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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 1862-1949).
뼛속까지 한국덕으로,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진심으로 사랑한 미국인으로 아주 유명한 분이다. 2013년 새해의 첫 글은 훈훈한 이야기로 시작하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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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모국어인 영어는 물론 한국어도 자유자재로 구사했으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서양에다 소개하고 한반도에 신식 학교를 세우는 등 수많은 좋은 일을 했다.
또한 정치적으로도 구한말 시절부터 고종 황제를 보호하고 헤이그 밀사를 직접 선발하여 조선/대한 제국의 독립 승인을 위해 적극 애썼다.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던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뼈아픈 결정을 내린 사람이었다. 그가 그냥 국제 정세에 따라 일본으로 하여금 조선을 침탈하는 걸 승인했을 때, 헐버트는 자국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일제가 조선의 주권을 침탈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1907년, 일제에 의해 미국으로 쫓겨난 뒤에 본토에서도 이 승만, 서 재필 등의 독립 운동을 도와 줬다.

또한 그가 무엇보다도 감화되었던 것은 한글이다. 한글을 나흘 만에 깨우친 뒤 이게 보통 문자가 아니라는 걸 직감하였으며, 어렵고 비효율적인 문자인 한자를 버리고 온 국민이 한글로 지식을 깨우쳐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리고 한글 정서법에도 띄어쓰기가 있는 게 좋겠다고 제안하여 서 재필이나 주 시경 같은 선각자들에게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조선에서는 사람들이 우수한 자기네 고유 문자를 스스로 천대하다니 이렇게 안타까울 수가!” 이런 말을 미국인이 했다는 게 믿어지는가? 여러 애국 단체들 중에서도 특별히 한글 학회에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1909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 중근 의사조차도 일본 경찰로부터 심문을 받던 중에 어쩌다 헐버트 얘기가 나오자, 그는 “헐버트는 한국인이라면 단 하루라도 잊어서는 안 될 민족의 은인이다”라고 증언했다고 한다. 다른 위인의 눈에 보기에도 헐버트는 큰 위인이었던 것이다.

그는 1945년 해방이 ‘정의와 인도주의의 승리’라고 한국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고, “나는 죽어서도 웨스트민스터 사원보다 한국 땅에 묻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마포 한강변에 있는 양화진 외국인 묘지에 묻혔다.

우리나라의 유명 독립 유공자들은 대체로 1960년대 초에 대대적으로 조사되어 각종 훈장이 추서된 반면, 이분은 아예 서거 이듬해인 1950년 3월 1일에 진작부터 이 승만 정부로부터 건국 공로 훈장 태극장이 추서되었다. 그가 어떤 계기로 그렇게 여러 나라들 중에 하필 한국을 사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그는 다트머스 대학 출신이라고 하는데, old timer 프로그래머라면 기억하려나? BASIC 언어를 개발한 존 케메니와 토머스 커즈가 바로 이 대학의 교수이다. 그래서 베이직 언어의 여러 방언들 중에서 특별히 오리지널을 ‘다트머스 베이직’이라고 일컫는다. 한국인이라면 다트머스 대학이 헐버트의 모교이기도 하다는 걸 덩달아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한편, 헐버트에 필적하는 대한민국 독립 유공자 외국인으로는 캐나다인인 프랭크 스코필드(귀화명 석 호필)도 있다. 그는 의사이자 제암리 학살 사건 사진을 전세계에 보도한 기자이고, 서울 현충원에 묻혔다. 옛날에 스펀지에서 이 스코필드에 대해서 소개했었는데, 내용이 워낙 훈훈하다 보니 별 다섯 개를 당당히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헐버트는 스코필드에 비해서 인지도가 많이 뒤쳐지는 것 같다. 구한말 때는 열정적으로 한반도에서 활동했지만 정작 일제 강점기를 앞두고는 추방당해서 미국에서 지낼 수밖에 없어서 그런 듯.
그래서 작년 여름, 한글 새소식(한글 학회 월간지) 2012년 8월호(통권 480호)에서는 헐버트 박사 특집이 편성된 적이 있다. 우리나라 역사에 이런 분도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Posted by 사무엘

2013/01/01 08:21 2013/01/0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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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탈 때 자전거를 갖고 타도 될까? 여기에 대한 규정은 의외로 회사별로 case by case이다.

레벨 1. 모든 요일, 모든 시간대에 가능: 공항 철도
한때는 환승 할인도 없이 독자적인 요금을 징수하여 어그로를 이끌었던 공항 철도가, 코레일에 인수된 이후 자전거에 관한 한 가장 대인배가 되었다. 물론 열차가 워낙 한산하니 자전거를 실을 여력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인천 구간 말고 서울역-김포공항 같은 서울 도심 구간까지 동일한 정책이 적용된다는 점도 포인트.
단, 직통열차는 당연히 불허이며, 인천국제공항 역 자체는 자전거 출입을 할 수 없다.

레벨 2. 평일 출퇴근 시간대만 빼고 모든 요일과 시간대에 가능: 코레일 외곽형 노선. 경의선(DMC-문산), 중앙선(용산-용문 전구간), 경춘선(상봉-춘천 전구간).
경의선은 전구간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하기 바란다. 서울역-DMC 구간은 그렇잖아도 열차가 1시간에 한 대씩밖에 안 다녀서 혼잡하다는 점을 감안한 것 같다.

레벨 3. 토, 일, 공휴일에 가능: 2에 속하지 않는 나머지 코레일 노선들. 분당선, 그리고 1, 3, 4호선에서 코레일 관할 구간(서울역 이남, 청량리 이북, 대화-지축, 선바위-오이도)이다.

레벨 4. 토요일을 제외하고 일, 공휴일에만 가능(즉, 빨간날에만): 서울 지하철 1~8호선. 이 레벨이 사실상 지하철 회사들의 표준 가이드라인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에 비해 코레일은 전반적으로 여느 지하철 회사들보다 관대한 정책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레벨 5. 언제나 불가능: 9호선, 신분당선
민자 전철들은 자전거의 휴대 승차를 전혀 허용하고 있지 않다. 9호선이야 서울 도심을 정면으로 통과하고 4량 1편성밖에 안 되는 작은 열차에다 자전거를 또 싣게 해 줄 여력도 없는 게 이해가 되는 반면, 신분당선은 좌측통행까지 할 정도로 좀 더 광역전철스러운 구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레벨 2나 3 정도의 정책을 취하고 있지 않은 게 아쉽다.
가령, 경인선은 정말 승객들로 터져나가는 혼잡한 구간이지만 코레일이 레벨 3으로 랭크시켜 주고 있지 않은가.

내가 여행하고자 하는 구간이 여러 회사들의 관할 구간에 걸쳐 있다면 물론 가장 엄격한 허용 기준에다 맞춰야 할 것이다.
수인선은 주변의 안산선, 경인선, 그리고 앞으로 분당선과 연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레벨 3이 될 것임을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개통할 수원-안산 사이 구간은 주변이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외곽임을 감안했을 때, 이곳만은 관대하게 레벨 2로 해 줘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인천 지하철 1호선은 내가 공식 자료를 보지는 않았지만 지하철의 표준인 레벨 4를 따를 거라 예상된다.
토요일 낮에 모든 지하철들이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얼마나 혼잡한지 아시는 분이라면, 토요일도 자전거 휴대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를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단지 외곽형 광역전철들은 국가의 자전거 우대 정책에 따라 주기 위해서 규정상 허용해 줄 뿐이다.

