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ous : 1 : ... 3 : 4 : 5 : 6 : 7 : Next »

한번은 내리막 길가에다 차를 평행주차로 세울 일이 있었다.

주차를 막 마쳤는데, 내 차의 앞에 세워져 있던 차가 곧 출발하여 나갔다. 그래서 나는 내 차를 앞차가 있던 자리로 옮기려고 마음먹었다.
내리막길이니까 차를 움직이기 위해 굳이 시동을 켜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그래서 키를 on으로만 옮기고, 변속기를 N으로 옮겼다. 차는 슬슬 미끄러져 내려갔으며, 어느 정도 이동했을 때 난 브레이크를 밟고 변속기를 P로 바꿨다.

그런데, 이때 무심코 핸들을 돌려 봤는데 난 굉장히 놀랐다. on 상태이니 핸들이 완전히 잠긴 건 아니지만 조향하기가 끔찍할 정도로 힘들어져 있었다. 차 핸들이 이렇게 무거울 수도 있다는 걸 난생 처음 체험했다.

우와, 이것이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파워스티어링의 위력이었던가. 원래 그게 공짜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게 없는 차는 무거운 핸들 조작 때문에 특히 주차가 정말 어려웠겠다. 파워스티어링은 엔진의 동력을 이용해서 핸들을 가볍게 하기 때문에, 엔진 공회전 중에 핸들을 급조작해 보면, 심지어 엔진 회전수가 살짝 올라가는 것도 느낄 수 있다. 에어컨만 엔진 동력을 잡아먹는 게 아니다.

또한 얘는 핸들을 가볍게만 하는 게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역으로 조작을 무겁게도 바꾼다. 고속 주행 중에는 반대로 핸들 조작이 너무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겪은 후 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조금 더 앞으로 가게 해도 될 것 같아서 변속기를 다시 N으로 바꿔서 차를 미끄러져 내려가게 해 봤다. 이번엔 차의 다른 반응 때문에 놀랐다. 아까 전까지 동작하던 풋 브레이크가 더 밟히지 않고 동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급히 주차 브레이크와 변속기 P 모드로 차를 다시 세웠다.

역시나 듣던 대로 자동차의 풋 브레이크는 무슨 자전거의 브레이크처럼 오프라인 상태에서 언제나 동작하는 게 아니다. 시동이 꺼진 뒤에는 마치 리드 오르간처럼 공기압이 남아 있는 동안만 일시적으로(한두 번 밟는 것) 작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에는 움직이는 동안 강하게 제동을 거는 풋 브레이크와, 세워진 차를 미끄러지지 않게 고정하는 역할만 하는 주차 브레이크 계통이 둘 다 존재하는 것이다. 후자는 전자보다 제동력이 약하지만 그래도 stateless하고 언제나 동작한다.

요컨대, 자동차가 엔진 시동이 꺼지면 핸들이 무거워지고 풋 브레이크가 시한부로 바뀐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느냐 하면..
차가 급발진을 하면 시동만 끄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뜻이다.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

시동이 꺼지면 급발진의 동력원만 끊어지는 게 아니라, 파워스티어링과 브레이크의 동작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도 끊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보다 강하게 핸들을 돌려서 안전한 곳으로 차를 잘 조향해야 하며, 브레이크도 유압이 남아 있을 때 기회가 한 번뿐이니 이때 필사적으로 세게 밟아서 차를 세워야 한다..

그리고 내리막에서 차를 시동 안 켜고 약간만 미끄러져 내려가게 하는 것도 조심해야 해야겠다. 덜덜~

Posted by 사무엘

2013/12/28 19:36 2013/12/28 19:36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914

교통사고 분석

* 모닝와이드 -- 블랙박스로 본 세상 시리즈.
운전 중에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주변의 교통사고를 목격한 시청자의 블랙박스 제보 영상을 소개하는 프로이다.
가끔은 현직 변호사로부터 자문을 구해서 저런 상황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과실 비율이 법적으로 얼마 정도 되는지 해설도 해 준다.
비록 TV 본방 형태는 아니지만, 본인은 안전운전 자가교육(?) 차원에서 유튜브로 저걸 종종 즐겨 본다. 사실, 저 프로는 나 말고도 운전자들 사이에서 굉장히 인기가 많고 시청률도 높다고 한다.

핸들이나 브레이크를 급하게 조작하다 보면, 차가 평소에 내가 조작한 대로 나아가지 않고 정말로 뱅글뱅글 돌고 미끄러지면서 저렇게 패닉 상태에 빠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무섭다. 차가 패닉이면 운전자도 “아, 내가 이렇게 죽는구나” 하는 생각에 완전 멘붕에 빠진다.
특히 주행 중에 타이어가 터지면 조향과 제동이 모두 맛이 가서 생각보다 훨씬 더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저 프로에서 방영되는 교통사고들은 다음과 같은 여러 패턴들 중 하나로 정리된다.
먼저, 좀 빨리 가려고 교통법규를 위반하다가 사고를 내는 경우이다.

1. 안쪽 차선이 빈 것만 보고는 무리하게 교차로 꼬리물기를 시도하다가, 바깥쪽 차선에서 질주하던 차와 박는 것.. 아슬아슬한 꼬리물기 정도가 아니라 빨간불로 바뀐 지 꽤 오래 됐는데도 대놓고 신호를 위반하는 경우도 있다. 딱 내가 교차로를 지나려 할 때 신호가 노랑-빨강으로 바뀌는 거 정말 짜증나며 그 심정 나도 누구보다도 이해한다. 하지만 반대편 방향 차량들도 자기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자마자 총알같이 튀어나가려고 매의 눈으로 대기 중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2. 직진 차선(혹은 일반차로)에 차들이 멈춰 선 것만 보고는 무단횡단하거나 U턴 시도하다가 좌회전 차선(혹은 버스전용 차로)으로 달리던 차와 부딪히는 것..

1과 2는 전형적인 병신인증 패턴이다. 단순 과속 차량뿐만 아니라 구급차 같은 긴급자동차, 그리고 사고 현장을 향해 경쟁자들을 제치고 필사적으로 제일 먼저 도착하려는 견인차(wrecker)도 무법 난폭운전 하다가 종종 사고를 내곤 한다.
그 밖에,

3. 답이 없는 졸음운전, 음주운전.;;;
차가 옆 차선을 밟으면서 들썩들썩 불안하게 움직이거나 갑자기 길을 벗어나 도랑으로 푹 빠져 버린다. 사고가 날 때까지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조차 없으니 더욱 끔찍하다.
한편 음주운전은 좀 강하게 처벌할 수 없나 싶다. 만취 운전자들은 보통 멘탈도 맛이 가 있어서 사고를 내고는 뺑소니를 치는 경우까지 있는데, 이 경우 처벌이 더욱 무거워진다.

