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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하순부터 두 주 가까이 우리나라엔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날씨가 더워도 너무 덥다. 아주 가끔씩 국지적인 소나기 정도나 찔끔 내린 것 같지만.. 무더위의 해소에는 아무 도움이 안 되었다(서울· 수도권 기준). =_=;;
그나마 그 직전에 워낙 비가 많이 내려서 그런지, 이 와중에 가뭄 걱정이 없는 건 다행이다.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에어컨을 그렇게 많이 틀어댔을 텐데 전기 공급에 트러블이 딱히 없는 것도 다행..

본인은 지난 현충일 연휴로부터 거의 두 달 뒤인 7월 말과 8월 초에 걸쳐서 강원도 동북부에 여행을 다녀왔다. 날씨가 저 지경이니 하계휴가로서는 이때가 정말 최적의 시기였다.
현충일 때 철원과 화천에 갔다면, 이번에는 더 멀리 동쪽까지 가서 양구와 고성을 찍고 바다에 도달했다. 3박 3일 동안 계곡과 바다를 모두 구경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번 여행은 7년 전, 2016년에 다녀왔던 여행과 일부 겹치는 구간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워낙 옛날이기도 하고, 또 그때는 해수욕장이 폐장한 9월 초에 간 것이었기 때문에 피서 효과가 지금보다 훨씬 작았다.

또한, 지난 6월 여행 때는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강원도 북부를 다녔기 때문에 고속도로는 포천-구리(29)밖에 이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춘천까지 서울-양양(60) 고속도로를 타고 순식간에 이동했다. 강원도에 가는데 영동(50) 고속도로를 전혀 이용하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강촌 IC를 앞두고 홍천강을 건널 때, 다리 아래의 풍경이 아주 인상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거기 강변엔 유원지와 캠핑장이 있어서 차량과 텐트들이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이 늘어선 상태였기 때문이다. 오~ 저기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가 보고 싶다.

철도와 잠시 비교를 해 보자면.. 영월과 태백을 찍고 강릉으로 올라가는 기존 태백선과 영동선 철도는 고속도로로 치면 40과 비슷할 정도로 너무 남쪽으로 우회한다.
그나마 50과 대등한 강릉 방면 준고속선 철도가 2010년대 말에 평창 동계 올림픽 덕분에 만들어지긴 했다. 그러나 그 무렵엔 고속도로는 50보다 더 올라가는 60이 만들어지면서 격차가 다시 벌어지게 됐다. 과연 60에 대응하는 철도가 만들어지는 날이 올지는 모르겠다.;;

1. 파로호, 뱅이골 공원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뒤, 춘천 동부 외곽에서 양구까지는 46번 국도를 따라 이동했다. 길은 대체로 2차로이지만, 터널이 많고 곧고 길게 잘 뚫려 있었다. 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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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외국어 고등학교, 양구 선사 박물관, 양구 역사 체험관을 거쳐서 파로호 한반도섬 부근에 도달했다. 토요일 오후에 좀 늦게 출발했기 때문에 이때는 이미 저녁 6~7시가 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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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뭔가 팔당호에 있는 팔당 물안개 공원 내지 두물머리 공원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여기는 꼭 가고 싶은 곳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1시간 남짓 산책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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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 그늘은 한낮에도 생각보다 시원할 것 같다. 밤에 혼자 이런 곳에 텐트 치고 있어도 무척 아늑하고 시원할 것 같긴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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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은 다들 이렇게 생겼던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렇게 자그마한 갈대밭 위로 목재 데크 산책로만 있는 지역은 진짜 한반도섬이 아니었다. 저기서도 다리를 건너서 건너편으로 한참을 더 가야 한반도섬이 나왔다.
진짜 한반도섬은 자동차까지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정말 큰 육지이고, 안에 온갖 건물과 조형물까지 있더라만.. =_=;;

나는 그냥 넓은 주차장 공터가 있고 한반도섬 이정표가 있는 강변에서 막연히 산책을 시작했는데, 거기는 한반도섬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안내가 거기엔 충분히 돼 있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난 한반도섬 근처의 갈대밭 습지만 산책하다가 돌아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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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가 아무 배경지식 없이 갔다가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 뭐냐 하면..
파로호라는 것 자체가 ‘화천 파로호’와 ‘양구 파로호’로 나뉘어 있고, 둘은 사실상 별개의 호수라고 봐야 할 정도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7년 전에 화천댐과 함께 전망대, 안보 전시관을 끼고 있던 파로호는 북한강을 낀 전자이다.
그러나 한반도섬이 있는 이 파로호는 양구 서천을 낀 후자이다. 이런~
철원 마현리와 화천 마현리는 그래도 인접해 있기라도 하지만 화천 파호로와 양구 파로호는 그렇지도 않다. ㄲㄲ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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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로호를 떠나서 더 북쪽으로 가니 국도 31을 벗어나 꼬불꼬불한 산길인 지방도 460이 나왔다. 이 길가에 '뱅이골 공원'이라는 게 있어서 본인은 여기 풀밭에다 텐트를 치고 드러누웠다. 이때쯤 되니 시간도 밤 8시를 넘어가고 날이 저물었다. (위의 사진은 이튿날 아침에 찍은 것임 =_=)

여기는 정말 환상적인 장소였다.
푹신한 잔디밭이 넓게 깔려 있으면서 은폐성 좋고 적막하고 주변에 아무도 없고, 주차 공간 넉넉하고 차와 아주 가까이에서 캠핑 가능하고..
정말 지상락원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다. 여기는 다른 벌레가 돌아다닐지언정, 모기도 없는 것 같았다.

단, 날씨가 날씨이다 보니 해가 진 뒤에도 텐트 창문을 열고 물을 적시면서 버텨야 한다는 게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었다.
비탈 아래에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긴 했다. 하지만 수풀이 너무 무성해서 지금 차림으로는 더 내려가 볼 수 없었다. 그래도 이것만으로도 환상적인 캠핑을 즐기다가 곧 잠들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3/08/08 08:35 2023/08/0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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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화천의 계곡들

이튿날 아침이 밝았다. 6~7시쯤부터 이미 햇볕 열기가 느껴지고 추위가 풀리는 듯했다.
여기는 밤과 새벽에는 어제의 한탄강 주변보다 더 추웠고, 아침에는 거기보다 더 빨리 따뜻해진 것 같았다.
이 좋은 곳에서 더 오래 머물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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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댐 주변은 경치가 정말 멋지긴 한데, 7년 전에 가 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특별히 사진을 더 찍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 한적한 화천-양구 일대에서 월요일 평일 아침을 맞이하다니.. 이 기분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평화의 댐은 국가 기간 시설인 댐, 그것도 위험한 최전방에 있는 댐인 관계로, 주변 아무 데서나 호락호락 캠핑을 할 수는 없댄다. 아래의 강 주변에 오토캠핑장 정도나 있고, 여기에는 사람들이 여럿 이미 캠핑 중이었다.
본인은 거기를 지나서 더 북쪽으로 더 가 봤는데.. 여기서 그만 지상락원을 발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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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천미 계곡이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양구라고 한다. 예전에는 민통선 안에 있었는데 피서 관광 수요 때문에 민통선이 더 북으로 물러나는 걸로 개정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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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처럼 맑고 시원한 물, 아니 시원하다 못해 차가운 물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제일 깊은 웅덩이에는 물이 가슴 정도까지 찼다. 바닥은 진흙이 아니라 깔끔한 자갈이었다.
나름 자동차로 접근하기 좋고, 주변에 깔끔한 화장실도 있어서 1박 정도 하기에도 좋았다.

난 여기서 물놀이를 하고 그늘에서 좀 쉬면서 2시간 정도 머물렀다. 여기에 있으니 정말 행복했다.
그러고 보니 '두타연'이라는 곳이 그렇게도 유명하다는데, 그건 여기보다도 동쪽으로 한참을 더 가야 나오는 듯하다. 난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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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다음으로는 서남쪽으로 화천과 춘천 사이에 있는 사창리 마을로 향했다. 거기로 가는 길도 북한강을 따라 호수도 나오면서 경치가 아주 아름다웠다.
7년 전에 지나쳤던 화천댐을 다시 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동쪽 파로호 쪽이 아니라 서쪽으로 갔다.
강변 도로를 벗어난 뒤엔 철원-화천-양구 못지않게 굽고 가파른 산길이 이어져서 운전이 아주 재미있었다(국도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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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창리에 도착해서는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고 인터넷을 확인하고 노트북을 충전했다.
그러고 보니 다른 사람들은 음식과 취사 도구를 잔뜩 챙겨서 캠핑지에서 밥을 해 먹는데, 나는 그러지 않고 오지 캠핑지에서는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잠만 잤다. 먹고 마시는 보급은 마을에서 한다. ^^

벌써 셋째 날 오후가 됐으니 이제는 포천· 서울 방면으로 발길을 돌렸다(지방도 372).
내비 지도에 나와 있지도 않은 작은 개울이 길 옆으로 계속 지났는데, 아니나다를까 광덕 계곡이라는 게 있었다. 여기도 맑고 시원한 물이 많이 흐르고 천미 계곡 만만찮게 환상적인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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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난 이런 걸 보면 정말 환장한다. ^^ 지상락원 2인 듯..
내려가서 접근하기가 좀 빡셌지만, 난 그런 건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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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당장 내려가서 물놀이를 하고, 바위에 앉아서 컴퓨터 작업을 하며 좀 쉬었다. 아무도 없는 계곡에서 자연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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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 계곡을 지난 뒤에도 계곡 내지 개울물이 길을 따라 계속 이어졌다. 나중에는 백운 계곡이라는 곳도 지났는데, 여기서는 물놀이를 하지는 않고 구경만 하고 넘어갔다. 여기는 주변에 식당도 이미 많이 들어서 있어서 자연을 즐긴다는 느낌이 훨씬 덜 났다.

