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근황

1. 2021년 상반기, 교통 분야의 변화

여의대로와 경인로 사이엔 길 중앙을 틀어막고 공사가 몇 년째 벌어지고 있었는데.. 공사가 끝난 깔끔한 모습을 본인은 며칠 전에야 드디어 처음으로 목격했다.
신안산선이나 GTX 같은 지하철 공사인가 막연히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여의도-신월 지하 유료 도로. 여의도와 경인 고속도로가 이렇게 곧장 연결되었다니 신기한 노릇이다.

그건 반가운 소식이지만, 정말 노이로제 걸릴 정도로 난무하는 변태 같은 시속 50, 50, 50, 50 소리 때문에 미치겠다. 시속 80~100은 밟아도 될 것 같은 멀쩡한 6~8차로 도로에서 이게 무슨 개짓거리냐?? 저 신월-여의 지하 도로 출입구에도 시속 50 단속 카메라가 붙어 있더라.

작년에 재난지원금 뿌려서 재정이 부족한 걸 이딴 식으로 회수하려 든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정상적인 애매한 자동차들 속도를 찍어누르지 말고 악성 무단횡단자나 엄하게 처벌하면 도로가 훨씬 더 안전해질 것 같은데 말이다.
멀쩡한 대만 유학생을 죽게 한 음주운전 가해자놈한테는 솜방망이 처벌로 나라 망신이나 시키고.. 사법 분야는 영 마음에 안 든다.

뭐 그건 그렇고, 자동차뿐만 아니라 도시철도 쪽도..
서울 지하철 5호선의 동쪽 종점이 상일동에서 무려 몇십 년 만에 하남 검단산으로 바뀌었다.
공교롭게도 6호선은 봉화산, 7호선은 도봉산 이렇게 종점 근처에 산이 있었는데 5호선도 그 관행을 따르게 된 듯하다.

그 검단산 근처에 성남시에도 영장산과 망덕산 사이에 '검단산'이 있긴 하다. 하지만 성남 검단산은 두 산 사이에 끼여 있고 정상에 군부대도 있어서 접근성과 존재감이 하남 검단산보다는 훨씬 떨어진다. 굳이 '하남'을 붙일 필요는 없는데 왜 저렇게 작명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요즘 안 그래도 외국 여행을 못 가서 국내 여행과 등산이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각광 받고 있다는데, 나도 등산 다시 가 보고 싶네..
앞으로 신분당선 강남-신사 구간, 그리고 서울 동부의 29번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한강 교량, 400번 제2순환 고속도로, 동해남부선 복선 전철, 경기도 GTX 등이 기대된다.

2. 프로그램 개발

보통 프로그램 개발 근황은 날개셋 카테고리에다가 올리는 편인데 이번에는 분량이 짧고 별 컨텐츠가 없기 때문에 여기에다가도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가겠다.

지난달에 나온 날개셋 한글 입력기 10.2는 외부 모듈의 동작 안정성과 프로그램 호환성이 크게 개선되었음을 당당하게 내세운 버전이었다. 실제로 한글과 비한글(조합과 비조합)을 섞어 가며 입력할 때 프로그램별로 자잘하게 발생하는 문제들은 이제 확실하게 해결됐다.

그래서 정말 답이 없는 Windows Terminal 요놈에 대한 인위 보정만 제외하면 나머지 수동 보정 옵션은 없어졌다.
사실은 MS IME조차도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놀랍게도 일종의 보정을 해서 동작하고 있다(타 프로그램일 때와는 기능 수행 순서가 정반대). 무슨 기준으로 보정하는지를 알 길이 없어서 내 프로그램에서는 불가피하게 수동 보정으로 남겨 놨을 뿐이다.

하지만 크롬 브라우저에서는 여전히 그것도 버전업 될 때마다 계속해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한글을 입력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조합이 마우스 클릭 등 외부에 의해 강제 종료됐을 때의 처리가 영 원활하지 않다.
그리고 심지어 조합이 종료됐을 때 이전에 입력됐던 글자들이 무더기로 삽입되는 현상까지도 본인이 발견은 했지만.. 정확한 재연 조건을 도무지 모르겠다. 크롬과의 악연은 2년쯤 전인 2019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는 중이다. 어휴~~ㅠㅠㅠ

그것 말고도 제어판 대화상자를 DPI 설정이 다른 모니터로 옮겼을 때 내부 컨트롤 배치가 확 깨지는 문제를 버그 신고를 통해 발견해서 해결했고, 입력 도구와 대화상자 UI 곳곳에서 버그를 고치고 외형이나 동작을 자잘하게 고쳤다.
다음 버전은 일단은 6월애 내놓으려 하는데, 10.3이 될 수 있을지 그 이상이나 이하가 될지 잘 모르겠다.

3. 캠핑 노숙

요즘처럼 날씨가 좋을 땐 본인은 밤에 집에서 잠을 자지 않는다.
금요일 밤엔 자전거만 몰고 갈 수 있는 곳에 가고, 토요일 밤에는 차로 좀 가야 하는 곳에서 텐트를 친다. 이튿날 아침에 곧장 교회에 가기 위해 운전을 또 하니까 이게 합리적인 선택이다.

차로 간 곳은 충분히 외져서 인적이 전혀 없고 보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자전거로 간 곳은 속세와 완전히 떨어지지는 않은 단순 공원 안에서 짱박힌 수준.. 그래서 한밤중이나 이른 아침에 산책을 하는 주변 사람들 눈에 가끔 띌 수도 있었다.
프로그래머로서 이런 건 hash값의 충돌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텐트 근처까지 누군가가 데리고 오는 개가 짖는 소리가 들리곤 한다. 물론 텐트는 창과 문을 다 닫았으니 보이지는 않고..
텐트 주변에 시시하게 겨우 개가 아니라 야생 멧돼지가 다가오는 날은 언제쯤 도래할지 모르겠다.

자연 속의 환상적인 내 개인 연구실 겸 침실을 놔두고.. 더워서 선풍기를 틀어야 하는 갑갑한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도대체 왜 자리요? 그건 무술 연마 없이 그냥 총 쏴서 사람을 제압하는 것과 같고, 등산 없이 그냥 헬기나 케이블카 타고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내게 집은 주민등록 근거지와 수도 전기의 보급, 씻기 등의 개인정비=_=, 책과 옷 등을 보관하는 창고 정도의 역할을 한다. 먹고 자는 곳은 아님. 처자식 없이 혼자 사는 동안 당분간은 계속 그럴 것 같다.
쓰레기 버리고 오존층 파괴하고 이산화탄소 농도 늘리는 것만 자연에 대한 비매너인 게 아니다. 이런 날 자연 속에서 밤을 보내지 않는 것도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한겨울은 엄청나게 춥다.
나야 추운 것 자체는 아주 땡큐이지만.. 이 때문에 추가 담요와 잠바 같은 방한 보온 장비가 많이 필요해져서 보행 시의 무게 부담(payload)이 증가하며, 이동 반경이 감소한다.
그리고 -10도 밑으로 내려가면 전자기기들도 잘 못 버틴다. 폰의 배터리가 일시적으로 곤두박질치거나 차의 스마트키가 버벅거릴 정도로..

여름이 되면 짐은 한결 가벼워진다. 더 멀리 이동 가능하고 간편하게 텐트 칠 수도 있다.
하지만 낮이 길고 이동에 부담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산이나 공원 내부의 더 깊숙한 곳까지 이른 시간부터 접근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안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기온이 올라가면 야생에서는 벌레도 증가한다. 더워서 텐트 창문도 열어야 할 판인데 도대체 어디서 냄새를 맡았는지 모기 떼들이 5분 안으로 창문 방충망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이런 장단점을 감안하면..
적당히 추워서 최소한의 장비만으로 간단하게 보온이 되고, 산에 조금씩 초록색이 늘어 가고, 아직 모기도 들끓지 않는 지금이야말로 텐트 캠핑 노숙에 입문하기 최적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21/04/21 19:36 2021/04/2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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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동차에 넣어 주는 액체들

항목 주성분 색깔(대체로) 주입 형태 주입 주기(km)
변속기 오일 기름 빨강 변질-교환 수만~10만
엔진 오일 기름 누렁~황갈 변질-교환 수천~1만
냉각수+부동액 초록 변질-교환 수만
와이퍼 워셔액 파랑 소모-보충 수천
연료 기름 투명 소모-보충 수백

개인적으로는 자동차에서 엔진 오일보다 교환 주기가 더 긴 소모품이나 부품을 꼼꼼히 점검하고 교환하는지의 여부가 차를 잘 알고 관리하는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경계라고 생각한다. (수만 km 주행 또는 수 년 이상) 이 표에서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배터리, 타이어, 브레이크액, 각종 필터, 더 나아가 팬 벨트 같은 것도 포함된다.

성격이 소모-보충이 아니라 단순 변질-교환인 액체들은 아무래도 차알못 오너로부터 아오안이 되기 쉽다. 고장이 나서 대놓고 새는 게 아닌 이상, 양이 줄어들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자동차 안의 윤활유도 오래되면 치킨집에서 닭을 수십 번 튀긴 기름처럼 될 수 있다.

변속기 오일은 처음엔 거의 와인이나 피 같은 시뻘건 색이다가 나중에는 거의 코코아나 커피 같은 색깔로 바뀌는 게 인상적이었다.
자동차가 앞의 엔진룸이 다 박살 나는 정면 충돌 사고가 났을 때, 현장에서 시뻘건 액체가 새어나와 철철/줄줄 흐르는 걸 볼 수 있다. 그건 탑승자의 혈액..;; 이 아니라 변속기 오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얘는 엔진 오일보다 교환하기 더 어렵고 시간도 더 오래 걸린다. 교환 주기는 엔진 오일 교환 주기의 거의 8~10배 정도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일부 매뉴얼에서는 휘발유 엔진 + 좋은 주행 여건 한정으로 무점검 무교환까지 가능하다고 쓰여 있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건 좀 오바 근자감인 것 같다.

수동 기준으로 반클러치라는 게 변속기에게 안 좋은 짓이라 일컬어지는데..
자동에서는 악셀 페달 없이 D로만 놔서 차가 슬슬 기어가고 있는 것을 브레이크가 아니라 오르막 같은 다른 외력으로 강제 정지시키는 것이 얼추 비슷한 상태이다.
변속기 오일의 과열이나 기계 고장을 예방하려면 D N R 상태는 말 그대로 전진 정지 후진 용도로만 맞춰서 쓰는 게 좋다.

2. 자동차 계기판

자동차의 계기판에 표시되는 계기 중에 엔진 회전수를 나타내는 타코미터만이 일체의 보정이나 오차 없이 현실을 즉시 100% 반영해서 보여준다.

속도계는 타이어의 지름의 변화로 인해 미세하게나마 오차가 발생할 수 있으며, 과속을 억제하기 위해 실제 속도보다 약간이나마 더 큰 값으로 표시되는 경향이 있다. 보정이 없는 진짜 정확한 속도는 GPS를 기반으로 내비 화면에 찍히는 속도이겠지만, 얘는 업데이트 주기가 길어서 신속하지 못한 게 흠이다.

연료계와 냉각수 온도계(수온계)는 곧이곧대로 수위나 온도를 표시하는 게 아니며, 생각보다 훨씬 더 둔하게 동작하게 돼 있다. 눈에 띄는 유의미한 변화가 생기기 전까지는 바늘이 가능한 한 움직이지 않는다. 운전자의 주의를 쓸데없이 끌지 않기 위해서이다.

연료계는 일정 시간 동안 연료 수위의 평균값이 표시된다. 그래서 기름을 넣어도 바늘이 움직이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며, 기름을 다 넣고 나서 시간이 더 지나야 바늘의 상승이 멈춘다. 그리고 주행 중에 기름통 안의 기름이 진동으로 좀 출렁거리거나 경사 때문에 한쪽으로 쏠린다고 해도, 호락호락 바늘이 움직이지 않는다. 이게 자동차 연료계의 정상적인 동작이다.

그리고 수온계도..
엔진 과열이 차를 망가뜨리는 위험한 현상이긴 하지만, 냉각수의 온도가 너무 낮은 것도 차의 시동과 주행에 좋지 않다. 그런데 어지간한 차들의 수온계는 오로지 고온에서의 과열 경고만 할 뿐, 너무 낮은 온도 또는 적당한 온도에 대한 표시가 별로 없으며 바늘이 너무 움직이지 않아서 아쉽다.

하긴, 연료계와 수온계가 뭔가 판단과 보정을 하는 게 없이 아주 단순무식한 계기이던 시절, 1980년대의 엄청 옛날 자동차들은 시동을 꺼도 이들 바늘이 바닥으로 내려가지 않고 24시간 제 위치를 가리키고 있었다.
시동을 꺼도 동작하고 있는 게 더 좋아 보이긴 하지만, 그건 똑똑하게 동작하는 게 아니었다.

비슷한 예로, 창문만 해도 수동식 닭다리 크랭크일 때는 시동이 꺼져 있을 때도 개폐가 가능했지만 요즘처럼 전동식 파워 윈도로 바뀐 뒤부터는 off는 물론이고 acc 상태일 때도 조작을 할 수 없게 됐다. 반드시 on까지 가야 조작 가능하다.

3. 일반적인 법이 적용되지 않는 자동차

바퀴가 굴러가기는 하지만 통상적인 자동차처럼 등록되어 번호판이 장착되지 않으며, 일반적인 공도를 주행할 수 없고 자동차관리법/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지도 않는 물건의 예는..?

