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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루터교 목사 겸 신학자인 디트리히 본회퍼 (1906-1945).
피끓는 정의감에다 행동하는 양심을 강조했던 대단한 사람으로, 강경한 나치 반대 운동가로 활동했다. 요즘으로 치면 뭔가 폴 워셔 목사 같은 인상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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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의론이 독일어로 저렇나??? 레흐트페르티궁...;; 우와 읽지도 못하겠다 ㄲㄲㄲㄲㄲㄲㄲㄲ)

일제 시대를 산 한국인이라면 주 기철 목사 이상으로 신사 참배를 맹렬히 반대했을 것이고, 오늘날 같으면 "북한 동포들을 김씨 부자의 학정으로부터 해방시키자~! 김돼지를 때려잡자! 대북전단 날리자~! 북한으로 성경책 잔뜩 보내자~" 이런 걸 열심히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의 지론은 "악을 보고도 침묵하는 것은 그 자체가 악이다"였다. 그야말로 침묵하는 다수, 악의 평범성, "버스 44" 영화에 나오는 무덤덤한 승객 같은 정신 상태를 아주 극혐했다. 물질적인 도움으로 현실적인 조치가 필요한 사람한테 아가리로 덕담만 해 주는 것도 아주 싫어했다. (약 2:16)

그래서.. "어떤 미치광이 음주운전자가 차를 몰면서 사람들을 치고 있다면.. 목사는 그저 희생자를 애도하면서 한가하게 장례 예배나 인도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당장 목숨 걸고라도 그 차에 올라타서 미치광이를 운전석에서 끌어내고 차를 세워야 한다" 이랬다. 그리고 이 말은 당연히 히틀러를 정면으로 겨냥한 비유였다.

이러니 그는 결국 나치에 의해 진작부터 요주의 인물로 찍혔다. 처음에는 그냥 감시만 당했지만, 1944년에 히틀러 암살 음모에 가담했다는 것까지 밝혀진 뒤엔 곧바로 체포되고 투옥되었다.
그리고 그는 나치의 패망을 겨우 한 달 남짓 앞두고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고문 후유증으로 옥사한 게 아니라 법대로 사형을 당했다. 그의 유언은 "이것은 마지막처럼 보이지만 나에게는 삶의 시작입니다"였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는 좌파 냄새 나는 사회 운동만 하는 사람은 아니었고, 신학자로서 이론과 내공도 탁월했다. 그는 외국(=미국)으로 망명 가서 신학교 교수만 하면서 안전하고 편하게 살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시에 내 동족과 함께 동고동락하지 않은 먹사는 전후에 조국의 기독교계를 재건하는 데 동참할 자격이 없을 것입니다" 이런 간지나는 말을 남기고 고난을 자처하며 호랑이굴로 들어갔다.

바울이 동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뜬금없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던 것처럼,
그리고 6· 25 때 전사한 미군 장교 '윌리엄 해밀턴 쇼'(1922-1950)가 "내 친구 나라 한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도와주지 않고 전쟁이 끝난 뒤에야 슬그머니 선교사로 들어가는 건 내 양심상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의 저서인 '제자도의 댓가(Cost of Discipleship)'가 주 목사로 치면 '일사각오' 정도에 대응하는 것 같다.

이 밖에 디트리히 본회퍼는..

(1) 이름이 '본 회퍼'가 아니고 한 단어 '본회퍼'이다. 내가 아주 오랫동안 잘못 알고 있었네~ 아이고.. -_-;; 폰 von 때문에 편견이 생겼던 것 같다. ^^

(2) 부활절을 치른 거의 직후에 처형 당했구나. 1945년의 부활절은 가톨릭은 4월 1일, 정교회는 4월 8일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저 사람이 처형된 날은 4월 9일.
(그 달 말인 28일에 이탈리아의 무솔리니가 처형 당했고, 이틀 뒤인 30일엔 히틀러도 그 뒤를 따라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애초에 저 사형 집행도 히틀러가 패전을 염두에 두고 죄수들의 뒷정리 차원에서 일괄 지시한 것이었다.)

(3) 그래도 나치 독일의 패망 직전 말기에 처형 당해서 그런지, 참수는 아니고 교수형으로 죽었다.
몇 년 전(1943)만 해도, 나치 반대 운동을 하다가 잡힌 백장미단 멤버들은(조피 숄 등) 다 이동식 단두대에서 목이 잘렸다.;;

독일은 민족 저력이 너무 뛰어난 나머지 종교 개혁을 주도하고 위대한 수학자와 과학자, 예술가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20세기에 세계 대전을 두 번이나 일으키는 사고를 쳤고 나치 독일과 히틀러라는 흑역사를 만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회퍼 정도로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목사가 자국민 중에 배출되기도 했다는 건 그나마 진지하게 실드의 근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 참, 나는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라는 유명한 시를 이 사람이 썼다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는데.. 그건 아니더라.
'마르틴 니묄러'라고 본회퍼와 성향이 비슷했던 다른 독일인 목사의 작품이라고 한다.
"나치가 유대인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자, 노조 등등 이후...) 나치가 나를 덮쳤을 때는 나를 방어해 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

Posted by 사무엘

2022/10/25 08:36 2022/10/2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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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가간 역학관계

프랑스의 나폴레옹과 독일의 히틀러는 세계사에 길이 남을 전쟁광 독재자 쌍두마차로서 역덕 밀덕들의 아주 좋은 비교 분석 대상이다.
끼리끼리 논다더니 히틀러는 살아 생전에 나폴레옹을 굉장히 존경하고 동경했다고 한다.
당대에 히틀러의 직접적인 라이벌은 처칠이나 스탈린이었지만, 이 사람들은 나폴레옹 같은 전쟁광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나폴레옹과 히틀러 모두 러시아/소련으로 쳐들어갔다가 엄청난 영토와 추위 때문에 감당을 못 하고 패배한 이력이 있다.
프랑스와 독일 모두 자국민/자국어 순수주의와 국뽕 국수주의 군국주의 맛을 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두 나라 모두 전쟁에서 졌을 때 배후중상설.. "원래는 이길 수 있었는데 간첩 배신자 때문에 뒤통수를 맞아서 진 거다~~~ 특히 이거 유대인 때문이다" 망상에도 빠진 적이 있었다. (보불 전쟁, 1차 세계 대전)

프랑스와 독일 모두 외국 식민지가 그렇게 많은 나라는 아니었다. 독일은 그나마 있던 식민지조차 1차 대전에서 지면서 다 빼앗겼고, 그때 특히 해군이 봉쇄당했다. 잠수함이 아닌 전함으로 해전을 치른 게 1차 대전 이후로는 없다.
나치 철십자가가 그려진 항공모함 따위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 비슷한 역사

(1) 1936년엔 영국의 군주(조지 5세)가 붕어하고, 일본의 전직 총리가 암살 당했다(사이토 마코토, 2· 26 쿠데타). 그리고 나치 독일이 재무장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3년쯤 뒤에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났다.

(2) 그 뒤 2022년엔 영국 군주(엘리자베스 2세)가 붕어하고, 일본의 전직 총리가 암살 당했다(아베 신조). 그리고 독일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빌미로 재무장을 시작했다. 이로부터 3년쯤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거 참 그럴싸하게 끼워맞춘 것 같다. -_-;;

3. 동물만 보호

나치 독일은 정신나간 군국주의나 유대인 학살만 저지른 게 아니라 굉장히 뜬금없는 면모가 있었다.
바로 근현대적인 동물보호법을 세계에서 거의 최초로 제정해서 동물 복지에 힘썼다는 것이다. 그것도 1933년, 나치 집권 초창기부터 말이다.

"동물을 유흥용으로 잔인하게 신체 훼손하거나 죽이는 것 금지, 불법 수렵 금지, 자연보호.." 이게.. 1930년대 나치 독일 치하에서 나온 프로파간다였다는 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법은 히 총통이 개인적으로, 친히, 각별히 관심을 갖고 제정한 것이었다. 그는 개를 완전 좋아해서 개인적인 애완견도 키우던 사람이었다.

일반적으로는 동물을 저렇게 학대할 정도의 흉포한 사람이라면 사람에게도 잔인한 짓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동물 학대를 처벌한다. 그러나 나치는 그냥 무식하게 흉포한 게 아니라 뭔가 신념을 갖고 냉철하게 조직적으로 인종을 청소했다.

멀쩡한 개· 돼지를 가스실에다 집어넣고 죽이는 건 범죄이지만, 유대인을 가스실에다 집어넣어 죽이고 장애인을 죽인 건 인류의 우수한 혈통 보존을 위해 필요한 행위로 정당화된다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쟤들의 행적은 여느 흉악 범죄나 전쟁 범죄와는 성격이 달랐다고 봐야겠다.

4. 개인과 직책

히틀러는 나치 독일의 초대이자 유일한 '총통', '퓌어러'였다. 하지만 그는 후임부터는 직함을 총리와 대통령이라고 둘로 나눠서 두 명을 지목했다. 총리는 파울 괴벨스이고 대통령은 카를 되니츠가 임명되었다.

히틀러의 후계자가 될 만한 인물로는 이들 말고 하인리히 힘러라든가 마르틴 보어만 같은 다른 유력 후보도 있었다. 그러나 얘들은 권력욕 티를 너무 대놓고 내는 바람에 하극상 반역· 배신으로 간주되어서 히틀러에게 찍히고, 후계자 라인에서 짤렸다.
뭐, 히틀러의 사후에 나치 독일은 곧장 패망하고 연합군에게 항복했다. 그러니 대통령이건 총리이건 저 감투들은 현실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었다. 전범 재판에 불려 다니면서 히틀러가 싼 똥을 치우는 일밖에 할 게 없었다.

현대의 행정 체계에서는 인물과 계급? 직책이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다.
나라를 대표하는 제일 높은 권력자라 할지라도 그 사람은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n년 동안 맡았다가 물러나는 제 n대 대통령이요, 여러 역대 대통령들 중의 한 명일 뿐이다.

무궁화 대훈장을 받고, 퇴임 후에도 최고 수준의 경호에다 재임 당시 연봉의 90% 가까이를 계속 꼬박꼬박 받으면서 떵떵거리고, 죽으면 (큰 사고를 치지 않는 한) 국립 현충원에 묻히는 것까지도 보장되긴 한다만..
그건 그 사람이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예우를 받는 거지, 그 사람 자체를 예우하는 건 아니다.