이렇게 계곡 구경을 실컷 한 뒤, 포천으로 가는 국도 47에서 오랜만에 속도를 냈다. 시속 80 이상을 밟아 보고 신호 대기와 도로 정체를 보는 게 참 오랜만인 것 같았다. 철원이나 화천에 비하면 서울과 많이 가까워졌지만 그래도 집에서 여전히 60km 이상 떨어져 있었다.
5시 반쯤엔 길가의 중국집에서 밥을 사 먹었다. 그러고 보니 이게 오늘의 최초이자 유일한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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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보니 포천천이라는 강이 있었다. 차를 세울 수 있고 한적하고 강가에 접근도 어렵지 않아 보이니, 오늘 밤엔 여기서 텐트를 쳤다. 아침에 봤던 맑은 계곡에 비하면 수질이 아쉽지만, 이렇게 외박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해가 지자마자 좀 일찍 잠들었기 때문에 여기서는 새벽 1시쯤에 눈을 떴다. 텐트를 철거하고 차로 돌아와서 곧장 서울로 귀환했다. 구리-포천 고속도로(29)에서 시속 150 가까이 밟으며 잘 달렸다.

이상이다. 이렇게 중북부 전방 지상락원 여행을 잘 마쳤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은 우한 괴질 창궐과 몇몇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여름에 장거리 여행을 못 했다. 그냥 양평이나 영종도 정도나 다녀오고 말았는데..
이제 올해는 장거리 여행을 가고 그것도 몇 차례에 나눠서 갈 생각이다. 올 7~8월 사이엔 몇 년 동안 못 갔던 강원도 동해 바다에 다시 가 보련다.

계곡이 너무 아름다워서 은퇴하고 나서는 화천으로 이사 가고 싶다는 생각까지 진지하게 들었다.;; 여기서 호박 농사 짓고 애완용 멧돼지도 키우는 걸로.. ^^

Posted by 사무엘

2023/06/24 08:35 2023/06/2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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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감았다 뜨니 이튿날 새벽 5시 반이었다. 텐트에서 잘 자긴 했는데, 이 시간엔 날씨가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쌀쌀했다.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난 침낭을 쓸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텐트 밖으로 나가니 지금이 무슨 10~11월은 된 것 같았다. 그나마 텐트 안은 바깥보다 훨씬 더 따뜻해서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지낼 만했다. 극과 극인 일교차를 다시 실감했고, 시원한 여기까지 찾아간 보람을 느꼈다.

철원에는 한킹을 사용하는 말보회 계열 지역교회가 있더라. 일요일이니 본인은 거기 가서 예배에 참석했다.
언뜻 본 기억으로 온 사람이 20여 명 정도 온 것 같았다. 이 시골에 이런 마이너한 교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목사님 부부를 포함해 교회 사람들이 본인을 아주 반갑게 환영하고 맞이해 주셨다. 목사님 부부는 평일에는 다른 생업이 있으신 듯했으며.. 사모님이 아주 당차고 믿음이 굳건하신 것 같았다. 그리고 아들이 아니라 딸이 있어서 예배 때 플루트를 부는 게 무척 인상적이었다.

교회에서 오전· 오후 예배에 참석하고 점심을 먹고 노트북 배터리도 든든히 충전했다.
여기 근처에 박 정희 대통령의 군 전역 기념 공원(현재 명칭은 군탄 공원)이 있다고 해서 잠시 들른 뒤, 다음으로 동북쪽 화천 방면으로 길을 떠났다(국도 5). "본인과 같은 불운한 군인이 다시는 없기를 바랍니다" 이 유명한 말을 한 곳이 여기였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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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은 이렇게 생겼고 넓은 풀밭이 잘 꾸며져 있었다. 국도 43호선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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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쪽 구석에 이렇게 박 정희 대통령을 기리는 조형물--동상, 기념비, 친필 석판--들이 세워져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박 정희 기념관 방문 같은 체험을 하고 가는구나. ^^.

(그나저나 박 정희도 그렇고 나중에 전 두환도 그렇고.. 이 사람들은 현역 시절에 유의미하게 복무한 계급은 투스타 소장이다. 중장은 몇 달 정도만 달고 있다가 대장으로 진급하고, 그러고 나서 거의 직후에 전역했다. 그래서 최종 계급은 다들 포스타인데..
장군 계급장이 무슨 병 작대기 계급장도 아니고 뭐냐..;; 전역하는 달 내지 당일에 병장 달아 주고 전역시키는 것 같은 느낌이다. -_-;; )

3. 철원-화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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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탄 공원을 둘러본 뒤, 본인은 국도 43호선을 타고 북쪽 끝까지 이동했다. 길은 저렇게 전형적인 좁은 시골길 모양이었다.
9년 전에는 제일 동쪽 끝까지 갔던 게 전선 휴게소 정도였는데 지금은 그보다 더 동쪽이다.

그런데 국도 43에서 국도 5로 갈아타는 길목이 민통선으로 막혔고 더 진행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남쪽으로 도로 후퇴해서 국도 56을 타고 막힌 구간을 우회한 다음에야 국도 5의 화천 방면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 부분에서 예기치 못한 삽질을 좀 했다.
서쪽의 지방도 464도 일부 구간이 민통선으로 막혀 있는데.. 여기도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이걸로도 모자라서 철원과 화천을 왕래하는 국도 5호선 산길도 통째로 다 민통선 안이다.
하지만 여기는 외지인은 자기 연락처를 알려준 뒤, 임시 통행증을 받아서 단순 통과 정도는 할 수 있었다. 30분 안으로 건너편 초소에 도달해서 통행증을 반납하란다. ㄲㄲㄲ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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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말로만 들었던 근남면 마현리 마을이 바로 이 민통선 안에 있더라. 아아..

"그대들은 알아야 한다.
조국 강산의 가장 중심된 이 농토가 누구의 피땀으로 가꾸어졌는가를.
울진에서 발생한 태풍 사라의 수재민 66세대가 1960년 4월 7일 (4 19 의거 직전이었군!! 인생 한번 참 타이밍..)
이 땅에 입주하여 고달픈 천막 생활과 허기진 배를 주리며
피땀으로 얼룩진 괭이와 호미로 6· 25 동란 이후 버려졌던 황무지를 옥토로 가꿨던 것이다"

저 때는 울진이 강원도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강원도지사의 재량으로 철원 이주가 가능했다.

그랬는데, 일단 저기 가면 지원 많이 해 주겠다는 약속이 정권이 바뀌면서 전부 나가리 났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고 입주했던 첫 세대들이 새 되고 피똥 싸는 고생을 했다고 한다.
이건 기념비 옆에 선 내 모습 사진도 남기고 싶었으나, 동승자도 없고 주변에 다른 사람도 없어서 그러지 못했다.

기념비의 뒤에는 실제 입주했던 66세대의 세대주 명단이 새겨져 있었다.
경부 고속도로 건설 순직자 위령탑도 뒤를 보면 순직자 77인의 명단이 새겨져 있는데, 이와 같은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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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안은 이렇게 생겼더라. 마현 초등학교라는 학교가 있기도 했으나, 이건 이미 15년도 더 전에 폐교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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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산을 타기 시작했는데.. 오오, 금성 지구 전투 전적비가 있었다. 저거 6 25 사변 중 최후의 고지전 전투가 아니었던가? (중공은 오늘날까지도 이 전투에서 국군과 UN군을 꺾은 걸 대대적으로 자랑하고 선전한다)

잠깐 차에서 내려서 돌아다니고 사진을 찍었다.
옆에 웬 탱크도 하나 전시돼 있어서 둘러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왔다.