  • 에버랜드 입구-주차장 간 셔틀버스: 크기가 너무 커서 국내에서 합법적인 자동차로 등록조차 할 수도 없다. 놀이기구로 등록됐다고 하던데.. 저렇게 다니는 곳만 다니며, 번호판에는 '구내운송용'이라고 적혀 있다.
  • 공항 계류장 안의 에이프런(램프) 버스, 토잉카: 역시 폐차될 때까지 공항 밖을 나가지 못하는 특수한 차들이다. 에이프런 버스는 일반 버스보다 길이와 폭이 더 큰 편이다.
  • 운전 학원 안의 장내 기능 연습/시험용 차량들: 이런 차들은 정식 번호판이 달려 있지 않다. 이런 차를 몰고 학원 밖으로 나가는 것은 불법이다. 장외 도로 주행 연습/시험용 차량과는 다르다~! (이때는 차는 번호판이 필요하고, 수험자도 연습용 임시 면허를 형식적으로나마 발급받아야 함)
  • 서킷 안의 경주용 자동차: 역시 통상적인 도로교통법뿐만 아니라 자동차 보험으로부터도 완벽하게 열외되어 있다. 군인이 전투 중 전사하는 게 통상적인 민간 생명보험으로 보상되지는 않는 것과 같은 이치...
  • 촬영 소품용 차량(영화/드라마), 특히 주행 가능한 올드카: 이건 내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마치 소품용 가짜 돈뭉치처럼 법적으로 특별한 취급을 받지 않을까 싶다. 펑펑 구르고 터지는 역할로 등장하는 초저가의 싸구려 중고 양산차야 큰 값어치가 없겠지만, 포니· 브리사 같은 레어템 올드카는 대우가 다를 것이다.
  • 군용차: 탱크, 자주포, 장갑차처럼 자력 이동 가능하지만 병기에 더 가까운 물건들. 자동차로 간주되지 않는다.
  • 초대형 트럭 및 건설기계, 농기계: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거대한 노천광산에서 활약하는 엄청 거대한 트럭은 크기나 축하중이 법이 규정하는 공도의 한계를 초과한다.
    대형 덤프트럭은 법적 취급 형태를 일반 화물차 또는 건설기계 중 유리한 것으로 취사선택 가능하다. 그 밖에 트랙터, 경운기는 시골 농로를 다닐지언정 일반 공도를 주행할 일은 없다.

4. 운전 면허 취소 조건

우리나라의 도로교통법 제93조는 운전 면허가 취소될 수 있는 조건을 20여 가지나 나열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은 그걸 다음과 같이 분류해서 8가지로 요약해 보고자 한다. 이렇게 정리하니 뭔가 쏙 와 닿는 것 갈다.

등급 운전 자체 관련 면허, 자동차 등 나머지 행정 관련
1. 선량하거나 제일 가벼운 잘못 적성검사 불합격, 운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신체 능력 상실, 고령으로 인한 면허 자진 반납 기한 내에 적성검사 미응시 (과태료)
2. 비교적 가벼운 범죄 교통법규 위반 벌점 누적 (과속, 신호위반 등) 면허증 타인 양도, 면허 시험 대리응시 등의 부정행위
3. 좀 무거운 범죄 사망· 중상해 교통사고 벌점 누적 (5년 이하 금고) 자동차 절도, 비등록· 무보험· 대포차 운행
4. 심각한 흉악 범죄 음주(만취, 인명 사고, 상습 재범)· 뺑소니· 무면허 자동차를 다른 강력 범죄 도구로 사용 (납치, 피해자 시체 운반, 월북 시도 등..)

이런 식으로 비교도 가능하다.

등급 사람을 죽임 자동차 급제동 추돌 사고
면책 정당방위, 긴급피난 정당한 급제동 (앞차 때문, 갑툭튀 장애물 회피)
실수 과실치사 정당하지 않은 급제동 (운전미숙, 전방주시 태만)
형사범죄 고의 살인 보복운전, 고의 사고 유발

Posted by 사무엘

2021/04/19 08:35 2021/04/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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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압축 유틸

요즘은 Adobe Reader 같은 거 설치할 필요 없이 크롬이나 Edge 같은 브라우저만으로도 자체적으로 pdf 문서를 바로 열어 볼 수 있다.
압축 유틸리티에서 광학 디스크 이미지 파일의 내용을 바로 볼 수 있게 된 것과 비슷해 보인다. 한 분야의 프로그램이 비슷한 다른 분야의 프로그램의 역할을 일부 흡수해 버렸다.

물론 이미지 파일을 새로운 드라이브로 mount 시키는 것까지 압축 유틸이 지원하지는 않는다. 그것까지 지원하면 압축 유틸의 기능이 옛날 도스 시절의 Double Space 같은 디스크 압축 유틸 급으로 커지는데.. 요즘은 그런 기능이 필요할 정도로 디스크의 용량이 부족한 시절이 아니기 때문에 유행이 지났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드라이브 mount는 이제 운영체제(Windows 10)가 자체적으로 제공해 주는 기능으로 흡수되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 20여 년 전, 이 바닥이 WinZip, WinRAR 같은 외국산 압축 유틸리티 일색이던 시절에 이스트소프트의 '알집'이 처음에 적절한 마케팅 덕분에 시장 선점을 잘 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버그· 안정성 문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서 2000년대 말쯤에 컴덕들 사이에 욕을 엄청 먹었으며, 그 와중에 기업 대상 유료화까지 선언하는 바람에 입지를 더욱 잃게 됐다.

그 와중에 개인 개발자 1인의 작품인 '빵집'이 알집의 대체제로 각광 받아서 2000년대 후반에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빵집은 개발자의 개인 취미 생활이다 보니 유지보수에 한계가 있었고, 결국 개발이 중단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오늘날이야.. 그 틈새를 저격한 반디소프트의 '반디집'이 탁월한 완성도로 천하를 평정했다.

압축 유틸의 역사를 읽어 보노라면, 소프트웨어는 모름지기 수요와 타이밍, 시장 공략을 잘 해야겠다는 걸 느낀다.
zip은 압축 해제뿐만 아니라 생성까지 소스가 완전히 공개돼 있고 그 다음부터 7z, ace, rar 등 압축 알고리즘들의 압축률은 이론적인 정보량 한계에 근접해서 거기서 거기이다 보니.. 알고리즘은 zip 하나만 있으면 되고 그 뒤 멀티코어, 64비트, 유니코드, 기본적인 보안, 운영체제 셸과 잘 연계하는 UI...

이것만 제공되면 그 다음부터 굳이 유료 유틸을 쓸 필요가 크게 줄어드는 것 같다. 실제로 본인도 '-집' 계열 유틸을 사용하기 시작한 뒤부터는 Windows에서 zip 말고 rar 등 다른 압축 파일을 '생성'해 본 적이라고는 전혀 없는 것 같다.

2. 유튜브

(1) 유튜브 동영상에 광고가 5~10여 년 전에 비해 굉장히 많이 늘어난 게 느껴진다.
뭐, 쟤들도 흙 파서 먹고 사는 건 아닐 테니, 오랫동안 무료로 잔뜩 뿌리고 투자했던 것을 회수할 때가 됐다.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천문학적인 수의 동영상들을 저장하고 전송 트래픽을 감당할.. 서버 유지비가 장난 아니게 깨질 것이며.. 몸값 비싼 엔지니어들을 고용하는 인건비도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서버 관리자, 웹 UI 디자이너 및 개발자, 동영상 코덱 전문가, 동영상 컨텐츠들의 검색과 분류 알고리즘 전문가 등..

그러니 동영상 포털이 사용자에게 거부감을 제일 덜 주면서 수익을 내는 건 광고 또는 사용자에게 "광고 안 뜨는 기간제 유료 계정" 판매로 자연스럽게 귀착될 것이다. 나도 광고가 너무 잦아지니 잠시 동안만이라도 광고 없는 유튜브 프리미엄 유료 계정을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유튜브도 사용자를 이렇게 적당히만 귀찮게 하는 걸 목표로 하지 싶다.

요즘 친구들끼리 생일 선물로 카카오톡으로 이모티콘이라든가 커피 상품권을 주고 받는 게 있다. 그런 것처럼 몇천 내지 1~2만원대의 유튜브 프리미엄 n개월 이용권이 온라인/모바일 생일 선물로 오가는 건 어떨까 싶다.

여담이지만, 유튜브뿐만 아니라 평소에 위키백과를 지식 습득용으로 유용하게 사용해 온 사람이라면 거기에도 후원금을 소액이나마 내는 게 좋을 것이다. 특정 기업의 입맛에 휘둘리지 않고 상업 광고도 없는 개방된 지식 저장소는 컴퓨터와 인터넷을 지금 같이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투명하게 개방된 정보의 바다로 만드는 데 절대적인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2) 다음으로, 돈이나 광고와 별개로 본인이 요 근래에 유튜브에 대해서 느끼는 굉장히 큰 불만이 하나 있다.
HD급 이상의 무거운 고화질 동영상일수록 더 두드러지는 것 같은데.. 슬라이더에서 좌우 화살표를 눌러서 앞뒤 5초 남짓 단위로 seek를 한번 하는 데 걸리는 딜레이가 너무 길다는 것이다. 동일 화질 기준으로 그냥 하드에 저장된 동영상을 데스크톱용 플레이어 앱에서 seek하는 것만치 빨리 즉시는 절대 못 한다. 답답하지 않으신가?

옛날 저화질 동영상은 이렇지 않다. 이건 다운로드 자체는 이미 다 된 구간을 돌아다니는 것만 말한다. 그러니 네트워크 상태하고도 무관하다.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느린 건지 아니면 이것도 설마 현질 유도를 위해 고의로 들어간 핸디캡인지는 잘 모르겠다.

(3) 끝으로, 유튜브 유료 계정에 제공되는 서비스로는 광고 제거뿐만 아니라 동영상을 아예 로컬에다 다운로드하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별도의 서비스가 없더라도 뒷구멍을 통한 다운로드 서비스가 넘쳐나다 보니 유튜브에서도 단속을 포기한 것 같다. 별도의 앱이던 게 더 간편한 웹으로 바뀌기까지 하고 말이다. 사실 이건 기술적으로,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3. 이메일: 대용량 파일 첨부, 발송 확인 및 취소 기능

15년쯤 전에 구글 gmail이 최초로 1GB짜리 웹 기반 무료 이메일을 개설한 이래로 요즘은 어디건 이메일 서비스는 기본이고 용량이 기가바이트급이다. 하지만 이메일은 편지함 용량과 컴퓨터의 하드 용량이 증가한 것에 ‘비하면’, 무슨 영화 파일 급의 대용량 첨부 파일을 주고 받기에는 여전히 좀 버거운 수단이다. 기껏해야 수~수십 MB 정도가 한계?

초대용량 파일은 메일에다가 직접 붙이는 게 아니라 다른 클라우드/웹하드에다 올리고 나서 그거 링크만 메일에다 넣는 형태로 대체되는 게 요즘 추세이다.
수신 확인 및 오발신 취소 같은 것도 이메일의 정식 프로토콜/스펙에 규정된 기능이 아니라 각 웹메일 서비스 사이트에서 자기 계정간 이메일에 한해서만 제공되는 비표준 편의 기능인데.. 이것도 좀 표준으로 승격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4. 크롬 브라우저로 네이버 블로그 첨부 파일 다운로드

크롬 브라우저로는 네이버 블로그 기반의 사이트에서 첨부 파일 다운로드가 잘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나만 겪는 현상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검색을 해 보니, 네이버 블로그는 https 기반인데 다운로드 링크는 보안이 취약한 http 기반이어서 크롬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다운로드를 차단한 것이었다.
즉, 네트워크 구조에 문제가 있어서이지, 첨부 파일의 내용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이렇게 웹페이지의 구성요소에 https와 http가 뒤섞여 있으면 브라우저가 의심스럽고 불안하다고, 그래도 내용을 다 보고 싶냐고 온갖 귀찮은 확인 메시지를 사용자에게 띄운다. 다들 한 번쯤은 그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크롬의 경우, 그 어떤 에러 메시지도 없이 그냥 일방적으로 네이버 블로그로부터의 다운로드를 씹어 버리니 당혹스러웠다. 은행 ActiveX도 아니고 파일 다운로드를 위해서 구닥다리 IE를 끄집어내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뭐, 궁극적으로는 천하의 네이버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 네트워크 구조를 불안 요소가 없게 어서 고쳤으면 좋겠다.

크롬은 이제 올해부터 플래시조차 지원을 완전히 끊었다. 아직도 메뉴가 플래시 기반인 웹사이트는 한 몇 년은 관리를 안 한 완전 구닥다리.. "1024*768 해상도에서 IE 6 브라우저에서 가장 잘 보입니다" 이러면서 제로보드 게시판까지 같이 붙어 있는 사이트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다. 플래시, 제로보드, Visual Basic 6, 재래식 hlp.. 이런 것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5. 마이너한 검색들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기능은 아닐 테니 유료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더라도..

(1) 많고 많은 웹툰들은 그림 파일뿐만 아니라 말풍선 안의 대사들도 색인화돼서 대사로 해당 컷의 검색이 됐으면 좋겠다.
짤방으로 써먹고 싶은데 그 그림이 긴 웹툰 시리즈의 어느 화에 있었는지 기억을 못 할 때가 많다.
물론 "이 학교의 주인은 이사장인 나예요."(사립정글고), "네놈을 살려 두긴 쌀이 아까워!"(이말년), "선 넘네"(엉덩국 애기공룡 둘리) 같은 거야 너무 강렬하고 유명하니 일반 검색 엔진으로도 대사와 컷 이미지가 개념적으로 연결돼 버렸지만.. 그렇지 않은 컷도 많다.

(2) 주선율 음표 표기로 음악 검색. 밖에서 재생되는 음원을 들려줘서 비슷한 음반의 노래를 찾는 건 이미 서비스 되는 게 있지만.. 그건 음원이 없고 사람의 오랜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음악을 찾아 주지는 못한다. 내가 말하는 건 음악들의 주선율 악보를 색인화해서 검색하는 것이다. 다만, 이걸로 검색하려면 사용자도 최소한의 채보· 기보 능력이 있어야 한다.