위의 규정을 위반하고 지하철에 자전거를 휴대하다가 적발되면, 전철 기본 요금과 비슷한 수준의 부가금을 낸 뒤 열차에서 하차 조치를 당한다. 쉽게 말해서 강퇴 당한다. 추가 요금을 내고 자전거를 싣는다는 개념이 아니므로, 이 점에 대해 오해 없어야 한다. 물론 실제로 이렇게 적발되는 게 흔히 발생하는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단, 이 글에서 다뤄진 모든 자전거는 접을 수 없는 자전거를 일컫는다.
반으로 접은 자전거는 위의 모든 레벨들을 무시하고 어느 요일과 어느 시간대와 어느 노선에든 휴대하고 열차내에 반입 가능하다. 맨 앞이나 맨 뒷칸에만 실을 수 있다는 건 그냥 권장 사항일 뿐 강제는 아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2/12/30 08:26 2012/12/3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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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과 경원선은 서울에서 시작하여 한반도의 북쪽으로 뻗어 나가는 양대 철도이며, 국토 분단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대표적인 철도이기도 하다.
전자는 개성과 평양을 경유하여 중국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평안북도의 신의주까지 가고, 후자는 6· 25 당시의 원산 폭격으로 유명한 동해 항구 도시인 함경남도 원산까지 간다.

분단 이후 이들 노선의 대한민국 관할 구간은 잘 알다시피 장거리 일반열차를 운행하는 게 아무 의미가 없을 정도로 너무 짧아졌다. 서울-인천보다는 길지만 서울-춘천보다는 짧은 어중간한 거리가 됐다.

그래서 이곳은 전통적으로 통근형 디젤 동차가 강세이다. 세월이 흘러서 전국 각지의 디젤 동차들은 죄다 무궁화호 RDC 내지 기관차-객차형 무궁화호로 바뀌거나 심지어 전동차로 바뀌었지만, 경의선과 경원선만은 우리나라에서 최후까지 CDC(통근형 디젤 동차)가 남아 있는 노선이다. 그래서 CDC를 시승하고 안보 관광까지 덤으로 하려는 철덕들에게 좋은 여행 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통근열차가 통근용이 아니라 옛 명칭인 '통일호'나 다름없게 된 셈.

지난 2006년 말엔 의정부까지만 가던 수도권 전철 1호선이 무려 동두천과 소요산까지로 연장됐고, 2009년에는 회송 열차 트래픽으로 인해 금기의 영역이던 경의선에도 수도권 전철화의 손길이 뻗쳤다. 그래서 디젤 동차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대부분의 구간이 전철화가 되어 버린 경의선의 CDC는 문산-도라산 사이의 4개역만 다니는 15분짜리 셔틀 열차로 전락했다. 마치 서울 지하철 2호선 용답-신설동 지선 열차처럼 됐다.

그 반면, 경원선은 비전철 구간이 경의선보다 더 길기 때문에, CDC가 다니는 역이 아직 9개이고 전구간 완주 시간도 46분가량이다. 동두천-소요산은 단선 전철로, CDC와 전동차가 공유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우리는 여기서 경의선과 경원선의 지리적 여건에 대해서 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휴전선은 한반도의 서쪽으로 갈수록 더욱 남쪽으로 내려가고, 동쪽으로 갈수록 더욱 북쪽으로 올라가는 선형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서쪽이 북한과 더 가까우며, 이런 이유로 인해 경의선이 경원선보다 더 짧다. 경원선의 연천군 구간은 경의선으로 치면 이미 북한 관할로 넘어간 개성과 장단 구간이다. 38선 시절에는 남한 관할이었지만, 6· 25 때는 북으로 빼앗겼기 때문.

경의선은 북한과 더 가까이 있을 뿐만 아니라, 김 대중 정권 시절에 철도가 연결되었으며 임진강 역 이북의 민통선 내부에 도라산 역이 생겼다. 덕분에 통일만 되면 경의선 열차를 타고 당장 북한으로 갈 수 있다. 전기 규격이 남과 북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서로 같은 게 없으니, 비록 전철은 직통 운행을 못 하겠지만 말이다. 당대의 그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한 다른 행적이야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일단 철도가 연결됐다는 건 정치색을 배제하고 철덕의 순수한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다.

경의선과 관련한 유물로는, 장단 역에 있던 증기 기관차 한 량이 6· 25 때 폭격을 당해서 총알 벌집이 되고 탈선하여 버려진 것이 잘 알다시피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있다.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서쪽에 경의선이 있다면 동쪽에는 동해북부선(강원도 고성군. 속초보다도 더욱 북쪽 완전 끝에 소재)이 옛날에 남북 관계가 좋던 시절에 연결되었다. 경의선의 도라산에 해당하는 동해북부선의 역이 바로 제진 역이다. 하지만 거기는 연계되는 간선 철도가 없으니 인지도와 효용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에서 너무 멀기도 하고 말이다.

일제가 포항 이북으로 건설하려다 말았던 동해중부선이 계획대로 완공되었다면, 포항, 영덕, 울진, 삼척이 철도로 연결되고 지금 영동선의 지선으로 간주되는 삼척선이 당당히 동해선으로 명명되었을 것이다. 이 공사는 일제가 2차 세계 대전에서 패배하고 한반도에서 물러나면서 중단되었다. 일제가 한반도에 건설하던 최후의 철도인 셈이다.

이러한 경의선이나 심지어 동해북부선과는 달리, 경원선은 남북 철도 복원 같은 논의가 없었다. 그래서 철원이나 월정리처럼 위치가 영 좋지 않던 역은 그렇잖아도 전쟁 때 역사와 선로가 파괴되기도 했는데 일찌감치 시설이 철거되었으며 철도가 끊어졌다. 도라산이나 제진 같은 민통선 허브역이 이 노선에는 없다.

이 부근에서 군생활을 한 분이라면 절대 잊어버리시지 않겠지만, 경의선에 임진강이 있다면 경원선에는 한탄강이 있다.
경원선의 종점인 신탄리 역의 이북에는 그 유명한 '철도 중단점 -- 철마는 달리고 싶다' 기념비가 있었다. 그러나 코레일에서 신탄리보다도 더 북쪽에 '철마고지'라는 옛 철원 역과 비슷한 위상의 역을 신설하면서 그 기념비는 철거된 상태이다.

