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저장 매체들

우리가 맨날 주머니에 넣고 들고 다니고 들여다보는 자그마한 스마트폰은 예전의 다른 휴대용 전자 기기들과는 차원이 다른 첨단 기술들이 복합적으로 집약된 결과물이다.
예나 지금이나 빛의 속도가 달라진 게 없고 전자기파의 특성이 달라진 건 없고,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중에서 파는 랜 케이블의 재질이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은데.. 어째 인터넷 속도는 캐사기급으로 빨라졌는지? 더구나 유선이 아닌 무선까지도 말이다.

마치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원리만큼이나 난 직관적으로 저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HD 동영상 보기 vs 30년쯤 전 모뎀 PC 통신으로 사진 한 장 다운로드 시켜 놓고 머리 감기/담배 피우고 오기...;;
이건 진짜 1950년대 전쟁 폐허 vs 1980년대 올림픽 개최만큼이나 너무 파격적인 차이가 아닐 수 없다.

스마트폰은 불과 2, 30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초고성능 컴퓨터이다. 기존의 PC와는 발전 배경과 주 용도가 다르다 보니 구조적으로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는데.. 매우 중요한 차이는 네트워크 연결에 대한 관점이 아닌가 싶다.
PC는 원래 오프라인 상태로 쓰다가 인터넷 연결은 덤으로 추가로 가능한 구도인 반면, 스마트폰은 애초부터 기지국과의 연결을 전제로 깔고 운용된다. 그리고 PC와 달리 스마트폰은 365일 24시간 내내 켜져 있다.

그래서 현재 시각을 표시하는 기능만 해도 PC는 배터리 기반의 자체 시계가 있으며, 요즘 운영체제들이 주기적으로 시각 동기화 정도나 해 준다. 그 반면, 스마트폰은 기지국과의 연결이 끊어지면 현재 시각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인터넷 연결을 위해서 데스크톱 PC는 대개 유선 이더넷만 지원하고, 노트북 PC는 유선과 무선 와이파이를 모두 지원한다. 그 반면 스마트폰은 무선만 지원하고, 노트북 같은 다른 기기가 자신을 통해서 무선 인터넷 연결을 또 할 수 있게 태더링 기능까지 제공한다. 재미있는 차이점이다.

21세기 최신 과학 기술의 산물인 스마트폰을 가능하게 한 근간 기술을 몇 가지 추려 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 디스플레이: 옛날엔 PC의 모니터는 크고 무거운 CRT(브라운관) 방식이 대세였다. 그리고 반대로 액정이라 하면 지금 같은 천연색 화면이 아니라, 그 시절 전자 계산기처럼 녹두색 배경에다 기껏 7-segment 숫자 내지 도트가 다 보이는 저해상도 비트맵 글꼴 정도나 찍는 허접한 단색 화면이 전부였다.

(2) 플래시 메모리: 하드디스크는 기계적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많으며 진동과 충격에 취약하다. 즉, 근본적으로 모바일에 친화적인 물건이 아니다.
뭐, 그 대신 스마트폰의 메모리가 PC의 하드디스크와 비슷한 가격으로 수백 GB~테라바이트까지 가지는 못한다. 컴퓨터에서 과연 주 기억장치와 보조 기억장치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날이 올까?

(3) 저전력 저발열 CPU: 난 저 정도로 고성능 CPU가 달린 스마트폰이 어떻게 냉각 팬이 없고 웽 소리를 전혀 안 내며 동작하는지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기 그지없다.
물론, 오로지 메모리 용량 최적화이지 전력 소모 최적화와는 거리가 먼 구닥다리 x86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그런 스마트폰용 CPU를 만들 수는 없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대체로 하드웨어 차원에서의 멀티미디어 처리 지원이 PC만치 범용적이지 않기 때문에, 아무 동영상이나 여유롭게 재생하지는 못한다.

(4) 그리고 2차 전지: 스마트폰은 냉장고처럼 24시간 켜져 있는 물건이다. 그런데 그걸 옛날 휴대용 전자 기기들처럼 1.5V짜리 건전지를 주기적으로 갈아 끼우면서 사용해야 한다면 정말 끔찍할 것이다. 게다가 그 물건들은 지금 건전지의 용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같은 것도 나오지 않고, 그냥 예고 없이 픽 꺼져 버리고 안 켜지곤 했다.

철도에서는 전기 기관차가 디젤로는 도저히 넘볼 수 없는 괴력을 자랑하면서 수십 량의 화차를 견인하는 차력쑈를 펼치고 있다. 1만 마력이 넘는 힘으로 시속 300으로 달리는 KTX도 전기로 달린다.
하지만 이건 레일을 따라 전차선이 있으니까 가능한 일이지, 배터리만으로 도로의 대형 버스나 트레일러의 동력원이 전기 모터로 대체되는 건 요원한 일이다.

배터리는 콘센트를 꽂을 수 없는 환경에서 인류가 사용하는 기계 중에 인력과 기름을 쓰지 않는 나머지 모든 것들의 동력을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공기 중의 산소를 조달할 수 없는 곳에서 동작하는 기계는, 연료에 산화제가 같이 동봉된 로켓을 사용할 게 아니라면 전기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월면차라든가 심해 잠수함 말이다. 산소는 물론이고 태양 자체로부터 한없이 멀어지는 외행성 탐사선은 아예 원자력 전지를 사용해야 한다.

내가 알기로 배터리는 크게 세 계열로 나뉜다.

(1) 납+황산
그 특성상 자동차(+잠수함) 같은 거대한 동력 기계에서 쓰이지, 최소한 사람이 일상적으로 갖고 다니는 전자기기에서는 볼 일이 없는 물건이다.
용량 대비 재료값이 저렴하지만, 무겁고 자연 방전 잘 되고 충전 속도가 더디며, 일정 수준 이상 방전되면 완전히 망가져서 못 쓰게 된다. (전압이 약해지는 것을 통해 방전을 간접적으로 유추함)
황산 용액은 인체에 위험하지만 그래도 고열로 인한 폭발 위험 같은 건 없다. 자동차가 안 그래도 교통사고와 화재의 위험에 노출된 물건인 걸 감안하면 이건 자동차 배터리로서 큰 장점이다.

(2) 니켈-카드뮴
일명 메모리 효과로 인해, 지금까지도 '완충 완방'이라는 더는 유효하지 않은 편견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킨 주범이다.
한때 노트북 등 여러 전자기기에서 쓰였지만 요즘은 잘 쓰이지 않는 것 같다. 카드뮴보다 재료 단가가 비싸지만 용량과 수명 등에서 더 유리하고 메모리 효과 단점도 없는 니켈-수소로 대체되었다.

(3) 리튬 이온
일단 소형 전자기기 정도 규모에서는 이만 한 가성비가 없는 만능 소재이다. 에너지 밀도가 아주 높고 메모리 효과 없고, 그러면서 아주 가벼우니 좋다. 하지만 수명이 짧은 편이며, 폭발 위험과 재료 고갈로 인한 조달 문제가 남아 있다.

모든 배터리들은 기온이 매우 낮은 곳에서는 제대로 동작하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참 안타깝지만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는 공통점도 있다. 충전과 방전을 수백· 수천 회 반복하며 쓰다 보면 최대 충전 가능 용량이 조금씩 감소한다. 그래서 휴대전화나 노트북 PC의 배터리는 몇 년 주기로 교환해 줘야 된다. 화학 반응이 완전히 가역이 아니기라도 한가 보다.

옛날에는 총에 탄창을 교체하듯이 스마트폰의 뒷구멍(?)을 열어서 배터리를 통째로 교체하는 게 가능했는데, 요즘은 주 배터리는 탈착이 가능하지 않은 형태가 됐다. 그 대신 외장형 보조 배터리를 케이블을 통해 연결해야 한다. 이런 관행의 원조는 애플 진영의 아이폰이다. 쟤들은 컴퓨터고 뭐고 온통 일체형으로 만드는 걸 좋아해 왔기 때문이다. 모니터고 본체고 배터리고 몽땅 분리 불가능한 일체형..

이런 2차 전지, 일명 배터리들은 재충전 가능한 화학 전지를 말한다. 배터리와 비슷하면서 다른 물건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축전기(일명 콘덴서)
얘는 화학 반응 없이 찰나의 전기 에너지 자체를 찔끔 저장하고 있다가, 고전압의 전하 형태로 순식간에 찌릿 방출하는 물건이다. 극초소용량에 초고속 충전· 방전되는 배터리와 비슷하다. 그러니 전력을 축적하는 용도보다는 다른 전자 기기 내부의 부품으로 쓰이곤 한다.
스타크래프트에서 프로토스의 실드 배터리는.. 실드를 전기 에너지처럼 취급해서 마치 축전기처럼 보충하는 형태에서 모티브를 딴 듯하다.

(2) 건전지
2차 전지(배터리)의 반의어로서 충전 불가능한 1회용 1차 전지를 가리킬 때 '건전지'라는 용어가 쓰이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단어 자체는 '습전지'의 반의어이기 때문에 충전 가능 여부가 함축되어 있지는 않다. 둘 다 똑같이 화학 전지인데, 자동차 배터리처럼 황산 용액이 출렁거리는 게 아니라 전해액을 종이 같은 데에 흡수시켜서 곧장 줄줄 흐르지 않게 했다는 뜻일 뿐이다.

망간-아연 전지가 대표적인 건전지요 1차 전지이긴 하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2차 전지 중에도 건전지 형태인 물건이 있다.
시계 같은 데에 들어가는 일명 '단추형 소형 건전지'라는 것도 있는데 얘들은 대체로 재충전 가능하지 않은 1차 전지이다. 옛날에는 수은 건전지가 많이 쓰였지만 요즘은 수은이 몸에 안 좋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인해 온도계로도, 건전지로도 모두 퇴출된 지 오래다. 유연휘발유, 프레온 가스, 석면처럼 말이다.

건전지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난 개인적으로 건전지를 갈아 끼우면서 써야 하는 무선 마우스는 너무 불편하다. 왜 저런 걸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평소에 충전 가능하게 마우스 거치함이라도 만들어 놓든가 하지..

(3) 연료 전지
얘는 연료를 사용하여 전기를 만들어 내긴 하는데, 연료를 태워서 운동 에너지로 발전기를 '돌리는' 방식이 아니다. 그렇다고 화학 전지처럼 연료(?)의 화학적인 전위차를 이용해 축적돼 있던 전기를 뱉어 내는 것도 아니니 그 특성을 말하기가 좀 뭣하다.
현재로서는 산소와 수소를 이용해서 전기 분해의 정반대 메커니즘으로 물과 전기를 만들어 내는 게 가장 기본적인 형태라고 한다.

말 그대로 연료의 형태이므로 차에 기름 넣듯이 매우 빠르게 충전을 할 수 있고 자연 방전 걱정이 없다는 점, 시끄러운 엔진 가동 없이 전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이다. 화학 전지 기반의 기존 배터리가 넘볼 수 없는 장점이 있지만 얘 역시 수소의 보관, 백금 촉매의 가격 등 여러 문제 때문에 압도적인 대안 역할은 아직까지 못 하고 있다.
더티한 탄소가 달라붙은 통상적인 탄화수소 계열이 아니라 수소 자체를 곧장 반응시킬 수만 있다면 참 깨끗한 무공해 에너지원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어려운 일이다.

국내에서 현대 자동차가 수소 연료 전지 차량의 연구 개발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휘발유 엔진은 배기가스의 정화, 즉 후처리를 위해서 백금 촉매 변환 장치를 사용하는데, 수소 엔진은 산· 수소의 반응이라는 본업의 촉진을 위해서 백금 촉매를 사용하니 촉매의 비중이 더 클 것이다.

참고로 수소로 달리는 자동차는 수소 연료 전지 기반뿐만 아니라, 수소 자체를 연소시키는 내연기관 기반도 별개로 있다. 개념적으로 서로 다른 물건이다. 비록 반응의 부산물로 둘 다 물이 나오는 건 동일하지만 말이다. 수소는 로켓 엔진에도 이미 사용되고 있는데 그게 연료 전지 기반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연료를 태워서 발전기를 돌리는 방식도 다 같은 게 아니다. 교통수단들이나 다른 소형· 이동식 발전기들은 말 그대로 내연기관이 장착되어서 엔진의 회전력으로 발전기를 곧장 돌리지만, 거대한 화력 발전소에는 외연기관인 보일러와 증기 터빈이 있다. 화력 발전소는 석유보다도 석탄을 더 많이 활용하니 말이다.
과거의 증기 기관차는 석탄과 물을 주기적으로 보충해야 했던 반면, 화력 발전소에서는 한번 터빈을 통과했던 수증기를 수집· 냉각 후에 계속 재활용한다고 한다.

(4) 원자력 전지
원자력 발전소는 열의 근원이 석탄· 석유가 아니라 방사성 원소의 붕괴 에너지라는 차이가 있을 뿐, 물을 끓이고 터빈을 돌려서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은 화력 발전과 동일하다. 그에 반해 원자력 전지는 열전 효과(Seebeck effect)를 이용해서 전기를 생산한다.

이렇게 자료를 모아 보니, 통상적인 화학 전지나 교류 발전기, 심지어 광전지 말고도 전기를 비축하거나 생산하는 방식은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늘날의 원자력 발전은 다 20세기 초· 중반에 발견되고 규명된 '핵 분열' 원리를 이용하며, 그것도 그 에너지 자체를 곧장 전기로 바꾸는 게 아니라 열로 물 끓여서 터빈을 돌리는 용도로 간접적으로만 사용한다.

핵 분열을 넘어 태양 같은 항성들의 동력원이기도 한 '핵 융합'을 인간이 직접 제어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면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더 안전하게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mc^2의 형태 그대로 뽕을 뽑을 수 있게 된다. 핵 융합의 원료 자체는 그야말로 주변에 무한에 가깝기 때문이다. (예: 중수소는 바닷물..) 사실, 원자 폭탄과 수소 폭탄이 구조적인 차이도 핵 분열과 핵 융합이다.

하지만 핵 융합을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엄청난 고온 고압 환경이 아무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건 뭐 초전도 상태를 만들기 위한 극저온과 반대편 극단의 영역이 아닌가 생각된다.
핵 융합, 무선 송전, 직류 고압 송전... 가능하다면 요 세 개가 아마 2020년대 인류의 생활을 바꿔 놓을 과학 기술 떡밥으로 남을 듯하다. 과거의 괴수 전기 공학자 테슬라는 무선 송전을 어느 정도 실현도 했던 것 같지만, 직류 고압 송전은 자기 관심 분야가 아니었지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18/09/17 08:35 2018/09/1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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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관련 여러 생각들

1. 빛과 색

본인은 기업 이미지 광고의 최고봉으로 2006년쯤, 동요풍의 한전 CM송 "빛으로 만드는 세상"을 꼽는다.

