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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이야기

이미 대문에도 올리고 몇 차례 알렸듯이, 본인은 연세 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하여 9월 1일부터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이쪽 근황에 대해서도 블로그에다 글을 남길 필요를 좀 느낀다.

※ 학교 얘기

보통 대학들은 표어(표어? 교훈?)에 라틴어나 한자 나열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데에 즐겨 등장하는 '베리타스'(진리)라는 단어는 아예 차 이름으로까지 본격 등장해서 '제네시스'와 맞장 뜨는 중이다.
하지만 성균관대나 육사 같은 곳은 성향상 표어가 응당 한자(한자어도 아니고) 형태. 설마 육사 표어가 "veni, vidi, vici"(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같은 라틴어 나부랭이이겠는가? ㅋㅋ

그런 학교들 중, 연세대는 기독교 계열 학교가 아니랄까봐, 표어로 간지나게 성경 구절을 쓰고 있다(요 8:32). 사실 성경 자체도 한때는 라틴어로 읽어야 간지 나던 시절이 있었지만, 연세대는 굳이 외국어를 쓰려면 그냥 NIV 성구로 대체하는 듯.

아울러 연세대의 상징 동물은 독수리이다.
딱히 성경적인 의미를 부여해서 독수리로 제정한 건 분명 아니라고 들었다만,
표어가 요한복음 구절이고 요한복음은 에스겔서에 나오는 네 생명체(마;사자, 막;황소, 눅;사람, 요;독수리) 중에 예수님의 신성을 의미하는 독수리와 관련이 있으니... 웬지 묘하게 연결이 잘 됨을 느낀다.
학교의 상징색은 감청색(군청색)이라고 하는데, 서울 지하철 1호선의 노선색과 일치한다. 어??

연세대와 라이벌 구도인 고려대의 상징이 크림슨색 + 호랑이인 건, 워낙 옛날부터 강렬하게 들었기 때문에, 고려대를 전혀 다니지 않고도 알고 있었다. "민족고대" ㅋㅋㅋㅋ 어디서 그런 인상을 받았는지는 의문이다. 하긴, 고려대는 아예 교표에까지 호랑이 그림이 있긴 하다.

※ 과 이야기

본인의 진학 컨셉은 완전 '짬뽕'이다. 문과와 이과 짬뽕. 이론과 실무 짬뽕..;;
계열이 정해져 있는 단과 대학원이 아니라, '언어 정보학'이라는 학과간 협동 과정을 선택했다. 잘 알다시피 국어학과 전산학 연계이다.
대학원은 자기가 공부할 걸 알아서 찾아서 연구하고 논문을 써야 하는 곳인 만큼, 학부와는 달리 학과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코스도 개설하고 있다. 학과간 협동 과정 말고 산학 협동 과정이란 것도 있다.

이공계 대학원에는 한 과 안에 각 교수들마다 자기 전문 분야에 맞게 운영하는 여러 랩(연구실)이 있다. 가령 전산학과 대학원을 예로 들어 보면 그 아래에 데이터베이스 연구실, 컴퓨터 아키텍처 연구실, 네트웍 연구실, 컴파일러 연구실, 컴퓨터그래픽 연구실 등이 있듯이 말이다.
학과간 협동 과정은 각 과들이 그렇게 특화된 연구실과 같은 위상을 지닌다. 언어 정보학, 비교 문학, 언어 병리학 등.

본인이 간 이 대학원은, 학부를 본인과 같은 경로로 거친 사람이 흔히 선택하는 진로는 아니다.
좀 의외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진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랩 생활 하는 이공계 대학원은 의도적으로 피했다.
난 논문 쓸 건 이미 다 생각해 놓고 있으며, 대학원에서 하는 공부는 그 연구 아이템에 대한 학문적인 근거와 권위를 부여하는 활동 정도로 하고 싶었다. 그래서 교수 프로젝트가 아닌 내 연구와 내 개인플레이가 main이 될 수 있는 곳을 골랐다.

나는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혼자 만들 정도의 실력을 갖춘 프로그래머치고는 솔까말 의외로 수학이나 전산학이나 전자 공학 덕후가 아니다. 내가 그런 공돌이였다면 어쩌면 철도 공학 연구하러 갔을지도 모를 일.
그렇다고 해서 촘스키 같은 골수 언어학자 기질도 아니고... 난 그냥 우리말과 한글을 컴퓨터로 처리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발전시키고 싶어서 이 길을 택했다.
논문 자격 시험도 알고리즘, 운영체제 같은 과목보다 말뭉치 분석, 형태론 같은 과목으로 응시하고 싶어서 말이지.. 그래도 여기는 논문 연구 분야에 따라서 공학 학위도 준다. ^^;;

※ 미래-_-

이공계 대학원은 맨날 랩에 출퇴근하면서 바쁜 대신에, 그래도 교수 밑에서 배우는 것도 많고 각종 기업 등 취업문도 넓은 편이다.
인문계 대학원은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하고만 싸우면 되고 널널한 대신에, 알아서 부업 뛰면서 학비 벌어야 되고, 취업문 좁고, 잘못하면 평생 보따리 장수 신세를 못 면한다....... 라고

본인은 알고 있었으나, 꼭 그렇지도 않은 듯하다.
"국내" 대학원은 이공계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들었다.
유학파와 국내파 차별이 꽤 심하며, 유학파가 아니면 교수나 대기업 채용에서 완전 국물도 없는 모양이다.

내가 가는 분야는 유학을 갈 필요가 없는 곳이긴 한데, 그만큼 취업문도 좁고 학계 분위기도 아주 폐쇄적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단과를 선택한 게 아니고 협동 과정이다 보니 위상이 어중간하고, 학계로 진출하는 길도 더 좁을지도. 뭐, 그런 고민은 2년쯤 뒤에 석사 마칠 즈음에 박사를 계속 할지, 한다면 어디서 할지를 고민하면서 같이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석박사 정도 되면, 이제 대학 간판이나 학부 평점, 토익 점수, 해외 연수, 알바 같은 스펙 나부랭이에 연연하는 수준은 넘어서야 한다. 뭘 연구해서 학위를 받았으며 논문 주제가 무엇이냐, 무슨 교수 밑에서 무슨 학파-_-를 계승했나, 학계에서 무슨 활동을 했나가 main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알려진 '오답'들은 잘 피해서 최선을 다해 이 진로를 골랐는데, 이건 또 다른 오답이 아니라 정답이었으면 좋겠다. (현재로서는 정답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나름 연세대에만 유일하게 존재하는 협동 과정인데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9/06 09:12 2010/09/0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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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잡설

