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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이한 시내버스

(1)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어떤 시내버스 노선은.. 한번 다니면서 같은 지점으로 돌아오거나 심지어 같은 길을 같은 방향으로 또 경유하는 경우가 있다. 한 노선 갖고 여기저기 들쑤시는 굴곡 노선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런 버스는 같은 번호이더라도 A 방향, B 방향을 잘 구분하면서 타야 된다.
서울에서는 동대문구 쪽에 2233과 2112, 그리고 성남 57 말이다.;; 지도 그림만 봐서는 저 노선의 필순을 도저히 떠올릴 수가 없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지하철 노선을 이해하는 식으로 시내버스 노선을 이해하려 해서는 곤란한다.

(2) 2022년 이후, 서울에 노란 순환 버스는 01 딱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원래 버스 개편 당시엔 강남이나 여의도, 중구 도심 같은 곳을 짤막하게 도는 마을버스처럼 계획됐지만.. 그건 진짜 마을버스들의 역할로 넘어가고 색깔은 그냥 학원 학교 버스한테 넘어가면서 정체성이 너무 애매해졌다.
현재 유일한 순환버스 01은 그래도 남산 꼭대기와 청와대를 연결하는 굉장히 독특한 순환 노선이다.

서울 시내버스들 중에서는 파란색 110이 거의 유일하게 서울 강북을 ‘순환’하는 형태이다. 용산구 한남동에서 평창동, 정릉까지 간다.
노랑뿐만 아니라 빨강도 굉장히 보기 힘들다. 경기도 소속의 광역버스나 아예 중앙 정부 소속의 M 좌석버스가 있을 뿐, 서울 소속의 광역버스가 많을 리 없기 때문이다.

(3) 버스를 비교해 보면 아무래도 좌석형 시외/고속버스가 덩치가 제일 크고(길이 12m 이상), 입석형 시내버스는 그보다 약간 더 작다(11m급 에어로시티). 마을버스에서는 더 작은 8.5~9m급 차량이 투입되기도 하며, 아예 카운티 같은 중형 버스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성북 05는 현재까지 서울에서 아예 스타렉스 승합차가 투입되어 다니는 유일한 마을버스 노선이다. 노선 길이는 겨우 2.1km이고 차량 딱 한 대가 20분 간격으로 다닌다.
도대체 이런 애들 장난 같은 노선이 왜 필요한가 싶지만.. 저기 일대가 북한산 기슭이어서 골목길의 경사가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셔틀버스에 가까운 마을 버스의 혜택을 입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굴린다.

2. 마을버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마을버스는 버스라는 대중교통 중에서 스케일이 제일 작은 시스템이다. (시외 > 광역 > 도시형 시내 > 마을..)
그래서 그런지 기본요금도 도시형 시내(초록색 지선, 파란색 간선 포함)버스보다 싸고, 운영 시스템이 그런 시내버스와는 따로 노는 감이 좀 있다. 이런 자잘하고 영세한 버스들까지 몽땅 다 환승 할인이 되고 버스 위치 조회가 되게 하고, 준공영제에 끌어들인 건 정말 대단한 조치였던 것 같다.

마을버스는 대도시의 깊숙한 구석 주택 골목을 꼼꼼히 돌면서 승객을 모아서는.. 인근의 대로변과 지하철역을 연계한다. 얘 한 번만 타서 어디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얘는 스케일이 더 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걸 돕는 역할을 한다.
마을버스의 유사품으로 이런 게 있다.

(1) 도심순환: 서울 버스 개편 때 '노랑 버스'로 계획했던 물건이다. 대도시 내부의 단거리 셔틀이라는 점은 마을버스와 비슷하지만, 주거 지역이 아니라 상업 업무 지역만을 돌아다닌다.
앞서 얘기했듯이, 지금은 남산-청와대 셔틀 말고는 이 버스가 모조리 사라지고 사문화돼 있어서 아쉽다. 사실, 노랑 버스는 햇병아리 어린애들을 태우는 학원· 학교 버스 이미지로 굳어졌기 때문에 색깔도 좀 논란의 여지가 있다.

(2) 농어촌버스: 운행 거리가 길고 관할 지역이 왕창 넓지만.. 여기는 인구와 수요가 너무 적기 때문에 영세하다. 시골 마을 어귀 곳곳을 돌면서 승객을 태워서 시장, 철도역, 시외버스 터미널, 관청 따위가 있는 중심부를 연결한다.
대도시와 비교해 보면.. 시골에는 마을버스 같은 세심한 물건 따위는 없으며, 농어촌버스가 간선버스 내지 지하철 역할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정작 농어촌버스는 몇 시간에 한 대, 심지어 하루에 n번꼴로 운행되니 거의 시외버스 급의 배차이다.

이러니 시골은 대중교통이 열악하고 자가용이 필수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마을버스? 대도시에서도 적자가 심해서 난리인데 그런 게 시골에 있을 수가 없다. ㄲㄲㄲㄲㄲ
7, 80대 노인들이 교통사고를 많이 낸다면서 면허 반납을 유도한다 해도, 시골에서는 그게 현실적으로 매우 난감하다.

3. 서울 지하철역

(1) 대청 역은 서울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이 정확하게 수직으로 교차하는 곳이다. 하지만 주변에 이미 역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인해, 여기는 분당선은 역이 아예 만들어지지 않고 3호선 역만 있다.
둘 이상의 전철 노선이 환승 없이 지나치는 경우는 있지만, 역이 아예 대놓고 하나만 만들어진 경우는 좀 드문 것 같다. 아, 5호선 마장-답십리 사이에 2호선 신답이 환승되지 않는 것도 비슷한 사례일까?

대청 역 주변에는 탄천 물재생센터가 있다. 장한평 주변에 중랑 물재생센터가 있는 것과 비슷한 관계이다.
저기도 분당선 역을 3개씩이나 만들지 말고 2개로 줄이고(구룡-개포동-대모산), 그 대신 대청을 환승역으로 만들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쉽다.

(2) 서울 지하철들은 지상 철교로 한강을 건넌 뒤에는 다시 터널로 들어가면서 아래로 내려간다. 아직 지상 구간인데 일부러 주변이 가려져 있지는 않는 편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주변이 방음벽으로 가려져 있는 곳은 2호선 당산 철교를 지난 직후인 합정 역 근처가 거의 유일한 것 같다. 이 방음벽 때문에 선로 바로 옆에 있는 절두산 가톨릭 순교 성지는 거의 제대로 못 본다.

한편, 지하철 1호선을 타고 한강 철교를 건너서 강북에 진입한 거의 직후엔 차창 밖으로 거대한 기와집을 하나 보게 된다. 이거 정체도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새남터 순교지. 이것도 가톨릭과 관계 있는 건물이었다.
하긴, 한강 철교 남단은 노량진이고 거기 근처엔 사육신묘가 있다. 어떤 형태로든 죽은 사람을 기리는 시설이 있다는 게 흥미롭다. 옛날에는 이렇게 한강 도성 바깥의 한강 근처까지만 가도 이미 서울을 벗어난 교외 깡촌이긴 했다. 사형장이 있고 무덤이 있었을 정도니까..

(3) 2호선에서 신설동은 서울 지하철 최초의 환승역인 데다 지하 유령 승강장의 존재 때문에 많이 유명하다.
걔 말고 역삼 역은 역사 내부에 최초로 에스컬레이터라는 게 설치된 역(!!)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안 그럴 것 같지만 역세권에 나름 민간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 보안 시설이 들어서 있다. 물론 군부대나 교도소 같은 곳은 아니고, 한국 은행과 금융결제원이 1번 출구 바로 옆에 있다.

4. 고속도로 나들목과 철도역의 위상

각종 지방도나 국도의 이정표에서 무슨 시· 군까지 남은 거리(km 수)는.. 통상적으로 해당 지역의 시청· 군청까지의 거리라고 알려져 있다. 관청이 있는 곳이 해당 지역의 중심부이기도 하니까.
그러나 고속도로의 이정표에서 그 지역까지 남은 거리수는 당연히 그 지역 관청과는 아무 관계 없고 그냥 그 지역 이름을 딴 나들목까지의 거리일 뿐이다. 고속도로라는 건 그 지역의 중심부를 대놓고 관통하지도 않는다.

반세기 전에 경부 고속도로라는 걸 처음 만들던 시절엔 지역 공무원들도 이런 관념이 없었으니 "고속도로가 뭐야? 먹는 거야?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들목을 닥치고 우리 시내 중심부로 유치해야겠네!!" 이랬었다고 한다.
하긴, 철도역은 과거에는 저렇게 지역 중심부를 대놓고 지났지만 요즘은 다들 선로와 역사가 외곽으로 이설되면서 뭔가 고속도로 진출입로 같은 존재로 슬슬 바뀌어 가고 있다.

5. 길의 선형과 유래

(1) 지금 제1 수도권 순환 고속도로(100)라고 명명된 그 ‘외곽순환 고속도로’는 맨 처음에는 1991년 10월 31일, 동남부의 구리-판교 고속도로라는 명칭과 구간으로 시작했었다.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맨 처음 개통된 구간은 동남부의 신설동-종합운동장이었다(1980년 10월 31일).
서울 지하철 5호선이 맨 처음 개통된 구간은 역시 동부 말단의 왕십리-상일동이었다(1995년 11월 15일).
모두들 뭔가 동질감이 느껴진다. 날짜도 비슷하고..!!

(2) 우리나라의 고속도로에서 중앙 버스 전용 차로가 시행된 건 경부 고속도로 신탄진-양재, 쉽게 말해 대전-서울 사이 구간이 최초이다. 1994년엔 명절에 시범 시행됐다가 1995년부터 전면 시행되었고 이때 파란 차선이라는 것도 처음 등장했다.
한편, 서울 시내에서 대중교통을 위한 중앙(측면이 아닌) 버스 전용 차로가 시행된 건 1996년 2월, 천호대로 신설동-광나루 구간이 최초이다. 해당 구간에 서울 지하철 5호선이 개통된 뒤, 파헤쳤던 길을 복구하면서 그 위에다 곧바로 중앙 버스 전용 차로를 아주 수월하게 만들었다.

(3) 전국의 고속도로 중에 단위 거리 당 건설비가 제일 높은 축에 드는 도로는 저 외곽순환 고속도로이다. 땅값이 너무 비싸서 토지 보상 비용이 많이 들고, 고가와 터널도 많이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것처럼 서울 시내의 간선 도로 중에서 건설비가 제일 높았던 도로는 내부순환로이다. 기존 도로나 지형과의 접점이 없이 온통 고가도로로 때우고, 북악산을 뚫기까지 하면서 서울 북부에다가 정말 힘들게 길을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곳은 고육지책으로 하천 위로 그대로 고가도로를 만들기도 했다.

물론 2010년대 이후엔 강남순환로라고 관악산을 몽땅 지하 터널로 통과하는 더 무시무시한 길이 생겼다. 고속도로에도 제2경인 고속도로의 동쪽 연장 구간이 청계산이고 관악산이고 몽땅 다 지하로 관통해 버리니, 비슷한 수준의 강적이 등장했다.

(4) 대구는 ‘동대구’ 역이 대구 역보다 더 크다는 것, 2010년대 이전에는 복합 버스 터미널이 없었다는 것, 그냥 평범하게 ‘대구’라는 이름이 붙은 고속도로 나들목이나 분기점이 없다는 것이 무척 특이하다.
철도 쪽이야 대구 역이 경부선 창립 멤버로 있었으니까 ‘동대구’라는 이름이 나중에 추가로 붙었겠지만, 근처의 고속도로 나들목도 ‘동’자가 붙은 이유는 뭘까? 아마 1969년, 경부 고속도로 대구-부산 구간이 한창 건설 중일 때 동대구 역도 같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똑같이 ‘동’자가 붙은 것 같다.
실제로 동대구 역은 1969년 7월에 완공됐고, 고속도로는 그 해 말에 완공됐다.

(5) 우리나라 고속도로 중에서 대놓고 ‘지선’이라는 말이 붙은 도로로 내게 개인적으로 익숙한 것은.. 호남 고속도로 지선 251, 그리고 중부내륙 고속도로 지선 451이다.
이것 말고 중앙 고속도로 지선 551, 서해안 고속도로 지선인 151도 있고.. 남해 고속도로는 짤막한 지선이 여러 개 있어서 번호를 102부터 104까지 차지하고 있다.
251은 대전에서 호남 고속도로로 가는 게 철도 대전선의 도로 버전인 것 같다. 451은 북쪽의 대구에서는 45가 아니라 근처의 중앙 고속도로 55와 훨씬 더 가까이 있는데.. 남쪽 기점에서는 실제로 45와 연결되고 있기 때문에 저런 번호가 붙었다.

고속도로 노선 번호가 정착된 지도 20년이 넘었는데 이제는 이 번호 체계도 너무 복잡해져 있다. 하지만 이름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된 것도 사실이니, 번호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 고속도로도 그냥 국도처럼 아주 흔해 빠진 존재라고 생각해야 한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의 구분을 없애고 시스템을 다 통합하고.. 유인 톨게이트도 없애고, 통행료를 걷을 거면 그냥 다 하이패스 기반으로 바꾸고 말이다.

