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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를 떠난 교수들 외

본인이 학부를 졸업한 후, 카이스트는 서 남표 총장을 주축으로 하여 내부 시스템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나 같은 학생에게 굉장히 불리하게 바뀐 제도도 꽤 되기 때문에, 병특도 휴학이 아니라 일찌감치 졸업을 해 버리고 간 것을 본인은 천만다행으로 생각한다. -_- (본인은 최 덕인· 홍 창선 원장에서 시작해서 러플린 총장으로 끝난 세대이다.)

본인의 전공인 전산학과의 경우, 시간이 흐르면서 그때 조교수였던 분이 부교수가 되고 부교수가 드디어 정교수로 진급해 있는 것을 홈페이지를 통해 보곤 했다. 또한 ICU가 진통 끝에 카이스트와 결국 합병되면서, 그쪽 인력의 유입으로 인해 예전에 못 보던 교수들 얼굴이 크게 늘었다. 정보통신부가 없어진 게 크게 작용했으리라.

200X년도에 스탠퍼드, MIT 등 굴지의 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곧장 카이스트로 온 젊은 신임 교수들을 보면 부럽기 그지없다.
하지만 이제는 교수가 돼도 정년 보장이 옛날만치 쉽지 않고, 주변에 온통 널린 게 천재들 뿐이니 연구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도 만만찮을 것이다. 서 총장이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들도 엄청 쪼아대고 있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다.

그래서인지 어느 샌가 카이스트를 떠난 교수도 보인다.
얼마 전엔 우연히 졸업생 조회 웹사이트에서 본인의 이름을 검색해 봤다.
그랬는데, 본인의 학부 졸업 논문 지도교수였던 분이 지금은 카이스트 교수 명단에서 보이지 않았다.

뭐, 학부 졸업 논문은 진짜 형식적이었고, 교수님이 내 리포트를 읽어는 봤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얼렁뚱땅 통과가 되긴 했다. 그래서 요즘은, 학부 수준에서는 졸논을 좀더 실무 위주인 현장 실습이나 졸업 프로젝트로 대체하는 게 카이스트를 비롯한 국내 대학들의 전산과의 추세이다.
처음에 본인의 지도교수는 다른 분이었는데, 나중에 졸논을 쓸 무렵에 여차여차 하다 보니 저 교수로 바뀌었다. 어째서 하필 그분으로 배정됐는지는 그 과정에 대해서는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좀더 검색을 해 보니까, 그 교수님은 고려대로 전근을 가 계셨다. 오홋;;;
호기심에 옛날 교수들 검색을 더 해 봤는데, 굉장히 놀라운 결과를 발견했다.

성균관대에 전직 카이스트 교수가 네 명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2008~09년 무렵에 한꺼번에 저기로 간 것이었다. 본인은 학부 시절에 그 교수 4인 중 3인의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어이쿠, 게다가 이것도 나 혼자 뒷북이었다. 성균관 대학교는 스마트폰 열풍 속에서, (그리고 아마도 이 건희 본좌님의 입김으로) 소프트웨어학과를 신설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하드웨어인 반도체에 이어서 소프트웨어까지 특성화?? 본격 IT 대학으로 거듭나려는 듯.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성대는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를 한꺼번에 네 명이나 스카웃해 갔으며, 이것은 이미 그 당시에도 큰 뉴스거리로 떠올랐다고 한다.

아마 대전 생활에 신물을 느꼈거나, 서 총장의 정책이 마음에 안 들거나, 반대로 성균관대의 파격적인 처우 제안에 끌렸거나... 그런 이유로 인해서 그분들이 전근 간 게 아닌가 싶다.

덧붙이는 말:

1.
본인은 군대를 현역으로 갔다 오지 않았고 병특 중에도 딱히 군대와 관련된 안 좋은 일을 겪은 적은 없기 때문에, 군대에 다시 끌려가는 꿈-_-;;; 같은 건 안 꾼다.
하지만 한때는 아래와 같은 판타지 같은 꿈도 자다가 몇 번 꾸긴 했다.
- <날개셋> 한글 입력기로 ISEF에 또 출전하는 꿈 (10년 도 더 전 일을..;; ㅋㅋㅋ)
- 병특을 마친 뒤에 카이스트로 3년 만에 복학하여 졸업 이수 요건 채우느라 고민하는 꿈 (아놔 나 3년 전에 졸업했어-_-)

2.
본인은 주임 교수가 국문과 소속인 협동 과정 대학원에 갔지만 학위 논문의 지도교수는 국문과가 아닌 컴퓨터과학과(전산과의 연세대 학과 명칭) 교수가 될 공산이 크다. 그래서 이곳의 교수들은 어떤 분이 있는지 틈틈이 찾아보고 있다. 본인의 코스와는 정반대로 학부는 연세대에서, 석· 박사를 카이스트에서 마친 교수가 한 분 계시는구나. 뭐 학번 차이는 본인과는 이미 까마득한 수준이지만 말이다.;;
내년부터는 국어학뿐만 아니라 컴퓨터과학과의 대학원 수업도 들을 예정이다. 본격 공학관에도 드나들게 되겠구나.

3.3.
그나저나 내 홈페이지 메인의 공개 사진을 바꿀 때가 되긴 했다. 공중파 TV에 출연한 화면이고, 분장도 아주 잘 돼 있는 데다 자막 내용-_-까지 여러 모로 아주 간지나는 모습이긴 하나.. 벌써 5년도 더 되어 너무 오래 됐고, 결정적으로 본인은 이제 카이스트 학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TV에 출연한 게, 2006년에 한글 관련 다큐에 출연한 게 마지막이니, 다음엔 철도 관련 다큐에서.. (ㅎㄷㄷㄷ) 자막은 당당하게 '연세대 언어정보학과'라고 말이다. 그런 화면이라도 하나 만들어야 할 듯.

그래도 대전과 카이스트도 언제까지나 내게 제 2의 고향과 같은 곳으로 남을 것이다. 일반 대학들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카이스트만의 그 학교 분위기와 프라이드(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실-_-)는 개인적으로 참 좋아했다.