조선 시대 왕릉은 각 사람별로 뿔뿔이 흩어져 있는 반면.. 지금 현충원에는 그냥 전직 대통령 묘소라고 한 군집...만이 존재하는 것도 그 예시라 하겠다. 그래서 어느 유명 전쟁 영화에 "경례는 계급에다가 하는 거지, 사람에게 하는 게 아니다"라는 대사도 있는 것이다.
뭐, 전직 대통령들이 기껏 만들어 놓은 저 장소에 들어가지를 않아서, 아직까지도 제일 존재감 없었던 최 규하밖에 묻혀 있지 않은 건 좀 이상하지만 말이다.;; 현충원에서 묘지가 특별 취급을 받는 대통령은 이 승만, 박 정희, 김 영삼과 김 대중 네 명 이후로는 더 나오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전재 독재 치하에서는 “하일 히틀러~!!” 이런 경례 구호에서 볼 수 있듯, 아무래도 개인이 숭배 받는다. 그래서 나치 독일 말고 북괴만 해도 개인과 직책이 다 따로 놀아서 김 일성 '주석', 김 정일 '국방위원장', 김 정은 '장군??' 제각각이다. 저 동네에 이런 관행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잘 모르겠다.

5. 영화

<다운폴>(2004)과 <일본 패망 하루 전>(2016)은 2차 세계 대전의 양대 추축국· 전범국들이 패망하고 항복하기 직전에 내부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나름 객관적으로 잘 조명한 영화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하게 <조피 숄의 마지막 날>(2006)과 <아이히만 쇼>(2015)도 나란히 대조해서 볼 만한 작품인 것 같다.

전자는 나치를 반대하는 선전물을 뿌리던 백장미단이 나치 치하에서 잡혀서 재판 받고 처형 당한 과정을 자세히 조명한 반면,
후자는 나치의 패망 이후에 나치 잔당 전범이던 아돌프 아이히만이 모사드 요원에 의해 잡혀서 재판 받고 처형 당한 과정을 자세히 잘 조명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서는 1960년대에 벌어졌던 이 전범 재판을 전세계에 무슨 TV 쇼처럼 꾸며서 중계했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 제목도 무슨 '트루먼 쇼'처럼 '아이히만 쇼'라고 적절하게 붙였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꼼꼼히 다 보지는 못했지만, 이 재판을 계기로 인간이 무심하게 벌이는 악의 평범성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세계적으로 이뤄지게 됐다고 한다. 무슨 <파리대왕>처럼 꿈도 희망도 없는 성악설까지는 아니지만, 악에 무덤덤해져 버리는 <버스 44>와 비슷한 심리 말이다.

6. 반면교사와 대조

(1) 2차 세계 대전의 태평양 전쟁이 끝날 무렵에.. 미 해병대가 이오지마 섬을 간신히 점령해서 미국 깃발을 꽂는 장면이 사진으로 전해진다.
그것처럼, 2차 대전의 독소 전쟁이 끝날 무렵엔.. 소련군이 베를린 시내를 점령해서 제국의사당에다가 붉은 깃발을 꽂는 장면이 사진으로 전해진다(베를린 공방전). 각각 시기가 1945년 3월 말과 4월 말로, 한 달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본이야.. 폭격기로부터 소이탄과 원자폭탄만 먹었지, 상륙 작전이 행해진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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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945년, 이탈리아의 무솔리니가 처형되고 시체가 거꾸로 매달려 조리돌림 당한 것은, 같은 추축국 진영이던 독일의 히틀러와 일본의 도조 히데키에게도 굉장히 큰 충격을 줬다. “이제 나도 저 꼴 나겠구나. 저런 치욕을 당하느니 자결해야겠다”라고 당연히 결심을 하게 됐을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1989년 말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공개 처형 당하자 북괴의 김 일성 부자는 심장이 완전 쫄깃해졌다고 전해진다.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나면 자기들도 저 꼴을 당할 것이니 내부의 사상 단속을 더욱 강화하고, 인민들 간 가스라이팅을 더욱 강화해서 나라를 더욱 가난하고 폐쇄적인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3) 히틀러는 자살에는 성공했지만, “적이 자기를 절대 알아보지 못하도록 시체를 확실하게 훼손해서 없애라”라는 지시는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다.
그 반면, 도조 히데키는 자살에 실패해서 전범 재판에까지 회부되고, 교수형을 당해서 생을 마감했다.

7. 때깔

끝으로..
우리나라는 반일 감정이 강하고 욱일기를 정서적으로 싫어할 뿐이지.. 나치 독일이나 히틀러 쪽은 반감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거리가 너무 멀고 직접적으로 침략이나 착취, 학살을 당한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10~20여 년 전에는 나치 독일 코스프레를 잔뜩 한 클럽인지 카페인지가 있었다가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으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고 시정됐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리고.. 서울 모처에는 독일차 부품을 파는 듯한 가게가 있는데.. 이름이 무려 ‘히틀러 상사’이다. 와~ 이런 곳도 있구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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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끔찍한 홀로코스트나 유대인 학살 같은 짓을 빼고 독일이 2차 대전도 1차 대전처럼 평범하게만(?) 진 것이었으면.. 히틀러에 대한 평가가 지금처럼 최악으로 치닫지는 않았을 것이다.
저런 죄악들을 빼고 히틀러의 소싯적 연설만 생각한다면 진짜 피끓는 듯하고 대단하고 멋있어 보인다.;;
SS 친위대의 검은 군복 봐라.. 일본군 군복보다야 독일군 군복이 훨씬 더 멋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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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22/10/22 08:36 2022/10/2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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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레타리아와 브루주아의 대립

(1) 농산물과 영화에 대한 외국 문물 개방
우루과이 라운드 타결되면 농민들 다 죽는다고, 스크린쿼터 줄이고 없애면 국내 영화인들 다 죽는다고 난리가 났었지만..
결국 현재까지 별 일 없다. 오히려 반대로 이 계층들 보호한다는 무역 장벽 정책이 그들의 실력과 자립 능력을 더 떨어뜨리고 부패 철밥통만 만들어 준다는 비판이 많다.

(2) 택시 vs 우버 타다 등
150여 년 전인가? 자동차 때문에 마차 업자들이 극렬 반발해서 영국에서 적기 조례를 만들던 것 같은 뻘짓이 형태만 바뀌어서 또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평소에 기존 택시 기사들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안 좋았으면, 택시 기사를 편드는 여론은 내가 알기로 거의 없다.

(3) 시내버스 vs 백화점 셔틀
버스 업자들이 극렬 반발해서 20여 년 전에 백화점 셔틀버스가 위법 판정을 받아 없어지긴 했지만..
그런다고 사람들이 시내버스를 타고 쇼핑을 갈 리가.. 없잖아!!
버스는 여전히 승객이 없고, 주말마다 백화점 주변은 자가용 때문에 도로가 지옥으로 변하고 서로 상황이 더 나빠지기만 했다.

(4)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
빨간 띠 두르고 대기업 재벌 욕하는 그 어떤 투쟁 운동꾼이라도 이건 대기업 편을 들지 싶다. -_-;;;
교회도 마찬가지라니까? 대형 교회가 오히려 더 행정 절차 투명하고 세금 낼 거 다 내고, 방역수칙 다 지키고.. 시스템과 매뉴얼이 갖춰져 있고 더 모범적으로 할 거 다 한다. 얼렁뚱땅 가족 같은 조직, 작은 사회가 상태가 더 막장인 경우가 아주 많다.

(5) 재래시장 vs 대형 마트
이것도 재래시장의 메리트와 경쟁력을 올릴 생각은 안 하고, 대형 마트의 휴일 영업과 야간 영업만 무식하게 억지로 찍어누르다 보니.. 재래시장의 매출은 안 늘고서 소비자들 불평만 더 늘어 간다.
우리나라에서 민중 항쟁 의식이 충만한 어느 지역은.. 명색이 광역시인데 대형 마트 하나 없거나 수가 아주 적다고 들었다.

자, 더 있나??
(6) 철도· 의료 같은 기간 시설의 민영화 반대, (7) 어디어디 재개발· 건물 철거 반대, (8) 비정규직들 해고 반대 같은 것도 아주 오래된 이슈인 것 같다.

지들은 받을 거 다 챙겨먹으면서 괜히 인건비 줄이고 경영 효율화한답시고 안전까지 희생하면서 사람을 줄이거나 저렴한 외부 비숙련 하청 인력을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러나 애초에 자기 집이 아니고 집에 대한 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사람이 그 집에서 안 나가고 버틴다거나, 애초부터 공채를 통과하지 않고 비정규직으로 계약서 도장 찍고 입사한 사람이 느닷없이 해고 반대 투쟁을 벌이는 건 좀 이해하기 힘들어 보인다.

우리나라가 쌍팔년도나 그 이전의 산업화 초기 시절에, 진짜로 노동자 인권과 근로 환경이 막장이고 근로기준법이란 게 현실에서 지켜지지 않는 지경이었다면.. 그러면 나도 브루주아들을 잔뜩 성토하면서 약자 노동자 편을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내로남불 귀족 노조를 까고, 로동자 인권은 핑계일 뿐인 악성 정치병자들을 솎아내는 게 훨씬 더 시급한 시국이다.

2. 빈부 격차와 속도의 격차

아울러, 도로 교통 질서도 경제와 좀 비슷한 구석이 있어 보인다고 예전에도 한번 본인이 얘기한 적이 있었지 싶다.
“시장이 반찬”인 것과 같은 맥락으로, “빨리빨리 정신은 훌륭한 운전 강사”이다.
자기가 성질 급하고 답답하고 속터짐을 느껴서 능숙한 운전에 대한 필요와 동기를 느낀다면.. 운전 실력이 자연히 늘게 된다.

특히 옆 차로는 차들이 가고 있는데 내 차로만 못 가고 서 있는 꼴을 “거룩하신 하나님이 죄악을 눈 뜨고 차마 보지 못하시는 것만큼이나 동급으로” 도저히 용납하지 못한다면..
결국은 차로를 바꾸고 옆으로 과감하게 끼어들고 추월하고 앞차를 바싹 붙어 가는 요령을 스스로 체득하게 된다.

자유 시장 경제 하에서 당장 자기 밥줄이 달려 있는 택시나 사설 견인차가..
사회· 공산주의 체계에서 출동 중인 구급차 소방차 긴급자동차보다 더 난폭하게 빨리 밟으며 달리게 돼 있다.
이게 바람직하냐 아니냐 가치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현실의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가 이렇다는 뜻이다. 빈부 격차를 인정하는 것과 똑같이, 차들의 선호하는 속도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 "자연 환경은 후손으로부터 빌려 쓰는 것이다."처럼 내 차가 점유하고 있는 이 도로 공간은 뒷차로부터 빌려 쓰는 것이다.
  • "총이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거다."처럼 과속 자체가 위험한 게 아니다. 고속이든 저속이든 도로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깨는 게 위험할 뿐이다.

무엇이든 새로운 문물과 기술과 변화를 받아들이고, 다같이 교류하고, 평소에는 각자 자기 갈 길을 따로 가다가 공통의 적 앞에서는 잠시 같이 손잡는 식으로 움직여야 한다.
내 것이 되지 못하면 누구의 것도 되게 만들지 말자, 다같이 무조건 천천히 서서 가자는 식으로 무식하게 규제하고 찍어 누르고 의욕과 생산성을 저해하도록 시스템을 짜면.. 사회는 발전할 수 없고, 길거리의 차량 소통은 빨라질 수 없어지며, 남는 건 결국 다같이 공멸밖에 없을 것이다.

