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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아: 타조보다도 덩치가 더 큰 새였으며, 유럽 백인들이 멸종시킨 건 아니라는 것(마오리 원주민들이 훨씬 더 전인 16세기쯤에 멸종시킴..??), 무슨 봉황 정도로 까마득한 판타지 같은 새가 아니면서 문명인이 실물을 본 적이 없다는 것 때문에 심상이 무척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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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도도: 날지 못하고 알도 하나씩밖에 못 낳는 주제에 습성도 인간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순진했다. 이 때문에 백인 개척자들의 남획과 생태계 교란, 서식지 파괴의 직격타를 받아 18세기(1700년대) 말쯤에 싹 멸종했다. 이때는 안타깝지만 지금 같은 자연 보호 동물 보호 같은 관념이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지 않았으며, 뱃사람은 특히 더욱 억세고 험악한 성향의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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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큰바다쇠오리: 시꺼먼 색깔에 눈 주위에 허연 무늬가 있는 건 범고래를 닮았는데.. 도도와 비슷한 처지로 인해 19세기인 1840년대에 사실상 멸종했다.
원래 '펭귄'이라는 단어는 얘를 가리키는 단어였는데 정작 얘는 멸종해 버리고, 비슷하게 생긴 다른 개체가 남극에서 발견되면서 쟤들이 '펭귄'이라는 이름을 물려받았다. 개인적으로 제일 불쌍하고 안타까운 멸종 사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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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여행비둘기: 얘는 위의 새들과는 달리 비행 가능한 놈이다. 한때 북미 대륙에서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을 정도로 엄청난 개체수를 자랑했고 돌멩이를 아무 데나 던져도 잡을 수 있던 녀석들이지만.. 이를 능가하는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기어이 멸종하고 말았다. 소수가 된 뒤부터는 번식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물원에서 마지막 개체가 번식에 실패하고 죽었기 때문에 정확한 멸종 일시와(1914년 9월 1일) 박제 기록이 전해진다.

Posted by 사무엘

2022/02/19 08:34 2022/02/1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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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비보호 신호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진행하는 자동차 도로가 한 지점에서 평면 교차하면 거기는 대체로 신호등에 의한 시분할 통제가 시행된다(로터리가 아닌 이상..). 그런 곳에서 자동차가 아무 때나 아무 방향으로 진행하면 서로 부딪히는 사고가 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로와 도로가 만나는 곳마다 모든 진행 방향을 몽땅 신호등으로 도배하는 건 현실적으로 곤란하다. 적신호에서는 서고 청신호에서는 가니까 단순하고 속은 편하지만, 지나가는 차가 없는데도 무작정 강제로 하염없이 기다리는 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상황별로 '재량껏, 자율적으로 알아서 조심해서 지나가라' 같은 시스템이 시행되는 경우도 있다.

1. 좌회전

자신과 반대편이 모두 직진 신호를 받아서 상· 하행 제 갈 길을 가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오는 차가 없으면 눈치껏 반대편 차로를 밟으면서 좌회전하는 걸 허용한다.
이건 상시 유턴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개념이다. 조건부 유턴은 보통 적신호나 보행자 신호 때만 유턴이 허용되는 형태인 반면, 상시 유턴은 직진일 때도 반대편에 차가 없으면 유턴 허용이기 때문이다.

비보호 좌회전은 사고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서 해야 한다. 비보호 좌회전에 대해서 rule of thumb 급의 철칙이 있는데, 바로 “At your own risk”, 그리고 “너의 존재감을 반대편 차에게 절대로 드러내지 말라”이다.
비보호 좌회전하는 차는 알아서 조용히, 반대편에서 오는 차를 세우기는커녕 브레이크를 밟는 일조차 만들지 말고 존재감 없이 쓰윽 좌회전해서 사라져야 된다! 반대편 차로는 현재 직진 ‘청신호’라는 걸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운전자가 굉장히 빠지기 쉬운 착각이 하나 있다. 바로 “앞차가 이미 비보호 좌회전 중이니 나도 바싹 뒤따라가면 되겠지. 그러면 마주오는 차는 알아서 속도를 줄이겠지”이다.