(6) 같은 도로에 상행과 하행이 멀찍이 떨어져 있고 심지어 고저 차이도 있다거나.. 반대로 같은 길의 복제판이(= 상· 하행 모두) 근처에 따로 있는 것.
둘 다 흔한 경우는 아닐 것이다. 둘 다 도로의 확장과 관련된 사연이 있어서 저렇게 됐다.
전자의 경우는 경부 고속도로 청주-남이 사이가 대표적이다. 수원 요금소는 상행과 하행이 분리되어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도로뿐만 아니라 경부선 철도도 일부 구간--특히 대구-부산 사이--은 상· 하행이 뚝 떨어진 경우가 있다.

후자의 경우는 제2 버전이 나란히 지나는 중부 고속도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리고 인천 공항 고속도로도 상· 하행 복층 구간이 짤막하게나마 존재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4/01/29 08:35 2024/01/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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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자가 붙은 광역 자치단체

언제부터인가 강원도가 그냥 도가 아니라 '특별자치도'로 바뀌었더라. 제주도(섬이 아니라 광역 자치단체으로서)가 2006년부터 특별자치도로 바뀐 것처럼 말이다.
하긴, 요즘 각종 지역들이 '특'자 타이틀을 붙이는 게 유행처럼 번지는 듯하다. 경기도의 수원, 용인, 고양과 경남 창원이 '특례시'로 바뀌었다. 워낙 덩치가 커져서 광역시로 바뀌어도 이상할 게 없긴 한데, 그래도 나라에서 광역시를 더 만들지는 않는 대신 다른 감투를 씌워 줬다.

특례시는 그냥 '시'와 무엇이 다른지는 잘 모르겠다. 특례시가 됐다고 해서 원래 소속된 도에서 이탈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하물며 특별자치도는 또 뭔지?

우리나라는 지방자치를 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지방보다는 중앙 정부의 입김이 월등히 더 강하다. 나라의 규모와 덩치가 너무 작아서 어설프게 지방 파편화보다는 중앙 집중이 더 효율적이기도 하고 말이다. 주 정부와 연방 정부가 완전 따로 노는 미국 같은 나라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이 와중에 그냥 시건 특례시건.. 그냥 도건 특별자치도건.. 특례나 특별자치가 무슨 의미를 갖는지 궁금하다.

기억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먼 옛날에 '광역시'의 예전 이름은 '직할시'였다. 부산이 1963년에 국내 최초로 직할시 1호 타이틀을 거머쥐었는데, '직할'이라는 말부터가 니들이 '직접 관할하라'라고 아주 지방자치를 표방하는 명칭이긴 했다.

2. 마지막

  • 아마 김 영삼 때부터이던가? 우리나라는 수도권 과밀화를 막기 위해 인서울에다가는 학부 과정 대학교를 더 신설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 울산(1997)을 마지막으로 새로운 광역시 승격과 추가는 더 없을 것이다. 안 그래도 이미 있는 인구도 줄어드는 와중에..;;
  • 서울은 9호선을 끝으로 중전철 지하철의 건설은 더 없을 것이다. 그 뒤에 생기는 건 다 광역전철급 아니면 경전철이다.
  • 어쩌면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중전철 지하철의 맥 자체가 대전 지하철 1호선 이후로 영원히 끊긴 건지도 모르겠다. 이젠 광역전철 아니면 경전철밖에 만들지 않으니 말이다.

3. 광역시들의 예외

  • 인천은 광역시들 중 유일하게 장거리 일반열차가 없다.
  • 대전은 유일하게 공항이 없다 (청주가 대신..)
  • 울산은 유일하게 지하철이 없다.
  • 광주는....;; 광역시들 중 혼자 유일하게 여러 쇼핑시설이나 인프라가 없다고 들었다.
  • (그 반면, 부산은 광역시들 중 유일하게 노면전차가 다녔던 이력이 있고.. 6· 25 때 임시 수도 역할까지 한 적이 있다.)

4. 군위의 대구 편입

한번은 "영천-상주 고속도로(301)가 대구를 지나다니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라는 의문이 순간 들었는데
헐~ 아시다시피 군위군이 이제 경북에서 대구에 편입돼 들어갔다~~~
군위가 대구로 편입된 배후에는 공항 건설과 관련된 거래가 있었다고 한다.
대구 시내와 너무 가까워져서 민폐로 전락한 지금 대구 공항과 거기 공군 부대를 군위 정도 외곽으로 이전하려는가 보다.

이제 대구는 달성에 이어 군위까지 2개의 군을 위성(?)으로 갖게 됐다.
지금까지는 인천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군을 2개 보유했는데(강화, 옹진), 대구도 그 반열에 올랐다.
부산에는 기장군이 있고, 울산에는 울주군이 있다.
대구와 인천은 1981년에 나란히 직할시로 승격된 광역시 동기(?)이기도 하다. 급이 비슷하다.

그 반면, 대전과 광주는 도시 규모가 비슷하고 직할시 승격 시기가 비슷하고, 지하철 개통 시기도 비슷하고, 군이 없다는 공통점까지 있으니 그렇게 둘이서 한데 묶을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에 군이었던 곳이 자기네 '구'로 편입됐을 뿐. 유성구처럼)
대구와 인접해 있는 칠곡이랑, 아예 대구로 편입된 군위는 처지가 서로 어찌 달라질지 궁금하다.

5. 각종 보안· 제한 구역들

(1) 안양 박달산 기슭, 성남 서쪽 청계산 기슭, 동두천과 양주, 고양 등 서울의 남북으로 여러 군부대들이 있는 것이 주지의 사실인데.. 분당 이매동에 아주 인텔리전스한 군부대(777 사령부)가 있다는 게 굉장히 흥미롭다. 역시 옛날에 우연히 마주쳤던 심상찮은 건물 입구가 바로 거기였다. ^^

(2) 청와대가 현역에서 물러난 뒤로 대통령 집무실은 용산에 있고, 대통령 관저는 한남동 쪽의 모 언덕 한구석에 있구나. =_=;;; 청와대뿐만 아니라 방대한 용산 미군 기지 부지도 풀리는 건 시간 문제일 텐데.. 저기는 규모가 워낙 방대해서 정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그리고 서울 화력 발전소 부지도 풀리겠지?

(3) 파주 대성동뿐만 아니라 연천 횡천리, 철원 마현리 같은 다른 민통선 마을 주민들도 납세와 병역 의무가 면제인가? 난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애초에 대성동에 적용되는 특례나 제약 사항(통금, 8개월 이상 거주 의무 등)들은 무슨 법에 명시되어 있는지 근거 자체를 난 아직 모르겠다. 궁금하다.

(4) 하긴, 내 고향 경주는 상수원 보호도 아니고, 군사 시설 보호도 아니고 그린벨트도 아니고.. 도시형 국립공원이라는 초월적인 이유 때문에 건물 지을 때 고도 제한, 그리고 일부 지역은 전통 문화 보존 명목으로 반드시 기와집 의무 등..;;; 아주 특이한 개발 제약이 많이 걸렸다. 하지만 반대로 관광 도시 육성 명목으로 혜택과 지원을 받은 것도 있으니(일찌감치 야간 통금에서 열외, 새마을호 운행, 심지어 경부 고속도로 경유..ㅋㅋ) 무조건 손해를 본 건 아니었다.

(5) 우리나라엔.. 군부대나 상수도· 원자력 시설이 아니면서 그에 준하는 의외의 보안 시설이 하나 있다.
'백두대간 seed vault'라고 지하에 야생 식물들의 종자를 영구보존 해 놓은 기지인데.. 나름 SF 만화 '호텔'에서 묘사된 호텔 같은 느낌도 든다.
이건 전국에서 손꼽히는 오지인 봉화군에 무려 2015년에 조성됐다고 한다. 노르웨이와 더불어 세계에서 단 두 곳밖에 없는 시설인데 한짝이 우리나라에 만들어졌다니 참 대단한 일이다.

6. 나머지

(1) 강뿐만 아니라 산도 두 지역의 경계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산(서울-고양), 남한산(성남-광주), 아차산(서울-구리), 불암산(서울-남양주) 등. 그런데 내가 지금까지 본 산 중에서 가장 다양한 지역과 걸쳐 있는 산은 청계산이더라. 서울-성남-과천-의왕..

(2) 강원도, 그것도 북쪽 끝 전방에는 의외로 돼지에서 유래된 지명이 좀 있다. 양구 해안면(亥) 그리고 고성 현내면 저진리(猪). 우연인지 아니면 다른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3) 의왕, 이천, 옥천은 뭔가 거대한 창고가 있는 물류 허브 지역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안양, 의왕 이렇게 묶으면 구치소/교도소가 있는 지역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천, 평택은 군사 도시라는 인상이 강하다. 평택과 동두천은 미군 냄새가 아주 짙게 난다.

(4) 우리나라에서 제주 공항은 유일하게 국내선 면세점이 있다.
강원랜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자국민도 출입 가능한 카지노이다.
저런 건 원래는 외국인에게만 혜택을 주려고 만든 시설인데, 특별자치도 안에는 예외적인 시설이 하나씩 있는가 보다. ㄲㄲㄲ

Posted by 사무엘

2024/01/26 19:35 2024/01/2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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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보안

1. 고전적인 폭탄 테러

비행기는 타 교통수단보다 훨씬 더 빠르고 위험하고, 엔진이 꺼졌다가는 바로 추락해 버린다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여객기의 경우 진작부터 테러의 표적이 되었으며, 보안의 필요성이 타 교통수단보다 더욱 부각되었다.
1970~80년대에 수하물 폭탄 테러가 몇 건 발생하자, 여객기 업계에서는 인원과 수하물이 무조건 일치해야만 비행기를 출발시키는 절차를 추가했다.

환승 등 어떤 형태로든 주인 없이 슬쩍 싣는 짐이 기내에 절대 존재하지 않게 한 것이다. 그 짐 속에 폭탄이 들어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짐과 짐 주인을 맞추는 게 마치 울나라 군대에서 탄피 개수를 맞추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여기까지는 그렇다 치는데..
누군가가 비행기 안에 들어갔다가 탑승을 포기하고 도로 내리는 경우, 이때도 객실과 수하물을 전부 싹 뒤지고 검사를 다시 하게 됐다. 이건 어디 건물에 폭탄 설치 협박 전화가 들어온 것과 완전히 동일 상황이라고 가정하는 거다.

비행기가 떴다가 응급환자 때문에 도로 회항하면.. 이번엔 승객들 짐은 건드리지 않지만 비행기가 비상 착륙을 위해 연료를 다 버려야 하는 민폐 상황이 벌어진다.
그런데 뜨기 전에 승객이 일부 빠져나가면, 이번엔 연료는 안 버리지만 저렇게 보안과 관련된 시간과 인력 낭비 민폐 상황이 벌어진다.;;

우리나라는 대한항공 858 (김 현희..) 이후로 수하물 폭탄 '테러'는 더 겪지 않고 있다.
그 대신, 화물기에 실렸던 리튬이온 배터리가 폭발하는 바람에 추락 사고가 난 적이 있었을 뿐.. (아시아나 항공 991편, 2011년. 조종사들 사망)

2. 자살 테러

짐칸에다가 폭탄을 못 실으면 사람이 직접 조종실로 쳐들어가서 조종사들을 제압한다~!!
우리나라는 1958년의 창랑호, 1969년 YS-11기 같은 북괴의 납북 테러 공작 때문에 진작부터 이런 거 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반면, 미국은 2001년 9· 11 테러를 당한 뒤에야 보안이 뒤늦게 아주 아주 강화됐다.

20세기까지 항공 보안 이념에는 "테러리스트들이 아무리 비행기를 납치하더라도 설마 자기들까지 다 죽을 짓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전제 조건, 선입관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9· 11 테러는 그 선입관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부정해 버렸다. 그러니 충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이제 수하물뿐만 아니라 기내 반입 소지품도 더욱 까다롭게 검사하기 시작했다. 기내식 스테이크를 써는 플라스틱 나이프조차 안 주고 미리 다 썰어서 주기 시작했다. 식사 때 포크와 나이프를 통제하는 곳은 교도소밖에 없지 싶은데, 이거 뭐 여객기도 그 범주에 들게 된 것이다.;;
그리고 조종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밖에서는 절대로 못 열고, 심지어 수류탄을 터뜨려도 안 열릴 정도로 문이 필요 이상으로 엄청 튼튼하게 개조됐다.

3. 조종사의 일탈

그랬는데.. 21세기에 와서는 비록 극소수이지만 정말 의외의 뜬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바로, 외부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내부의 조종사가 나쁜 마음 품고 일탈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더라는 거다.
기장과 부기장 중 한 명이 화장실 갔을 때 남은 한 명이 조종실 문을 잠가 버리고 비행기를 고의 추락시키면.. 이건 아무도 저지할 수 없게 됐다.