경의선과 경원선의 잔여 비전철 구간에는 1시간에 1대꼴로 CDC가 다닌다. 전철을 타다가 털털거리는 트럭 엔진 소리가 나는 CDC를 타 보면, 전철이 얼마나 조용하고 우아하게 달리는 아름다운 육상 교통수단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배차 간격이 저런 이유는 수요가 없어서라기보다도, 단선 철도에서 근본적으로 1시간에 1대보다 열차를 더 자주 투입하기란 도저히 무리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당 지금 같은 운임으로 별도의 디젤 동차를 굴려서 코레일의 입장에서 이윤이 남는 건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밑지는 장사를 일부러 공익 차원에서 해 주는 것이다. 분단 같은 국가적인 사정만 아니었으면 이런 열차는 진작에 없어졌거나 전철 형태로 마저 바뀌었을 것이다.

CDC의 운임은 수도권 통합 요금과 연동되지 않는다. 적자를 감수하고 운행하는 걸 아니 환승 할인은 안 해 줘도 좋은데, 티머니 교통 카드로 운임 지불이라도 좀 가능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한 우진 님 같은 분이 그걸 건의하신 적도 있다.

21세기가 되면서 우리나라의 철도는 KTX의 개통과 함께 새로운 트렌드가 시작되었다. 기존의 새마을-무궁화-통일호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콩라인 새마을호는 2010년대 중반까지 차량이 모조리 퇴역하여 차종 자체가 사라질 예정이고, 통일호는 명칭 자체는 진작에 없어져서 통근열차로 대체되었으며 이마저도 사라지는 중이다. 그 대신 기존 열차의 통념을 깨는 전동차들이 여럿 도입되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 북한을 향하고 있는 경의선과 경원선의 비전철 구간은 전동차, 코레일체 유리궁전 등 21세기의 모든 철도 트렌드에서 소외된 채 시간이 정지된 상태로 국토 분단의 아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듯하다.

비록 지금까지 나쁜 불순분자들에 의해 본디 의도가 극도로 더렵혀지고 왜곡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은 궁극적으로 되어야 하고 필요한 것이다. 이 좁은 땅덩어리에 그래도 한국어와 한글을 쓰는 사람끼리라도 최대한 뭉쳐야 살지 않겠냐 말이다.

금강산도 백두산도 보고 싶고 개마 고원에도 가고 싶고 압록강과 대동강과 두만강도 구경 가고 싶지 않은가? 의정부 역은 북쪽의 수원 역 같은 역이 되어야 할 것이고 수색과 성북 역은 서울 북부의 영등포 같은 큰 역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경의선과 경원선도 서울 시내 구간은 그야말로 2복선, 3복선급으로 확장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민족 역사상 최악의 흑역사인 김씨 왕조에 대한 잔재를 지우고 우리나라의 체제와 정체성을 유지한 통일(흠, 그럼 흡수 통일이네-_-)이 이뤄져, 철마가 북녘 '미수복 영토'까지 마음껏 달리는 날이 주님 다시 오시기 전까지 이뤄지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2/12/28 08:32 2012/12/2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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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의 끝을 앞두고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새 버전이 나왔다.
원래 6.8을 계획했으나 그만치 개발은 못 하고 6.71로 마무리 지었다. 여기에는 이번 버전에서 윈도우 8 메트로 UI용 IME를 아직 못 만들었다는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데스크톱용도 윈도우 8이 제시하는 새로운 규격대로 맞춰진 건 없으며(흑백 아이콘, 새로운 표시 상태 등), 달라진 것도 없다.

MSDN에 개발 관련 정보가 뜨질 않으니 내가 뭘 더 할 수가 없다. “윈도우 8에서는 이런 점이 달라지니까 IME 개발자들은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 더 자세한 스펙은 추후에 게재될 것이다”라고 해 놓고 아직까지 게재가 되지 않고 있다.

1.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버전은 나온 시기가 시기인 만큼, 가장 먼저 윈도우 8에 대한 지원이 부분적으로 강화되었다. 사실, 수 년 전에 윈도우 비스타나 7이 나왔을 때도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수차례 해당 최신 OS에서만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느라 패치가 몇 번 나와야 했다. 바뀔 게 없을 것 같은 분야여도 매번 은근히 바뀌는 게 많다.

그래서 이번 버전에서는.. 윈도우 8에서 편집기를 실행해서 제어판을 열고 '외부 모듈 관리'로 갔는데 IME들이 하나도 뜨지 않던 문제를 해결했으며,
편집기에서 빈 입력 스키마(운영체제의 문자 입력 프로그램 사용) 모드로 한글 윈도우 8이 내장하고 있는 옛한글 입력기로 옛한글을 입력하는데 글자가 종종 제대로 입력되지 않고 오동작이 발생하던 문제를 해결했다. <날개셋> 편집기는 자체 입력기와 운영체제 입력기를 모두 잘 수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니까 말이다.

윈도우 8의 옛한글 입력기는, 옛날 MS 오피스 200x 시절에 한글판 plus pack이 제공하던 옛한글 입력기와는 동작 방식이 좀 달랐다. 단순히 유니코드 5.2를 지원하는 것 이상으로, 지금까지는 고려할 필요가 없던 특이한 상황에 대한 동작을 요청하는 게 있어서 내 프로그램의 에디팅 엔진을 보강했다. 뭐, 엄밀히 말하면 내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TSF 인터페이스를 제대로 구현 못 했던 것이니 말이다.

다만, 3글자를 커버해야 하는데 2글자를 커버하는 것은 정황상 MS IME의 버그로 보인다. 내 프로그램에서 고쳐야 할 부분이 없다. 겉으로 보기만 좀 이상할 뿐 다른 문제는 없으므로 안심해도 됨.

2.
제어판의 GUI가 운영체제의 최신 GUI 요소를 반영하도록 몇몇 군데 개선되었다. 사소하지만 주목할 만한 개선 사항이다. 예를 들어, 제어판은 이미 개념적으로 split 버튼을 사용해 오고 있었는데 운영체제가 제공하는 진짜 split 버튼을 사용하도록 하는 조치가 이제야 취해졌다. split 버튼 자체는 이미 윈도우 비스타에서부터 있었는데도 말이다. 아울러 트리와 리스트의 모양도 좀 더 예뻐졌다.

3.
<날개셋> 편집기는 텍스트 파일을 열 때 유니코드 UTF16/UTF8, 그리고 한글 완성형/조합형 코드에 대해서는 자동 감지를 한다. 그러나 그 외의 인코딩은 자동 감지를 못 하고 사용자로부터 수동 확인을 받는다.

예전까지는 프로그램 실행 직후 자동으로 열리는('이전에 편집하고 있던 문서 기억' 옵션) 파일이나, '파일' 메뉴에 있는 '최근 파일' 명령으로 파일을 열 때도 매번 인코딩 확인 대화상자가 떴다. 그러나 이번 새 버전에서는 자동 감지가 되지 않는 파일을 다시 열 때는, 사용자가 무슨 인코딩으로 열었는지를 기억하게 했다. 중국어나 일본어, 유럽어처럼 한글도 유니코드도 아닌 인코딩으로 파일을 자주 편집하는 사용자에게는 이 조치가 굉장히 편리하게 와 닿을 것이다.