4. 고속도로나 그에 준하는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급정거 및 급격한 차선 변경.
도로에 갑자기 동물이나 장애물이 튀어나와서 그거 급히 피하느라 차가 중심을 잃고 뒤집히고 도랑으로 빠진다. 아니면, 그 때문에 멈춰 섰다가 뒷차로부터 쾅 추돌을 당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옆에서 갑자기 쓱 들이대는 차를 피하려다 혼자 덤탱이를 쓰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어느 고문관 운전자가 진출로를 놓쳤다고 차를 길 한가운데서 세우거나 아예 후진· 역주행을 한 것 때문에 사고가 나기도 하고.

5. 무단횡단. 다른 것보다도, 주차된 차들 사이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보행자(특히 어린애)는... 전혀 예측 불가이고 한 마디로 답이 없다. 말 그대로 '갑툭튀'다.
아무리 운전자가 갑이고 보행자가 을이어서 어지간한 차-보행자 교통사고는 운전자에게 불리하게 법적 책임이 매겨진다지만..
우리나라는 운전자에게 너무 불리하고 가혹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든다.
차들이 잔뜩 주차되어 있고 옆의 보행자를 확인할 수 없는 곳에서는 자동차는 닥치고 옛날에 영국에서 적기 조례가 있던 시절처럼 슬금슬금 기어가라는 소리와 마찬가지다.

이유야 어쨌든 보행자를 친 운전자에게 거의 무조건 더 많은 과실이 매겨진다면, 반대로 운전자가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안 치려고 핸들/브레이크를 과격하게 꺾다가 더 처참한 사고를 당했을 경우, 이번엔 그 보행자에게 더 큰 과실을 규정하는 법규라도 있어야 서로 공평하지 않겠는가?

6. 끝으로, 저 동영상 시리즈를 보면서 본인이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유형은 이것이다.
바로, 정비 불량 상태인 대형 트럭/트레일러가 주행 중 갑자기 타이어가 터지거나 심지어 타이어가 빠져나와 굴러가는 것... 이거 정말 무시무시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대형차의 타이어는 개당 무게만 이미 수십~100여 kg에 달하는데, 데굴데굴 구르느라 어마어마한 운동 에너지를 갖고 있다. 게다가 동글동글 엄청 잘 굴러간다는 점에서, 단순 적재 불량 화물이 떨어지는 것보다도 더욱 위험하다.

소개하는 동영상에서 15:35 이후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타이어가 위험하다> 편을 보기 바란다.
3~4차선을 달리던 화물차에서 타이어가 빠져나와서 굴러가더니 통통 튀면서 중앙분리대까지 넘어 반대편 승용차의 앞유리를 내리찍고, 이 때문에 2차 추돌사고까지 냈다. 이게 웬 날벼락이냐. 직접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다.

게다가 대형차와 얽힌 이런 교통사고는 이 휘소 박사(1935-1977)가 당한 교통사고와 거의 똑같은 패턴이다!
그래서 오래 살았으면 노벨 상까지 받았을 위대한 물리학자가 그렇게 허망하게 도로에서 목숨을 잃었다.
어떤 자료에서는 트레일러의 타이어가 날아와 차 운전석을 강타했다고 하고, 어떤 자료에서는 트럭 자체가 이 박사의 승용차와 정면충돌했다고 하니, 의외로 설이 일치하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타이어로 인한 사망 사고라 해도 이는 실제로 불가능한 일은 결코 아님을 알 수 있다.

* 별첨 1: 잡설

- 사실, 자동차뿐만 아니라 비행기도 타이어의 회전과 관련된 고려 사항이 있다. 대형 여객기쯤 되면 어지간한 대형 트레일러보다 덩치가 더 크며, 랜딩기어의 바퀴도 더 많고 더 크고 더 무겁다. 비행기가 이륙하여 땅에서 뜬 뒤에도 10수 개가 넘는 바퀴들은 관성 때문에 시속 300km에 가까운 맹렬한 속도로 한동안 계속 돌게 된다.
랜딩기어를 접어서 기내로 집어넣은 뒤에도 무거운 바퀴들이 그렇게 계속 돌아가고 있으면 비행기의 안정성에도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비행기가 뜬 뒤에는 랜딩기어에다 일부러 브레이크를 걸어서 바퀴의 회전을 중단시킨다고 한다.

- 블랙박스 영상들을 보니, 자동차의 앞부분이 파손되는 사고가 난 뒤에는 사고 차량의 앞유리에 갑자기 와이퍼가 동작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듯하다. 와이퍼 스위치나 센서에 자극이 가기라도 하는지, 왜 그렇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 아무리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에 인색하다고 해도, 자동차 손해 보험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재정이 그리 넉넉치 못하고 적자라고 한다. 들어오는 돈보다 사고 수습을 위해 지출하는 돈이 더 많다는 뜻이다. 결국 교통사고가 잦으면 운전자가 차를 소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지출해야 하는 보험료 부담이 더 늘 수밖에 없고, 국가와 사회의 경쟁력은 떨어지게 된다.
정말 우리 모두를 위해서 안전 운전 방어 운전을 해야겠다.

* 별첨 2: 대형차의 전방주시 태만 사고

지난 12월 14일엔 경부 고속도로 하행선 경주 휴게소 인근에서 끔찍한 교통사고가 났다.
보도블록을 가득 실은 25톤 트럭이 앞의 승용차를 들이받으면서 4중 추돌 사고로 번졌다.
접촉사고 때문에 정체 서행이 시작되고 있었는데 트럭 운전자가 이를 발견을 못 한 것.

문제는 승용차는 그 25톤 트럭과 자기 앞의 25톤 탱크로리의 사이에 끼였다는 점이다.
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박살났다.
승용차에는 두 집안의 어머니와 각각의 자녀 2명, 총 6명이 타고 있었고.. 이들은 대형차 두 대에 끼여 으스러진 차 안에서 전부 즉사하고 말았다..;;

하루아침에 처자식을 다 잃은 남편 두 명은 완전 멘붕에 빠졌을 것이고, 한편으로 가해 운전자도 업무상 중과실치사상죄로 인해 직장 짤리고 구속되고, 처자식들이 멘붕에 빠질 것이다. 최소한 세 개의 가정이 파탄에 이르게 됐다.
사고의 원인은 비록 음주운전은 아니지만 트럭 운전사가 라디오 조작하느라 전방주시를 소홀히 한 거라고 한다.