아니, 여객기 조종사까지 될 정도로 인생 성공한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가 도대체 저런 짓을 왜 하나 싶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으며, 기준이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이다.
그 파일럿들 엘리트 조직 안에서도 서로 꼴보기 싫은 사람이 있다. 나이 50이 넘도록 기장 진급 못 하고 눈칫밥 먹는 열등감 쩌는 찐따도 있고,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이나 조현병 따위에 시달리는 조종사도 없으란 법이 없다.

이 사람들 역시 받는 액수가 좀 상위권일 뿐, 사기업 다니는 월급쟁이 근로자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월급만으로 성이 안 차서 다른 데서 돈놀이 하다가 실패해서 빚더미에 앉은 케이스도 있다. 당장 울나라에서도 옛날에 무려 대학 교수가 돈 문제 때문에 지 애비 죽인 사례가 있었다.

1999년 이집트 항공 990편 추락, 2015년 저먼윙스 9525편 추락은 블박을 보아하니, 정말 충격적이게도 부기장에 의한 고의 추락이 거의 확실시됐다. 2014년에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 370편은 물증이 부족하긴 하지만 기체 결함이 절대 아니고 얘도 누군가에 의한 고의 추락으로 가닥이 기울어 있다.
작년 봄에 중국에서 거의 수직으로 내리꽂혔던 중국 동방 항공 5735편 사고도 정황상 조종사에 의한 고의 추락이다.

오늘날 정치· 군사 분야가 아니면서 한 사람이 수백 명의 목숨을 왔다갔다 할 수 있고 막대한 책임감과 스트레스가 부과되는 업종은 의료나 원자력이 아니면 비행기· 선박 같은 교통수단이지 싶다.

옛날에 항공기관사가 있어서 조종실 승무원이 3명이나 있던 시절에는 이런 고의 추락 따위 존재하지 않았다. 존재할 수가 없었다. -_-;;
옛날에 시내버스에 운전사뿐만 아니라 차장도 있던 시절에는 파주 시내버스 팔 끼임 사망 사고 따위 날 수 없었던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수동 변속기 시절에 요즘 같은 급발진 따위도 절대 없었을 테고.

이런 게 무인화 자동화가 가져오는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다.
뭐, 조종실 문을 봉인한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닐 테니 요즘은 부기장· 기장 중 누가 화장실에 가면 객실승무원이라도 호출해서 조종실에 언제나 2명이 있게 운항 매뉴얼이 개정됐다.

사람이 935명이나 타는 KTX 열차는 1명이서 운전한다. 열차야 앞뒤로밖에 오가지 못하고, 안전성 면에서 타 교통수단의 추종을 아득히 압도하기 때문에 그게 가능하다.
오죽했으면 쟤들은 시속 300으로 달리는데도 좌석에 안전벨트가 없고 입석 승객까지 버젓이 받는다. 그리고 기관사가 생존 반응 확인 신호에 응답하지 않기만 해도 비상 정지한다.
이런 시스템은 오직 철도에서만 구현 가능하다. 그 반면, 여객기는 부기장마저 없어지는 1인 단독 조종이 될 일은 가까운 미래에 없을 것 같다. 이건 LPG 충전소가 무인화 셀프화되는 것과 동급이 아닐까 싶다.

(아 그러고 보니 1982년엔.. 기관사까지 버젓이 있는 와중에 기장이 기체를 고의로 추락시켰던 일본 항공 350편 같은 사례도 있긴 했다. 그건 얘기가 복잡해지는데, 일단 논외로 하자. -_-)

Posted by 사무엘

2023/10/03 08:34 2023/10/0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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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착륙의 위험성

비행기는 높게 날고 있는 중이 아니라 다 와서 착륙 직전이 됐다고 해도 절대 안심할 수 없다. 아니, 오히려 그때가 더 위험하다. 아무리 속도를 줄이고 줄였다 해도 지상의 관점에서는 여전히 굉장한 고속이며, 착륙 과정에서 사고가 나면 연료 누출과 지면 마찰로 인해서 화재도 생각보다 잘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비행기 조종 시뮬레이터를 짜끄레기 수준으로나마 만져 봤을 때 말이다. 자동차와 다른 모든 특성이 개인적으로 아주 흥미롭게 느껴졌었다.
자동차와 달리 양발 페달을 다 쓰고 그것도 페달의 아래쪽(발뒤꿈치)과 위쪽(발가락)도 구분해서 밟고..
상승 하강하거나 좌우로 선회할 때 러더(페달), 조종간(핸들), 엔진 출력 레버(변속기??) 세 개를 아주 절묘하게 같이 움직여 줘야 하고..

단발 경비행기이다 보니, 조종간을 놓고 있으면 기체가 프로펠러 돌아가는 방향의 반대로 roll이 걸린다. 쉽게 말해 옆으로 뒤집힌다. 2발 이상부터는 이런 현상이 없겠지..
자동 변속기 차량이 D에서 가만히 있으면 앞으로 저절로 나아가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랄까?

그리고 기억에 남는 점이 있었다. 착륙을 앞두고 기체가 고도가 낮고 속도가 낮아져 있으면.. 눈에 띄게 자세 제어가 잘 안 되고 기체가 말을 안 듣더라는 것.. 비행기가 땅에 내려가려면 위험하게도 조종 가능성도 같이 내려놓아야 된다. 착륙 실패 사고가 왜 나는지를 알 것 같았다.

날씨가 어지간히 안 좋아도 그냥 이렇게 내려앉아 버리면 될 것 같은데, 때로는 왜 삽질스럽게 복행을 하고 touch & go를 하는지도 얼추 이해가 됐다.
착륙 중에 돌발상황이 발생해서 착륙을 포기하고 비행기를 뒤늦게 다시 조종해야 하는데.. 이미 때가 늦어서 조종이 안 되면 이는 사고로 이어진다.

물론, 비행기가 양력이 아닌 추력만으로 뜰 수 있을 정도로.. 무슨 로켓이나 전투기 급으로 엔진 성능이 탁월하다면야 어떤 상황에서든 걱정 없이 사뿐히 내려앉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을 가득 태운 크고 무거운 여객기에서 그런 괴력을 바랄 수는 없다.

우주 발사체도 역추진이 가능하다면야 지구 대기권 재진입이 그렇게 어렵고 위험하지 않을 텐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지 않은가..?? 이와 비슷한 관계인 것 같다.
그리고 전투기는 중량 대비 엔진 추력이 탁월한 대신, 여객기가 꿈도 꿀 수 없는 전투기만의 온갖 험악한 급선회 급강하 등의 기동 훈련을 하다가 어디 삐끗 하면 추락 사고가 나곤 한다. 전투기는 그쪽만의 그런 고충이 있는 셈이다.

2. 대한 항공 631편 활주로 이탈 사고

지난 2022년 10월 24일엔 대한 항공에서 1999년 이후로 23년 만에 기체 전손 상각 급의 착륙 사고가 났다.
악천후 속에서 두 번이나 착륙에 실패했다가 간신히 내려앉긴 했는데, 이전의 착륙 시도 때 랜딩기어의 브레이크가 망가졌던 것 같다. 그래서 착륙 후에 제대로 제동을 못 걸어서 활주로를 이탈해 버린 것이다.

그래도 인명 피해는 전무했다니 다행이다. 그리고 사고 기체는 1998년에 도입된 노후 기종으로, 2022년 말에 내구연한 경과로 인해 어차피 퇴역 예정이었다고 한다. 대한 항공의 입장에서는 사고로 인한 손해나 타격이 그리 크지 않을 듯하다.

저런 사고 상황에서 승무원이 승객들을 신속하게 탈출시키기 위해 "머리 숙여!", "이쪽으로 빨리 나가 / 짐은 버려! 빨리!" 같은 고압적인 반말을 쓰는 건 법으로 보장된 정당행위이다. 승객들은 여권이라든가, 생명과 직결된 의료기기 급이 아닌 한, 거추장스러운 짐도 챙기지 말고 닥치고 비행기를 빨리 빠져나가야 한다.

비상 착륙한 비행기는 거의 수술실 응급실이나 군대 사격· 수류탄 훈련장에 맞먹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 생명이 왔다갔다 하는 위험한 곳이기 때문이다. 기체가 언제 불이 나거나 폭발할지 모르는데, 자기가 꾸물대다가는 뒤의 다른 사람들까지 탈출을 못 하게 만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때는 굉장히 빡센 안전 규정이 적용되며 승무원의 권한도 매우 커진다.

무전에서는 효율을 위해 존칭 생략하고, 반말까지는 아니어도 '-했음, -바람' 음음체로 말을 최대한 짧게 뚝뚝 끊는다.
하물며 저런 상황에서는 반말을 써야 사람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더 빨리 파악하고 말귀가 더 효율적으로 전달된다. 음절수가 짧아져서 경제적인 건 덤이고 말이다.

아울러, 여객기에서 착륙을 앞두고서 테이블을 접고 벨트를 하는 것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굳이 창문도 다 열라고(정확히는 창문 덮개) 승무원들이 지시하는 이유는.. 만약에 사고가 났을 때 밖을 살피는 데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3. 과거의 유사 사고들

에어프랑스 358편(2005), 그리고 대한 항공 2033편(1994)은 악천후 속에서 착륙 착지는 했지만, 그 뒤 뭔가 삐끗 해서 활주로를 이탈해서 사고가 났다. 비록 탑승자들은 일부 경상만 입고 전원 생존했지만, 기체는 불까지 나면서 박살 났다.
요게 저 대한 항공 631편과 비슷한 형태의 사고이다. 이러니 비행기는 단순히 땅에만 내려앉은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는 안전을 100% 장담할 수 없는가 보다.

대한 항공 801편(괌, 1997)이라든가 그리고 아시아나 항공 214편(샌프란시스코, 2013)은 저 두 사고보다 인지도가 더 높은데, 얘들은 착륙 위치를 잘못 계산해서 난 사고이다. 즉, 땅에 제대로 내려앉지 못한 채 사고가 난 것이다.
대한 항공 801의 경우는 착륙 사고치고는 사상자가 굉장히 많이 발생해서 더욱 끔찍한 비극이 됐으며, 사실은 착륙 사고로 넘어가기도 전 단계인 추락 사고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정리하자면 "추락 → 착륙 → 활주로 이탈"의 순인 듯..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불가항적 천재지변이 아니라 조종사 과실로 214편 착륙 사고를 낸 것에 대한 징계 명목으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샌프란시스코 노선 영업을 45일 동안 정지 당했었다. 원래는 90일이었는데 어째어째 이의 제기하고 읍소해서 절반으로 줄었다.
그런데.. 그 정지가 실제 집행된 건 6년이 넘게 지난 2020년 3월부터 4월 사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어차피 항공업이 몽땅 궤멸 당하던 시국이었기 때문에 징계로 인한 추가적인 영업 손실은 별로 없었다. >_<

4. 1980년, 대한 항공 015편 착륙 사고

사실, 대한 항공은 두 차례의(1978년 902편, 1983년 007편) 소련 미사일 격추 사건 때문에 덜 부각될 뿐이지, 그 중간의 1980년 11월에 015편이 김포 공항에서 착륙 중에 자체적인 사고를 낸 적이 있었다.
악천후 속에서 아시아나 214편 사고와 아주 비슷하게, 다 와서 활주로보다 먼저 착지해 버린(언더슛) 것이다. 이게 대한 항공이 대형 747기를 날려먹은 최초의 사고이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신속하게 탈출했지만 이때에도 기체에는 화재가 발생했다. 200명이 넘는 승객과 승무원들은 대부분 성공적으로 탈출해서 생존했지만, 2층에 있던 일부 승객은 연기에 질식해서 기내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이때 조종사(기장, 부기장, 항공기관사)들은 생존했고 뻔히 탈출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하고 불타는 기내에서 자결에 가까운 산화? 순직을 선택했다. 이건 우리나라의 항공 사건· 사고 역사를 통틀어 정말 유일한 초유의 사례이다.

다른 승객들을 구하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다 화마에 휩싸인 것도 아니고,
어느 의로운 전투기 조종사처럼 민가를 덮치지 않으려고 사출을 거부하고 기체를 끝까지 조종한 것도 아니고.. 모든 상황이 끝난 조종실에서 그냥 가만히 있었던 것이다.
이분들, 연기에 질식해서 의식을 잃어 가면서 마지막 순간에 어떤 생각을 했을까? ㅠㅠㅠ

저 때는 군사, 해운, 항공 같은 여러 전문직에서 저런 식으로 "전투에서 이기든지 죽든지", "선장은 배와 함께 가라앉는다", "이 한 몸 죽어서 속죄한다" 같은 관념이 아직까지 강하게 남아 있었다. 특히 여객기 조종사는 군 출신이 많았을 테니까..
기장의 이름은 '양 창모'였다. 비슷한 시기 1976년 몬트리올에서 한국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딴 레슬링 선수 '양 정모'와 이름이 비슷하다.