Posted by 사무엘

2010/10/19 09:39 2010/10/1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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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병

1.
레크리에이션 시간에 하는 OX 퀴즈 말이다. 이거 완전 퀵 정렬스럽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지?
퀴즈는 PIVOT값이다. 정말 알쏭달쏭해서 사람들이 O와 X로 반반씩 갈려야 좋은 문제이고,
너무 쉽거나 해서 사람들이 한데 쏠리면 그건 난감하다. 퀵 정렬도 완전 똑같다. ㅋㅋ

2.
수업 시간에 각 학생들에게 설문지를 돌리거나 과제물을 나눠 준다. 내게도 서류 뭉치가 왔는데, 이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고 내가 살펴본 뒤에 다음으로 이걸 어느 방향에다가 넘겨줘야 할지 잘 모를 때가 있다.
이건 C++로 치면 iterator이다. 서류 뭉치는 모든 학생들을 한 번씩 순회하는데, ++itor; 명령이 수행되려면 지금의 순회 위치로부터 다음 순회 위치를 알 수 있어야 한다. 트리 구조를 순회한다면, 각 노드마다 부모 노드 포인터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뜻.

3.
요즘 존재하는 수많은 웹사이트들 중, html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것들은 로컬 환경으로 치면 기계어로 짠 네이티브 프로그램이고, 블로그 엔진 기반은 닷넷처럼 일종의 상부 계층 위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에다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 사용자가 나모 같은 에디터로 홈페이지를 만들 일이 없어졌다는 건, 윈도우 환경에서 어셈블러 수작업으로 프로그램을 만들 일이 없어진 것과 비슷한 맥락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Win32 API 같은 네이티브 계층 자체가 완전히 없어지는 날은 과연 올까?

4.
외솔관에 있는 대학원생 독서실에 있다가 위당관으로 수업을 들으러 간다. 두 건물의 뒤쪽엔 높은 언덕이 있기 때문에 3층과 4층이 뒷문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경로를 이용하면 건물 사이를 왕래할 때 번거롭게 1층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갈 필요가 없다.
바깥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두운 건물 복도를 걸으면서 지하철 터널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다가 잠시 밖으로 나가면, 지하철이 강을 건너거나 서울 지하철 8호선의 복정-산성 구간 같은 곳을 지나느라 잠시 지상으로 나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5.
교회에서 성가대 연습을 한다. 노래를 부르는데 반주자가 악보를 넘기느라 잠시 피아노 반주가 중단되었다. 그래도 노래는 박자나 음정의 어긋남이 없이 계속 잘 이어진다.
이것은 절연 구간을 지나느라 전동차에 전원 공급이 잠시 중단되더라도 차가 관성으로 계속 달리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아울러, 바닷물과 민물을 넘나드는 연어는 교류-직류 겸용 전동차의 예표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철도 패턴을 찾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6.
대학 학부까지만 학업을 마치고 취업을 한 건, 지금 생각해 보니 학업이라는 지하철이 서울 시계까지만 건설된 뒤 노선이 끊어졌던 듯한 느낌이다. 학부를 졸업한 지 5년이 지나서야 대학원에 들어가니, 그 선로를 이어서 장거리 광역전철을 건설하는 것 같다.

7.
<날개셋> 한글 입력기 5.65를 공개한 후, 소스를 대대적으로 뒤집어엎었다.
null-terminate 스트링의 write 버퍼를 받는 모든 함수에는 버퍼의 크기에 대한 정보를 추가하고, sprintf 같은 함수 호출도 버퍼 오버런을 일으키지 않게 다 손질했다.
파일을 읽고 쓰는 과정에서 에러 처리를 더욱 강화하고, 범용적인 dll 모듈은 thread-safe하도록 고쳤다.
좀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하게 만들어져 있던 라이브러리 API를 뜯어고쳤다.

그래서 다음 버전으로 잠정 계획 중인 <날개셋> 한글 입력기 5.8은 5.5 시절부터 비교적 잘 유지되어 왔던 API 하위 호환성이 모두 깨질 예정이다.
타자연습도 덩달아 버전업된다. 입력기에 적용된 프로그래밍 테크닉이 그대로 적용되고, 그리고 연습글을 좀 정리할 생각이다.

6만 줄에 달하는 <날개셋> 한글 입력기 소스 코드를 들여다보노라면 정말 나만의 세계, 나만의 건축물, 나만의 철도 노선에 들어온 느낌이다. 의존도라고는 Win32 API와 몇몇 Ansi C 함수밖에 없으며, 나머지 코드들은 100% 자체 제작이다. 다른 프레임워크나 오픈소스 작품 같은 거 쓴 것이 전혀 없다.

누구에게 돈이나 시간 면에서 단 한 치도 얽매인 게 없이, 전적으로 개인 취미 생활로 개발하는 것이다 보니,
단순히 기능만 되게 하는 게 아니라 소스 코드의 질에도 굉장히 신경을 쓴다.
비록 한 줄에 100칼럼을 꽉꽉 채우느라 겉보기로는 코드가 좀 지저분해 보여도, 구조는 의외로 깔끔한 편. ㅋㅋㅋㅋ

코드에 무슨 공통된 패턴이 반복되는 게 발견되면 함수로 따로 떼낸다거나, 모듈 간의 공통된 기능을 한 기반 클래스로 빼낸다거나.. 이런 식으로 "리팩터링"을 수시로 진행한다는 뜻이다.
이런 거 공사 하나 잘 해서 추상적인 클래스가 하나 탄생하고 상속 계층이 한 단계 올라간다거나 하면,
어려운 버그를 잡은 것만큼이나 기쁘다.

Posted by 사무엘

2010/10/17 18:08 2010/10/1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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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 KTX가 1차 개통하고 나서 6년 7개월 만인 2010년 11월 한국 철도계에 또 이변이 펼쳐진다.
뒷북이긴 하지만, 11월 이후의 다이아가 공개됐다.
(앞으로 얘기하는 모든 열차 운행 횟수는 편도 기준)

1. 총론

- 서울, 대전, 대구, 부산만 정차하는 전구간 신선 주행 optimal KTX 기준으로, 서울-부산 소요 시간은 2시간 18분 정도. 아직 대전, 대구 시내 구간에 고속신선이 깔리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 단축의 폭이 생각만치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으며, 이번 2차 개통은 노선의 다변화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게 좋다. 참고로 2004년 1차 개통 당시에 잠깐 있었던 서울-부산 무정차 엽기 KTX의 소요 시간은 2시간 32분. ㄲㄲㄲㄲ

- 역 수의 큰 증가로 인해(오송, 김천구미) 매 KTX 열차들의 평균적인 정차역은 더욱 증가 (아놔..)
- 원래 한국형 고속철은 시속 350까지도 주행 가능하게 설계되지 않았나? 공항 철도 열차도 증속 얘기가 나오고 있는 마당에, 이 기회에 KTX 산천 같은 열차는 증속도 좀 하지..;;