"차량 번호 oooo 운전자 김 용묵 선생님이시죠?" / "네 그렇습니다" (왜??? 차 빼달라는 연락도 아니고 뭐지??)
"xx시 xx분경에 yyy초소를 통과하시고 지금 전차 옆에 서 계시죠?" (헉 뭐야)
"CCTV로 보고 말씀드리는 건데요. 정차하고 차에서 내리시면 안 돼서 연락드립니다"
(으악) "아.. 전적비가 하나 있어서 구경 좀 하고 있었는데.. ㅠㅠㅠ 네 알겠습니다."

웬 또랑또랑한 여자 목소리로 이런 얘기가.. 게다가 유선 전화도 아니고 010 개인 핸드폰 번호이던데 말이다.
너무 놀라서 탱크 사진은 찍지도 못하고 허겁지겁 차로 돌아갔다. ㄷㄷㄷㄷㄷ
작년쯤에 버스 정류장 안에서 마스크 써 달라는 방송을 듣고 화들짝 놀랐던 거 이래로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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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저 전적비의 근처에는 이렇게 순직 군장병 위령비? 추모비가 있었다.
지난 1996년 7월 26~27일 사이에 여기 일대엔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고, 특히 산사태가 병영을 덮쳤던가 보다. 이 때문에 군인이 23명이나 순직했다고 한다. 병뿐만 아니라 간부도 여럿 희생됐다.
직장 사람 중에 공교롭게도 그때 저 지역에서 군복무를 해서 저 사고를 어깨 너머로 직접 들은 사람도 있었다.;;

이 추모비는 저 전화가 오기 전에 들여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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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을 겪은 뒤, 5시 반쯤에 화천의 산양리 마을에 도착했다.
그 전에 마현리가 너무 길게 계속되는 것 같았는데, 알고 보니 철원 근남면 마현리와 화천 상서면 마현리가 서로 인접해 있다고 한다. ㄲㄲㄲㄲㄲ

동서울 터미널에서 행선지 이름으로만 봤던 '산양리'를 실제로 구경하다니!!
주변엔 식당, 편의점, PC방과 버스 터미널이 있어서 나도 캠핑을 앞두고 음료수와 간식을 샀다. 일요일 저녁이다 보니 휴가 마치고 복귀하는 듯한 군인들이 아주 많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여기는 곳곳에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이 있어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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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더 동쪽으로 가려면 지방도 460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그러려면 남쪽의 읍내까지 가야 했다. 읍내에는 북한강이 거의 중랑천과 비슷한 강폭으로 흐르고 있어서 경치가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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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화천과 양구 사이의 가파르고 꼬불꼬불한 산길.. 그 이름도 유명한 지방도 460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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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과 긴 터널을 지나서 한참을 달린 뒤에야 7년 전에 들른 적이 있는 '해산 전망대' 공터에 도착했다. 차를 세우고 한구석에 텐트를 치니 시간은 7시 반이 넘어 있었다.
산 속에서 해가 지니 조용하고 적막하고 으스스한 데다 쌀쌀하고 춥기까지 했다. 하지만 텐트 안은 바깥보다 훨씬 더 따뜻하고 포근하고 아늑했다.

이 뜻깊은 장소에서 캠핑을 하게 되니 너무 행복했다. 텐트로도 모자라서 침낭까지 뒤집어쓰고 눕는 이 편안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물가와는 달리 여기는 차와 텐트가 가깝고, 이동할 때 수직 이동이 없어서 더 좋았다.

Posted by 사무엘

2023/06/21 08:35 2023/06/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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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는 말

본인은 지난 4월 말에 경기도 광주 일대를 다녀온 뒤, 이 달(6월) 초엔 우리나라 중북부 전방 지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6일 현충일이 화요일이어서 징검다리 연휴가 있었는데, 마침 직장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사람은 전날 월요일에도 자기 연차를 써서 다들 쉬라고 사실상 전사 휴무 조치를 내렸다.

이에 본인은 날개셋 한글 입력기 새 버전이 나온 것도 기념할 겸, 6월 3일 토요일 아침에 집을 출발했다. 가평-춘천-철원-화천-포천의 순으로 동선을 짜서 6월 6일 현충일 아침에 집에 돌아왔다.

원래는 이번 여행에서 연천을 답사하고 싶었다. 태풍 전망대와 함께 횡산리 민통선 마을을 구경하고, 상승 전망대와 함께 제1 땅굴 관련 전시물을 관람하려 했으나.. 저기는 방문하는 게 좀 므흣해 보였다.
단체 안보 관광 패키지가 있지도 않으면서 동승자가 전혀 없는 1인 단독 방문은 번거로워서 그런지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는댔다. 그래서 지금 내 처지로는 방문하기가 좀 난감해서 이번에는 보류하게 됐다.

이번 여행에서는 서쪽 연천 방향 대신, 동쪽 양구 방향으로 더 다녀왔다. 그런데 이것도 괜찮은 선택이었다.
2016년 강원도 여행과 약간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그건 벌써 7년이나 전 일이고 저기는 얼마든지 다시 가 볼 가치가 있었다.
사실, 철원에도 지난 2014년에 가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건 무려 9년 전 일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때와 전혀 겹치지 않는 곳만 들렀다. 이런 식으로 이번 여행은 예전의 여행을 많이 보완하면서 더 즐거운 추억을 내게 남겼다.

1. 가평 남이섬 + 춘천 시내

2010년 직장 워크숍 이후 13년 만에 남이섬에 다시 가 봤다. (그때는 경춘선 전철조차 아직 없던 옛날이었..)
개인적으로는 남양주를 넘어 가평과 춘천까지 열차가 아니라 자가용 운전으로 가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고속도로(60) 대신 수석-호평 고속화도로, 국도 46 등 다양한 도로를 타면서 갔다. 이른 아침부터 차가 생각보다 아주 많고 길도 좀 막힌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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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주변의 북한강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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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중앙의 메타세콰이어길과 꼬마열차 철길밖에 본 기억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섬 가장자리를 한 바퀴 돌고 중앙의 숲과 풀밭까지 다시 돌아다니면서 모든 구역을 꼼꼼히 살펴봤다. 쉬는 시간을 포함해서 2시간 반이 걸렸으니 오전 시간 전체를 여기서 보냈다.
남이섬은 둘레가 4~5km, 면적은 0.46제곱km에 달한댄다. 0.3제곱km 남짓인 마라도보다도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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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날씨가 너무 좋았다. 하늘이 맑고 파랗고, 더워도 딱 적당하게 기분 좋게 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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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컸다. 숲길, 풀밭, 흙길 등 여러 주제별로 생태 공원을 아주 잘 꾸며 놓아 있었다. 중앙에는 물론 카페와 공연장도 있어서 도떼기시장 같은 곳도 있다.
직접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이동 수단도 꼬마열차뿐만 아니라 짚라인, 공중 레일바이크, 자전거, 전기차로 정말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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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이런 것도 예전부터 하고 있었나? 한쪽 구석에다가는 숙박업까지 시작했는지 아예 투숙객이 하룻밤 자고 가는 용도인 팬션과 호텔 객실도 지어져 있었다. 언젠가 나중에 나도 이용해 보고 싶다. =_=;;
아니면 돗자리 정도라도 가져갔으면 유용하게 썼을 텐데.. 옛날 기억이 너무 오래돼서 섬을 실제 크기보다 너무 작게 생각했던 게 실수였다.

아침 9시 무렵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섬이 아주 한산한 편이었다.
그러나 11시쯤 되자 사람이 급격히 늘었다. 본인이 퇴장할 때쯤엔 관광객이 수백 명씩 꾸역꾸역 들어오고 있었으며, 주차장은 관광버스들로 꽉 차 있었다. 역시 아침에 좀 일찍 출발했더니 이후의 모든 일정이 더 순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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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이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닭갈비가 그렇게 유명해졌나 모르겠다. 마치 마라도가 짜장면이 유명해진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데 말이다. =_=;;
남이섬에서 춘천 시내로 들어가는 길도 일일이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바깥 경치가 대단히 좋았다. 산과 강, 호수, 댐이 가득했고 길도 고가 교량 아니면 오르막 내리막 언덕 형태였다.

닭갈비는 다 똑같은 닭갈비인 것 같은데 유명 맛집은 그래도 뭐가 다른 것 같았다. 정규 식사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2~3시에도 주차장에 차들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예약 대기가 넘쳐났다. 이 식당은 낮 시간대 브레이크 타임이라는 게 없겠구나 싶었다.