검색 엔진이란 게 처음에는 같은 웹에서 텍스트 위주로만 검색을 지원했다. 그러나 요즘은 웹뿐만 아니라 종이책, 잡지, 옛 신문들과 방송 자료, 논문 같은 오프라인 매체로 범위가 확장되었으며, 정보의 형태도 텍스트에 국한되지 않고 그림과 동영상까지 취급한다.

그러니 이게 앞으로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사람이 마우스로 얼추 끄적인 스케치와 비슷하게 생긴 그림이나 실제 로고타입을 찾아 주고, 콩나물 배열만으로 음악을 찾아 주는 경지에 도달하지 않을까 싶다. 그야말로 사람의 기억을 보조해 주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국내 웹툰뿐만 아니라 과거의 뉴스 보도, 특히 대한뉴스들도 다 색인화되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04/16 08:33 2021/04/1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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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동물 이야기

1. 동물 분류

내가 생물 분류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생각보다 많은 동물들이 가축화된 에디션과 그렇지 않은 야생 에디션으로 나뉜다는 것이 꽤 흥미롭게 느껴진다.

  • 집토끼 / 산토끼
  • 소 / 들소, 물소
  • 개 / 들개
  • 말 / 야생마, 얼룩말
  • 돼지 / 멧돼지
  • 생쥐 / 들쥐

동물이건 식물이건, 인간에게 식량을 제공할 목적으로 사육/재배된 놈들은 오랜 세월 동안 이 용도로만 엄청나게 품종 개량이 진행됐다고 한다. 그래서 살코기나 열매는 크고 많이 산출하지만, 얘들은 거친 야생에서는 스스로 거의 생존하지 못한다고 한다.

후천적 획득 형질이 후세로 유전까지 되지는 않을 텐데 품종 개량이라는 게 동식물별로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사실은 사람조차도 흑백황 인종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궁금하다.

2. 익충과 해충

지렁이는 비록 생긴 건 좀 뱀처럼 혐오스럽지만 땅의 흙을 부드럽게 하고 지력을 회복시켜주기까지 해서 농사에 큰 도움을 준다. 쇠똥구리는 말 그대로 더러운 골칫거리인 소똥을 처리해 주면서 인간에게는 위생적으로 큰 문제를 끼치지는 않아서 이롭다.

그런데 자연 전체를 통틀어 인간에게 가장 큰 유익을 주고 있는 '곤충'은 꿀벌이다. 겨우 꿀 생산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고, 얘는 꽃가루를 받아 줘서 충매화 식물들의 번식이 가능하게 한다.
이 역시 꼭 장미나 튤립 같은 꽃만 꽃이라고 생각하지는 마시길.. 야생에서 꿀벌의 이 역할과 효율 가성비는 인간의 과학 기술로 대체할 수 없다. 꿀벌이 싹 멸종하면 좀 과장 보태면 인간의 농업이 궤멸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그러니 꿀벌은 비슷하게 집단 생활을 하고 근면의 상징으로 통용되는 개미보다 대접이 훨씬 더 좋다. 오죽했으면 꿀벌은 법적으로 가축으로 분류된 유일한 곤충이기도 하다.
이런 꿀벌과 달리, 인간을 지금까지 제일 많이 죽인 악랄한 해충은 모기이다. 이 역시 흡혈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말라리아 같은 다른 질병을 옮기기 때문이다. 빈대나 거머리도 흡혈을 하고 모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악랄한 구석이 있지만, 이것들은 그래도 모기 정도의 치명적인 병을 옮기지는 않는다.;;

인간이 주변에서 접하는 수많은 해충들은 민폐를 끼치는 방식에 따라 대략 이런 식으로 분류가 가능할 것 같다.

  • 비행 불가능하고 인간 거주지에 서식: 개미, 바퀴벌레
  • 비행 가능하고 신체에 접촉: 파리, 모기
  • 신체 표면에 기생: 벼룩, 빈대, 이, 진드기, 사면발이
  • 신체 내부에까지 기생: 회충, 흡충, 촌충 따위

그나마 개미와 바퀴벌레는 한 개체를 잡아 죽이는 것 자체는 상대적으로 쉬운 축에 든다. 날아다니는 놈들은 때려잡기가 상당히 어려우며, 인체에 기생하는 너무 작은 놈들은 역시 그것대로 잡기가 어렵다. 신체의 털을 다 민다거나, 약을 먹고 바르는 식으로 제각기 다른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그런데 떼거지로 날아다니면서 사람을 성가시게 하지만 그 이상으로 사람을 쏘거나 무는 식의 해를 끼치지는 않는 벌레들도 별도의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깔따구, 하루살이, 그리고 어쩌면 날파리도?
얘들은 대체로 수명이 아주 짧으며 어인 일인지 입이 없거나 퇴화했다. 파리· 모기보다 잡기도 쉽다. 하지만 얘들은 여름철에 더러운 물웅덩이로부터 떼거지로 나타나서 주변을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존재만으로도 큰 불쾌감을 선사한다. 주변 가게들은 영업을 못 할 지경이 된다.

요 몇 년 사이에 전국 각지에서 이런 벌레들이 너무 많이 창궐해서 난리라는 뉴스 보도를 종종 접한다. 저런 놈들뿐만 아니라 더러운 음식이나 시체에 붙는 날파리와 구더기, 여름에 모기 같은 것도.. 이놈들은 평소에 잠도 안 자고 어디에 숨어 있다가 밑도 끝도 없이 튀어나오는 걸까? 옛날 사람들이 생명 자연 발생설을 믿었던 게 일면 이해가 된다.
게다가 구더기가 파리의 유충이라는 것, 지렁이가 땅을 기름지게 한다는 것은 거의 19세기는 돼서야 발견된 사실이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보다도 훨씬 더 늦게 알려졌다.

3. 동물이 만드는 보석

흑연과 다이아몬드가 탄소의 동소체인 것만큼이나 조개 껍질과 진주도 완전히 같은 탄산칼슘 물질일 뿐이라니.. 꽤 흥미롭다.
흑연과 다이아몬드는 경수와 중수 같은 동위원소 차이도 아니고 그냥 분자 배열이 다를 뿐이다. 하물며 조개 껍질 vs 진주는 차이가 그 만치 미시적인 것도 아니고 훨씬 더 더 가깝다고 한다.

그럼 다음으로 역시 보석을 만들어 내는 특이한 생물인 산호는 정체가 뭘까?
조개는 그래도 껍데기 안에 살이 있고 동물 같은 구석이 1만치는 느껴지지만 산호는..? 영 그래 보이지 않는다. 육지로 치면 버섯처럼 생긴 구석이 좀 있는데, 버섯은 균류이고 균류는 동물도 식물도 아닌 고유한 계(kingdom; 균계)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산호는 버섯과 달리 여전히 동물로 분류되어 있다. 체내의 세포 구조가 세포벽이 없는 형태에서 식물은 아니며 그렇다고 균류도 아니라 동물이라는 것이다. 단지 같이 공생하는 다른 식물 조류가 있을 뿐이라고..
산호도 진주처럼 주 성분은 탄산칼슘이다. 다이아몬드, 진주, 산호는 분명 보석이며 다이아몬드는 무기물 광물이기도 하지만, 금· 은 같은 귀금속에 속하지는 않을 것이다.

4. 외눈박이 동물?

사람을 비롯해 주변의 곤충, 동물들은 모두 눈이 두 개 달려 있다. 사고나 장애로 애꾸눈이 되더라도 그건 그 개체만의 문제이지, 안면에 눈알 2개의 자리 자체는 있다.
그런데, 아예 유전자 차원에서 눈이 하나만 달린 동물이 과연 있을까?

외눈박이는 굉장히 기괴하게 느껴지다 보니 도깨비라든가 게임 몬스터 따위의 특성으로 종종 묘사되었다. Doom 게임에서도 둥둥 떠다니는 카코데몬과 페인 엘리멘탈은 외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Doom의 후속작인 Quake에서는 몬스터들이 눈이 아예 없고 입만 달린 형태인 것 같더라만.. 이것들은 다 인간의 창작물이다.
궁금해서 검색을 해 봤더니.. 현실에서는 최소한 척추동물 이상의 고등한 동물 중에 외눈박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신이 동물들에게 눈알은 두 짝씩 달아 주는 것을 디자인 원칙으로 삼으신 듯하다.

그 대신, 요각류, copepod라고 불리며 물에 살고 길이가 1~2mm급에 불과한 듣보잡 동물 중에는 외눈박이가 있다고 한다. 이런 것도 SF의 우주선과 현실의 우주선의 차이와 비슷한 걸까? 입이 없는 벌레만큼이나 무척 기괴한 놈이 아닐 수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5. 구제역

작년이야 전세계가 중공 염병 우한 폐렴 때문에 난리를 겪었고 그 여파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지만..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 2010년 말부터 11년 초 사이엔 사람이 아니라 돼지 때문에 전국이 발칵 뒤집혀 있었다. 그 이름도 유명한 구제역 때문에 말이다.

구제역 자체는 그 전에도 있었고 지금까지도 감기 유행처럼 찔끔찔끔 발생하고 있지만, 저 때만은 그야말로 0이 몇 개 더 붙은 전국구 수준의 궤멸적인 피해가 났었다. 살처분 보상금 기준으로 피해액이 다른 구제역은 수십~수백억 원이었지만 저 때는 조 단위였다.

이것도 초기 대응 실패로 인해 제주·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 구제역이 확 퍼져 버렸고.. 그 자체가 감염자를 무조건 죽이는 에이즈 급의 병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치료법도 없다 보니 여러 정황상 그냥 닥치고 매몰 살처분 말고는 답이 없었다. 그 많은 가축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킬 수는 없으니..

지금이야 가축들에게 구제역 백신을 꼬박꼬박 시키고 있지 싶은데 저 때는 아직 그리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접종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백신은 미래의 예방제일 뿐 현재의 치료제가 아니므로 문제의 본질을 해결해 주는 물건이 아니고.. 또 한동안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반납하고 무역 같은 데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치사율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치료법이 없고, 그냥 무식하게 모든 개체들을 몽땅 떼어 놓거나 죽일 수밖에 없으며, 전국에 궤멸적인 피해를 냈고 백신 접종이 뒤늦게 시작됐다는 점에서 10년 전의 가축 구제역과 지금의 우한 폐렴은 살짝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타겟이 가축이다가 지금은 어째 인간으로 바뀌었을까? 시사하는 바가 없지 않은 것 같다.

내 기억이 맞다면, 식당에서 먹는 삼겹살의 1인분 가격이 저 때 1만원 이상으로 오르고 나서 다시 내리지 않고 있다. 원래 8000원 정도 하다가 말이다.

6. 미스터리 괴물??

198~90년대에는 과학 기술의 발전과 세기말 분위기가 합쳐져서 UFO, 초능력 같은 불가사의 신비주의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쏠려 있었다. 이에 대해 기독교계에서는 물론 크게 경계하며 반발했다.
그 당시에 과학의 불가사의라는 건 여러 카테고리로 나뉘었는데, 그 중엔 예티라든가 빅풋 사스콰치(sasquatch) 같은 정체불명 이족보행 괴물 부류도 있었다.

사스콰치에게 납치됐다가 탈출했다는 어떤 사람의 회고에 따르면.. "산에서 캠핑 중이었는데 한밤중에 누군가가 저를 슬리핑 백째로 번쩍 들고 어디론가 가더랍니다" 영락없이 보쌈(...;;)을 당했다는 묘사도 있었다. 이게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침낭이라는 물건을 접한 곳이었다.

허나, 서기 2000년을 넘어서 무려 2021년에 도달한 지금은..?? 불가사의니 신비주의니 하는 건 굳이 기독교계에서 반발하지 않아도 볼짱 다 봤고 거품이 알아서 사그라들었다. 상당수가 그냥 근거 없는 낚시나 사이비 유사과학이었기 때문이다.
버뮤다 삼각지대, 이집트 피라미드 무엇의 저주, 네스 호의 괴물, 히말라야 예티, 북아메리카 사스콰치 따위는 실체가 존재하지 않고 불가사의 미스터리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고 들었다. 마치 UFO처럼 말이다.

일례로, 요즘은 개인이 초고성능 스마트폰 카메라로 밤에 천체 사진까지 찍는 시대인데도 1980년대에 비해 UFO 사진이 올라오는 건 없다시피하다.
예티는 증거랍시고 전해지던 윗머리 가죽이라는 게.. 멀쩡한 기존 동물(야크)의 것으로 밝혀져서 신뢰도가 수직 추락했다. 이런 식이다.