2. 운행 계통

- 하루 4회, 대전-영등포 경부선 기존선을 다니는 KTX 등장. 수원에 4회 정차하고 영등포에도 아침과 저녁에 총 2회 정차. 드디어 영등포 역에서의 KTX 정차가 미약하게나마 실현됨. 하지만 천안 역은 천안아산 역이 있는 관계로 정차하지 않으며, 영등포 정차 KTX는 어차피 대전-서울 전체를 느린 기존선으로 달리는 놈뿐이다. 흠좀;;
-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2007년부터 신설된 경부선 기존선 김천· 구미 정차 KTX도, 김천구미 신역사의 완공으로 인해 없어짐.
- 그러나, 대구 이남에서 지금처럼 밀양-구포 기존선을 다니는 노선은, 대구 이남의 신경주-울산 고속신선(2차 개통의 주된 목적) 개통 후에도 하루 10수 회 남짓 유지됨

- 요컨대 지금 서울-대전, 대전-대구, 대구-부산의 KTX 신선 주행 비율이 100%, 90%, 0%라면, 2차 개통 후에는 90%, 100%, 70% 정도가 된다는 뜻. 대전-대구를 기존선으로 달리는 KTX는 완전히 없어짐.
- 주말에는 서울-시흥의 선로 용량 포화를 피해서, 드디어 광명 시종착 KTX가 일부 생긴다는 것도 인상적인 점.

3. 일반열차의 변화

- 이제 새마을호의 본격적인 퇴출 분위기. 순수 경부선 계통의 서울-부산 새마을호는 출근 시간대가 지난 오전에 1001 열차, 그리고 아예 심야 열차 1003 이렇게 단 두 번밖에 안 남음.
- 2008~9년을 전후해서 서울-부전 최장거리 노선까지 생기면서 그나마 좀 성행하던 동해남부선 경유 새마을호는 KTX 2차 개통 후 진짜 완벽하게 닥버하게 되며, KTX 1차 개통 직후에나 있던 동대구-부전 지선 형태로 역할이 대폭 줄어든다. 경전선, 진해선 방면 새마을호도 지선 형태로 변경. 그러나 울산과는 달리 KTX의 아무 혜택을 못 받는 포항 쪽은 서울-포항 직통 새마을호가 여전히 하루 2차례 운행된다.
- 호남선은 광주 행 말고 목포 행 새마을호는 심야 열차 하나만 남고 나머지 전멸.
- 다만, KTX가 직접적으로 안 다니는 전라선 새마을호(하루 4회)는 아직 변화가 없으나 이 역시 수명이 얼마 안 남았음

사실 장기적으로 동해남부선은, 지금 있는 경주-울산 구간은 완전히 폐선되고 기존 경주 역(무려 일제 강점기 때부터 있었던!)도 고속철 신경주 역으로 대체되어 폐쇄가 예정되어 있다. 고속철 신경주 역이 일반열차와의 환승까지 고려하여 건설되어 있다고 들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본인의 경우, 심야에 철도로 고향에 도착해서 3천원이 채 안 되는 저렴한 택시비로 집에 가는 건 불가능해지겠다.

한편, 아직까지 시설적으로 아무 변화가 없는 호남선은 지못미. 호남 고속철 완공은 또 지금으로부터 거의 5, 6년 뒤가 되지 않을까? 어쩌면 동해남부선 리모델링이나 대전· 대구 시내 구간 개통과 비슷한 시기가 될지도 모르며, 이게 아마 고속철 3차 개통-_-급의 과업으로 기록될 것 같다. 오송 분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병크이지만, 드디어 공주에 철도가 지나가고 광주와 목포가 한줄로 이어지는 건 바람직한 현상인 듯.
어쨌든, 지금이라도 기회가 있으면 새마을호 많이 타 놔라! 이제 진짜로 명이 얼마 안 남았다.

Posted by 사무엘

2010/10/15 16:07 2010/10/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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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잡설

1.
중앙선 상봉 역은 경춘선 분기를 의식해서인지 복선 선로가 따로 갈라져 나가는 쌍섬식 승강장으로 건설 중인 걸 봤다. 서울 지하철 7호선까지 포함하면 나름 3개 노선의 환승역이 되는데, 다만 상봉-망우는 현재 경의선 디엠시-수색만큼이나 너무 가까운 역이 될 것 같아 우려된다. 두 역 사이엔 딱히 커브나 구배도 없기 때문에, 한 역에서 다른 역 승강장이 보일 정도이다.
DMC는 서울 지하철 6호선과 경의선에 이어 앞으로 공항 철도와의 환승역이 된다는 말이 있던데 과연?

참고로 지금 DMC역은 원래 지하철 6호선의 수색 역이 개명된 것이다. 경의선 수색 역과는 수백 m 떨어져 있어서 환승역으로 연결하기엔 너무 멀고, 별개의 역으로 취급하기엔 마치 동대문-동묘앞만큼이나 가까운 처지가 된 것 같다. 화랑대나 신촌처럼, 지상 철도와 지하철의 역이 비슷하지만 살짝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예에 속한다.

2.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서울 지하철 6호선과 경의선과 공항 철도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좀 복잡하다.
지금 경의선은 서울 시내 구간을 지하화하고 서울 역이 아닌 용산 역으로 가도록 재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지금의 중앙선 전철과 직결 노선을 만들고 이 기회에 용산선은 폐선했다. 기존 경의선을 대신하여 서울 역까지 들어가는 것은 잘 알다시피 공항 철도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지금의 경의선 기존 지상 고가 구간은 어떻게 되는지? 가좌 역은 임시역이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민자역사까지 새로 만든 신촌 역은 경의선 전철 개통 후 어떻게 되는지?
경의선과 경원선이 연결되어 문산에서 용문까지 거대한 광역전철이 구축되는 건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통일을 염두에 두고 경부선의 종점과 경의선이 한데 만나야 한다는 점에서는 경의선의 종점이 서울에서 용산으로 바뀌는 건 아쉬운 일인 것 같다.

3.
전철의 표정 속도를 알고 싶으면 그 선로에 가뭄에 콩 나듯이 지나가는 '통과 열차'가 어느 속도로 달리는지를 보면 된다.
통과 열차를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곳은 1호선 경부· 경인선으로 치면 급행 선로이다.
성북-회기 구간에서 전동차 선로로 달리는 경춘선 무궁화호 역시 좋은 예이다.
여기뿐만 아니라 경원· 중앙선이나 안산선에도 아주 가끔 화물 열차라든가 기관차 단독 주행을 볼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지하철에서는 통과 열차를 보기가 물론 쉽지 않다. 아주 늦은 시간대나 출근 시간대 직후에 운 좋을 때에나 '회송'이라고 써 놓고 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열차를 볼 수 있을 정도.