"빛이 있어 세상은 밝고 따뜻해~ 우리들 마음에도 빛이 가득해. 빛은 사랑 빛은 행복.."
정말 이걸 누가 작사· 작곡했는지 진지하게 궁금해진다. '유 재광'이라는 사람이 검색되지만, 더 자세한 프로필· 근황이나 다른 활동 내역이 알려진 건 없다. 노래가 딱히 상업적인 분위기가 아니니 초등학생용 동요로 실제로 불리기도 한다.

저 CF의 궁극적인 의도는 그 빛이라는 게 전기 에너지가 있으니까 1년 내내 존재 가능한 것이고, 그러니 전기를 공급하는 우리 한전이 최고... 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백열등과 형광등을 거쳐서 인류 역사상 가장 효율이 높은 전기 광원인 LED등까지 발명하는 지경에 다다랐다. LED 덕분에 그 자그마한 스마트폰에 달린 꼬마전구가 어지간한 휴대용 손전등 역할까지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굳이 그런 물리적인 빛에 국한시키지 않더라도 성경도 빛에다가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인 심상을 부여하고, 반대로 어둠은 일관되게 나쁘다고 디스한다.
창 1:2에 나오는 어둠, 고후 4:6와 6:14에 나오는 빛과 어둠, 엡 5:8과 살전 5:5에 나오는 '빛의 자녀', 요한일서에서 시종일관 나오는 '빛'... 이루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니 "빛으로 만드는 세상" 가사가 신앙적으로도 뭔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1950년대에 만들어진 옛날 동요인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은 어떨까?
얘도 가사와 곡이 매우 아름다우며 2005년부터 일본의 소학교 음악 교과서에도 실렸을 정도로 명곡이긴 하다만.. 이 곡의 가사는 딱히 광명과 암흑을 비교하는 내용이 아니다. 그냥 "여름엔 파랄 거예요, 겨울엔 하얄 거예요"이다.

저기서 '빛'은 그냥 '색'이라는 의미이다. 한국어는 green과 blue를 별로 구분하지 않고 '푸르다'라는 말을 썼듯이, 심지어 color와 light도 별로 구분하지 않고 '빛'이라는 말을 썼다. 그래서 한자도 光(빛 광)뿐만 아니라 色도 "빛 색"이라고 불렀고, 색깔뿐만 아니라 '빛깔'이라는 말도 있었던 것이다.

즉, 결론적으로 "파란 마음 하얀 마음"의 가사는 "빛으로 만드는 세상"이 아니라 포카혼타스 "Colors of the wind"(바람의 빛깔)와 더 비슷한 공감각적 심상이라고 보면 정확하겠다.
저 동요가 일본어로 번역될 때도 응당 光이 아니라 色이 쓰였다.

영어에 man 남자/사람, good 좋다/선하다, day 낮/날 같은 중의성이 있는 것처럼.. 한국어에도 저 정도 중의성은 감수해야 하는가 보다. 사전만 보고 무식하게 곧이곧대로 번역하다간 실수하기 쉽다.

내 모국어인 한국어는 한편으로 괴상망측해 보이면서도, 한편으로 ㅁ과 ㅂ 대응(어머니 아버지, 물 불, 맑다 밝다, 묽다 붉다)이라든가, 빛과 색의 중의적 관계,
내가 아는 다른 어떤 외국어에서도 발견하지 못한 딱 한 단어짜리 '모르다' 동사,
하필 흑백과 삼원색만 활용 가능한 용언 형태로 말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꽤 심오하다는 생각도 든다.
(잘 알다시피 영어는 '빛'이 '색'이 아니라 '가벼운'과 동음이의어 관계다.)

2. 긍정적인 심상과 부정적인 심상의 구분

'친히'는 화자 내지 주체가 더 높은 사람이라는 뉘앙스가 깔려 있는 걸까, 아니면 꼭 그런 의미 없이 단순히 '내가 직접'이라는 뜻만 있는 걸까? 쉽게 말해 "내가 친히 주님을 만나 보리라" 같은 찬송가 가사는 어법 격식에 어긋난 불경스러운 표현일까, 아닐까?
일단은 전자인 것 같지만 국립 국어원 코퍼스를 뒤져 보면 후자의 용례도 없는 건 아니다.

비슷한 예로 '기념'도 있다. 결혼 기념, 생일 기념, 완공 기념처럼 꼭 긍정적인 사건, 기쁜 소식만 기리는 걸까, 아니면 단순히 중요하고 의미 있고 잊지 말아야 할 일들은 모두 기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걸까?
이런 인식에 대한 혼란 때문에 일각에서는 당장 '전쟁 기념관'이라는 박물관 명칭부터가 제대로 된 작명인지 이의를 제기하곤 한다. 하긴, 더 심한 예로 '2010년 국권 피탈 100주년 기념'이라고 하면 다소 어색해 보이긴 한다.

그런데 '기념'을 안 쓰면 딱히 다른 대안이 있어 보이지도 않으니 더 난감하다. 전몰자라면 '추모, 추도'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war memorial은 기념이 아니면 도대체 뭐라고 번역하란 말인가?
사실 이렇게 꼭 긍정적인 뜻으로만 써야 한다, 부정적인 뜻으로만 써야 한다는 식의 제약과 구분은 세월이 흐르면서 문란해지고 없어지는 편이다. '너무'가 아주 대표적인 예이고, 또 '장이'와 '쟁이'의 구분도 비슷하게 슬금슬금 흔들리는 중이다.

3. '우리' (we, our)

한국이라는 나라의 민족 문화는 개인보다 집단, 서열을 좋아한다. 그래서 서구· 영어권에서는 I, my라고 표현할 것도 '우리'라고 표현하는 게 많다. 우리집, 우리나라처럼.. 그래도 영어로도 논문 쓸 때는 내 경험상 we를 의도적으로 썼던 듯하다. 한국어로는 주어가 '나'나 '우리'가 아니라 아예 '본 연구/본 논문' 같은 무생물이 됐을 상황이어서..

그런데, 이렇게 개인주의적인 영어로도 our을 당당히 쓰는 상황이 있으니 바로 '우리 은하'이다. 겨우 집이나 나라가 아니라 우주 차원이다. 인간 중에 이 은하, 아니 태양계조차 벗어나서 사는 개체는 전무하니, 이 정도 되면 단일 집단 의식과 소속감을 갖기에 충분할 듯하다. =_=;;

물론 오글거리는 Our Galaxy 말고 the Galaxy, the Milky Way 같은 말도 쓴다.
영어에서 정관사 the는 아까 언급되었던 그것을 가리키는(a cup -> the cup) 포인터라는 용법은 아주 명백한 반면, 한편으로 보통명사로만 이뤄진 '준' 고유명사를 가리킬 때도 쓰이고(the sun, the Great Wall), 그 명사에 속하는 집단을 가리킬 때도 쓰인다.

그런데 한편으로 완전히 생판 새로운 이름인 고유명사의 앞에는 관사가 붙지 않는다. 이거 무슨 국기에 대한 경례 앞에서만 충성 구호를 생략하는 것처럼 말이다. 한편으로는 정관사가 쓰이는 방식이 원칙이 없고 귀걸이 코걸이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렵다.;;

4. 정확하게 알고 구분해서 써야 할 한자어들

(1) 전기세가 아니라 전기료가 맞다. 먼저 한전은 엄연히 정부 기관이 아닌 공기업인 관계로, 전기 요금은 세금(稅)이 아니다. 또한 전기는 무형의 에너지일 뿐, 무슨 부동산이나 고가의 장비처럼 임대 형태로(貰) 빌려 사용하는 물건도 아니다. 그러니 수도나 가스처럼 비(費)나 료(料)만 붙으면 된다.

(2) 교육부 노동부 법무부.. 이럴 때는 部를 쓰지만,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이럴 때는 府를 쓴다. 전자는 행정부를 구성하는 하위 조직들을 가리키고, 후자는 국가 권력을 지탱하는 세 축의 구성원이다. 뭔가 辭典과 事典의 차이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3) 이제는 완전히 폐지됐으니 역사 속의 유물이긴 하다만, 사법고시가 아니라 '사법 시험'이 정확한 명칭이다.
옛날에 행정· 기술· 외무 고시는 말 그대로 '고시'였다. 이 고시(高試)라는 말 자체가 무슨 재귀적인 영어 이니셜처럼(GNU is Not Unix ???) 저런 시험을 가리키는 '고등고시(考試)'의 준말이다. 사법 시험도 반세기도 전 옛날에는 고등고시의 사법과에 속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바뀐 게 무려 1963년의 일이다.

한편, 교사를 뽑는 시험도 공식 명칭은 '임용 시험'이다. 임고, 임용고시라고 부를 때도 考試이지, 고등고시의 준말인 高試는 아니다.

(4) 대장은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집단의 우두머리, chief, leader라는 뜻으로는 한자로 隊長이라고 쓴다. 隊가 특공대, 구급대, 심지어 군대, 소대, 중대 등등의 그 '대'이기 때문이다.
포스타 대장은 大將이니 한자가 완전히 다르다. 여기서는 그냥 장군이 아니라 큰 장군이라는 뜻이다.
의외로 '큰 어른'(大長)이라는 직관적인 한자어는 딱히 안 쓰이는 것 같다. 큰창자를 나타내는 대장(大腸)은 당연히 논외로 하고..

(5) '전쟁/사건 발발' 이럴 때 사용하는 '발발'은 勃發이구나. 설마 發만 두 번 중첩시켜서 發發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다. 勃은 한국어 한자어에서 다른 용례가 있긴 한가 모르겠다.

(6) 궤도(軌道)는 동일한 한자로 영어의 orbit과 railway를 모두 의미하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천체의 공전 궤도와, 궤조-궤도-선로의 순으로 연결되는 철도 용어는 문맥이 완전히 달라 보이는데 말이다.

(7) 핵 분열(核分裂)도 한자는 동일하지만 '핵'이라는 게 생물학적인 의미도 있고 물리학적인 의미도 있기 때문에 nuclear division (세포)과 nuclear fission (원자 공학)을 모두 포함한다. 예전에 봤던 '고립어'(언어 유형 vs 계통)의 중의성을 보는 것 같다. 동일한 단위가 무게와 부피, 화폐 단위(톤, 달란트..)를 오락가락 하고 열량과 에너지(칼로리..)를 오락가락 하는 것과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8) 배터리에다 전기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도 충전이고 교통 카드에 돈을 보충하는 것도 충전인 게 개인적으로 좀 의아하게 느껴진다. 이 경우 한자는 물론 다르다. 후자는 혹시 돈 전(錢)을 쓰기라도 하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塡이라는 다른 생소한 한자가 쓰인다. 영어로는 전반적으로 charge, load, replenish 이런 뜻이다.

5. 나머지 생각들

(1) 귤과 오렌지, 회전 교차로와 로터리처럼.. 동일 개념에 대한 외래어와 순화어 관계인 게 아니라, 실제로는 가리키는 개념이 서로 미묘하게 다른 것들이 세상에 많다. 이런 예가 얼마나 더 있으려나 궁금하다.

(2) 교통사고 뉴스 보도를 시청하다 보면 "이 사고로 승용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찌그러졌으며..." 이런 표현을 자주 듣는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라는 길고 긴 부사구를 좀 간결하게 표현할 수 없을까? 저 표현을 영작을 했다면 이렇게 장황하고 길지 않을 것 같다. ****ly 같은 미지의 한 단어로 간단하게 끝나지 않을까?
언론에서 '평당' 대신에 '3.3제곱미터당'이라고 말하는 게 참 바보 같고 부자연스럽고 불편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3) 알맹이는 '-맹이'인데 돌멩이는 '-멩이'인 게 문득 굉장히 이상하게 느껴지며, 서로 어떤 어원의 접미사가 붙은 것인지 진지하게 궁금해진다.
또한 어미 '-려고', '-러'도 정확한 용도 구분이 모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려고'가 그냥 '-려'로 줄어드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8/09/14 08:33 2018/09/1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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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일 포맷 분석

얼마 전에 본인은 Windows용 MS 한글 IME가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한자 사전 파일의 분석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파일의 내부 구획과 구조가 상당수 파악되었다. 해당 프로그램이 한글 독음으로부터 한자 정보를 어떻게 얻어 오고 한자로부터 독음, 부수, 획수 등의 정보를 어떻게 얻는지까지도 모두 알아 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구조체들의 숫자들이 의미하는 것도 규칙성을 파악해서 과반은 해독했다. 데이터가 대놓고 압축이나 암호화가 돼 있지는 않은 덕분이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문자열 단어 단위로 저장된 정보들은 끝내 얻지 못했다.
이런 것들을 저장하는 용도로 동일한 포맷의 spell trie/tree 같은 게 여러 개 있는데, 이 중에서 가장 간단하고 작은 형태의 테이블을 얻었으며(노드 몇백 개짜리..) 이걸 풀이해 낸 레퍼런스 결과물까지도 역으로 얻었다.
다시 말해 이 작은 테이블로부터 저 결과물이 어떻게 나오는지 그 방식만 알아낼 수 있으면 나머지 진짜 해독해야 하는 더 방대한 테이블까지 사실상 몽땅 해독이 가능해진다.

여기까지 진행됐는데도 더 나아가는 건 도저히 무리였다. 그 이상부터는 각 노드와 노드가 어떻게 연결돼서 한자어나 한자어 훈이 나오는지.. 탐색을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단서를 어디서 얻을 수 있을지 추적이 되질 않았다.
지금까지 투입한 시간이 참 아깝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여기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게 됐다. 이게 제일 중요한 정보였는데 말이다.

마소의 한국어 IME야 일본어 IME의 내부 구조의 영향을 받은 게 굉장히 많은데, 저 파일의 자료구조 역시 일본어 IME의 DB 내부 구조를 아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낯선 형태가 아닐 것이라고 짐작만 해 본다.
답답한 마음에 MS 한글 IME의 내부를 디버깅까지 해 봤다. 그래 봤자 아무 디버깅 단서가 없는 복잡한 0과 1 기계어 천지 속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지는 못했고, 단지 쟤들이 DB 파일 전체를 memory mapped file로 걸어서 사용한다는 결론만을 얻을 수 있었다.

아, 내가 갑자기 이거 추적을 한 이유, 동기, 계기는 뭐냐 하면..
날개셋 한글 입력기에서 '조합 안에 조합 생성' 입력 도구를 사용해 봤는데, MS IME의 API를 사용하는 한글-한자 단어 변환 기능이 유난히 동작이 느리고 랙이 심한 걸 발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테스트를 해 보니 MS IME API는 주어진 한글 단어로부터 한자어를 얻는 게 수십 ms 이상이 걸릴 정도로 느린 편이었다.

그래서 DB 파일 포맷을 알면 내가 저 파일로부터 한자어 리스트를 직접 더 빨리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무모한 도전을 해 봤는데.. 뭐 소기의 목적을 다 이루지는 못했다. 파일의 전체 구조가 어떨지 궁금하다.
다만, 내 추측에 따르면 내부의 파일 구조가 검색에 그렇게 효율적인 형태는 아닌 것 같다. 짐작건대 수백~수천 회 이상의 선형 검색이 발생하기라도 하지 않나 싶다.