3. 재물 자체가 악이다?

끝으로, 이건 교회 얘기, 성경 얘기도 좀 섞여 있는데..
본인은 예전에 인터넷을 돌아댕기다가 내 눈을 의심케 하는 글을 하나 발견했었다.
이건 '워치만 니'의 글이 정녕 맞으며, 그가 창시했다는 '지방교회'의 공식 입장은 현재까지도 이와 동일한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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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저 진영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인맥이 없고 딱히 아는 바도 없다.
하지만 저런 미친 소리에 대해서 아무 공식 해명이나 반박, 사과가 없다면 쟤들은 만년 이단 소리 들어도 싸겠다.

개인적으로는 칼빈주의자와 침례교인이 이구동성으로 쟤들을 사회악 취급하고 까는 광경을 본 적도 있다. -_-
평소에는 둥글둥글하고 다양한 성경 해석을 존중하고 남을 함부로 이단으로 정죄하는 걸 싫어하는 SNS 지인(신학 전공..)이 한 분 계신데.. 그분도 지방교회 얘기가 나오니 표정과 말투가 싹 달라지더라.

글쎄, 본인은 지금까지는 저 동네에 대해서 특별한 색안경 없이, 그냥 워치만 니가 중국에서 훌륭한 사역을 많이 했다, 감옥에서도 하나님하고 너무 친밀하게 잘 지냈던 사람이다, 좌행참은 좋은 내용이다..같은 얘기만 들어 왔었다.

오류에 대해서는 딱 하나..
KJV 외의 성경에서는 계시록 어느 구절엔가 '어린양이 죽임 당하신 시점'에 대한 시제의 번역이 바뀌어서 저 사람도 그거 영향으로 종말론 교리가 바뀌었다, 계시록 재앙을 미래의 예언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는 일이라고 잘못 적용하게 됐다~~ 이런 얘기 정도가 전부였다.

본인은 뭔가 필요악까지 부정한다거나, 문명의 이기 내지 최소한의 시스템(제도) 자체를 싹 다 부정하는 성향의 극단주의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가령,

  • 뭐 목사 제도가 비성경적이고 니골라 당의 교리이기 때문에 형제들이 다 돌아가면서 설교해야 한다느니,
  • 심지어 설교는 불신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는둥,
  • 대형 제도권 교회는 다 부패하고 타락했고 작고 가난한 개척교회는 다 가족 같은 절대선이라는 식의 프레임,
  • 과학기술 문명의 이기나 물질, 재물이 그 자체가 악이라는둥..

이런 것은 온몸으로 반대하는 바이다.
저런 식이면 보험은 하나님이 주시는 불확실성과 위험을 인간의 잔머리로 회피하는 제도이며, 마취도 하나님이 주시는 고통을 감히 회피하는 악한 시술인 거다.

성경에 "돈을 사랑하는 게" 나쁘다고 돼 있지, 돈 자체가 악이라고 그러던가..??
까닭 없이 화내는 게 나쁘고,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고 그랬지, 화내야 할 일에도 절대로 무조건 화를 내지 말라고 하던가?? 그런 식이다.

그리스도인은 세상 사람의 돈을 벌어서는 안 된댄다.
고린도후서에서 "믿지 않는 자와 불공평한 멍에를 메지 말라"라고 말하는 건 불신자와 결혼을 한다던가, 불신자와 같이 집 팔아서 중대한 사업까지 같이 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동고동락하면서 risk가 큰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하며, 실패 시에 큰 책임과 손해를 감수해야 하니까 '멍에'라고 불리지 않겠는가? 이럴 때 성경적인 사고방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서로 충돌하기 쉽다.

그런 게 아니라 크리스천이 단순히 불신자가 사장인 직장에 취업해서 월급 받으며 직원으로 일하는 것은 대놓고 범죄조직 조폭 행동대원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 한, 그 자체만으로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 일단 멍에를 같이 진 게 아니다.
세상 사람의 돈을 일체 벌어서는 안 된다면.. 어디 교회 사람들끼리만 돈거래를 비롯해 장사나 사업 하나 같이 해 보시라. 무슨 꼴 날지?? 십중팔구는 사업 말아먹고 인간의 추악한 면모를 서로 온몸으로 느끼면서 교우관계도 파탄 날 것이다.

"이거 다 밑지고 하는 장사입니다"가 레알일 거라고 생각하시는가?
아나니야와 삽비라가 하나님 앞에서 정확하게 이 패턴의 구라를 시도하다가 천벌 받아 급사했다! 알겠는가?

재물을 금기시 죄악시하는 조직이나 단체일수록 뒷구멍으로는 제일 돈 많이 밝히고 열정페이 인력착취 제일 많이 한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직책 명칭만 무슨 머슴처럼 서기장, 총비서.. 붙였다고 해서 그 사람이 진짜로 지위나 권한이 머슴, 비서 같은 급인 건 절대 아니듯이 말이다.

자기는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은 중도균형이라고 말하는 사람일수록 사실 그 사람도 한쪽으로 왕창 치우쳐 있으며, 정직한 구석이 없다.
목사 제도를 싫어하는 사람이라 해도 그 사람이 가는 모임(만약 있다면)에 결국 목사 역할을 하는 리더는 없을 수가 없는 법이다.

4. 상관관계

(1) 사람은 잘 먹고 등 따시고 배부르고 나니까 하나님 따위 찾지 않고 게을러지고 사치 향락 죄악에 더 빠져들 수 있다. (겔 16:49처럼..)
하지만 어떤 사람은 반대로, 세상적으로 왕창 성공하고 돈 많이 벌고 원초적인 생존 욕구가 충족되고 나니까 더 고차원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뒤늦게 종교나 사후 세계에 관심을 갖고 이것저것 공부하고 탐닉하기도 한다. 과거에 삼성 이 병철 회장이나, 요즘 가수 박 진영 같은 사람이 대표적인 예이다.

(2) 가난하고 먹고 살기 바쁘고 이 세상 사는 게 힘든 부류의 사람들이 속세에 대한 미련 없이 내세를 더 사모하고 주님 어서 오시길 바라고 교회를 더 잘 섬기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것도 케바케다. 반대로 생각하면 하루 하루 입에 풀칠하느라 바쁜 사람이 어디 종교 같은 걸 찾을 겨를이 있겠는가?
세상에 잠 30:8이 말하는 것처럼 물질이 딱 적절히 균형 잡혀 있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다.

이렇듯.. 신이나 절대자를 찾고 종교에 관심을 갖는 성향하고.. 그 사람의 부 내지 물질적인 처지에는 크게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 같다.
이는 마치 부자라고 다 절대적으로 선하거나 절대적으로 악하지 않으며, 가난하다고 해서 다 절대적으로 선하거나 무조건 악하지 않은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부자 중에도 땅콩회항 같은 인간성 파탄의 인간말종 갑질쟁이가 있겠지만, 정말 젠틀하고 “부자는 자기 관리와 행동 습성이 뭐가 달라도 다르다”, “늘 베푸니까 베풀었던 것 이상으로 되돌아와서 자꾸 더 부자가 된다, 선순환이 돈다”, “파출부 경비 따까리 일을 하더라도 이런 데에서 빌붙어서 해야 페이도 더 쎄게 받고, 어깨 너머로 더 배우고 떡고물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겠다” 같은 괴수가 있을 수 있다.

반대로 가난뱅이 중에도 “저 사람은 저런 여건에서도 어떻게 저렇게 기쁨과 감사가 넘칠까” 같은 부류가 있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찌질하고 쪼잔한 속물이고 남 탓 사회 환경 탓 불평 뒷담화가 한가득이고 “저 인간은 그릇 크기가 이것밖에 안 되니 평생 저렇게 살다 갈 수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10/14 08:35 2022/10/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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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생태

1. 꿀벌 재앙

올해 봄은 잠시나마 우한 폐렴 확증자가 매일 수십만 단위로 폭증했었고, 거기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가 급등, 그리고 강원도 산불 재앙 같은 암울한 소식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그때 스쳐 지나갔던 또 다른 불길한 소식은 꿀벌 전멸이었다. 꿀벌들이 별 이유 없이 떼거지로 폐사하거나, 나갔다가 감쪽같이 실종되어 돌아오지 않고 시체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국에서 꿀벌이 거의 100억 마리 가까이 없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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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단순히 꿀의 생산량이 줄어드는 게 문제가 아니다. 꿀벌이 없으면 쟤들이 꿀을 모으면서 평소에 자연스럽게 수행하던 훨씬 더 중요한 일인.. 꽃가루 수분'이 이뤄지지 못하게 된다.
이러면 식물들이 열매를 못 맺고, 농사와 식량 생산에 엄청난 애로사항이 꽃피게 된다. 가뭄이나 홍수, 해충만이 농사를 망치는 게 아니다.

본인은 실내에서 호박 인공수분을 직접 해 보니 꿀벌의 존재감과 고마움을 그럭저럭 실감할 수 있었다. 꿀벌이 인류를 위해 하는 일의 양과 효율은 인력이나 기계로 절대로 대체할 수 없다..;;;;
글쎄 일부 작물에 대해서는 드론을 날려서 꽃가루를 뿌린다는데, 그걸로 과연 door-to-door 배달이 가능할까? 부디 이 현상이 부디 전지구적인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꿀벌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 전자파로 인한 교란설 아니면 기상이변으로 인한 오판설이 나돈다. 그런데 기상이변??
작년 겨울과 올 3~4월 봄의 날씨는 아무런 이상 조짐이 없는 평범한 추위에 평범한 겨울 가뭄이었지.. 전국의 꿀벌들 수십억 마리가 떼거지로 실종될 정도의 기상이변 따위는 전혀 느낄 수 없었는데?

본인은 비록 동식물의 생태에 대해 모르긴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무슨 4~5월에 함박눈이 내린다거나, 지금이 예전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춥거나 덥다는 날씨 데이터 증거가 있긴 한가? 진짜 몰라서 질문을 던져 본다. 난 좀 수긍이 되지 않는다.

꿀벌이 사라진 원인이 완벽하게 규명되었고, 이건 일시적인 이변일 뿐이니 또 이런 일이 호락호락 생기지는 않을 거라는 보장이 있는지, 아니면 매스컴에서 쉬쉬하고 숨기는 게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이러다가 장거리를 비행하는 철새들도 길을 못 찾아서 엉뚱한 데서 얼어 죽는다거나 하지는 않을까 모르겠다.