사실, 이 사고는 작년 5월에 발생했던 상주 여자 사이클 선수 교통사고 참사와 판박이다.
그때 역시 규모도 똑같은 25톤 트럭 운전사가 DMB를 보거나 조작하다가 전방의 선수단 SUV 차량과 사이클 선수들을 덮쳤다.
이 사고로 선수 세 명이 사망하고 다른 세 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 종일 차만 굴리느라 무료하고 따분한 건 이해하지만..
다른 일에 신경 쓰기 전에 자기가 모는 차량이 얼마나 어마어마하게 무겁고 운동 에너지가 큰 물건인지를 물리 법칙에 입각하여 절대로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3/12/19 08:37 2013/12/19 08:37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910

롤스로이스 이야기

롤스로이스(Rolls Royce)는 잘 알다시피 영국의 명차로, 세계 톱클래스급의 간지를 자랑하는 대형 초호화 고급 승용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 그룹 회장님이 마이바흐와 더불어 개인용으로 굴리는 차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웹툰에서는 <입시명문 사립 정글고>에서 정 안봉 이사장의 자가용이 저 차라고 설정되어 있다..;; (220화 참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앞의 엔진룸이 매우 두툼한데 비해 헤드라이트는 모양이 작다. 수 년 전 모델은 헤드라이트 아래에 있는 미등이 원형이었는데 지금은 그게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으로 바뀐 듯하다.
참고로 지금으로부터 한 30년쯤 전에는 차 모양이 이랬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라디에이터 그릴은 파르테논 신전을 형상화한 형태라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롤스로이스는 공장에서 마구 찍어내고 재고를 쌓아 놓는 양산이 아니라 주문 생산만 되었으며, 그 공정도 다 장인 수작업이었다고 한다. 더구나 지금 당장 돈만 있다고 해서 아무에게나 차를 덥석 팔아 주는 것도 아니었고 안정적인 소득과 지위, 평판이 있는 고객에게만 팔았다.
그도 그럴 것이, 명차를 구입만 덥석 해 놓은 뒤에 차주가 쫄딱 망해 버리면 차는 처분해야 하는 처지가 되기 때문이다. 롤스로이스 같은 차가 겨우 중고 매물로 나도는 건 롤스로이스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체면상 용납할 수 없는 모습인 것이다.

그 대신 한번 고객에게 판매하여 넘겨 준 차는 폐차하는 순간까지 제조사에서 끝까지 책임을 졌다고 한다. 그래서 롤스로이스가 소재로 등장하는 이런 예화가 있을 정도이다.

롤스로이스가 사막 한가운데에서 갑자기 퍼져 버려서 차주가 무슨 보험사 긴급 출동도 아닌 차량 제조사에다 연락을 했다... 그랬더니 제조사에서는 곧바로 헬기를 띄워 다른 멀쩡한 롤스로이스를 공수해 줬는데, 나중에 그에 대한 비용을 청구하기는커녕 그런 일 자체가 없었다며 완전히 입 싹 씻고 함구했다. “롤스로이스는 애초에 고장이 나지 않는다”고 말이다(고장을 공식적으로 고장이라고 취급하지 않으며, 따라서 고장 수리비 같은 개념도 없다).

물론 오늘날은 롤스로이스가 그 정도까지 극단적으로 도도하지는 않다. 이런 극소수 엘리트 고급차는 양산차에 비해 수지가 안 맞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는 언제까지 그런 고집만 부릴 수는 없다.
마치 오늘날은 슈퍼컴도 저가 양산형 CPU를 병렬로 연결해서 쓰지, 슈퍼컴만의 전용 아키텍처 같은 개념은 없어진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겠다. 과거의 수제형 슈퍼컴인 크레이 시리즈가 맥이 끊어진 것을 생각해 보시라.

그래서 요즘은 돈만 내면 누구라도 롤스로이스를 사서 굴릴 수 있다. 그래서 국내에서도 예전보다야 이 차 구경하기가 쉬워졌다. 게다가 롤스로이스 역시 뒷좌석만 고급화시키는 게 아니라, 차주가 직접 앞좌석에서 운전을 하는 오너 드라이빙 트렌드를 더욱 반영하는 쪽으로 변모하고 있다.

비록 그 정도로 격이 낮아졌다(?) 해도 롤스로이스의 가격은 여전히 최하 수억 원대로, 서울 강남의 아파트 한 채 내지 에쿠스 네댓 대(5000cc 최상위 모델 기준으로!) 이상 값은 충분히 하는 비싼 가격이다. 게다가 구매한 후에도 어마어마하게 깨질 세금과 기름값, 보험료 따위는 어찌 감당하려고?

롤스로이스는 리무진 형태가 아니라 4명밖에 못 타는 세단 주제에 차의 길이가 5.6m에 달한다. 1톤 트럭 특장차보다는 확실히 더 길고, 2.5톤 트럭의 길이와 얼추 비슷하거나 약간 더 짧다. 그러니 일반적인 승용차 자리엔 주차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크다. 그 대신 뒷좌석에 탄 사람은 앉은 채로 다리를 쫙 들어서 뻗어도 될 정도로 공간이 완전 넉넉하다. 좌석에 앉은 채로 다리를 다 뻗을 수 있는 교통수단은 새마을호 특실, 비행기 1등석 등 극히 드물다.

엔진으로 말할 것 같으면 롤스로이스는 예로부터 V형 12기통 엔진에 6000~7000cc에 달하는 배기량을 자랑한다. 3000cc대의 6기통 엔진만 달아도 대형 승용차인데 롤스로이스는 그 크기의 두 배라는 뜻이다. 차의 무게는 1톤대는 당연히 아니고 공차 중량만 약 2.5톤가량. 여러 통계를 보면 공인 연비는 1리터에 거의 5~6km대라고 한다. 마티즈를 보고 출력이 약하다고 탓해서는 안 되듯, 롤스로이스는 확실히 경제성을 보고 굴려서는 안 되는 차임이 분명하다.. ㅎㅎ

롤스로이스는 전통적으로 엔진의 정확한 출력 한계를 함구하고 외부에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던 것 같다. 옛날에 자동차생활 잡지에서 취재를 할 때도 회사 관계자는 “충분히 큽니다”라고만 얼버무렸지 정확한 숫자 얘기를 안 했었다. 일종의 신비주의 전략인 걸까?
그래도 지금은 롤스로이스에 대한 베일이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벗겨졌다. 제원을 검색해 보면 460마력대의 최대 출력과 70kg대의 최대 토크가 곧장 뜬다. 최대 성능이 나오는 rpm은 여느 가솔린 엔진 차량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롤스로이스의 계기판에는 엔진 회전수를 표시하는 통상적인 타코미터는 지금까지도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지금이 엔진 최대 성능의 몇 %를 뽑아 쓰고 있는지 백분율만이 표시되며 이것이 타코미터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그런다. Windows Vista부터는 작업 관리자에서 메모리 사용량을 바이트 단위가 아니라 백분율 단위로 보여주는데, 마치 그런 걸 보는 것 같다.

롤스로이스는 뒷좌석 문이 앞좌석과 같은 앞쪽으로 열리는 게 아니라 뒷쪽으로 열리는 게 특이하다. 그리고 타이어 휠의 중앙에 있는 휠캡은 바퀴와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차가 움직일 때도 데굴데굴 같이 따라 구르지 않고 그대로 있다고 한다. 차 문과 트렁크는 버튼 하나만 눌러서 전동 개폐가 되며, 뒷좌석엔 좌석별 개인 비디오 장비와 우산 거치대도 따로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명차, 고급차 소리를 들으려면 단순히 내장재만 호화로운 게 아니라 닥치고 승차감이 좋아야 할 것이다.
승차감에 관한 한 롤스로이스는 정말 본좌급이라고 한다. 탑승자는 엔진음을 도무지 들을 수 없으며 주행 중에도 워낙 진동이 없어서 차가 가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라니 말 다 했다.