단, 아무 문제 없이 제대로 연 파일에 대해서만 인코딩을 기억한다.
<날개셋> 편집기는 이 프로그램에서 그대로 다시 저장을 했을 때 정보가 손실되는 파일에 대해서는 파일을 연 직후에 경고문을 띄운다. null 문자가 있어서 뒷부분은 모조리 잘렸다거나, 줄바꿈 문자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거나, 혹은 인코딩이 잘못 지정되어서 유니코드로 변환이 안 된 코드 바이트들은, 도로 저장할 때 원형이 보존되지 않고 소실되기 때문이다.

불러오는 과정에서 그런 문제가 있었던 파일이라면 사용자가 어차피 인코딩을 잘못 지정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인코딩을 기억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이다.

4.
예제 데이터에도 변화가 생겼다. 예전 글에서 밝혔듯이, 네벌식이 정식 유형 파일로 들어갔으며, 일명 '강화 세벌식'이라고 불리던 세벌식 무한 낱자 수정 입력 방식 역시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상징적인 기능인 만큼 유형 파일로 승격되었다. 한편, 팥알 님이 고안하신 세벌식 3-2012 글자판이 글쇠배열 파일로 추가되었다.

5.
그리고 끝으로, <날개셋> 타자연습은 크게 두 가지를 개선했는데,
첫째, 게임을 전체 화면에서 실행할 때 점수 숫자가 올라가는 게 뭔가 랙이 걸린 듯이 이상하게 업데이트되던 버그를 고쳤다. CPU 탓인지 GPU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Core 2 Duo급 컴에서는 문제가 없었는데 i5 이상 되는 더 좋은 컴퓨터에서는 이런 현상이 종종 있었다.
그리고 둘째, 좀 어이없는 버그이고 언제부터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연습글 분석을 시키자 프로그램이 뻗던 버그를 고쳤다.

입력기와 타자연습을 모두 사용한다면 모두 업데이트를 할 것을 권장한다.
아, 그리고 잊을 뻔 했는데, 두 프로그램 모두 이번에 도움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 보면서 내용을 교정하고 싹 고쳤다. 이것도 읽어 보시면 좋을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2/12/25 08:32 2012/12/2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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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95 이전에 전세계를 석권하며 가장 성공한 운영체제(?)로 평가받았던 최후의 16비트 버전 윈도우는 바로 1992년에 출시된 3.1이다. 물음표가 붙은 이유는 물론 이 물건이 홀로 부팅 가능한 완전한 형태의 운영체제는 아니었기 때문.

그런데 그 3.1이 있기 전에는 3.0 버전이 있었다. 3.1이 너무 히트를 쳤기 때문에 존재감이 무척 덜해졌지만, 영미권에서는 1990년에 출시된 윈도우 3.0이 먼저 대박을 터뜨렸다. 시스템 폰트가 밋밋한 불변폭 Fixedsys이다가 가변폭으로 최초로 바뀌었으며, 흰 바탕 윈도우에다가 버튼에 최초로 은색 3D 효과가 추가되었다.

윈도우 3.0은 한글화가 된 최초의 버전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2.0이던가 2.x는 한국 지사를 통해 국내에 최초로 소개된 버전이고, 3.0은 한글화까지 된 버전 되시겠다.

한글 윈도우 3.0과 한글 윈도우 3.1은 생각보다 차이가 많이 난다. 영문 윈도우 오리지널 3.0과 3.1 사이의 차이와는 좀 다른 구석이 있다. 그래서 이 점에 대해서 글을 좀 남겨야 할 필요를 느꼈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한 윈도우도 3.1이 아니라 3.0이다. 20여 년 전, 우리집 컴은 겨우 286 AT인데 이웃집 형의 컴퓨터는 386이고 아래아한글 2.0 전문용으로 화려한 윤곽선 글꼴을 찍어 내고 있었으며, Windows라는 꿈의 GUI 환경도 구동하고 있었다니, 초등학생 꼬마이던 본인은 감수성이 자극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알록달록한 아이콘과 컬러 그림들!

그때 처음 본 것은 3.1이 아니라 분명 3.0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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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윈도우 3.0의 부팅 스플래시 화면이다. 영문 원판과 마찬가지로 어두운 파란 배경이며, copyright이라든가 Microsoft까지 전부 우리말로 번역이나 음차를 해서 한글로 표기했음을 알 수 있다. 저작권 경고문은 영문 원판의 스플래시 화면에는 없는데 한글판에서만 새로 추가되었다.

파란 배색 때문에 나는 윈도우 3.0의 부팅 화면과, 한메 타자 교사의 시작 화면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 왔다. 여러분도 동감하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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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의 부팅 스플래시는 3.0의 것보다야 훨씬 더 유명하니,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손으로 그린 듯한 저 동글동글한 한글 서체가 인상적이다. 3.1에서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볼 수 있다. 3.11은 한글화되지 않았으며, 95부터 MS는 제품명은 세계 어디서나 무조건 영문 원형 그대로 표기해 오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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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3.0을 구동한 화면이다. 한글판은 한옥 문 무늬를 연상케 하는 mun.bmp가 설치 직후에 기본 배경 그림으로 지정되어 있다. 영문판은 당연히 그렇지 않음. 3.1은 프로그램 제목 표시줄의 배경색이 그냥 어두운 군청색인 반면, 3.0은 옅은 파랑이고 무엇보다도 solid color가 아니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프로그램 아이콘은 완전히 모노크롬은 아니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회색 톤이 짙어서 채도가 낮다. 좋게 말하면 차분하고 가라앉은 느낌을 주고, 나쁘게 말하면 칙칙하다. 오로지 그래픽 에디터인 그림판만이 3.1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는 고채도 색상의 아이콘인 듯.
3.1은 메뉴의 배경색이 프로그램 제목 표시줄의 배경색과 동일하게 군청색이지만, 3.0은 검정이다.

그리고 이 모든 걸 떠나서, 3.0 한글판의 한글 서체는 3.1 한글판의 한글 서체보다 훨씬 더 못생기고 허접해 보인다는 걸 알 수 있다.
뭐, 한글뿐만 아니라 영문 서체도 엄청 엉성하다. 영문 윈도우 3.0의 영문 서체는 3.1의 그것과 동일하지만 한글 윈도우 3.0의 영문 서체는 그렇지 않다. 3.1에 가서야 일치가 이뤄졌다.

메뉴 단축키가 영문이 아니라 한글인 게 인상적인데, 이건 제어판에서 설정을 바꾸면 된다. 한글 윈도우 3.0과 3.1은 메뉴 단축키를 한글로 바꾸는 특이한 옵션이 존재했었다. 파일 메뉴가 ㅍ에 배당되어 있으니, 두벌식 기준으로 Alt+V를 누르면 되는 식이다. 이런 옵션은 윈도우 95 이후부터는 물론 완전히 사라졌으며, 결코 다시 도입되지 않았다. 일종의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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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한글 윈도우의 한글 서체 이름은 처음부터 바탕, 돋움이 아니었다. 한글화 첫 버전인 윈도우 3.0에서의 명칭은 아직 명조와 고딕이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놀랐다. 엄청 옛날에는 MS에서 조합형 코드를 사용한 한글 도스를 만들기도 했다는데 마치 그런 걸 보는 느낌이다. 궁서와 굴림은 아직 있지도 않았고 겨우 2종.