뜬금없는 얘기이다만, "토평 IC"라는 표지판을 보니까 자꾸 토익 TOEIC이 떠오른다. 이것도 강박관념인가? -_-;;;
그리고 춘천이 호반의 도시가 아니라 호박의 도시라고 기억됐으면 좋겠다. ㅋㅋㅋㅋㅋㅋㅋ

2. 철원에서

이렇게 가평· 춘천을 찍은 뒤, 서북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철원으로 향했다. 포천을 거쳐서 철원으로 가는 길(국도 37, 43)은 큰 특징 없이 평범한 4차선 국도 위주였다.
저녁 5시쯤엔 포천 영중면의 38선 휴게소라는 곳에 도착해서 여기 풀밭에서 돗자리를 깔고 쉬고, 가져온 간식을 좀 먹었다.

그 뒤 날이 슬슬 저물어 가는 시간대에 철원의 남부 지역에 도착했다. 지도를 보고 근처에 한탄강이 지나는 곳을 무작정 찾아서 서쪽으로 갔는데, 교량 아래로 아주 멋진 낚시터 겸 캠핑용 공터가 있었다. 이미 낚시 중이거나 텐트를 친 사람도 몇몇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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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은 정말 시원스럽게 많이 흐르고 있고 유속이 빨랐다. 모든 것이 좋았지만 물이 흐리고 탁하고 별로 맑지 않았다. 이 때문에 물놀이는 못 하고 그냥 텐트 치고 물을 구경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돌아와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한탄강을 제대로 즐기려면 동송읍 방면으로 최소한 고석정 정도 되는 상류를 찾아갔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의 동선은 그쪽이 아니다 보니 그리로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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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하루 종일 돌아다닌 것 때문에 피곤했는지 금세 잠들었다. 사실, 철원으로 가던 중에도 운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졸리기도 했다. 처음에는 텐트 안도 많이 더웠지만 밤 11시가 넘어가니 이제 창문을 닫아야 할 정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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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이런 폭포 비스무리한 것도 있던데..^^
이렇게 첫째 날엔 그 유명한 철원 한탄강 부근에서 숙박을 했다. 좀 더 북쪽 상류로 가서 고석정 근처에서 캠핑을 했으면 경치가 더 좋았을 것 같긴 한데.. 그건 좀 아쉽다.

Posted by 사무엘

2023/06/18 08:35 2023/06/1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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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우한 폐렴 방역이 풀리고 일상이 사실상 다 회복된 것 같다. 버스· 지하철을 탈 때 귀찮은 마스크를 챙기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편한지..? 요즘은 외국 여행 떠나는 비행기 표도 없어서 못 구하는 지경이라고 한다.
내년의 프랑스 파리 올림픽은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있을 것 같다. 하필 도쿄 하계와 베이징 동계 올림픽 때만 타이밍이 더러워서 관중을 못 받아들이고 제대로 쪽박을 찼다. =_=;;

본인은 근로자의 날을 낀 지난번 연휴 때 서울 근교의 성남-광주-양평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자연을 즐겼다. 완전히 새로운 곳을 찾아간 건 아니고 수 년 전(거의 4~5년쯤??)에 등산이나 다른 여행을 통해 찔끔찔끔 개척했던 곳들을 한데 몰아서 답사했다. 이때 마침 봄비가 내리고 있어서 옛날과는 사뭇 다른 경치가 펼쳐졌으며, 여행이 더욱 즐거워졌다.

처음에는 분당이나 경부 고속도로 서쪽의 오지를 생각했지만, 최종적으로는 거기보다 더 동쪽으로 가게 됐다.
남한산성은 여행 경로에서 아주 가까이 있는 장소이긴 하지만, 이번 여행 때 들르지 않았다. 거기 근처와 주변만 돌아다녔다.

1. 성남 사기막골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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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목적지는 여기였다. 직장에서 퇴근한 뒤에 곧장 여행을 시작했기 때문에 여기엔 깜깜한 밤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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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막골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장독대가 많이 전시돼 있고, 사기그릇 굽는 가마를 재현해 놓은 모형도 있었다. 자그마한 민속촌 한옥 마을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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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기대 이상으로 아주 대박이었다.
비 내리는 밤이다 보니 이 넓고 황량한 공원에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었고, 주차 걱정 없이 차를 공원 안까지 몰고 들어갈 수도 있었다.
그리고 곳곳에 정자가 있어서 이렇게 혼자 비를 피하며 유흥을 즐길 수 있었다. 무료 와이파이도 아주 빵빵하게 잘 터졌다.
주변에 다른 풀밭과 공터도 많았지만 이때는 정자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여기서 3시간 정도 머물고 잠깐 눈도 붙였다가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2. 이배재 고개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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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의 의왕-성남 사이에 하오 고개가 있다면, 동쪽의 성남-광주 사이에는 이 고갯길이 있다.
한때는 이배재 고개의 정상에 시내버스 정류장도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요 몇 년 전에 근처에 산을 곧게 관통하는 터널이 뚫렸기 때문에 현재는 대중교통이 사라졌으며, 여기를 이런 험한 산길로 일부러 다니는 차가 거의 없다. 그러니 여기도 혼자 캠핑을 하기에 환상적인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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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시에 비는 그치는 듯하면서도 그치지 않고 꾸준히 많이 내렸다. 특히 여기 있는 동안에 비의 출력이 가장 강했다.
벤치와 평상이 있긴 했지만 천장이 있지는 않아서 아쉬웠다.
평상 위에다 텐트를 쳐 봤는데 바닥이 아니라 텐트의 입구에서 빗물이 많이 새어 들어와서 오래 있지는 못했다.
차 안에서 한숨 자다가 아침을 맞이했다. 간밤에는 자연을 즐기면서 밤을 다 새우다시피했다.

3. 팔당 물안개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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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진짜 관광은 광주시에 시작됐다. 경안천을 건너서 퇴촌면· 남종면의 '광주섬'에 오랜만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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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아침에 팔당 물안개 공원의 풍경은 그야말로 화선지에 그려진 수묵화처럼 운치 있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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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은 정말 넓고 조용하고 적막했다. 천장과 탁자가 있는 벤치가 있어서 거기서 비를 피하면서 컴퓨터 작업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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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m가 넘게 걸으면서 공원 전체를 한 바퀴 돌았다. 시간이 흐르자 나 말고도 이 날씨에도 여길 찾아와서 산책하는 사람들이 더 눈에 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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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남종면은 서울에서 가기가 몹시 힘들지만.. 간 만큼의 경치 풍경 보상이 있었다.
물안개 공원을 나와서는 강 따라 광주섬을 쭉 돌았다. 여기도 몇 년 만에 오지만 지리가 별로 낯설지 않았다. 좁고 가파르고 꼬불꼬불한 산길 운전이 나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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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호 주변은 그 이름도 유명한 상수원 보호 구역이다. 언어유희를 하자면 수도권의 수돗물을 책임지는 곳이다. 그래서 여기는 하천법이 아니라 수도법이 적용되는 극악의 개발 제한 구역이다.
글쎄, 군사 시설 보호 구역이라는 것도 있고 대도시 외곽의 단순 그린벨트도 있고, 경주 시내엔 문화재 보호 때문에 개발 제한이 걸려 있기도 하다. 하지만 상수원 보호에는 이들과 급을 달리하는 정말 어마어마한 규제가 걸린댄다.

그러니 상업 시설이 전혀 없고 주택이나 농산물 직판장밖에 없었다. 그나마 딱 하나 '갤러리 추광'이라는 카페가 있어서 들어가서 잠시 쉬면서 폰과 노트북을 잔뜩 충전했다. 사막을 횡단하다가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았다.

카페 주인과 잠시 말을 섞었는데.. 여기에 카페를 정말 힘들게 어렵게 간신히 허가 받아서 만들었다고 하더라. 수질오염과 아무 관계도 없는 별 희한한 규제 때문에 여기 주민들은 세차도 마음대로 못 하고 집 앞 문짝도 마음대로 못 단다고..
이제 여기도 엄연히 하수도 인프라가 깔려서 분뇨나 생활 하수가 팔당호로 흘러들지도 않는데 법이 도대체 언제적 기준으로 만들어진 건지 모르겠다고 하소연을 했다.

광주 이 동네는 한강뿐만 아니라 경안천도 팔당호와 합류하는 하류 구간이 상수원 보호 구역이다. 그래서 광주섬이 만년 미개발 오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쪼기 남양주 조안면과 양평 양수리는 똑같이 팔당호 주변이고 거리도 가까운데.. 남양주는 완전 시골 자연 오지인 반면, 양평 쪼기는 카페가 넘쳐나는 관광지인 것 같다.
그리고 남양주는 한강이나 팔당호하고는 아무 관계 없는 첩첩산중까지 상수원 보호가 너무 넓게 묶여 있는 것 같다.

이런 저런 부동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비는 오전 내내 내리다가 오후 2시쯤부터 완전히 그치고 하늘이 맑아졌다. 지금까지 봄 가뭄이 심했는데 이거 나름 고마운 단비인 것 같았다.