서로 완전히 다른 주제의 글들의 모음인데, 분량상 귀찮아서 한데 뭉뚱그려 올린다. -_-;;

1. 한국인이 어려워하는 영어의 3대 요소

- 관사: 딴 거 필요없고.. 어떨 때 the를 붙이고 어떨 때 안 붙이나? 불특정 개념을 단수로 일컬을 때와 그냥 싸잡아 복수로 지칭할 때의 미묘한 어감 차이는? 생각만 해도 머리에 쥐 난다.
- 시제: 어떨 때 과거형을 쓰고 어떨 때 완료형을 쓰면 되겠는지가 제일 알쏭달쏭하다. 관사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는 이런 걸 거의 따지지 않으나 불행하게도 영어에서는 저게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 전치사: 한국어는 간단하게 '-에', '-에서', '-으로'로 딱 떨어지는 게 영어는 정말 헷갈린다. in, on, at 또는 by, with 같은 걸 잘 분간해서 쓰는 사람이라면 영어 걱정 확실하게 놓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미국인은 wear 하나로 끝나는 동사를 끼다, 입다, 쓰다.. 이런 걸 어려워하려나?

2. 스마트폰

스마트폰은 일단 손가락 터치를 주 입력 장치로 사용하는데, 단순 마우스 포인터와는 달리 잘 알다시피 멀티터치가 지원된다. 즉, 둘 이상의 손가락을 동시에 대서 움직인 것을 인식한다는 뜻이다.
덕분에 타자의 경우 동시치기가 실현 가능하겠다. 그리고 악기를 흉내 내는 앱을 스마트폰으로 만들 수 있다. 피아노 건반도 있고 손으로 조작하는 어지간한 현악기나 타악기도 구현 가능하다.

윈도우 7에서는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모니터로부터 그런 동작을 인식하는 메시지와 API가 추가되었다. 이건 문자 입력에도 직접적으로 적용 가능한 기술인데, 본인은 아직 그걸 접해 보지 못했다. 윈도우 7은 당장 그림판부터가 멀티터치를 지원하기 때문에 여러 손가락으로 색칠을 동시에 하면 그렇게 그려진다. 무척 신기했다.

설마 태블릿처럼 압력까지 인식 가능하려나? 그러면 악기 앱의 경우 소리의 강약도 변화를 줄 수 있고 그래픽 앱이라면 색깔의 강도도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상당히 응용 가능성이 많으며, 기존의 마우스 부류의 입력 장치와는 또 차원이 다른 HCI(인간과 기계 사이의 의사소통)의 통로를 제공할 것 같다.
물론 hovering이 안 되고 누른 것만 인식된다는 특성상, 기존 포인팅 장비를 완전히 대체하고 흡수할 것 같지는 않지만.

스마트폰녀 동영상을 보고 생각나서 끄적인 뻘글이다. -_-;; 어쩜 얼굴도 예쁘고 노래도 잘 부르고.. 부럽네. ^^;;; 하지만 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냥 노트북만 끼고 사는 걸로 충분하다.

3. 고인드립

고인+애드립의 준말인 인터넷 유행어로, 죽은 사람을 쓸데없이 들먹이면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그냥 감성에 호소하는 오류를 조장하는 걸 일컫는 개념이다. 현 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에서 김 첨지는 오타쿠일 뿐만 아니라 조삼모사 패러디도 구사하고, 술집에서는 친구들에게 아내 '고인드립'까지 쳤는데 이 정도면 그는 21세기 인터넷 유행에 대해 상당한 식견이 있었던 것 같다. ^^;;
그러고 보니 개그 만화 일화 서유기 편의 삼장법사도 저팔계 고인드립을 친다. “뜻있게 죽은 동료로서 저팔계가 마지막 날 한 말을 생각해 보세요.” ㅋㅋㅋㅋ

요즘 도철에서는 신당 역에서 곤충 생태 학습 체험 전시관을 연 모양이던데, “올여름, 곤충 박사가 되어 보세요!”라는 광고 문구를 보니, 개그 만화 3기 2화의 변태 고추잠자리 박사가 딱 생각나더이다. 나 개그 만화 너무 많이 본 듯.. ^^;;

Posted by 사무엘

2010/08/06 09:05 2010/08/0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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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특집 -- 버스 괴담

※ 버스에서 안 내려서 살아난 경우

-- 여고생 봉고차 납치 괴담 (출처: 한국어 위키백과)

어느 여고생이 버스에 타고 있었다. 도중에 탄 어떤 할머니가 그 여고생이 앉은 자리 앞에 와서 서 있었다. 친절한 여고생이 할머니 앉으시라고 자리를 양보하려 하자, 할머니는 몇 번이나 괜찮다면서 사양한다. 거듭된 권유에도 괜찮다는 반응에 여고생은 머쓱해 하다가 자리에 그냥 앉아 있었다.

몇 정거장이 지나고 한참 있다가 갑자기 그 할머니가 여고생에게 노인이 바로 앞에 있는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이 앉아 있다는 둥, 버르장머리 없는 년이라는 둥, 돌연 막말을 퍼부어 대며, 여고생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주위 승객들이 모두 쳐다보기 시작하고 여고생이 어찌할바를 모르다가, "할머니 제가 아까 앉으시라고 말씀드렸잖아요"라고 해도 막무가내로 욕을 한다. 그 할머니가 버스에서 내리면서 "너 따라와 이년아" 라고 말하면서 여고생에게 버스에서 내릴 것을 종용했다. 억울함을 느낀 여고생이 시비를 가리려 버스에서 내리려고 하자, 잠자코 있던 버스 기사가 조용히 뒷문을 닫으면서 "학생, 가지 말고 그냥 있어"라고 말한다.

버스 기사의 백밀러에는 아까부터 따라오던 봉고차가 대기하고 있고, 그 할머니는 버스에서 내려서 그 봉고차 안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ㅎㄷㄷㄷㄷ;;

※ 버스에서 내려서 살아난 경우

-- 본인의 기억을 바탕으로 재구성. 설정이 앞의 괴담보다는 좀 현실성이 떨어진다. 치안이 불안정하고 사람들도 이기적-_-인 중국 대륙 같은 곳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이다.