5. 저 시절 여객기 파일럿 출신의 목사

그리고.. 이미 고인이 되긴 했지만 말씀 보존 학회의 설립자 이 송오 목사(1938-2022)가..
쌍팔년도도 아니고 무려 70년대에 그 낡은 구닥다리 여객기인 보잉 707의 조종을 배운 마지막 세대였고, 그 시절 최첨단 기종이던 747을 새로 배운 파일럿이었다고 한다. 그의 개인 간증이 말보회 홈페이지에 실려 있다. (☞ 보기)

저 때는 우리나라는 외화 절약, 불온사상 침투 방지, 주변에 온통 적성국가(중국 소련. 일본은 이념이 아닌 국민정서상 적성-_-)..;; 이런 명분으로 인해 일반 서민의 외국 여행이 매우 심하게 제약이 걸려 있었다.
유학, 이민, 비즈니스, 대회· 행사 참가, 친지 방문 같은 뚜렷한(?) 목적 없이, 단순 배낭여행 신혼여행 목적으로는 아예 여권을 만들 수 없었다. 일반 서민은 일등석 티켓을 끊을 돈이 있어도 국제선 비행기를 탈 수 없고 한국을 뜰 수 없었다.

신혼여행은 당연히 부산, 강원도 정도나 다녀오면 평타이고 제주도가 지금의 동남아 같은 급.. 아니면 새나라 자동차 택시 타고 서울 남산이나 난지도 투어만으로도 감지덕지였을 정도였다.

그 까마득하던 시절에 무려 국제선 대형 여객기 조종사라는 건 정말 초 엘리트 중의 엘리트 전문직이었다. 연봉이 도대체 얼마였겠냐;; 747 국제선 기장급이면.. 내가 알기로 30여 년 전 1990년대에 이미 억대였다.
그랬는데 저 사람은 목회와 신학에 꽂혀서 대한항공 직장을 그만두고 1981년경에 홀연히 신학 공부를 하러 떠나게 되고.. 킹 제임스 성경과 피터 럭크만에 미치고 꽂혀서 인생 행로가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쉽게 말해 저 사람은 1978년의 902편 피격 사고(707), 1980년의 015편 착륙 사고(747) 당시의 조종사들과 정확하게 같은 연배라는 거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시간대가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면서 현타가 온다.;; (새로운 정보가 내가 이미 알던 정보와 연결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기 때문..)
당연히 대한항공 여객기들이 도색도 지금 같은 하늘색으로 바뀌기 전의 까마득한 옛날이다. (since 1983~84)

그 초창기엔 그는 열정과 추진력 하나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고 한다. 이 성경과 이 신학 노선은 내 인생을 다 바쳐서 몰두하고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진지하게 믿고 실천했던 것이다. 이건 그 누구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인 듯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 사람은 대한 항공에서 무슨 스튜어디스로 일하다가 결혼 후에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둔 것 같은 평범한 케이스가 전혀 아니다.

물론 본격적으로 사역을 시작한 뒤부터 차차 초심을 잃어 간 것, 공과 과를 모두 분명하게 남긴 것은 후세가 평가할 일이다.
근본적으로 이분은 뭔가 성도들을 세워 주고 인자함과 강인함을 모두 갖춘 목자라기보다는.. 전반적으로 군 장교 같은 다혈질이 지나치게 강했다. =_=;;
교리 노선이나 진리 때문에 분리되는 것보다 괜히 쓸데없이 적을 만들고 동지들을 떠나가게 만드는 게 컸던 것이 못내 아쉽다.

이 송오 목사는 "주님께서 성경 말씀을 영원토록 보존하신다!!"라는 명제가 골수에 박힌 나머지, 기관의 이름도 그대로 '말씀 보존 학회'라고 지었다.
그의 그런 본심 대신, 완전 미치광이 이단 인격파탄자 같은 면모만 대외적으로 자꾸 부각된 것이 참 안타깝다. 천성이 교활하고 위선적이거나 사악한 사람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한킹 신자건, 흠정역 신자건.. 밖에서 대충 보면 다 똑같이 킹 제임스 이단-_-;;일 뿐이다. 부디 2세대들은 서로 자기가 잘났네 진영간에 최소한 인격모독 비방은 하지 말고, 이 나라에 바른 성경을 보급하는 데 각자의 방법으로 이바지했으면 좋겠다.

* 참고로 이 송오 목사의 사인은 췌장암으로, 과거 스티브 잡스의 사인과 동일했다.

Posted by 사무엘

2023/07/15 08:35 2023/07/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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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동차와 비행기의 기술적인 차이

(1) 육상 교통수단에 '차-자동차'의 구분이 있는 것처럼, 공중에도 '항공기-비행기'라는 구분이 있다.
자동차는 일정 배기량/출력 이상의 기계 동력으로 일정 속도 이상을 내는 차량을 말한다. 비행기도 글라이더나 기구가 아니라 기계 동력으로 양력을 생성해서 뜨는 항공기를 말한다.

(2) 자동차는 시동 중에 주유 금지가 권장되는 정도이지만, 여객기는 승객이 탑승한 채로 연료 주입이 금지이다.

(3) 비행기는 자동차와 달리, 납이 들어간 유연 휘발유도 여전히 항공 연료 중 하나로 쓰이고 있다. 비록 가까운 미래에 규제가 걸릴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까지는 그렇다. 그리고 이쪽 업계는 아무래도 디젤 엔진의 존재감이 아주 희박하다.

(4) 자동차의 타이어 안에는 그냥 일반 공기가 주입되며, 펑크가 났을 때 지렁이 땜빵만 해도 된다.
그러나 비행기의 랜딩기어 안에는 산소가 절대 없는 질소 100%만이 주입되며, 저런 부분적인 땜빵이 허용되지 않고 전면 교체를 해야 한다.

(5) 자동차는 한 엔진 안에서 실린더가 몇 개(3~8?)인지, 몇 기통인지를 따지지만 비행기는 엔진 수가 몇인지(1~4개)를 따진다. 엔진은 프로세스, 실린더는 스레드인 것 같다. -_-;; 플라이휠은 스레드를 동기화시켜 주는 장치인 건가..?

(6) 자동차는 주행 중에 야생 동물과 충돌하는 '로드킬' 사고가 날 수 있고, 비행기는 비행 중에 '버드 스트라이크'라는 충돌 사고가 날 수 있다. 그런데 투명한 도로 방음벽에 새가 부딪혀서 죽는 건.. 위의 두 사고의 중간 유형으로 분류해야 하려나 모르겠다.;;

(7) 자동차에 운전석 에어백이 있다면, 비행기에는 전투기 한정으로 사출 좌석이 있는 듯.. 전자는 화약을 터뜨려서 팽창하고, 후자는 아예 초소형 로켓이 달려 있다고 들었다.

(8) 굴러가는 자동차 바퀴 때문에 돌멩이나 각종 이물질이 밟혔다가 튀어오르는 것은.. 선박이 지나가면서 남긴 물결이나 비행기의 후폭풍, 심지어 초고속으로 날아다니는 우주 쓰레기와 비교할 수 있겠다. 평소에 차가 부드럽게 나아가는 것 같아도, 엔진이 내는 힘은 이 정도로 정말 무지막지하다는 뜻이다.

(9) 육상 교통수단은 외연 기관에서 시작해서 내연으로 바뀐 반면, 비행기는 처음부터 내연으로 시작했는데 왕복 엔진에서 제트 엔진으로 바뀌었다. 가스 터빈은 증기 터빈이나 왕복 내연기관보다 만들기 더 어려운 물건이었다.
(참고로 선박은 증기선에서 내연기관으로 바뀐 것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덜해 보인다. 그 대신 목재에서 철제로 바뀐 것, 범선에서 기선으로 바뀐 것, 외륜에서 스크루로 바뀐 것의 존재감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10) 자동차는 정지나 저속 상태에서는 정지 마찰력을 극복하는 데 힘이 많이 들고, 고속에서는 공기 저항과 엔진의 과부하 때문에 가속이 힘들어진다.
비행기는 저고도에서는 짙은 공기 저항 때문에 빨리 못 날고, 고고도에서는 연소에 필요한 공기가 너무 희박해서 엔진이 출력이 안 나오고 빌빌대니.. 둘 다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짐을 많이 실은 무거운 자전거를 타고 처음 출발할 때 페달을 밟는 것보다 땅을 차서 나아가는 게 더 편한 이유도 따지고 보면 정지 마찰 때문..).

(11) 자동차는 바퀴를 굴려서 앞으로 나아가지만, 비행기는 주변 공기를 뒤로 밀어내고 연소 배기가스를 내뿜어서 나아간다. 지상에 있을 때는 바퀴는 기체를 따라 저절로 굴러갈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행기는 역주행하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리고 맞바람만 어떻게든 충분히 강하게 받을 수 있다면 물리적으로 수평이동을 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이륙할 수도 있다.
프로펠러가 비행기의 앞이 아닌 뒤에 달려 있어도 이륙 가능하다. 단지, 이런 디자인은 기수가 들릴 때 프로펠러가 땅을 긁을 위험이 크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을 뿐..

(12) 단, 주변이 폭염 급으로 너무 더우면 비행기의 이륙이 힘들어져서 활주거리가 길어진다. 엔진 과열 문제 때문이 아니라 공기가 열팽창해서 밀도가 낮아지고, 이는 양력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반대로 한겨울에 기체에 눈이 쌓여 있으면 반드시 깔끔하게 다 치워야 된다. 이 역시 양력의 생성 효율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입장에서는 대수롭지 않은 변수가 비행기에는 아주 민감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2. 탑승하는 절차

대중교통 중 육상 버전인 버스나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구입하고 제시하는 차표를 우리는 '승차권'이라고 한다. 선박은 '승선권'이라고 부르는데.. 비행기는 '승기권'이라고 부르지 않고 '탑승권'이라고 부른다. 글쎄, 영어로는 비행기와 선박 모두 boarding pass라고 부르기는 한다만 말이다.

지금 같은 만능 교통 카드라는 게 없던 옛날엔 시내버스의 경우, 잔돈을 취급하느라 걸리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무슨 식권이나 동전 같은 버스 토큰이라는 게 쓰였다. 철도 쪽은 '에드몬슨 승차권' 내지 그에 준하는 마분지 승차권이 오랫동안 쓰였다.
그러다가 오늘날은 육상에서는 시외버스와 고속버스가 시스템이 점차 통합되고, 교통 카드로도 운임을 결제할 수 있게 돼 간다. 그러나 비행기는 그런 통합과는 딱히 접점이 없다. 아직은 말이다.

항공 쪽이 꽤 특이한 점은.. '항공권'과 '탑승권'이 구분돼 있다는 점이다. 먼저 무슨 증서처럼 생긴 항공권부터 발급받은 뒤, 공항에 가서 체크인을 하면서 그걸 실제 탑승권으로 바꿔야 한다. 이걸 제시해야 면세 구역으로 들어가고 비행기를 탈 수 있다. 이거 무슨 수표-현금의 관계처럼 느껴진다.

  • 좌석 번호 지정인가?
  • 운임이 거리와 등급별 편차가 큰가?
  • 유기명인가?

부담 없이 빨랑 타서 단거리를 잠시 이용하고 내리는 시내버스나 지하철이야 위의 속성이 모두 XXX이다. 그러나 시외버스/일반열차 이상급이 되면 OOX이고..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행기나 선박 정도가 돼야 티켓에 탑승자의 신원 정보가 기재된다.
아.. 아니, 더 정확하게는 사고가 날 확률이라기보다는, 일단 사고가 났을 때 시체를 못 찾을 확률이 육상 교통수단보다 높기 때문에 탑승자의 신상을 매번 확인하는 것이다.

비행기는 운임 제도가 굉장히 복잡하며, 수하물의 무게를 재고 탑승자를 일일이 대면 확인도 해야 한다. 그래서 좌석 위치도 비행기의 실제 탑승이 임박해서야 비로소 결정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항공권과 탑승권이 구분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하나 더.. 공항은 보안도 더 엄격하기 때문에 한번 들어가면 되돌아 나올 수 없는 구역 구분이 더 엄격한 편이다. 단, 이건 공항이기 때문이 아니라 출입국이 수반되는 절차이기 때문에 적용되는 것도 있다.

3. 영공 통과료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 톨비(통행료)를 내는 것처럼 국제선 비행기들은 타국의 영공, 정확히는 타국의 관제 영역에 들어갈 때 영공 통과료를 낸다.
이건 "남의 나와바리에 들어왔으니 돈 내!!" 같은 무역 장벽이나 삥뜯기 같은 개념이라기보다는.. 일단 남의 나라를 상대로 우리는 UFO(미확인..)나 심지어 적국 군용기가 아니라는 걸 당당히 알리고, 그쪽으로부터 관제 서비스를 받는 비용이다. "근처에 다른 비행기가 날아오고 있고 충돌 위험이 있음. 고도를 변경하시오" 같은 교통 제어 말이다.