반대편의 1차로에서 그 비보호 좌회전 앞차를 본 반대편 차는 물론 속도를 줄일 것이다. 그러나 도로의 폭이 편도 2차로 이상이라면, 그 옆의 n차로에서 그 앞차를 따라가던 뒷차는 시야가 가려져서 당신을 못 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이미 뒤따라 좌회전 중인 당신과 충돌하게 된다.
앞차는 무단횡단자 때문에 속도를 줄였는데 옆 차로에 있던 당신은 앞차 때문에 그걸 못 보고 무단횡단자와 충돌.. 딱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차로가 많은 큰길일수록 비보호 좌회전은 위험성이 커진다. 차량의 통과 속도와 교통량이 매우 높은 확률로 덩달아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대편의 모든 차로에 대해 충분한 시야가 확보되지 않고 달려오는 차가 전혀 없다는 확신이 없다면, 섣불리 비보호 좌회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걸 왜 운전 면허 교육 때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지 모르겠다. 생각 같아서는 비보호 좌회전 요령은 운전 면허 도로 주행 시험 때 FM대로 직접 실습하는 절차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아니면 최소한 필기 시험 문제로라도 내든가..
"뒷차 따라 나도 들이대면서 비보호 좌회전한다"가 오답이 되게 말이다.

그~~저 닥치고 비현실적인 멈춤, 서행만 조선 유교 꼰대마냥 세뇌시키고. 노란불 딜레마 때문에 운 나빠서 시험 떨어지는 애들이나 만들어서 돈 시간 낭비시키니.. 면허 시험 체계가 혼란스럽고 미개하기 그지없다.

한 문철 변호사는 비보호 좌회전이 만악의 근원이니 좀 없애라는 소신인 모양이다. 아니면 사고 나면 옛날처럼 다시 12대 중과실 신호위반으로 되돌리기라도 하라고..
하긴, 평생 교통사고 분석만 업으로 삼으면서 이 바닥은 이골이 났을 텐데, 저런 애매한 시스템 때문에 사고가 한두 건 난 게 아니었지 싶다. 어지간한 드라마/영화에 나오는 뻔~한 주인공 사망 플래그 클리셰 급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런다고 현실적으로 비보호를 싸그리 다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다.
등신같은 과속 단속 카메라 만들 예산으로, 애매한 비보호 교차로에 안전한 감응식 신호기나 더 장착했으면 좋겠다. 좌회전 자리에서 차가 대기하고 있으면 알아서 안전한 좌회전 청신호를 주는 거 말이다. (반대편 차로는 물론 적신호)

그리고 기왕 시내 교차로에서 속도와 신호 단속을 동시에 한다면.. 교차로 통과 결심 지점 표시 같은 거라도 좀 했으면 좋겠다.
“이 지점을 시속 50/60으로 지났다면, 신호등이 노란불이 되더라도 고민 말고 직진해서 교차로를 통과하세요” 이런 표식 말이다. 이보다 느린 상태이거나 이 지점을 아직 못 지났다면 브레이크 밟고 서는 거다.
요즘 전국의 고속도로/고속화도로에는 진출 방향을 헷갈리지 말라고 분홍색/초록색 색깔띠가 곳곳에 깔렸는데(10여 년 전부터) 교차로 통과 결심 지점 표시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

2. 우회전

우측통행 기준으로 우회전은 도로에 끼치는 여파가 가장 작다. 그렇기 때문에 도로 구조가 아주 특이한 삼거리 같은 예외적인 곳이 아닌 한, 우회전 신호가 별도로 있지는 않다.

직진 청신호이고 우회전 쪽 횡단보도가 적신호라면 우회전은 제일 속 편하게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나머지 상황에서는 우회전을 비보호로 재량껏 할 수 있다. 즉, 이때는 좀 조심하면서 해야 한다.