뭔가, 남이 짜 놓은 C/C++ 코드를 읽는 것뿐만 아니라 이렇게 복잡한 바이너리 파일 구조를 읽으면서 오프셋을 따라가고 추적하는 것..
메모리와 레지스터, 스택 상태를 살피면서 남이 짜 놓은 프로그램을 디버거로 분석하는 것은 프로그래머 내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필요한 또 다른 스킬인 것 같다.

2. 매크로/스크립트 기능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업무용 프로그램에는 일괄 처리와 자동화를 위한 매크로 기능이 있다. 도스 시절에는 key 매크로가 많이 쓰였지만, 그건 요즘 같은 GUI 운영체제의 사정에는 잘 맞지 않기 때문에 스크립트 기반으로 가는 추세이다.
어떤 형태로든 이런 기능은 어느 프로그램에서나 어렵지만 강력한 고급 기능으로 취급받곤 한다.

헥사(바이너리) 에디터에 이런 프로그래밍 기능이 있어서 열어 놓은 파일 전체를 거대한 바이트 배열로 접근 가능하고 현재 cursor 위치가 인자로 주어진다면..
여기서부터 분석을 시작했을 때 구조체에 채워지는 값, 여기서 몇 오프셋에 있는 값만치 이동한 곳에 있는 다른 구조체의 값 등등... 을 출력하는 스크립트를 작성할 수 있고 이걸 이용하면 아까 같은 바이너리 파일 읽기나 역공학, 디버깅 같은 작업을 아주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픽 에디터도 마찬가지다. 2차원 그래픽 툴은 디자이너가 보는 관점과 프로그래머가 보는 관점이 약간 차이가 있다.
프로그래머는 새로운 그림을 그린다기보다는 화면 캡처나 기존 그림을 보정하는 용도로 이런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좌표 같은 걸 매번 마우스로 힘들게 지정하는 게 아니라.. '정확하게 이 구간의 화면 캡처를 몇 번 하라, 색깔이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구간의 테두리를 짤라내라' 이런 명령은 프로그래밍 가능한 체계가 있으면 매우 도움이 된다.
뭐, 거대한 2차원 캔바스에 공식만으로 기하학적인 그림을 그리는 프로그래밍은 덤이고 말이다.

또한 요즘 그래픽 데이터에는 픽셀이 RGB로만 구성된 게 아니라 알파 채널이란 게 있다. 이건 RGB처럼 색깔을 유일하게 구성하는 요소가 아니라 색깔에 추가적으로 붙는 정보이다.
이건 색깔 자체가 아니다 보니 편집하는 방식이 에디터마다 통일돼 있거나 일관성이 있지가 않다. 색깔은 전혀 안 건드리고 알파만 50%로 할지, 아니면 색깔도 건드리면서 알파도 건드릴지, 기존 알파값에다 상대적으로 알파를 더할지 같은 것 말이다.

이런 식으로 일정 구역이나 조건을 만족하는 픽셀에 대해 알파값을 일관되게 고치고 싶을 때 프로그래밍 기반 매크로가 있으면 굉장히 유용하다.
포토샵 같은 그래픽 에디터를 띄웠는데 화면 하단에 마치 옛날 QuickBasic의 immediate 윈도우처럼 그림을 명령어로 조작하는 입력란이 있다면.. 뭔가 그래픽 에디터답지 않은 공대감성이 느껴질 것 같다. =_=;;

3. 개체에 대한 드래그 좌표의 자동 보정

2차원 공간에서 사각형 형태의 여러 개체들을 만들고 배치하는 기능이 있는 프로그램을 생각해 보자. 벡터 드로잉 기능이 있는 파워포인트나 워드 프로세서 같은 프로그램들이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일반인이 쓸 일은 잘 없겠지만 개발툴에 내장돼 있는 대화상자/폼 디자이너도 좋은 예이다.

요즘은 그런 프로그램들이 워낙 똑똑해진지라, 개체를 하나 클릭해서 몸통을 마우스로 끌어 보면 개체가 그냥 곧이곧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옆이나 위의 주변 컨트롤과 나란히, 가지런하게 배치되게 반경 n픽셀 이내의 대충 비슷한 위치를 방황하고 있으면 프로그램이 알아서 '요기?'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준다.

그 상태에서 마우스 왼쪽 버튼에서 손을 떼면 프로그램이 제시한 정확한 위치에 개체가 달라붙는다. Shift나 Alt 같은 modifier key를 누른 상태로 마우스를 끌어야 그런 보정 위치가 아니라 곧이곧대로 마우스 포인터가 있는 위치에 개체가 자리잡게 된다. Ctrl은 드래그 하는 개체에 대해서 이동/복사 모드를 전환하는 key이니까..

Visual Basic/C# .NET이 제공하는 폼 편집기는 Visual C++이 제공하는 구닥다리 rc 파일 기반의 재래식 대화상자 편집기보다 훨씬 더 똑똑하기 때문에 주변 컨트롤의 위치들을 토대로 온갖 방식으로 자동 달라붙기를 시도해 준다.
xcode도 만만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부류의 기능이 비트맵 그래픽 에디터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림의 일부 영역을 select할 때.. 색깔이 급격하게 변하는 경계 근처에 가 있으면 정확하게 보정된 위치에 착 달라붙게 프로그램이 보정 위치를 자동으로 제시하는 것 말이다. 그래서 사용자가 불편하게 이미지를 확대해서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아도 되게 말이다.

물론 방대한 크기의 비트맵으로부터 그런 경계 패턴을 인식하는 것은 많아야 수십 개의 개체 좌표값만 계산하면 되는 벡터 드로잉이나 대화상자 폼 편집기보다 힘든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래픽 에디터라는 게 프로그래머보다는 디자이너가 더 자주 다루는 물건이고, 디자이너는 컴퓨터스럽고(= 도트 노가다 지향적이며) 경계 구분이 분명하고 기하학적인 이미지보다는... 실물 사진을 더 많이 다룰 테니, 수지가 안 맞아서 저런 기능이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_=;;

4. 디버깅과 범죄 수사의 유사점

혼자 오랫동안 해 온 생각인데..
강력 범죄 수사랑 컴퓨터 프로그램 디버깅은 절차와 성격 면에서 서로 좀 비슷한 구석이 있어 보인다.
사건이 발생했다는 112 신고는 프로그램에서 무슨 문제가 발생했다는 버그 신고와 같다.
핏자국, 시신, 어지럽혀진 사건 현장 같은 건 프로그램이 뻗은 모습 내지 각종 디버그 로그와 메모리 덤프에 대응한다.

경찰이 사건을 재구성하고 원인을 추적하는 건 두 말할 나위 없이 프로그래머가 동일 상황을 재현해서 버그를 발견하려고 애쓰는 것과 같다.
버그를 잡는 건 당연히 범인 검거이다. 반대로 미제 상태로 공소시효가 끝나는 건 버그를 못 잡은 채로 해당 프로그램의 지원 내지 버전업이 끝나는 것과 같다.

예전에 본인은 법조인이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고 글을 쓴 적이 있는데..
형사가 범죄 현상에서 이상한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실마리를 발견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능력은 프로그래머의 디버깅 능력과 일맥상통하는 구석이 있어 보인다. 음, 그러고 보니 그걸 한 단어로 추리력이라고 부르는구나.

5. 롤러코스터

2008년 3월, 에버랜드에는 'T 익스프레스'라고 세계구급의 목재 롤러코스터가 개장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10년 뒤인 지난 2018년 5월, 경주월드에서는 낡은 기존 롤러코스터이던 '스페이스 2000'을 철거하고 '드라켄'이라는 더 높고 짜릿한 신기록급 롤러코스터를 개장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박이나 건물뿐만 아니라 롤러코스터를 봐도 목재와 철재의 차이를 알 수 있어 보인다.
목재인 T 익스프레스는 무슨 비행기도 아닌 것이 운행하는 데 날씨 제약을 많이 받으며 혹한기 동계 휴무도 있으며.. 또 결정적으로 빽빽한 지지대들을 설치하느라 층 위에 층을 놓을 수 없다. 롤러코스터 하면 생각나는 배배 꼬인 나선형 선로조차도 만들 수 없다.

항공 사진에서 복층으로 입체 교차하는 듯이 보이는 일부 구간은 거기에만 부득이하게 금속 기둥과 지지대가 예외적으로 조금 설치돼 있다.
그에 반해 드라켄은 얼마나 뻥 뚫린 황량한 형태인지..?? =_=;; 저런 걸 목재로는 구현할 수 없다.

층 위에 층을 만들 수 없는 게 프로그래머의 눈으로 보기엔 무슨 과거 Doom 엔진 기반의 맵 같다. 물론 Doom 엔진으로는 경사진 바닥도 표현할 수 없긴 하다만.. (오로지 평평한 바닥만)
3D 맵으로 뫼비우스의 띠나 클라인 항아리 같은 걸 편법으로라도 구현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

Posted by 사무엘

2018/09/11 08:34 2018/09/1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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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철현 2018/09/15 01:17 # M/D Reply Permalink

    안녕하세요?

    앞부분을 읽어 보았습니다.
    한자 연관 자료 구조를 알아 보려고 시도 했던 부분에서,
    김용묵님 정도로 현재 날개셋 입력기를 계속 개발하고 있는 정도라면,
    MS 본사나 한국 지사에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서,
    한자 자료 구조의 내부 모습을 알고 싶다고 요청을 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봅니다.
    프로그램의 악의적인 손상이나, 해꾸지를 피하기 위해서,
    프로그램의 내부를 보호하고 있지,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분에게는,
    내용의 공개에 어느 정도까지는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짐작해 봅니다.
    좋은 글들을 통해서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1. 사무엘 2018/09/15 19:35 # M/D Permalink

      말씀만으로도 감사드립니다.
      마소의 한자 사전 라이브러리가 일부러 느리게 돌아갈 리는 없을 테고,
      저 파일 포맷으로는 탐색 엔진을 제가 직접 짜더라도 어차피 느리게 돌아갈 것 같습니다. ^^;;
      일단 제 촉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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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value 임시 객체를 일반 참조자 형태로 함수 인자로 전달하기

C/C++ 프로그래밍 요소 중에는 잘 알다시피 & 연산자를 이용해서 주소를 추출할 수 있으며 값 대입이 가능한 L-value라는 게 있고, 그렇지 않고 값 자체만을 나타내는 R-value라는 게 있다.
C언어 시절에는 R-value라는 게 함수의 리턴값이 아니면 프로그램 소스 코드 차원에서 리터럴 형태로 하드코딩되는 숫자· 문자열밖에 없었다. 하지만 C++로 와서는 생성자와 소멸자가 호출되는 클래스에 대한 임시 인스턴스 개체도 그런 범주에 속할 수 있게 되었다.

다른 변수에 딱히 대입되지 않은 함수의 리턴값 내지, 변수로 선언되지 않고 함수의 인자에다가 곧장 Class_name(constructor_arg) 이런 형태로 명시해 준 객체 선언은 모두 R-value이다.

R-value를 그 타입에 대한 포인터형으로 함수 인자로 전달하는 것이야 가능하지 않다. 주소를 얻을 수 없으니 말이다. C/C++에 &100 이런 문법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참조자는 외형상 값으로 전달하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에 저런 제약이 없다. 그런데 참조자가 내부적으로 하는 일은 포인터와 완전히 동일하다. 그럼 뭔가 모순/딜레마가 발생하지 않을까?

이런 오류를 막기 위해, R-value를 일반 참조자형으로 전달하는 것은 원래 금지되어 있다. 참조자 내지 포인터는 자신이 가리키는 대상이 당연히 대입 가능한 L-value라는 것을 전제로 깔기 때문이다.
임시 개체를 함수 인자로 전하려면..

  • 그냥 값으로 전달해야 한다. 이 방법은 객체의 크기가 크거나 복사 생성자에서 하는 일이 많다면, 성능 오버헤드가 우려된다.
  • 아니면 const 참조자형으로 전달해야 한다. R-value는 대입이고 변경이고 불가능한 놈이니 const 제약을 줘서 취급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 아니면 얘는 임시 R-value이지만 값이 보존되지 않아도 아무 상관 없다는 표식이 붙은, C++11의 R-value 참조자 &&를 써서 전달하면 된다.

사실, 정수 같은 아주 작고 간단한 타입이라면 모를까, 커다란 객체는 임시 객체라 해도 어차피 자신만의 주소를 갖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그런지 Visual C++은 200x 언제부턴가 R-value를 통째로 일반 참조자로 전달하는 것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xcode에서는 에러가 나지만 Visual C++은 컴파일 된다. 이렇게 해 주는 게 특히 템플릿을 많이 쓸 때 더 편하긴 하다. VC++도 내 기억으로 6.0 시절에는 안 이랬다.

사실, 이걸 허용하나 안 하나.. &로 전달하나 &&로 전달하나 컴파일러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지는 게 없다. 템플릿 인자로 들어간 타입이 객체가 아니라 정수라면 좀 문제가 되겠지만 어차피 C++은 서로 다른 템플릿 인자에 대해서 같은 템플릿을 매번 새로 컴파일 하면서 코드 생성과 최적화를 매번 새로 하는 불편한(?) 언어이다. 그러니 각 상황별로 따로 처리해 주면 된다.
물론 R-value 참조자가 C++에 좀 일찍 도입됐다면 Visual C++이 저런 편법을 구현하지 않아도 됐을 것 같아 보인다.

2. C++에서 함수 선언에다 리턴 타입 생략하기

엄청 옛날 유물 얘기이긴 하지만.. Visual C++이 2003 버전까지는 아래 코드가 컴파일이 됐었다는 걸 우연한 계기로 뒤늦게 알게 됐다. 바로 함수를 선언· 정의할 때 리턴 타입을 생략하는 것 말이다.

class foo {
public:
    bar(int x); //생성자나 소멸자가 아닌데 클래스 멤버 함수의 리턴 타입을 생략!! 여기서는 경고는 뜸
};

foo::bar(int x) //여기서도 생략했지만 그래도 int로 자동 간주됨
{
    return x*x;
}

main() { return 0; }

C++은 본격적인 클래스 다루는 거 말고 일상적인 코딩 분야에서 C와 달라지는 차이점이 몇 가지 있다. 그 차이점은 대부분 C보다 type-safety가 더 강화되고 엄격해진다는 것이다.

  • 임의의 type의 포인터에다가 void*를 대입하려면 형변환 연산자 필수. (경고이던 것이 에러로)
  • 함수도 prototype을 반드시 미리 선언해 놓고 사용해야 함. (경고이던 것이 에러로)
  • 그리고 함수의 선언이나 정의에서 리턴 타입을 생략할 수 없음. 한편, 인자 목록에서 ()은 그냥 임의의 함수가 아니라 인자가 아무것도 없는 함수, 즉 void 단독과 동치로 딱 정립됨.
  • 그 대신 C++은 지역 변수(+객체)를 굳이 {} 블록의 앞부분이 아니라 실행문 뒤에 아무 데서나 선언해도 된다.