첩첩산중 오지를 운행하는 시골 버스를 한 젊은 여성 기사가 운전하고 있었다(위험하게도). 시간도 밤이었던 듯? 그런데 치한들이 탑승하여 운전사를 희롱하기 시작했다. 다른 승객도 적은 편은 아니었으나, 못 본 척 아무도 운전사 아가씨를 도와주지 않았다. 이 광경을 보다못한 어느 중년 신사가 혼자 나서서 치한들을 저지하려 나섰지만 주변에 거드는 사람이 없었고, 그는 한주먹에 나가떨어졌다.
그러니 승객들은 더욱 겁을 먹었으며, 치한들은 더욱 대담해져서 아예 차를 세우고 운전사를 끌고 나가 밖에서 그녀를 욕보이고 말았다. 흠좀무..;; 도대체 그 동안 다른 승객들은 뭘 하고 있었던 거야?

잠시 후 치한과 운전사는 다시 차에 올라탔는데.. 운전사는 갑자기 다른 승객도 아니고 아까 그 중년 신사를 가리키며 차에서 내리라고 말했다. 당신 같은 무능한 남자는 버스에 탈 자격이 없다고 모욕까지 주면서 말이다. 영문을 모르는 중년 신사는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주변 승객들은 그저 ㅋㄷㅋㄷ거릴 뿐이었고, 아예 신사의 짐까지 창밖으로 던지면서 그를 차에서 강제로 쫓아내 버렸다. 버스는 다시 출발.

그 뒤의 스토리는 뻔하다.
그 여성 운전사는 자기를 구해 주려 한 중년 신사를 내려 보낸 후, 이를 악물고 악셀을 밟아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버스채로 절벽으로 추락해 버렸다. 나쁜 치한과 더 나쁜 승객들을 포함한 전원 사망.
중년 신사는 이 사고 소식을 며칠 후 신문으로 접하고는 슬피 울었다고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0/07/20 08:50 2010/07/2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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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잡설

1. 오늘날 철도가 도로 교통에 비해 본질적으로 우월한 점은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 만약 버스도 철도처럼 자신만의 전용 도로를 확보하고 완벽한 정시성을 갖춘다면 철도가 도로 교통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게 될까?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다 보면, 결국 21세기에 장거리 간선 교통수단으로서 철도가 차별화를 이루고 살 길이란 오로지 고속철(동력원은 전기)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버스가 전용 도로 등 다른 건 다 따라하더라도, 육안과 핸들로 조향하는 육상 교통수단이 시속 300으로 달릴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2.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스마트폰(과 그와 같은 부류의 초소형 컴퓨터 기기)은 걸어 다니면서 문자 입력이 가능하다는 게 큰 장점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그리고 긋는 것처럼 지속적으로 정확한 행동이 필요한 게 아니라, 특정 버튼 지점을 꾹 누르는 ‘순간’에 입력이 성립한다. 그렇기 때문에 배나 자동차 내부처럼 주변이 막 흔들리는 곳에서도 글자 입력을 정확하게 할 수 있으며, 이런 엄청난 장점은 심지어 기계식 타자기도 갖고 있다.
그러나 노트북과 타자기는 길거리에서 걸어 다니면서 쓸 수 있을 정도로 작지는 않으므로 앞의 문맥에서는 스마트폰만이 조건을 만족하는 셈. 비록 컴퓨터 키보드보다는 버튼 수가 적고 입력 속도가 훨씬 더 느리지만, 나름 요긴한 점이 있다.

3. 앞바퀴와 뒷바퀴의 크기가 완전히 같아지는 트럭은 2.5톤 규모부터인가? 평소에 눈썰미 있게 보지는 않았는데 갑자기 궁금하다. 소형인 1톤 트럭은 당연히 앞바퀴가 뒷바퀴보다 훨씬 더 크다. 언제부터 크기가 같아지는지... 아시는 분은 답변 부탁.
우리나라는 그러고 보니 엔진룸이 운전석 앞에 있는 트럭이 없다. 미국에서는 아주 쉽게 볼 수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승용차급 크기인 400~700kg급 픽업도 옛날에는 포니 개조 차량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수요가 없어서 그런지 사라진 지 오래. 피아노 한 대 정도 싣는 용도로는 딱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4. 살인· 강간처럼 사람을 물리적으로 해치는 흉악 범죄도 아니고, 그렇다고 국가 이념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적· 반역 행위도 아닌데 굉장히 무겁게 처벌하는 범죄가 있다. 바로 위조지폐이다. 위조지폐는 특정 범죄 가중 처벌법이 적용되어 사형, 무기 혹은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으며, 이는 살인과 동일한 형량이다! 장난 전화만큼이나 장난으로라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짓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위조지폐는 한 나라의 경제 질서를 근본적으로 어지럽히는 매우 중대한 범죄이다. 그리고 이거 잡아내는 기술도 굉장히 발달해 있기 때문에, 어지간해서 바로 잡힌다.
한국에서는 서 태석 씨가 세계적으로도 알아주는 위폐 감별사로 유명하다. 마치 과거 철도청 시절 열차 시각표 작성의 달인 김 영근 씨처럼, 학벌 없이 장인 정신과 근성만으로 자기 분야의 프로가 된 존경스러운 분이다.

5.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민간인용 지도에 표기가 일부러 금지되어 있는 아이템은 청와대, 발전소, 군부대, 교도소 말고 더 있나? 청와대야 뭐 전국에서 유일한 장소이고 워낙 유명하다 보니 위치를 모르는 사람이야 없지만, 가끔은 이런 비밀스러운 조직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고 거기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업무 분위기는 어떨까 궁금해진다. 나라에서 보유하고 있는 금, 외화, 석유 같은 것도 관리하는 비밀 장소가 따로 있을 것이다.
수능 출제가 이뤄지는 장소, 대학에서 학생들의 학적 정보가 저장된 서버가 있는 위치,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특실 두 칸은 국가 귀빈용으로 따로 떼어 놓았다는 KTX 모 편성, 그리고 국가 정보원 직원(자기네들끼리 자기 소속을 회사라고 은어로 일컬음)의 생활 같은 것 말이다. ^^