윈도우 3.0은 아직 트루타입 글꼴이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니 New가 붙은 Courier New나 Times New Roman 같은 서체도 없었고, 글꼴 대화상자에 보다시피 볼드/이탤릭 옵션 같은 것도 없다.

한글 윈도우 3.0은 트루타입 글꼴 기술이 영문 윈도우 3.1보다 먼저 도입되었다고는 하지만, 운영체제가 기본 제공하는 글꼴이 윤곽선 트루타입 글꼴은 아니었다. 여전히 비트맵이다.

그리고 화면 하단에 드디어 한글 IME 도구모음줄이 보이시는가? 이것이 한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최초로 개발한 윈도우용 한글 IME이다. 저 도구모음줄은 드래그로 위치 이동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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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더욱 놀라게 만든 건 도움말.
한글 윈도우 3.1과 한글 윈도우 95 초창기 제품들은 도움말이 해라체, 즉 반말이다. 그러나 한글 윈도우 3.0의 프로그램들의 도움말은 합쇼체, 즉 존댓말이다!
반말 도움말이 다시 존댓말로 복귀한 건 IE 4.0이 나오던 시기인 1997년쯤부터이다.

게다가 저 도트 노가다 이미지로 급조해 넣은 색인, 뒤로, 훑어보기 등의 버튼들은 도대체 뭐냐! 하긴, 영문 원판도 3.0은 저 버튼들이 이미지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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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조합 중일 때는 비록 에디트 컨트롤처럼 기술적으로 IME-aware인 환경이라 할지라도 화면 하단에 조합 중인 글자(저기서는 ‘짝’)가 따로 또 뜨곤 했다. 이것이 3.1에서는 개선되었고, 윈도우 95에서는 조합 중일 때 커서가 네모 깜빡이로 변하는 수준까지 발전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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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3.1 이래로 지금까지 운영체제의 기본 게임 중에서는 지뢰찾기가 지존의 폐인 양성 게임에 등극해 있지만, 1.0부터 3.0까지는 일명 오델로라고도 불리는 리버시 게임이 내장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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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마찬가지로 굳이 한글판에만 적용되는 차이는 아니겠지만..
윈도우 운영체제가 기본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은 About 대화상자가 원래 천편일률적으로 똑같다. 동일한 ShellAbout 함수에다가 아이콘과 프로그램명만 달리해서 호출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운영체제가 기본으로 제공하는 About 대화상자는 프로그램의 이름, 운영체제의 이름과 버전, 남은 메모리와 리소스, 사용자와 제품 번호 같은 걸 보여준다.

하지만 윈도우 3.0은 프로그램 관리자, 파일 관리자, 제어판 같은 관리 성격이 강한 프로그램만이 공용 About을 쓰고, 메모장이나 문서작성기 같은 보조 프로그램들은 자기네 약식 About 대화상자를 출력하고 있다.

윈도우 3.0과 3.1 사이에는 생각보다 차이가 많이 존재한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Posted by 사무엘

2012/12/23 08:39 2012/12/2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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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ie Long Scream을 아십니까?

벌써 10년도 더 묵은 고전 게임이 되어 버린 스타크래프트.
거기에는 테란이라는 종족이 있고, 테란 건물 중에는 아카데미라는 건물이 있다.
이건 설정상 사관학교이며, 잘 알다시피 마린 이상으로 파이어뱃, 메딕, 고스트 같은 고급 보병 유닛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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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카데미를 클릭하면 굉장히 괴상한 소리가 나오는 걸로 잘 알려져 있다.
행진곡? 군가 소리와 함께 “이에에에에에~!” 하는 남자의 비명 소리가 들리는데...

이건 졸업하는 사관 생도들이 지르는 감격의 소리라고 받아들이기에는 기괴한 감이 적지 않다. 그래서 스팀팩 개발 과정에서의 공밀레 내지 피실험자가 고문 당하는 비명 소리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억측이 나돌곤 했다. 내가 스타를 즐기던 시절엔 말이다.

하지만 “이에에에에~” 소리 자체는 Howie Long scream이라고 하여 영미권에서 잘 알려져 있는 stock sound effect이다. 이름은 아마 저 소리를 최초로 연기한 배우의 이름에서 유래된 걸로 추정. 이미 1980년대부터 쓰였고 여러 영화에서 주로 남자 주인공이 유리창 깨고 높은 데서 떨어질 때의 비명 소리로 자주 나온다. (☞ 관련 링크)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3기 8화 <사랑의 계절! 큐피드 군>을 보면,
“당신은 앞으로 연애 실패를 비관하여 국회의원들을 모두 암살하게 됩니다. 그 뒤 결국 잡힌 당신은, 교도소에서 '여자친구 주셈!'이라고 소리칠 겁니다”-_-라는 큐피드의 대사가 나오는데, 그때도 교도소에 갇힌 주인공의 모습과 함께 남자의 비명 소리가 흘러나온다. 이 비명 소리도 Howie Long scream이다. 동일 소스이므로, 아카데미 소리와 비슷한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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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우리나라에는 한 달쯤 전엔, 국회의원을 모두 죽이려고 했는데 그건 삼엄한 경비 때문에 차마 못 하고 대신 초등학교로 쳐들어가서 흉기 난동을 벌이다 잡힌 사람이 있었다!
세상이 뒤숭숭하면 정치인들을 상대로 분노가 표출되는 게 사실이긴 한가 보다. (☞ 관련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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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1 08:25 2012/12/2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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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항 철도의 독특한 점

1. 공항 철도는 운영사가 코레일의 자회사로 인수되고 서울 역까지 전구간이 개통한 뒤부터 운임 체계가 상당히 독특하게 바뀌었다. (통근열차 기준)
(1) 먼저, 서울-인천 내륙 구간은 수도권 통합 환승 할인 요금에 편입되었다.
(2) 그러나 영종도를 오가는 구간 사이는 독자적인 임률이 적용되며 특히 정기권은 공항 철도만의 전용 정기권을 사용해야 한다.
(3) 하지만 영종도 내부의 인천공항, 화물청사, 운서 사이의 단거리만 오가는 건, 오히려 현재의 버스-지하철 기본 요금이 1050원으로 인상된 뒤에도 한동안 900원이 유지되었다. (최근에 와서야 이것도 1050원으로 오름)

2. 영종도를 오가는 검암-운서 사이의 거리는 서울 지하철 8호선 모란-암사 전체의 거리보다도 더 길다.
공항 철도에서 지상 구간은 결국 서울 DMC와 김포공항 사이에 잠깐(현재는 역 없음), 그리고 계양-검암-운서 사이 구간으로 요약된다. 그리고 딱 지상 구간들에는 역이 추가로 더 만들어질 계획이 있다.