4. 엄미리 계곡 마을

여기도 지금까지 두어 번 정도 들른 적이 있었는데.. 여기서 캠핑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전에 여기서 오후 시간을 보내면서 쉬었으며, 저녁을 먹고 찻집에 들러서 폰과 노트북도 충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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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비가 내리고 나니 엄미천엔 물이 콸콸 잘 흐르고 있었다. 여기는 경치가 특별한 건 없으니 사진을 많이 남기지 않았다.
밤에는 얇은 점퍼와 침낭만으로 버티기에는 좀 추워서 역시 텐트 대신 차에 들어가서 잤다.

5. 양평 양수리 - 서종면

지금까지 한강 이남을 돌아다녔으니 이튿날 아침에는 당일치기로 한강 이북을 탐방했다.
하남 IC - 팔당대교 이후 국도 6의 구도로(다산로)를 타고 남양주 조안면과 양평 양수리를 찍었다.
그 뒤 북한강의 동쪽 북한강로(지방도 352)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다가 서종 IC에서 고속도로 60을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돌아올 때는 구리 시내를 찍고 강변북로를 이용했다.

이때는 날씨가 아주 맑아서 며칠 전과 아주 대조적이었다. 사진은 생략한다.
이렇게 좀 달리고 나니까 좀 살 것 같다. ㄲㄲㄲㄲㄲㄲ 팔당 물안개 공원 말고는 사진이 많지 않으니 글도 둘로 나누지 않고 그냥 하나에다 몰아서 작성했다.

오는 현충일과 7~8월 여름에는 더 멀리 강원도 전방이나 동해안 바닷가에 또 갈 계획이다. 지난 우한 폐렴 시국 동안에는 이런 장거리 여행을 못 했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3/05/06 08:35 2023/05/0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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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광 -- 下 (2022/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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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어디든 단풍의 경치가 아주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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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통령 관저는.. 이렇게 담장이 둘러진 으리으리한 한옥 기와집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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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뒤로 이런 언덕 산책로가 있다.
사진으로 소개하지는 않지만, 청와대 내부엔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이라고 원래 경주에 있던 불상이 떡 옮겨져 있었다. 100여 년 전, 일제가 뜬금없이 무거운 불상을 열차에다 실어서 서울 여기까지 옮겨 온 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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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본관의 뒤통수를 언덕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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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웬 농구 골대까지..?? 청와대 직원이나 대통령 자녀가 농구를 하고 놀라고 있는 시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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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는 넓은 풀밭도 있고, 연못과 개울도 있고 오솔길도 있어서 산책하기에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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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유독 문 재인 대통령 부부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식수가 두 곳이나 있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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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춘추관. 건물 내부는 개방되지 않았다.

3. 촬영용 세트, 그리고 미래 전망

(1) 이제 국내의 민간 지도에 청와대는 당연히 노출되고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청와대의 더 서쪽에 청와대 직원(?? 특히 경호실)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인 일명 '대경빌라'를 비롯해, 청와대를 두르는 각종 군사 시설들은 여전히 비공개 상태이다.

(2) 경남 합천에는 '합천 영상 테마파크'라는 촬영소가 있는데, 거기에는 청와대 본관을 2/3 크기로 재현한 세트가 있다. 과거에 '태양의 후예'처럼 청와대 씬에서 가상의 대통령이 나오는 영상물은 이런 세트에서 촬영되었지 싶다.
하지만 이제는 진짜 청와대가 이렇게 떡 개방되었으니, 가짜 청와대 세트는 앞으로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2020년대 이전의 '제6공화국'을 배경으로 하는 정치 드라마나 영화는 진짜 청와대를 며칠 틀어막고 그 안에서 찍으면 될 테니 말이다.

(3) 참고로 남양주 종합 촬영소에는 '판문점 세트'가 있는 걸로 잘 알려져 있다.
판문점은 평범한 민통선 이북 마을도 아니고, 겨우 영화 촬영 '따위'의 목적으로는 절대 드나들 수 없는 극도로 민감한 곳이다. 그러니 무슨 남북 통일이라도 되지 않는 한, 가짜 세트가 반영구적으로 현역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뭐, 판문점 세트가 필요한 영화나 드라마도 그렇게 많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JSA 말고 또 있기는 했나?)
미래에 레알 판문점도 지금 청와대처럼 전면 개방되고 역사의 유물로 보존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4) 그나저나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남양주 촬영소는 부산에 만들어지는 더 큰 촬영소로 대체되어서 2017~18년 사이에 문을 닫고 없어지려는 듯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도 대체 촬영소가 만들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2020년대에 와서는 남양주 촬영소를 다시 존치하는 것으로 계획이 바뀌었다고 한다.
특정 소재의 영화· 드라마 촬영을 위해서는 옛날 자동차뿐만 아니라 이렇게 유명 장소의 세트가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5) 청와대와 판문점뿐만 아니라 국정원도 만약 가까운 미래에 더 외곽의 지방 모처로 이전한다면?? 그럼 지금 내곡동에 있는 시설 일부가 있는 그대로 개방되거나 심지어 박물관· 기념관 정도로 남지 않을까 싶다. 과거의 대공분실 일부가 역사 유물로 보존되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은 아파트가 국정원의 너무 근처까지 마구 지어지고 있고, 내가 보기엔 쟤들이 보안을 유지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국정원이 이전할 때쯤이면 대모산의 남쪽 반틈도 시민에게 돌아온다고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지 않을까? 국정원을 이전할 때쯤 가락시장 부근에 소재한 전파 관리소도 같이 이전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6) 청와대 관광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본 건데.. 오랫동안 봉인됐던 걸로 유명한 '송현동 공터'도 요 얼마 전에 결국 공원으로 조성되어 시민들에게 개방됐다(열린 송현 녹지 광장). 거기는 땅값은 드럽게 비싼데 규제가 너무 심하게 걸려서 업무 건물을 제대로 올릴 수 없고, 뭔가 수익을 낼 껀덕지가 없었다. 그냥 국가가 접수해서 공공장소를 만드는 게 차라리 더 나았지 싶다.
덕수초-구세군 쪽의 공터는 아직도 문화재 발굴 측량을 하는 건지, 뭐 어찌할 생각인지 잘 모르겠다. ^^

Posted by 사무엘

2022/12/21 08:35 2022/12/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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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광 -- 上 (2022/11/13)

본인은 지난 11월, 산들이 온통 단풍으로 붉게 물들고 있을 때, 지금까지 말로만 듣던 청와대 관광을 가족과 함께 다녀왔다.

예전에 청와대는 정문 입구 정도가 아니라 근처 도로의 양 끝에 검문소가 있고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었다. 길거리 블록 전체가 봉쇄돼 있었기 때문에 허가받지 않은 차량이나 보행자는 일정 거리 이내로 접근할 수 없었다.
기자들이나 프레스센터 격인 저 남동쪽 외곽의 춘추관에 접근 가능했고, 아주 특별한 일로 청와대에 초청받은 민간인이라면 남서쪽 외곽의 영빈관이 마지노 선이었다.

대통령이 직접 근무하는 본관에 출입..??? 어림도 없는 일이고 더구나 대통령 가족의 사생활과 관련이 있는 관저는 더욱 접근할 길이 없었다.
민간인이 자유롭게 드나들거나 민간 지도에 표시될 일이 영원히 없을 것 같던 이 시설이 하루아침에 무슨 조선 시대 고궁 같은 관광지로 바뀌다니.. 참으로 경이롭기 그지없다.

1. 개방 내력

청와대는 초창기에는 경무대라고 불렸다가 1960년, 윤 보선 때 지금과 같은 청와대라는 명칭이 부여되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보는 건물들은 상당수가 1990년대에 지어진 거라고 한다.

청와대는 국가 원수가 상주하는 곳이니 그렇잖아도 철통같은 보안과 경비가 상시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1968년, 1· 21 사태 때 북괴의 무장공비가 청와대 바로 앞까지 침투해 들어왔고, 생포되었던 김 신조가 "내레 박 정희 목 따러 왔수다"라고 읊기까지 하자 온 나라가 준 전시 상태로 발칵 뒤집혀 버렸다.

이땐 전군 장병들의 전역이 경계 모드가 풀릴 때까지 무기한 연기됐었고.. 좀 단축되려던 군복무 기간은 6· 25가 휴전으로 끝난 직후와 동일한 3년으로 도로 환원돼 버리고, 전국민 주민등록번호에 예비군, 5분 대기조.. 별별 불편한 조치들이 이때 생기게 됐다. (심지어 북파공작원까지 몰래 양성을 시작한 건.. 얼마 못 가 흑역사가 됐지만 말이다..;; )

이렇듯, 1· 21은 20여 년 전의 6· 25와 동급으로 우리나라의 안보에 굉장한 충격과 트라우마를 안긴 셈이다.
그런데, 그땐 이런 조치들이 마냥 엄살이 아니었다. 같은 해 말에는 또 울진· 삼척에 100수십 명에 달하는 북괴 무장공비가 여러 차례에 걸쳐 대규모로 침투했었기 때문이다.