2. 동물들의 이동 행로 관련 비극

  • 비행 곤충들은 밤에 달빛만 보고 무식하게 달려드는 놈이 많다. 그래서 인류가 만들어 낸 수많은 불빛들이 굉장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광공해는 단순히 별을 보기 어렵게 만드는 것 이상으로 자연에 해를 끼치고 있다.;;
  • 육상 동물들은 산이 깎이고 도로가 놓이는 바람에 반대편으로 건너 가려다가 로드킬을 종종 당하곤 한다.
  • 댐이나 하구둑 때문에 연어가 강과 바다를 왕래하지 못하게 된다고 들었다.
  • 새는 비행기와 충돌하거나 엔진에 빨려 들어가서 자기도 죽고 비행기까지 박살 내곤 한다. 그리고 잘 날아다가다가 높이 솟은 투명한 방음벽에 부딪혀서 사망· 중상을 당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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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애벌레 완전변태의 위엄

배추흰나비의 한살이 같은 건 초등 자연 시간에 배우는 건데.. 유충이 성충으로 바뀌는 세부 과정은 본인도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 보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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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벌레는 번데기 안에서 녹아서 액체처럼 걸쭉해진다. (호흡 등의 필수 조직과 일부 세포를 제외한 나머지 부위는 전부!!)
  • 그 뒤 성충 형태로 재조립..
  • 뇌와 신경 조직이 완전히 새로 조직되었는데.. 성충은 애벌레 시절의 경험과 기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애벌레 시절에 겪었던 전기충격 내지 냄새를 기억하고 회피)

우와~~!! 곤충의 "완전변태"를 겨우 올챙이가 개구리로 바뀌는 것 정도로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친다.
금속 기계에다가 비유하자면, 그냥 기름치고 부품 교체하거나 분해 재조립하는 수준이 아니라..
용광로에 집어넣고 녹여서 새로 만드는 거나 마찬가지다..

물론 생체에서 이런 변태를 위해서는 엄청난 영양분이 필요하다. 가녀린 곤충 레벨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애벌레가 괜히 고농축 단백질 덩어리인 게 아니다. 커다란 척추동물이 저렇게 변이하는 건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고 스타크래프트 저그에서나 볼 수 있다.
(그나저나 요즘은 '변태'가 '변태성욕'의 준말로 너무 강하게 굳어진 감이 있다.. =_=;; )

4. 초식동물과 육식동물, 어류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식물이 생겨난 다음에 식물을 먹는 초식동물이 등장하고, 그 다음에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육식동물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의존 관계에 따라 시간 순서가 정해지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소화 메커니즘의 발달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육식이 초식보다 더 단순하다.
그리고 육상 동물보다 먼저 등장한 것으로 여겨지는 어류의 세계에서는 육식이 훨씬 더 보편적이다. 바닷속의 밑바닥에 무슨 해초 풀밭이 있다거나, 해초를 우적우적 뜯어먹는 소 같은 물고기가 있지는 않으니 말이다.;;
이런 걸 생각하면 육식과 초식의 선후 관계를 따지는 게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아.. 바다에서는 플랑크톤이 동물성/식물성으로 나뉜다. 심지어 대양에서 식물성 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해서 산소를 만드는 게 아마존 정글의 붙박이 나무들이 산소를 만드는 것보다 더 많다고도 그런다.
그리고 거대한 고래는 이런 플랑크톤들을 왕창 많이 흡입해서 그 큰 덩치를 유지한다. 이런 걸 보면 고래는 사자· 호랑이 같은 사나운 맹수보다는 하마· 코끼리 같은 대형 초식동물의 해상 버전에 더 가까워 보인다.

그리고 육식과 초식이라는 구분은 완전 절대무오 급의 특성 차이가 아니다.
초식동물이라도 굶주리고 있을 때 앞에 고기가 놓여 있으면 잘도 먹는다. 그리고 육식동물도 섬유질 풀까지는 아니어도 식물 과육 정도는 먹을 줄 안다.

야생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 단순 약육강식을 넘어서 굉장히 잔인· 잔혹한 일이 벌어질 때가 있다.
불가피한 상황에서 어미가 가망 없는 새끼를 그냥 버리는 정도를 넘어서 잡아먹는 것, 그리고 포식자가 다른 동물을 산 채로 그대로 배를 가르고 내장을 뜯어먹고, 심지어 임신 중이던 태아까지 끄집어내서 먹는 것 말이다.;;

하지만 이건 전적으로 생존 본능대로 하는 일일 뿐이니 알량한 인간의 윤리 잣대로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악마 싸이코패스여서 사냥감을 산 채로 잡아먹는 게 아니다. 사냥하느라 너무 지쳐서 사냥감을 완전히 죽일 기력조차 없고, 힘들게 얻은 사냥감을 또 언제 빼앗길지 모르니 저렇게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것이다. 태아쯤이야 뭐 힘들게 사냥해서 덤으로 얻은 단백질 덩어리일 뿐이고..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이 야생 동식물들을 챙기고 먹이가 있는 곳을 안내해 주신다고 한다(마 6:26; 시 104:21, 147:9). 시편, 그리고 예수님의 산상설교에도 언급돼 있다. 그리고 그 동물들은 신이 내려 준 본능에 충실하기 때문에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어도 그래도 번식도 하고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최대한 새끼들을 챙기기도 한다.

성경에는 미래에 땅의 저주가 풀리고 지상락원이 이뤄질 때, 육식동물들이 초식으로 돌아갈 거라는 예언이 있다. 그때 동물들이 생물학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5. 코끼리

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육상 동물은 코끼리 중에서도 아프리카코끼리이다.
우리나라에도 부산, 대전 등의 대도시 동물원에 아프리카코끼리가 전시된 적이 있었지만 스트레스와 질병으로 인해 하나씩 폐사했다.

2008년 3월,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전시됐던 최후의 생존자 '리카'가 향년 29세의 나이로 죽음으로써 현재까지 국내 동물원엔 아프리카코끼리가 전무하다. 나머지 전시돼 있는 코끼리는 얘보다 약간 작은 아시아코끼리이다.

그런데 '리카'는 혼자 있으면서 외로웠는지.. 곁에 전시돼 있던 암컷 아시아코끼리인 '사쿠라'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됐다. =_=;;
사쿠라는 그 당시 거의 40대 나이의 암컷이었고, 남편을 먼저 떠나 보낸 과부 상태였다. 동물원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리카보다도 사쿠라 쪽에서 먼저 작업을 걸었던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와.. 그래서 2007년까지만 해도, 저렇게 리카와 사쿠라가 무슨 견우와 직녀마냥 서로 코를 부비면서 뜨거운 연애를 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고 한다!!

그러나.. 코끼리의 아시아 에디션과 아프리카 에디션은 '종'보다도 한 단계 위인 '속' 레벨에서 생각보다 큰 차이가 난다. 이종교배는 태어날 후세에게 위험했다.
(참고로, 산토끼와 집토끼도 '속'이 다름. 그런데 사자와 호랑이는 '종'이 다름. 멧돼지와 집돼지는 종보다도 작은 '아종' 레벨의 차이일 뿐.. 교배에 아무 문제 없음)

30여 년 전, 1978년엔 영국의 체스터 동물원에서 여차여차 하다 보니 딱 지금처럼 아프리카코.. 수컷과 아시아코.. 암컷 사이에서 잡종이 태어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아이는 생후 겨우 10일째에 별 이유 없이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 버렸다.
부검해 봐도 별다른 징후가 없었고, 그냥 잡종 태생으로 인한 선천적 면역 체계 문제만이 원인으로 지목될 뿐이었다.
일반적으로 근친상간이 유전적 다양성의 결여 때문에 위험하다고 여겨지는데, 이종교배도 뭔가 다른 방향으로 유전적으로 위험한가 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서울대공원에서는 이 리카와 사쿠라를 합사시키고 엮어 주지 않았다.
리카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하다가 저 사진이 찍힌 지 1년이 채 지나기 전에 죽었다.;; 사쿠라는 2010년대까지 살아 있는 근황이 검색되는데, 지금은 어찌 됐는지 모르겠다.

6. 나머지

지구상의 동식물들이 한 종이 일방적으로 잡아먹히기만 해서 멸종하거나, 한 종만 왕창 불어나서 난리 나지 않고 그럭저럭 생태계가 유지되는 것 말이다. (인간이 개입해서 망쳐 놓는 것 말고 자연 그대로 있을 때) 이건 우주의 천체들이 중력으로 인한 인력만이 존재하는데 이리저리 한 덩어리로 붙어 버리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도는 것만큼이나 우연히 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은 허구에 가깝지만, "생태계의 보이지 않는 손"은 진짜 있는 것 같다.

  • 그러고 보니 물고기들은 눈꺼풀이 없고 눈을 깜빡이지를 않는구나..;; 고래도 그런가?
  • 오리-거위-고니(백조)와 왜가리-학(두루미)은 은근히 구분이 잘 안 된다.;;
  • 사자-호랑이-표범(적응력)-재규어-퓨마-치타(달리기 속도) 이런 걸 보니 퀵-병합-힙-셸 같은 O(n log n)짜리 정렬 알고리즘이 나열되는 것 같다.;; 하긴 한때 애플에서 맥OS의 코드명을 저렇게 고양잇과 맹수들로 지은 적이 있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2/10/11 08:36 2022/10/1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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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생태

1. 작물의 분류 기준 -- 악기와 비교했을 때

관악기는 전통적으로 금관악기와 목관악기로 나뉘는데, 이게 처음에는 말 그대로 목재냐 금속이냐 하는 재질에 따른 분류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구분이 거의 무의미해져서 그냥 발성 방식에 따른 분류로 바뀌었다.
길쭉하고 손가락으로 구멍을 막은 채 입으로 불어서 소리를 내면 목관악기요, 나팔 모양이고 호흡과 입술 떨림의 차이로 음을 내면 금관악기이다.

작물 중에서 과일과 채소의 구분도 이렇게 모호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곡식은 종자 낱알이 식용 부위이고 과일은 열매가 식용 부위이다. 그러니 채소는 나머지 잎, 줄기, 뿌리 따위가 식용 부위이다.

수박· 호박 같은 박류, 참외· 오이, 그리고 토마토는 열매가 맺히는 놈들이기 때문에 먹는 부위만 따지자면 과일이다. 그러나 실용적으로는 가열하는 주식 요리의 부품으로 주로 동원되는 놈들은 채소, 그렇지 않고 후식· 간식 형태로 단독으로 날것으로 고유한 맛을 즐기며 먹는 놈들은 과일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같은 박이어도 수박은 과일로 여겨지지만 호박은 채소로 여겨진다. 토마토는 법적으로 과일인지 채소인지에 대한 논란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벌어졌다고 한다. 열매 형태로 맺히는 채소는 '과채류'라고 따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나저나 참외와 오이가 계통상 굉장히 비슷한 녀석이었다니 의외이다. 애초에 '참외'라는 이름은 '레알(참) 오이'에서 유래된 거라고 한다.

2. 광합성에 대해서

지금도 그러는지는 모르겠다만, 요 몇 년쯤 전엔 나라에서 산의 멀쩡한 숲을 밀어내고 나무를 마구 베어 없애고 있었다.
환경 단체에서 항의를 하자 나랏님이 들이댄 변명이 뭐냐 하면 “수십 년 이상 오래된 늙은 나무는 광합성 성능이 떨어져서 어차피 산소 만드는 것보다 호흡하는 양이 더 많다. (그러니 이런 나무는 다른 나무로 대체하거나 어쨌든 베어 버려도 괜찮다)”였다.;;

엥..? 이게 도대체 무슨 듣도 보도 못한 희한한 논리이지..??? 과학적으로 진짜 사실인가? 구체적인 근거는?