오죽했으면 롤스로이스는 정숙성을 내세우기 위해 내부 모델명을 다 유령과 관계 있는 이름으로 정해 왔다. 그래서 고스트, 레이쓰, 팬텀 따위. 팬텀은 <오페라의 유령>에 나오는 그 단어이며, 고스트와 레이쓰는 스타크래프트 테란 유닛 이름이다. 공교롭게도 둘 다 클록킹 스킬이 있는 유닛이라는 공통점도 있고 말이다. 이들 중 '팬텀'이 바로 가장 비싼 최상위 기함급 모델이다.

끝으로, 명차 고급차의 앞부분에 관례적으로 상징처럼 붙어 있는 마스코트(hood ornament)를 생각해 보자.
현대 차 중에는 제네시스에도 없고 오로지 에쿠스에만 그런 마스코트 비스무리한 액세서리가 붙어 있다.
롤스로이스는 '환희의 여신상'이라고 불리는 마스코트가 달려 있으며 내력도 굉장히 길다. 공식 명칭은 the spirit of ecstasy.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그 이름을 보니까 역시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spirit of ecstasy는 도로가 아닌 철도에 있지 않던가!
새마을호 Looking for you를 빼 놓고서 교통수단에서의 황홀감, 엑스터시를 논한다는 건 어불성설이고 불가능이다.

정말, 새마을호에서 Looking for you 음악이 흘러나왔던 건 한글 창제 내지 예수님의 부활의 복음에 버금가는 엄청난 사건이다. 혁명, 혁신, 그 어떤 단어로도 설명하기 어렵다.
하필 저 음악을 골라 넣은 그 당시의 철도청 고위 간부는 그야말로 심리학, HCI, 인지과학 분야의 어마어마한 전문가였을 것이다. 그야말로 사람을 낚기 위해, 미래의 철덕 양성을 위해 치밀한 음모를 꾸미면서 Looking for you를 선곡했을 것이다. 이 현상에 대해서는 정말 그렇게밖에 설명이 안 된다.

철도가 나의 삶을 어떻게 바꿨는지를 기회가 된다면 강연, 저술을 통해 널리 알리고 싶다.
아아, 롤스로이스 얘기를 하면서도 철도가 연결됐구나.. ㅋㅋㅋㅋㅋ
아무튼, 롤스로이스를 직접 타면서 열차와의 승차감을 상호 비교해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3/12/04 08:30 2013/12/04 08:30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905

경부 고속도로에는 서울-부산 전구간을 통틀어서 수 km 이상 곧은 직선이 그것도 지리적으로 정확하게 남북 수직으로 뻗은 곳이 딱 두 군데 있다.
바로 죽전 휴게소에서 신갈 IC까지의 용인 시내 구간과, 좀 더 아래의 천안 북부 일대의 성환 활주로 구간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이들 구간은 유사시에 고속도로가 아니라 전투기의 활주로로도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는 아주 중요한 특징이 있다.
활주로 공용 구간은 여기 말고도 김천 아포 역-대신 역 사이의 경부선-경부 고속도로 평행 구간과, 울산-부산 사이에 더 있기도 한 것 같은데, 저 성환 활주로와 용인 구간은 100% 확실하고 아주 유명한 구간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이들 구간은 무엇보다도 고정된 형태의 중앙분리대가 없었으며(있더라도 쉽게 걷어낼 수 있는 임시 가공물 형태),
아스팔트 대신 시멘트 포장이 유지됐고 도로 주변에 가로수나 가로등도 없이 황량한 벌판이었으며, 인근에는 군 초소와 보급소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예전에야 유사시를 대비해 경부 고속도로의 활주로 공용 구간을 틀어막고 진짜로 비행기를 띄우고 내리는 훈련을 하기도 했다지만, 지금은 그러기에는 고속도로에서의 자동차 통행량이 너무 늘었고 대체 활주로 시설도 마련된 관계로, 그런 용도는 최소한 20세기 말부터 진작에 폐기되었다. 지금은 그 구간도 모두 고정된 중앙분리대가 생기고 아스팔트 포장으로 바뀌어서 다른 구간과의 차이가 없어졌다.

게다가 용인-서울 구간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도로 주변에 다른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버렸고, 천안 쪽도 북천안 IC가 추가되면서 육교 형태의 장애물이 중간에 하나 생겼다. 활주로 공용의 흔적은 이렇게 점점 사라지는 중이다.
하긴, 활주로 공용 구간 인근의 부지는 개발을 제대로 할 수 없으며,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하는 교통사고가 나기도 더 쉽기 때문에 민간인의 입장에서는 좋을 게 별로 없다.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독일의 아우토반은 활주로 겸용을 염두에 두고 고속도로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덕분에 포장도 필요 이상으로 아주 두껍고 튼튼하게 돼 있다고 한다. 그때는 사람들이 집집마다 자가용을 몰고 다니는 시대가 아니었으니, 남는 도로 용량도 활용하고 그게 일석이조의 좋은 방법이었음이 틀림없다. 게다가 아우토반을 처음으로 이걸 계획하고 만든 주체가 전쟁광 나치 독일이기도 했고.

미국 같은 땅 넓은 나라는 굳이 도로를 빌리지 않더라도 공항 짓고 활주로로 쓸 땅은 넘쳐난다. 그리고 미국의 자동차 전용 도로는 중앙분리대 정도가 아니라 상· 하행이 아예 가로수로 가로막힌 채 도로가 따로 건설된 경우도 많다.
하지만, 광활한 사막을 넘나드는 interstate highway 중에는 진짜 허허벌판에 끝없는 직선만 펼쳐진 도로도 있는데 이런 곳에 비행기가 뜨고 내리지 못하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하물며 북한의 고속도로는 역시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김 일성의 집권 말기인 1992년에 완공된 평양-개성 고속도로는 북한의 고속도로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선형이 매우 곧다. 지나가는 차 없지, 도로폭 넓지(6차선), 선군정치이지, 당연히 활주로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끝으로, 고속도로와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남아메리카에는 모아이 석상으로 유명한 이스터 섬이 있다. 이 코딱지만 한 섬에 있을 건 다 있어서 공항도 있다. 가장 가까운 대륙 영토인 칠레까지가 직선으로 3000km에 달하기 때문에 배만으로는 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공항은 활주로가 이용객에 비해 대단히 크고 길다. 그 이유는 이 공항이 우주 왕복선의 비상 착륙 활주로로도 공용할 수 있게 NASA의 지원을 받아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자동차+비행기가 아니라 비행기+우주 왕복선 구도가 된 셈.

Posted by 사무엘

2013/01/26 08:33 2013/01/26 08:33
, ,
Response
No Trackback , 2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788

(上에서 계속.. 현대 자동차 얘기를 하고 있었다.)