그런데 이런 영공 통과료라는 개념이 최초로 제기된 건 1928년, 독일에서였다고 한다.
그 당시 미국엔 Popular Science라고.. 우리로 치면 뉴턴이나 과학동아 같은 장르의 교양 과학 잡지가 있었다. 이건 무려 1872년에 창간된 ㅎㄷㄷㄷ한 물건인데 지금으로부터 2년쯤 전인 2021년 4월부로 드디어 종이 잡지의 출판을 완전히 중단하고 100% 온라인 웹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 PopSci의 1928년 9월호 65페이지의 한 토막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체덴(현재 폴란드 서부 체디니아) 지방의 자무엘 슈바르츠라는 사람이 루프트한자 항공사를 상대로 "내 집 위를 타넘어서 하늘을 나는 비행기는 내게 비행료를 내시오~!!"라고.. 약간의 생떼 부리는 듯한 서한을 보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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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는 루프트한자라는 항공사 자체가 생긴(1926) 초창기였고, 지금 같은 대형 여객기와 서민들의 대규모 외국 여행이 존재하던 시절도 아니었다. 아니, 찰스 린드버그가 최초의 무착륙 단독 대서양 횡단을 한 때가 바로 전 1927년이었다.

그런 시절에 이런 요구를 한 사람이 있었다는 건 정말 기발하고 대단하긴 하나.. 루프트한자 항공은 현행법상 그래야 할 근거가 없다면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긴, 저건 인터넷 초창기에 좋은 단어로 된 도메인 주소명을 자기가 쓰지도 않을 거면서 알박기 한다거나, 아니면 심지어 달 표면 부동산에 대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처럼 뜬금없게 들렸을 것이다.;;

그랬는데 말이 씨가 되어 1944년 12월, 2차 세계 대전이 끝나 가는 시기가 돼서야 미국의 주도로 국제 민간 항공 협약이란 게 맺어졌다.
선박은 최소한 신고만으로 남의 나라 영해를 지나다닐 수 있는 반면, 비행기는 돈 내고 허가를 받아야 외국 영공을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법이 이때 본격적으로 정착됐다. 선박보다 훨씬 더 빠르고 내륙까지 순식간에 들어올 수 있다는 위험한 특성이 고려됐지 싶다.

영공 통과료가 부과되는 영역은 항공 관제가 제공되는 영역과 대응한다.
태평양 한가운데는 어느 나라의 소유도 아닌 공해이니, 선박이라면 통행에 아무런 제약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비행기는 그런 곳을 비행할 때도 세계 경찰 미국으로부터 항공 관제를 받는다면 미국에다 영공 통과료를 내야 한다. 이건 '영공 통과료'가 아니라 진짜 그냥 '관제 수수료'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레이더도 발명됐겠다, 오늘날은 아무도 모르게 몰래 슬쩍 비행하는 게 가능한 시대가 아닌 셈이다. 그리고 현재의 국제 항공법에 따르면, 여객기는 언제라도 n분 안으로 근처의 제일 가까운 공항에 비상 착륙 가능한 항로만 골라서 비행하게 돼 있다. 엔진 수가 적고 출력이 작은 비행기일수록 그 제약이 더 크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지름길이라 해도 무작정 육지에서 한없이 멀리 떨어진 망망대해를 대놓고 횡단하지도 못한다.

끝으로.. 국제 우주 정거장 같은 인공위성이야, 비행기나 항공 관제 시설이 범접조차 할 수 없는 대기권 너머 높은 우주에서 훨씬 더 빠르게 지구를 도니.. 저런 항공법에서는 당연히 열외돼 있다. 영공 통과료 따위 없다.
비행기의 고도를 나타내는 단위는 피트이지만, 우주 발사체의 고도는 엄연히 SI 단위인 킬로미터로 나타낸다. 서로 물이 완전히 다르다~!

4. 면세점

비행기의 영공 통과료는 새로운 문명과 기술이 등장한 곳에 규제와 세금이 따라 부과된 것에 가깝다.
그런데 여객기를 이용한 자유로운 외국 여행은 반대로 납세 의무가 '면제'된 새로운 장소를 개척했다. 바로 면세점..

이건 꽤 재미있는 계기로 등장했다. 1947년, 아일랜드의 섀넌 공항에서 Brendan O'Regan이라는 직원이 합리적인 제안을 한 게 시초라고 한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비행기를 타기 직전인 승객들은 법적으로 이제 이 나라에 있는 사람이 아닌데.. 쇼핑 때 여전히 이 나라의 세금이 부과된 물건을 사야 하는 건 부당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런 승객들을 상대로 간접세가 붙지 않은 저렴한 물건을 팔아서 이윤을 남겨 보는 게 어떨까요?"

이 관행이 세계에 알려지면서 세계 각국의 공항들은 면세점을 갖추는 게 관행으로 정착했다고 한다.
완전 자그마한 나라의 듣보잡 공항인데.. 세계의 역사를 바꾸는 큰일을 했다..;;

요즘은 국제 공항뿐만 아니라 국제 여객선 터미널에도 면세점이 있다. 하지만 옛날에 여객선을 타고 대양 횡단하고 외국으로 가던 시절에는 이런 면세점이 아직 없었는가 보다. 면세점은 세계 대전이 끝나고 UN이 생기고 비행기를 이용한 외국 여행이 보편화되면서 등장했으며, 그걸 선박 쪽에서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사무엘

2023/07/05 08:35 2023/07/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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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본공수 61편 납치 사건"은 지난 1999년 7월 23일, 우리나라로서는 아직 씨랜드 화재 참사(6월 30일)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던 시절에 일본 국내선으로 뛰던 보잉 747 대형 여객기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얘는 지역만 생각하자면 우리나라와 별 관계 없어 보이지만, 사건의 발생 배경을 생각하면 본인 같은 사람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가해자는 1970년생으로 나름 똑똑하고 고등학교 시절부터 철덕이었는데.. 대학교 시절에 스케일이 더 큰 항덕으로 전향(!!!)했다. 흐~ 난 대학 말년 때 겨우 철덕에 입문한 케이스인데 말이다. (물론 그 뒤로 무늬만 쬐끄맣게, 명함 내밀기도 민망한 실력이지만 약간 항덕/밀덕 표방을..)

하지만 그 사람도.. 그렇게 늦깎이로 입문했다고 항공사에 승무원이나 사무직, 지상 조업도 아니고 여객기 조종사로 당장 입사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을 것이다. 비행 시간을 뭘로 어떻게 채우려고? 취미와 직업은 엄연히 서로 다른 영역이다.

결국 그는 대학 졸업 후엔 철도 회사에.. 그것도 열차 운전도 아니고 JR화물에서 상하차 관련 초라한 단순노동 직군에 입사했다. 허나, 음침한 우울증 증세로 인해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으며, 업무 실수도 잦았다. 이 때문에 근속연수 2년을 못 채우고 무단결근 잠적하면서 회사를 뛰쳐나와 버렸다. (1994~96)

이 사람은 점점 더 사회성이 오그라들었고 자기만의 세계에 갇혔다. 한때는 자살 시도도 했고.. 집에 틀어박혀서 플심 게임에만 심취해서 살았다.
게임으로는 비행기를 기막히게 조종하면서 아무 사고 없이 사뿐히 이착륙을 시켰다고 한다. 그는 “자기는 똑똑하고 철도/항공에 빠삭한 전문가인데 사회에서 안 알아 준다”는 쪽의 망상에 빠지게 됐다.

그래도 이 사람은 진짜 똑똑하기는 했는지, 컴퓨터 해킹과 본질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짓을 현실의 항공업계를 상대로 해냈다~!!
인터넷으로 접한 하네다 공항 내부 구조를 보고는.. 보안 취약점을 발견한 것이다.

“환승을 가장해서 요렇게 요렇게 슬며시 이동해서 출국장으로 들어가면 검사받지 않은 짐을 기내에 반입할 수 있다~~
처음에는 이걸 착하게 공항과 항공사 측에다가 신고도 하고 “나 잘했죠? 그러니 공항 보안요원으로라도 채용해 주세용~” 라고 제안을 했다. 그러나 이 제안마저도 전부 무시 당했다.

결국 이 사람은 폭주해서 사고를 치고 말았다. 자기가 찾아낸 그 방법대로 기내에다 흉기를 실제로 반입했고, 이륙이 끝나자마자 그 흉기로 여객기를 탈취해 버렸다.
승무원을 위협해서 조종실로 어째어째 들어갔다. 부기장은 내쫓는 데 성공했지만, 기장은 끝까지 말을 안 들으니 부득이하게 흉기로 찔러서 살해하게 됐다.

이 사람은 플심으로만 보던 여객기 조종실을 실제로 구경하고 이것저것 조작하는 소원을 이뤘지만.. 이것도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예비 열쇠로 조종실 문을 따고 다시 들어온 승무원과 승객에 의해 곧 제압당했기 때문이다. 이때는 가해자가 흉기를 내려놓고 조종실 감상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기 때문에 무력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던 걸로 보인다.

저 사람은 악의적인 “다같이 죽자” 자살 테러리스트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문적인 베테랑 747 조종사도 아니었다. 그냥 놔 뒀으면 자기 망상대로 비행기의 성능 한계를 시험한답시고 각종 기기들을 마구 건드리다가 기체를 통째로 추락시켰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다행히 부기장이 다시 비행기를 접수해서 상황을 복구했다. 그 덕분에 비행기가 추락한다거나, 승객이 더 죽거나 다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장이 사망한 관계로 비행기는 목적지로 가지 못하고 도로 회항하게 됐다.

가해자는 2킬 이상이 아닌 only(?) 1킬인 점, 그리고 정신병 정황이 감안되어 사형까지는 아니고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 살인에다가 500명이 넘게 탔던 여객기를 상대로 하이재킹이니, 평생 감방에서 썩기에 부족함이 없는 너무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
그는 현재까지도 형무소에서 복역 중이다. 이 사람의 범행 수법이 알려진 뒤에야 하네다 공항의 내부 구조는 당연히 보안 패치가 행해졌다.

저 사람을 보안 요원 특채까지는 안 시키더라도, 항공 당국이 취약점 신고를 받아들이고 간단히 포상이라도 해 줬으면.. 저렇게 기장이 순직하고 저 청년 인생 쫑나고, 수많은 승객들이 당일 스케줄이 아작나는 불편을 겪는 일도 없었을 텐데 말이다. 참 재능이 아깝다. 일본은 국가적인 손해를 당하게 됐다.

“안에서 잠그면 밖에서는 절대 못 열죠” -- 영화 <라이터를 켜라> 승객 대사가 문득 생각난다. 이거는 여객기가 아니라 열차 버전이다만..
이 때문에 주인공 허 봉구는 열차 지붕 위를 기어가서 운전실로 잠입하는 미친 짓을 한다. 이때는 경부선 철길이 전구간 전철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설정이 가능했다.

저 사건에서는 쫓겨난 승무원들이 비상용 예비 열쇠를 갖고 있어서 조종실에 다시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9· 11 테러 이후에 비행기들이 안에서 열어 주지 않으면 어떤 경우에도 조종실 잠입이 진짜로 절대 안 되게 구조가 바뀌어 있다. 이게 비행기의 한쪽 보안은 강화시켰지만, 반대로 조종사 자체의 일탈 같은 다른 상황에 대한 보안은 약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끝으로, 이 납치 사건을 보니 먼 옛날 1971년, 우리나라의 F27기 납북 미수 사건도 같이 떠오른다.
이 사건에서는 항덕은 아니고--그 나라 울나라 여건상 강원도 깡촌에서 항덕이 되기란 불가능..-- 그냥 사회 불만 니트처럼 살고 있던 어느 20대 청년이 괜히 북한 가서 팔자 펴고 싶어서(???) 칼 정도가 아니라 아예 사제 폭탄을 만들어서 국내선 비행기 안에서 난동을 부렸다. 이때는 부기장이 폭탄을 껴안고 자폭하는 바람에 이 사람 한 명만 순직하고 희생됐었다. 범인은 체포가 아니라 그냥 현장에서 사살됐다.

Posted by 사무엘

2023/02/16 08:35 2023/02/1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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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에는 남산, 북악산, 청계산, 관악산, 아차산, 용마산,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인왕산, 안산(무악) 등의 산이 존재한다.
그리고 강은 한강이라는 거대한 횡축 간선을 필두로 해서 청계천, 중랑천, 안양천, 탄천, 불광천, 홍제천, 양재천, 성내천, 성북천, 도림천, 정릉천, 우이천 등 다양한 개천이 존재한다.

한강은 강폭만 1km가 넘는 거대한 강이며, 강에 놓여 있는 하중도라든가 교량을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이 지리덕들의 지적 욕구를 자극한다. 한강 다음으로 서울에서 가장 크고 긴 강은 동부에서 종축으로 흘러서 한강으로 흘러드는 중랑천이다.
이렇게 산과 강 다음으로 본인은 문득 '호수'에 대해 호기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서울과 거기 주변엔 호수는 얼마나 있을까?

호수는 강도 바다도 아닌 고인물이다. 너무 작으면 연못, 너무 얕으면 늪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겠지만.. 왕창 커서 파도가 치고 건너편의 육지가 보이지 않는 체급도 있다. 이 정도면 사실상 '바다/sea' 같은 취급을 받는다.
산 정상의 호수는 화산 분화구가 변해서 만들어지는 게 많다. 우리나라의 백두산과 한라산만 해도 그렇다. 그 높은 지대에 출렁출렁 물이 고인 호수가 있다는 건 분명 보통일이 아니어 보인다.