6. 우리 교회에는 생선을 정말 충격과 공포스럽게 드시는 분이 계신다. 생선을 한번 들면, 머리부터 시작해서 꼬리지느러미까지 순서대로 입안으로 들어가는데, 머리와 내장, 등뼈까지 다 먹어 치워서 폐기물이 “하나도 안 남는다고 한다.” 세상에!
하긴, 인간의 위는 생선뼈 정도는 다 소화해 낼 정도로 굉장히 튼튼하다고 한다. 오히려 너무 맵고 짠 음식에 약하다고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 딱딱하고 날카롭고 목에 걸리기 쉬운 뼈를 어떻게 다 먹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7/16 09:05 2010/07/1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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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 지식과 실무 지식

일반적으로 대학교 전산과는 무슨 비주얼 C++ IDE 사용법이나 C/C++ 문법 같은 걸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그 정도로 특정 플랫폼에 종속적인 툴이라든가 테크닉은 학생이 알아서 익히는 걸로 간주하며, 학교에서 따로 가르치지도 않는다. 그런 걸 전문으로 가르치는 곳이라면 아주 실무 위주 교육의 IT 학원에 더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 반면 대학교 전산과에서 가르치는 건 오늘날 디지털 컴퓨터의 이론적 기반이 되는 배경 지식이다. 튜링 기계, 시간 복잡도, 형식 언어, 오토마타, 유한 상태 기계, 계산 이론 같은 것들. 오늘날 무수한 IT 노동자들이 생업의 수단으로 삼는 툴과 테크닉들을, 처음에 만든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그런 걸 만들었을지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배운다. 아주 고차원적인 방향으로 머리를 단련하는 것이다.

비슷한 논리를 국문과에다가도 적용해 보자.
본인은 국문학 전공자라고 해서 표준어/맞춤법을 다 꿰뚫고 있다거나 우리말의 달인일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알맞은’과 ‘알맞는’ 중 무엇이 맞는지, ‘내일’을 나타내는 순우리말이 있는지, 어떨 때 ‘잘못’을 쓰고 어떨 때 ‘잘 못’을 쓰는지, ㅐ와 ㅔ의 발음 차이가 뭔지 같은 것들은.. 물론 국문학 전공자라면 응당 알아야 하는 내용이지만 대학교의 국문과가 저런 단편적인 지식만--전산과로 치면 프로그래밍 언어 스킬-- 주입하는 곳은 결코 아닐 거라는 게 본인의 생각이다.

저런 건, 저런 쪽으로 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련 서적 한두 권만 사서 공부해서 쉽게 익힐 수 있는 내용이다. 대학에서는 그런 지엽적인 게 아니라 더 어려운 걸 가르칠 것이다. 국어학 분야로 한정짓자면 한국어가 세계 각국의 언어들과 비교해서 무엇이 특이한지, 이 단어의 품사가 무엇이고 형태소 분석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중세 국어는 현대 국어와 무엇이 달랐는지 같은 것들.. 그러고 보니 국문과는 뭔가 언어학 계열 아니면 문예 창작 계열로 나뉘는 듯.

영문학을 전공하고도 미국인과 free talking을 못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전산학을 전공하고도 컴퓨터 조립을 못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렇듯, 어느 분야를 가도 실무 지식과 이론 지식은 뭔가 살짝 괴리가 있는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아는 국문과 출신의 지인 중에는, 학창 시절에 수능 언어 영역 110점을 어렵지 않게 넘기는 친구도 있었고(아버지가 소설가라고 한다!), 일반인은 400~600점대밖에 안 나온다는 KBS 한국어 능력 시험에서 무려 800점을 넘긴 친구도 있었다. 물론 둘 다 여자. 차라리 텝스를 800 넘으라면 공부 좀 해서 넘겠는데, 저 시험은 내 능력으로는 불가능이다. 한 번 응시한 적이 있기 때문에 시험 수준을 안다. -_-;;;
문과 머리와 이과 머리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꼈다.

* * * * * * * * * *
저는 학부를 졸업한 지 거의 5년만에 풀타임 직장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올가을부터 학생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대학원에 합격했거든요. (연세 대학교 언어 정보학 협동 과정)
블로그 말고 제 홈페이지 대문이나 방명록을 보신 분이라면 이미 눈치 챘을 겁니다.
윗글에서 언급한 딱 국어학 + 전산학을 결부 지은 협동 과정이지요.

Posted by 사무엘

2010/06/19 13:35 2010/06/1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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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드라이브 & 선거

※ 운전

한 주의 중간인 수요일을 공휴일로 하루 제끼니까 시간이 확실히 더욱 잘 간다. 징검다리 연휴나 주중 연휴라고 해도 주말과 붙은 연휴 못지않게 유용하다. 왜냐하면 연휴는 언제 있든 연휴이기 때문이다.
날씨도 좋고 또 주중 공휴일도 찾아오니(지방 선거. 올해는 이제 추석까지는 주중에 빨간 날 없다. -_-), 별안간 운전대를 잡고 싶은 생각이 미치도록 들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안 계신 틈을 타 새벽에 몰래 차키를 빼들고 나가서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1시간 남짓 혼자 나들이를 아무 사고 없이 마치고 돌아와 주차까지 감쪽같이 해냈다. 7년 전에 면허를 딴 이래로, 코치하는 동승자 없이 단독 운전을 하고 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핸들을 잡고 있으니 정말 절대 권력자가 된 기분이었다. 이건 본인이 아무리 대중교통인 철도를 좋아한다 해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시간과 장소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곳으로 마음대로 너무나 손쉽게 이동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자동차 운행에는 기름값· 유지비를 비롯해 대중교통과는 비교가 안 되게 비싼 대가가 따르며 사고라도 났다간 정말 X되는 법. 자차를 몰고 다니면 자유도 무지막지 커지는 만큼 책임도 덩달아 졸라 커진다.

문명의 이기는 맨손과 맨발밖에 없을 때보다 사람의 능력을 월등히 더 끌어올리고 특히 얼굴과 얼굴을 직접 물리적으로 맞대지 않고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걸 가능하게 해 준다. 그런 만큼, 문명의 이기는 사람 사이의 예절과 도덕에 대해서도 새로운 기준을 만들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 같다.
키보드 앞에서, 송수화기 들었을 때, 그리고 핸들 잡고 있을 때 말이다.