저런 괴물이 존재한다면 이놈은 저그와 프로토스 중에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인간으로 진화 중인 유인원인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연장선인지 등 다양한 관찰과 연구가 가능했을 텐데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지는 않았다.
물론 옛날에는 지금처럼 지식과 정보, 개나 소나 인증샷 동영상들이 넘쳐나고 투명하게 공유된다거나.. 외국의 각종 괴담이나 미스터리들이 신속하게 검증되는 때가 아니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1980년대엔 우리나라는 아직 외국 여행도 전면 자유화되지 못했었고, 무려 '유리 겔러' 아재가 염력(!!)으로 숟가락 구부리면서 마술사가 아닌 초능력자 행세를 하는 게 가능했다. 아기공룡 둘리가 "호이~ 호이" 거리면서 마법이 아니라 굳이 초능력을 구사한다고 주제가 가사에까지 묘사된 건 명백하게 그 당시의 사회적인 관심사가 반영됐던 설정이었다~! =_=;;

하지만 어린 시절에 예티에 대해서 읽었던 게 잠재의식 속에 남은 덕분에.. 훗날 퀘이크라는 게임에 나오는 제일 강한 몬스터인 섐블러(Shambler)는 뭔가 예티를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영화 킬 빌 1에서 '오렌 이시이'가 윗머리 가죽이 뎅겅 잘리면서 죽는 장면에서도 예티의 윗머리 가죽이 떠오르고 말이다..;; 예티의 존재감이 강렬했던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1/04/13 08:35 2021/04/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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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 방 정환 선생

“앗, 저 문앞에 검은 말이 끄는 검은 마차가 날 데리러 와 있어. 난 이제 가야겠소. 어린이들을 두고 떠나니 잘 부탁합니다.” -- 1931년 7월 23일, 소파 방 정환의 임종 직전 유언


내가 ‘고혈압’이라는 단어를 태어나서 최초로 접한 곳이 방 정환 위인전이었다.; 이분은 어린이를 사랑한 인물답게 입맛과 식성도 초딩 스타일이었던가 보다. 담배도 골초였고..
그는 비만, 고혈압 같은 성인병을 낀 채로(아마 당뇨도?) 엄청난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려다가 겨우 30대 초반의 나이로 동화 구연 중에 코피 흘리면서 쓰러지고 절명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옛날에 부실한 영양과 위생 때문에 결핵에 걸려 요절한 사람도 있었더라만(예: 날자꾸나 이 상, 수학자 닐스 아벨 등..), 방 정환은 그 시절 트렌드와 달리, 현대인과 굉장히 비슷한 방식으로 돌연사했다. 몸을 혹사시키며 자기 인생을 아이들을 위해 갈아 넣었다.

이 사람은 살아 생전에 동화 구연을 어찌나 리얼하게 잘했는지.. 감시하던 일제 헌병, 형사, 형무소 간수들조차 듣다가 자기도 모르게 훌쩍거리며 울었다. 가령, 주인공이 병으로 가련하고 불쌍하게 죽는 장면 같은 데서 말이다.

요즘 관점에서 보면 그냥 유치하고 오글거리는 신파극처럼 보이겠지만 저 때는 현대의 초딩 꼬마들이 상식 수준으로 접하는 외국 동화들도 이제 막 번역되고 국내에 소개되던 시절이었다. 유흥이고 문화 생활이고가 없던 재미없는 시절에 이런 참신한 신문물을 약간만 각색을 해 주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울리고 웃기는 게 가능했다.

뭐, 그런 시대 상황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방 정환의 화술은 요즘으로 치면 어지간한 TV 코미디언을 능가하는 구석이 있었다.
오죽했으면 따라 붙던 일본인 형사조차도 “이 아재는 조센징이 아니라 일본인이었으면 한낱 나 같은 일개 짭새한테 쫓기는 처지가 되지 않고 저 실력으로 훨씬 더 성공했을 텐데” 안타까워했을 정도였다.

이렇듯, 1920년대의 한반도는 방 정환처럼 “어린이를 인격적으로 대해 줍시다”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도 나오고, 커리어우먼 신여성도 나오고, 좌익 사회주의 문학도 나올 정도로.. 일제 시대 중에서는 ‘그나마’ 자유롭고 개방되고 살기 좋던 시절이었다. 이것도 감안할 점이다.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정말로 저 정도로 평소에 안 보이던 헛것이 보이고 헛것이 들리게 될까? 난 어린 시절에 어린이를 그렇게 사랑했다는 사람이 저런 유언을 남겼다는 걸 읽고서 꽤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수명이 다해서 눈을 감을 때쯤 철길에 놓인 새마을호 전후동력형 디젤 동차가 눈앞에 짠~ 나타나 보이고 Looking for you가 하늘에서 어렴풋이 들려 온다면.. “아 내가 그래도 확실하게 구원은 받은 게 맞구나~!”하면서 평안하게 최후를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아니라 산 채로 들려 올라간다면, 딩동댕~ 새마을호 로고송이 들려오지 싶다. (영상음악 컴필레이션 음반인 Headline News, 6번 트랙 Outlook)

아아~! Looking for you는 정말.. 천국 음악이었다.
내 인생은 경부선 새마을호이다. 요르단 강을 건너는 게 아니라 한강을 건너는 거다. 벌써 용산, 남영을 지났고 인생의 종착역인 서울역이 얼마 안 남았다~! 이제 로고쏭과 Looking for you가 객실에 흘러나올 일만 남았다.

현장에서 더 들을 수 없는 음악을 하늘나라에서 또 듣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새마을호에서 이것도 안 들어 본 주제에 무슨 천국 갔다 온 간증..?? 체험담..?? 일고의 가치도 없다.
오늘도 철도님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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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21/04/11 08:34 2021/04/1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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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크 밸브

요즘은 트럭이나 버스가 아닌 승용차 차급에서 수동 변속기라는 게 사실상 전멸했다 보니, 어지간한 일반인 운전자들은 면허를 딴 뒤부터 클러치 페달이라는 걸 밟은 경험이나 기억이 전혀에 가깝게 없다.

오르막을 출발할 때의 떨림 찾기, 반클러치, 시동 꺼뜨림, 반대로 배터리가 나갔을 때 밀어서 시동 걸기.. 이런 것들을 모르는 사람이 주류가 되고 있다. 그러니 수동 차량은 대리 운전을 시키거나 중고로 파는 게 갈수록 난감해져 간다.
그래도 수동 변속기는 대형 상용차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멸종할 일은 없다. 쟤도 마치 에어 브레이크만큼이나 대형차만의 전유물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운전과 관련하여 지금은 완전히 멸종했고 수동 변속기보다도 더 하드코어한 과거 유물은.. 초크 밸브이지 싶다.
연료 분사가 지금처럼 전자화· 자동화되기 전, 원시적인 카뷰레터(기화기)가 쓰이던 시절엔 연료 분사량을 조절하는 악셀 페달과는 별개로 공기 주입량을 조절하는 밸브도 운전석에서 수동 조작 가능한 기기 형태로 존재했다.

엔진의 출력이라는 함수값은 단순한 1변수이지만, 내연기관은 연료뿐만 아니라 공기까지 감안해서 동작하는 2변수 함수이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공중에서 선회를 위해서 자동차처럼 단순히 핸들을 꺾는 게 아니라 pitch와 roll이라는 2축, 2변수를 조절하는 것처럼 말이다.

추운 겨울에 디젤 엔진에다 시동을 걸 때는 초크 밸브를 이용해서 공기를 더 불어넣어 줘야 했다. 그리고 반대로, 공기를 수동으로 차단하지 않으면.. 지금으로서는 믿어지지 않지만, 키를 뽑는다고 해서 엔진 시동이 즉각 꺼지지도 않았다고 한다.

가파른 내리막에서 저단+높은 rpm 상태로 엔진 브레이크가 걸렸을 때 연료 공급이 차단되는 fuel cut도 없고.. 이 정도로 공기 공급과 연료 공급이 서로 맞물려서 효율적으로 통제되지 않으니 엔진 출력 대비 불완전 연소 매연과 그을음(특히 디젤)이 심하며 연비도 요즘 자동차보다 훨씬 더 나빴다.

초크 밸브까지 적절히 활용해야 하던 포니 같은 승용차는 운전하는 난이도와 느낌이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치면 암울하던 16비트 시절에 HMODULE과 HINSTANCE라든가 원거리 근거리 포인터 구분 등.. 지금은 신경쓸 필요가 없는 별 복잡한 요소들을 구분하고 따로 취급해야 했던 것과 비슷해 보인다.

이런 번거로운 기기는 전자식 연료 분사 기술이 도입되면서, 아니 그 전에 카뷰레터 자체도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바뀌면서 사라졌다. 1980년대 중후반에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에서 버스 안내양이나 항공 기관사와 시기가 비슷하다.
그래도 이 정도로 옛날 차는 요즘 차에 비해 침수(!!)나 저질 연료에 강하고 엔진음이 더 터프하고 웅장(?)하고, 악셀을 밟았을 때 밟은 대로 튀어나가는 반응성 하나는 좋았다고 한다.

2. 휠

옛날에는 자동차 타이어에 장착된 휠이라는 게 완전히 희거나 검은 표면이 있고, 중심부와 가장자리에 동그란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서 마치 사람 얼굴처럼 보였다. 중심부의 동그란 원은 입, 휠너트는 콧구멍, 휠너트 주변의 돌출된 부위는 뽈살(!!), 그리고 제일 바깥쪽에 숭숭 난 동그라미들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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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식으로 말이다.
그에 비해 요즘 승용차들의 휠은 굵직한 스포크 몇 개가 전부이고 나머지 부위는 다 뚫려 있어서 안쪽의 디스크 브레이크 패드가 다 보일 정도이다. 그리고 옛날 휠에 달리, 은색의 반들반들한 광택이 난다.
옛날 방식의 전통적인 휠은 트럭· 버스 같은 상용차에서나 볼 수 있다.

난 이게 단순히 디자인 트렌드의 차이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 재질부터가 다르다. 옛날 휠은 철제(스틸)인 반면, 나머지 더 뽀대나는 휠은 알루미늄 재질이다.
옛날에는 외곽의 '눈' 부위가 저렇게 아주 납작해서 눈을 흐리멍덩하게 떴다거나 우는 듯한 모습인 것도 있었지만, 원래는 모든 구멍을 그냥 원 모양으로만 뚫은 게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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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떤 자동차에서 아무 옵션도 장착하지 않은 제일 저렴한 사양에 최하위 모델은 휠이 요런 모양이었다. 아니면 같은 차종이라도 자가용 말고 택시의 휠 역시 요런 편... ^^
조금 상위 모델로 가면 저기에다가 껍데기 하나 씌워 주는 게 관행이었다. 스틸 휠의 단조롭고 추레한 외형에 좀 변화를 주도록 말이다. 옛날엔 고속버스 타이어 휠에 반들반들한 휠캡이 따로 달렸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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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는데 요즘은 "철제 휠 + 휠캡 껍데기" 관행이 사라지고 알루미늄 휠이 대세가 된 듯하다.
그렇다고 가느다란 스포크가 수십 개씩 박힌 건 내구성이 약해서 그런지 자전거나 리어카 타이어의 휠에서나 볼 수 있고..
이런 것도 변화라면 변화라고 하겠다.

3. 엔진음과 동력원

(1) 요즘은 길거리를 달리는 자동차에서도 일반적인 부르릉이 아니라 전기 기관차 같은 조용한 웨에엥~ 전자음이 많이 들리기 시작해서 기분이 묘하다. 소형차에서 카르릉~ 디젤 엔진 소리가 나는 것 이상으로 이색적이다.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기, 수소 연료전지 같은 변종들이 갈수록 늘고 있긴 하다. 전기차는 내연 기관 같은 냉각 계통이 필요하지 않으니, 이런 차는 앞에 라디에이터 그릴도 없다.

(2) 그리고 요즘은 쬐끄만 소형 스쿠터(발을 한데 모을 수 있는..)들도 예전 같은 하이톤 앵앵앵 대신, 일반 오토바이와 동일한 부르릉 털털털 소리가 난다. 신기하지 않은가? 이제 이륜차도 내연기관형은 다들 2행정이 아닌 4행정 엔진을 쓰기 때문이다. 아니면 덩치 작은 놈은 아예 전기 모터로 바뀌고 말이다.

2행정은 구조가 간단하고 배기량 대비 더 큰 출력이 나지만, 엔진 내구도와 환경면에서 4행정보다 불리하다. 이제 소형 2행정 엔진은 교통수단이 아니라 제초· 제설 장비 정도에서나 볼 수 있다. 휴대용 엔진 발전기조차도 휘발유, 디젤, 터빈 등 다양한 엔진이 쓰이지만 2행정은 아니기 때문이다.

(3) 하지만 군용차라든가 대형 버스나 트레일러는 저런 트렌드를 다 씹어먹고 여전히 디젤이 본좌다. 제아무리 깨끗하고 다재다능한 전기 에너지라 해도, 말통에다가 석유 담듯이 많은 양을 화학적으로 곱게 축적하는 효율은 인류의 과학 기술로는 아직 메롱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전기 에너지는 실시간으로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하는 형태를 벗어나지 못해 있으며, 그나마 연료 전지는 배터리와 엔진의 중간 위상인 타협안이다. 현대차에서 열심히 연구· 노력한 덕분에 수소 연료전지 정도가 승용차 레벨을 벗어나 대형차 버전까지 만들어져 있다.

(4) 그리고 EQ900, 롤스로이스 같은 초호화 기함급 승용차들도 역시.. 하이브리드고 디젤이고 전기고 다 필요 없고, 안정성이 검증된 땡 휘발유 다기통 대용량 엔진이 사용되는 중이다. 부유하고 높으신 분들이야 길바닥에 돈을 줄줄 흘리고 다녀도 걱정할 게 없기도 하니.. 디젤과는 반대편 극단에 속한 분야라 하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1/04/08 19:33 2021/04/0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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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의 관행들

군대라는 곳은 규율, 질서, ‘절도 있음’을 강조하는 집단이다. 그래서 외형적으로 무엇이든 구부리지 않고 ‘각 잡는 걸’ 아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일부 관행은 비록 폼 나고 멋있어 보일지는 모르지만, 전투력과는 별 관계 없으면서 쓸데없이 삽질스러운 똥군기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1. 직각 식사와 거위걸음

위의 둘은 그야말로 군대· 군인의 상징이다만.. 실제로 해 보면 엄청나게 힘들고 부자연스럽고 불편한다. 현직 군인이라도 일상적으로 시행하는 건 무리이다.
한국군의 경우 쌍팔년도 급의 먼 옛날에는 심지어 병들에게도 싸제물 빼기의 일환으로 훈련소에서 직각 식사를 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부사관들조차 그냥 패스이고, 저건 최정예 사관학교 생도만의 한 달 남짓한 통과의례로 존재감이 많이 축소된 듯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으로 거위걸음은 걷거나 달릴 때 무릎을 굽히지 않으면서 걷는 동작을 말한다. 그러면서도 매 걸음마다 다리를 반쯤 발차기 하듯이 고각으로 드는 게 포인트다. 팔은 반대로 자연스럽게 흔들지 말고 차렷 자세이거나 소총을 파지하거나, 아니면 거수경례 자세를 유지한다. 시선은 정면이 아니면 측면에서 이 행군을 관전하는 최고존엄-_-이나 지휘관을 향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걸 수백· 수천 명의 병사들이 동시에 똑같이 수행하면 굉장히 웅장하고 위압감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직각 식사로도 모자라서 거위걸음 행군은.. 자유 진영 민주주의 국가보다는 과거에 전체주의 군국주의가 강한 나라 내지.. 오늘날의 북괴· 중국 같은 공산권 국가의 관행이라는 느낌이 든다. 마치 카드섹션 매스게임처럼 말이다.
라이온 킹 Be prepared 노래에서 하이에나 떼거지들의 행군 장면도 생각해 보시길..