북괴는 무장공비를 보내서 뭔가 당근을 제시하면서 주변 주민들을 설득하고 동화시킬 생각을 안 하고, 무식한 폭력을 동원해서 협박하고 죽이고 부술 생각만 했다. 쟤들은 자꾸 무장공비를 보내서 남한을 흔들어 주면 체제가 혼란스러워지고 대남적화가 이뤄질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 리가.. 남한도 투철한 반공 멸공 정신으로 무장해서 힘에는 힘으로, 악과 깡과 근성으로 대응했다.
그러니 북괴의 전략은 전혀 통하지 않고 역효과만 났다. 놈들이 저러면 저럴수록 남한 사람들도 민· 관· 군이 더욱 손잡고 힘을 합쳐서 "때려잡자 공산당"이 되고 북괴에 대한 적개심만 극심해질 뿐이었다.

이 1· 21 사태를 계기로 청와대를 둘러싸는 모든 산들은 군사시설 보호 구역이 되고 거의 DMZ 급으로 민간인 출입이 금지되고 꽁꽁 묶였다.
다만, 한 치의 예외 없이 몽땅 출입금지는 아니고, 북악스카이웨이 도로가 닦이고, 평창동 마을이 조성되기도 했다. 청와대 이북으로도 최소한의 주민이 좀 있어야 간첩이 침투한 걸 발견하고 신고를 할 테니 말이다.

북악스카이웨이는 개통 당시에는 톨게이트가 있는 유료 도로였다. 1970년대에 자가용을 굴리면서 이 길을 다니는 게 가능한 사람은 극소수였으며, 일반 서민들은 여기를 택시 타고 관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럭셔리한 신혼여행 코스였다. ㄲㄲㄲㄲ
그렇게 청와대 주변은 오랫동안 꽁꽁 묶여 있었는데..

1993년, 김 영삼 대통령의 집권과 함께 청와대의 남서쪽 외곽.. 궁정동 안가가 철거되고 무궁화 동산이라는 공원이 조성되어서 대중에게 개방됐다.
그리고 청와대가 내려다보인다는 이유로 접근 금지이던 인왕산이 1주일 중 하루만 제외하고 개방됐다. 단, 청와대가 내려다보이는 포토존에는 감시 요원이 상주했다.

그러다 2007년, 북악산에서 청와대 쪽으로 더 가까이 한양도성을 따라가는 성곽 탐방로가, 신분증 까고 목걸이를 받는 형태로 개방됐다. 이때는 전국의 국립공원들이 입장료 징수가 폐지되고 전면 무료화되기도 했다.
다음으로 2009년엔 북악산의 김 신조 루트가 개방되었고, 저 멀리 우이령길이 국립공원 탐방 예약 형태로 개방됐다.

201x년대, 문 재인 대통령 시절엔 어느 샌가 인왕산에 감시 요원이 없어졌다. 그리고 북악산 남쪽의 한양도성 탐방로도 목걸이를 받지 않고 출입 가능해졌다.
나중에는 그 남쪽 탐방로 구간과 북쪽의 북악스카이웨이 사이 탐방로가 추가로 개방됐다.

그 뒤 2022년, 윤 석열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청와대가 통째로 개방돼 버렸다. 30여 년 전, 무궁화 동산 정도나 찔끔 개방됐던 김 영삼 시절에 비하면 얼마나 큰 변화인가?
아 참고로 2003년, 노 무현 대통령 때는 대통령 전용 '별장'이던 청남대가 민간 관광지로 완전히 개방되긴 했었다. 청와대 말고 청남대 말이다. ㅋㅋㅋ

이제는 대통령 집무실은 용산으로, 사저는 한남 쪽으로 이전했다. 그에 걸맞게 이제는 촬영 감시 요원이 인왕산이 아니라 남산 정상에 상주하게 됐다.
남쪽의 용산 둔지산 언덕에서는 미군 부대가 완전히 철수하고 나가듯(모두 평택으로..), 북악산은 수방사 군대를 동원해서 지킬 필요가 없는 평범한 야산으로 차차 바뀔 것이다.

2. 내부 구조

저기는 청와대 공식 웹사이트에서 간단히 예약만 하면 방문 가능하다. 방문 예정 날짜와 시간대, 일행 연락처와 인원수를 입력하면 되는데, 보아하니 방문 날짜 이상으로 시간대는 막 꼼꼼하게 체크하지는 않는다.

권장되는 청와대 내부 체류 시간은 1시간 반이며, 본인의 경험상으로도 이 정도면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그 시간을 초과해서 청와대 내부에 짱박혀 있는다고 해서, 많은 관광객들 중에 당신을 골라내서 내쫓거나 페널티를 줄 시스템 같은 건 존재하지 않더라.
예약 시스템은 특정 시간대와 날짜에 관광객이 너무 많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정말 최소한의 장치일 뿐이다.

그리고 위치가 위치이다 보니, 자가용을 끌고 갈 생각은 안 하는 게 좋다.;;
청와대 정문까지 가장 가까이 가는 대중교통은 2022년 현재 서울에 하나밖에 남지 않은 순환 버스인 01로, 남산 정상과 광화문, 청와대를 쭉 잇는다. 그거 말고는 효자동까지 가는 7212 같은 다른 버스를 타도 된다.

01은 이제는 색깔조차 2004년 버스 개편 당시에 제정됐던 노랑을 포기하고 초록이 된 듯하다. 사실, 노란 버스는 학교나 유치원 버스 같은 인상이 강하긴 하지.. =_=;; 지금은 서울 버스들 중에 노랑과 빨강은 사실상 망한 것 같다. ㄲㄲㄲㄲ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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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파악한 게 맞다면, 청와대는 서쪽의 영빈문, 중앙의 정문, 그리고 동쪽의 춘추문 셋 중 한 곳을 통해서 들어갈 수 있다. 특별히 01을 타고 정문 근처에서 내린 게 아니라면, 보통은 버스 정류장에서 가장 가까운 서쪽부터 들어가게 된다. 얘는 영빈문을 지나면 보이는 영빈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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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안은 무슨 역시 무슨 대학교 캠퍼스나 산기슭 근린공원 같은 느낌이다.
건물 내부가 개방된 건 (1) 영빈관과 본관 둘뿐이다. 거기에다 관저는 건물 안까지 들어갈 수는 없지만 창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볼 수는 있는 정도이다.
나머지는 (2) 그냥 청와대 내부의 각종 건물들과 풀밭, 정원을 구경하고, (3) 청와대를 두르고 있는 언덕을 산책하면서 일부 옛날 문화재 유적을 구경하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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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빈관 내부. 뭔가 뉴스에서 많이 본 듯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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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이 가장 좁은 의미에서 청와대라고 부를 수 있는 본관 되시겠다.
본관만이 나름 가장 많이 개방되어 있고, 내부에서 2층까지 올라가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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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로만 듣던 역대 대통령들 사진과 영부인 사진도 이렇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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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서울 역 건물이 지금은 '문화역 서울 284'로 바뀐 것처럼 청와대 건물도 그런 식으로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도 옛날 서울 역은 대한민국 시기가 아니라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졌으니 위상이 청와대와는 좀 다르다고 하겠다.
아까도 얘기했듯, 청와대 안에서 실내 구경은 여기까지가 끝이다. 다음부터는 실외 구경만이 이어졌다.

Posted by 사무엘

2022/12/18 19:35 2022/12/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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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관광과 캠핑 (2022/11/12)

지금으로부터 한 달쯤 전 토요일엔 본인은 친한 사이였던 옛 교회 동생의 결혼식이 있어서 오랜만에 안산에 다녀왔다.

예식장이 안산선의 모 전철역에서 가까이 있었으니, 거기만 다녀오는 게 목적이면 4호선 전철만 쭉 타고 가볍게 갔다 오면 됐다.
그러나 모처럼 장거리 여행의 기회가 찾아왔으니 본인은 차를 동원했다. 그리고 결혼식의 앞뒤로 스케줄을 더 추가해서 2박 1일짜리 주말 여행 미션을 만들었다.

텐트를 가져가서 전날과 당일 밤에는 캠핑을 했다. 그리고 결혼식이 오후 늦은 시간에 있었기 때문에 그 전에는 안산에 사시는 다른 교회 지인을 뵈었다. 장소와 시간 동선이 딱 잘 맞았다.
안산은 재작년 가을에 수인선 전철의 전구간 개통을 기념해서 본인이 개인 여행을 다녀 온 추억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 느낌이 더욱 낯익었다.