이런 열차들은 절대로 승강장을 '쌩~' 하고 전속력으로 통과하지 않는다.
오히려 건장한 사람이 전속력으로 달리면 따라잡을 수 있을 느린 속도로 슬금슬금 통과한다. 시속 한 30km대? (사람은 전속력으로 늘 그렇게 달릴 수는 없는 게 한계일 뿐이지)
이것은 단순히 안전 때문에 천천히 달리는 게 아니다. 스크린도어가 있더라도 어차피 통과 열차는 그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없다.

그렇다. 그게 바로 전철의 표정 속도이다.
무정차 열차의 앞뒤로는 전속력으로 찔끔 달리다가 금방 섰다가.. 또 달리기를 반복하는 일상적인 전동차가 다니고 있다.
그러므로 무정차 열차 역시 앞 열차를 추돌하지도, 뒤 열차에 추돌 당하지도 않을 평균 속도로 달릴 수밖에 없다.

우리가 늘 이용하는 전철이 빨리 달릴 때는 막힘 없이 시속 7~80km대까지 가니까 빠른 것 같지만, 정차를 감안하면 실제로는 겨우 저런 회송 열차 같은 속도밖에 안 나오는 셈.
전철이 아무리 교통 정체가 없어 빠르다고 해도, 정차가 잦은 관계로 의외로 느리다.
물론 시내 도로의 표정 주행 속도는 더 느리지만 말이다. ^^;;

4.
식당에 가서 뜨끈뜨끈한 국 같은 음식을 시키면, 처음에는 정말 펄펄 끓어서 거품이 보글보글하고 그대로 입에 가져갔다가는 혀를 델 것 같은 뜨거운 상태로 음식이 나온다. 우리는 그걸 후후 불어서 식혀서 먹는다.
철도 전기에도 이와 비슷한 맥락의 어거지 비유를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식당에서 음식을 최대한 뜨거운 상태로 제공하는 이유는 시간이 흐르더라도 음식을 갓 조리된 신선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교류 전기는 수만 V에 달하는 굉장한 고압이다. 장거리 송전에 따른 전력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전동차가 자체적으로 이를 저전압 직류로 변압해서 사용하는 것은 뜨거운 국물을 불어서 떠먹는 것에 해당하겠다.

물론 애초부터 직류 전기를 내보내는 단거리 지하철은, 장거리 유통이 필요하지 않고 나온 즉시 바로 떠먹는 간편한 음식에다 비유할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0/10/14 08:59 2010/10/1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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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각종 잡설

1.
요즘 컴파일러는 참 똑똑하긴 하다.
release 빌드로 만든 exe/dll을 우연히 디버거로 들여다봤는데, 예상보다 함수 인라이닝을 상당히 더 적극적으로 해 놓은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는 static 라이브러리 안에 들어있고(즉, 템플릿처럼 컴파일 때 매번 함수 몸체가 include되는 것도 아니고, 링크할 때가 돼야 정체가 알려지는...;;)
statement가 4~5개 정도 있던 함수도 함수 몸체 전체가 인라이닝되어 호출되는 곳에 일일이 포함되어 있었다. 인라이닝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함수인데 말이다. 또한 FM대로 하는 전통적인 C/C++의 컴파일-링크 구조로 볼 때에도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러니까 exe/dll 사이즈가 꽤 커졌겠구나 싶었다.
사실, 요즘 컴파일러들은 단순히 '빠르게 최적화'를 넘어서 번역 단위(translation unit), 쉽게 말해 오브젝트 파일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역 최적화라든가 심지어 프로파일 기반 최적화 기법도 제공하고 있다.
그런 것까지 동원해서 변태적인 튜닝을 하고 나면 코드의 크기가 대체로 더 커진다. 그렇게 커지는 건 대체로 인라이닝 때문이다.

그나저나, 개발 중인 ngs3.dll (날개셋 한글 입력기 커널)의 600KB 돌파 경축~~ ㅋㅋ

2.
그러고 보니, 웹에서 그림을 실제 크기와는 다르게 확대/축소해서 표시할 때 안티앨리어싱을 하기 시작한 게 IE8부터이구나!
8이 7에 비해서 바뀐 게 뭐가 있는지 도통 궁금했는데 아주 중요한 게 하나 개선됐다.
왜 진작에 이렇게 조치를 안 취했는지 모르겠다. 훨씬 더 보기 좋다.
예전에는 IE에서 축소된 그림은 보기가 굉장히 흉측했었다. 8 쓰다가 다시 7을 써 보니까 바로 티가 난다. 집 컴도 인터넷 뱅킹만 이상 없이 되면 8로 업글을 할 텐데.. 아직 7 쓰고 있다.

한편, 모 웹사이트는 표 안에 <tr><p></tr>라는, 문법에 어긋나는 HTML 코드가 들어있었다.
지금까지 IE는 이런 웹사이트도 그냥 알아서 봐 주고 제대로 표시해 줬다.
그러나 여타 브라우저라든가 IE8에서는 이 표의 레이아웃이 깨진다. '호환성 보기' 옵션을 켜야만 옛날처럼 보인다.

IE가 ActiveX 말고도 지금까지 무엇 때문에 욕 얻어먹었는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 같다.
특히 구닥다리 IE6은 오늘날 최소한 개인용 컴퓨터 환경에서는 거의 다 사라지지 않았나 싶다.
이제 아직까지 IE6이 쓰이는 곳은, 개인의 권한으로 웹브라우저를 바꿀 수 없는 피씨방, 공공장소의 컴퓨터밖에 없지 싶다. 그런 곳에는 아직도 IE6이 널렸으며, 이제 IE6 퇴출 캠페인은 개인 사용자가 아니라 그런 공공장소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 같다. ^^;;

3.
연세대는 정문에 들어서면 쭉 큰길이 나 있고 중앙 지점에서 Y자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그런데 남쪽의 정문, 남서쪽의 쪽문, 그리고 북동쪽의 동문, 북쪽에 있는 기숙사 구도는 카이스트의 지리 구조와 무척 비슷해서 동질감이 느껴졌다.
월요일이 아니라 언제나 3월 1일이나 9월 1일 이후에 개강하는 것도 카이스트와 동일하다.