이 개념이 어릴 적부터 머리에 완전히 박혀 있었는데, VC6도 아니고 2003의 컴파일러에는 C의 잔재가 아직 저렇게 남아 있었구나. 몰랐다.
cpp 소스에다가도 int main()대신 main()이라고 함수를 만들어도 되고, 심지어 클래스의 멤버 함수에다가도 리턴 타입을 생략할 수 있었다니... 완전 적응 안 된다.

물론 익명 함수(일명 람다)를 선언할 때는 꼭 리턴값 타입을 안 써 줘도 된다. void나 int 같은 간단한 것은 함수 내부의 return문을 통해서 컴파일러가 그럭저럭 유추해 주기 때문이다.
함수형이라는 완전히 다르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C++에 한참 뒤에 추가되다 보니 일관성이 깨졌다면 깨진 듯이 보인다.

3. C/C++ 컴파일러 및 언어 문법 자체의 변화

내 경험상, 지난 2000년대에는 Visual C++ 컴파일러의 버전이 올라가면서 명칭의 scope 인식이 좀 더 유연해지곤 했다.
가령, 클래스 A의 내부에 선언된 구조체 B를 인자로 받는 멤버 함수 C의 경우, C의 몸체를 외부에다 정의할 때 프로토타입 부분에서 B를 꼭 A::B라고 써 줘야 됐지만, VC6 이후 버전부터는 그냥 B라고만 써도 되게 됐다.

람다가 최초로 지원되기 시작한 미래의 VC++ 2010에도 비슷한 한계가 있었다.
클래스 멤버 함수 내부에서 선언된 람다 안에서는 그 클래스가 자체적으로 정의해 놓은 타입이나 enum값에 곧장 접근이 안 됐다. A::value 이런 식으로 써 줘야 했는데.. 2012와 그 후대 버전부터는 곧바로 value라고만 써도 되게 바뀌었다. 2012부터 람다가 함수 포인터로 cast도 가능해졌고 말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템플릿 인자가 공급된 템플릿 함수가 함수 포인터로 곧장 연결되는 게 VC++ 2003쯤부터 가능해졌다. 상식적으로 당연히 가능해야 할 것 같지만 VC6 시절에는 가능하지 않았었다.
2000년대가 generic이라면 2010년대는 functional 프로그래밍이 도입된 셈이다.

아.. 또 무슨 얘기를 더 할 수 있을까?
C는 옛날에, 원래 처음에 1980년대까지는 K&R 문법인지 뭔지 해서 함수의 인자들의 타입을 다음과 같이 지정할 수도 있었다고 한다.

int foo(a, b) int a; float b; { return 0; }

같은 명칭을 이중으로 명시하고 체크하느라 괜히 분량 길어지고 파싱이 힘들어지고..
무슨 Ada나 Objective C처럼 함수를 호출할 때 foo(b=20, a=1)처럼 인자들 자체의 명칭을 지정하는 것도 아닌데..
저 문법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고 왜 저런 게 존재했는지 나로서는 좀 이해가 안 된다. C는 파이썬 같은 dynamic 타입 언어도 전혀 아닌데 말이다.

C 말고 C++도 1980년대까지는 문법이나 라이브러리가 제대로 표준화되지도 않았었고,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관행이 많았다고 한다. 유명한 예로는 소멸자가 존재하는 클래스 객체들의 배열을 delete 연산자로 제거할 때는 원소 개수를 수동으로 공급해 줘야 했다거나, static 멤버를 선언한 뒤에 굳이 몸체를 또 정의할 필요가 없었다거나 하는 것 말이다.

사실, 후자의 경우 또 정의할 필요가 없는 게 더 직관적이고 프로그래머의 입장에서 편하긴 하지만.. 컴파일러와 링커의 입장에서는 생성자 함수를 호출하는 실행문이 추가되는 부분이 따로 들어가는 게 직관적이니 불가피하게 생긴 변화이긴 하다.
이런 저런 변화가 많은데 C++은 표준화 이전의 격변의 초창기 시절에 대한 자료를 구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객체를 생성하는데 메모리 주소는 정해져 있고 거기에다 생성자 함수만 호출해 주고 싶을 때..
지금이야 placement new라는 연산자가 라이브러리의 일부 겸 사실상 언어의 일부 요소로 정착해서 new(ptr) C라고 쓰면 되지만, 옛날에는 ptr->C::C() 이런 표기가 유행이었다. . ->를 이용해서 생성자와 소멸자 함수를 직접 호출하는 건 지금도 금지되어 있지는 않지만.. 사용이 권장되는 형태는 아닌 듯하다.

4. macOS와 Windows의 관점 차이

macOS의 GUI API(Cocoa)와 Windows의 GUI API는 뭐 뿌리나 설계 철학에서 같은 구석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다르다.
좌표를 지정하는데 화면이 수학 좌표계처럼 y축이 값이 커질수록 위로 올라가며, NSRect는 Windows의 RECT와 달리 한쪽이 절대좌표가 아니라 상대좌표이다. 즉, 두 개의 POINT로 구성된 게 아니라 POINT와 SIZE로 구성된 셈이다.

또한 Windows의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float 부동소수점을 남발하며, 처음부터 픽셀이라는 개념은 잊고 추상적인 좌표계를 쓴다. 얘들은 이 정도로 장치· 해상도 독립적으로 시스템을 설계했으니 high DPI 지원도 Windows보다 더 유연하게 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대화상자나 메뉴 같은 리소스를 관리하는 방식도 둘은 서로 다르다.
Windows는 철저하게 volatile하다. 이런 것은 생성되는 시점에서 매번 리소스로부터 처음부터 load와 copy, 초기화 작업이 반복되며, 사용자가 해당 창을 닫은 순간 메모리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그 반면, 맥은 그런 것들이 사용자가 닫은 뒤에도 이전 상태가 계속 남아 있다.
내가 뭔가 설정을 잘못 건드렸는지는 모르겠지만, Windows로 치면 [X]에 해당하는 닫기 버튼을 눌러서 대화상자를 닫았는데도 호락호락 창이 사라지지 않고 DestroyWindow보다는 ShowWindow(SW_HIDE)가 된 듯한 느낌? 대화상자의 이전 상태가 계속 살아 있는 것 같다.

특히 메뉴의 경우 Windows는 내부 상태가 완전히 일회용이다. 메뉴가 화면에 짠 표시될 때가 되면(우클릭, Alt+단축키 등) 매번 리소스로부터 데이터가 로딩된 뒤, 체크 또는 흐리게 같은 다이나믹한 속성은 그때 그때 새로 부여된다.
그 반면 mac에서는 메뉴가 화면에 표시되지 않을 때에도 내부 상태가 쭉 관리되고 있는 게 무척 신기했다.

그러니 개발자는 시간과 여유만 된다면 프로그래밍 언어와 환경을 많이 알면 사고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고 각각의 환경을 설계한 사람의 관점과 심정을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뒤집어 말하면 프로그래머는 은퇴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공부하고 뒤따라가야 할 게 너무 많다.. -_-;; 이거 하나 적응했다 싶으면 그새 또 다른 새로운 게 튀어나와서 그거 스펙을 또 공부해야 된다.

Posted by 사무엘

2018/09/08 08:37 2018/09/0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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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추억의 산소 드립

먼저 심각한 시사· 정치 분야가 아닌 재미있는 분야부터 생각해 보자.
2007년 12월, 디씨 미연시 갤러리에서 H2O가 뭐냐는 질문이 올라왔다.
미연시란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라는 게임 장르 명칭의 준말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굉장히 하앍하앍 오타쿠스러운 명칭이다.

그리고 H2O는 사실 얼마 전인 2006년에 출시된 어느 미연시 게임의 이름이었다. 정확히는 H2O - Footprints in the sand이라고..
질문자가 의도한 정답은 저것이었다. 허나, 어느 눈치 없거나 장난기 발동한 네티즌이 ‘물이잖아?’이라고 동문서답 또는 개드립을 쳤다..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바로 그 와중에 어느 용자께서 너무 당당하게
“병시나 산소
문과 출신인 나도 알고 있음”

이라고 확인사살을 해 버렸다.
그냥 산소라고 평범하게 실수를 한 것도 아니고, “그것도 모르냐 이 ㅂㅅ아”라는 면박 뉘앙스를 팍팍 담아서, 자신의 학력과 전공을 당당히 인증까지 하면서..
자기 무덤 속으로, 물 안 담긴 풀장 아래로 장렬하게 자폭 다이빙을 해 버렸다..ㅠㅠㅠ

그럼 그렇지. 무슨 오비탈이 어떻고 공유결합 수소결합, 반 데르 발스 힘 이런 건 문과 출신이 알 수 없겠지만,
H2O가 무슨 물질인지쯤은 문과 출신도 당연히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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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는 곧 실수를 깨닫고 몇 분 후 글을 황급히 지웠으나, 겨우 그 짧은 시간 동안 캡처 화면은 이미 전국으로 퍼졌다. 쌀은 쏟고 주워도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으며, 이런 댓글도 도로 거둬갈 수 없었다.

H2O 산소 드립은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종종 회자되고 있다. 저 당사자 분은 저 사건을 정말 일생일대의 흑역사로 치부하면서 “아 이제 제발 좀 그만..” 뭐 그런다고 들었다.
본인 역시 그 용자분을 비웃거나 명예 훼손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쁜짓 한 것도 아닌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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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병시나 산소” 덕분에 나도 이 각박한 세상에서 잠시나마 빵터질 수 있었고 심히 즐거울 수가 있었다. 오히려 이름도, 누군지도 모르는 그분에게 감사하고 싶다.

2. 잘못된 근자감

"난민들은 위험하지 않으며 그들이 오히려 위험에 처해 있어요~"라고 주장하면서 난민 인권 운동을 해 온 독일의 한 20대 여성(소피아 뢰슈)이 얼마 전 6월 21일, 역설적으로 무슬림 이민자에게 살해당하여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 관련 링크)
이 사건 때문에 온 유럽이 충격에 빠졌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전혀 새삼스럽지 않은 일인데 뭐가 그렇게 충격적인지 모르겠다.

더 옛날에 스웨덴에 '엘린 크란츠'(Elin Krantz)라고 "우리는 다문화 다양성을 좋아해요", "제3세계 난민들이 우리나라와 북유럽 일대로 이민 오시는 거 쌍수 들고 환영해요 ♡" 이러는 운동을 하던 20대 아가씨가 있었다.
그러나 2010년 9월 26일, 그녀는 밤에 노면 전차(버스라는 말도 있음)에서 내려서 귀가하던 중, 음욕을 품고 같이 따라 내린 어느 에티오피아 난민 출신의 불량 청년에게 무참히 성폭행 당한 뒤 살해 당했다. (☞ 자세한 정보)

게다가 2008년경엔 이런 일도 있었다.
"인간은 착하다며 돈 한푼 없이 여행 떠난 여성의 최후" (☞ 자세한 정보)
Pippa Bacca라는.. 우리나라로 치면 좀 낸시 랭 같은 인상이 풀풀 풍기는 이탈리아 처자가 겁도 없이 치안 안 좋은 곳에서 혼자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다가 결국은 쥐도 새도 모르게 성폭행+살해당했다.
(출처를 완전히 까먹어 버린 상태였는데, '여자 터키 살해'라고만 검색하니까 명예살인 관련 자료 다음으로 2순위로 곧장 걸려 나옴..! 구글 너무 대단하다 ㄷㄷ ㅠㅠ)

이런 사례들은 냉정하게 말하면 거의 다윈 상 좀 줘야 하지 않나 싶다.
분야만 다르지, 오토바이 헬멧 강제 착용 법규에 항의하려고 헬멧 없이 질주하다가 넘어져서 죽어 버린..-_-;; 미국의 2011년 다윈 상 수상자랑 다를 게 무엇인가?

인종· 민족에 대한 편견이란 게 큰 그림에서는 나쁜 것이다. 아니 더 정확히는 나쁘게 '변질되고 타락할 위험성'이 높다. 마치 정치에서 독재처럼 말이다. 악을 악으로 맞서는 방법론들이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이다.

구약 성경은 줄곧 "너희(이스라엘 백성)는 이집트에서 오랫동안 이방인 나그네였다. 그러니 너네 나라 세운 뒤에도 이방인· 나그네 취약 계층에게 자비와 아량을 베풀어 줘라"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영화 국제시장에서도.. 어린 학생들이 베트남이던가 노동자들 비하하며 수군거리자, 고집불통 아재 꼰대 영감쟁이인 주인공 덕수가.. "나도 옛날에 한때는 억만 리 타지에서 외국인 노동자였었는데(독일 사람 입장에서) 어딜 감히!" 이러면서 빡치는 장면이 나온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질 나쁜 종자들에 대해서는 편견이라는 게 마냥 아무 근거 없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걸 무시하고서 그냥 다양성, 아량? 그것도 중동 이슬람 애를 상대로?
원자력 발전 박살내고 있는 것만큼이나 나라를 그냥 고의로 말아먹겠다는 수작이다. 성경은 인간에 대해 성선설을 결코 지지하지 않으며 필요악을 적극 인정한다.

3. 호의를 권리로, 당연한 것으로 아는 어리석음

여름철에 물과 관련해서 한 20~25년쯤 전의 환경 여건을 회상해 보면 다음과 같다. 본인이 옛날 글에서 간간이 언급한 적이 있긴 했을 것이다.

(1) 1990년대 중반쯤에 한번 대차게 가뭄이 들었었다. 그러고 나서는 전국적으로 제한급수를 하네 마네 말이 많았다. 온통 "물을 아껴 씁시다" 캠페인을 했다.

특히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게, 이때 공중목욕탕의 샤워기들이 다 '절수형'으로 바뀌었다. 물이 한없이 계속해서 나오지 않고 중간에 멈추는 거. 한창 씻고 헹구고 있는데 물이 툭 끊어졌으며, 불편하게 버튼을 또 눌러 줘야 물이 나왔다.
절수형 샤워기가 몇 년 동안 쓰이다가 2000년대에 와서 언제부턴가 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 1990년대 중반까지는 한번 장마나 태풍, 홍수가 지났다 하면 TV에서 뉴스 끝나고서 맨날 내보내던 게 이재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과 전국 수재의연금 성금 모금 내역이었다.
수천만 단위로 제일 많이 낸 모 회장님은 영화 엔딩 credits에서 A급 주연 배우가 나오듯이 큰 글씨에 단독 화면으로 나왔다. 그 뒤로 천~만 단위로 낸 사람들은 이름만 목록으로 주욱 떴다.

그에 반해 요즘은? 모금 자체는 알음알음 하는 것 같지만 옛날처럼 대놓고 기부 독려와 홍보를 하지는 않는다.
요즘은 2~30년 전에 비해 기상이변 천재지변이 더 늘면 늘었지 날씨가 더 유순해졌을 리는 없을 것이고.. 그럼 남는 가능성은 하나다.
우리나라는 치수를 잘한 덕분에 알게 모르게 옛날보다 환경 여건이 굉장히 더 개선된 것이다.