총검술이야 냉병기 쓰던 옛날 군대 전술에서 유래되었지만, 저런 직각 식사나 거위걸음은 의외로 머스킷+전열보병 급의 옛날 군대하고도, 격투기 무술하고도 아무 관계가 없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중국 무술이나 일본 닌자 어쌔신 같은 것도 사실 19세기 말에야 정립됐듯이, 저 둘도 그에 준하는 비슷한 시기에 서양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흑백 카메라 내지 후장식 총기의 등장 시기와 비슷하다.

2. 거수경례

군인은 각 잡는 차원에서 평상시에 고개조차 함부로 숙이지 않는다. 그래서 평범한 인사 대신 거수경례가 관행이 돼 있다. 뭐, 나치식 경례도 나쁘지는 않지만 이제는 영구봉인 돼 버렸고..
여느 격투기 스포츠라면 대련 전에 상대방에게 인사 정도는 아무 제약 없이 고개를 선뜻 숙이며 한다는 걸 생각해 보자. 그런 데서 거수경례를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군대라고 해도 해군은 좁은 배의 복도에서 그 정도 팔 뻗을 공간도 없을 수 있기 때문에 경례를 더 약식으로 한다고는 한다.

고개를 숙이지 않는 경례 자세는 뭐 똥군기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심지어 성경에는 야전에서 얕은 개울물을 마실 때 경계하는 자세로 손으로 떠서 마신 사람 vs 그렇지 않고 팍 엎드려서 입을 수면에다 대고 벌컥벌컥 마신 사람을 갖고 군인 자질을 평가한 대목이 있다(삿 7:5-6). 그 유명한 기드온의 300 용사가 이 기준으로 선발되었다는 것도 진지하게 생각할 점이다.

한편, 단재 신 채호 선생은 세수할 때도 고개를 안 숙여서 옷을 다 적셨다고 한다. 그건 개인적인 다른 신념 때문에 그리한 것이지, 군사적인 각진 멋을 추구했기 때문은.. 아니다. -_-;;

3. 불침번

인간이 만든 거의 모든 건물이나 시설에는 24시간 상주하는 경비원이 있다. 이는 군대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사람은 잠을 자야 하니 24시간 경비를 서려면 2명 이상이 교대 근무를 해야 한다.
또한 건물이 아니더라도 여러 사람이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오지로(폭우, 들짐승 등..) 야영이라도 갔다면 아무래도 교대로 불침번을 서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군대에는 위병소나 GOP 같은 곳의 외부 경계 근무와 별도로, 병사들이 지내는 생활관(내무반) 내부에서도 일정 주기로 불침번을 운용하고 있다. 이건 직각 식사나 거위걸음처럼 멋이나 간지는 전혀 없으면서 군생활의 스트레스와 난이도를 크게 올리는 주범이다.

군인들은 군대 일과표 상으로는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8시간 수면이 보장돼 있지만.. 며칠이 멀다 하고 돌아오는 불침번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수시로 중간에 잠을 깨야 해서 거의 절반 남짓밖에 못 자기 때문이다.
이건 뭐 완전한 근무도 아니면서 휴식도 아니고.. 그렇다고 회식 같은 것도 아닌 이상한 관행이다. 안 그래도 군인 병은 마치 시내버스의 안전벨트 열외만큼이나 근로기준법에서 열외되어(최저임금..) 착취 당하고 있는데 불침번은 열정페이 착취의 최고 정점이 아닐까 한다.

심지어 과거에는 군 병원에서 병사 환자들을 대상으로도 형식적인 불침번을 세웠다고 한다. 이건 불침번이 가능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가르는 기준부터가 명확하지 않고 그냥 부조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여겨진다. 별 이유 없이 쫄병은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풀어진 채 그냥 놔둬서는 안 된다는 탁상행정에서 유래된 부조리이다. 질병이야말로 푹 자고 푹 쉬어야 빨리 낫는다는 게 기본 상식 아닌가?

내가 알기로 해군과 공군은 불침번 같은 거 없다. 마치 직각 식사라든가 심지어 수류탄(!!)처럼.. 훈련소 시절에만 잠깐 체험하고 그걸로 끝이다. 국군도 더 근대화 현대화되면 무식한 의지드립 강요 똥군기에서 벗어나서 내부 관행들이 더 합리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생활관 내부를 24시간 제대로 지키고 싶으면 밤에 정식으로 당직병을 두고, 이튿날 아침에 온전한 근무 취침을 보장해 줘야 할 것이다.

불침번 교대자를 보면 컴퓨터의 연결 리스트 자료구조를 보는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1/04/06 08:34 2021/04/0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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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ake, build

요즘 소프트웨어라는 건 여러 개의 실행 파일들로 구성되고, 그 각각의 실행 파일들도 수십~수백 개에 달하는 소스 코드들로 구성된다. 이를 빌드하려면 단순 배치 파일이나 스크립트 수준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옵션과 입력 파일 리스트들을 컴파일러 및 링커에다가 일일이 전해 줘야 한다. 기존 소스 코드들을 빌드하는 시나리오를 짜는 것조차도 일종의 프로그래밍처럼 된다.

그래서 이런 빌드 시나리오를 기술하는 파일을 makefile이라고 하며, 이 시나리오대로 컴파일러와 링커를 호출해서 빌드를 수행해 주는 별도의 유틸리티가 make라는 이름으로 따로 존재한다. 얘는 이전 빌드 때 만들어져 있는 obj 파일과 소스 파일과의 날짜를 비교해서 새로 바뀐 파일만 다시 컴파일 하는 정도의 지능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이름이 저렇게 고정 불변이며, 한 디렉터리에 하나씩만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프로젝트는 디렉터리별로 독립적이므로..

그런데 소스 말고 헤더 파일은? 조금 어렵다. 이게 수정되면 역으로 얘를 인클루드 하는 소스 파일들도 재컴파일이 돼야 하는데, make 유틸이 C/C++ 컴파일러나 전처리기는 아닌지라, 그걸 자동으로 파악하지는 못한다. 이건 makefile 스크립트 내부에서 각 소스별 헤더 파일 의존성을 사람이 수동으로 지정해 줘야 한다. 이를 기술하는 문법이 따로 있다.
이건 매번 풀 빌드 명령을 내리는 것보다 분명 편리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의존성을 잘못 지정할 경우 빌드가 꼬일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다.

이렇듯 C/C++ 공부 좀 해서 본격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기존 제품을 유지 보수하려면, 언어 자체 말고도 다른 툴이나 스크립트를 알아야 할 것이 이것저것 생긴다. 이 바닥도 체계가 정말 복잡하기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은 말 그대로 소스까지 다 차려 놓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멀쩡히 받아 놓고도 빌드를 못 해서 돌려보지 못하곤 한다. 최소한 Visual C++ 솔루션 파일 하나 달랑 열어 놓고 F7만 누르면 바로 짠~ 빌드 되는 물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복잡한 시스템들은 훨씬 더 복잡한 상황을 간편하게 제어하고 관리하고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기 위해 도입되었겠지만.. 그마저도 초보 입문자에게는 쉬운 개념이 아니다.
Visual Studio 같은 개발툴들이 그런 make 절차를 얼마나 단순화시키고 프로그램 개발을 수월하게 만들어 줬는지 짐작이 된다. 당장 include 의존성을 자동으로 파악하는 것만 해도 말이다.

이런 개발툴 덕분에 프로그래머가 makefile 스크립트를 일일이 건드려야 할 일이 없어졌다. makefile은 해당 개발툴이 읽고 쓰는 프로젝트 파일로 대체됐으며, 얘는 비록 텍스트 포맷이긴 하지만 사람이 수동으로 편집해야 할 일은 거의 없다. 한때는 포맷이 제각각이었는데 요즘은 xcode건 비주얼이건.. 껍데기는 XML 형태인 것이 대세가 됐다. 스크립트라기보다는 설정 데이터 파일에 더 가까워진 셈이다.

Visual C++도 지금 같은 번듯한 IDE가 갖춰진 버전은 적어도 1995년의 4.0이다. 그때의 IDE 이름은 Developer Studio이었다. 이 시절에는 얘도 IDE와 별개로 유닉스 유틸과 비슷한 스타일의 make를 따로 갖추고 있었으며, 프로젝트 파일로부터 make 스크립트를 export해 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능은 후대의 버전에서 곧 없어졌다. 명령 프롬프트로 빌드를 하는 건 그냥 IDE 실행 파일의 기능으로 흡수되었다.

2. cmake

유명한 대규모 크로스 플랫폼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받아 보면 분명 Windows를 지원하고 Visual C++로 빌드도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는데, 그 빌드라는 게 내가 생각하고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행해지는 건 아닌 경우가 있다.
한때 직장에서 이미지 처리와 인식 때문에 OpenCV며 Tesseract며 머신러닝 라이브러리까지 C/C++에서 돌리겠답시고 삽질을 좀 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 이런 식으로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했던 프로젝트 구조와 빌드 방식 때문에 식겁을 하곤 했다.

압축을 풀거나 git으로 생성된 저장소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sln, vcxproj 같은 파일은 보이지 않는다. 먼저 MinGW에다 cmake 같은 유닉스 냄새가 풍기는 런타임을 설치해야 한다. 그래서 cmake를 돌리고 나면 자기 혼자 무슨 라이브러리 같은 걸 한참을 받더니 그제서야 디렉터리 한구석에 Visual C++용 솔루션과 프로젝트 파일이 생긴다.

소스를 사용자 자리에서 일일이 빌드해서 쓰는 것도 모자라서 빌드 스크립트 자체도 사용자 자리에서 즉석에서 동적 생성되는 모양이다. 흠..;
그 생성된 솔루션 파일을 Visual C++에서 열어서 빌드를 해 보면.. 비록 컴파일러는 마소 것을 쓰더라도 소스 파일이 선택되고 빌드되는 방식은 절대로 Visual C++ IDE의 통상적인 스타일대로 진행되는 게 아니다.

솔루션/클래스 view에는 아무것도 뜨는 게 없으며, 빌드되는 파일을 열어도 인텔리센스 따위 나오는 게 없다. 이 상태로 Visual C++ IDE에서 곧장 코드를 읽으면서 편집할 수 있지 않다. IDE에서는 그냥 debug/release나 win32/x64 같은 configuration을 변경하고 빌드 명령만 내릴 수 있을 뿐이다.

이런 프로젝트는 Visual Studio도 반드시 거기서 쓰라고 하는 버전만 써야 한다. 가령, 2017을 쓰라고 했으면 IDE까지 꼭 2017을 깔아야 한다. 2019에다가 컴파일러 툴킷만 2017을 설치하는 식으로는 안 통한다. 도대체 프로젝트를 어떻게 꾸며야 이런 빌드 환경이 만들어지는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알고 보니 얘는 프로젝트의 Configuration type이 Utility 내지 Makefile로 잡혀 있었다. Visual C++에서 빌드되는 일반적인 프로젝트라면 저건 EXE, DLL, static library 중 하나로 지정하는 속성인데, 그런 것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에서 Visual Studio IDE는 그냥 명령줄을 실행해 주는 셔틀 역할밖에 안 한다. Visual C++ 컴파일러가 호출되는 것도 IDE가 원래 동작하는 방식으로 호출되는 게 아니다. 세상에 C/C++ 프로젝트를 이런 식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경험하게 됐다.

요컨대 cmake는 기존 make 툴의 또 상위 계층이며, 얘만으로도 기능이 굉장히 많고 덩치가 큰 프로그램이다. qt가 소스 레벨 차원에서 Windows와 리눅스와 맥을 모두 지원하는 범용 GUI 프레임워크로 유명하다면, cmake는 범용 빌드 시스템 관리자인 셈이다. qt를 기반으로 개발되는 GUI 앱의 프로젝트를 cmake 기반으로 만들면 진짜로 한 소스와 한 프로젝트로 Visual C++과 xcode와.. 음 리눅스용 IDE는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진정한 크로스플랫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맥OS야 요즘은 다 유닉스 스타일의 터미널을 갖추고 있으니 빌드 내지 패키지 관리 툴이 Windows보다는 이질감이 덜하다. 그러나 맥도 리눅스와 완전히 동일하게 호환되는 건 아니라는 건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나저나 같은 x64 환경이면 GUI 말고 a.out급의 명령 프롬프트 실행 파일은 리눅스와 맥이 바이너리 차원에서 호환되나?? 아마 그렇지는 않지 싶다.

3. Source Insight

Source Insight라고 프로그래밍 및 소프트웨어 개발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 만한 유명한 개발툴이 있다. 단순 텍스트 에디터보다는 코드 구조 분석과 심벌 조회 기능이 훨씬 더 정교하게 갖춰져 있지만, 그렇다고 Visual Studio 같은 급으로 특정 플랫폼용 컴파일러나 디버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IDE도 아니다. 위상이 둘의 중간쯤에 속하는 독특한 물건이다.