재미있는 차이점을 말하자면, 교시라는 개념이 있고 수업 시간이 무조건 n시간 단위로 떨어진다는 것. 카이스트는 딱히 교시가 없고 3학점짜리 학부 수업이라면 90분씩 두 번도 한다. 그러나 연대는 1시간과 2시간 이런 식이다. 그런 체계는 학부 시절에 보지 못했다.
또한 연대에서는 여러 식당에서 밥을 먹어 봤지만, 메뉴 자체가 여러 종류가 있어서 그것만 고를 수 있지 카이스트의 학부 식당처럼 반찬을 내가 일일이 골라서 선택한 반찬별로 돈을 내는 식당은 못 봤다.

Posted by 사무엘

2010/10/12 17:15 2010/10/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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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이 제아무리 시력을 강화해 주고 눈을 보호해 주고 얼굴 외모를 살려 주고 온갖 좋은 액세서리 기능이 있다고 해도, 안경 쓸 필요가 없는 건강한 눈보다 좋지는 못하다.

휠체어가 제아무리 푹신한 웰빙 좌석이 있고 심지어 컴퓨터도 달려 있고, 전동이어서 이동도 힘 안들이고 편리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건강한 다리 자체를 대신할 수는 절대 없다.

이것은 본인이 컴퓨터에서 일본어를 입력해 보면서 느낀 점이다.
자, 이제 본인이 무슨 얘기를 꺼낼지 눈치 빠른 분이라면 상상이 될 것이다.

일본어 입력기는 뭔가 휠체어 같은 존재라는 느낌이 든다.
제아무리 일본어 IME에 일본어 사전이 통째로 들어있고 환상적인 한자 변환, 전/반각 변환, 히라가나/가타카나 변환에 상용구, 맞춤법 검사기 기능까지 워드 프로세서에나 있을 법한 기능을 죄다 옮겨 놓았다고 해도..
IME 자체가 아예 필요 없이, 치는 대로 아무 제약 없이 곧바로 입력이 접수되는 알파벳/숫자 입력만치 편리할 수가 있을까?

글자 하나로도 모자라서 어절 전체를 본문에다 바로 넘겨주지도 못하고 조합 영역으로 잡고, 또 변환하고, 잘못 변환한 게 있으면 교정하고, 사전 업데이트해서 신조어 등록하고..;

수분이 몸을 무겁게 하는 것보다도 한자는 문자 생활을 더욱 무겁게 한다. 문자를 처리하는 인간의 시간을 낭비하고 비효율을 초래한다.
뭐, 한자라는 문자가 만들어진 것 자체가 인류 역사의 비극이고 한자는 당장 없어져야 할 개 쓰레기라는 식의 초딩스러운 주장을 하겠다는 게 아니다. 본인은 한자의 그 무한한-_- 제자 원리에 담겨 있는 오묘함을 인정하며, 인류가 오랜 시간 동안 한자를 이용해서 축적한 동양 문화 자산의 가치도 존중한다.
다만, 오늘날처럼 PC· 노트북도 모자라서 스마트폰까지 등장한 정보화 시대에 한자는 너무나 거추장스러운 legacy로 전락해 있다는 객관적인 현실만을 얘기하고자 할 뿐이다.

출처는 잘 모르겠다만 누군가가 말하길, 일본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3N 중의 하나가 이런 일본어 정서법이라고 '카더라'. (일본의 무슨 메이저 통신 회사, 나리타 공항, 그리고 일본어-_-)
MS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어떤 엄청 똑똑한 사람이.. 일본의 문자 입력 체계는 진짜 ㅂㅅ 장애인급이라고 혹평을 한 글을 썼다는 소식도 본인은 들은 기억이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한국과 일본은 태양계의 행성 중 마치 지구와 금성처럼 지리적으로는 굉장히 가깝지만, 문화적으로나 특히 문자에 관한 한은 정말 지구와 금성의 대기 구성의 차이만큼이나 극과 극인 것 같다.

물론, 아무리 눈이 건강한 사람이라도 눈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가글이나 선글라스를 써야 하고,
아무리 다리가 정상인 사람이라도 빨리 이동하려면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한글 문자 입력이라는 분야에서 휠체어 같은 존재가 아니라, 오토바이나 자동차 같은 존재이고 싶다. 이것이 본인이 생각하는 개발 철학이다.

원래 한글은 글꼴과 글자판과 코드 체계만 약간 튜닝을 하면 로마자처럼 직결식--중간 조합 상태가 존재하지 않으며 치는 대로 곧바로 찍히는-- 입력이 가능하다. 풀어쓰기가 아니라 모아쓰는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말이다. 세벌식 타자기가 그 예이며 그 원리를 발견해서 처음으로 실용화한 분이 잘 알다시피 공 병우 박사이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튜닝을 일상화하기에는 현실이 못 따라 주는 만큼(네모 글꼴, 음절 단위 한글 인코딩, 두벌식 글자판 등), 한글 IME라는 계층이 일단 컴퓨터에서 필요는 하다. 물론 그래 봤자 중국· 일본어 IME에 비해서 한글 IME의 동작 구조는 훨씬 더 간단하긴 하다. (또한, 전화기 같은 환경에서는 워낙 글쇠 수가 적다 보니, 사실은 영문조차도 다중타 같은 IME 계층을 거쳐서 입력하며, 심지어 사전을 이용한 단어 자동 완성 기능이 존재하기도 한다.)

"기왕 IME라는 계층을 넣을 거면 IME 없이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편리한 한글 입력 기능도 넣어 보자. 세벌식은 원래 직결식 입력도 가능한 체계인데, 굳이 그 가벼움을 포기하고 이왕 중간 조합 상태를 만들 것이라면 세벌식으로만 가능한 편의 기능을 넣어 보자. 흔히 세벌식 하면 글쇠 수가 많은 걸 단점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초중종 글쇠가 모두 따로 있음으로써 더 편리해지는 점도 있을 것이다."

는 것이 10년 전의 <날개셋> 한글 입력기 1.0 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철학이었다. 모아치기, 특정 낱자 바로 지우기, 앞 글자로 자동 달라붙기 등..! 그리고 그걸 연구하는 과정에서 덤으로, 한글 입력 방식을 범용적으로 기술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계층을 나누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을 안 해 본 사람이라면, 무슨 게임이나 업무용 소프트웨어도 아니고 한글 입력기 같은 간단한(?) 프로그램이 어떻게 정올에서 입상을 했는지, 내 프로그램이 정확하게 무슨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인지도 잘 이해를 못 할 것이다.