산 말고 평지에서는 인간의 토목 기술을 동원해서 땅 파고 물 부어서 호수를 일부러 만들 수도 있다. 시골에서는 농업 용수를 조달하기 위한 저수지가 이런 인공 호수의 범주에 든다. 그 반면, 서울에 있는 호수는 농업과 무관한 토목 공사의 산물들이다.

(1) 건국대 일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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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대학교의 명물로, 인서울에서는 손꼽히게 크고 넓은 호수라고 한다. 습지를 개조해서 만든 인공 호수인데, 나름 여기에서 발원해서 나가는 성수천이라는 개천도 있다고 한다(현재는 전구간 복개됨).
서울 지하철 2호선이 남서쪽(신대방, 구로디지털..)이 도림천을 따라 가느라 지상이라면, 북동쪽(건대입구, 강변..)은 이 성수천을 따라 가느라 지상이다.

(2) 석촌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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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원래 한강의 본류 중 하나인 '송파강'이 흐르는 곳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강의 물줄기를 바꾸면서 여기는 강이 없어졌고, 물이 흐르던 일부 구역이 웅덩이로 남아서 이 호수가 형성된 것이다. 이거 무슨 철길의 이설 및 선형 개량 공사로 인해 폐선된 흔적을 보는 것 같다. 경부선 서동탄 역 일대처럼 말이다.
롯데월드 매직 아일랜드가 이 호수 위의 섬에 지어져 있다.

(3) 서서울 호수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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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과거에 한강물을 정수해서 만든 수돗물을 인천 쪽으로 쭉 흘러내려 보내기 위해 고지대에 만들었던 '배수지'(配水池)였다. 전기로 치면 고압 변전소인 셈인데, 그게 2009년부터 호수 공원으로 자연스럽게 조성된 것이다. 정수 시설이었다가 공원으로 변한 '선유도'와 비슷한 변화이다.

얘는 현재 서울에서 '호수 공원'이라는 명칭이 유일하게 붙은 공원이다. 서울은 한강 공원이 인지도가 훨씬 더 높지, 호수 공원은 아무래도 생소할 수밖에 없다. 위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 이 호수는 김포 공항 근처의 이착륙 비행기의 항로 상에 있는 것도 특징이다. ㄲㄲ

순수한 인서울은 이 정도가 전부인 것 같다. 다음으로..

(4) 일산 호수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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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는 아무 접점이 없던 농경지에다 일부러 작정하고 인공 호수를 만들고, 신도시와 연계해서 '호수 공원'이라는 걸 꾸민 국내 최초의 사례라고 한다(1996년). 실제로 크기가 굉장히 크고 주변 산책로가 잘 꾸며져서 일산의 명물 역할을 하고 있다.

(5) 삼육대 제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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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구역상 서울을 아주 약간 미묘하게 벗어났다. 얘는 불암산 기슭 삼육대의 부지 내부에 있는 자그마한 호수인데, 크기보다는 주변 자연 경치가 대단히 아름답다. 그래서 인근 주민, 등산객, 삼육대 재학생 등 여러 사람들의 산책로와 데이트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얘는 어찌해서 생겨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공이 아닌 천연 호수라고 한다.

다음으로, 얘들은 서울 밖에서 저수지였던 곳이 호수 공원으로 꾸며진 사례이다.

  • 의왕 왕송: 의왕 역 근처에 있는 그 호수이다.
  • 군포 반월: 근처에 KTX 고속선 철길이 지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 수원 광교, 용인 기흥, 화성 동탄: 경부 고속도로 부근에 은근히 저수지가 여럿 있다.

얘들은 모두 행정구역상 '성남시'에 있으며, 호수 공원보다는 저수지라는 명칭이 더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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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저수지는 분당 율동 공원이라고 대외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나머지 셋은 개발되지 않은 전원적인 곳에 있어서 자연의 정취가 물씬 느껴진다.

  • 분당 저수지
  • 대왕 저수지
  • 운중 저수지
  • 서현 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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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 저수지)

뭐, 부천과 안산에도 호수 공원이 있다고는 하는데,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호수는 물 덕분에 도심의 열섬을 억제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한다.
서울에 연못보다 더 큰 호수가 저것들 말고 더 있는지 궁금해진다. 하긴, 대전 카이스트의 오리 연못은 말 그대로 연못일 뿐, 호수라고는 불릴 수 없을 것이다.

본인은 경주 출신이다 보니 태어나서 제일 먼저 실물을 본 호수는 아무래도 '보문호'였던 것 같다. 몇 년간 가뭄이 심했을 때는 바닥이 보일 정도로 물이 바짝 마르기도 했다.
'수심이 깊으므로 위험. 수영을 금함'이라는 표지판이 완전히 무색할 정도였다. 마치 막혀서 차들이 엉금엉금 서행하는 와중에 과속 단속 카메라가 돌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11/10 08:35 2022/11/1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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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상 정지 / 탈출 / 자폭

교통수단에는 위급한 상황에서 (1) 자기 차체/기체/선체 따위를 강제로 세우고 정지시키고, (2) 탑승자를 붙잡고 감싸거나 (3) 반대로 강제로 내보내서 보호하는 안전 기능이 존재한다.

자동차는 (2)에 속하는 안전벨트와 에어백이 있다. (3)은 버스 한정으로 유리창을 부수는 망치가 해당되는 듯하다.
오토바이는 어느 쪽으로든 그런 안전장치를 장착할 여건이 도저히 안 되기 때문에 탑승자가 헬멧을 써야 한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다음으로 철도 차량은 (2)나 (3)의 범주에 드는 안전 장치가 없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안전벨트는 무의미하고, 유리창도 자동차 같은 정도의 강화 유리를 쓰지 않는다.
얘들은 승객이 아니라 차량이 '독 안에 든 쥐' 수준으로 매우 정교한 통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1)이 크게 발달해 있다. 선로와 차량이 연계해서 조금이라도 조건에 어긋나면 바로 감속하고 차량을 강제로 세운다. 심지어 기관사가 일정 간격으로 생존 인증 신호를 보내지 않아도 차량이 비상 정지한다.

사실, (2)/(3)보다는 (1)이 더 발달된 교통수단이 원론적으로 더 안전한 교통수단이기도 할 것이다. (2)/(3)은 사고가 난 뒤의 대처이지만, (1)은 사고가 애초에 나지 않게 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공중에 뜬 비행기나 우주 발사체 정도가 되면 (1)이 아예 가능하지 않다. 비행기의 GPWS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pull up!" 경보만 하염없이 내보낼 뿐, 철도의 ATS/ATC/ATO처럼 기체를 안전하게 세운다거나 착륙시키지는 못한다.

비행기 중에서 경비행기와 전투기는 (3)형에 속하는 비상 탈출용 낙하산을 갖추고 있다. 전투기의 경우 더 빠르게 기체로부터 이탈하라고 사출 좌석까지 있다.
유인 우주발사체에는 비슷한 개념으로 비상 탈출용 로켓이 있다. 선박으로 치면 구명보트나 튜브에 대응한다.

이렇게 교통수단별 안전/탈출 시스템을 살펴봤는데, 문득 드는 생각은..
운전 중인 자동차가 갑자기 통제가 안 되고 폭주할 때 어떡하느냐 하는 것이다.

시동도 못 끄고, 어디 옆에 쫘악 긁거나 들이받을 데도 없고 도저히 세울 방법이 없는데, 앞이 낭떠러지이거나 사람들이 가득 있으면..
자동차에 대해서 (1)에 해당하는 강제 정지 조치는 핸들을 옆으로 확 돌려서 차를 전복시키는 것이지 싶다. 실제 상황에서 이런 것까지 차분하게 판단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더 큰 사고를 막으려면 그렇게라도 해서 굴러가는 차 바퀴를 지면에서 떼어 놓고 차를 어떻게든 세워야 된다.

차가 어디 부딪히지 않고 혼자 뒤집히는 것만으로는 탑승자가 사망· 중상 급으로 다치지 않는다. 벨트를 단단히 매고 에어백과 튼튼한 A필러의 도움까지 받는다면 말이다.
다만, 벨트를 안 한 채로 차가 뒤집혀서 탑승자가 머리를 아래로 향한 채로 바닥에 떨어지거나 심지어 원심력 때문에 차 밖으로 튕겨나가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그렇게 되면 사람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그러니 차 탈 때 안전벨트는 꼭 매야 한다.

우주 로켓은 통제력을 상실하고 아무 방향으로 폭주할 때를 대비해서 주변에 민폐를 끼치지 말라는 취지로 자폭 모드라는 게 있다. 1986년 챌린저 호 폭발 사고 때도 고체 연료 부스터가 제멋대로 날아가기 시작하자 지상 기지에서 원격으로 명령을 내려서 그걸 자폭시켰었다.
육상 교통수단이라면 어떻게든 강제 정지만 시키면 되겠지만, 쟤들은 비행선도 아니고 공중에 혼자 둥실둥실 떠 있을 수 없다. 그러니 격추나 자폭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셈이다.

2. 주행 방해· 위험 행위

대중교통의 운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수십~수백 명에 달하는 탑승객의 시간을 빼앗고 안전을 위협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중범죄로 강하게 처벌된다.

먼저 자동차는? 열차나 비행기 등의 타 교통수단과 달리 차체가 아주 작기 때문에 운전석이 객실과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운전사가 악성 진상이나 취객이 저지르는 범죄에 노출되기도 쉬운 편이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지금으로부터 10~15년 쯤 전, 지하철역들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때와 비슷한 시기에 시내버스의 운전석이 투명 플라스틱 칸막이로 둘러지기 시작했다. 즉, 이것도 처음부터 당연히 존재해 온 물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승강장 투신 자살이 여러 건 터진 뒤에야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었듯, 지상에서는 버스 운전사 폭행 사건이 몇 건 터진 뒤에야 이런 칸막이가 생겼다. 물론 버스 운전석 칸막이는 스크린도어보다는 훨씬 더 저렴할 것이다.
외국의 경우(아마 일본?), 버스보다 더 작은 택시도 운전석이 칸막이로 둘러진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

굳이 차내가 아니라 밖에서는 도로에다가 압정이나 쇳조각 같은 자그마한 장애물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타이어 펑크를 유발할 수 있다. 길거리에서 무한궤도 차량이 다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비슷한 원리로, 철길 레일 위에다가 짱돌을 올려놓는 것도 굉장히 위험한 짓에 심각한 범죄로 간주된다. 열차는 비록 타이어 펑크는 해당사항이 없겠지만, 그런 장애물을 부수지 못하고 타고 올라가다간 탈선 사고가 날 수 있다. 철도에서는 이게 제일 큰 위험이다.

정말 자그마한 과속방지턱 하나만으로도 자동차의 통과 가능 속도가 얼마나 낮춰지는가? 이게 바퀴의 약점이며, 철도 차량은 그런 약점의 파급 효과가 더욱 크다.

비행기야 내부 보안이 철도역이나 버스 터미널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이 삼엄하기 때문에 민간인이 지상에서 비행기에 호락호락 접근해서 해코지를 할 수는 없다. 조종실에 잠입하는 것도 과거에 테러 몇 건을 겪고 나서는 보안이 강화되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 대신, 지상의 민간인이 저공 비행 중인 비행기에다가 의외로 쉽게 테러를 저지르는 방법이 있다. 바로.. 비행기를 향해 레이저 포인터 불빛을 쏘는 것이다.
이건 테란 메딕의 기술인 옵티컬 플레어의 실사판이며, 밤에 자동차 운전자끼리 구사하는 하이빔 테러보다 더 치명적이다. 비행기 조종사의 시야를 일시적으로 차단하고, 심하면 영구적인 안구 손상까지 야기하기 때문이다. 레이저를 겨우 선글라스로 차폐할 수 있지는 않을 테고.. 비행기에다 기계적인 대미지를 전혀 주지 않으면서 안전을 치명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

그럼 반대로 생각하면.. 전시에 적국 군용기의 야간 작전 수행을 이런 식으로 방해할 수도 있겠는데? 하지만 그러면 조종사는 레이저 불빛이 발사된 쪽으로 폭격을 하면 될 테니 실용성은 별로 없겠다.;;;
도로에 압정과 유리 조각, 철길에 짱돌, 공중으로 레이저.. 흥미롭다.