즉, Source Insight는 각종 언어들 컴파일러의 ‘프런트 엔드’ 계층에만 특화돼 있다.
얘가 굉장히 독특한 점이 뭐냐 하면.. 전문 IDE와 달리, 실제 컴파일 결과에 꼭 연연하지 않고 유도리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코드에 컴파일 에러가 좀 있더라도 괜찮고, 심지어 #if #else로 갈라지는 부분까지 개의치 않고 특정 심벌이 정의된 부분을 몽땅 한꺼번에 조회 가능하다.

그래서 프로젝트와 configuration이라는 걸 꼭 바이너리를 빌드하는 단위로 만들 필요 없이, 전적으로 사용자가 심벌을 조회하고 코드를 분석하고 싶은 큼직한 단위로 만들 수 있다. 생각해 보니 이게 Source Insight의 강점이다.
Visual Studio나 Android Studio 같은 IDE만 쓰면 되지 이런 게 왜 필요하냐고..?? 응, 필요하고 유용하더라.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 제품 같다.

그나저나 최근에 회사 업무 때문에 SI 3.5 버전을 쓸 일이 있었는데.. 본인은 또 한 번 굉장히 놀랐다.
2019년 11월에 릴리스 됐다는 프로그램이 알고 보니 구닥다리 노인학대의 종결자인 무려 Visual C++ 6으로 빌드돼 있었기 때문이다.;; ㅠㅠㅠㅠ 실행 파일 헤더에 기록돼 있는 링커 버전, 섹션간의 4KB 단위 패딩(옛날 스타일), 생성돼 있는 기계어 코드의 패턴으로 볼 때 확실하다.

게다가 유니코드 기반도 아니었다. 도움말을 보니 여전히 Windows 9x를 지원한다고 쓰여 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레거시 OS 종결자인 프로그램이 날개셋 말고 더 있었구나;;
회사에서만 쓰는 프로그램이어서 많이 다뤄 보지는 못했지만 쟤들도 자기 제품에다가 분명 최신 C++1x 문법을 구현했을 텐데, 그걸 자기들이 제품 코딩을 할 때 좀 써 보고 싶은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VC6을 그렇게 오랫동안 써 온 건지 궁금하다.

그나마 2020년에 출시된 SI 4.0에서는 유니코드를 지원하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거기서는 자기네 개발툴도 새 버전으로 갈아타지 않았겠나 추측해 본다.

4. Visual C++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툴인 Visual Studio.. 얘는 2019 이후로 202x이 나오려나 모르겠다.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소규모 업데이트 형태로만 버전업을 거듭한 끝에, 무려 16.9.x 버전에 진입했다.
업데이트가 너무 잦아서 좀 귀찮은 감이 있긴 했지만, IDE 자체의 안정성은 야금야금 눈에 띄게 강화되어 왔다. 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예전에는 컴에 절전/최대 절전을 반복하다 보면 IDE의 글꼴이 내가 변경하기 전의 것으로 되돌아가곤 했는데 그 오동작이 어느 샌가 발생하지 않게 됐다. 상당히 성가신 버그였다.
  • 가끔 대화상자 리소스 편집기를 열 때 IDE가 응답이 멎던 현상이 이제 더는 발생하지 않는다.
  • 또 가끔은 프로젝트 대렉터리 내부에 RCxxxx, *.vc.db-??? 등 임시 쓰레기 파일이 프로젝트를 정상적으로 닫은 뒤에도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런 문제가 확실히 해결됐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 싶은데, 난 Visual Studio IDE가 서로 다른 프로세스 인스턴스끼리도 연계가 더 자연스럽게 됐으면 좋겠다.

  • 다른 인스턴스에서 이미 열어 놓은 솔루션을 또 열려고 시도한다면 그냥 그 인스턴스로 이동하기
  • 다른 인스턴스에서 만들어 놓은 문서창끼리도 한 탭으로 묶거나 떼어내기 지원 (크롬 브라우저처럼)

그리고...

  • BOM이 없는 파일의 인코딩, 또는 새 파일을 첫 저장할 때의 기본 인코딩을 utf-8로 인식해 줬으면 좋겠다.
  • 탭이 설정된 대로뿐만 아니라, 주변 파일의 모양을 보고 탭인지 공백 네 칸인지 얼추 분위기를 파악해서 동작하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 프로젝트별로 소스 파일 곳곳에 지정된 책갈피와 breakpoints들의 세트들을 여럿 한꺼번에 저장하고 불러오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디버그를 위해 실행할 프로그램과 인자도 여러 개 한꺼번에 관리하고 말이다.

끝으로.. Visual C++은 2015부터가 Windows 10과 타임라인을 공유한다. 이때 CRT 라이브러리의 구성 형태가 크게 바뀌었다. vcruntime이 어떻고 ucrtbase가 어떻고.. 그리고 Visual Studio 2015~2019는 재배포 패키지도 한데 통합됐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Visual C++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도 시스템 디렉터리를 가 보면 msvcp140, mfc140 같은 DLL은 이미 들어있다.
20여 년 전의 msvcrt와 mfc42 이래로 운영체제의 기본 제공 DLL과 Visual C++의 런타임 DLL이 일치하는 나날이 찾아온 건지 모르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1/04/03 08:34 2021/04/0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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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는 말

세상에는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공공장소와 누구나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망이 있지만, 사람마다 사생활도 있고 비밀도 있다. 이런 게 보장되지 않으면 인간이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없으며, 사실은 생존에 필요한 기본 욕구를 충족시킬 수도 없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장소나 어떤 정보는 내부의 믿을 수 있는 사람, 우리 조직 소속인 사람만 접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전자에 대해서는 열쇠와 자물쇠라는 게 만들어져 왔고, 후자를 위해서는 암호 기술이라는 게 개발되었다. 열쇠가 없는 사람, 암호를 모르는 사람은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없고 그 자료를 열람할 수 없다. 심지어 정보가 담긴 매체라든가 물건이 담긴 금고 자체가 유출되더라도 그 안의 물건에 손댈 수는 없다.

열쇠와 암호는 서로 담당하는 영역이 다르지만 심상이 아주 비슷한 구석도 있다. 요즘은 자물쇠도 열쇠 대신 일종의 숫자 암호인 디지털 도어락으로 바뀌고 있고, 암호학에서도 key라는 용어가 즐겨 쓰이니 말이다.

다만, password라는 개념의 '암호'와, 원본 정보를 password 없이는 알아볼 수 없게 변조하는 '암호화'(cryptography, encryption), 그리고 암호화가 적용된 텍스트를 작성하는 것 내지 그 결과물인 암호문(cipher).. 이게 우리말에서는 딱 부러지게 잘 구분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마치 '뛰다'(jump/run), '다른'(other/different), '푸르다'(green/blue) 이런 게 잘 구분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보이니치 괴문서처럼 암호 사용 여부와는 무관하게 단순히 체계와 의미가 파악되지 못한 물건도 decipher되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에 비해 한국어 ‘해독’은 동음이의어 한자의 특성 때문에 ‘독’에 read라는 뜻뿐만 아니라 poison이라는 뜻까지 있어서.. 미묘하게 중의적인 심상을 자아낸다. 마치 ‘충전’의 중의적인 심상처럼 말이다. (전기도 충전, 금액도 충전..)

1. 패스워드의 관리, 해시 함수

먼저, 암호화와 무관하게 로그인 패스워드 자체에 대한 보안을 논하는 기본 원칙이 있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본인이 마지막으로 글을 썼던 때가 무려 7년 전이었구나.;; (☞ 이전 글)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문자를 섞어서 최소한 10자 이상의 긴 문자열로 정할 것, 주기적으로 바꿔 줄 것” 이런 게 있다.

물론 누군가의 원한을 사고 있어서 작정하고 당신의 계정을 뚫으려 노력하는 공격자라도 있는 게 아니라면.. 이런 얘기에 지나치게 민감해할 필요는 없다. 암호 좀 허술하게 만든다고 해서 현실에서 당장 위험에 빠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1234, asdf, iloveyou, 생일, 전화번호 정도로 암호를 너무 성의없게 만드는 건 정말 피해야 한다.

그리고 사용자의 접속 정보를 저장하는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암호를 절~대로 평문 그대로 저장하지 말아야 한다. 게다가 암호 문자열이 무슨 도스 시절 파일 이름마냥 10~15자 같은 제약이 걸려 있거나 특정 특수문자 기호를 지정하지 못한다면.. 그건 정말 기본적인 보안 관념도 없던 쌍팔년도 시절 사고방식의 미개한 사이트라고 욕 먹어야 할 것이다.

사용자가 암호를 잊어버렸다면 사이트 운영자라도 그 암호를 알 수 없는 게 정상이다. 본인 인증을 시행한 뒤에 임의로 지정한 새 암호를 알려줘야지, 기존 암호를 그대로 알려주는 사이트는 그 자체가 보안이 매우 허술하다고 실토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 이런 패스워드는 딱히 key 없는 단방향 암호화라는 변조를 거쳐서 저장해야 하는데, 이럴 때 해시 함수라는 게 쓰인다. hash란 어떤 임의의 길이의 원본 문자열이 주어졌을 때 원본과는 완전히 다르고 무질서하게 변조된 다른 고정된 길이의 문자열 내지 바이트 시퀀스를 되돌리는 수학 함수이다. 원본 문자열이 조금만 바뀌어도 완전히 확 달라진 결과값이 나와야 한다.

F(X) → Y인데, 역으로 Y로부터 X를 복원하는 것은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리고 F(A) ≠ F(B) 라면 절대적으로 A≠B이지만, F(A)=F(B)이면서 여전히 A≠B일 확률은 매우 매우 낮은 확률로 존재한다. 비유하자면, 퀵 정렬의 시간 복잡도를 n^2로 만드는 input을 우연히 만들 수 있을 정도의 확률로 존재한다.

패스워드의 비교는 사용자가 입력한 문자열을 hash한 결과와, 저장된 패스워드 hash값을 비교함으로써 행해진다. 평문을 비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이런 해시 함수는 패스워드의 보관뿐만 아니라 방대한 파일이 정확하게 잘 전송되었는지 동등성을 검증하는 용도로도 즐겨 쓰인다. 수 GB짜리 파일의 해시값이 얼마가 나와야 정상인데 엉뚱한 값이 나왔다면 중간에 오류가 있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해시 함수가 튼튼하고 안전하려면 (1) F(X)로부터 X를 역으로 추적하는 것이 불가능해야 하고, (2) 서로 다른 두 입력 A, B에 대해서 동일한 해시값이 산출되는.. 다시 말해 ‘충돌’ 사례가 없어야 한다. 전자는 암호화된 값으로부터 패스워드를 복원하는 것이고, 후자는 의도하지 않았던 엉뚱한 암호로 원래 패스워드의 사칭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성능 좋은 해시 알고리즘으로는 MD5니, SHA-256 이런 부류가 공개되어 쓰이고 있다. 이들도 한번 만들고 끝이 아니라 버전과 출력 해시의 길이가 올라가는 편인데, 기를 쓰고 공격하려 애쓰는 연구자에 의해 충돌하는 입력값 쌍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러면 그게 해당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잠재적 보안 결함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해시값으로부터 원래 입력을 역추적하기 위해 요즘은 상상을 초월하는 물량 데이터빨이 동원된다. “MD5 해시값을 자동으로 계산해서 구해 드립니다”라는 웹페이지를 개설한 뒤, 전세계 사용자가 입력했던 문자열과 그 해시값 수십억 개를 몽땅 보관해 놓는 것이다. 그래서 산술 연산을 하는 게 아니라 DB를 조회함으로써 해시값 복원을 한다. 우리가 남들도 떠올릴 만한 평범한 문자열로 패스워드를 만들면 위험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2. 대칭 키 암호화

이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데이터 암호화이다. 발신자가 A라는 텍스트를 K라는 패스워드(혹은 key)를 이용해서 E라는 암호화 함수로 암호화해서 B라는 암호문을 얻는다. 수식으로 표현하면 B=E(A, K) 정도? 그러면 수신자는 D라는 복호화 함수를 이용해서 D(B, K)를 돌림으로써 A를 얻는다.
이걸로 끝.. ‘대칭’이라는 말은 발신자와 수신자가 K라는 동일한, ‘대칭인’ key를 공유하는 암호 체계라는 뜻이다.

암호화 함수는 해시 함수와는 달리 복호화 함수도 존재하며, key만 안다면 원문 복원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해시 함수는 애초에 어떤 입력에도 128비트 같은 동일한 길이, 즉 동일한 정보량을 가진 해시값이 돌아오지만, 암호화 함수는 출력의 정보량이 입력의 정보량과 대등하다. 그러니 용도가 서로 근본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컴퓨터가 없던 시절에도 마치 VMS로부터 WNT (Windows NT)라는 명칭을 만드는 것처럼 글자들을 일정 간격 앞뒤의 것으로 변조하거나, 심지어 key 문자열의 형태를 토대로 각 글자들을 가변적인(하지만 규칙과 패턴은 물론 있는) 오프셋만치 변조하는 기법 정도는 응당 쓰였다. 모든 글자를 고정적인 오프셋만치 변조하는 암호는 각 글자들의 빈도수 분석을 통해 비교적 금방 깰 수 있을 것이다.

2차 세계 대전까지만 하더라도 전자식 컴퓨터라는 게 사실상 없던 시절이었고, 지금에 비하면 매우 단순하고 원시적인 암호가 쓰였다. 연합군이 승리한 것에는 적국(일본, 독일) 군대의 암호를 풀어낸 것이 아주 큰 기여를 했음이 주지의 사실이다.
컴퓨터가 등장한 뒤부터는 매우 컴퓨터 친화적인 비트 회전과 XOR 연산이 암호화에 즐겨 쓰이고 있으며 그 수준이 과거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졌다. 문자열을 암호화하기 위해서는 문자열을 구상하는 각 문자들을 숫자처럼 취급하는 게 필수이다.