신토불이 국산품 애용, 양담배 추방, 외화 유출하는 타이타닉 안 보기 운동 이러던 게 2~30년 전 일인데.. 지금은 외국 문물을 물 쓰듯이 이용해도 경제가 멀쩡히 돌아가는 것 역시 그냥 공짜로 된 일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솔직히 너무 흔해 빠져 넘치는 커피만 해도.. 커피가 무슨 쌀이나 담배처럼 국내 재배되는 작물이기라도 한 것 같다.. ㅠㅠ)

너무 당연한 듯이 풍부하게 풍요롭게 누려 왔던 것들..
지킬 수 있을 때 지키거나 유지하지 못하고 몽땅 빼앗기거나 비용이 폭등하고 나면, 그제서야 아쉬워하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4. 말을 뱉어내는 입의 무서운 파괴력

이 글은 언뜻 보기엔 기독교/성경 카테고리에 들어갈 내용이지만, 마침 산소드립도 언급되고 했으니 그냥 여기에다 마저 적도록 하겠다.

"또한 배들을 보라. 그것들이 그렇게 커도 사나운 바람에 밀려가되 사공이 매우 작은 키 하나로 자기가 가고자 하는 대로 그것들을 돌리느니라."
Behold also the ships, which though they be so great, and are driven of fierce winds, yet are they turned about with a very small helm, whithersoever the governor listeth. (약 3:4)


성경에서 바다 냄새가 많이 나고 선박 항해가 나오는 걸로 손꼽히는 책은 요나서, 그리고 사도행전 후반부 정도이다.
그런데 야고보서에서도 배의 특성에 대해 설명하는 문장이 있다. 다만, 말조심을 해야 한다는 문맥에서다.

제아무리 엄청나게 많은 사람과 화물을 실은 거대한 배라 해도 조타수 한 명이 키를 어디로 돌리느냐에 따라서 가는 방향이 확 좌지우지된다.
타이타닉 호를 생각해 보라. 빙산을 뒤늦게 발견하고 조타를 잘못하는 바람에 빙산과 측면 충돌을 하고 침몰해 버려서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인명· 재산 피해가 나지 않았던가?

말을 쏟아내는 '입'이 사람이라는 배에서 조타 장치와도 같은.. 크리티컬한 존재라는 것이다. 성경은 어째 이렇게 비유를 할 생각을 했는지 참 경이로움이 느껴진다.
이걸 잘못 내뱉으면 산소드립이야 그냥 귀여운 병맛으로 유명해지는 정도이지만, 완전 패가망신하고 심지어 전쟁까지 날 수 있다.

한국어는 동물 말과 언어 말이 동음이의어이다.
그런데 약 3:2에서는 '말에서 실족하지 아니하면'(word)이 나오고, 바로 다음 3절에서는.. 동물 말을 통제하기 위해서 입에 재갈을 물리듯이 사람도 입을 자물쇠를 잘 채우고 잘 관리해야 된다고 말한다. 이 역시 절묘하다.

그리고 끝으로.. 내가 약 3:4의 영어 구절을 굳이 소개한 이유는.. 뒷부분 ... whithersoever the governor listeth라는 표현이 무척 친근하게 느껴져서이다.
저기서 list는 wish, desire과 비슷한 뜻의 고어이다. "원하는 대로 어디든 간다"라는 문맥에서 이 단어를 쓴 것은 요 3:8 "The wind bloweth where it listeth"와 짝을 이루는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18/09/05 08:34 2018/09/0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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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에 운동 삼아 가까운 산이나 강 중 어딜 좀 갈까 고민하던 중.. 예전에 한강 공원들에 대해 조사하다가 스쳐 지나갔던 '서울함 공원'이 문득 떠올랐다.
한강 공원에 웬 군함이라니..! 본인의 집에서 자전거로 가기에는 좀 먼 거리이지만 모처럼 근성을 발휘해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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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옷.. 말로만 듣던 군함이 진짜로 보였다. 한강의 선형이 직선이 아니며 강에도 밤섬 같은 장애물이 있다 보니.. 군함은 서강대교· 양화대교를 넘어서 목적지에 거의 다 와서야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본인의 퇴역 군함 답사는 평택 해군 기지, 그리고 강릉 통일 공원 이후로 세 번째이다. 각 답사 때 보고 온 것들은 다음과 같다.

  • 평택(2012): 초청해 주신 분이 직접 근무하고 계시던 포항급 초계함, 피격 침몰했다가 인양된 천안함, 그리고 제2 연평해전 당시에 침몰했다가 인양된 참수리 고속정[357].. 전국에서 제일 빡센 해군 기지이다 보니 제일 하드코어한 전시물이 많았다.
  • 강릉(2016): 구축함인 전북함[916](1972년 미군으로부터 인계, 1999년 퇴역), 강릉 무장공비들이 탔던 북한 잠수함, 어느 탈북자 팀이 타고 온 목선
  • 그리고 지금 서울: 호위함인 서울함[952](1984년 건조, 2015년 퇴역), 만기 퇴역한 다른 참수리급 고속정, 돌고래급 잠수함

정리하자면, 평택에서는 아예 현역인 군함 아니면 파괴된 군함을 봤으며, 강릉에는 북한에서 만들어진 배가 있다. 그에 반해 서울함 공원에는 정상적으로 만기 퇴역한 국내 군함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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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띄워져 있는 이 군함은 공원의 이름이기도 한 '서울함'이다. 제원을 검색해 보니 강릉의 전북함보다는 덩치가 약간 작다(길이 119m vs 104m). 그래도 서울함이 훨씬 더 나중에 만들어졌으며, 당시로서는 시설도 제일 좋았기 때문에 이름도 여느 지방이 아니라 수도인 '서울'이 당당히 붙었다고 한다.

퇴역한 뒤엔 경인 아라뱃길(운하)를 통해서 배를 한강으로 예인해 놨는데.. 꼭대기 부분이 너무 높아서 한강 교량 아래를 통과할 수 없는 부분은 별 수 없이 잘랐다가 재조립을 했다고 한다. 서울에 딱히 부산 영도대교 같은 도개교가 있지는 않으니까.. (해군 관계자 가이드의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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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로 근처에는 서울함 공원 안내소 건물이 있었다. 이 안내소와 군함 내부에 입장하려면 입구에서 입장료(성인 3천원)를 내고 당일 유효한 종이 팔찌(?)를 차야 하더라.
그리고 안내소 안의 벽에는 이렇게 우리나라 해군과 한강의 역사, 그리고 전시된 군함들의 현역 활동 시절 사전이 전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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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 군함들 중에 (1) 잠수함은 덩치가 가장 작은 덕분에 아예 실내에 이렇게 같이 전시되어 있었다. 마침 가이드가 잠수함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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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 참수리 고속정은 땅에 전시되었으며, 안내소 건물의 2층과 통로로 연결되어 있다.
현재 참수리급 고속정은 후속 모델인 '윤영하 급' 신형 고속정으로 대체되고 있는 중이다. 이 급에 속하는 동일한 형태의 고속정이 여러 척 제작되겠지만, 최초로 제작되는 배는 '윤영하함'이라는 이름이 붙을 거라고 한다.

프로그래밍 언어로 치면 급은 타입의 이름이요, 그 급으로 만들어진 각 배들의 이름은 그 타입으로 선언된 변수의 이름에 대응하는 셈이다. 천안함의 경우, '천안'은 변수의 이름이고 이 변수의 타입(급)은 '포항'이다.
선박은 타 교통수단과 달리 각각의 개체에 고유한 이름을 붙이는 게 관행으로 남아 있다. 거기에다 군함만 그런지는 모르겠다만, 번호까지.. 번호도 붙이는 체계가 있을 텐데, 더 자세한 건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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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수리 고속정의 조타실이다. 영화 <연평해전>에서 한 상국 상사가 근무하다가 전사한 곳으로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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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이 지휘를 내리는 곳인데, 윤 영하 소령도 바로 여기서 적탄을 맞아 치명상을 입고 전사했다고 한다.
평택에서도, 지금 여기서도 가이드를 하신 분은.. 그 당시 357호는 상대방이 절대로 공격하지 않을 거라 믿고 배 옆구리를 다 내주면서 방어 기동을 하다가 기습 공격을 당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괴놈들이 비열한 건 훗날 박 왕자 씨 총격, 천안함, 연평도, 목함 지뢰에 이르기까지 전혀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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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참수리 고속정의 구경을 마쳤다.
다음으로 서울함도 안내소에서 저렇게 다리로 연결되어 있었다. 자전거 도로가 다리 아래를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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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군함을 여러 번 구경한 경험이 있으니 배의 안팎 분위기는 그럭저럭 익숙했다.
여행용으로 잠깐만 탄다면 모를까 이런 덥고 비좁은 배에서 며칠 묵으면서 남자들과 부대끼고 숙식을 해결해야 하고, 복잡한 기계류를 유지보수 관리하고 청소하고, 낮은 확률로 자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전투까지 벌어야 한다니..

선원과 군인은 둘 다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인데 해군은 두 직종의 교집합이다.
해군은 타군에서 찾을 수 없는 세일러복, 특유의 흰색 정복, 그리고 육군과는 미묘하게 다른 용어들이 인상적이다.
일반인들은 이 순신 장군이라고 말하지만 해군 출신은 이 순신도 제독이라고 부른댄다. 글쎄, 라이벌(?)이라 일컬어지는 영국의 넬슨 다음에는 제독이라는 단어가 익숙한 반면, 동양의 이 순신은 내가 생각하기에도 딱히 제독이라고 부른 적이 없는 것 같다.

captain은 육· 공군에서는 대위이지만 해군에서는 훨씬 더 높은 계급인 대령이다.
ensign도 깃발을 나타내는 '엔싸인' 말고 2음절 모음을 생략한 '엔쓴'은 해군 소위라는 뜻이다.
미군은 과거의 일본군 같은 병맛스러운 육· 해군 대립은 없지만, 계급 용어가 서로 통일이 안 돼 있다.

육군에서 소대· 중대· 대대 같은 편제는 딱히 논리적인 개연성 없이 전적으로 편의상 집단을 분할해 놓은 것에 가깝다. 그러나 해군은 아무리 작은 놈이라도 배 한 척의 최고 책임자인 정장· 함장이 되는 것의 상징성이 매우 매우 크다. 그러니 고속정의 승조 인원은 육군 1개 중대의 인원과는 비교할 수 없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정장이 육군 중대장에 준하는 대위 계급의 보직인 것이지 싶다.

뱃사람들의 전통에 따르면 함장석에는 함장보다 더 높은 사람이라도 앉을 수 없다는데.. 글쎄, 이건 마치 초병은 아무리 높은 사람에게라도 원칙대로라면 FM대로 반말로 검문 가능하다는 원론적인 사항처럼 들린다. (현실에서는 잘 안 지켜진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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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서울함 공원 안내소와 그 주변을 본 모습은 이러하다. 서울에 이런 곳도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한번 가 볼 것을 권한다. 오후 2시 반부터 약 1시간 동안 가이드 설명이 있던데, 그 다음 가이드 시각이 오후 4시 언제던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난다. 여행 가다가 단순 교통사고로 침몰한 배보다야 훨씬 더 기억해야 하는 배는 이런 계열의 배들이다.

북한에서는 동해안에서 자기들이 먼 옛날 나포한 미국 푸에블로 호를 먼 공해 쪽으로 빙빙 돌아서 서해안으로 예인해 왔다. 그래서 대동강 강변에다가 전시해서 자기네 안보 교육(?)에 써먹고 있기도 하다.
남한도 수도 시내를 관통하는 강변에 비슷한 성격의 전시품이 생긴 셈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8/09/02 08:29 2018/09/0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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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셋 한글 입력기 9.5, 그리고 타자연습 3.81이 나왔다. 9.3 이후 반 년을 넘어 거의 200일 만이다.
지금으로부터 두 달쯤 전의 개발 근황글에서 예고한 바와 같이, 이번 9.5는 '파이널' 버전이다. 수 년치 분량의 TODO 리스트를 갖고 작정하고 새 아이디어, 새 기능을 구현하고 리모델링 리팩터링을 하던 것은 여기까지이다.

그 과업이 다 이뤄졌다! 내 인생에 이런 날이 오다니 감개무량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저 담담하다. 9.5 이후부터는 장기 계획 없이 소규모 유지보수만 소규모로 진행될 것이다.

작년 여름에는 나라 사정 때문에 슬럼프에 빠졌던 게 많았던 반면, 올해 여름은 그런 외부 요인이 개발 컨디션에 심하게 영향을 끼친 건 없었다. 그래도 폭염이 너무 심하긴 했다..;;
또 이 정도면 정말 '완결 파이널'이라고 내 양심과 역사와 국가와 민족 앞에서 정말 단언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 테스트만 하다가 긴 시간을 그냥 보내 버리기도 했다. 그래도 올여름은 넘기지 않고 끝을 보게 됐다.

1. 동시치기

이번 9.5 버전에서 제일 핵심적인 새 기능은 초보적인 수준의 동시치기이다.
지금까지 날개셋 한글 입력기가 세벌식 자판의 고급 응용 기능 명목으로 제공해 온 것은 오토마타를 통한 모아치기나 무한 낱자 수정 정도였다. 이건 일면 편리하지만 현재 글자를 최대한 붙이고 유지시켜 주는 것에만 최적화돼 있다. 다음 글자로 분리되어야 하는 상황의 대비가 미흡한 반쪽짜리이다.

그래서 새 버전에서는 한글 입력 중에 일정 간격을 두고 마지막 두 타가 이전 타보다 충분히 빠르게 입력됐다면, 이건 다음 글자에 대한 동시입력으로 간주하고 그 두 타를 뒤로 같이 보내는 로직을 구현했다.

마지막 두 타를 한꺼번에 다음 글자로 보내는 동작 자체는 이전 버전에서부터 구현돼 있었다. 그걸 후대 버전에서 드디어 본격적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세벌식 자판에서도 명목상 도깨비불 현상 같은 동작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그래도 종성이 초성으로 바뀐다거나 하지는 않고 그냥 위치만 이동한다.

동시치기는 시간 주기부터 시작해서 세밀한 동작 옵션이 존재할 여지가 많은 기능이고 이것만 전담하는 빠른설정이 존재해도 이상할 게 없다. 본인도 그걸 의도하기도 했다. 동시치기는 특정 입력 방식이 아니라 안 마태건 공 병우건 세벌식 입력 방식에 적용 가능한 일종의 범용적인 패러다임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9.5 버전은 그 정도까지 구현하지는 못하고, 그냥 '동시치기 테스트.ist'라는 예제 파일만 넣어서 공 병우 세벌식 글자판을 기준으로 이런 기능도 구현 가능하다는 맛보기를 시연하는 선에서 그쳤다.

해당 파일을 열어 보면 설명문에 오토마타 로직이 세밀하게 설명돼 있는데, 핵심은 이렇다.
고급 입력 스키마의 옵션을 바꾸서 동시치기 타이밍 변수를 제공하게 한다(고급 스키마 옵션 - 한글 동시치기 타이밍을 오토마타 Q 변수에 전달).