글쎄, 호박을 키우면서도 어차피 병들고 누렇게 시들고 다른 잎에 가려져서 햇볕을 많이 받지도 못하는 잎은 괜히 영양분만 소모하기 때문에 따서 없애는 게 낫다는 말을 듣기는 했다.
하지만 나무가 통째로 잉여이기 때문에 없애는 게 낫다는 말은 난 정말 처음 들었다.

아닌 거 같은데?? 야바위 말장난 궤변 사기 같은데?
특히 이 당시 정권이 워낙 입만 열면 거짓말투성이였고, 아름드리 나무를 베어서 거기에다 태양광 패널 도배를 하는 걸 보고는 기가 막혀서 할 말을 잃었다. 과학을 떠나서 정치색이 들어가니 저 말을 더욱 믿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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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산에다 태양광 패널 설치하느라 나무를 베어낸 것 때문에 산사태 났던 걸 기억하는 분이 계시나 모르겠다.
그리고 산으로도 모자라서 바다 위의 태양광 패널에 새똥이 잔뜩 묻고, 그거 세척하고 버린 오염수 때문에 바다 생물들이 떼죽음 당하고..

이런 걸 생각하면 우리가 친환경 대체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그다지 효율적이지도 친환경적이지도 않으며, 오히려 화끈하게 화석/원자력 연료 쓰고 기존의 플라스틱 제품을 쓰는 게 더 나은 경우가 적지 않아 보인다.
특히 종이 빨대 같은 거.. 제조 과정이 전혀 친환경적이지 않으며, 그냥 플라스틱 빨대보다 더 나쁘면 나쁘지 좋지 않다고 들었다. 그러면서 괜히 입에 무는 느낌만 더 안 좋다.

원래 하던 대로 하면서 이미 심어 놓은 나무나 잘 지켰으면 좋겠다. 미우나 고우나 나무를 땔감으로 쓰지 않게 해 주는 것은 석유· 석탄이고, 석유· 석탄조차 쓰지 않게 역할을 훌륭하게 분담해 준 것은 원자력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팩트이다.

아이고, 얘기가 옆길로 많이 새긴 했다만..
식물의 잎은 도대체 무슨 원리로 광합성을 하고 자기 할 일을 하는지.. 자외선은 생물의 세포를 파괴한다고 들었는데 쟤들은 뙤약볕을 맞아도 괜찮은지, 잎에 걸리는 병은 도대체 무슨 과정을 거쳐서 퍼지는지..??
그리고 살아 있는 식물의 뿌리는 주변의 흙에 어떤 작용을 벌이는지, 식물이 자라면서 흙의 무게가 달라지기는 하는지.. 참 많은 것이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

3. 물과 양분의 흡수

동물은 식물을 먹어서 영양분을 섭취하는데, 식물은 동물이 먹고 남긴 것 내지 동물 시체가 썩고 분해된 것으로 다시 영양분을 얻는다니 이건 참 오묘한 관계이다. 식물 자신이 시들어서 죽은 흔적도 당연히 자연으로 되돌아가서 다른 살아 있는 식물에게 쓰인다.

식물은 자라기 위해 물과 비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시간에 너무 많이 주면 그건 그것대로 또 탈을 일으킨다는 게 주지의 사실이다. (뿌리가 익사하고 썩는다, 삼투압 때문에 식물이 역으로 영양분을 잃고 말라 죽는다)
본인은 이런 말에 쫄아서 물과 비료를 지금까지 소심하게 주는 편이었다. 그러나 여러 정보통으로부터 조언을 들어 보니 그 정도까지 소심하게 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물을 줘 보니 어지간히 많이 주지 않으면 땅속까지 물기가 잘 스며들지 않고, 뿌리에 잘 닿지 않는다.
물과 비료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과감하게 많이, 뿌리에 좀 더 가깝게 줘도 될 것 같다. '조금씩 자주'보다는 '가끔씩 많이'를 더 지향해야겠다.

호박처럼 잎이 무성한 식물이 무더위에 물이 부족하면 잎들이 기공을 닫고 축~~ 늘어진다. 이건 수분 손실을 막아서 생존을 도모하는 기동이지만, 광합성을 못 하고 양분 생산도 못 하기 때문에 식물의 입장에서는 스트레스 받고 굉장히 좋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이런 식물에게는 즉시 물을 많이 보충해 줘야 하며, 특히 열매를 거두고 싶은 식물이라면 이런 상태가 되지 않게 평소에 물을 잘 줘야 된다.

그렇게 물을 주고 2~30분 정도 지나면 축 늘어졌던 잎이 다시 기공을 열고 바싹 기립한다.
다만, 밤엔 빛이 없어서 식물이 애초에 광합성을 못 하고 증산작용도 없는데.. 이럴 때 뿌리가 감당을 못 할 정도로 물을 많이 주는 건 식물에게 여전히 좋지 않은 짓이랜다.

다음으로 비료도 말이다.
질소 성분은 영양성장(자기 자신)에 필요하고, 칼륨이나 인 따위는 생식성장(꽃과 열매)에 주로 필요하다고 하는데..
식물한테는 소변이나 심지어 막걸리· 맥주 같은 술도 양분이 될 수 있다. 단, 조건은.. 물을 많이 타고 희석해서 줘야 된다.

사람이 바닷물을 마시면 갈증이 해결되지 않고 목이 더 말라지고, 오래 굶은 사람한테 묽은 죽이 아니라 음식을 갑자기 많이 먹이면 탈이 나서 죽는다고 하는데.. 식물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너무 찐한 걸 갑자기 흡수하면 똑같이 탈 난다.

식물에게 뿌리를 정조준해서 오줌을 찍 싸는 것은 주변의 위생에도 좋지 않을 뿐더러, 농도가 너무 짙어서 식물에게 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뿌리에 직접 닿지는 않는 밑동 근처에다가 퇴비나 알비료를 묻는 것 정도로는 내 경험상 별 문제가 없고, 식물에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특히 잎이 누래지고 시들어 가던 자그마한 호박 줄기가 갑자기 잎이 확 커지고 색깔이 짙은 초록색으로 바뀐 것에는 내 경험상, 비료빨이 큰 기여를 했다.

Posted by 사무엘

2022/10/08 19:34 2022/10/0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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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에 대해서

1. 우한 폐렴

우한 폐렴이라고 불리는 코로나19 얘는.. 아직도 꾸준히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긴 하지만 그래도 아주 극소수의 위· 중증 사례를 제외하면 사실상 가늘고 긴 계절 감기로 완전히 탈바꿈한 것 같다.
세계는 그럭저럭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그나마 제일 가볍고 부담이 적은 방역 조치인 마스크 착용만은 남겨 놓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마스크에 집착하는 경향이 세계 평균보다 유난히 더 심하다.

직업적으로 어쩔 수 없이 방문자나 손님에게 마스크를 강요해야 하는 종업원이나 공무원, 버스 기사 말고 일반인들 중에서는 내 경험상 남자보다 여자가 더 집착이 심하다.
봉변당할까 봐 담배 피우는 양아치들한테 훈계도 무서워서 못 하는 세상에.. 마스크 갖고 이간질 지적질과 이로 인한 분쟁은 여전히 굉장히 쉽게 잘 벌어지는 듯하다.

진짜로 괴질이 무서워서는 절대 아니고.. 그냥 "나도 불편하게 쓰고 있는데 남이 안 쓰고 있는 꼴 배아파서 못 봐 주는 것"에 가깝다. 그러면 법적 의무가 아닌 곳에서는 너도 다같이 최대한 벗고 지내면 되지, 남을 그렇게 시샘하고 배아파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쟤네들 때문에 우한 괴질 확산" 미개한 마녀사냥 관행 따위 없어진 지가 언젠데.. 아직도 사람들 의식 수준이 그때에서 멈춰 있는 걸까?
오죽했으면 "신천지 출입 금지 -- 우한 괴질 감염 원인 제공 시 민 형사 소송 걸겠음" 이런 경고문을 아직까지 써 붙여 놓은 교회도 있다.

대면도 아니고 카메라/스피커를 통해 마스크 지적질을 당해 보면 짜증이 두 배 세 배로 치솟는다.
하루는 본인은 차를 몰고 버거킹 드라이브쓰루 입구에 들어가서 햄버거를 주문했다. 그런데 직원이 마스크 써 달라고 요구를 하길래 어이가 달아나고 기분이 확~ 잡쳤었다. 허얼...

그대는 뇌가 있고 생각은 좀 하고 사시는가?
그대와 내가 지금 실내에서 대면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대는 카메라로 내 얼굴을 보고 있고, 내 비말은 그대에게 퍼뜨리고 싶어도 퍼뜨릴 수가 없구만..
내 차에서 내가 마스크 안 쓴다고 내가 그대나 다른 손님한테 우한 폐렴이 퍼지겠나, 아니면 내가 반대로 감염되겠나..??

이건 도대체 뭔 정신나간 유체이탈 방역 시책이란 말인가? 윗대가리들이 알바 교육을 그렇게 시키더냐? 이런 말까지 나왔지만 겨우 이런 일로 애매한 사람과 싸우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참았다.
심지어 아무도 없는 버스 정류장 부스 안에서도 마스크 안 쓰고 있다가 스피커를 통해 한소리 듣기도 했다. 도대체 어느 할일 없는 공무원이 일요일 저녁에 이런 거 감시나 하고 있었던 거야..??

마스크 쓰라는 '정중한' 요구에 별 진상 행패 부리는 미친 손놈들이야 법의 철퇴로 참교육 시켜 줘야겠지만,
고압적으로 갑질 오지랖 부리듯이 융통성 없는 무리한 마스크 요구.. 이것도 심각하게 문제가 있긴 한 것 같다. 이거 무슨 '문법 나치'도 아니고 말을 새로 만들고 싶다. '마스크 나치'라고.

생각이라는 걸 너무 안 하고 타성에 다들 길들여져 버린 건 아닌지..??
반경 3~5m 주위에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도 그 불편한 마스크를 잘도 쓰고 다니는 분들이 많다.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폐지된 지가 언젠데..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착용 요구 정도는..
운전 중에 웬 되도 않은 어린이 보호 구역 30km 제한이나 구간 단속만치 나를 빡돌게 만들지는 않는다.
마스크 쓰는 것쯤이야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니니까.. 그냥 영혼 없이 "에잉, 그래 더러워서 마스크 쓰고 만다, 이제 됐냐 이놈야?" 이렇게 넘어가면 된다.
하지만 저놈의 속도 단속은 내 인생과 내 시간과 차의 연료에 직접적으로 심각한 대미지를 끼치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80여 년 전의 조선인들은 창씨개명을 안 하면 취업이나 배급 따위에 큰 불이익을 받았고, 정상적인 사회 활동이 거의 불가능했다.
그런데 2021년, 거리 두기로도 모자라서 백신패스까지 있던 시절엔 우한 괴질 백신을 안 맞으면 커피 한 잔 마시러 들어가기도 어렵고 정상적인 사회 활동이 거의 불가능했다.