내비가 안내한 경로는 양재 IC까지 경부 고속도로 서울 시내 구간, 그 다음엔 대부분 과천-봉담 도시 고속화도로였다. 그러다가 39번인지 42번인지 국도를 넘나들면서 수인로(구 수인 산업 도로)를 통해 안산으로 진입했다. 평소에 달릴 일이 없던 길을 마음껏 달리니 스트레스가 풀리고 기분이 좋았다.

가는 도중에 혼자 한두 차로만 쏙 빠져나가는 진출로가 아니라, 전체 차로가 절반으로 싹 나뉘는 갈림길이 두세 번 나왔던 것 같다. 고속도로로 치면 기존 중부와 제2중부가 갈리는 것처럼 말이다. 평소에 주행할 일이 없는 생소한 도로를 야간에 달리느라 주변 지형을 제대로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나름 이색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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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전날 밤엔 반월천 근처.. 경부고속선과 안산선 전철 고가, 서해안 고속도로를 모두 볼 수 있는 천혜의 요지에서 캠핑을 했다. 재작년의 여행 때 주목하고 머릿속에 집어넣었던 장소로, 농사가 다 끝나고 지푸라기들만 가득한 허허벌판이다. 차는 아무데나 세우고 차 바로 옆에다 텐트를 쳤다.

KTX가 지나가는 소리를 수시로 들으면서 캠핑이라니, 황홀하기 그지없었다. 상· 하행을 불문하고 막차는 아마 0시 20분 무렵에 지나간 것 같다.
주변은 지나가는 사람이고 차고 하나도 없으면서 와이파이 하나 잡히는 게 없을 정도로 적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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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형형색색의 호박들은 내가 직접 키워서 수확한 것...이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고 산 거다. 의외로 좀 덜 익은 호박도 동네 채소 가게에서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아 참, 여기까지 온 김에 맑고 시원한 반월천 강물을 말통에다 가득 채워 넣기도 했다. 이건 올겨울 실내 농업용수로 보태 쓸 예정이다. ㄲㄲ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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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밤을 보낸 뒤, 당일 아침을 맞이했다. 안산 지인과 함께 돌아다닌 곳은.. 바로 성포동의 '노적봉'이라고 불리는 야산 언덕의 주변이었다.

안산에는 본인이 알기로 정육각형 모양의 공원 로터리가 두 군데 있다. 그 중 서쪽의 것은 선부동에 있어서 중앙에 서해선 '선부 역'이 만들어져 있다.
그 다음 동쪽의 것은 성포동에 있는데, 여기에는 신안산선 '성포 역'이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안산선과는 중앙 역에서 만나는 종축 간선이 될 것이다.

이 성포 광장 내지 성포 역 예정지에서 남동쪽으로 슬금슬금 내려가니 산기슭에 자리잡은 성포 도서관이 나왔다. 여기에 있는 등산로를 따라 노적봉의 능선을 돌기 시작했다.

노적봉은 높이나 면적이 서울로 치면 봉화산과 비슷한 규모인 언덕이다. 그런데 둘레길이 온갖 공터와 운동 시설, 놀이터로 굉장히 잘 꾸며져 있었다. 지도만으로는 여기가 이런 곳이라는 걸 전혀 알 수 없었다.;;

1시간 정도면 능선 산책로 한 바퀴를 다 돌 수 있으며, 조금만 더 올라가면 정상에도 금방 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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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남동쪽에는 장미 공원과 폭포 공원도 있고, 차 댈 곳과 돗자리 깔고 누울 곳이 넘쳐났다. 국도 39호선과 42호선이 여기 부근에서 만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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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육교를 통해 국도를 횡단해서 동쪽 건너편으로 가면.. 무슨 조각상 공원과 '성호이 익' 기념관, 그리고 안산 식물원이 있었다. 여기가 나름 관광 휴양 명소인 것 같았다. 안산에 이런 곳도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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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에서는 다산 정 약용이 자기 지역 출신이라고 대대적으로 띄우는데(목민심서), 이 동네는 성호 이 익을 배출한 곳이더라(성호사설).
공교롭게도 이 익은 1763년에 죽었고, 정 약용은 1762년에 태어났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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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은 아주 거대한 규모는 아니지만 구역이 넷으로 나뉘어서 열대 식물과 꽃과 각종 나무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무료에 이 정도 서비스이면 나쁘지 않지~~

이렇게 구경을 잘 하고 지인과 헤어졌다.
지방은 주차가 관대해서 참 좋았다.;; 길가 아무데나 차 세워도 되고, 골치 아프게 주차 확인 받고 1~2시간 따지느라 초조해할 필요가 없다.

다만.. 내가 원래 가려던 예식장은 진작부터 주차장에 몽땅 만석이 돼서 빈 자리가 없었다. 어이쿠~ 나름 예식 30분 전에 간 거였는데..
그래서 부득이하게 건물 주변의 도로에다가 대충 차를 세우게 됐다. 그래도 다행히 불법주차 딱지 같은 건 부과되지 않았다.

결혼식장에서 저녁도 잔뜩 먹고.. 사람 만나는 모든 일정이 모두 끝난 건 저녁 6시경이었다. 이제 근처의 카페에 들러서 폰과 노트북을 충전하면서 오늘 캠핑을 할 준비를 했다.

낮에 산책했던 공원에도 텐트를 칠 만한 곳은 아주 많이 있었지만, 그리로 가려면 집 쪽이 아니라 더 서쪽으로 가야 했다. 그리고 주차장에서 캠핑 지점까지의 거리도 만만찮았다.
그래서 고민 끝에 안산을 떠나서 3년 전쯤에 갔던 의왕-성남 사이의 꼬불꼬불 산길을 다시 찾아갔다. 하오개로.

지금이야 100번 고속도로와 57번 지방도 같은 좋은 대체제 때문에 차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레거시가 됐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여기가 밤에 한적한 캠핑 장소로는 최적이었다.

길가 공터에다 차를 세우고 바로 옆에다가 텐트를 쳤다. 차나 사람은 전혀에 가깝게 다니지 않고 와이파이 신호도 잡히는 게 없고.. 서울을 벗어난 덕분에 환상적인 캠핑을 두 번이나 한 뒤 집에 돌아왔다. 그래서 이렇게 기록도 남긴다.
그러고 보니 여기는 내가 미처 사진을 못 찍었다. ㄲㄲㄲㄲㄲ

Posted by 사무엘

2022/12/16 08:35 2022/12/1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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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동 생태 공원

지난 6월은 지방 선거(1일, 수요일)와 현충일(6일, 월요일) 덕분에 공휴일이 많아서 좋았다.
그때 본인은 서울 시민의 영원한 휴양지 안식처인 남양주-양평 일대로 바람이나 좀 쐬고 오려 생각했었다. 그래서 적당히 아점 시간대에 차를 몰고 동쪽으로 출발했는데..

문제는 나만 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했던 게 아닌 듯하다.
올림픽대로의 동쪽은 말할 것도 없고 팔당 방면으로 가는 국도 45호선은 그냥 차들이 멈춰서서 꼼짝도 안 하고 있었다.
특히 하남 스타필드 이후로 동쪽으로는 더 진행하는 게 도저히 불가능했다. 날은 더운데 차들이 수 km째 멈춰 있으니 답이 없었다. 도대체 병목의 근원지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결국 본인은 위화도 회군...이 아니고 스타필드 회군을 결정하고, 기지를 발휘하여 근처의 서울 동부 외곽에 있는 '길동 생태 공원'이라는 곳을 찾아갔다. 지도를 공부하면서 지금까지 머리로만 알고 있던 곳을 드디어 들렀다.
그랬는데.. 여기는 제법 만족스러웠다.

인서울임에도 불구하고 주차 무료이고.. 한적하고 선선한 분위기에서 "텃밭과 숲과 늪과 초원"을 모두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큰 강이나 바다만 없을 뿐.
서울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아쉬운 대로 남양주-양평의 공원을 체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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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원은 생긴 형태가 좀 특이하다. 주차는 일자산 기슭의 '길동 생태 문화 센터'라는 건물이 있는 곳의 마당에다가 한다. 그 뒤, 공원은 천호대로 건너편에 있으니 길을 횡단해서 들어가야 한다.
공원 안에는 텐트는 물론이고 돗자리도 들고 입장할 수 없다. 하지만 직원 눈에 안 띄게 알음알음 몰래 반입하는 걸 다 막지는 못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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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나오는 저수지 지구인데.. 물이 많이 마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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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보면 이런 오두막도 있어서 중간에 쉬어 가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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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농촌 지구. 공원 안에 이런 텃밭이 있어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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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이렇게 논을 재현해 놓은 곳도 있었다. 공원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이 일일이 농사를 짓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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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호박을 보게 되어 몹시 반가웠다. 하지만 본인이 방문하던 당시에는 꽃이나 열매는 전혀 볼 수 없어서 이건 한편으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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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지구는 딱 뒷산 언덕을 산책하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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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컴터 배경 그림으로 넣어서 써도 되겠다. ㄲㄲ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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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이렇게 늪지대도 나온다.