그 뒤, 실제로 두 타를 옮기는 것은 두 타가 가리키는 (1) 한글의 성분이 서로 다르고(초성+중성, 중성+종성 등..), (2) 두 타를 떼어내더라도 앞 글자가 최소한 초성과 중성을 갖추고 있을 때에만 떼어낸다.
이 두 조건을 체크하기 위해서 오토마타에 s, r, u, v 같은 복잡한 변수와 수식들이 있는 것이다. 별로 어려울 것 없다.

이 입력 방식에서는 '아'를 친 뒤에 'ㅣ+ㄱ'을 빠르게 입력하자 글자가 처음에는 무한 낱자 수정 때문에 '이'가 됐다가 다시 '아'로 바뀌면서 '아기'가 입력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그냥 단순히 순차적으로 빠르게 칠 때 예기치 않은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게 타협점을 찾으려 했다.

이 정도는 돼야 두벌식이나 세벌식이나 컴퓨터에서는 성능과 편의성 차이가 별로 없다는 말을 완전히 반박할 수 있지 않을까? 세벌식은 타자기에서 이미 기본적인 온전한 입력이 되고 컴퓨터로 가면 오타 수정이 더 편하게 되고 타이밍 오차 보정까지 되는 입력 방식을 구현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것도 언어 데이터 없이 그냥 원초적인 수준에서 말이다.

지난번 개발 근황에서 먼저 소개되었던 한글 조합 유지 기능은 한글과 비한글끼리의 순서를 보정하는 기능이고, 이번에 완결된 기능은 한글과 한글끼리의 순서 내지 음절 경계를 보정하는 기능이다. 이런 기능이 타자에 실질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를 입증하는 실험 데이터가 좀 있으면 좋겠다.

참고로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4.x 버전 시절에 '고급 스키마'의 전신격인 동시입력 스키마라는 게 날개셋 한글 입력기에 이미 도입된 적이 있었다. 옛날 자료를 찾아보니 2개 이상의 한글 글쇠가 동시에 눌렸을 때 '중간 상태'로 진입하고, 모든 글쇠가 떼어지면 '종결 상태'로 넘어갔다. 종결 상태에서는 '고+ㅏ'나 '고+ㄴ'처럼 평소에 조합 가능한 입력이라도 더 결합을 거부하고 다음 글자로 가게 해서 음절을 구분했었다.

동시치기의 원론적인 동작에 정말 충실하게 로직을 구현하긴 했지만, 이 상태로 실제로 쳐 보면 생각보다 불편하다.
특히 기존의 이어치기 방식으로 타자를 빠르게 하면 오동작도 많이 겪게 된다. 동시치기 내지 동시치기에 준하는 빠른 타자가 행해지는 동안에는 음절 경계의 타이밍의 차이로 물리적인 음절 경계를 구분하는 게 더 낫다.

옛날 '동시입력 스키마' 시절에도 'ㅇ.ㅏ' 오타를 보정하고, keyup 타이밍 때 비한글 문자를 뱉는 옵션은 구현돼 있었다. 비록 한글 조합 중에 그 비한글 문자가 같이 보이지는 않지만 말이다.

2. 입력 도구들의 개선

9.3은 참신한 입력 도구들이 대거 추가된 버전이었다. 그리고 지난번에 다음 버전 개발 근황을 전한 뒤에도 입력 도구에 대한 개선 작업이 더 진행되었다. 구체적인 변화 내역은 다음과 같다.

'조합 안에 조합 생성' 입력 도구가 제공하는 변환 기능 중, '새김을 한자로'도 한번에 여러 한자의 훈을 한꺼번에 입력해서 여러 개의 한자로 순차적으로 변환할 수 있게 했다. 더구나 새김을 끝까지 다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가령, "땅불바람물마음"이라고 한꺼번에 친 뒤에 한자를 하나씩 골라서 "地火風水心"을 곧장 입력할 수 있다. 이전 9.3에서는 이런 게 가능하지 않았으며, '땅'까지만 치고 나서 변환을 직접 한 뒤에 다음 글자를 입력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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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합과 후보 자동 완성' 입력 도구도 여러가지가 개선됐다.
(1) 먼저, 목록에서 오른쪽에 작게 표시되는 보조 문자열(조합 목록에서 글쇠 문자, 후보 목록에서 설명문)이 한 줄에 가지런히 맞춰서 출력되게 해서 미관을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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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합이나 후보가 출력될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는 해당 목록이 작게만 공간을 차지하는 게 아니라 아예 화면에서 사라지게 했다. 좌측 상단에 있던 자그마한 기본 버튼들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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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별 문제가 없는데 MS Word에서는 이 입력 도구가 cursor 주변에 표시되지 않고 화면의 좌측 상단에 잘못 표시되는 문제가 있었다. 쟤만 유독 까탈스럽게 동작하는 게 있어서 문제를 꽤 번거로운 방법으로 우회해야 했지만.. 어쨌든 버그를 고치긴 했다.

(4) 이 도구를 띄워 놓은 상태에서 운영체제의 테마나 색깔 배색을 변경하고 나면 보조 문자열의 글꼴이 깨져서 굴림체로 바뀌어 버리던 문제를 해결했다. 그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의 처리 절차에 논리적으로 구멍이 있기 때문이었는데, 이를 총체적으로 싹 손 봤다. 공통으로 사용하는 글꼴 같은 리소스를 반드시 초기화부터 한 뒤에 입력 도구들이 이벤트를 받게 했으며, 이 순서가 꼬이는 일이 없게 했다. 심지어 날개셋 편집기와 외부 모듈을 동시에 구동했을 때에도 말이다.

(5) 이 외에도.. 프로그램을 이 정도로 변태같이 사용하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극히 드물겠지만,
날개셋 편집기에서 또 외부 모듈을 구동하고, 두 구현체가 제각각 '조합과 후보 자동 완성' 도구를 구동했을 때.. 그리고 TSF가 아니라 이제는 사실상 사용되지 않는 9x~XP까지의 구형 IME 프로토콜로 동작할 때, 여러 오동작이 발생하던 문제들을 해결했다.
과거의 9.3을 개발하던 당시에 시간에 쫓기느라 이런 극한이나 레거시 환경에서까지 꼼꼼히 테스트를 하지 못해서 문제가 남아 있었다. 단지 그게 크게 부각되는 주요 문제가 아니었을 뿐이다.

3. 그 밖의 UI 개선

(1) 날개셋 제어판에서 '분야'를 선택하는 트리 컨트롤을 키보드로(주로 상하 화살표) 조종하면.. 그 분야에 해당하는 제어판 페이지가 곧장 뜨는 게 아니라, 중간에 0.2초 정도 지연을 넣었다.
키 입력이 일정 시간 이상 안 들어올 때에만 화면을 갱신하는 것이다. 화살표 키를 빠르게 연타하거나 꾹 누르고 있을 때, 일일이 제어판 페이지를 준비하느라 프로그램의 반응성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이다.

사실, Windows의 제어판은 오래 전부터 이미 이렇게 동작하고 있다.
디렉터리를 표시하는 트리는 마우스 클릭에는 즉각 반응하지만 키보드의 화살표 키에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잠시 뜸을 들이고 있다가 사용자가 키보드에서 손을 완전히 뗀 뒤에 그 디렉터리의 내용을 옆의 리스트 컨트롤에다가 표시해 준다. 매번 한 디렉터리의 파일 목록을 얻는 건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트리 컨트롤이 이렇게 키보드에 대해서 지연 인식을 하는 건.. 정형화된 동작이고 여러 곳에서 쓰일 만한 기능인데, 어째 운영체제 공용 컨트롤 차원에서 제공되는 건 없는지 궁금하다(스타일, 플래그 형태로). 그런 게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기 때문에 본인은 해당 동작을 수동으로 직접 구현했다.

(2) 그리고 또 사소한 것..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대화상자 UI 중에는 파란색 밑줄이 쳐진 하이퍼링크가 있다. 가령, About 대화상자에 있는 홈페이지 주소라든가 '후원 안내' 말이다.
이전 버전까지는 마우스로 클릭한 것만 인식됐지만, 이제는 거기에 포커스를 옮기고 space를 누른 것도 인식되게 동작을 개선했다. 마우스 없이도 링크 클릭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원래 이렇게 되는 게 맞다.

4. 타자연습

끝으로, 타자연습은 딱히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거나 동작이 바뀐 것은 없다. 하지만 API 호환이 깨졌기 때문에 입력기 9.5 엔진에 맞춰 다시 빌드되었으며, high DPI에서 실행되었을 때 발생하던 각종 glitch들을 잡았다. 이것 분량이 버전을 0.01 정도는 올릴 수준이 된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버전을 올리게 되었다.

  • 프로그램의 시작 화면에 나타나 있는 탭(시작, 글쇠 익힘, ... 통계)들이 지금보다 더 큼직하고 시원스럽게 배치되게 했으며, high DPI에서 한글의 아랫부분이 보기 흉하게 짤리던 문제를 해결했다.
  • DPI가 200%인가 225%를 넘어간 상태에서 샌드위치 내지 상하 대조 방식으로 긴글 연습을 하면 줄 전체에 꽉 차는 긴 문장이 제대로 찍히지 않고 뒷부분이 씹혔다. 새 버전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했다. 물론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비트맵 글꼴은 150% 배율까지만 크기가 보장되기 때문에 확대 배율을 너무 높게 잡으면 프로그램을 제대로 사용하기 곤란해지긴 한다..;;
  • '글쇠 익힘'과 '낱말 연습'에서 쓰이는 손가락 위치 선택 리스트 박스가 high DPI에서도 너무 작게 찍히던 문제를 해결했다.
  • '긴글 연습' 화면의 아래에 나타나 있는 도구모음줄(앞/뒤쪽..)도 high DPI에서 버튼들이 너무 비좁고 조밀하게 찍히던 것을 개선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의 그림에 묘사된 before/after에서 보다시피, 타자연습뿐만 아니라 편집기도 high DPI 환경에서 도구모음줄 아이콘들이 전반적으로 더 큼직하게 찍히게 했다. 편집기의 경우, 계산기 대화상자의 계산 결과 리스트가 high DPI의 글자 크기보다 너무 좁은 줄 간격으로 찍히던 문제도 있어서 이를 해결했다.

한편, 다시 타자연습으로 돌아오면.. 고대비 검정 모드에서 긴글 연습을 하면 disable된 도구모음줄 버튼들이 자기 고유한 형체가 없이 이렇게 사각형으로 뭉개져서 찍히곤 했다. 이를 정상적인 형태로 개선했다(위 vs 아래). 도구모음줄이 상시 표시되어 있는 날개셋 편집기에서는 진작부터 이런 처리를 하고 있었는데 타자연습에서는 지금까지 그 생각을 못 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정도..
이번 새 버전은 이제 정말로 더 고칠 것 없이 오랫동안 잘 쓰였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8/08/30 08:36 2018/08/3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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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취향 중에는 뭐랄까, '폐허 덕후'라는 성향이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 폐건물에 유난히 집착하는 거 말이다. 왜 이런 성향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이나 해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철덕이 이런 성향으로 가면, 지금은 없어진 폐선로 흔적이라든가 영업이 중단된 폐역을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하긴, 본인이 어렸을 때에도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완전히 철거되지 않은 흉가 폐가(?) 같은 게 있었다. 거기서 숨바꼭질을 하기도 하고, 나뒹구는 쓰레기 중에 반짝거리는 보석(?) 같은 걸 줍기도 했다.
또한 그때는 건물뿐만 아니라 다 부서진 폐승용차의 잔해가 널부러진 것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아마 사고 차량인 듯... 심지어 불에 홀랑 타고 녹슨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것도 있었다. 유독 자주색 기아 브리사 1 차량이 많았다.

그런데 저렇게 단순히 짱박혀 놀기 좋아하는 어린애들이라든가, 그저 으슥한 탈선 장소를 찾는 비행청소년들 말고..
성인이 뭔가 역덕후 지리 덕후, 또는 앞서 언급했던 철덕과 결부지어 폐허 탐방을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요즘 인터넷 덕분에 특정 분야의 정보라는 게 워낙 많이 굴러다니고 널리 공유되곤 한다. 폐허에 대한 정보도 마찬가지다. 어떤 장소가 처음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마이너한 곳이다가 이런 식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게 된다. 광주 곤지암이 이런 대표적인 예에 속하지 싶다.

본인은 2000년대 중반쯤에 중부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고속버스 창밖으로 나들목(IC) 이름을 통해 곤지암이라는 지명을 접한 게 최초였다. 거기는 성남에서 3번 국도를 따라 도달하기도 좋은 곳인데, 지명이 좀 특이하다는 생각을 그 당시에 했었다.

알고 보니 이 지명에는 임진왜란 때 활약했던 신 립 장군과 관련된 역사적인 사연이 있었다.
옛날에 고구려의 온달 장군은 전사하고 나서 관이 땅에 달라붙어서 떼어지질 않았다고 하는데(평강 공주가 해금시킴), 신 립 장군이 묻혔던 '곤지바위' 근처에서는 말이 발굽이 무슨 자석 붙듯이 붙어 버려서 움직이질 못했다고 한다..;; 설화들이 다 이런 식이다. 더 자세한 사연에 대해서 궁금한 독자께서는 인터넷 검색을 해서 찾아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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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 바로 지명의 유래가 된 '곤지바위, 곤지암'이다.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 곤지암로 72 소재.)

여기는 성남이나 서울과는 산으로 가로막힌 오지였지만 훗날 경강선 철도가 생기고(곤지암역!!) 52번 고속도로까지 생기면서 이름이 전국적으로 더욱 알려지게 됐다.
원래 행정구역 명칭이 실촌읍이었는데 2011년부터는 읍 이름이 통째로 곤지암읍으로 바뀌었다. 남한산성 일대가 중부면이다가 면 이름 자체가 '남한산성면'으로 바뀐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곤지암이 더욱 유명해진 것은 단순히 지역 명물인 소머리 국밥 때문이 아니라.. '남양 정신병원'이라는 폐건물이 바로 여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진짜 문자 그대로 언덕 위의 하얀 집이었다.
1992년에 개업했으나 어른의 사정으로 인해 4년 동안밖에 영업을 못 하고 1996년에 문을 닫았는데.. 기존 의사와 직원들은 딴 병원으로 이직했으며, 건물주 가족은 죽거나 미국으로 이민 가 버렸다. 하지만 건물은 제대로 철거를 못 한 채로 방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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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 폐건물은 단순한 폐허 덕후의 성지 수준을 넘어, 귀신의 집(haunted house) 끝판왕이요, 희대의 납량특집 공포체험 명소로 둔갑해 버렸다. (남양이 아니라 납량..ㄲㄲㄲ) 교통 불편한 굉장한 오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음알음 소문이 퍼져 나간 모양이다.
이 병원의 과거 내력에 대해서도 옛날에 어느 환자가 미쳐서 자살했고 밤마다 귀신이 튀어나오고, 건물주는 저주를 받아서 어찌 됐고 하는 등, 있지도 않은 괴담들이 더해지고 뻥튀기 되었다.