그나저나 차 몰면서 압권인 것은 음악. 나만의 공간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이어폰이 아닌 고성능 스피커로 들을 수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좋아하는 mp3를 듬뿍 담은 USB 메모리를 꽂기만 하면 된다. 컴퓨터로만 mp3 들을 때와는 사뭇 다른 기분.
자동차 안에서 Looking for you 실컷 들었다. 심지어 녹음해 놓은 지하철 전동차 구동음까지 틀어서 듣고 싶었지만, 일단 오늘은 참았다. 우렁찬 전동차 가속 구동음에 맞춰서 나도 모르게 액셀러레이터 밟다가 사고 날까봐. O<-<

※ 파란 나라

선거 하니까 생각나는 얘기.
지난 2006년 지방 선거 때를 기억하는가?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극에 달해 있던지라 그때도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투표상으로 완전 캐관광 떡실신을 당하고 한나라당에 몰표가 갔었다. 한나라당은 예나 지금이나 친외세 수구꼴통이라고 욕 얻어먹어 왔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본인이 보기엔 여당이든 야당이든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맨날 정치 보복과 정권 심판만 있을 뿐, 그 대안도 비리비리하고 시원찮기는 마찬가지.

그래도 그렇게 투표를 통한 정권 회전이라도 시켜 줘야 한다. 그래야 나쁘던 시국을 더 좋게는 못 만들지언정 최소한 '더 나빠지는' 건 막을 수 있다. 아무리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도 정말로 투표는 꼭 하도록 하자. 그거 하라고 나라에서 무려 하루 전체를 떼어서 임시 공휴일을 만들어 준 거다. 고인 물은 반드시 썩는 법이다.

한나라당을 일명 '파란 나라'라고 하는 모양이다. 유치원 내지 초딩 시절, 운동회를 앞두고 맨날 이 노래에 맞춰 뭔 율동 연습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노래를 들어 보면, 본인 기억으로 '파란'이 절대 아니었다. 그게 '파란'이었다는 건, 가사를 글자로 직접 보고서야 한참 뒤에 알게 됐다. ㄲㄲㄲㄲ

그럼 본인이 들은 몬데그린은?
'강당나라를 보았니' 아니면
'황당나라를 보았니' ㅎㄷㄷㄷㄷ;;
어쨌든 첫째 음절에 유성음 받침은 확실하게 들어가 있었다. 한나라당이어서 황당나라인 걸까? ^^;;;;

Posted by 사무엘

2010/06/04 08:29 2010/06/0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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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잡설

1.
서동탄 역의 개통를 계기로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 메트로 차 내부의 노선도가 크게 바뀐 것 같다.
그렇다. 1호선 S차 특유의 그 전구 인터페이스가 없어졌다. 지금까지 다닌 역과 지금 지나고 있는 구간이 전구 불빛으로 표시되는 노선도 말이다. 역 개통 이후로 그걸 지금까지 한 번도 못 봤다.

예전에 수원까지만 가던 열차가 그대로 병점으로 연장된 것과는 달리, 병점 행 열차는 대부분이 서동탄 행으로 연장되기는 했으나 다 그렇게 된 건 아니라고 들었다. 잘 알다시피 서동탄 역은 차량 기지 내부에 있는 역이다. 기지에서 바로 회차만 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운행을 마치고서 쉬고 정비를 받으러 들어가는 열차는 병점에서 승객들을 다 하차시킨다. 마치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가뭄에 콩 나듯이 평상시에 등장하는 신도림/성수 행 열차 같은 비율이 아닌가 생각된다.

2.
지난번에 나의 실수로 인해 바이러스 크리를 먹은 회사 컴 말이다.
레지스트리와 프로세스 관리자 등 기본적인 응급 처치를 하고 이제 겉보기로는 딱히 이상 증세가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컴에다가 플래시 메모리를 꽂으면 거기 루트에 autorun.inf, 그리고 휴지통 디렉터리 아래에 Redmond.exe 등 이상한 파일이 묻어 나오기 시작한다.. 젠장, 바이러스가 여전히 완전히 소탕되지 않았고 흔적이 남아 있다.

그러면 이제 이놈의 바이러스 코드는 어떤 형태로 들어있는 것일까? svchost.exe가 로드해 있는 서비스들?
혹은 다른 미지의 EXE?? 훅킹을 통해 침투된 DLL?
그리고 어떻게 퇴치해야 하나? =_=;; 시스템 복원을 하면 될까? 운영체제 재설치라도 해야 하나? 흠 잘 모르겠다.

3.
구글이 근래에 IE6 장례식 캠페인을 한 데 이어, IE를 만든 MS에서조차도 이제 “IE6은 유통기한이 9년 경과한 우유--물론 이 말은 좀 과장과 어폐, 비약이 있지만--와 같으니 제발 쓰지 말라”고 적극 권고하는 중이다.

웹 표준이 지금처럼 성숙하고 발달하기 전에 편법을 써서라도 웹페이지 상에다 동영상과 MP3 재생을 꼭 하고 싶었고, 128비트 암호화와 인터넷 뱅킹을 하고 싶어서 도입한 게 ActiveX였다.
마치 오픈타입 표준 기술이 도입되기 전에 당장 편법으로라도 옛한글 처리를 하고 싶어서 한양PUA 같은 걸 만들었듯이 말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나은 표준이 제정된 뒤부터는 예전 것은 완전 애물단지가 된 셈.
예전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때가 되면 예전 것을 청산을 잘 해야 하는데, 세상은 게으르고 나쁜 쪽으로 보수적으로 빠지는 경향이 있으니 그게 문제이다. PC방, 관공소 등엔 아직도 IE6 천지다. ^^;;
비주얼 C++ 6, 그리고 IE6은 버전이 6인 MS 제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너무 오랫동안 쓰이고 있는 구닥다리 퇴출 대상이 되었다는 공통점 또한 존재한다.

어쩌면 완성형 코드라든가, 윈도우 95의 어정쩡한 설계 철학, 그리고 심지어 우리나라 친일파 청산 문제도 이런 맥락으로 봐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거의 한 세대 기간에 가까운 35년씩이나 일제의 점령을 받고 있던 민족이, 현실적으로 일본 경찰· 군 간부 출신을 이용 안 하고서 어떻게 북한 공산당이나 간첩들과 맞서 나라 치안을 유지할 수 있었겠는가? =_=;;)

4.
옛날에 한창 반미 감정이 최고조이던 시절에 어느 운동권 출신의 음악가(왕년에 무려.. 국가보안법 사범이다)가 f***ing USA라는 민중가요(?)를 작곡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걸 개사를 좀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숏트랙 경기를 보았나 깡패의 나라 f***ing USA 아직도 미국이 아름다운/정의로운 나라인가" 대신에
"천안함 사건을 보았나 양아치 나라 f***ing 북한 아직도 그들이 동족으로 보이는가 우리는 왜 할 말도 못 하는가 얼마나 더 당해야 정신을 차릴 건가" 라고 말이다.