정보 보호라는 업계에서 이런 암호화와 관련하여 통용되는 철칙이 있다. 암호화 알고리즘은 자신의 동작 방식과 로직이 소스 코드 차원에서 몽땅 공개되어 있더라도 절대적으로 안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의 안전은 key가 보장해야지, 알고리즘을 공격자가 알고 있는지의 여부와는 무관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바닥은 소스를 공개할 수 없는 우리만의 초특급 비밀 노하우 원천기술 같은 게 없다. 모든 게 투명하게 공개돼 있고 심지어 취약점이 발견된 것, 수정 내역도 공개된다. 이런 열린 관행 덕분에 컴퓨터 세계는 역설적으로 더 안전해질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지난 2009년엔 ‘코드소프트’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느 스타트업 기업에서 상금까지 걸면서 자기네 암호화 알고리즘에 대한 크랙 공모전을 주최했으나 비슷한 시기의 T-max 운영체제 같은 흑역사만 남겼던 적이 있다. 자기네 핵심 기술이라던 암호화 알고리즘은 허술하기 짝이 없어서 겨우 몇 시간 만에 뚫려서 큰 망신을 당했으며, 그 회사도 얼마 못 가 통째로 폐업했기 때문이다(소스는 비공개이고 임의의 데이터에 대한 암호화 결과 확인만 가능). 걔들은 암호화 알고리즘의 전문가는 고사하고 보안에 대한 기본 관념이 있긴 한 기업이었는지가 의문이 든다.

대칭 키 암호화 알고리즘으로는 AES, DES 같은 기성 표준 알고리즘이 있고 이것도 버전 내지 사용하는 정보량(비트수)이 올라가고 있다. AES는 오늘날의 컴퓨터 성능으로는 뚫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위험할 정도로 짧아졌기 때문에 이제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 지경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SEED, ARIA, LEA라는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해서 국가 표준으로 지정한 바 있다. 국정원 내지 한국 인터넷 진흥원 이런 데서 날고 기는 수학 박사를 채용해서 머리 굴려서 개발한 듯하다.

문서나 압축 파일에 암호를 거는 기능에도 응당 이런 암호화 알고리즘이 쓰인다.파일 내부에다가 패스워드를 평문으로 저장하는 미친 짓을 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혹은 파일 내용 자체를 암호화하지 않아서 헤더의 패스워드 부분만 건너뛰고 나면 나머지 내용을 고스란히 읽을 수 있게 하는 것도 치명적으로 잘못된 설계이다.
틀린 패스워드를 주면 해독이 잘못되어 완전히 엉뚱한 파일이 생성될 텐데, 패스워드가 맞는지 틀린지를 확인하는 건 정상적으로 해독됐을 때의 파일 checksum hash 같은 걸 별도로 둬서 확인해야 한다. 암호화 알고리즘 다음에 붙는 CBC, GCM 같은 모드 명칭은 바로 이런 검증 방식을 가리킨다.

안전한 암호화 알고리즘이라면 평문이나 key가 조금만 달라져도 이들의 원래 형태와 통계적 특성을 전혀 알 수 없는 엉뚱한 암호화 결과가 출력으로 나와야(혼돈과 확산) 안전할 것이다. 이 점에서는 해시와 비슷한 구석이 존재하며 심지어 난수 생성 알고리즘과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입력을 0, 1, 2 .. 순차적으로 주고 이를 hash시킨 결과가 난수나 마찬가지이고 암호화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암호화, 해시, 난수는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지향하는 목표가 다른 분야라고 한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임의로 생성 가능한 문자열과 이를 hash한 문자열을 혼합하면.. 올바른 번호와 잘못된 번호의 구분이 존재하는 일련번호(serial key) 체계도 생성할 수 있다.
간단하게는 우리나라 주민등록번호가 대표적인 예이다. 검증용으로 쓰이는 마지막 자리 숫자가 hash 함수의 결과값이니까 말이다.

소프트웨어에서 불법 복제를 감지하고 예방하기 위해 발급되는 제품 key도 다 이런 원리로 발급된다. 상업용 소프트웨어야 처음부터 고정된 시리얼 키가 제품 패키지에 들어있으니 사용자 이름과 무관하겠지만, 셰어웨어 등록판을 생성하는 시리얼 키는 사용자의 이름도 공식에 응당 반영된다.

규칙에 어긋난 잘못된 문자열을 입력하면 해당 제품의 설치 프로그램은 에러 메시지를 내뱉으면서 다음 단계로 진행을 하지 않을 것이다. key의 생성 규칙은 그 제품 개발사의 중대한 영업 기밀이다.

하지만 이렇게 수학적인 방법, 소프트웨어적인 방법은 역공학을 통해서 뚫리기도 너무 쉽다. 암호학에서 알고리즘이 아니라 key만 믿어야 한다고 괜히 강조하는 게 아니다.
옛날에 불법 복제 어둠의 경로를 가 보면 도대체 어떻게 알아냈는지 특정 소프트웨어의 제품 key를 생성해 주는 툴이 버젓이 굴러다니곤 했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은 이 제품 key가 실제 구매자가 사용하는지의 여부를 제품 개발사 서버로부터 일일이 추가로 확인받곤 한다.

설계 차원에서 결함이 있지 않은 안전한 암호화 알고리즘이라면 key 없이 복호화를 하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암호문은 그냥 a부터 z까지 모든 글자 조합을 무식하게 일일이 대입하는 brute force 방식으로만 풀 수 있다.
패스워드의 길이가 한 글자 늘어날 때마다 공격에 소요되는 시간이 수십 배씩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니.. 이 시간 덕분에 오늘도 인간의 컴퓨팅 세계는 딱히 금융 사고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별로 없이 안전하게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컴퓨터의 계산 성능은 하루가 다르게 향상되고 있고 암호 공격은 병렬화에도 아주 유리한 분야이다.
이런 brute force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요즘 암호를 입력받는 프로그램, 웹사이트 등에서는 암호가 틀릴 때마다 수 초씩 딜레이를 일부러 주고, n번 이상 암호를 틀리면 계정을 정지시키는 조치까지 취한다. 그 어떤 암호 시스템도 하나하나 다 대입해 보는 제일 무식하고 원천적인 전수조사에는 언젠가 뚫릴 수밖에 없는데.. key가 너무 허술하게 만들어져 있으면 거기에 더욱 취약해질 것이다.

3. 공개 키 암호화

지금까지 key를 따로 받지 않는 대표값 변조(해싱), 그리고 key를 받는 대칭 키 암호화까지 얘기가 나왔다. 대칭 키 암호화는 입력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블록 암호화 내지 스트림 암호화로도 나뉘는데, AES/DES 같은 것들은 블록 암호화로 분류된다.
그런데 1970년대에는 이런 것과는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른 완전히 새로운 암호화 분야가 개척되었다. 바로 대칭이 아닌 비대칭, 또는 공개 키 알고리즘이라는 개념이 제안되고 개발된 것이다.

왜냐하면 제아무리 날고 기는 복잡 정교한 암호화 알고리즘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들은 발신자와 수신자가 모두 동일한 key를 알아야 하고 보안을 위해서는 수시로 교체해야 하고, 그 바뀐 key를 모든 구성원에게 전해 줘야 한다는 원천적인 한계와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새 암구호를 어떤 절차를 통해 전파하는지를 생각해 보자.

key를 주고 받는 건 암호라는 걸 운용하는 모든 조직이 감내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인 것 같다. 하지만 암호화 때 사용되는 key와 복호화 때 사용되는 key가 다르고(비대칭), 전자는 마음대로 주변에 공개해도 되는(공개 키) 알고리즘은 이런 한계를 극복해 준다. 이런 마법 같은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이 암호화는 수학적 비가역성 내지 난해함에 근거를 두고 있다. 자릿수가 많은 두 수를 곱하는 건 사람의 입장에서 몹시 고된 노가다이겠지만.. 역으로 이미 곱해진 듣보잡 수를 아예 소인수분해 하는 것은.. 뭐 차원이 다를 정도로 난감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일 것이다. 페르마 수 같은 게 n이 조금만 커져도 합성수인 것만 알려졌을 뿐 완전한 소인수분해가 안 된 놈들이 부지기수인 게 이 때문이다.

공개 키 암호화 중 하나로 유명한 RSA는 수십 자리 이상의 엄청나게 큰 소수 둘을 골라서 이 원천으로부터 공개 key와 개인 key pair를 만들어 낸다. 즉, 처음부터 동일한 원천으로부터 두 key 쌍이 계산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비록 계산이긴 해도 한 key로부터 나머지 key를 역으로 유도하는 것은 무진장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런 공개 키 암호화는 제약이 크다. 앞서 살펴봤던 재래식(?) 암호화처럼 임의의 메모리 블록이나 문자열을 취급하지는 못하며, 평문과 key, 암호화 결과 모두 그냥 숫자 달랑 하나일 뿐이다. 숫자에다가 문자열에 맞먹는 정보를 담으려면 그 수가 엄청나게 커져야 한다.
그리고 얘는 그런 주제에 계산량이 차원이 다르게 많다. 컴퓨터 친화적인 XOR이나 비트 회전 같은 게 아니라 거대 정수에 대한 산술 연산을 무진장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암호화 알고리즘은 재래식 블록 암호화처럼 몇 MB짜리 데이터 자체를 암호화하는 단순한 용도로 쓸 수 없다.
그 대신 재래식 암호화 알고리즘에다가 돌릴 짤막한 key만을 암호화하는 용도로 병행해서 쓰인다. 멀티스레드 프로그램에서 TLS 슬롯은 공간이 한정되어 있으니 거기에다가 생 데이터를 몽땅 저장하는 게 아니라 그냥 포인터만 저장해 놓는 것과 비슷한 이치랄까..? 마치 손실 압축과 비손실 압축만큼이나 고유한 용도가 있는 셈이다.

https 보안 사이트 내지 인터넷 뱅킹에서 로그인을 할 때 시간이 0.n초나마 랙이 있는 이유는 네트워크 트래픽 때문이 아니라 순수하게 계산 때문에 그렇다. 그때마다 암호 해독을 위해 OpenSSL에 구현된 BigInt 같은 라이브러리의 코드가 실행되면서 큰 수 연산과 값 비교가 행해진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공개 키 암호화로서 RSA가 아주 유명하지만 이런 소수와 소인수분해 말고 타원곡선이나 이산로그 같은 다른 어려운 연산에 기반을 둔 알고리즘도 있다.
이 암호화 기술은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우리의 생활을 크게 바꿔 놓았다. key를 위험하게 통째로 주고받지 않아도 되는 암호화 덕분에 인터넷 상으로 금융 거래도 할 수 있게 되고 디지털 서명, 인증서라는 것도 존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보통은 공개 key로 암호화를 해서 개인 key로 복호화를 하는데, 반대로 어떤 문서를 개인 key로 암호화하고 공개 key로 복호화하게 하면 된다. 그러면 이 문서는 누구나 열람은 가능하지만, 만든 사람은 그 공개 key에 대응하는 개인 key의 소유자밖에 없다는 것이 입증된다. 놀랍지 않은가?

hash가 어떤 데이터가 원본과 동일한지 무결성을 보장한다면, 공개 key 암호화는 어떤 데이터가 반드시 특정인으로부터 만들어졌고 변조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장할 수 있다.
도장이고 자필 서명이고 자물쇠와 열쇠 같은 모든 실물은 조작이 가능하며 컴퓨터야 뭐 0과 1 무엇이건 해킹이 가능한 디지털 세상이다. 이런 바닥에서 믿을 것은 수학적인 비가역성밖에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생명을 다루는 의료 다음으로 중요하고 착오가 절대로 없어야 하는 크리티컬한 임무는 아무래도 돈 거래, 기밀 거래일 텐데, 이 정도 기반은 갖춰진 뒤에야 인터넷이 안전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초창기에 인터넷은 기반 프로토콜 차원에서 이런 암호화 알고리즘이 제공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전자상거래나 인터넷 뱅킹을 남보다 일찍 서둘러 구현하려면 특정 운영체제에 종속적인 온갖 비표준 편법 기술이 동원돼야 했다. 오죽했으면 2000년대 초에 SEED 같은 알고리즘까지 개발한 걸 보면 공개 키뿐만 아니라 대칭 키 암호화까지 모두 허술했던가 보다.
허나 이게 바로 우리나라 특유의 IE + ActiveX 의존이라는 독이 되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일본이 일찍부터 철도 왕국이 되긴 했지만 협궤 때문에 발목 잡힌 것과 비슷한 현상이랄까..?

이상이다. 인증서가 어떻고 공개 키, 개인 키, 디지털 서명 이러는 바닥은 통상적인 hash나 블록 암호화와는 영역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 그리고 이런 공개 키 암호화 덕분에 인터넷 보안 수준의 차원이 달라졌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바닥도 날고 기는 괴수들이 너무 많다..;;

Posted by 사무엘

2021/03/31 08:33 2021/03/3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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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콘 불러오기

창(그 자체 또는 클래스)에다가 아이콘을 지정하기 위해 흔히 LoadIcon 함수가 쓰인다.
얘는 원래 고정된 32*32 크기의 기본 아이콘 하나만을 달랑 가져오는 함수로 출발했다. 허나 Windows 95부터는 글자 크기와 같은 16*16 작은 아이콘이라는 것도 추가됐고, 나중에 XP쯤부터는 24*24, 48*48 같은 다양한 중간 크기가 도입됐다.

거기에다 화면 DPI까지 가변화가 가능하지, 256픽셀 대형 아이콘까지 도입됐지.. 이거 뭐 아이콘이라는 건 이제 도저히 단일 크기 이미지라고 볼 수 없는 물건으로 바뀌었다. 한 아이콘이 다양한 크기와 색상 버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비트맵 글꼴과 약간 비슷한 위상이 됐다.