공항 철도는 서울 시내 지하 구간은 옛 용산선의 선형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경의선과도 선형이 겹친다. 다만, 경의선보다 아래로 지나는 관계로 무진장 깊으며 기존 지하철들과의 환승도 굉장히 길고 불편하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지하철은 번화가 대로 아래로 길을 내는 반면, 공항 철도는 기존 지상 철도의 아래로 건설되었으니 출구로 나가 보면 골목이나 주택이 있지 번화가 대로에서는 한 블록 비껴 있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번화가 대로에 역이 있는 기존 지하철과는 막장 환승이 되는 것도 불가피함.

물론 계양부터 공항까지는 공항 고속도로의 선형을 따라 그대로 간다.

3. 검암 역의 섬식 승강장 외선 방면에, 현재 KTX용 저상홈 승강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충격과 공포. 직통은 이제 서울 역 도심 터미널에서 탑승 수속을 다 마친 승객들을 공항으로 직통으로 수송하는 용도로 고정되어 버렸으니 정차를 할 수 없고, 완행은 앞으로 역이 더욱 많이 생겨서 느려질 예정이다. 그러니 KTX가 중간 한 군데에만 추가 정차를 하는 급행 역할을 하게 되는가 보다. 특급은 직통열차인 셈이고. 덜덜~

그런데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KTX가 들어오면 기존 직통열차는 폐지된다고도 그런다. 마치 ITX 청춘이 경춘선 기존 급행 전동차를 대체했듯이 말이다. 그럼 직통열차 차량은 어떻게 되는 거지?
또 한 가지 생각할 점은, 할인 없이 FM대로 운임을 징수하면 지금의 직통열차가 KTX의 고속선보다 거리당 임률이 더 높다. 공철에서만은 원래 직통이 갑이라는 뜻.

공철에다 KTX를 집어넣기 위해 경의선 수색 역-공철선 사이에 입체 교차 인입선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경우, 서울 역을 출발한 KTX는 구 경의선인 신촌-가좌를 거쳤다가 공철로 진입하게 된다. 그냥 애초에 직통열차가 사용하는 지하 공철선을 이용해서 서울 역을 출발하는 건, 승강장 문제 때문에 안 되는가 보다.

하지만 서울 이남의 경부선 라인에서 굳이 서울 역을 찍었다가 인천 공항으로 가는 건 서쪽-동쪽을 지그재그로 경유했다가 다시 서쪽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경로상으로 굉장히 비효율적인 우회이다. 우리나라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임률 높은 비싼 교통수단으로 그런 길을 가라고?
차라리 광명 역에서 인천 대교와 같은 경로로 인천 공항으로 가는 철도가 있어야 지방에서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효율적일 것이다.

기존 공철 전동차에, KTX로도 모자라서 지하철 9호선까지 공철과 직통 운행을 시키겠다는 계획은 어찌 되려나 모르겠다. 그러면 서울 지하철 1, 4호선 이래로 9호선에서도 직-교류 겸용 전동차를 보게 되겠다.

4. 공항 철도는 속도가 다른 열차가 복선 선로에 공존하면서 완급 결합 대피 운행이 시행되고 있다. 이는 9호선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9호선은 완행 열차는 언제나 안쪽의 대피선에 들어가서 정차하는 반면, 공항 철도의 완행 열차는 시각표 상으로 직통을 진짜로 비켜 줘야 할 때만 대피선에 진입한다. 그렇지 않은 평소에는 그냥 곧바른 본선에 그대로 정차한다. 사소한 면모이지만 시스템이 좀 더 똑똑하게 만들어져 있다는 뜻이다.

직통은 1시간에 1대꼴밖에 안 다니는데 매번 대피선으로 선로를 분기하는 삽질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KTX에 직통(없어질지도?), 심지어 9호선까지 들어가면 공항 철도에서 보는 열차가 더욱 다양해질 것이고 신호 시스템도 더욱 정교해져야만 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2/12/19 08:41 2012/12/1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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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지역에 시내버스가 다니는데 정시성, 속도, 편의성 어느 것 하나 승객을 만족시켜 주는 게 없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에 주민들은 콩나물 시루 같은 만원 버스 안에서 매일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으며, 참다못해 너도 나도 다들 자가용을 끌고 나오는 바람에 도로는 아침과 저녁마다 체증으로 몸살을 앓게 되었다고 치자.

그러니 시민들은 관공서를 상대로 끊임없이 버스 증차를 요구하며, 정치인들 역시 이를 공약으로 즐겨 내세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증차라는 건 만만하게 선뜻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버스를 한 대 구입하는 데는 1억이 넘는 비용이 필요하며, 기사를 추가로 고용해야 하므로 인건비까지 증가한다. 게다가 기껏 추가한 차량은 교통량이 적은 낮 시간엔 그저 놀고만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사정이 이러하니, 버스 회사는 지금도 적자 때문에 정부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형편인데 버스를 늘릴 수 있을 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버스 증차보다 교통 공학적으로 월등히 더 좋은 접근 방식은 바로 버스 ‘증속’이다. 속도를 올림으로써 동일 대수의 차량으로 더 높은 회전율을 내는 것이다.

버스 한 대가 20km짜리 노선을 시속 20km로 완주하면, 그 노선의 버스 배차간격은 1시간이 된다. 여기에다가 동일 속도의 버스를 한 대 더 추가하면 배차 간격을 30분으로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버스의 속도를 40km/h로 올리면 버스 한 대의 운영 비용만으로도 30분 배차를 달성할 수 있다. 더구나 승객은 예전에 비해 절반의 시간만으로도 목적지에 갈 수 있으며, 승객이 빠른 버스로 몰리는 덕분에 자가용이 줄어든다면 가히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하겠다.

결국 버스가 빨라지면 대중교통의 경쟁력이 올라가고 운임 인상 요인이 줄어들며, 대중교통이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하는 게 아니라 흑자 경영의 토대가 마련되는 효과가 생긴다. 대도시 간선 도로에 버스 전용 차선이 바로 이 효과를 의도하고 만들어져 있다.
(한 우진의 교통 평론 http://blog.naver.com/ianhan/120005191675 참고)

2.

흔히, 가장 좋은 방어는 공격이라고 그런다. 물고기를 그냥 주는 것보다도,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게 더 좋은 일이라고 그런다. 그런 것처럼, 경제에서도 사실 가장 좋은 복지는 성장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

마치 지금 사형 제도가 오· 남용될 가능성이 전혀 없어져 있듯, 지금은 무슨 산업혁명 초창기도 아니고 대부분의 기업주들은 공산주의자들이 선동하는 것 같은 그런 악마가 아니다. 자기가 먹고 살 만하고 사업을 마음껏 해서 돈 많이 벌 수 있겠다 싶으면 투자와 고용에 '복지'까지도 저절로 이뤄지게 돼 있다. (노동자와 기업주 사이의 균형 있는 시각을 원한다면 송 현 선생님의 이 글도 일독을 권한다.)