조직에 취업해야 하는 회사원, 특히 의료인이나 공무원들은 백신 접종이 일제 말기의 창씨개명 신사참배만큼이나 사실상 반강제 필수였다. 그런데 백신을 3차까지 맞고도 우한 괴질에 두 번, 세 번이나 또 걸린 사람이 전국에 수백 명이나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정말 로또 급의 확률을 뚫은 것 같다.;;

그 반면, 어디 취업할 필요가 없는 개원 의사들 중에 백신의 효용을 의심하는 몇몇 분들은 어디 눈치 살필 데가 없으니 안 맞고 존버 했다. 백신도 안 맞고 괴질에 걸리지도 않고 2020~2021년을 넘긴 사람들이 진정한 승리자이지 싶다.

마치 공 병우 박사가 1940년대에 창씨개명에 연연하지 않고 오히려 자가 사망신고를 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분은 한국인 안과 의사/의학박사 1호로 경성 종로 한복판에서 개인 병원 개원을 했다. 일자리를 알아볼 필요 따위 전혀 없고, 자기 병원에서 돈을 빗자루로 쓸어담는 일만 남았으니 그렇게 배짱을 부릴 수 있었을 것이다.

* 참고로, 지역 감정을 없애기 위해서 '우한 폐렴' 대신 중립적인 '코로나19' 이 제안에 대해서는.. 나는 예전에 언론에서 버젓이 써먹었던 '대구 발 코로나'라는 카운터로 대응하고자 한다. 아주 위선적인 수작이다.

2. 자폐

TV 드라마에는 무슨 서번트 증후군 같은 자폐 천재 기믹이 좀 있는가 보다.
지난 2013년에는 주인공이 그런 기질이 있는 남자 '의사'로 나오는 <굿 닥터>라는 드라마가 방영됐는데.. 그로부터 9년 뒤엔 주인공이 비슷한 기질의 여자 '변호사'로 나오는 <이상한 변호사 우 영우>가 방영됐었다. =_=;;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우 영우 드라마가 방영되던 시절에 친형이 중증 자폐였던 어떤 사람이 디씨 갤러리에다 체험담을 올렸었다. (☞ 링크)

  • 우 영우는 그냥 사회성 없는 천재일 뿐, 자폐가 절대 아님.
  • 현실의 자폐는 99%가 지적장애+의사소통불가 이건 패시브로 갖고 있음. TV나 유튜브에 나와서 '자폐인도 할 수 있다'고 인터뷰하는 애들은 그냥 자폐 상위 0.1%라고 보면 된다.
  • 자폐 1급 태어나면 집안 풍비박산 난다고? 개구라. 풍비박산 정도가 아니라 기둥뿌리가 가루가 된다.
  • 물건 들고 난리치고 부수고 으에엑 크에엑 키에엥 소리 지르는 거? 그건 레벨 1임. 식칼 들고 난리 친 적도 있어서 그때 집에서 칼을 못 쓰고 플라스틱 빵칼을 썼다.
  • 뉴스에 나오는 장애인 시설 구타 학대? 다 이해할 수 있음.

헐..
2차 대전이나 6· 25에 실제로 참전했던 용사 할아버지가 어설픈 전쟁 영화 보고는 코웃음 치면서 "그 영화? 그건 그냥 애들 장난이지.. 사람이 포탄을 맞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요? 그냥 형체가 없어져 버리고 나뭇가지에 내장이랑 살점이 덕지덕지 걸려 있어.." 이렇게 증언하는 것처럼 들린다.

저 글에서는 그 형이 하루는 후다닥 밖으로 내달리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트럭에 치여 죽고 말았다. 그러나 그 날 병원 응급실에서 눈물 흘리면서 운 사람은 가해 차량 운전사밖에 없었다고 한다.
글쓴이는 가해자에 대한 원망보다는 이제야 해방됐다, "저놈 잘 죽었다"에 가까운 안도감이 들어서..;; 스스로도 소름 끼칠 정도였다고....;;

노인은 중증 치매, 아이는 중증 자폐... 이게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질병이다.
이렇게 대응시키니까 정말 소름 끼칠 정도로 정확하게 와 닿는다. ㅠㅠㅠㅠㅠ
나치 독일이 T4 작전(장애인 학살) 벌이면서 이런 애들을 청소해 버리자고 그랬으면..
솔직히 말해서 나도 일고의 가치 없이 "뭔 개소리야" 이러면서 알량한 인권 드립을 치지는 못했을 것 같다.

중증 치매만 해도 가족 간병인/보호자가 참다못해 환자를 살해해 버리고는 자기도 같이 자살하거나 당당히 경찰에 자수하고 교도소로 가는 사례가 부지기수인 인간성 파탄 질병이 아니던가?
인간에게 이런 질병이 존재하는 한, 안락사 논란은 정말 끊이질 않을 것 같다.

이건 뭐 부정한 영· 마귀 들린 것도 아니고 뭘까..?? 뇌가 생물학적으로 맛이 가 버린 건 성경이 말하는 영적 세계하고 전혀 무관한 영역인 걸까?
성경 복음서에는 예수님이 불치병인 하반신/전신마비를 고치고 심지어 죽은 사람까지 살리시는 기적이 나오는데.. 중증 자폐나 치매를 고쳤다는 얘기는 어째 없는지 궁금하다..;; 육(외형상의 장애, 질병)이나 영(마귀 들림) 말고 혼을 고친 것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09/28 19:37 2022/09/2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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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수의 필요성

올해 8월의 상반기엔 비가 정말 유난히 자주 많이 내렸다. 개인적으로 호박을 비롯해 텃밭을 가꾸는 게 있는데 물을 따로 한 번도 줄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8월 8일엔 역사적인 이벤트가 발생했다. 서울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80년 만의 대폭우'가 쏟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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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 6월 30일에도 굉장한 물폭탄이 쏟아져서 한강과 중랑천 등의 공원들이 몽땅 침수되고 동부 간선 도로가 통제되곤 했다. 하지만 8월 홍수는 그보다 수위가 더 높았다.

작년에는 적어도 서울 기준으로는 이렇다 할 폭우 없이 여름이 지난 것 같다. 침수 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그때는 본인이 아무 기대 안 하고 우연히 시작했던 '강둑 호박 농사'가 대박이 났었다. 내가 그걸 보고는 눈이 뒤집혀서 호박에 재미를 봤는데.. 올해는 호박이 침수 피해를 두 번이나 입기도 해서 작년과 같은 정도의 대박을 내는 건 불가능해졌다.

더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재작년 2020년에도 8월 중순쯤에 서울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정말 지독한 물폭탄이 쏟아진 적이 있었다.
2011년쯤에는 그냥 폭우 정도가 아니라 우면산에 산사태가 나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던 것도 본인의 기억에 남아 있다.

이런 폭우를 목격하면서 본인이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들은 다음과 같다.

  • 일산이나 안산 같은 간척지 부근뿐만 아니라 강남 역 일대도 고도가 꽤 낮다.
  • 차라리 펄펄 끓는 수증기도 아니고.. 상온의 물 압력만으로도 몇백 kg짜리 맨홀 뚜껑이 열리고 터질 수 있다. ㄷㄷㄷㄷ
  • 고속터미널-강남 사이에 반포천이라는 개천이 있다. 다들 복개돼서 지상에서 티가 안 날 뿐.
  • 대도시의 지하에는 생각보다 정교한 배수 전용 터널이라는 것도 있다. 몽땅 그냥 다 하수도로 가는가 싶었는데 아니구나.. 자연이 퍼붓는 물의 양을 한낱 인간이 쓰고 버리는 물의 양과 동급으로 취급할 수는 없나 보다.
  • 건물에 불이 났을 때 내리는 방화벽/방화 셔터만 있는 줄 알았는데, 방수 차벽이라는 게 있는가 보다. 지하 기계실의 침수를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집값 싼 곳을 찾아서 처음부터 열악한 곳에서 살기 시작한 사람들이 이런 자연재해에 취약한 편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반지하 빌라에서 일가족이 3명이 빠져나오지 못해서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근데 그렇다고 무식하게 주거용 반지하 방을 몽땅 없애겠다.. 이건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닌 것 같다. 군대에서 고참의 똥군기와 갈굼을 없애기 위해서 "동기만으로 구성된 소대"를 만들겠다.. 이런 부류와 비슷한 병맛스러움이 느껴진다.

비를 뚫고 밖에서 작업을 하다가 감전사한 인부, 또는 갑자기 쏟아진 토사에 맞거나 깔려서 목숨을 잃은 사람이야 안타까움과 애석함에 할 말이 없을 지경인데..
그런 것 말고.. 건물을 빠져나온 뒤에 얼마 되지도 않아 맨홀에 푹 빠지고 급류에 휩쓸려서 숨진 중년 남매는..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사람은 계곡이나 강가에서 캠핑을 하다가 변을 당한 게 아니다. 세상에 빌딩이 즐비한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사람이 급류에 휩쓸려서 익사하리라고는 누가 꿈엔들 생각하겠는가..???
덕분에 못사는 사람들만 가재도구와 장사 밑천을 잃은 게 아니라 고급 외제차들도 줄줄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일본에서는 먼 미래에 언젠가 닥칠 쓰나미를 예상하고 해안에 제방을 굉장히 높고 튼튼하게 쌓아 놨던 어느 마을 이장 이야기가 전해진다. 1980년대 그 당시에는 이게 뭔 짓이냐고, 뭔 돈지랄이라고 왕창 욕을 먹었지만.. 2011년 대지진과 쓰나미 때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자 이 마을만 그 제방 덕분에 아무 피해 없이 멀쩡했다.
그 이장은 2011년엔 이미 죽고 없었지만, 그제서야 재평가를 받고 칭송을 받게 됐다. 기념비도 세워지고 말이다. (☞ 관련 링크)

다들 아시다시피 이 한반도는 사계절 기복이 굉장히 심하고 치수의 필요성이 큰 동네이다. 자연으로부터 공급받는 물이 너무 많거나 너무 없을 때를 적절히 중재해 줄 '버퍼'가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필요하다.
"강남이 물에 잠긴 게 다 오 세훈 시장 때문이네" / "ㄴㄴ 오히려 정반대. 오 세훈은 강남구에도 거대한 배수 터널을 만들려고 했는데 반대가 너무 심해서 못 했고, 오히려 박 원순이 그걸 취소해 버렸네" 이런 식으로 또 정치인 탓 선동질을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은 정말 필요했다는 거, 우리가 현재까지 이거 덕을 많이 보고 있으며, 당시엔 이에 대해서 허위 비방과 험담이 너무 많이 나돌았다는 건 정말 인정해야 할 것이다.
갈수록 날씨가 험악해지고 있는지, 이게 다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그런 건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이 기상이변과 자연재해 징후가 과거와 비슷하거나, 아니면 더하면 더하지 최소한 못해지고 유순해진 것 같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쌍팔년도 시절과 달리 맨날 수재의연금 모금을 하거나 제한급수 따위를 하지 않는다. 이런 게 그냥 이뤄진 일이 아니다. 나라가 더 살기 좋아지고 치수 시설이 더 좋아진 덕분이다. 자본과 과학기술의 힘이다.