그런데 매년 여름에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애들은 사유지를 무단 침입해서 혼자 곱게 구경만 하고 가는 게 아니라, 내부를 부수고 낙서를 하고 고성방가와 술판 등 온갖 깽판을 벌였다. 주민들에게 끼치는 민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견디다 못해 건물주까지 뒤늦게 나서서 병원 정문을 굳게 걸어잠그고 철조망 두르고 출입금지 경고문을 달고 CCTV를 설치했는데도.. 애들이 막무가내로 안에 들어갔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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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했으면 이걸 소재로 지난 봄에는 '곤지암'이라는 이름의 영화까지 나왔다. 세상에 저 이름이 공포 영화 제목으로 등장할 줄이야..
감독이 굉장한 좌파여서 그런지 영화 속 병원의 영업 기간을 박통의 재임 기간과 동일하게 각색을 하고, 병원 이름도 '남양'에서 '남영'으로 바꿨다. 남영동 대공분실을 의도한 작명인가 싶은데, 저건 그래도 1976년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박보다는 전대갈 시절의 존재감이 더 짙다. (박통 시절 있었던 대표적인 분실은 내가 알기로 서빙고 분실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실제 정신병원 건물은 영화까지 나온 뒤에야 처분이 완료되었으며, 바로 지난 5월 말에야 뒤늦게, 허겁지겁 완전히 철거되었다고 한다. 철거되기까지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은 귀신의 저주 때문은 전혀 아니고, 단순히 오지에 있는 낡은 건물이 부동산으로서의 가치가 시원찮았기 때문일 뿐이었다.

병원이 있던 자리엔 평범한 주택이 지어질 거라고 한다. 공포 테마 공원 같은 거라도 만들어지길 바라는 사람도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전무하다. 인근 주민들이 외지인들에게 이를 갈 정도로 완전 트라우마가 생겨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저기는 공포 체험을 할 만한 것들이 흔적도 없이 몽땅 사라졌으니, 외지인 없는 평온한 마을로 되돌아갈 듯하다.
(이미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사실은 저 영화 촬영조차도 실제 곤지암 남양 정신병원의 내부에서 하지는 못했다. 부산에 있는 다른 폐건물을 이용했음..)

폐허 얘기를 하다가 곤지암 정신병원 얘기가 좀 길어졌는데.. 본인은 이 시점에서 문득 의문이 들었다.
사람들이 공포 체험이라는 명목으로 폐건물을 찾아가는 것까지는 이해가 된다. 폐허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서 왜 저렇게 깽판을 치는 걸까? 단순히 자기 집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건 아닌 것 같다.

주변이 전혀 관리되지 않고 무질서한 곳이니까 여기서는 자기도 얼마든지 안심하고 무질서하게 굴어도 된다는 그런 심리가 작용한 게 아닐까?
빈민굴 슬럼가의 담벼락에 낙서나 쓰레기가 조금 생긴 걸 방치하면 얼마 안 가 다른 사람들까지 쓰레기를 왕창 버리고 낙서 천지가 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 하겠다.

자동차만 해도 관리 안 해서 먼지 쌓이고 녹슬고 타이어 터진 채로 오랫동안 방치되면 주변 사람들이 정신줄을 놔 버린다. 어느 시점부터는 차가 자연스럽게 망가지는 것 이상으로, "주인 없는 차네?"라는 걸 인지한 주변 사람에 의해 유리창이 깨지고 표면에 동전으로 기스가 나고 내부에 쓰레기가 쌓이고 스프레이 낙서가 찍찍 칠해지는 등... 차가 도저히 사람이 탈 수 없는 폐차가 돼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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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에쿠스. 아무리 고가의 고급차라도.. 주인이 차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사고 차량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흉물로 전락하는 건 생각보다 금방이다.)

하긴, 어차피 쓰레기가 100개가 있는 곳에 자기가 하나쯤 더 추가해서 101개를 만들어 봤자 티가 안 날 거라고는 누구나 안일하게 생각할 수 있다. 눈덩이가 일정 규모 이상 커진 뒤부터는 그야말로 급격히 커지듯이, 무질서도가 그런 모양새로 커진다.
또한, 사회에서 제아무리 똑똑하고 멀쩡한 사람이라 해도, 한데 모아서 군복만 입혀 놓으면 완전 야비군 좀비로 퇴화(?)하는 것 역시 동일하지는 않아도 비슷한 이치일 수 있겠다.

그러니 군대에서 단순히 위생 청결 이상으로 외형적인 정리정돈과 각 잡기를 강조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정신적으로 저런 빈틈과 안일함을 보이지 않고 최소한의 군기와 기강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도둑만 해도 자기가 침입한 게 바로 티가 날 정도로 정리정돈이 잘 된 집은 털지 않는다고 하니 말이다. 이 역시 집 말고 자동차에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흠집 많고 청소· 관리 상태가 시원찮은 차는 차도둑뿐만 아니라 인근의 운전자들도 만만하게 보기 쉽다.

그럼 끝으로, 곤지암 말고 다른 유명한 폐건물을 몇 군데 짚어 보고 글을 맺도록 하겠다.
(1) 서울 망우산 기슭에 있는 용마랜드는 영업을 중단한 놀이공원이다만.. 2010년대에 크레용팝 뮤직비디오 이후로 유명세를 타고 성지가 됐다. 놀이기구를 가동하지는 않지만, 안에서 산책하고 CF건 뮤비건 찍으라고 지금도 관리인이 방문객을 돈 받고 일정 시간을 입장시켜 주는 모양이다. 극장 스크린에서 내려간 영화가 다음으로 DVD로 2차 수입을 얻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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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970년대에 서울에서 지어졌던 각종 시범 아파트들은 이제 완전 흉물스러운 D급 폐가로 전락한 관계로, 차근차근 철거되었다. 노후한 외형은 둘째치고 안전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최후의 물건인 회현 시민 아파트만은 리모델링을 거친 뒤 역사 공간으로서 보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듯하다.

여기는 '서울 도심 속의 폐가' 컨셉 유명세를 타고 나니 외부인들이 시도 때도 없이 사진 찍으러 찾아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는 비록 폐가처럼 생겼을지언정 엄연히 사람이 사는 곳인데, 입주민의 입장에서는 외부인들이 자꾸 찾아오는 게 그리 기분 좋은 현상이 아닐 것이다. 사진은 귀찮아서 생략함..;;

(3) 이천시 마장면에 있던 오천 역 건물은 수려선의 폐선 이후 최후까지 유일하게 남아 있던 역사 건물이었다. 비록 소유주와 건물 용도는 진작에 바뀌었고 그마저도 폐가 상태로 전락했지만 말이다. 지난 2015년 10월에 본인이 한번 방문하고 나서 딱 한 달 뒤에, 이 건물은 인근 지구의 재개발과 맞물려서 싹 철거돼 버렸다. 여긴 곤지암 정신병원과는 달리, 뭐 철덕 말고는 찾아올 일이 없는 마이너한 곳이기도 했다.

(4) 일본에 있는 하시마 섬, 일명 군함도도 그 동네에 사는 폐허 덕후에게는 성지나 다름없는 명소일 것이다. 저 작은 섬에 석탄이 많이 나기라도 했는지 한때는 광부들이 몇천 명이나 바글바글 몰려 살던 곳인데.. 지금은 싹 다 빠져나가고 없다. 일본에서는 배틀로얄 2 같은 영화 촬영지로나 쓰였으며, 국내에서는 일제 시대 강제 징용 노동자를 주제로 "군함도"라는 영화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저기는 안전 문제 때문에 아무나 아무 때나 들어가지는 못한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에서 나열한 사례들과 비교했을 때, 곤지암 남양 정신병원은 재활용이고 뭐고 없이 방문자와 주민· 건물주들 사이에 마찰만 잔뜩 빚다가 철거되어 사라지게 됐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이라는 곳은 과거와 현재에 저런 특이한 내력이 담겨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8/08/27 08:35 2018/08/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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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스라와 느헤미야의 차이

  • 내가 이 일을 듣고는 내 옷과 겉옷을 찢고 머리털과 수염을 뜯으며 놀란 채 앉았더니 (스 9:3)
  • 내가 그들을 꾸짖고 그들을 저주하며 그들 중 몇 사람을 때리고 그들의 머리털을 뽑으며 그들이 하나님을 두고 맹세하게 하며 이르되 ... (느 13:25)

백성들의 잘못 때문에 빡쳤을 때 에스라는 자기를 저렇게 했고, 느헤미야는 남을 저렇게 했구나.. (참고로 뜯다/뽑다 모두 영어로는 구분 없이 pluck off임)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2. 한글 개역성경의 감성 번역 (개역개정판도 포함)

(1) 습 3:17 (하나님께서) 너로 인하여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영어로는 rejoice over you with joy / great gladness 정도다. 그냥 "너로 인하여 크게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정도의 뉘앙스인데, 하나님이 차마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노무노무 기뻐하실 거라니! 번역자가 over이라는 단어를 전치사가 아니라 접두사로 본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

(2) 시 8:1 주의 이름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매우 유명한 구절이다만, 내가 아는 전세계 그 어떤 성경 역본도 저기서 beautiful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없다. 개역 말고는. 그냥 excellent(KJV. 뛰어나다) vs majestic(웅장한, 장엄한) 정도로 나뉜다.
번역자가 '크고 아름다워요'라는 심상을 의도한 건가 의문이 들지만, 그때는 아직 저런 표현이 없었는데..

3. 개역성경도 킹 제임스 성경 방식으로 번역된 곳

(1) 창 37:3 채색옷/색동옷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주일학교 때부터 색동옷 입은 꿈쟁이 요셉을 보면서 자란 건, 개역성경이 비록 큰 줄기는 다르지만 저기서만은 어째 킹 제임스 성경 방식으로 번역됐기 때문이다. 요즘 번역은 장신구가 잔뜩 달린 옷, 소매 긴 옷 등이 트렌드이다. 번역의 정오를 이 자리에서 논하지 않을 것이다.

(2) 엡 4:12 성도들을 완전하게 하여(perfecting) 섬기는 일을 하게 하며
킹 제임스 성경만이 perfecting이고 타 역본들은 equip, prepare 그냥 '준비시키다'라고 번역되었다.
이건 구약도 아니고 신약인데, 개역성경이 딴 건 놔두고 여기서는 어떻게 KJV의 표현을 썼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4. 사흘 밤낮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고 부활하신 시기에 대해서 이렇게 흔히 알려져 있는 편이다.

"(예수님에 대해서) 사흘 만에 부활한 게 아니라 매장된 지 사흗날임에 유의. 금요일에 죽어 매장된 게 첫날, 안식일인 토요일이 이튿날, 부활한 일요일이 사흗날째다. 날수로 따지면 토요일이 하룻날, 일요일이 이튿날로 48시간도 안돼서 부활한 거다. 신자들도 많이 헛갈리는 점이다."


굉장히 그럴싸해 보이는 설명이긴 하나, 문제는 성경에는 저 기간에 대해 3박 3일..
three days & THREE NIGHTS
이라고 분명하게 나와 있지 않은가? 낮도 셋, 밤도 셋을 괜히 강조하는 게 아니다. 마 12:40에서 요나의 표적 말이다.

물론 인간의 언어와 문화에 따라 날짜나 나이 계산을 할 때 당일을 포함시켜서 1부터 시작하느냐, 그렇지 않고 0부터 시작하느냐 같은 유도리와 모호성이 있을 수 있다. 게다가 영어 day는 '낮'도 되고 '날'도 되는 중의성까지 존재한다.

하지만 저 문맥에서는 내가 보기에 그런 유도리가 틈탈 여지가 없다. 금요일이 첫째 날, 일요일이 셋째 날 식으로 계산하면 밤이 "3박"이 되지 못한다. 그냥 2박 3일이 될 뿐이지.
마치 창세기 1장에서 1, 2절까지 몽땅 첫째 날에 포함시켜서 첫째 날이 "하늘과 땅과 빛을 만든 날"이라고 붙이는 격의 오류가 야기된다.

성경에서 third day와 three days가 서로 연결되어 쓰인 용례들을 쭉 찾아보면 답이 나온다. 그것들은 완전히 72시간을 꽉 채우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48시간은 확실하게 경과한 기간이다.

게다가 일요일 아침도 예수님이 딱 부활하신 시각이 아니라 빈 무덤을 사람들이 발견한 시각이다. 그러니 예수님이 정확하게 얼마나 더 전에 일어나서 무덤을 탈출해 나가셨을지는 알 길이 없다. 이런 정황을 감안하면, 예수님이 죽으신 날은 넉넉하게는 수요일, 또는 아무리 늦어도 목요일 정도는 돼야 한다.

본인은 이런 이유로 인해 '성 금요일'이라는 개념을 믿지 않는다.
나무위키의 설명과 성경의 진술이 서로 충돌할 때는 당연히 후자를 우선적으로 따라야 한다.

5. 세례가 아니라 침례이며, 침례는 구원 증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

(1) 침례는 '주'의 만찬과 더불어 신약 기독교회에서 성경에서 행하라고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는 2대 의식이다.

(2) 또한 침례는 선행과 마찬가지로 구원의 조건이 전혀, 절대 아니다. 사람을 교회에 소속시킨다거나 종교적으로 뭔가 성화· 버프 시켜 주는 효과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신앙 고백 내지 구원 간증 같은 인증일 뿐이다.
먼저 구원부터 받은 뒤에 침례를 받는 게 나중이다. 이거 순서가 꼬이면 정말 사람 피곤해지고 골치 아파진다.

물론 침례인 요한이나 초대 교회 시절에 유대인들을 대상으로는 성격과 의미가 약간 다른 회개의 침례 같은 게 존재하긴 했었다(행 2:38 같은). 하지만 그건 지금 우리에게 적용되는 사항이 아니다.

침례교는 다른 교파들에 비해 (1) 성경의 용례를 따라 꼭 물에 전신이 잠겼다가 나오는 침례를 강조하며, (2) "애들은 가라"이다. 스스로 자기 믿음을 고백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지 못한 아기, 유아들에게는 그걸 절대 주지 않는다. 행 8:37이 KJV 이외의 성경에서 삭제된 것은 교리적으로 굉장히 큰 오류를 야기했다고 본다.

애들한테 유아 세례? 영세? 전~혀 필요하지 않다! 스스로 선악을 분간하지 못하는 애들은 설령 그 상태로 병이나 사고로 죽는다 해도 특례가 적용되어 어차피 무조건 구원 받는다. 이거라도 있으니 예수님 시절에 헤롯 왕에게 학살당한 2살 이하 애들에 대한 최소한의 위안도 된다. 유아 세례가 이 복된 교리하고 얼마나 안 어울리는지 이해가 되시겠는가?

기독교계의 여러 종파 교파들 중에 침례교가 참 역설적이게도 침례에 다른 종교적인 의미나 주술적인(?) 능력을 일체 부정하고 침례를 제일 별것 아닌(?) 것으로 취급한다! 그냥 주님께서 명령하신 독특한 신앙 고백 방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주의 만찬에서 쓰인 빵과 잔이 그냥 상징 외에 다른 아무런 주술적인 의미가 없듯이 말이다.