또한, 복지라는 건 도덕 해이를 야기할 정도로 그냥 공짜로 퍼 주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복지 수혜자라도 여건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일을 하고, 그들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쪽으로 복지가 이뤄져야 한다. 기회의 평등일 뿐이지, 결과물의 일방적인 평등이어서는 안 된다. 성경도 율법을 보면 가난한 자에 대한 배려를 그렇게도 강조하면서도, 신체 멀쩡한 사람에게 공짜 퍼주기는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허용 안 한다.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먼저 돈을 빼앗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조직이다. 그저 표나 더 얻으려고, 어차피 내 돈이 아닌 쌈짓돈이니까, 뒤의 결과를 생각도 안 하고 밑 빠진 독 메우듯이 세금을 탕진하는 정치인에게 정부를 맡겨서는 안 된다. 자기가 더 잃을 게 없는 처지라고, “에라이 이 더러운 세상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지지하는 것.. 아주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이다. 그랬다간 안 그래도 더러운 세상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더 망가지게 된다.

도대체 무슨 돈으로 시행할지 대책을 알 수 없는 일방적인 무료 급식, 반값 등록금, 그리고 앞서 말한 ‘버스 증차’ 같은 것보다는.. 차라리 굳이 고학력이 필요 없는 직종에는 무리하게 대학을 안 간 사람도 충분히 대우받게 사회 구조를 조정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리고 버스 회사의 적자만 한없이 세금으로 때울 바에야, 차라리 과감하게 혼잡한 도로의 차선 하나를 버스 전용 차선으로 떼어내서 버스 회사가 스스로 버스의 경쟁력을 올리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하다. 심지어 당장은 자가용 운전자들로부터 반발과 욕 얻어먹는 것까지 감수하고라도 말이다. 어느 분야든 이런 일을 추진해 줄 지도자는 없는 걸까?

3.

솔직히 모든 사람이 이유를 막론하고 똑같은 부자가 되는 건 불가능하며 성경적으로도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오히려 저런 불가능한 일을 선동하면서 사회 계급을 갈아엎으려다 다같이 쫄딱 망해서 똑같이 가난해지기는 아주 쉽다. 역사적으로 공산주의가 실패했듯이 말이다. 공산주의의 폐해는 대학교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팀플(조별 과제) 하나만 해 봐도 실감할 수 있다고 그런다. “능력껏 벌어서 필요한 만큼 쓴다”가 얼마나 순진하고 어리석은 발상인지를 말이다.

그러니, 파이의 절대적인 크기를 어떻게든 키워서 가난한 사람은 부자가 되고, 부자는 훨씬 더 큰 부자가 되게 하는 접근 방식이 현실에서는 그나마 더 나은 발상인 것이다. 오늘날 다뤄지는 수정 자본주의라는 것은 그 가난한 사람과 부자 사이의 비례상수 정도만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자, 이제 결론을 말하겠다.나는 그야말로 자타가 공인하는 철도 덕후이다. 그런데, 나의 성장 과정에도 이와 비슷한 원리가 적용되었다. 철도에만 완전 미치고 빠져 있느라 나의 자폐 외곬 기질이 강해졌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건 아주 큰 오해이다.

오히려 철도 덕분에 나는 자폐(?) 기질이 그나마 해소되었고,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과 식견까지 전무후무한 정도로 올라갔다. 내가 늘 말하지만 대표적으로 음악부터 시작해서 과학, 공학, 역사, 지리 등~ 심지어 신앙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경제에다 비유하자면 철도는 김 용묵이라는 국가 안에 존재하는 공룡 대기업이다. 그런데 철도에 100만큼 몰두하는 덕분에 다른 인문계, 이공계, 예체능 등까지 최대 20~30 정도는 혜택을 입었다는 뜻이다. 철도가 엄청난 부자가 되었지만, 철도가 창출한 각종 고용과 투자 덕분에 다른 분야도 부자가 되었다.

철도마저도 없었으면 이런 효과는 있을 수 없었다. 당장 겉으로 보이는 빈부격차 양극화를 해결한답시고, 철도 오덕질 해 대는 게 보기 안 좋다고 철도에다가만 각종 규제를 넣고 세금을 때리는 식으로 문제를 접근했다면, 철도는 물론 그나마 좀 살아나던 여타 분야 관심사까지 죽게 됐을 것이다.

흔히 박 정희 좋아하는 사람들은 40여 년 전에 경부 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의 대동맥이 흐르기 시작했다고 옛날을 회상하는데, 나의 경제의 대동맥은 바로 Looking for you의 리듬과 박자에 맞춰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니 나는 철도가 내 인생에 지금까지 끼친 선한 간증을 언제든지 누구에게라도 증언할 수 있다..

1부터 3까지 서로 비슷하면서도 문맥이 다른 여러 비유들을 동원하여 글을 썼다. 요컨대 어느 분야든, 즉 개인이든 국가든, 발전을 위해서는 인위적인 규제나 일방적인 퍼주기가 아니라,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시너지 효과와 선순환을 유도하는 시스템을 설계할 줄 아는 사람이 경영을 해야 함을 느낀다.

덧붙이는 말)

어떤 유명인사는 “대통령 마음껏 욕해도 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지금도 우리나라의 표현의 자유는 아주 충분하며 그 사람 역시 그 자유를 이용해, 지금까지 신변의 위협 없이 대통령 욕을 실컷 해 왔을 텐데, 도대체 또 뭐가 부족해서 겨우 그런 소박한 소원과 목표를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와 대조적으로, 투스타 출신의 유명한 모 전직 대통령의 동상과 사진 앞에서는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노인들이 아예 합장과 분향까지 하면서 “님은 우리 곁에 영원히 살아 계십니다” 이러기까지 한단다. 물론, 정치 성향이 그와 다른 젊은이들은 아주 꼴깝이라고 그런 모습을 보기를 역겨워한다.

난 똑같이 찌질하게, 반대편의 '슨상님'이나 거론하면서 네거티브로 나가지는 않겠다. 오히려 반대로 긍정적으로 진취적으로 결론을 내려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가 무슨 북한도 아니고, 그 대통령을 숭배(?)하지 않으면 체포, 구금, 고문하는 나라가 절대로 아니다. 그런데도 자발적으로 저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 그 옛날을 살았던 사람들은 북한의 무력 도발과 악행에 얼마나 이골이 나 있었고 얼마나 뼈저린 가난에 한이 사무쳐 있었을까? 난 “인간이 배가 고프면 인간성이고 이념이고 나발이고 그런 거 없다.”를 아주 굳게 지지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난 이렇게 선언한다. “대통령 마음껏 욕해도 되는 세상”을 바랄 바에야 차라리, “저 투스타보다 더 존경받고 빠돌이 빠순이가 더 많은 대통령”이 좀 나왔으면 좋겠다.

물론 성경적으로 볼 때 의로운 훌륭한 통치자가 반드시 인기가 많아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내 말은, 문제의 말단 결과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이 나라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는 지도자, 재임 중이 아니라 재임 후에 정말 진심으로 우호적인 평가가 나오는 지도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그런 지도자라면 장기 집권 내지 독재 좀 해도 된다. 그런 근본적인 문제를 어떻게 겨우 5년 단임 만에 쇼부를 볼 수 있겠는가. 사실, 지금의 1987년 헌법 자체도 20년이 넘게 장수했고 좀 업데이트 할 때가 되기도 했고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2/12/12 08:32 2012/12/1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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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릿 인자로 또 템플릿 타입을 받는 타입의 변수 선언이

A<B<C > > d;
이런 식으로 돼 있는 옛날 C++ 코드를 보니 문득 감회가 새롭다.