그런데, 만들고 만들고 또 버전업을 거듭하고도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계속 더 만들 게 생기고, 넣고 싶은 기능이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10년을 연구한 것처럼 앞으로 또 10년은 더 투자해야 정말 한글 입력기로서는 더 개선할 게 없는 완전체가 나오려나? 앞으로 두고볼 일이다.

끝으로 생각해 볼 게 있다.
그런 후진 문자를 쓰는 일본도 과학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노벨 문학상까지 배출한 상태인데 왜 우리나라는 그 우수한 문자를 갖고도 해 놓은 게 없냐는 것이다.
기술이 있는 것과 그 기술을 바탕으로 자본과 산업 인프라가 탄탄히 '축적'되어 있는 것은 다르다.
단순히 함수 f(x)의 값이 큰 것과, 그 f(x)의 값들이 꽤 긴 구간 동안 적분된 것은 차원이 다른 개념인 것이다.

제아무리 한글이 우수한 문자여도 한국어로 만들어진 고차원적인 철학 사상이나, 과학 기술 용어가 없으니 무용지물이다. 그걸 이제 와서 살려 보려고 해도 답이 별로 없다. =_=;;
아래아한글이 혼자서 제아무리 날고 기는 워드 프로세서라고 해도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가 한데 뭉쳐 있는 오피스 스위트슈트를 이길 수는 없으며(실제로 아래아한글이 그런지와는 별개의 문제),
고대인들이 아무리 과학 기술이 뛰어났어도 오늘날처럼 자동차와 컴퓨터, 인터넷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음이 자명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0/10/11 09:09 2010/10/1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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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8월 15일, 2차 세계대전 연합국의 반대편에 서서 끝까지 막장테크를 가며 저항하던 일본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뉴클리어'를 두 방 맞고서 무조건 항복했다. 이로써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당시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의 식민지 점령 하에 있던 민족들이 모두 주권을 되찾았다.
한국은 잘 알다시피 이 날을 광복절이라고 부르고, 일본에서는 이 날을 종전 기념일이라고 부른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갑작스러운 항복 때문에 광복군이 참전 못 했고 이 때문에 우리나라가 2차 세계 대전 전승국이 되지 못한 것을 애석해한다.
오히려 교활한 소련이 일본과의 불가침 조약을 어기고 다 이겨 놓은 싸움에 기회를 잘 보고 참전함으로써 전승국이 되었으며, 이것이 우리나라의 미래에도 치명타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김 구 존경하는 진영에서 이 사실을 더욱 애석해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 말도 일리가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일제의 갑작스러운 패망은 국어학의 관점에서는 최소한 다음과 같은 큰 행운도 안겨다 주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첫째, 조선어 학회 사건으로 투옥되어 있던 외솔 최 현배 박사는 1945년 8월 18일에 총살 예정이었다. 주 시경의 제자이며, 연세 대학교(전신인 연희 전문학교 포함)의 교수를 역임하고 해방 후 미군정 때 당장 국어 교과서를 만든 한글학자 말이다.
그분도 나중에야 그 사실을 들었다고 한다. 광복이 딱 사흘만 더 늦어졌다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전세가 불리해지고 이판사판 눈이 뒤집혀 있던 일본은 그 당시 9월이라든가 아니 8월 17일에만 해도, 신사 참배 거부나 조선어 학회 사건 등으로 투옥돼 있던 수많은 애국자, 지식인, 독립 운동가, 크리스천 내지 본토 거주 조선인들에 대해 홀로코스트 수준의 학살을 계획하고 있었다.

관동 대지진 때처럼, 아니 그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어차피 내가 못 먹을 떡이면 남도 못 먹게 다 작살을 내 버리고 가자는 간악한 심보였다. 그게 실현됐다면 진짜 우리나라의 운명은 어찌 됐을까? 그 사이에 광복군이 참전해 봤자 국제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했겠나 하는 의문은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한글이면 한글, 교회사면 교회사, 그리고 김 삼웅 지은 <일제는 조선을 얼마나 망쳤는가> 같은 여러 분야 문헌을 봐도 동일한 결론이다.

둘째, 조선어 학회 사건 당시에 빼앗겼던 <큰사전>의 작업 원고도 일제가 허겁지겁 도망간 덕분에 서울 역 창고에서 되찾았다. 이때 조선어 학회의 사전 편찬 위원들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내가 보기엔, 일제의 통치가 장기화됐다면 이 원고는 영원히 못 찾았을 수도 있다. 일제가 불태워 버리든, 아니면 본토로 가져가 버리든 무슨 짓을 해도 했을 것이다. 민족 말살 정책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작업물을 일제가 그냥 뒀을 리가 있나?

우리나라 정부는 1962년, 최 현배 박사에게 건국 훈장 독립장을 수여했으며(아직 살아 계실 때), 국가보훈처는 이번 2010년 10월, 이 달의 독립 운동가로 이분을 선정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금 한국어는 나름대로 사용 인구 세계 1x위를 당당히 차지하는 언어이며, 외국에서도 학습자를 찾을 수 있다. 이제 최소한 국력이 약해서 정치상의 이유로 말살당할 수는 없는 탄탄한 지위를 획득했다는 뜻이다. 공대의 특성상 온통 영어 일색이던 학부 시절과는 달리, 이 대학원에서는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면서 한국어 교사를 꿈꾸는 중국인, 일본인 유학생들을 본인은 심심찮게 본다.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계속 잘 살아 주고 대외 이미지가 좋아야 한국어로 먹고 살려는 사람들도 어깨 펴고 살 텐데 말이다.
그러나 요즘 현실은 자국인들부터가 못 살겠다고, 먹고 살기 힘들다고 결혼 기피하고 애 안 낳는다. -_-;; 캐안습.

Posted by 사무엘

2010/10/09 08:03 2010/10/0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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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선: 21세기에 이미 다 퇴역했지만, 전면부 중앙에 문이 달려 있던 그 일본식 초저항 전동차. 중저항 전동차.

2호선: 서울 지하철 중에는 가장 늦게까지 남아있던 옛날 플랩식 열차 안내 표시판(지존!!). 2호선 특유의 쵸퍼/저항 제어 전동차. 종점이 아니고서는 서울 시내에서 좀체 찾을 수 없는 시내 지상 고가 구간

3호선: 지금은 대거 퇴역하여 찾아보기 힘들어졌지만 배불뚝이 GEC 쵸퍼 전동차.