오늘날도 그러한데 성경에 기록된 것처럼 옛날에 무려 3년 동안 비가 안 왔다거나(북왕국 이스라엘), 아니면 노아의 홍수 때처럼 비와 침수 상태가 무려 150일이나 지속됐으면.. 그러면 그건 정말 지구 종말 급의 이벤트였고 사람이 아무도 살 수 없게 됐을 것이다.;;;

끝으로 여담 하나 더..
농업용수나 수돗물 공급을 위해서는 저수지를 만들며, 배를 육지까지 지나가게 만들려면 운하를 뚫는다. 그리고 대도시에 홍수 침수를 막으려면 저렇게 지하 배수로를 판다.
그런데 서울 서부 일대엔 자연적인 강이 아니고 그렇다고 경인 아라뱃길 같은 운하도 아니면서 무슨 개천 같은 자그마한 수로를 길게 파 놓은 게 있더라.

바로 동부 간선 수로와 서부 간선 수로. 동/서부 간선 '도로'만 있는 게 아니라 '수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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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개천이라면 내륙의 어디 엄한 고지대에서 물이 발원해서 흐르다가 한강으로 합류를 할 텐데, 이 수로는 그렇지 않고 정반대이다.
얘들은 백마도 인근의 '신곡 양수장'에서 저 한강물을 펌프로 퍼다가 내륙으로 보내 준다. 그래서 이 수로는 내륙 방면으로 아주 아주 약하게나마 하구배라고 한다. (0.1퍼밀.. 수평 이동 10km당 1m꼴로 하강)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런 수로는 무려 1923년에서 1925년 사이, 현대사 시간에 배웠을 일제 시대 '산미 증식 계획'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그것도 한 양수장으로부터 노선을 2개를 만들었다. 위의 지도에서 분홍색이 동부, 파란색이 서부이다.
김포 공항의 서북쪽 외곽을 마치 성의 해자(moat)처럼 흐르고 있는 수로는 동부 간선이다.

이렇게 물길을 개척해서 농업 용수를 공급한 덕분에 지금의 김포 공항과 부천시 북부 일대의 평야에서 농사를 짓는 게 가능해졌다고 한다.
저 동네엔 아라뱃길도 있고 굴포천도 있고 수로도 있고.. 물길이 굉장히 다양한 것 같다.

도시에서는 개발을 위해서 이미 있는 개천도 다 복개해서 덮어 버리는데, 농경지를 늘리기 위해 수로를 새로 파기도 했다는 게 흥미롭다. 여기 말고 서울 근교에 다른 수로가 만들어진 게 있는지 궁금하다.
지금이야 온통 개발되고 땅의 용도가 바뀌어 버렸으니, 이런 수로가 차차 필요 없어지고 내륙의 말단 구간은 도로 엎어 버리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일제 시대의 역대급 물 재앙이었던 을축년 대홍수도 비슷한 시기인 1925년에 있었다. 이때도 서울 시내와 근교가 왕창 물에 잠겼었다.
치수는 대한민국이건 일제건 어렵고 골치 아픈 문제임을 알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22/08/15 19:35 2022/08/1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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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각종 비례 관계

  • 참모 장교와 지휘 장교의 관계는 마치 연구 교수와 강의 교수의 관계하고 꽤 비슷해 보인다.
  • 전투기 조종사에게 비행 시간(경력)은 학계에서 무슨 게재된 논문의 수와 피인용 횟수와 비슷하고.. 전방석이냐 아니냐는 1저자냐 아니냐와 비슷한 관계인 것 같다.
  • "핵물리학 - 원자력공학"의 관계는 "천체물리학 - 로켓공학"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 해군은 배가 곧 생활관 겸 전장이다 보니.. 견시는 위병소의 초병과 각종 GOP 경계를 합친 근무를 하는 것 같다.

  • 세상에 직업적으로 총을 쏘는 사람은 군· 경뿐만 아니라 엽사, 사격 선수, 스나이퍼, 공작원 등 여럿 있다.
    그러나 자동화기를 이용해서 여러 발을 드르르륵~ 갈기거나 기관총· 대포 같은 것까지 쏘는 곳은 역시 군대밖에 없다. 한 발씩 조준 사격이 아니라 엄호 사격이라는 걸 하는 사람도 군인밖에 없다.
  • 쿠베르탱 메달은 미국 명예 훈장의 스포츠 버전인 것 같다.

2. 진로

장교가 되는 방법은?
(1) 육해공 사관학교 / (2) 육군 한정으로 3사 / (3) ROTC / (4) 학사장교 / (5) 간부사관 또는 군의관 군법무관 군종장교 따위의 특수 병과

나라의 최정예 엘리트 장교를 육성하는 사관학교는 오랫동안 남자 전용이다가 국내 기준으로 1990년대 말부터 여생도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간호 사관학교는 반대로 여자 전용이다가 2010년대가 돼서야 남생도를 소수나바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다음으로 이공계 대학생의 병역 해결 진로는?
(1) 국내 이공계 박사 특례 / (2) 국내 이공계 석사 후 전문연구 / (3) 산업기능요원 / (4) 공군 / (5) 학부 때 휴학하고 육군으로 제일 빨리 다녀오기.. 그 뒤 바로 취업 또는 유학
이쪽은 학사장교나 군 장학생 같은 코스가 생소한 편이다.

3. 가늘고 길게 바뀌는 전투 양상

(1) 전쟁은..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단시간에 결판을 못 내면 결국 전선이 고착되고 지긋지긋한 엎치락뒷치락 소모전으로 양상이 바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6 25 사변의 1951년 이후 전황, 1차 세계 대전 참호전 따위.

(2) 바이러스성 질병은 단시간에 숙주를 바로 죽여 버리는 게 아니라면, 결국 가늘고 길게 널리 퍼뜨리는 쪽으로 변이한다.
코로나19 우한 폐렴, 신종 플루 (옛날에 방역 때문에 말년휴가를 짤렸던 김 정훈 병장 인터뷰.. ㄲㄲㄲㄲㄲ), 메르스...

(3) 북괴도 과거 짧고 굵게 깽판치고 개기다가 몰락한 수많은 다른 악의 무리들과 달리.. 최대한 가늘고 길게, 자기 체제를 위협할 정도의 깽판은 안 치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교사: 과거 일제, 나치 독일, ISIL, 루마니아 차우세스쿠, 이라크 후세인 등~~

족발은 피자· 치킨 같은 다른 야식과는 달리.. 젓가락만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살코기 부위와, 손을 동원해서 뼈를 발라내며 먹어야 하는 부위가 같이 들어있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먹는 양상이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는데..
이거 무슨 전열보병 전투 같다. 처음엔 총질 하면서 적에게 접근하다가 뼈를 잡고 먹는 건 백병전 모드가 되는 것과 같다.;;;

4. 구금 시설

사회에서는 다 똑같이 돈으로 때우는 벌 같아도 법리적으로는 벌금, 과태료, 범칙금, 추징금은 성격이 모두 다르다.
그런 것처럼 똑같이 사람을 가둬 놓는 시설 같아도 법리적으로는 진짜로 벌을 주는 것이 목적인 감금과, 형 집행을 기다리는 동안 감금은 성격이 다르다.

사회에서는 전자는 교도소, 후자는 구치소로 역할이 나뉜다. 무기징역이 확정된 죄수는 교도소로 가겠지만, 사형수는 구치소로 간다.
그런데 교도소 독방도 뭔가 교도소 안의 교도소라는 징벌적인 녀석이 있는가 하면, 그냥 약한 죄수의 격리 또는 VIP 대접이라는 비징벌적 녀석으로 성격이 나뉜다.

군대 영창도 마찬가지다.
영창은 가벼운 죄를 지어서 며칠 다녀오는 것 자체가 목적인 징벌적인 용도가 있는가 하면, 군사재판 판결을 기다리는 동안 수용되는 구치소 같은 용도도 있다. 후자는 무죄나 집행유예를 받는다면 다행이지만 일단은 영창 며칠로 끝나지 못하는 훨씬 더 큰 죄를 지은 군인에게 해당된다. 차라리 전자 영창 수감자가 처지가 더 나을 것이다.

지금이야 영창이란 게 폐지됐는데.. 전자의 징벌성 영창 수감이 없어지고 군기교육대로 대체된 것이다. 국방부 시계가 멈췄는데, 그 동안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빡세게 굴러야 하니.. 영창이 없어졌다고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니다.
미결수를 수용하는 후자 용도의 영창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한다.

5. 징집 관련 법 적용

우리나라 군대는 아무리 징집할 사람이 없어서 난리라 해도, 질이 지나치게 나쁜 범죄자 전과자까지 끌고 가서 총을 쥐어 주지는 않는다. 징역 6개월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으면 현역이 아닌 보충역으로 처분하고, 1년 6개월 이상이면 전시근로역 처분.. 그리고 무려 6년 이상이면 이건 뭐 일체의 병역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 노답 면제가 된다.

그런데, 여기에 예외가 있다. 바로 병역 신체검사 판정을 속인 병역법 위반죄..
86조에 따르면 병역기피 목적으로 자해 꼼수는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에 처해지는데, 이건 징역 6개월 이상의 실형일 뿐만 아니라, 벌은 벌대로 받은 뒤에 신검을 다시 받고 군대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끌려간다~!

이거 마치 탈영죄의 공소시효가 끝난 뒤에는 명령 불복종죄로 처벌하는 것과 비슷한 법리인 것 같다.
차라리 잔머리 안 굴리고 당당히 88조를 씹고(소집 명령) 병역 거부를 선언하고 교도소에 제 발로 가도 요즘은 최소 형량인 징역 1년 6개월만 때리고 전시근로역 처분으로 끝난다. 이게 덤터기 없이 더 깔끔할 수도 있다.

좀 다른 분야이지만 기독교 얘기를 꺼내자면.. "하나님이 불신자의 기도에 응답을 해 주시는가?"라는 의문이 있다.
하나님이야 신자라 해도 죄에 오랫동안 빠졌거나 하나님과의 관계가 헬렐레하면 기도에 응답하지 않으신다. 그런데 하물며 불신자의 기도라면 거들떠볼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딱 하나 예외가 있으니 바로 "예수 믿고 싶습니다, 구원받고 싶습니다, 이제 신자가 되고 싶습니다"라는 영접 기도이다. 하나님이 이런 불신자의 기도를 듣고 응답하시지 않는다면 사람이 구원을 받을 수가 없을 것이다.
병역비리 없이 모든 사람을 군대에 끌어들이기 위해, 탈영을 막기 위해, 또 사람이 구원받기 위해서 법에 추가적으로 또는 예외적으로 허용되어야 하는 논리가 이런 식으로 있긴 한가 보다.