3. 철도 차량의 관절대차

우리나라에 KTX, 고속철도라는 게 등장한 지 좀 있으면 무려 20주년이 된다.
외국물 먹은 KTX 차량은 지금까지 국내의 기존 철도 차량에는 존재하지 않던 흥미로운 특성이 있었는데.. 하나는 바로 ‘관절대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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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특히 트럭 업계에서는 바퀴가 장착되는 부위를 차축 내지 축(axle)이라고 부르는 반면, 철도 차량에서는 상응하는 동일 부위를 ‘대차’(bogie)라고 부른다.
그리고 자동차 차축이야 말 그대로 차량의 좌우에 달리는 바퀴 한 쌍을 끼우는 작대기 하나만을 가리키지만, 철도 대차는 그 작대기를 앞뒤로 2개, 즉 한 쌍 단위로 묶어서 바퀴를 총 4개 끼우는 형태인 게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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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랜딩기어도 트럭의 복륜이라기보다는 약간 철도 대차처럼 생긴 구석이 있어 보인다;; 둘 다 굉장히 단단하고 무겁다는 공통점도 있다.)

자동차가 앞바퀴 뒷바퀴가 있는 것처럼 철도 차량도 평범하게 차량의 앞과 뒤에 대차를 하나씩 장착하는 게 보통인데..
관절대차는 대차 하나가 앞차의 뒷부분과 뒷차의 앞부분을 담당하게 한 것이다. 굉장히 신기한 형태이다.

이렇게 하면 같은 개수의 차량을 굴리는 데 필요한 대차의 수가 일단 절반에 가깝게 줄어든다.
그리고 튼튼한 대차가 앞뒤의 차량을 동시에 굳게 붙들고 있기 때문에 차량이 옆으로 뒤집히고 탈선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진다. 차량의 주행 안정성이 더 나아진다는 것이다.

과거에 국내에서는 광명 역 탈선 사고(2011), 강릉선 탈선 사고(2018) 같은 꽤 중대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허나, 그 정도 충격량에도 불구하고 관절대차 덕분에 차량이 뒤집히거나 더 심하게 부서지지 않았으며, 인명 피해도 더 적을 수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안전에 관한 한 관절대차는 확실히 메리트가 있었다.

그렇다고 관절대차가 장점밖에 없는 만능인 것 역시 아니다. (1) 그 특성상 당연히 객차를 분리하는 유동적인 편성이 불가능한데.. 뭐, 이건 기관차-객차가 아닌 동차에서 원래부터 크게 희생하는 특성이긴 하다.

그리고 대차의 수가 줄어드는 만큼, (2) 차량 하나의 길이와 무게 한계에 제약이 더 커진다. 그런데 이 역시 고속 주행을 위해서는 어차피 공기 저항을 극복해야 하고 차량의 피지컬을 크게 최적화해야 하니 그리 큰 단점이 아니다.

고속철도 차량의 관점에서 관절대차의 진짜 큰 단점은 (3) 동력분산식 구조와 같이 연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뭐,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서로 어울리는 형태가 아니다. 동력차와 무동력차가 한데 연결되었을 수도 있는데 바퀴는 양 차량에 걸쳐 있으면 설계가 좀 난감할 것이다.;;

일본의 바로 다음으로 고속철 차량을 의욕적으로 개발했던 프랑스는 관절대차를 최초로 도입했다. 쟤들은 동력집중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관절대차가 단점보다 장점이 확실히 더 크다고 본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KTX와 KTX-산천에서 관절대차가 채택되어 있으며, 김포와 부산 김해, 그리고 서울 우이라는 경전철 차량도 의외로 관절대차 기반이다.

그 반면, ITX-청춘/새마을, 그리고 심지어 KTX-이음은 동력분산식이어서 그런지 관절대차를 채택하지 않았다.
일본의 신칸센이야 골수 동력분산식이기 때문에 역시 관절대차와 인연이 없으며, 독일의 ICE도 마찬가지이다.

1985년 8월에 발생했던 일본 최악의 항공 사고인 JAL123기 추락 말이다.
이거 사고 원인은 뒤쪽 벌크헤드의 수리를 부실하게 했기 때문으로 밝혀져 있다. 아래의 그림에서 원래 위처럼 수리돼야 하는 게 아래처럼 얼렁뚱땅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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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강판이 한데 이어져 있지 않으니.. 결국 리벳 한 줄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이고 외력에 훨씬 더 취약해지게 된다.
수 년 동안 반복된 비행으로 인해 압력을 너무 많이 받은 부위가 결국 피로파괴를 일으켰고, 유압 상실과 조종 불가로 인해 여객기의 추락과 끔찍한 인명 피해를 야기한 것이다.

그런데 철도에서 관절대차가 개념상 하는 일이 바로 저 파란 보강판이 양 옆의 철판을 붙드는 것과 정확하게 동일하다~!! 철판 둘은 앞뒤 차량에 대응하고.. 절묘한 관계가 아닐 수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22/11/04 08:35 2022/11/0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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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도

자동차는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리는 게 법적으로 특별한 '고속'으로 간주된다. 고속도로는 신호 대기가 없고 보행자와 느린 차량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아서 좋은 대신, 모든 탑승자에게 안전벨트 착용도 의무이다. 그리고 입석이나 10% 남짓 정원 초과가 일체 허용되지 않는다.
1차로를 추월용으로 비워 두는 지정차로도 내가 알기로 고속도로에서만 엄격하게 적용된다.

허나, 철도에서는 시속 200 이상으로 꾸준히 달리는 열차와 선로 시스템을 고속철도라고 규정한다. 철도는 소음· 진동이나 급가속· 급선회 없이 주행의 품질이 워낙 좋기 때문에 자동차 도로보다 요구 사항이 더 높다. 그리고 고속철은 시속 200~300으로 달리더라도 안전벨트 따위 없고 정원 초과 입석 승객도 얼마든지 받는다.

자동차가 100이 경계이고 철도가 100의 두 배의 200이 경계라면.. 비행기는 100의 뒤에다 0을 하나 더 찍은 1000대의 속도가 초음속이라는 중요한 경계를 형성한다. 초음속으로 날아야 다른 평범한 비행기보다 더 빠른 '고속기'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바닥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속 900~1000대의 아음속 여객기가 대세이다. 초음속기는 경제성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객기의 주류가 되어 있지 못하다.

자동차의 경우, 1920년대에 독일과 오스트리아 같은 일부 유럽 국가에서 평면교차 신호대기가 없는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라는 것을 처음으로 구상하고 만들었다. (아우토반..!!)
철도에서 비슷하게 건널목을 없애고 터널과 교량으로 굴곡 선형을 없애서 고속선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구상하고 실현한 나라는.. 잘 알다시피 1960년대의 일본이다. (신칸센)

고속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깔끔한 선로와 고성능 동력원뿐만 아니라 차량의 공기 저항 최소화, 선로와 차륜을 극도로 정밀하게 유지 보수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이에 덧붙여서 신호· 통신 시스템도 첨단화돼야 한다.
바깥 경치가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이제는 기관사가 신호기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다. 현재 이 차량에 적용되는 신호가 차내의 계기판에 나타나게 해야 한다.

일본 신칸센은 그 당시에 그런 것도 다 자체 개발했다고 한다. 중앙 집중 제어 장치(CTC)도 당연지사..
그 시절에 한쪽에서는 원시적인 단선에서 증기 기관차가 통표를 싹 낚아채면서 다녔는데.. 그에 비해 신칸센은 얼마나 무시무시한 과학 기술의 산물인지를 알 수 있다. 아무튼...

자동차는 완전 통제 무인 운전이 보급되지 않는 한, 현행 교통법규가 지금보다 더 증속을 허용할 가능성이 전무하다. 즉, 인간의 조종 능력의 한계 때문에 더 빨라지는 게 불가능하다.
비행기는.. 뭔가 획기적인 고효율 제트 엔진이 개발되지 않는 한 가성비가 안 맞아서 증속을 못 한다.
그나마 가까운 미래에 지금보다 속도가 유의미하게 더 빨라질 가능성이 제일 높은 교통수단은 철도 같은 육상의 궤도 교통수단이라 하겠다. 물론 새로 지어지는 것 한정으로 말이다.

일본의 신칸센 다음으로 곧장 등장한 고속철도는 잘 알다시피 프랑스 TGV이다. 얘는 1970년대 초 맨 처음엔 잠시 가스 터빈 엔진 기반으로 개발된 적도 있었다는 게 매우 흥미롭다. (헬리콥터나 탱크처럼!) 전철로 먼저 개발됐던 신칸센과의 차별화 시도를 일부러 했던 것이다. 뭐, 전철 설비도 처음 만드는 비용이 정말 엄청 비싸기도 하니까..
하지만 계산기를 두들겨 보니 가스 터빈은 연료비가 너무 많이 들고 환경 문제도 있다는 게 고려되어 신칸센과 동일한 전기 모터 기반으로 계획이 바뀌었다.

2. 바퀴와 무한궤도

동물에게 달린 다리와 기계에 달린 바퀴는 하는 일이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동작하는 원리는 서로 놀라울 정도로 상극이다.
혈관과 신경이 연결된 생체 조직에서 배배 꼬이지 않고 끝없이 굴러갈 수 있는 바퀴라는 부위는 존재 불가능하다. 반대로 다리를 기계로 구현하는 것은 다족이건 사족· 이족이건 공학적으로 극도로 어렵고 까다롭다. 이건 굉장히 흥미로운 차이점인 것 같다.

바퀴는 관성 버프를 받아서 평평한 길에서는 아주 빠르고 편하게 잘 굴러갈 수 있는 대신, 지형에 따른 효율의 편차가 굉장히 커진다.
경사를 오를 때 사람은 좀 가파르더라도 이동 거리가 짧은 계단이 유리한 반면, 바퀴 달린 교통수단은 긴 경사면/빗면이 반드시 필요하다.
바퀴는 계단을 오르내리기란 거의 불가능이며, 과속방지턱 하나만 있어도 주행 가능 속도가 크게 떨어진다. 비포장 도로에서는 어지간한 급커브처럼 시속 40 이상도 내기 힘들어진다.

다리 달린 동물이야 아스팔트 도로, 사막의 모래밭, 자갈밭도 모두 별 차이 없이 동일한 속도로 주행 가능하다.
인간이 21세기 최첨단 과학 기술을 동원한다 해도, 숲 속에서 산짐승보다 더 빠르고 날렵하게 달리는 건 불가능하다. 모래 사막· 자갈 사막에서 낙타의 수송력을 능가할 수도 없다. 아예 헬리콥터를 띄워서 기름을 퍼부으며 위험하게 떠 다니지 않는 한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리 움직이는 걸로 육지를 시속 200~300으로 달리는 건.. 생체로든 기계로든 심각한 무리수일 것이다. =_=;; 두 방식의 장단점은 절대적이기보다는 좀 상대적인 구석이 있다.
(또한, 다리뿐만 아니라 새나 곤충의 날개도 말이다. 동물들은 날개를 퍼덕일지언정, 프로펠러나 로터나 팬 같은 걸 돌리는 게 없다는 걸 생각해 보자. 쟤들은 비행 원리도 고정익과 회전익 중 하나로 정확하게 딱 떨어지는 형태가 아니다. 하늘에 뜨기 위해서 활주로가 필요한 새가 있는가?? =_= 이런 것도 참 오묘하다.)

생물과의 비교 얘기가 좀 길어졌는데.. 바퀴와 다리는 특성이 이렇게 다른 게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같은 바퀴 중에도 자동차의 고무 바퀴와 철도 차량의 철바퀴는 특성이 굉장히 다르며, 심지어 이들의 중간인 무한궤도라는 것도 있다.
철도는 바퀴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특화된 방식이다. 그 반면 무한궤도는 바퀴의 단점을 보완하는 쪽으로 특화된 방식이다~!

철도는 바퀴와 노면의 마찰을 줄여서 일반적인 자동차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차량을 견인할 수 있다. 조향이 필요하지 않으니 안정된 고속 주행이 가능하고, 매끈한 궤도 위만 달리니 승차감도 아주 좋다.
그러나 이런 쇠바퀴로 울퉁불퉁한 일반 도로를 주행할 수는 없으며, 철도는 마찰이 작다는 특성상 오르막 등판능력도 매우 취약하다.

한편, 무한궤도는 일부 건설기계나 군용 무기(탱크..!!)에서 쓰이는데, 차축이 많이 달렸고 바퀴가 구를 궤도를 자기가 내장하고 있는 형태이다. 일반 자동차보다 접지압이 훨씬 더 높기 때문에 모래밭 수렁을 포함한 온갖 험지를 더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으며 등판능력이 더 높다. 고무 타이어 기반이 아니니 압정이나 유리 조각을 잘못 밟아서 타이어가 터질 일도, 타이어 옆을 칼로 긁는 테러를 당할 일도 없다.

또한 얘는 그 특성상, 비포장 도로를 달릴 때 바퀴에 밟혔던 돌멩이가 튀어오르는 게 없다. 비행기가 선회하듯이 좌우의 구동 속도를 달리해서 매우 작은 회전 반경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
빙판길에서는..?? 무한궤도는 고무 타이어에 장착하는 체인의 넘사벽급 상위 호환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무한궤도는 단단한 쇳덩어리인 만큼 엄청나게 무겁고 연비가 안 좋으며.. 고속 주행과도 상극이다. 고무 타이어만으로도 충분한 잘 닦인 길에서는 너무 단단한 무한궤도가 오히려 도로 포장을 손상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도로에서는 무한궤도 차량을 그냥 일반 트럭에다 실어서 나르거나, 고무 같은 걸로 무한궤도를 감싸서 자력 주행한다고 한다.