4호선: 최초의 VVVF. 현대냐 대우냐? 거의 같은 외형의 전동차라도 제조사에 따라 구동음이 달라지는 경우가 등장한 최초의 노선

5호선: 현악기 같은 너무나 아름답고 인상적인 전동차 구동음. 하저 터널. 강동에서 Y자형 분기

6호선: 5호선보다 더 판타스틱한 전동차 구동음. 객차 좌석 사이에 특이하게 쇠기둥 존재. 응암에서 단선 순환

7호선: 1차 도입분과 2차 도입분 전동차의 구동음과 UI 편차가 존재. 또한, 2기 지하철의 1996년도 전광판 인터페이스와 2000년도 전광판 인터페이스가 공존하는 유일한 노선. 2차 도입분 전동차는 최초로 큼직한 통유리 등장

8호선: 7호선과 비슷한 전동차 사양. 복정-산성 지상 구간

Posted by 사무엘

2010/10/07 17:01 2010/10/0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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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철도 생각

1. 대학원 생활과 철도

연세대 안에서 문과 대학에 속하는 위당관, 외솔관 같은 건물은 정문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런데 밖이 아주 조용할 때는, 정문 근처의 경의선 철길로 열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어렴풋이 그 먼 곳까지도 들린다.
물론 새마을호나 KTX 같은 열차의 소리는 어림도 없고, 디젤 기관차 소리만 들을 수 있다.

지금까지 철도가 소음과 진동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게 이런 이미지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긴, 디젤이면 그나마 양반이지 증기 기관차 시절에는 열차가 지나가면서 주변에 끼치는 side effect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뿜어져나오는 연기가 아주 그냥..;;
"이 친구, 기차 화통이라도 삶아먹었나?"라는 말이 그냥 생긴 게 아니었다.

일산에서 통학하는 대학원 선배가 계셔서 그분께 "경의선 서울-수색 구간은 운행을 마친 일반열차들이 회송하는 경로이기 때문에 선로 용량이 부족해서 전철이 1시간에 1대꼴로밖에 못 다닙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자기는 그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놀라워하셨다. 열차가 왜 이렇게밖에 안 다니는지 궁금했고 불편했더랜다. 사실, 연세대 학생 중에도 자기 학교 정문 앞에 있는 철길이 경의선인 줄 모르는 사람이 꽤 있다. 서울이나 용산역에서 운행을 마친 여객열차들이 회송하는 경로라는 것도 다들 처음 듣는다는 반응.;;

언젠가 학교에서 경의선 열차로 서울 역에 간 후, 거기서 바로 열차를 타고 대전이나 경주로 가 보고 싶다. 그럴 일도 언젠가 분명 생기게 될 것이다. ^^

그나저나 연대 정도면 지하철 역에서 그렇게 멀지는 않아서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부질없는 생각이다.
강의실이 정문에서도 워낙 멀어서.. 결국은 어차피 셔틀버스 타게 되더라. ㅋㅋㅋ 셔틀버스 타고 매일 독립문 구경하면서 등교한다.
학교 지리에 완전 새내기이던 시절에나 신촌 역에서 강의실까지 걸어 다니지, 지금 그 짓을 다시 하라면 최소한 혼자서는 못 할 것 같다.

끝으로, 좀 엉뚱한 상상.
(1) 내가 만약 지금 같은 과가 아니라 이공계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고 (2) 카이스트나 서울대를 가지 않고 유학도 가지 않는다면,
내가 가게 됐을 가능성이 높은 곳은 단연 포항공대일 것이다. 서울도, 대전도 아니라면 고향과 가까우면서 가격 대 성능이 뛰어난 학교가 단연 저기였을 테니까 말이다. 집에서 CDC 타고 다니며 통학하거나 아니면 아예 운전을 하겠지.;;

하지만 둘 다 본인의 성향상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고, 또 지금은 KJV를 믿는 지역 교회가 필요하고 게다가 철덕 기질(우리나라에서 서울과 수도권만치 철도 교통이 발달한 곳은..;)까지 있다 보니 서울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지는 중이다.

2. 철도는 웰빙 고품질 교통수단

본인은 지금까지 강북, 강남, 심지어 분당에 이르기까지 집에서 10~25km 정도 떨어진 다양한 곳을 나름 출퇴근 경로로 왕래한 경험이 있다. 물론 어느 곳이든 주된 출퇴근 교통수단은 지하철이지만 아주 가끔 버스도 이용해 봤다.

버스와 지하철 중 더 빠른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지하철이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 차이가 나냐 하면, 지하철을 탔을 때 문에서 문까지 걸리는 전체 소요 시간과, 버스를 탔을 때 버스 안에서 순수하게 보내는 시간이 비슷하다. 즉, 버스를 타면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시간과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버스에서 내려서 목적지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지하철을 탈 때에 비해 추가로 더 걸린다는 뜻이다.

그래도 버스는 일반적으로 지하철보다 훨씬 더 가까운 곳에서 타서 목적지에서도 더 가까운 곳에 내린다. 또한 계단을 오르내리는 게 없고, 지하철로는 한두 번 갈아타야 하지만 버스로는 한번에 가는 노선이 존재한다. 실제로 본인의 집에서는 논현을 경유하여 강남 역까지, 그리고 분당 야탑과 서현까지, 게다가 심지어 학교까지도 환승 없이 바로 가는 버스가 모두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도는 일반 도로 교통수단에 비해 우월하다.
빠르고 대량 수송이 가능하고 정시성이 뛰어난 것뿐만이 아니라, 일반 도로 교통보다 훨씬 더 쾌적하고 편한 여행이 가능하다.

철도는 불쾌한 진동, 급가속, 급제동, 급커브가 없어서 멀미를 사실상 전혀 겪지 않는다. 자동차 특유의 차냄새도 없다. 늘 강조하는 말이지만 열차 안에는 안전벨트라든가 구명용 조끼, 구토용 봉투 같은 게 존재하지 않는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는 어지러워서 노트북 작업이나 독서를 할 엄두를 못 내며, 그저 자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열차 안에서는 이동 중에 그런 지적 활동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만치 철도는 시쳇말로 "웰빙 고품질" 교통수단이라는 뜻이다. 철도는 정시성뿐만이 아니라, 탑승자를 덜 피곤하게 만든다는 점에서까지 사람의 시간을 아껴 준다. 도시 철도의 성격을 띠는 지하철은 정차가 굉장히 잦기 때문에 조금만 거리가 멀어지면 의외로 자동차에 비해 속도 메리트가 감소한다. 그러나 저런 편안함 덕분에 시간을 버는 면모도 생각해 봐야 된다는 뜻이다.