예전에는 템플릿 인자를 닫는 > 가 중첩될 때, 여러 >를 >>로 붙일 수가 없었다.
타입 선언인지 일반 연산인지 문맥을 고려하지 않는 전통적인 parser는, 이것을 비트 shift 연산자로 인식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오류크리.
그래서 > 사이를 강제로 띄워 줘야 했는데 이것이 보기에 그리 좋지는 않음이 자명한 노릇이었다.

일단 C++ 계보의 언어들은 문법 차원에서 변수 선언을 명시하는 토큰이 없고(파스칼의 var과 콜론, 베이직의 Dim과 as 같은), 달랑 “타입 변수명”이라는 아주 문맥 의존적인 문법만을 바탕으로 변수 선언을 컴파일러가 알아서 추론해야 하기 때문에 파싱이 까다로운 게 사실이다. 게다가 C++부터는 변수 선언은 객체 선언과 동급이 되어, 함수 몸체 내부 어디에서나 마음대로 올 수 있지 않은가.

훗날 C++ 언어가 C++11로까지 확장되면서, 언어가 명시하는 스펙 자체가 바뀌면서 >>를 붙여 써도 괜찮게 되었다.
비주얼 C++의 경우, 2003은 >>가 확실하게 인식되지 않았는데, C++11이 정식으로 제정되기 전부터 2008쯤부터 이미 >>를 지원하고 있었다.

이런 문법의 변화로 인해, 클래스 A는 type을, 클래스 B는 int를 받는 템플릿 클래스라고 했을 때

A<B<30>>1> > p;

라는 코드가 과거에는 30>>1이 15라고 계산되어 컴파일이 되었지만, 이제는 되지 않는다. >>가 템플릿 인자를 닫는다는 의미로 먼저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함수 호출 문맥에서는 ,가 콤마 연산자가 아니라 인자 구분자로 먼저 인식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바뀐 문법에서는

A<B<(30>>1)>> p;

라고, 뒤의 >를 붙일 수 있는 대신 진짜 템플릿 인자 내에서의 산술 연산은 괄호로 싸 줘야 <, > 사이의 모호성을 막을 수 있다.
사실, 템플릿 인자 안의 숫자는 어차피 컴파일 시점에서 값이 다 결정되는 것들이기 때문에, 복잡한 연산이 들어갈 일은 거의 없다. 산술 연산을 괄호로 반드시 싸야 하게 만들고 그 대신 템플릿 인자의 < >에 편의를 더 주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인 정책인 것이 사실이다.

뭐, 괄호도 해 주고 >를 띄워 주기까지 하면, 어느 구닥다리 C++ 컴파일러에서나.. 컴파일 가능한 코드를 만들 수 있긴 하지만, 미관은 제일 떨어지겠지. ㅋㅋ

그러고 보니 옛날에는 일반 함수 포인터 말고, C++ 멤버 함수 포인터를 명시할 때 그냥 이름만 써 줘도 괜찮은 수준이었는데
나중에는 반드시 &를 붙이고 scope도 명시해 줘야 하게 문법이 좀 더 엄격하게 바뀐 걸로 기억한다. 한 VC++ 2005쯤부터이다. for(int x=0; ... )에서 x의 scope만큼이나 전형적인 호환성 문제이다.

이렇듯 C++이 어제나 오늘이나 큰 뼈대는 변함없고 계속 새로운 기능이 추가만 되는 것 같아도,
이미 있던 문법도 야금야금 바뀌어 온 게 좀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2/12/10 08:30 2012/12/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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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 고속철 정차역 총정리

서울, 부산: 경부 고속철의 시종착역이다. 서울은 대부분의 시내 구간을 여전히 기존 경부선 재래선과 공유하는 반면, 부산은 2차 구간이 개통하면서 대부분의 시내 구간을 지하 부설 신선으로 지나게 되었다는 매우 큰 차이가 존재한다. 또한, 서울 방면 차량 기지는 서울 이북의 경의선 행신 역에 있으나, 부산 방면 차량 기지는 더 남쪽에 있지 않다.

대전, 동대구: 고속철의 대표적인 중간 정차역으로, 고속철 노선 중 기존 경부선 일반열차와 그대로 환승이 가능한 유이한 역이다. 앞으로 수 년 뒤면 여기에도 시내 구간을 지상 고가로 통과하는 고속선이 개통되어 고속철이 기존 경부선과 완전히 분리되고 시내 통과 시간은 더욱 단축될 예정이다.

광명: 경부 고속철의 서울 서쪽 첫 정차역이다. 승강장이 반지하인 관계로, 전국의 일반열차 철도역 중 역사 전후로 선로가 지상으로 전혀 보이지 않는 유일한 역이라는 중요한 특징이 있다. 영등포-광명 셔틀 전동차가 다니고 있다. 서울-대전-동대구-부산과 이 광명을 제외하고, 앞으로 소개되는 나머지 고속철 정차역들은 모두 승강장이 지상 고가에 있다.

천안아산, 오송: 이들은 대전-서울 사이 구간에 신설된 고속철 정차역인 동시에 일반열차 철도역과 수직으로 교차하는 역들이다(각각 장항선, 충북선). 전자는 T자형으로 다소 치우친 환승이고 두 역이 서로 이름도 다르지만, 후자는 +자형으로 꽤 정확히 포개진 형태이다. 전자는 고속철 건설 당시부터 계획되어 있었지만 후자는 PIMBY 현상으로 인해 나중에 추가된 영 좋지 않은 역이다.

김천구미: 대구-대전 사이에 존재하는 유일한 정차역으로, 오송· 울산과 더불어 고속철 2차 개통 때 추가로 건설된 역이다. 하지만 김천과 구미 어느 도시로부터도 시내에서 너무 많이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안 좋고 역세권도 안습하다.

신경주: 비록 2차 개통 때에야 추가로 개통했지만 고속철을 구상하던 시절에 애초부터 계획은 돼 있던 역이다. 고속철 선로가 가장 급격한 커브를 트는 지점에 있다. 앞으로 동해남부선이 이쪽으로 이설되어서 이 역은 기존 동해남부선-중앙선 경주 역의 역할까지 흡수하는 환승역이 될 예정이다. 고속철 역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금정 역 같은 방향별 복복선 승강장이 생긴다.

울산: 울산 시내에서 굉장히 멂에도 불구하고 이용객이 예상치를 크게 웃돈 덕분에, 2차 신설역 중에서 그래도 가장 성공하고 잘 만들었다는 평을 받는 역이다. 고속철 울산 역은 서쪽 극단에 있고, 기존 동해남부선 울산 역은 태화강 역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서 동쪽 극단에 계속 공존할 예정이다. 참고로 울산 공항도 울산의 동쪽 끝에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2/12/08 08:33 2012/12/0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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