"북한이 선하다고 믿어 주고 한없이 퍼 주기만 하면 언젠가는 개과천선 할 것이다.." 도대체 저런 말을 처음에 어떤 작자가 퍼뜨렸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김 대중 시절에 교전 수칙 저 따위로 만들었던 놈은.. 정말 쳐죽여야 하지 않는지? 여기에 대해서 아무도 의분하지 않으면서 지 만원, 조 갑제 같은 사람들만 수꼴이라고 욕하는 현 시국은 아무리 봐도 제정신이 아니다.

그런데.. 현 정권은 평소에 북한에 대해서 지금처럼 단호하게 나가던 성향이 절대 아니었는데, 갑자기 저렇게 대응을 하는 걸 보면, 선거를 의식해서 저러는 거라는 의혹도 부정하기는 힘들 것 같다. =_=;;;;

Posted by 사무엘

2010/05/22 09:13 2010/05/2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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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에 걸리다

어느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를 사칭하면서 누가 당신을 찜해서 무슨 파일을 보냈다는 식의 메일이 내 회사 이메일로 도착했다.
이런 메일은 100% 스팸이나 바이러스나 기타 등등 불순한 메일... 즉 보내는 사람이 내가 누군지 모르고 보낸 메일이다.

내가 제정신으로 있으면서 이런 첨부 파일을 열 리는 절대 없었겠지만, 일단 압축을 풀거나 JPG 그림 파일을 보는 것만으로 바이러스가 전달될 리는 없다고 여겼기 때문에 파일을 열어 봤다.

그리고 내가 방심했던 게... 요즘 특히 msn 계정으로는 할 일 없는 녀석들이 아무에게나 저런 메시지를 워낙 많이 보내기 때문에, 저건 꼭 기계가 퍼뜨리는 바이러스는 아닐 수도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왜, 네이버나 싸이에 가 보면 내 아이디를 어떻게 귀신같이 찾았는지 무슨 카페로 초대하는 메일이나 쪽지가 많이 도착하지 않는가? 그런 것처럼 말이다.

그랬는데.... 감쪽같이 속았다.
압축되어 있던 파일은 헥사 에디터로 들여다보니 실행 파일이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이름은,
document.jpg (공백 잔뜩) .exe 였다! 오른쪽 부분을 내가 못 본 것이다.
이런 망할...;; 기분 확 잡치는 순간이었다.

작업 관리자를 열어서 즉시 저 프로세스를 죽였다.
이미 내 계정 모처에다가 운영체제 시스템 프로세스를 사칭한 lsass.exe가 만들어지고 돌아가고 있는지라, 그것도 프로세스를 죽이고 파일을 지웠다.
레지스트리 편집기를 열어 보니 역시 저 가짜 lsass를 실행하는 엔트리가 만들어져 있어서 그것도 삭제. 본인은 저 ‘시작 프로그램’ 레지스트리 목록은 즐겨찾기에다 등록해 놓고 수시로 검사한다.

그러고 나서 ‘시스템 정보’를 띄워서 로드된 모듈을 exe뿐만 아니라 dll 단위로 정밀 검사하고, ‘제어판 관리 도구-서비스’로 들어가서 이상한 놈이 생기지는 않았는지도 검사.
이상이 없는 걸 확인하고 재부팅 후에도 다행히 특이 사항이 발견되지는 않고 있으나, 요즘 바이러스들이 얼마나 끈질긴 놈인지를 익히 알기 때문에 여전히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인터넷으로 최초로 받은 실행 파일이나 심지어 chm 파일은 클릭해도 정말로 열(실행할) 거냐고 운영체제가 원래 묻지 않던가?
어쨌든 여러 모로 방심하다가 큰 낭패를 당할 뻔 했다.

여담이지만 윈도우 비스타에서부터 추가된 사용자 계정 컨트롤은, 일단 바이러스가 취할 만한 동작은 다 무조건 사용자의 허가와 관리자 암호 입력을 받은 뒤에만 행하기 때문에 컴퓨터를 굉장히 안전하게 만들어 준다는 건 명백하겠다. 하지만 평소에 컴퓨터 다루기가 불편해도 너무 불편해지니까 끄고 지낸다. -_-;;

지금까지 스팸 메일 한 통 온 적 없던 내 회사 메일로 어떻게 해서 이런 바이러스가 묻은 메일이 오게 됐을까? 같이 이런 메일을 받은 직장 동료도 있는 걸 보아하니 거래하는 회사에 등록되어 있는 주소록을 토대로 바이러스가 쫙 전파된 것 같다. 어쩌면 내가 바이러스 메일을 열어 버린 동안 내 컴퓨터를 통해서 또 바이러스 메일이 전파되었을지도 모르고.

컴퓨터로 뭔가 생산적인 일만 해도 우리나라 IT 개발자들은 격무와 야근에 시달리는 중인데, 정말 더럽게 할 일 없어서 이런 거나 만들어 퍼뜨리는 국내외의 바이러스 제작자들은... 제발 정신 차리고, 해충 같은 짓 하지 말고 세상에 좀 도움이 되는 일이나 했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0/05/17 08:58 2010/05/1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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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잡설

1. 요즘은 회사나 학교도 아니고 내가 사는 집안의 무선 인터넷이, 10년 전 학교의 고정 IP 유선 인터넷보다 더 빠르다.
그때는 1초에 1MB가 넘는 속도로 파일이 네트워크로 전송되는 걸 보고 ‘세상에!’ 하면서 깜짝 놀랐었는데 이제는 무선 인터넷으로 FTP 파일 전송이 초당 3~5MB씩인 것도 본다. 유선은 당연히 10MB급 이상이 된 지 오래이고...;;;

대학교 때 처음으로 무선 인터넷이란 걸 봤다. 불안정하고 자주 끊어지고 전송 속도도 300~500KB대로 지금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그랬으나 지금 무선 인터넷 인프라의 수준은? ㄲㄲ 격세지감이다.
본인의 초대 노트북은 모뎀만 있지 랜 카드라는 게 전혀 없었고, 2기 노트북은 유선 랜만 있어서 무선 랜 카드는 따로 달아야 했다. 3기 노트북부터는 유선· 무선 랜을 모두 구비해 있고 무선 인터넷은 이제 노트북의 필수 요소가 돼 있다.