쾌적성 면에서는 철도와 비행기가 비슷하게 편하고, 버스와 배가 비슷하게 불편한 것 같다. 물론 비행기도 난기류 때문에 흔들릴 때는 가끔 멀미를 하지만, 버스나 배 수준의 빈도로 발생하는 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육상 교통수단은 고체 매질과 마찰이 있고 선박도 액체 매질과의 마찰이 있지만, 비행기는 오로지 기체와의 마찰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철도는 철과 철이 접한다는 특성상 매질과의 마찰이 아주 작으며, 완전히 떠서 달리는 자기 부상 열차는 마찰이 항공 수준과 동일하여 더욱 편안한 여행이 가능할 것이다. ^^;;

3. 열악한 철도 인프라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는 철도 투자에 지금까지 너무 인색했다는 것이다.
일제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없던 여객 철도 노선을 완전히 새로 만든 게 얼마나 됐나? (기존선의 개량, 연결, 복선화 같은 거 말고)

가장 시급했던 영동· 태백선 같은 산업선이라든가 6,70년대에 경전선이나 만든 게 전부이다.
고속철은 '빠른 경부선'을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신규 노선이 아니고, 공항 철도나 수도권 전철을 빼면.. 전무에 가깝다.

가령, 일제 강점기 때까지 철도가 없던 충청남도 공주에 철도가 생겨서 새마을호가 다니기 시작했다거나,
하남과 용인에 철도가 들어갔다거나, 대구와 광주가 철도로 연결됐다거나 한 적이 대한민국 역사상 없었다는 소리이다.
그러는 동안 고속도로만 가히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구축되어 가고.;;

그러니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이 나라에서 사람들이 오로지 자가용이나 고속버스만 생각하게 되고, 철도는 명절에나 생각나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우리나라는 KTX라는 명칭 그 자체가 사실상 경부선이라는 노선과 한국형 떼제베라는 차량 계보를 대표하는 말이지만 일본은 신칸센의 노선과 차량 계보 규모가 가히..;; 이웃나라 일본에서의 철도에 대한 인식과 한국에서의 그것은 가히 넘사벽에 가까운 차이가 존재한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이야 우리나라도 KTX에, KTX 산천에, 누리로에, 공항 철도처럼 다양한 철도 차량이 들어와서 다재다능한 전동차 맛을 보기 시작하는 중이지만 그 전에 우리나라의 철도 인프라는 가히 시간이 정지해 있는 것에 가까웠다. 재래식 기관차+객차 운영 방식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고, 앞으로 기관차는 화물 아니면 침대차 같은 곳에서나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10/10/06 15:00 2010/10/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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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문맥 의존성

1.
- 나는 네가 좋다.
- 라면은 삼양이 맛있다.

2.
- 나는 학생이다.
- 나는 자장면이다. (너는?)
- 물은 셀프이다. -_-;;

3.
- 영수는 철수도 못 이긴다.
- 철수는 영희도 못 이긴다. (누가 누구보다 힘이 세다는 건지?)

이런 예를 통해 알 수 있듯, 한국어는 정말로 문맥 의존적인 언어이다.
보조사 '는/은'은 주격 조사처럼도 쓰이고 목적격 조사처럼도 쓰인다. 그래서 3번 같은 모호성도 발생하게 된다.
보어도 주어와 동일한 '이/가' 주격 조사를 받는다는 것과, '와/과'가 and뿐만이 아니라 with로도 해석된다는 것도 난해한 점.

국어 문법 수업을 들으면, 국어 문법에 대해서 용법을 칼같이 정확하게 알게 되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증명을.. 듣는 게 아니라,
이런 건 학계에서도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고 답이 없고 100% 떨어지지 않는다는 식의 말만 주로 듣게 된다. ㅜ.ㅜ

결국 한국어는 형태론이나 통사론을 넘어서 화용론까지 가서 각 단어의 의미와 문맥을 파악하지 않으면
제대로 구문을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기계적인 형태소 분석으로는 대략 GG.

프로그래밍 언어에서는 C/C++이 문맥 자유 문법이 아니라 문맥 의존 문법이어서 구문을 분석하기 다소 난해한 언어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AA bb(cc); 가 각 토큰의 의미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함수 선언도 되고 객체 선언도 되며, (A)+B에서 A가 typecasting도 되고 피연산자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영어로 치면 and, with, to 같은 전치사의 의미가 뒤에 받는 단어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의미가 뒤죽박죽 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헐..
한글은 배우기 쉽고 기계화에 용이한 문자이다. 그러나 한국어는 외국인의 입장에서 꽤 배우기 어렵고 의미를 분석하기 난해한 언어일 것 같다.

영어는 전에도 언급했듯이, 음운 체계와 어순이 완전 이질적인 것과 언문 일치가 막장이어서 처음에 철자법이 좀 까다로운 것만 빼면, 언어 자체는 그렇게 어려운 언어가 아니다. 굴절도 다른 유럽 언어들만치 대책 없는 수준이 아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영어는 어떤 경우에도 모호성이 없고 만능이냐 하면 그런 것도 물론 아니지만..!
(영어의 전치사 용법도 요즘은 많이 문란해져 있긴 하다)

한국어의 문법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영어 문법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덧붙이는 말:

1.
- 나는 철수를 만났다 / 나는 철수와 만났다
하나는 그냥 우연히 마주쳤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의도적으로 볼일이 있어서 약속을 잡고 만났다는 뉘앙스를 더 풍기게 되지만, 용법이 100% 맞아떨어지는 건 아니다.

- 나는 연세대를 갔다 / 나는 연세대에 갔다
하나는 그냥 그 장소로 이동했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이 학교에 입학했다는 뉘앙스를 더 풍기는 것 같다.

2.
"물은 셀프"를 콩글리시가 아닌 실제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하는지 아시는 분? ㄲㄲㄲㄲ
하긴, 미국은 사람이 서비스를 하는 업종을 이용할 땐 팁을 주는 게 당연시되고 있고 그게 아니면 주유조차도 운전자 자율 주유가 보편화해 있는 나라이다 보니, 저런 표현 자체가 문화 특성상 별로 필요하지 않은 걸지도 모르겠다.
마치 우리나라의 아파트나 고속도로와 100% 정확하게 대응하는 영어 표현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아울러 저런 문화적 차이 때문에, 미국은 긴 시간 동안 꼼꼼한 사람의 일대일 서비스가 필요한 이발/미용업의 이용료가 굉장히 비싸다고 들었다. 듣기로 성인 남자 기본컷이 20$가 넘는다고..;;

Posted by 사무엘

2010/10/05 10:59 2010/10/0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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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 사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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