현대에서는 포니 2에 이어 후속 모델로는 프레스토와 엑셀이 나왔고, 중형차로는 국내 최장수 자동차 브랜드인 쏘나타가 탄생했다. 쏘나타도 그 전신은 코티나 마크 V의 파생형인 '스텔라'이지만, 후속 모델로 갈수록 미국 차와의 유사성은 없어지고 독창성이 증가했다.

한편, 당대의 최고급 모델이던 (각)그랜저는 미쓰비시 사와 공동 개발하여 동일한 차량을 한일 각국에서 서로 다른 브랜드로 시판했다. 처음엔 2000cc급만 나왔다가 2400cc와 3000cc 모델도 추후에 개발되었다. 오늘날이야 그랜저는 제네시스나 에쿠스에게 기함 타이틀을 내 주고, 그냥 쏘나타보다 약간 더 비싼 중대형급에 머물러 있지만,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그랜저의 이미지는 굳건하다.

또한 철덕이라면 그랜저와 새마을호 전후동력형 디젤 동차 사이에 매우 유사한 심상이 느껴질 것이다. 둘 다 등장 시기(1986 vs 1987)부터가 아주 유사하며 목적도 동일하다.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각각 최고급 승용차와 최고급 호화 열차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그때보다 굉장히 대중화(?)와 서민화가 진행되었지만 그래도 고급 물건의 대명사로 통용되고 있는 것도 공통적이다.

자동차 산업 합리화 조치가 풀린 뒤엔 포터(1톤)와 마이티(2.5톤) 트럭을 만들어서 기아의 봉고/타이탄과 경쟁하였다. 포터는 '짐꾼'이라는 뜻이고 마이티는 왈도체의 '힘세고 강한 아침' 할 때의 '힘센'이라는 뜻이니, 다들 트럭으로서는 적절한 작명이라 여겨진다. 한편, 그레이스라는 소형 승합차는 디젤 엔진으로 휘발유 엔진에 필적하는 정숙함을 구현해 내어 그 당시로서는 꽤 발전된 기술을 선보였다고 한다.

그리고 Aero City라는 대형 버스를 만들어서 대우 버스와 경쟁하는 양대 산맥을 구축했으며, 일본 차량을 기반으로 갤로퍼라는 SUV도 만들어서 쌍용 코란도를 제쳤다. 단, 갤로퍼는 현대 자동차가 아니라 '현대 정공'에서 제작하여 '현대 자동차 써비스'라는 다른 계열사와 다른 파생 회사에서 판매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전통적인 현대 자동차 라인의 제품이 아니다.

아래 그림에 나와 있듯, 현대 버스(왼쪽)는 대우 버스(오른쪽)와는 달리, 전통적으로 바퀴 위쪽의 차체 윤곽이 완전한 원호를 이루어 동그랗다는 특징이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기술을 개발해 나가던 현대에서는 부품의 국산화 비율을 차츰차츰 높인 끝에, 드디어 설계부터 프레임, 엔진까지 모든 공정을 국산화하여 로얄티를 지불하지 않는 차를 내놓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 첫 작품이 바로 엑셀의 후속 모델 소형차인 액센트(1994)이다. 포니가 자체 모델이라면, 액센트는 자체 개발이다. 자동차계의 KTX 산천 및 서울 지하철 609편성인 셈이다.

포니를 만들던 그 회사가 이제는 제네시스와 에쿠스를 만드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그 결실을 위해 공돌이들을 얼마나 갈아 넣었는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지만, 어쨌든 존경스럽다. 비록 국내에서 워낙 독보적인 위치에 있어서 가격 횡포도 많이 부리고, 이 때문에 현대라는 기업을 싫어하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말이다.

에쿠스야 1세대 '각진' 모델은 과거의 그랜저처럼 미쓰비시와의 공동 개발이지만, 제네시스는 현대의 독자 개발 모델이며 에쿠스도 2세대 모델은 외형이 제네시스와 더 비슷해져 있다. 제네시스와 에쿠스는 현대 차임에도 불구하고 외제차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인지 차 주변에 현대 앰블렘이 보이지 않는 게 특징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쌍용 자동차

신진 자동차, 동아 자동차를 거쳐서 지금의 쌍용이 된 기업이다. '더블 드래곤'은 엄밀히 말하면 '쌍룡'으로 표기하는 게 맞으나, 어차피 저건 고유명사이니 굳이 꼭 맞출 필요는 없다.
여기는 잘 알다시피 코란도라는 4WD SUV 외길 브랜드만 밀어 온 기업으로 유명하다. 물론 옛날에는 자동차 산업 합리화 조치 때문에 쌍용에 배당된 차종 TO는 저것밖에 없어서이기도 했고. -_-;;

옛날에 4WD 차량은 “전쟁 났을 때 국가에서 군용차로 징발해 간다. 그 대신 차의 덩치에 비해 각종 세금은 파격적으로 감면”이라는 조건이 걸려 있었다. 그래서 전쟁 안 날 거라 믿고 코란도를 장만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다 옛날 얘기가 됐지만.
그리고 코란도라는 이름은 “KORean cAN DO”라는 애국심 드립에서 유래되었다는 걸 혹시 아시는가? 어렸을 때 차 카탈로그에서 본 기억이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추억의 1세대 코란도.

나중에는 같은 SUV 차종 안에서도 코란도 패밀리라든가 무쏘라는 다른 차를 내놓기도 했으며, 소형 승합차 이스타나, 그리고 고급 승용차 체어맨을 만들었다. 그러나 자체 기술이 부족하여 주력 차종인 SUV에서 현대에게 추월당하고 주춤하다가, 중국 상하이 자동차에게 매각+처참한 먹튀를 당했다. 그리고 최근엔 잘 알다시피 구조조정+장기간의 파업 사태 때문에 기업 이미지가 상당히 나빠져 있다. 위기를 잘 극복해야 할 텐데.

공장이 평택에 있는 건 파업 사태와 관련된 뉴스 보도 때문에 알게 됐다.

※ 르노 삼성 자동차

삼성은 삼성 전자를 등에 업고 있는 굴지의 대기업이지만, 이 그룹의 회장님은 롤스로이스와 마이바흐를 굴리는 굉장한 자동차 덕후였으며 자기 회사에서 자동차까지 만들고 싶어하고 있었다. 그래서 1990년대 말에 자동차 계열사를 만들었지만, 이미 국내의 차 시장은 포화 상태였고 IMF까지 터지면서 삼성 자동차는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르노라는 외국 회사가 이를 인수하여 르노 삼성 자동차가 된 것이다.

자동차를 처음부터 혼자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없으니 여기서도 주로 일본 닛산 자동차를 현지화하여 생산· 판매하는 형태였다. 생산되는 승용차는 잘 알다시피 SM_n이라는 형태로 작명되었으며, 특히 현대 계열사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그 대안으로 삼성 차를 선호했다고 회자된다.
하지만 지금은 여전히 회사 사정이 안 좋아서 직원들을 상대로 희망 퇴직도 받고 있는 모양이다. 공장은 부산 강서구에 있음.