비보호 우회전의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직진 청신호에다 우회전 쪽 "횡단보도가 청신호"인 때이다. 이때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 없을 때에만 눈치껏 우회전을 할 수 있다. 요 근래에는 횡단보도 내부뿐만 아니라 길가에서 횡단을 위해 대기 중인 사람이 보이기만 해도 차가 서야 하는 것으로 법이 바뀌었다.
즉, 비보호 좌회전은 차와 차의 충돌의 위험이 있다면, 비보호 우회전은 차와 보행자의 충돌 위험이 있다.

직진이 적신호일 때도 비보호 우회전이 가능하다. 물론, 직진 쪽 횡단보도가 청신호가 아닐 때에 한해서다. 그때는 우회전 차량이라도 당연히 무조건 서야 한다.

다음으로, 서로 좌회전 신호만 받은 상태라면, 내가 우회전하는 방향으로 맞은편 차로의 좌회전 차량도 같이 들어올 수 있다. 그럴 때는 우회전 차량은 좌회전 차량에게 방해 민폐를 끼치지 않고 슬금슬금 해야 한다. 우회전은 비보호이지만 좌회전은 정식 신호이기 때문이다.
어디 비보호 우회전하는 차가 건방지게 크게 꺾어서 1차로로 쓰윽 들어가는지? 그러지 말아야 한다. 비보호 우회전은 비보호 좌회전만치 위험한 상황은 아니니 일탈이 좀 묵인되는 것일 뿐이다.

3. 직진/기타

교차로에서 직진이 금지되어 있는 곳은 대체로 고가나 지하도 같은 입체교차 경로가 따로 있어서 “직진은 저기로 하셈~! 여기서는 직진 금지” 형태이다.
그런 금지 말고 직진에 대해서 정규 청/적이 아닌 신호가 존재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OX/XO, OXO/XOX 형태로 교차하는 황색 불빛: 교차로는 아니지만 커브나 빙판이 있으니 너무 과속하지 말고 조심하라는 권고 사항이다.

(2) 황색/적색 점멸: 적/청 정규 신호를 적용하기에는 교통량이 굉장히 적은 곳에서 볼 수 있다. 약간 작은 길에서는 평소에 정규 신호가 사용되다가도 0시 이후의 심야· 새벽 시간대에는 교차로나 횡단보도에서 이런 형태의 비보호 신호가 시행되는 경우가 있다.

황색 점멸의 경우, 옆에서 갑자기 뭐가 튀어나오더라도 부딪히지 않고 즉시 정지 가능할 정도로 충분히 천천히 통과한다(진행 방향 무관). 요즘 운전자들을 속천불 나게 하는 어린이 보호 구역 시속 30 단속 정도를 생각하면 된다.
황색이 아닌 적색 점멸이라면 아예 일시정지까지 해서 주위를 살핀 뒤에 지나가야 한다. 큰길과 작은길이 만나는 곳에서는 큰길은 황색 점멸이고 작은길은 적색 점멸이 되곤 한다.

(3) 무신호: 좁은 골목길에서 신호가 없고 시야도 확보되지 않은 교차로를 지난다면, 반드시 일시정지를 해서 주위를 살핀 뒤에 가야 된다. 즉, 적색 점멸에 준하는 상태로 통과하는 게 안전하다. 그리고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는 보행자가 왕이니 비보호 우회전 횡단보도를 생각하면서 통과하도록 한다.

이상이다.
점멸 신호 교차로에서 서행(황색) 또는 일시정지(적색)를 하지 않아서 사고가 크게 나면.. 이건 엄연히 12대 중과실 신호위반으로 간주된다.
그것처럼 비보호 좌회전 사고도 예전에 그러던 것처럼 신호위반으로 처리해서 가해 차량에게 책임과 경각심을 더 부과하는 게 이치에 맞으리라 여겨진다. 피해 차량의 입장에서는 멀쩡한 청신호 진행 중에 정말 날벼락을 맞는 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02/16 19:35 2022/02/1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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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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