이거야말로 정말 성경적이며 지극히 단순하고 건전하기 이를 데 없는 교리인데, 역사적으로 이 사소한 교리 하나 지키느라고 얼마나 많은 순교자가 발생했나 모른다. 가해자가 누구인지는 내가 이 자리에서 굳이 밝히지 않겠다.

6. 히브리서의 저자

난 개인적으로 성경에서 욥기의 저자는 모세라고 생각하고,
히브리서의 저자는 바울
이라고 생각한다.

욥기의 근거는 구약을 통틀어 창세기와 욥기에만 존재하는 sons of God, being old and full of days이다.
히브리서의 근거는 바울 서신서에만 존재하는 Timothy, brotherly love, Grace be with you이다. 거기에다 킹 제임스 성경에만 존재하는 제목과 끝인사도 추가적인 증거 역할을 한다. (히브리인들에게 보내는 사도 바울의 서신, 이탈리아에서 써서 디모데 편으로 보냄)

욥기에 대해서는 중후반부에서 등장하는 엘리후가 자신을 1인칭으로 가리킨 부분이 있다는 이유로 인해, 엘리후가 책 전체의 저자가 아닐까 하는 설이 있다. 욥 32:16이 대표적인 근거라고 한다.
현장에 있었던 당사자가 긴 대화를 채록했을 것이라는 점은 설득력 있지만, 저 구절은 3인칭 시점의 텍스트에서 엘리후의 말이 직접 인용된 것일 뿐이다. 욥기가 전반적으로 엘리후의 1인칭 주인공/관찰자 시점에서 기록된 건 아니며, 32장의 중간에 갑자기 엘리후의 말 인용이 끝나고 엘리후의 동작에 대한 서술로 시점이 바뀔 만한 문맥은 존재하지 않는다.

저 구절은 그냥 "제가 좀 기다려 봤는데 형님들이 아무 말씀이 없으시더군요. 그래서 저도 이렇게 마음먹었습니다. 제 의견 좀 털어놔야겠다고요."일 뿐이다. 그러니 문장에서 화자의 시점만으로 욥기의 저자를 추측하는 건 근거가 부족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하긴, 성경에서 간접 인용과 직접 인용이 한 문장 안에서 갑자기 왔다갔다 하는 유명한 구절이 있는데, 바로 행 1:4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이 구절의 역본별 번역을 한번 살펴보시기 바란다.)

다음으로 히브리서의 경우 비록 처음에는 완전 이질적인 문체로 시작해서 정체불명이지만, 뒷부분으로 갈수록 성도들의 행실 얘기가 나오면서 바울 서신 냄새가 짙어진다.
그리고 사실은 앞부분도 마찬가지다. 구약 성경의 전반적인 원리와 맥을 잡으면서 대제사장 예수 그리스도를 논증하는 저 심오하고 난해한 내용을 기록할 만한 실력자가 그 당시에 바울 말고 또 있었을까? 내가 읽어 본 느낌은 그렇다.

백범일지를 읽어 보면, 당시의 보안 때문에 처음에는 생뚱맞은 가명 불상의 인물이 등장하는 것처럼 나오지만, 나중에 행적을 보면 그게 그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 있다. 대표적으로 폭탄의 공급책이던 김 홍일 장군 말이다. 성경에도 그런 식의 표현 기법이 쓰인 게 아닐까?

열왕기상하의 저자는 본문에는 전혀 나와 있지 않지만 아마 예레미야일 것이다.
예레미야서의 끝부분과 열왕기하의 끝부분이 서로 일치하기 때문이다. (여호야긴 왕의 체포)
마치 역대기하의 끝부분과 다음 에스라기의 시작 부분이 일치하듯이 말이다. (고레스 왕의 칙령)

성경을 성경으로 풀이하고 "표현의 유사성"에 최대한 의미를 둔다면, 이런 식으로 결론이 일관되게 도출된다. 창 1:2와 렘 4:23에서 earth was without form and void가 거의 똑같이 반복되는 게 우연이 아니듯이 말이다.
계시록 11장에 나오는 두 증인은 그 정황상 모세와 엘리야의 현신이다. 에녹이 아니며 다른 이상한 사람도 아니다.

글쎄, 히브리서의 저자를 의심하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모세오경은 모세가 쓴 게 아니고, 이사야서는 40장 이후부터 제2의 다른 이사야가 썼다는 식의 썰은 도대체 왜 나오는지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예수님이나 침례인 요한이나 신약 복음서의 기자는 이사야서 40장 이후의 내용 역시 아무 이질감 없이 이사야의 책, 이사야의 말이라고 버젓이 인용하는데도 말이다.

본인이(다른 모든 bible believer들도 포함) 창세기의 1~11장 내용이 다 문자적으로 사실이라고 믿고, 아담이 실존 인물이며 노아의 홍수가 실제 사건이라고 믿는 이유도 동일한 맥락에서 설명 가능하다.

굳이 지금 방주가 아라랏 산 어딘가에서 발견됐다든가 에덴 동산의 흔적이 발견됐네 하는 낭설이 없어도 된다. 예수님이 아담의 아들 아벨(마 23:35)과 노아(마 24:37-39)를 버젓이 실존 인물이라고 인증하면서 교차 검증을 하셨기 때문이다. 난 내가 예수님보다 더 똑똑하다는 모험이나 도박을 감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Posted by 사무엘

2018/08/24 08:37 2018/08/2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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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행정구역상 한 도시는 여러 개의 동으로 나뉘는데, 규모가 큰 도시는 시와 동 사이에 '구'가 있기도 하다.
어지간한 광역시들은 그냥 동서남북구에다 중구 등, 많아야 예닐곱 개 정도 존재하지만.. 수도 서울에는 구가 10여 개도 아니고 20개를 초월하여 무려 25개나 있다.

서울 지리 좀 안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백지 상태에서 25개 구 목록을 기억에만 의지해서 다 써 보시기 바란다. 절대로 곧장 기억나지 않는 구가 한두 개는 있을 것이며, 일이 생각만치 쉽지 않을 것이다.

구가 처음부터 이렇게 무진장 많았던 건 아니다. 가령, 서초· 강남· 송파구는 1950년대까지만 해도 인서울 자체가 아니고 광주군 소속이었다. 그러다가 1963년에 지금의 서울 경계가 얼추 정해졌을 때 몽땅 성동구가 먹었으며(강남· 강북을 두루!), 1970년대에 강남 개발이 시작되면서 지금의 구가 추가로 등장한 것이다.
성동 구치소가 지금의 성동구와는 아무 관계 없는 서울 동쪽 외곽 송파구에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름 분구 시기와 출처 구청 연계 지하철역
강남 1975 (성동) 7강남구청* (500)
강동 1979 (강남) 8강동구청* (250)
강북 1995 (도봉) 4수유 (200)
강서 1977 (영등포) - (1km 이상)
관악 1973 (영등포) 2서울대입구 (300)
광진 1995 (성동) 2구의 (300)
구로 1980 (영등포) 2대림? (700)
금천 1995 (구로) 1금천구청* (150)
노원 1988 (도봉) 7노원 (350)
도봉 1973 (성북) 1방학 (250)
동대문 * 2용두 (150)
동작 1980 (관악) 9노량진 (200)
마포 * 6마포구청* (350)
서대문 * - (1km 이상)
서초 1988 (강남) 3양재 (150)
성동 * 2왕십리 (200)
성북 * 4성신여대입구 (350)
송파 1988 (강동) 8잠실 (250)
양천 1988 (강서) 2양천구청* (500)
영등포 * 2영등포구청* (100)
용산 * 6녹사평 (400)
은평 1979 (서대문) 3녹번? (700)
종로 * 5광화문 (300)
* 2을지로4가 (300)
중랑 1988 (동대문) 망우? (700)

1970년대 초에 압구정 쪽에 조성된 도산 안 창호 공원은 지금으로 치면 서울 최후의 미개발 지대라 여겨지던 마곡이나 문정 지구의 벌판에 공원을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김포 공항은 지어지던 당시에는 부지가 인서울이 아니었지만 저 때 이후로 처음엔 무려 영등포구로 들어갔다. 그러다가 1970년대부터 강서구 소속으로 바뀌었다.

지금과 같은 구 체계가 모두 완성된 때는 1995년이다. 최후에 생긴 구는 강북, 광진, 금천이다.
그 반면, 대한민국 건국 직후부터 있었던 '초대 멤버, 창립 멤버'에 해당하는 구는 종로, 마포, 영등포, 동-서대문 등의 딱 9개이다.
영등포는 일제 강점기 때 경성으로 편입됐기 때문에 조선 시대 한양과의 접점이 없이도 자연스럽게 인서울이 될 수 있었다. 게다가 철도가 그쪽으로 지나기도 했으니..

보통 여권을 신청하고 발급받으려면 구청이나 시청을 찾아가면 되는데, 옛날에는 이게 서울 시내의 모든 구청에서 가능하지가 않았다.
아무 구청에서나 여권 발급이 가능해진 건 내 기억으로 2010년대에 와서부터이고, 뉴스를 검색해 보니 정확하게는 2008년 4월부터이다. 그 전에는 18개 구에서만 가능했다고 하며, 나머지 7개 구는 열외돼 있었다.

지하철역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단순히 동 이름(2차원)이나 도로명(1차원), 터미널, 대학교, 산 등의 이름뿐만 아니라 구청에서 유래된 것도 있다.
구청 이름이 대놓고 주역명으로 등재된 것으로는 강남, 강동, 금천 등 6개가 존재한다. 특히 금천구청 역은 과거에 시흥이던 것이 개명된 경우이다. 나머지 역들도 어지간해서는 부역명으로라도 구청이 근처에 있다는 것이 명시되어 있다.

다만, 주역명에 등재된 구청이 부역명 등 그렇지 않은 구청보다 역에서 더 멀리 떨어진 경우도 있다. 강남구청과 서초구청의 관계처럼 말이다.
다시 말해 주역명이냐 부역명이냐가 역에서 구청까지 실제 거리와 정확한 상관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뭐, 구청과 아주 가까이 있는 역이라도 구청보다 더 중요한 랜드마크가 있다면 그걸 주역명으로 써야 할 테니 말이다.

영등포구청이 제일 압도적으로 지하철에서 나오기만 하면 코빼기에서 보이는 위치에 있어서 주역명이 아깝지 않다.
은평, 구로, 중랑은 조금 멀다면 먼 위치이다. 서대문과 강서 이렇게 둘만이 구청이 지하철역과 연계된다고 보기 어려운 다소 외진 위치에 있다.

*. 보너스: 서울 전차도 알고 보니 운영 주체가 이원화된 적이 있었음

본인은 요 얼마 전에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꽤 흥미로운 옛날 자료를 발견했다. (☞ 링크)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55년 임 인식 작가가 촬영한 뚝섬 전동차 정거장. 해마다 여름이면 동대문과 뚝섬을 오가는 전동차는 사람들로 꽉 찼다.)

옛날엔 뚝섬이 반쯤 섬 취급을 받았으며, 골프장과 경마장이 있던 서울 교외 유원지(지금의 서울숲)였다. 서울 서쪽 외곽의 난지도(지금의 하늘 공원 일대)가 신혼여행 코스였던 것처럼 말이다. 그 시절엔 한강의 서울 시내 구간도 콘크리트 제방이 없이, 백사장이 펼쳐진 반쯤 해수욕장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건 그런데 엥? 동대문과 뚝섬을 오가는 전동차라니? 디젤 동차도 아니고?

1955년이면 6· 25 사변이 휴전으로 끝난 지 3년이 채 안 되었던 정말 엄청난 옛날이다. 지하철이고 광역전철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던 시절이었는데?
그때 서울에 궤도 교통수단이라고는 서울 노면전차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서울 전차에 승강장이 저렇게 생겼고 뚝섬으로 가는 전차 노선이 있었다는 소리는 난 지금까지 들은 적이 없었다. 전차는 서울의 구시가지인 서쪽의 마포, 아니면 차라리 강 건너서 영등포 쪽으로 갔지 웬 뚝섬으로 갔단 말인가?

연도나 장소의 기록이 잘못된 게 아닌가 의심스러워서 검색을 해 봤다.
알고 보니 그 시절엔 "서울(경성) 전차" 말고 "경성 궤도"라고 도심과 교외를 잇는 지상 전차 노선이 하나 더 있었다. 서울의 동대문 바깥으로, 왕십리, 지금의 뚝섬과 뚝섬 유원지, 광장동 일대를 다녔다고 한다. 오오~

얘는 사대문 안 위주의 도심을 다니던 서울 전차보다 늦게 추가적으로 생긴 물건이며, 운영 회사도 경성 전기 주식회사 vs 경성 궤도 주식회사로 서로 달랐다. 마치 서울 지하철이 과거에 서울 메트로 vs 서울 도철로 운영사가 나뉘었던 것처럼 말이다. (뭐, 해방 후에는 동일하게 서울시 직통 관할로 바뀌었다고 한다)

얘는 동대문에서 시작해서 말 그대로 뚝섬 유원지까지 갔는데, 중간에 분기하여 화양동· 광장동으로 가는 지선도 있었다.
또한 서울의 초창기부터 있었던 성동구 지역을 경유하는 노선답게 '성동'이라는 이름의 정거장도 있었다. 과거의 사철 경춘선의 시발역도 성동 역인데 무척 흥미로운 점이다. 다만, 제기동 인근에 있는 경춘선 성동과는 달리, 경성 궤도 성동 역은 지선 분기점인 한양대 근처에 있었다.

두 성동 역은 모두 1960년대 중반~70년대 초에 모두 폐선· 폐역되어서 오늘날은 흔적도 안 남았다.
참고로 서울 전차들은 모두 1067mm 협궤였다. 저 사진에 나온 경인 궤도 노선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처음부터 1435mm 표준궤로 개통했던 경인선과는 대조적이다.

모처럼 새로운 철도 역사 지식을 하나 건졌다.
오늘날은 한강 공원 내부에다가 실외 수영장을 따로 설치해서 물놀이 비슷한 기분이나 내는 게 고작인데.. 한강 본류에서 곧장 속옷 바람으로 물놀이를 하고, 잠실이고 여의도고 몽땅 미개발 뻘밭이던 옛날 시절이 지금으로서는 굉장히 이질감이 느껴진다. 믿어지지 않고 실감이 안 간다. 아래 사진은 무슨 인천 앞바다 해수욕장의 모습이 아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참고로, 신설동 이후부터 시작하는 천호대로는 종로에 준하는 6~10차로 규모의 매우 큰 간선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1970년대, 즉 노면전차는 모두 이미 없어지고 지하철이 대신 생긴 뒤에야 건설되고 개통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길은 전차 같은 게 다닌 적이 전무하다. 전국에서 최초로 중앙 버스 전용 차로가 개통한 역사적인 길인 것치고는 의외의 내력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8/08/21 08:38 2018/08/2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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