※ 아시아 자동차

아시아 대학교만큼이나 지금은 사라진 회사 이름이지만, 그렇다고 그 대학처럼 막장 행보를 간 회사는 물론 아니었다.
금호 그룹만큼이나 국내에 얼마 안 되는 호남 기업 중 하나이다. (그래서 공장도 광주에~!) 그러고 보니 아시아나 항공도 이쪽 계열사인데, 이 이름도 '아시아'에서 유래되었다. ㅎㅎ

1970년대에는 이탈리아의 피아트를 판매하다가 나중에 기아 자동차에 인수되었다. 둘 다 기업 앰블렘이 비슷하게 생긴 게 이 때문인 듯하다. '록스타'라는 SUV, 콤비· 코스모스라는 버스, 타우너라는 트럭이 이 회사의 제품이며, 특히 대형 버스 그랜버드는 오늘날까지도 살아 있는 브랜드이다. 쌍용이 SUV라면 아시아는 버스인 듯.

내가 초등학생일 때까지만 해도(지금으로부터 20년쯤 전~!) 아시아 자동차에서 만든 시내버스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차내의 선바이저(sun visor)에는 “여행은 아시아 자동차 버스로”라는 문구가 적혀 있기도 했다. 아래 사진을 참고하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
.
.

컴퓨터를 살펴보면 과거에는 PowerPC, Alpha, MIPS 등 여러 아키텍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냥 닥치고 x86(-64) 아니면 ARM밖에 살아남은 게 없다. 프린터는 HP 말고 다른 제조사는 가히 듣보잡으로 전락했고, 그래픽 카드는 nVIDIA에 기껏해야 ATI나 인텔 말고 지금 생존한 물건이 있나?

그런 것처럼 자동차도 과거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제조사들이 존재하였으나, 지금은 기술과 자본줄이 탄탄한 한두 업체 말고는 다들 몰락했다. 사실은 어느 분야라도 안정화가 되고 나면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이 와중에 시종일관 살아남았고, 완전히 새로운 차를 밑바닥 부품부터 스스로 다 설계하고 창조하는 경지에까지 다다른 국내 기업은 사실상 현대가 유일하다.

물론 그게 전적으로 현대의 기술과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건 아닐 것이다. 보호 무역 버프는 말할 것도 없고, 국가로부터 지원과 특혜도 엄청 받았을 것이며 “내수는 비싸게, 수출은 싸게” 식으로 온 국민이 간접적으로 국내 기업을 육성하는 데-_- 일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런 특혜를 입지 않고서야 이미 수십년 이상의 격차가 존재하는 외국의 넘사벽급 자동차 기술을 어떻게 따라잡겠는가? 또한 그렇게 혜택을 처묵처묵하고도 먹튀하는 막장 기업도 많은 판에, 현대 정도면 그래도 다른 기업들보다 기술을 중시하여 성장도 많이 했다. 그로 인한 막대한 양의 수출+일자리와 국부 창출은 덤이고 말이다.

어쩌다 보니 현대를 좀 칭찬하는 논조가 되고 말았는데, 난 딱히 현대 자동차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 아니며, 그저 “깔 건 까고 인정할 건 인정하자”라는 중립적인 시각임을 밝힌다. 철도 때문에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던 자동차 쪽 덕질을 오랜만에 해 보니 재미있다. ^^

Posted by 사무엘

2012/10/01 19:32 2012/10/01 19:32
, ,
Response
No Trackback , 6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739

교회사에서 특별히 성경의 역사를 공부해 보면, 영어 성경이란 건 위클리프 이래로 킹 제임스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 동안 아주 점진적으로 발전이 이뤄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영어로 된 최초의 신구약 성경전서(위클리프), 최초로 왕이 승인한 성경(커버데일/그레이트), 최초로 국내에서 인쇄(매튜), 최초로 중역이 아니라 원어에서 곧장 번역(제네바), 최초로 위원회가 조직되어 번역(비숍), 최초로 장· 절 구분 추가(제네바) 등등~~
그러다가 이 모든 장점들이 합쳐져서 성경의 종결자를 이룬 것이 킹 제임스 성경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자동차 역사도 그렇게 점진적이었다.
우리나라에 최초의 철도가 개통한 게 잘 알다시피 1899년 경인선인데, 그 무렵에 왕이나 외국 외교관을 중심으로 한반도에 최초로 자동차라는 기계가 다니기 시작했다. 1900년대 초에 고종 황제가 탄 어차(御車)는 영국에서 만들어진 다임러 리무진이었으며, 운전대는 오른쪽에 달려 있었다. 다만, 오늘날 전해져 오는 건 그 다음 1910년대에 도입된 순종 어차 위주이다.

일제 강점기 때는 시보레, 포드 같은 수입 외제차가 부유층을 중심으로 도로를 누볐다. 드라마 각시탈을 보니 올드카를 애써 임대한 것까지는 좋으나, 운전대가 우측통행을 염두에 둔 왼쪽에 있는 것은 고증 오류이다. 그 시절에는 한반도에서도 차량이 일본처럼 좌측통행을 했다.

(☞ 일제 강점기 시절의 자동차 광고)

그러다가 우리나라는 일제로부터 해방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반도에는 자동차 정비 공장까지는 있었지만, 그 불모지에서 자동차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 낼 수는 없었다.

그랬는데 최 무성· 최 혜성· 최 순성 엔지니어 삼형제가 국제차량제작이라는 무슨 다국적 기업 같은 이름의 회사를 설립하고, 1955년에 '시발(始發..;;)'이라는 지프형 자동차를 만들어 냈다. 수입한 부품을 조립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겠지만, 이게 바로 죽이 됐든 밥이 됐든 대한민국 땅에서 한국인이 최초로 만들어 낸 자동차이다. 해방 후의 시기이니 운전대는 왼쪽, 주유구는 오른쪽으로 우측통행 기준이다.

1960년대부터의 국내의 자동차 역사는 회사별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 기아

창업주가 한 근성 하는 분인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해방 이후부터 차근차근 자전거, 오토바이, 삼륜차를 거친 끝에 마침내 자동차까지 직접 만드는 수준으로 기업을 키웠기 때문이다. 지금의 삼천리 자전거가 원래 기아 산업의 계열사였다.

기아에서는 1960년대에 일본 차체를 바탕으로 삼륜차를 만들었다. 우리나라에도 지금은 태국이나 중국 같은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삼륜차가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삼륜차는 승용차가 아니라 트럭 형태로만 만들었던가 보다.
이런 차는 덩치가 작아서 좁은 골목길에 잘 들어가고 가격과 유지비도 저렴해서 실속이 있었다. 그래서 짐 실어 나르는 생계 수단 및 사업 밑천으로 차를 장만하려는 사람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은 잉여가 된 '1종 소형' 면허가 바로 삼륜차 운전이 가능한 면허이다.