물론 유선도 개선이 이루어져, 2004년 7월 22일부터는 그 전까지 연구실만 100Mbps(바이트가 아니라 bit)이던 네트워크 속도가 드디어 기숙사 전체까지 10Mbps에서 100Mbps로 승격됐다. 정확한 날짜가 적혀 있는 일기 짱.
하긴, 내가 딱 졸업한 뒤부터 대전에 지하철도 생기고, 학교는 기숙사 방에 에어컨도 장착되고, 재수강비가 폭등하고.. 좋든 싫든 변화가 엄청 많이 생기긴 했다.

2. 파워포인트를 잘 다루는 사람의 슬라이드를 보면, 이미 있는 디자인 템플릿을 쓴 게 아니라 정말 참신한 디자인에다가 플래시를 방불케 하는 현란한 애니메이션까지 보는 사람을 정말 놀라게 만든다.
본인이야 MS 오피스 제품은 10년도 더 전부터, 거의 97 시절부터 써 왔으며, 사실 그런 제품을 다루는 스킬은 프로그래머나 전산학 전공자에게는 자기 소개서에 쓸 거리조차 못 되는 기본적인 스킬이다.

그런데 기본 스킬이라고 해서 만만하게만 봐서는 큰코다치겠다. 제아무리 2007 버전부터 각종 현란한 이펙트가 추가되었다 하더라도, 이미 다 만들어져 있는 디자인 템플릿과 진짜 프로가 만든 나만의 디자인은 차이가 나는 법. 주변에도 정말 멋진 문서, 멋진 프레젠테이션을 적지않게 봤다.
본인도 10년 전부터 이런 제품을 썼다고 하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해당 제품에 대한 활용도나 이해도는 별 차이가 없다. 워드/파워포인트 실무 책도 만만하게만 보지 말고 고급 기능을 위주로 공부할 필요도 좀 있지 않나 싶다. 또한 단순 디자인 테크닉뿐만 아니라 매크로 언어 같은 것도 말이다.

참고로 육군 훈련소에 있을 때 각종 시청각 CBT 교육 자료들은 파워포인트로 만들 법도 한데 그건 진짜로 플래시로 만들어져 있었다. 뭘 근거로 플래시라고 판단했는지는 지금 기억이 안 나지만, 어쨌든 플래시였다.

3. 배불뚝이 뽀글이 아저씨의 근황이 최근 심심찮게 매스컴을 탔다.
어디서 들었는지 출처는 지금 기억이 안 나지만, 저 사람은 테러를 두려워하는 것도 있어서 외국으로 나갈 때 비행기보다는 안전한 철도를 극단적으로 더 선호한다고 한다. 그래서 맨날 열차를 탄다.

북한의 수도인 평양에도 지하철이 있다. 그것도 서울 지하철보다 1년 남짓 더 일찍 개통했다. 부산 3호선 만덕 역보다도 훨씬 더 깊다.
외국인들 관광 용도로 역 내부는 아주 으리으리한 궁전처럼 꾸며져 있지만, 에너지가 부족해서 전동차라든가 에스컬레이터 가동을 잘 못 하고 있다.

지하철 건설 과정에서 두만강 밑으로 하저 터널을 지으려 한 적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실패했고 사고로 여러 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한다. 땅굴 파는 데 이골이 나 있을 친구들일 텐데 뜻밖이다.

정말로 어떤 통치 이념으로 나라가 세워졌느냐에 따라 이 좁은 땅덩어리의 남북이 어떻게 극단적으로 달라졌는지를 실감할 필요가 있다. 남한은 일단 민주주의에 대통령제인 건 둘째치고라도 세계 각국과 정상적으로 교류를 한다. 국민이 외국 여행을 아무 거리낌 없이 가며, 대통령이 지금 무슨 스케줄을 수행 중인지, 나라가 올림픽· 월드컵도 개최하고 각종 통계나 사건도 외국에다 아무 통제 없이 알리고 지낸다.
그 반면 저쪽은? 한 나라 지도자의 행적도 오리무중이요, 무슨 미사일이나 발사체를 쏜 것도 외국이 다 추측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일기예보를 할 때 북한 쪽 자료는 일본으로부터 얻어 와서 활용한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천안함 격침이 북한 소행이라면 이건 정말... 보복 전쟁이라도 불사해야 하지 않나 싶다. 아무리 우리가 반쪽만으론 작고 살기 어려워도, 역대 독재자들이 아무리 안보를 빌미로 나쁜 짓 많이 했어도, 저런 막돼먹은 깡패 집단과는 통일 나부랭이 따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지금까지 오로지 ‘우리 민족끼리, 북한에다 오로지 사랑으로 퍼 주자’ 하면서 미국 욕만 하느라 정신없던 친구들은 요즘 정말 닥치고 버로우 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미군 장갑차 압사 사건은 아직까지도 우려먹는 진영이 있는 반면, 제2 연평해전은 왜 이리도 쉽게 잊어버리는가?
(하지만 현시창. 내가 보기엔, 아마 어디 소행인지 못 밝혀내고 그냥 미제 사건으로 마무리될 것 같은 분위기이다. -_-)

4. 본인은 충분히 피곤하고 잠이 쏟아지는 상태라면 주변이 어지간히 시끄러워도 잠이 잘 드는 편이다. 키보드 소리, 컴퓨터 팬 소리, 자동차 엔진음 등. 사실 전동차 구동음이라든가 비행기 소리(이륙할 때만)를 이렇게 좋아하는 걸 보면 난 태생적으로 기계음과 친숙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음악 소리나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소리는 조금만 들려도 거기에 신경이 확 쏠려 버려서 잠을 절대 못 잔다. 피곤해 죽겠는데 잠들질 못하면 그건 고문..;; 아무 의미가 없는 소음은 괜찮은데 저런 음향에는 민감하다는 뜻이다.
사실은, 주변이 너무 조용해도 딴생각이 자꾸 생겨나서 잠에 금방 못 드니, 숙면과 주변 소리와의 관계는 참 미묘한 것 같다.