이 공원에 있는 건 이 정도이다. 설렁설렁 걷다 보면 적당한 거리에 어지간한 자연의 정취를 다 경험할 수 있다. 한강 공원과 달리 사람이 적고 한적하며, 텃밭도 있는 것이 더욱 좋은 점이다. 독자 여러분도 힐링이 필요할 때 한번 가 보시길 바란다.

알고 보니 여의도 샛강 생태 공원이라는 게 먼저 생겼고, 여기는 샛강 이후로 제2의 서울 생태 공원이라고 한다.
그리고 여기는 원래 단위 시간당 입장 인원에 제한이 걸려 있고,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더라. 하지만 그 날은 직원이 그냥 들여보내 줬다. 평일도 아니고 토요일 주말인데도 말이다. 그만큼 공원 상태가 널널한가 보다.

Posted by 사무엘

2022/07/20 19:35 2022/07/2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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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은 한 달 내내 날씨가 지독하게 더웠다.
본인은 올해의 하계 휴가는 예전의 관행과 달리, 인천· 경기도를 벗어나지 않는 단거리 위주로 산발적으로 다녀왔다. 그리고 새로운 장소를 개척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기존 장소를 찾아갔다. 코로나19 시국과 개인적인 신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이렇게 움직이게 됐다.

먼저 을왕리 해수욕장에 당일치기로 다녀온 뒤, 다음으로는 양평 계곡에 다녀오고 거기 부근에서 캠핑을 했다. 당초 계획했던 동해 바다를 포기하는 대신, 이걸 황해 바다와 계곡으로 나눠서 퉁친 셈이었다.

방역 때문에 밤에 시원한 바다 코앞에서 텐트 치고 놀지를 못하게 한다니.. 그럼 멀리 동해까지 원정 가는 것의 의미가 없어진다.
하지만 아무리 코로나니 뭐니 해도 이 더위에 어디든 바다는 보고 와야 하니 그냥 가까운 곳을 찾아가게 됐다.

1. 첫째 날: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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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왕리는 3년 전에 다녀 온 적이 있다. 그때의 기억이 어디 가지는 않아서 주변 지리가 낯익어 보였다.
그때도 한낮에 찾아가니 물이 다 빠져 있었는데.. 나중에 용유도 일대의 만조· 간조 시간대를 찾아보니 진짜로 오후 2시 반쯤이 물이 제일 없는 시간대였다. 황해에서 물놀이를 생각하고 있다면 이런 것도 고려를 해야겠다.

그래도 만조 ↔ 간조 사이의 간격이 얼추 6시간이니, 두어 시간 정도 지나자 물이 금방 들어왔다. 한참 멀리 떨어져서 바닥에 널부러져 있던 부표들도 금세 물에 잠겼다.
워낙 폭염이 강하고 수심이 얕기도 한지라, 바닷물은 그냥 온수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지근했다. 그리고 아래가 내려다보이지 않을 정도로 탁한 흙탕물이었다.

동해는 시종일관 거센 파도가 휘몰아치고 거품 낀 맑은 물이 솟구치는 대신, 바닥도 급격히 깊어져서 물에 얼마 들어가지를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강원도건 부산이건 별 구분 없이 말이다.
이런 사소한 것들도 매년 꾸준히 바다에 다녀오니 차이점이 눈에 들어오고 경험과 노하우가 생긴다.;;

여기서는 발 담그고 해변 산책, 식사와 카페 휴식 정도만 했다. 방역을 빌미로 해수욕장이 폐장 상태이고, 샤워장조차 운영하고 있지 않으니 뭘 더 할 수가 없었다.
그럼 발을 씻을 수 있는 최소한의 야외 수도꼭지 같은 거라도 있어야지? 그것도 없으면 사람들이 나갈 때 온통 공중 화장실로 몰릴 것이고 세면대 하수구가 모래에 막혀서 배기지를 못할 텐데.. 이미 공중 화장실 세면대는 개판이 돼 있었다.;;;

2. 둘째 날: 계곡

이튿날, 본인이 찾아간 곳은 양평의 모 계곡이었다. 여기도 수 년 전에 교회 수련회 일정에 껴서 친구들과 다녀온 적이 있어서 풍경이 낯설지 않았다.
작년에 굉장히 시원하고 인상이 좋았던 안양 병목안 산림욕장의 계곡, 또는 양주 송추 계곡도 후보에 껴 있었다. 하지만 거기는 연계 관광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지라, 이번에도 역시 검증된 피서 휴양 코스인 양평을 선택하게 됐다. 서울을 떠나서 국도 6호선을 따라 한강 경치를 감상하는 건 나를 언제나 들뜨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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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에서는 인구 밀도 대비 수량이 부족해서 앉거나 눕는 기동밖에 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하지만 이 길고 긴 폭염 와중에 이만치라도 맑고 차가운 물이 흐르는 곳, 선풍기와 에어컨 없이 지낼 수 있는 곳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였다. 물이 적은 대신 퀄리티가 바닷물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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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물이 졸졸 흐르는 전용석에 기다랗게 누워서 한 30분이 넘게 컴퓨터 작업을 했다.
그늘 밑에 돗자리 깔고 거기서도 낮잠을 자고 간식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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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저문 뒤에는 계곡을 나와서 근처를 방황하던 중,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어느 공터를 발견했다.
놀이터였던 곳이 방치된 것 같은데.. 차도에서 가깝지만 길에서는 공터 안이 수풀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는 은폐 보안성을 자랑(?)했다. 게다가 옆에 정자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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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바로 옆에 흐르거나 화장실· 수도꼭지 같은 것만 근처에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캠핑을 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였다. 여기서 텐트 치고 밤을 보냈다. 아주 만족스러웠다.

3. 셋째 날: 한강 주변 카페, 두물머리 세미원

계곡에서는 6시간을 채 있지 않았던 반면, 이 캠핑 아지트에서는 자는 시간을 포함해서 무려 12시간 가까이 있었다.
둘째 날까지 물놀이와 캠핑을 했다면 셋째 날엔 두물머리 일대에서 시각 힐링과 관광을 즐겼다. 이런 연계 코스 때문에 계곡에 갈 때도 다른 지역 대신 양평을 선택한 것이었다.
다만, 이 관광지들은 상수원 보호 구역에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관광만 가능하다. 이제 물놀이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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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교회 수련회를 다녀오면서 개척한 적이 있던 카페인데.. 예나 지금이나 주변 경치가 가히 킹왕짱이었다. 날씨도 흐릴 거라는 예보와 달리 쾌청해서 더욱 좋았다. 여기서 제대로 씻고 전자기기들을 충전하고 간식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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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햇볕이 내리쬐고 날씨가 많이 더워져서 야외 활동은 자제할까 생각도 했지만.. 기왕 여기까지 온 김에 근처의 '세미원'이라는 곳을 가 봤다.
'평범한 연꽃 공원처럼 보이는데 무슨 입장료까지 받나, 옆에 있는 두물머리 공원과 차이가 뭐냐' 이런 생각을 하면서 들어갔지만 생각이 곧 바뀌었다.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시설이 정말 잘 꾸며져 있고 볼거리가 많았다.

특히 저 사진에서 보다시피, 입구에서부터 울창한 나무들 아래로 물이 졸졸 흐르는 징검다리길이 있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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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는 이렇게 커다란 연꽃들이 가득했다. 꽃이 피었다가 시든 자리는 무슨 샤워기 같은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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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도 이렇게 잘 꾸며진 공원과 연못이 아주 넓게 갖춰져 있었다. 그저 풀숲뿐인 두물머리 공원과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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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하늘과 강이 참 예뻐서 한 컷 찍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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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원에서도 다리를 통해 이웃집인 두물머리 공원으로 갈 수 있었다. 단, 두물머리에서 세미원으로 재입장을 하기 위해서는 티켓을 잘 간수하고 있어야 한다.
뙤약볕 아래에서 긴 거리를 걸어 다니느라 다리가 아프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돌아다닐 가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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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돌아오면서 강북이 아니라 강남에서 강북 쪽을 바라보며 찍은 한강 경치이다.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다.
이상이다. 본인은 이렇게 이번 휴가철엔 바다(3) - 계곡 개울(1) - 큰 강(2)의 순으로 답사를 하고 돌아왔다.
각 장소별로 물놀이는 바다(2 발만..) - 계곡 개울(3 제일 많이) - 큰 강(1 전혀 못 함)의 순으로 했다.
사진은 바다(1 별로) - 계곡 개울(2 조금) - 큰 강(3 제일 많이) 이런 순으로 많이 남겼다.

Posted by 사무엘

2021/08/15 08:34 2021/08/1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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