3. 보조 전원/엔진(APU)

승용차 같은 작은 차량에서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우리 주변의 여러 교통수단들은 주행· 비행을 위한 주 엔진뿐만 아니라 보조 엔진이 추가로 장착된 경우가 많다. 개발툴로 치면 실제 코드 생성용 컴파일러 vs IDE의 빠른 문법 체크용 컴파일러처럼 말이다.;;

크레인, 레미콘 같은 중장비· 건설기계는 이동 말고 자기 기계를 가동하기 위해서 별도의 보조 엔진이 당연히 필요하다.
그리고 꼭 그런 부류가 아니더라도 버스처럼 사람을 많이 태우는 교통수단의 경우, 접객 공간에 전기를 공급하는 게 엔진 힘만으로는 다 감당하기 곤란할 수 있다.

특히 쌍팔년도 이전, 기술이 부족하던 시절엔 40인승 대형 버스에 탑재되는 6~7000cc 급 디젤 엔진의 최대 출력이 200마력이 채 안 되고, 요즘으로 치면 겨우 중형 승용차급인 150~160마력 남짓이기도 했다.
그런데 버스 내부의 넓은 공간을 식히기 위한 에어컨을 가동한다면..?? 부족한 엔진 출력을 끌어다 쓴 발전기나 압축기만으로는 답이 없었다. 에어컨 내지 발전기만을 위한 전용 엔진을 가동해야 했다.

또한 얘는 자동차의 본 엔진 시동과 무관하게 켜고 끌 수 있다. 관광버스는 운전사가 시동을 끈 채로 차에서 장시간 대기할 일이 많으니, 이런 게 설령 주 운전사의 복리후생을 위해서 필요한 구석이 있었다. 주 엔진의 출력이 충분하다 할지라도 말이다.

비행기는 엔진의 무서운 괴력으로 하늘을 날았다가 사뿐히 내려앉지만, 정작 공항 계류장에 있는 동안은 너무 시끄럽고 연료 소모와 후폭풍이 심한 주 엔진을 함부로 가동하지 못한다. 터미널 건물에서 뒤로 돌아서 활주로로 가는 동안 견인차의 도움을 받을 정도이다.
그래서 이렇게 주 엔진이 꺼져 있는 동안 객실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 공항 시설의 전기를 끌어다 쓸 수 있지만, 자체 보조 엔진을 가동해서 전력을 생산하기도 한다.

비행이 시작되면 보조 엔진은 시동이 꺼지며, 주 엔진이 발전기까지 같이 돌리게 된다. 그러나 비행 중에 주 엔진이 꺼지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보조 엔진이 다시 동작한다. 추락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라도 기내에 전기가 공급되고 조종에 필수적인 장비가 동작하고, 조종실과 지상의 통신이 되게는 해 준다.

보조 엔진은 벌크헤드나 블랙박스와 마찬가지로 비행기의 맨 뒤 꽁무니에 장착되는 편이다. 얘마저 맛이 가면 동체나 날개의 하체에 비상용 풍력 발전기(램 에어 터빈 RAT)가 비행풍을 맞으면서 돌아가서 최소한의 전기를 생산하는 발악을 한다. 비행의 입장에서는 공기 저항을 늘리는 물건이지만.. 전력을 생성하는 게 현실적으로 훨씬 더 중요하니 말이다.

끝으로, 철도 차량은 기관차-객차의 경우, 별도의 발전차가 앞이나 뒤에 편성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엔진 차원에서 객실 전원 공급 장치(HEP Head End Power)라는 파트가 같이 있다면.. 전원 공급이 자체적으로 가능했다. 무슨 10량 이상의 엄청 긴 열차만 아니면 됐다.

디젤이더라도 새마을호 디젤 동차나 7000호대 봉고 기관차는 HEP가 장착돼 있었다. 반대로 전기이더라도 초창기 8000호대 기관차는 HEP가 없었기 때문에 여객열차는 발전차를 또 편성해야 했다.
7000호대 디젤 기관차의 HEP는 엔진 소음을 심하게 키우고 문제가 많아서 결국 쓰지 않게 됐다는 건 잘 알려진 일화이다.

이렇게, 보조 동력에 의지하지 않은 채 엔진의 동력이나 자체 배터리만으로 차내에서 전기를 많이 끌어다 쓰는 건 아무래도 무리이다.
특히 자동차용 납 배터리는 시동을 걸 때 전기를 잠깐 짧고 굵게 썼다가 다시 곧장 충전하는 것에 최적화돼 있다.
시동을 끈 채로 많이 방전시켰다가 오랫동안 재충전을 안 하고 방치해 버리면 영원히 충전을 다시 못 하게 되고 배터리가 망가져 버린다. 명색이 이차 전지라지만 반쪽짜리 이차 전지일 뿐인 것 같다.

소싯적에 전자기기에서 쓰이던 니켈카드뮴 배터리는 메모리 효과 때문에 완충 완방이 권장되었다지만.. 이런 납 배터리 내지 리튬이온 배터리는 그렇지 않다. 그냥 조금 쓰고 바로 바로 충전해 주는 게 낫다.

Posted by 사무엘

2022/11/01 08:35 2022/11/0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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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동차와 도로

과거에 우리나라의 몇몇 자동차와 고속도로에는 유사시에 군사용으로 전환할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흔적이 좀 있었다.
먼저 고속도로의 경우, 일부 긴 직선 구간에 ‘비상 활주로 공용 구간’이란 게 있었다. 경부 고속도로 기준으로 대표적인 예는 수원-신갈, 천안 북부, 그리고 김천 부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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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중앙분리대부터가 튼튼한 고정식 붙박이가 아니라 좀 부실하고 portable한 형태였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도로를 틀어막고 중앙분리대를 치운 뒤, 여기로 전투기의 이착륙 훈련을 실제로 했었다~! 비상 활주로 구간의 한쪽 끝엔 주기장 역할을 하는 넓은 공터도 붙어 있었다.

세상에, 경부 고속도로의 수도권 구간에 전투기가 뜨고 내렸었다니..!!
고속도로에 차들이 365일 24시간 넘쳐나고 도로 주변이 몽땅 개발되어 가는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관행일 것이다.

그러나 197, 80년대.. 고속도로와 올림픽대로가 무단횡단자가 있을 정도로 한산하던 시절엔.. 기왕 이런 도로를 만드는데 유사시에 활주로로 활용 가능하게 만드는 게 아주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애초에 박통이 잔뜩 참고했던 아우토반부터가 나치 독일 시절에 활주로 겸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었다.

그러다가 이런 활주로는 고속도로를 틀어막는 게 도저히 불가능해지고, 고속도로를 차지하지 않는 대체 활주로들이 따로 만들어지면서 차차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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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자동차는.. 쌍용 코란도 같은 찦차/SUV에 ‘등화 관제등’ 장치가 있었다.
찦차는 일반 승용차보다 차체가 높고 사륜구동도 지원하니 험지를 잘 달리고 군용으로 적합하다. 우리나라는 이런 차량을 전시에 필요하면 군용차로 우선 징발해 가는 대신, 세금 같은 다른 금전적인 부분에서 혜택을 주는 식으로 차량 구매자와 딜을 했다. (예: 영업용이 아닌 자가용이지만 동일 배기량의 타 승용차보다 자동차세 저렴)

아.. 아니, 사실은 이건 딜이 아니고 일방적인 강제 의무 통보였다. “세금 혜택 안 줘도 되니 내 차는 전시에 징발하지 마세요” 라는 선택이 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등화 관제란 전시에 우리 위치가 적에게 노출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건물이나 차량의 불빛을 몽땅 끄고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하는 걸 말한다. 하지만 자동차는 야간에 안전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아주 자그맣고 특히 위로 새어나가지는 않는 불빛은 필요한데, 그게 등화 관제등이다.

우리나라는 전시 징발을 염두에 두고 SUV 차량에 등화 관제등의 장착이 오랫동안 의무였다. 세계를 통틀어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던 희한한 조건이었는데, 이건 1999년쯤에 폐지됐다.

2. 잠수함

우리나라 해군은 1990년대가 돼서야 잠수함이란 걸 처음으로 도입하고 운용하게 됐다(장보고 급 잠수함).. 자국 인공위성 발사와 시기가 비슷하다~!
즉, 우리나라는 민주화 이전 군사정권 시절에는 잠수함을 보유한 적이 없었다. 뜬금없는 예이지만, 1980년대 이전에는 국내에 국산 참치 통조림이라는 게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반세기 전, 태평양 전쟁 때는 일본이나 독일, 미국 등이 잠수함을 잘도 굴려서 유명한 해전들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6 25 전쟁 때 우리나라에서 잠수함이 어뢰를 쏴서 적선을 격침시켰다거나 한 건 없다. 이것도 뭔가 역사· 전쟁사와 관련해서 개인적으로 오오~ 현타를 느끼게 한다.

(오히려 북괴는 육군만 신경 쓰느라 바다에서는 탈탈 털렸었다. 섬들은 북한 지역의 것들까지 국군과 UN군이 몽땅 점령하고 있다가 나중에 철수했을 정도였다. 그러니 서해5도가 북한 본토에서 굉장히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휴전 당시에 남한이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럼 북괴는 언제부터 잠수함을 도입한 걸까..?? 쟤들은 잠수함으로 어뢰를 몰래 쏴서 천안함을 격침시킨 적이 있었고.. 더 옛날엔 무장공비를 침투시킬 때 잠수함을 동원했었다. 1996년 강릉처럼. 쟤들의 도입 이력도 문득 궁금해진다.
이제는 잠수함이 고작 공작원 침투용이 아니라 아예 미사일 쏘고 튀는 용도로 쓰이지만 말이다. 자기도 원자력으로 움직이고, 미사일에도 핵탄두가 달려 있고..

우리나라 최초의 잠수함은 의외로 우리나라 철도와도 접점이 있다.
그 장보고 급 잠수함에 들어간 엔진은 독일 MTU제 16기통짜리 디젤 엔진인데.. 이게 거의 그대로 새마을호 전후동력형 디젤 액압 동차(DHC)에 쓰였기 때문이다. (MTU 16V 396TC)
DHC도 1987년 7월에 대우 중공업 생산분이 첫 도입되어서 1990년대 초에 리즈 시절을 찍었음을 생각하면.. 시기가 얼추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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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새마을호 디젤 동차에는 잠수함용 엔진이 쓰인 셈이다.
출력 대비 아주 조용하고 가벼워서 좋긴 했는데.. 묵직한 디젤 기관차에 비해서 너무 가벼워서 바퀴가 레일에서 헛도는 현상에 취약했다고 한다.
평지에서 빠르게 달릴 때는 좋은데 오르막은 잘 못 오르니.. 새마을호 디젤 동차는 경부· 호남 외에 중앙선에는 투입되지 못했다. 나중에 선형 개량이 된 장항선과 전라선 정도에나 추가로 들어갔다.

독일 MAN사가 자동차/엔진 제조사로 유명한데, MTU라는 기업도 있구나.
유보트를 만들었던 본가에서 장인 정신으로 만든 잠수함 엔진인지..??
근데 디젤 엔진은 수면에 떠 있을 때에나 쓰이지, 잠수 중일 때는 공기가 없기 때문에 어차피 전기 모터로 움직여야 된다.
잠수함이야말로 배터리가 차지하는 공간과 무게 오버헤드가 굉장히 크지 싶다.
달에서 월면차가 내연기관-_-이 아니라 당연히 빼박 전기차여야 했던 것처럼 말이다.

*. 여담

잠수함이나 잠수정, 호버크래프트, 공중급유기 같은 건 아무래도 군대에서만 볼 수 있는 물건이다. 민간 여객기야.. 엄청 장거리 노선이라면 차라리 휴게소에 들르듯이 중간 기착을 하고 말지, 비행 중의 실시간 급유 같은 초 오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다.

헬리콥터도 군용 아니면 기껏해야 소방· 인명 구조 용도이다. 이런 게 민간에서 뭔가 정규 노선을 뛰는 대중교통으로 쓰이지는 않는다. 저런 특수한 교통수단들은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는 용도로만 적합하지, 많은 승객과 화물을 저렴하고 빠르고 편하게 수송하는 쪽은 안타깝지만 완전 쥐약;;;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군용기나 군함을 만들던 기술이 어디 가지는 않는다. 일본의 경우, 1960년대에 이미 100% 자체 기술로 신칸센 고속철을 개발했는데, 거의 같은 시기에 YS-11이라는 국산 여객기도 자체 개발했다. 열차와 비행기를 모두.. ㅎㄷㄷㄷ;;
쟤들은 그 전부터 제로센 같은 군용기까지 만들던 나라이니 저런 것도 가능했지 싶다. 초창기 신칸센 0계는 아예 왕년에 자기들이 만들었던 제로센의 앞모습을 쏙 빼닮은 형태로 만들기도 했었고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08/08 08:36 2022/08/0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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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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