아, 그러고 보니 코 고는 소리도 나를 잠 못 들게 만드는 소음 중 하나. 훈련소에 갔을 때 가장 유용했던 물건은 손목시계보다도 싸제 귀마개였다. 귀마개가 없었으면 내무실에서 밤에 잠드는 데 정말 애로사항이 꽃폈을 것이고, 잠을 충분히 제대로 못 자면 다음날의 훈련의 괴로움도 더욱 커졌을 것이다. 물론 귀마개는 사격 훈련 때도 요긴하게 썼지만 말이다.

울 아버지는 누워서 TV를 보다가 곧잘 주무시는 편이다. 사람 말소리와 음악으로 온통 가득한 게 TV인데, 나의 잠버릇대로라면 저건 정말 있을 수가 없는 행동 패턴이다.

음냐.. 네 개의 글감이 서로 완전히 다른 분야와 주제의 글이 돼 버렸는데..
귀찮아서 일단 잡담 카테고리에다 한데 올린다.
네 글 중 아무 분야에나 공감되는 주제가 있다면 댓글 얼마든지 환영.

Posted by 사무엘

2010/05/08 08:18 2010/05/08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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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 갔다 온 지 3주년

그러고 보니 논산 갔다 온 지 벌써 곧 3년이 돼 가는구나. 뭐, 4주짜리 병영 캠프이긴 했지만.
군 복무 기간이 3년이었다면 그때 들어가서 이제야 제대... 정말 ㅎㄷㄷㄷㄷㄷ
그래도 한창 봄이고 날씨가 막 더워지기 직전에.. 나름 좋은 타이밍에 고생 덜 하고 잘 갔다 왔다.

내가 간 때는 마침 “상호 존중과 배려, 정감어린 인삿말”을 정책적으로 밀어붙이던 때였다.
연병장에서 “우리 처음 만남은 너무 어색했었죠 ... 바꿔 나가요 밝은 병영을 꿈꾸며” 이런 노래를 듣던 때였다. ^^;;;
물론 <멸공의 횃불>, <육군가>, <육군 훈련소가> 같은 군가도 엄청 많이 들었다.

그리고 저 때는 국기에 대한 맹세가 개정되기 거의 직전이었다. 군대에서도 의심의 여지 없이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이라고 밥 먹듯이 경례를 하고 왔는데, 그 해 가을이 돼서야 글귀가 바뀌었다는 걸 알았다. 엥? 이게 무슨? 내가 퇴소한 지 얼마 안 되어 그 해 여름에 개정됐다고 한다.

육군 훈련소에서 사용하는 제식 소총은 M16A1. 군대에 가서 실제로 총을 쏴 보면, 영화나 게임에서 듣는 총소리는 정말 조용하고 미화가 많이 된 소리라는 걸 알 수 있다. ‘탕’이 아니다. 유성음 받침으로 끝나는 소리가 아니다. 차라리 ‘딱!’, ‘빡!’에 가깝다. 콩 볶는 소리, 혹은 전기 충격으로 벌레 잡는 기구에 벌레가 들어갔다가 죽는 소리 정도 되겠다.

현실은 FPS 게임이 아니다. 과녁에 정말 안 맞는다. 조준도 힘들뿐더러, 총알이 정말 게임에서처럼 이상적인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것도 아니다. 소리도 정말 고막이 떨어질 정도로 크고, 격발 직후 느껴지는 반동도 무시 못 한다.

다른 훈련소는 모르겠지만 여기는 병영과 각종 훈련 교장 사이가 멀기로 악명 높다. 이동하는 시간만 1시간이 넘는 곳도 있다. 수류탄, 각개전투가 특히 엄청 멀었던 걸로 기억한다. 가는 동안 호남 고속도로? 논산-천안 고속도로를 고가 위로 횡단하기도 한다.

군대가 아무리 편해져도 역시 군대는 군대. 입대하는 애들도 예전보다 훨씬 더 편하게 살다가 갑작스레 별세계로 들어가기 때문에, 체감하는 어려운 정도는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 없지 않나 싶다.
일단 행동을 내 마음대로 못 하고, 먹는 것까지 단체로 분대장의 통제를 받아서 해야 하고 이놈의 불침번 때문에 며칠 주기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그런 게 엄청 스트레스 받고 힘들었다.

화장실엔 비데가 있기도 했다. 물론 그냥 생긴 건 아니고, 과거에 발생한 흑역사 때문에 생긴 것이다.

종교 활동은 아주 잘 보장되어 있고, 조교들도 1인 1종교 반드시 가지라고 권한다. 교회에서 유독 ‘실로암’만 나오면 애들이 다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어두운 밤에 캄캄한 밤에 새벽을 찾아 떠난다” 한 소절만 끝나면 “훈련은 전투다 각개전투!” 전투모 던지고 환호하고 난리도 아님. 실로암은 그렇게 방방 뜨는 곡도 아닌데 왜 그런 매력이 있는지 모르겠다. 종교 활동은 그냥 이 때만은 긴장도 풀고 스트레스 푸는 시간이라는 데 의미가 더 있다.

본인은 야간 행군까지 다 잘 마쳤지만, 퇴소를 앞두고 긴장이 풀리면서 완전히 탈났다. 등산을 가서 산꼭대기까지 성공적으로 오른 후, 하산하다가 조난당한 것과 정확히 같은 상황이다. 어느 때보다도 즐거워야 할 마지막 퇴소식? 수료식 날에 목소리가 다 쉬고 몸살감기가 도져서 끙끙 앓아누웠고, 퇴소식에도 참석 못 했다.
수료식을 마친 훈련병들은 곧장 사복으로 갈아입었고, 혼자 나가는 인원과 부모님이 오신 인원이 분리되어 마지막 순간까지 분대장의 통제를 받다가 해산· 귀가했다. 야호!

잠시나마 병영 생활을 해 본 것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건국 과정, 6 25, 그리고 특히 이 승만 초대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그때부터 늘었다. 그래서 그 해 현충일엔 일부러 서울 현충원에 가 보기도 했다. 그의 저서 <Japan Inside Out>이 <일본 그 가면의 실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출간되어 나온 것도 아주 공교롭게도 2007년 그 때였으며 본인은 이 책을 구입해서 읽었다. 2005년이 본인이 박 정희에 대해 공부한 해였다면(2005년도 재미있는 사건이 엄청 많이 터진 해였다), 2007년은 이 승만을 공부한 해였던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4/09 12:54 2010/04/0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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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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