한편, 원래 마우스 포인터(cursor)와 아이콘은 기술적인 원천과 본질이 거의 같은 물건이었다. 작은 정사각형 크기의 이미지 비트맵과 마스크 비트맵의 쌍으로 표현된다는 점에서 말이다. 마우스 포인터는 거기에다가 hot spot 위치 정보가 추가됐을 뿐이었다.
그랬는데 마우스 포인터는 애니메이션이라는 바리에이션이 생겼고, 아이콘은 크기 바리에이션이 생겼다고 보면 되겠다. 동일한 특성을 같이 공유하다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Windows 95에서는 창이나 창 클래스에다가 아이콘을 지정할 때 큰 아이콘과 작은 아이콘을 구분해서 지정할 수 있게 했다. 그래서 WNDCLASS에는 멤버가 하나 더 추가된 Ex버전이 만들어졌다. WM_SETICON 메시지도 아이콘의 대소 종류를 지정하는 부분이 wParam에 추가됐다.

그리고 LoadIcon 함수 자체도.. Ex가 추가된 건 아니고, 비트맵, 아이콘, 포인터까지 다양한 크기를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완벽한 상위 호환 LoadImage에 흡수되었다. 스펙을 보면 알겠지만 기능이 정말 많다.

하지만 내 경험상, 굳이 Ex 버전을 쓰지 않고 WNDCLASS의 hIcon에다가 큰 아이콘만 LoadIcon으로 지정해 주더라도.. 동일한 ID의 아이콘에 큰 아이콘과 작은 아이콘이 모두 있다면 별도의 처리가 없어도 괜찮았다. 프로그램 타이틀 창에 작은 아이콘은 그 별도의 작은 아이콘으로 자동으로 지정되는 듯하다. 큰 아이콘을 흐리멍텅하게 resize한 놈이 지정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본인은 지금까지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굳이 WNDCLASSEX와 RegisterClassEx를 사용한 적이 없었다. 큰 아이콘과 작은 아이콘이 ID까지 다른 서로 완전히 다른 아이콘일 때에나 이런 전용 함수가 필요한 듯하다.
단, 윈도우 클래스를 등록하는 상황이 아니라 대화상자 같은 데서 WM_SETICON으로 아이콘을 지정할 때는 큰 아이콘과 작은 아이콘을 LoadImage 함수로 구분해서 일일이 지정해 줘야 했다.

참고로 Windows에서 아이콘이라는 건 메모리 관리 형태가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1) 메시지박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 ? i 표지처럼 시스템 공통 공유 아이콘, (2) 응용 프로그램의 아이콘 리소스를 직통으로 가리키기만 하는 공유 아이콘, (3) 그게 아니라 자체 메모리를 할당하여 동적으로 독자적으로 생성된 놈.

(3)만이 나중에 DestroyIcon을 호출해서 제거해 줘야 한다. (2)는 해당 모듈의 생존 주기와 동일하게 관리된다. (1)이야 뭐 언제 어디서나 유비쿼터스이고..
그리고 RegisterClass 계열 함수가 특례를 보장해 주는 건 역시 리소스 기반인 (2) 한정이다.
wndClass.hIcon = LoadIcon(hInst, IDI_MYICON) 이렇게 돼 있던 곳에서 LoadIcon(...)의 결과를 CopyIcon( LoadIcon(...))으로 감싸서 아이콘의 형태를 (3)으로 바꿔 보시라. 그러면 그 프로그램의 제목 표시줄에 표시된 작은 아이콘은 큰 아이콘을 resize한 뭉개진 모양으로 곧장 바뀔 것이다. 이것이 차이점이다.

사실, Visual Studio의 리소스 에디터 상으로는 구분이 잘 되지 않지만, 응용 프로그램 모듈(EXE/DLL)에 저장되는 리소스 차원에서는 단순 아이콘(RT_ICON)과 아이콘 집합(RT_GROUP_ICON)이 서로 구분되어 있다. 후자는 전자의 상위 호환이다. RegisterClass는 이를 감안해서 동작하지만 HICON 자료형이나 LoadIcon 같은 타 함수들은 일반적으로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럴 거면 wndClass.hbrBackground에 (HBRUSH)(COLOR_WINDOW+1)이 있는 것처럼 hIcon에도 (HICON)IDI_MYICON 이런 게 허용되는 게 더 깔끔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자, 이 정도면 아이콘 지정에 대해서 더 다룰 게 없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LoadImage 함수에 약간의 버그가 있다.
얘는 (1) 시스템 공용 아이콘에 대해서는 요청한 크기에 맞는 버전을 되돌리지 않고 가장 큰 놈 또는, 걔네들 용어로는 캐시에 보관돼 있는 크기의 이미지만을 되돌린다. 즉, 기존 LoadIcon과 다를 바 없이 동작한다.

특정 크기에 해당하는 아이콘을 정확하게 되돌리라고 별도의 함수까지 만들었는데 그건 (2), (3) 계층에 해당하는 custom 아이콘에 대해서만 동작한다. (1)에 대해서는 글쎄, 성능 때문인지 호환성 때문인지 잘못된 동작을 일부러 방치해 버리고는 더 고치지 않는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시스템 공용 아이콘의 16픽셀급 작은 버전을 이 함수로 얻을 수 없다.
Windows Vista부터는 사용자 계정 컨트롤이라는 보안 기능이 추가되어서 관리자 권한을 나타내는 방패 아이콘(IDI_SHIELD)이 추가되었다. 얘도 UI 텍스트와 함께 작은 크기로 그려야 할 텐데.. LoadImage로는 256픽셀짜리 대형 아이콘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걸 16픽셀로 줄여서 그리면 보기가 흉하다.

마소에서는 LoadImage 함수의 버그를 고친 게 아니라 Vista부터 LoadIconMetric이라는 함수를 추가했다.
얘를 사용하면 시스템 공용 아이콘에 대해서도 정확한 크기를 얻을 수 있다.
얘는 아이콘을 언제나 (3)번 형태로 동적 할당해서 되돌리기 때문에 다 사용하고 나서는 DestroyIcon을 해 줘야 한다. 처리하기 간편한 shared, read-only 속성을 포기하고 정확한 동작을 하도록 로직을 바꾼 것 같다.

그 외에 SHGetStockIconInfo라는 함수도 있어서 얘를 사용하면 한 마디로 탐색기에서 쓰이는 각종 디스크 드라이브, 폴더, 돋보기, 네트워크 등의 표준 셸 아이콘을 얻을 수 있다.

2. DrawFocusRect

Windows에서 대화상자를 키보드로 조작하다 보면, 현재 포커스를 받아 있는 각종 버튼(라디오/체크 박스 포함)이라든가 리스트 아이템에 가느다란 점선 테두리가 쳐진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DrawFocusRect라는 함수를 이용해서 그려진 것이다.

마소에서는 키보드 포커스를 받아 있는 GUI 구성요소에다가는 요 함수를 호출해서 점선으로 테두리를 그려 줄 것을 GUI 디자인 표준으로 명시하고 있다. 뭐, 일반 프로그래머라면 버튼 같은 커스텀 컨트롤을 직접 구현하거나 owner-draw 리스트박스를 만들 때에나 숙지할 만한 개념이다. 다른 요소들을 다 그리고 나서 맨 마지막으로 focus 테두리를 그려 주면 된다.
다만, 에디트 컨트롤은 애초에 깜빡이는 캐럿(caret; cursor)이 포커스에 대한 시각 피드백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또 점선 테두리를 그려 줄 필요가 없다.

이 점선은 이미 아시겠지만 xor 연산을 가미한 반전색이다. 원래 색과 반전 색이 교대로 등장하는 아주 단순한 패턴이다.
요즘 세상에 테두리는 그냥 알파 채널을 가미한 옅은 실선으로 그려도 될 것 같지만, 이 분야는 구닥다리 GDI 레거시 API와의 호환 문제도 있어서 그런지 여전히 옛날 그래픽 패러다임이 쓰이고 있다. 이 xor 테두리는 계산량 적고 간편할 뿐만 아니라, 다시 한번 그리라는 명령을 내리면 싹 사라지고 원래 이미지로 돌아온다는 특성도 있어서 더욱 편리하다.

이 테두리는 두께가 오랫동안 1픽셀로 고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1픽셀만으로는 너무 가늘어서 눈에 잘 띄지 않고 시각 장애인의 접근성에 좋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게다가 모니터의 해상도가 갈수록 올라가고 100%보다 더 높은 확대 배율도 등장하다 보니, 1픽셀 고정 두께의 한계는 더욱 두드러지게 됐다.

이 때문에 Windows XP부터는 제어판 설정에 따라 2픽셀 이상의 focus 테두리도 등장할 수 있게 됐다.
이 조치가 응용 프로그램에서 특별히 문제가 될 일은 거의 없겠지만, DrawFocusRect로 평범한 직사각형을 안 그리고 1~2픽셀 남짓한 두께의 수직선· 수평선을 그려 왔다면 선이 의도했던 대로 그려지지 않을 수도 있다. 같은 영역에 선이 두 번 그려지면서 점선이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DrawFocusRect는 기술적으로 사각형 테두리 모양으로 50% 흑백 음영 비트맵을 브러시로 만들어서 PatBlt() 한 것과 완전히 동일하다. raster operation은 PATINVERT (흑백 xor target)이고 말이다. 그러면 원래색 / 반전색이 교대로 등장한다.
xor이 아니라 and라면 과거 Windows 9x/2000의 시스템 종료 대화상자의 배경처럼 "검정 / 원래색"이 교대로 등장하면서 화면이 반쯤 어두워지는 걸 연출할 수 있을 텐데.. 이 래스터 연산 코드는 따로 정의돼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Windows의 GDI API에서 흑백 비트맵은 자체적인 색이나 팔레트 따위가 없으며, 현재 DC의 글자색과 배경색이 DC에 select된 비트맵의 색깔로 쓰인다.
그렇기 때문에 DrawFocusRect로 정확하게 반전 점선 테두리를 그리려면 호출 당시에 해당 DC의 글자색과 배경색을 반드시 black & white로 해 줘야 한다. 시스템 색상 따질 것 없이 RGB(0,0,0)과 RGB(255,255,255)로 하드코딩하면 된다.

이렇게 해 주지 않으면 마지막으로 텍스트를 찍던 당시의 글자색 및 배경색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focus 테두리의 색깔이 정확하게 반전색이 되는 게 아니라 들쭉날쭉 날뛰고 지저분해질 수 있다.
이건 꽤 중요한 사항인데 왜 MSDN 같은 문서에 전혀 소개되어 있지 않았나 모르겠다. 나도 10수 년째 모르고 있다가 요 얼마 전에야 깨달았다.

또한 50% 음영은 굉장히 단순하고 자주 쓰이는 패턴인데.. 브러시나 비트맵을 stock object로 제공을 좀 해 주지, 왜 안 하나 모르겠다. 요즘 같은 트루컬러, 알파채널 이러는 시대보다도 모노크롬, 16색 이러던 옛날에 더 필요했을 텐데 말이다.
CreateCaret 함수로 caret을 생성할 때는 일반적인 비트맵 핸들 대신 특수한 상수를 넣어서 50% 음영 모양을 지정하는 게 있는데.. caret보다는 다른 형태로 쓰이는 경우가 더 많다.

다음은 파란 배경에 대해서 잘못 그려진 테두리(위: 반전색+검정)와, 맞게 그려진 테두리(아래: 반전색+원래색)의 예시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비트맵 윤곽으로부터 region을 곧바로 생성하는 방법의 부재

Windows에서 region은 사각형이 아닌 임의의 비트맵 영역을 scan line들의 집합 형태로 표현하는 자료구조이며, 창을 사각형이 아닌 임의의 모양으로 만드는 데 쓰이는 수단이기도 하다. 이 블로그에서 예전에 한번 집중적으로 다룬 적이 있다. (☞ 예전 글)
Windows에서는 사각형이 아닌 임의의 복잡한 모양의 region을 생성하기 위해서 다각형, 원, 모서리간 둥근 사각형 등 여러 API를 제공하며, 집합 연산 비스무리하게 기존 region과 영역을 합성하는 CombineRgn이라는 함수도 제공한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여전히 좀 2% 부족한 구석이 있다.
region을 생성할 때 사용되는 원· 다각형 그리기 함수의 결과와, 실제 DC에다 원· 다각형을 그리는 함수의 결과가 픽셀 단위로 100%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딱 정확하게 영역 안에다가 테두리를 깔끔하게 그리는 게 난감하다.

그리고 아예 만화 캐릭터 같은 모양의 창을 만들 때는.. 저렇게 벡터 이미지가 아니라 임의의 마스크 비트맵으로부터 그 윤곽 영역대로 region을 바로 생성할 수 있는 게 좋은데 의외로 그런 함수가 없다.

뭐, region의 내부 자료구조에 접근해서 복잡한 region을 직통으로 생성하는 방법도 없지는 않지만(정말 생짜 직사각형들의 집합..;; ) 이 역시 귀찮다는 건 어쩔 수 없다.
이 때문에 비트맵 그림으로부터 region을 생성하는 코드를 보면.. 비트맵 내용대로 한 줄 한 줄 CombineRgn(RGN_OR)로 한눈에 보기에도 정말 느리고 비효율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

layered window의 color key를 쓰면 투명색을 더 편리하게 구현할 수 있긴 하다. 허나, 창 아래의 그림자(CS_DROPSHADOW)는 region을 통해 지정된 경계하고만 정확하게 연계한다. 그렇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이 아닌 데서는 구닥다리 region도 여전히 필요하다.

이 분야는 다른 그래픽 API 같은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마소에서 GDI API의 지원에 왜 이리 인식한지 모르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1/03/28 08:35 2021/03/2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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