1974년에 기아는 기존 일본차(마쓰다 파밀리아) 프레임을 기반으로 '브리사'라는 소형 승용차를 개발했는데, 이것이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국산 보급형 승용차라고 한다. 정부가 요구한 수준의 국산화율을 가장 먼저 달성하였으며, 배기량도 1000cc대의 소형이어서 당대 세계 경제를 강타하던 오일 쇼크에 대응하기에도 유리했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본인은 초등학생 시절이던 1990년대 초에 브리사 실물을 몇 차례 본 적이 있다. 그래서 더욱 애증이 교차한다. 하지만 멀쩡한 모습뿐만 아니라 사고가 나서 부서진 폐차 상태의 모습으로도 많이 봤다. 사진으로는 저 흰색 사진이 유명해서 인터넷에 많이 나돌지만, 본인은 자주색 도색을 더 자주 봤다. 그리고 브리사 2는 실물을 본 적이 없다.

기아에서는 이미 브리사의 디젤 모델까지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1981년에 자동차 산업 합리화 조치로 인해 승용차 생산을 못 하게 되면서 계획은 흑역사가 되고, 그 대신 봉고(1톤급 소형 승합차 및 트럭), 타이탄(2.5톤 트럭), Boxer(4.5톤 트럭) 같은 다른 차종에서 근근히 인지도를 유지하게 된다. 특히 트럭으로는 유일하게 사륜구동이 가능한 영농인 최적화용 트럭인 '세레스'를 만들기도 했고, 비슷한 맥락에서 레토나나 두돈반 같은 군용차도 이 회사에서 만들어서 납품한다.

훗날 산업 합리화 조치가 풀리면서 기아에서는 그 이름도 유명한 승용차 프라이드를 내놓고, 중형차로는 콩코드를 밀기 시작했다. 1990년대로 들어서서는 캐피탈, 세피아, 크레도스 등 다양한 차들을 만들었으나, 오늘날은 쏘나타의 경쟁 모델인 K5, 그랜저의 경쟁 모델인 K7 같은 식으로 K_n이라는 간단한 네이밍으로 자사 제품에 이름을 붙이는 듯하다.

기아 자동차 소속 공장으로는 과거의 아시아 자동차 공장을 인수한 광주 공장, 화성 공장, 그리고 광명 소하리 공장이 있다. 다만, 잘 알다시피 기아 그룹이 IMF 시절에 부도가 나면서 오늘날 기아 자동차는 현대 자동차 그룹의 계열사가 되었다. 현대 자동차 그룹 아래에 현대 자동차와 기아 자동차가 나란히 있는 셈이다. 응?? 그래서 오늘날 생산되는 현대 차와 기아 차는 일부 엔진 부품이 상호 호환되기도 한다.

※ 대우

한때는 세계 경영(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을 부르짖으며 자동차도 만들고 컴퓨터도 만들던 대기업이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잊혀진 브랜드로 전락했다. 안습.

대우 자동차는 현대나 기아에 비해서는 기업의 정체성을 설명하기가 다소 복잡하다. 신진 자동차 공업, 새나라 자동차, 새한 자동차 등 경영 주체가 여러 번 바뀌었던 회사가 최종적으로는 GM 코리아를 거쳐서 대우 계열사로 넘어온 형태이기 때문이다. 대우 자동차라는 정식 명칭이 붙은 회사가 생긴 건 1983년의 일이다. 물론 이 이름은 그로부터 20년 남짓밖에 존속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나의 어린 시절, 1990년대 초반에는 가끔 완전 옛날 스타일의 대형 트럭이 보였다. 요즘 국내에는 군용차를 제외하면 버스나 대형 트럭이 엔진룸과 앞바퀴가 운전석의 앞에 달린 형태가 없으며, 그런 건 미국에서나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트럭은 미국 스타일이었고, 앞에 SMC라는 이니셜이 붙어 있었다. 그것도 지금 생각해 보니 새한 자동차의 작품이었던 것 같다.

1970년대 중반, 새한 자동차 시절에는 시보레 1700 프레임을 기반으로 제미니, 카미나 같은 차를 내놓았다가 최종적으로는 순우리말 명칭인 '맵시', '맵시-나'라는 소형차를 만들어서 현대 포니 및 기아 브리사와 경쟁했다. 이 차의 후속 모델이 바로 1980년대 중반에 출시된 르망이며, 현대 엑셀 및 기아 프라이드와의 경쟁 차종이다.

1980년대에 대우에서는 중· 대형차로는 로얄/살롱 브랜드를 밀었다. 로얄 XQ, 로얄 살롱, 슈퍼 살롱, 로얄 프린스 등등~ 이것은 독일의 GM 계열사인 오펠 사에서 생산한 '레코드'라는 차종의 파생형이다. 뒤이어 임페리얼이라는 희대의 기함급 차종을 내놓기도 했으나, 이것은 품질 문제로 인해 흑역사가 되었다.

이 시절에 계기판이 디지털 액정(자동차의 주행 속도가 아라비아 숫자로 뜸!)이고 헤드라이트에까지 와이퍼가 달린 차는 대우 차밖에 없었다. 그랜저에도 그런 오버스러운 옵션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우는 외제차 프레임을 우려먹기만 할 뿐 여타 토종 자동차 회사들에 비해 고유 모델과 기술의 개발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으며, 이것이 훗날 회사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었다.

대우에서는 대우 국민차라고 대우 조선(대우 자동차가 아님!) 산하의 다른 계열사를 통해, 그 이름도 유명한 '티코'라는 경차를 만들기도 했다. '다마스'와 '라보'라고 경차형 승합차와 트럭도 만들었고 심지어 지금도 종종 굴러다니는 게 보이지만, 역시 티코의 인지도에는 미치지 못하는 듯.

한때 대우가 쌍용 자동차를 인수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번복되었고, 대우 그룹의 경영 악화로 인해 오히려 자기가 GM으로 다시 인수되었다. 2011년부터는 잘 알다시피 GM대우라는 이름에서 '대우'라는 단어가 아예 빠지고 그냥 '한국GM'이 되었다. 그렇게 자동차 제조사로서 대우라는 브랜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오늘날까지도 버스에서는 대우라는 브랜드가 압도 다수의 인지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 '대우 버스'는 지금의 한국GM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다른 기업이다.

※ 현대

현대 그룹의 창업주이고 일명 '왕 회장'이라고도 불리는 그분이 자동차 정비업에 만족하지 않고 자동차 제조업에까지 손을 뻗침으로써, 1967년부터 현대 자동차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공장은 울산과 아산에 있는 걸로 아주 잘 알려져 있고..

물론 현대라고 해서 용 빼는 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기에 맨땅에서 자동차를 스스로 만들 수는 없었다. 그래서 처음엔 미국 포드 사로부터 기술 협력을 받아 미국 차인 코티나(Ford Cortina)를 국내에서 면허 생산했다. 그러나 포드와는 곧 결별하고 일본 미쓰비시 사와 제휴를 했는데, 현대 차들이 이례적으로 연료 주입구가 대우 차들과는 달리 오른쪽에 아닌 왼쪽에 달려 있는 게 이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승용차 '포니'를 빼고서 현대 자동차의 역사를 말할 수는 없다. 포니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유 모델 승용차이다. 비록 여전히 일제 부품으로 엔진을 만들었고 설계도 한국인이 아닌 이탈리아의 '쥬지아로'라는 디자이너가 했지만, 어쨌든 현대 자동차는 1976년 이전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모양의 자동차를 한국 땅에서 생산해 냈고 수출까지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HD를 형상화한 현대 자동차의 옛 앰블렘이 참 인상적이다.
당장은 이득이 없는 것 같은 무모한 도전을 통해 경험과 기술이 쌓일 수 있었고, 그것이 오늘날의 현대 자동차를 있게 한 밑거름이 되었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下에서 계속)

Posted by 사무엘

2012/09/29 08:27 2012/09/29 08:27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738

한강을 잇는 다리들

※ 다리 한번 많기도 해라. 설명은 서쪽(하류)에서 동쪽(상류) 순이다. 당신은 두 개의 다리 이름 A, B가 주어졌을 때, 이들의 위치 관계를 비교할 수 있겠는가? (정렬용 비교 함수 ㄲㄲ)

방화 대교: 인천 공항 고속도로(130)와 통하는 다리이다. 6차선.

마곡 철교: 공항 철도가 다니는 교량이다. DMC - 김포공항 역 사이에 있다.

가양 대교: 21세기에 건설되었고, 교각들 사이의 간격이 굉장히 긴 다리라고 한다. 6차선.

성산 대교: 국도 1호선의 일부이다. 남쪽으로는 서부 간선 도로로 이어지고, 북쪽으로는 내부 순환로와 연결된다. 6차선.

양화 대교: 국도 6호선의 일부인 8차선 교량으로, 중간에 선유도를 경유한다.

당산 철교: 양화 대교 바로 근처에 있으며, 서울 지하철 2호선이 다니는 교량이다. 기존 교량이 1990년대 중후반에 철거되고 재건설된 이력이 있다.

서강 대교: 여의도로 가는 3대 교량 중 하나로, 6차선이다. 여의도의 서쪽을 경유하다 보니 국회 의사당과 가장 가깝다. 교량 중간에는 밤섬을 경유한다. 북쪽으로는 광흥창과 신촌 역을 찍고 연세대 방면으로 간다.

마포 대교: 자동차 교량들 중에는 꽤 오래 전에 건설되었고 현재는 차선수도 10차선으로 폭이 매우 크다. 여의도의 정중앙을 관통한 뒤부터 경인선 철도를 따라 간다. 국도 46호선의 일부 구간.

(서울 지하철 5호선이 지나는 하저 터널은 북단은 마포 대교 쪽에 있지만 남단은 한 블록 내려간다. 그래서 여의도와 여의나루 역은 국도 46호선상에 있지 않다.)

원효 대교: 마포 대교의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보조로 건설된 다리이다. 4차선으로 좁은 편.

한강 철교: 한강에 건설된 최초의 다리. 오늘날은 단선 교량 2, 복선 교량 2로 선로가 6개나 있는 크고 아름다운 3복선 교량의 세트가 되어 있다.

한강 대교: 한강 철교의 도로 equivalent로, 역시 그 전신은 한강 철교와 마찬가지로 일제 강점기에 이미 건설되었으니 역사가 깊다. 중간에 노들섬을 경유한다. 6· 25 때 폭파되었던 다리가 바로 이 지점에 있던 다리이다. 현재는 8차선이다.

동작 대교: 서울 지하철 4호선과 자동차가 공용하는 6차선짜리 다리이다. 남쪽으로는 동작 대로로 이어지지만 미군 기지 때문에 북쪽으로는 더 곧게 이어지는 길이 없다.

반포 대교: 우리나라 최초의 복층 교량으로, 아래에 잠수교가 있다. 폭은 6차선. 남쪽으로는 반포 대로를 타고 고속버스 터미널과 서초 역, 예술의 전당까지 쫙 내려가며, 북쪽으로는 남산 3호 터널로 갈 수 있다.

한남 대교: 아래로는 경부 고속도로 및 강남 대로와 직결하고, 위로는 남산 1호 터널과 직결하는 매우 중요한 다리이다. 덕분에 무려 12차선이나 되어, 2위인 마포 대교까지 제치고 서울에서 차선수가 가장 많은 다리이다.

동호 대교: 서울 지하철 3호선과 자동차가 공용하는 다리이다. 4차선이고 남북으로는 인근의 다리만치 지리적으로 중요한 경로가 없으며, 게다가 강변 북로에서는 이 다리로 진입하거나 이곳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존재감이 다소 덜하다.

성수 대교: 한때 붕괴 사고로 인해 악명을 떨친 다리. 현재는 8차선이다.

(실드 공법으로 건설되었다는 분당선 하저 터널이 이 사이를 지날 예정.)

영동 대교: 국도 47호선의 일부이다. 박통 시절에 한창 개발 중이던 강남 지역의 발전을 촉진한 교량이라 함. 6차선 크기이다.

청담 대교: 자동차와 서울 지하철 7호선이 공용하는 6차선 복층 교량이다. 그 특징에 대해서 예전 글에서 잘 소개한 적이 있으므로 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함. 영동 대교와 꽤 가까이 있다.

잠실 대교: 국도 3호선의 일부인 8차선 교량. 이 다리를 타고 남쪽으로 가면 잠실 역과 송파 대로가 나온다. 마포, 한남과 더불어 가장 오래 된 다리 축에 든다.

잠실 철교: 서울 지하철 2호선이 다니는 교량이다. 하지만 양 옆으로 자그맣게 자동차 도로도 생겨서 이름의 의미가 약간 므흣해졌다.

올림픽 대교: 동서울 터미널을 드나드는 버스가 즐겨 건너는 6차선짜리 다리이다. 사장교 형태이고 다리 중앙에 높이 88m짜리 주탑이 있는 걸로 유명하다. (참고로 대전 한빛탑의 높이는 93m!)

천호 대교: 국도 43호선의 일부인 6차선 교량이다. 이 다리는 한강의 선형상 지도 위상으로 볼 때 수직(남북)이 아니라 수평(동서)에 가깝다. 천호 대로로부터 이어지고 동쪽으로 계속 가면 하남시가 나온다. 서울 지하철 5호선이 지나는 하저 터널이 정확히 아래에 있다. (광나루-천호. 마포-여의나루 구간은 마포 대교와 정확히 평행이 아니다.)
인근에는 광진교라는 미니 다리도 있다.

강동 대교: 서울 외곽 순환 고속도로가 지나는 다리.
미사 대교: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지나는 다리.

Posted by 사무엘

2012/06/02 08:24 2012/06/02 08:24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691

« Previous : 1 : ... 3 : 4 : 5 : 6 : 7 : Next »

블로그 이미지

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 사무엘

Archives

Authors

  1. 사무엘

Calendar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Site Stats

Total hits:
2671805
Today:
37
Yesterday:
1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