Posted by 사무엘

2022/08/10 19:36 2022/08/10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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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여인 보험 살인 사건

우리나라는 건국 이래로 우 범곤처럼 군용 소총을 난사해서 주민들 62명을 죽이고 33명을 다치게 한 미친놈도 있었고, 지존파 같은 극악무도한 5인조 살인 집단, 조 두순 같은 변태,
그걸로도 모자라 정 두영· 정 남규· 강 호순· 유 영철 같은 비슷한 연배(1968~70년생)의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도 있었다.

신 창원은?? 1990년대 말에 여러 경찰 간부들을 징계 먹게 만든(진급 적체 해소 ㄲㄲㄲ) 희대의 탈옥수로 악명을 떨쳤지만.. 흉악 중범죄보다는 잡범 누적의 비중이 더 크다. 마치 장발장처럼 말이다. 그는 저렇게 앞서 언급됐던 사람들만치 악마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본인이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섬뜩함을 느끼고, 정말 “사람 속에 악마가 따로 각성할 수 있구나” 생각까지 드는 최강의 악질 범죄자는.. 남자가 아니라 여자이다. 바로 엄 여인 보험 사기 살인 사건의 주범인 엄 인숙.

2000년부터 2005년에 걸쳐 남편(재혼해서 두 명)과 가족(오빠, 남동생, 어머니)을 약 먹여 재우고 나서 눈을 찔러 실명시키고, 상당수를 결국 봉와직염 감염으로 직결시켜 죽게 만들었다. 나중엔 방화에도 재미를 붙여서 뻑하면 휘발유 부어서 집을 불지르기까지 했으니 정말 천하의 개ㅆ년이다.
요절한 자녀들도 저년이 죽이거나 죽게 방치한 게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그건 입증은 못 돼 있다.

처음에 가족 해코지는 당연히 보험금 타려고 저지른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받은 돈은 곧바로 명품 사치 쇼핑으로 탕진했다.
하지만 나중에 기껏 자기에게 호의를 베풀었던 가사도우미의 집을 불지르고(가사도우미의 남편이 사망), 입원 중이던 화상 전문 병원까지 불지르려 했던 건.. 돈과도 무관하게 지가 그냥 기분 나빠서 저지른 쾌락성 방화으며 자기 무덤을 판 싸이코짓이었다.

저런 인간의 탈을 쓴 악마년은 방화 행각 때문에 결국 잡혔다. 이를 계기로 이전의 여죄까지 몽땅 탄로났기 때문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며, 현재까지 청주 여자 교도소에서 15년이 훌쩍 넘게 복역 중이다.

그런데 언론에서 얼굴은 왜 공개하지 않는 걸까..? 대구 지하철 참사 방화범, 세월호 선장, 남편 살인범 고 유정.. 다 얼굴이 공개됐는데 이상하지 않은가? 이 여자만 흉악한 죄질에도 불구하고 얼굴이 공개된 적이 없다.
(희대의 유아학대 악녀인 장 하영은.. 바보같이 천사 연기를 하면서 진작부터 매스컴을 탔기 때문에 얼굴이 팔린 것이니 상황이 좀 다르고.. ㄲㄲㄲ)

두 눈을 잃은 친오빠는 생각 같아서는 바로 저년을 죽여 버리고 싶다고 인터뷰에서 대놓고 얘기했다.
경찰 수사가 들어갔던 당시에도 가족이 앞서서 “저 여자는 꼭 잡아 가두고 절대로 풀어 주면 안 됩니다. 쟤는 돈이 필요하면 우리 가족까지 언젠가 쥐도 새도 모르게 독살할 거예요.”라고 경찰에게 언질을 줬을 정도였다. 가족 혈육조차 저 여자를 포기한 것이다.

그런데 저년이 평소에는 정말 예쁘고 싹싹했고.. 전 남편은 여자 정말 잘 골랐고 결혼 잘했다는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을 정도라니.. 더욱 끔찍하지 않은가?
성장 배경이 어땠길래, 도대체 무슨 계기로 저렇게 악의 화신이 됐는지가 궁금할 따름이다.

저 여자는 체포돼서는 수시로 꾀병 부리고 거품 물고 기절하는 척하면서 자기한테 불리한 상황은 회피했다. 허언 거짓말은 밥먹듯이.. 이런 년은 그 어떤 인자한 수사관이라도 빡돌아서 심문할 때 물 담근 수조에다가 얼굴을 쳐박아 넣거나, 거꾸로 매달아서 고춧가루라도 부어 주고 싶어질 것이다.

그냥 방화 중독만 됐다면 몰래 여기저기서 산불을 내거나, 2021년 말에 대전에서 어떤 미친년이 했던 것처럼 주차된 차에다 불을 지르는 식으로 행동했을 것이다. 최소한 건물에 불질러서 사람을 대놓고 해칠 생각하지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저년의 악행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례를 찾기 힘들며, 듣는 사람을 경악하게 만들 뿐이다.

그러고 보니 김 선자라고.. 가족과 지인에게 독이 든 음료수를 먹여서 죽이고 보험금을 타낸 년도 있었는데, 얘는 엄 여인의 하위 호환뻘 되겠다. 엄 여인은 피해자를 바로 죽게 하지 않고 잠만 들게 한 뒤에 아예 눈을 찔렀으니까...

보통 흉악 범죄자에 대해서 과격하게 생각하자면.. "당장 사형에 처해라", "피해자가 당한 대로 똑같이 몸에다가 저질러 줘라" 같은 게 있다. 그런데 저 여자에 대해서는 본인은 좀 다른 생각이 든다.

실현 불가능한 생각인 건 알지만.. 많이는 안 바란다. 개인적으론 엄 인숙이랑 유 영철, 조 두순 따위를 서로 소개시키고 동거시키면 어떨까 싶다. (물론 상대방의 과거 이력은 알려주지 않고)
만취 음주운전 차량이랑 8차로 무단횡단 보행자, 혹은 과속 차량과 신호위반 좌회전 차량을 충돌시키듯이, 세계관 최강자들끼리 한번 붙여 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히 든다. 저렇게 냅두면 누가 먼저 죽을까..?? 궁금하다.

* 추신

우리나라의 악녀 열전은 고 유정, 장 하영 이후로 딱히 업데이트가 없었던 듯했다. 그러다 지난 4월엔 착한 남편을 등쳐먹고는 사고로 위장해 살해하고 보험금을 타낸 천하의 악질 이 은해라는 년이 당당히 매스컴을 탔다. 20여 년 전의 어린 시절에는 훈훈한 소재의 프로에 출연한 적이 있다는 것, 지금 남편 이전의 남자들도 다들 의문사 내력이 있다는 것 등.. 알면 알수록 그 막장성과 경악스러움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된다.

저년도 부디 절대로 편하게 뒈지지 말고 법의 심판을 받게 되기를 바란다.

Posted by 사무엘

2022/07/16 08:35 2022/07/1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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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니, 봉고, 엑셀

국산차 중 현대 포니는 동급 배기량 중에서는 전무후무 유일하게 후륜구동이었던 승용차이다.
기아 봉고는 뒷바퀴가 트럭처럼 복륜 형태였던 유일한 소형 승합차이다.

봉고는 한때는 승합차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트럭 이름으로만 남아 있다.
엑셀은 한때는 승용차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의 이름으로만 남아 있다. ㄲㄲㄲㄲㄲ
워드퍼펙, 로터스 1-2-3, dBASE 같은 업무용 프로그램들은 Windows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고 사라졌다.;;

2. 위험한 데이브

우한 괴질 덕분에 30여 년 전 초딩 시절에 했던 ‘위험한 데이브’ 게임에 새겨져 있던 이 알파벳 이니셜을 다시 주목하게 되는구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터넷 좀 뒤져 보니, 저건 PC Arcade를 의도한 거였다고 한다.;;)

저 시절에(1990년경) PC용 게임들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그래픽 모드를 CGA (4색), EGA (16색), VGA (256색) 중 하나 선택하는 게 관행이었다. 한번 선택한 뒤에는 변경할 수 없었고, 딱히 변경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저 데이브는 굉장히 이례적이게도, 게임 진행 중에 그래픽 모드를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었다. 하던 게임을 중단하지 않고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게임 중에 F2를 누르면 언제든지 나타나는 환경설정 화면. 어라? 이미 PC-arcade라는 단어가 있었구나~!!)

그게 가능한 게임은 내가 아는 도스용 수백여 종의 게임 중에 진짜 쟤가 유일한 것 같다~! 신기하지 않은가?
비슷한 시기의 Windows 3.x만 해도 그래픽 모드, 색상, 해상도 따위를 변경한 뒤에는 운영체제를 재시작해야 했는데 말이다. 지정도 제어판이 아니라 설치 관리자를 통해서 해야 했다.

3. 메신저

과거의 icq, msn (훗날 WLM), 스카이프, 그리고 요즘 카카오톡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만들면서 무료로 뿌리는 메신저 프로그램은 세월이 흐를수록 엄청나게, 불필요하게 덩치 커지고 무거워지는 게 필연적인 수순인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평범한 채팅 기능만 제공해서는 수익이 나질 않으니 어떤 형태로든 부가적인 서비스를 집어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기존 대화 데이터들이 쌓이고 프로그램 자체도 버전업을 거듭하다 보니 예전에 비해 뜨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정말 눈에 띄게 길어졌다. 뭐, 본인은 수 년 이상 묵은 굉장한 구닥다리 전화기를 사용한다는 것도 감안할 점이긴 하지만.. 거의 20~30초씩 걸린다.
PC용 프로그램이었다면 일개 메신저가 스플래시 화면이라도 좀 있어야 할 것 같다.;;

더구나 과거엔 공공장소 입장용 QR 코드를 생성하거나 백신 접종 정보를 불러오는 데도 비슷하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이것도 불만 사항이었다. 지금이야 백신패스는 아련한 옛날 이야기가 됐지만.. 그래도 프로그램이 최적화와 관련해서 좀 아쉬운 면모가 있다.

4. 블리자드

블리자드가 2018년 이래로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빠른 속도로 망조 들고 몰락하고 있는 것이 놀랍다.
무려 2000년경, "환상의 테란"이라는 PC통신(!!) 소설에서는 "서기 2020년, 블리자드는 스타라는 걸작 게임만을 남긴 채 망해 버렸고 게임의 소스 코드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사장은 어느 열받은 테란 플레이어에게 살해 당했다"라는 정말 비현실적인 설정을 제시했었다.

디아블로, 스타, 워크래프트라는 불멸의 명작 대작을 내놓으며 승승장구하던 게임 개발사가 망할 거라고는 그 시절에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 뒤로도 WoW에, 오버워치 이러면서 2010년대까지도 잘 나가지 않았던가?
그랬는데 지금이야 뭐.. 회사 창립자인 사장이 살해...;;까지는 아니지만 물러났고, 스타를 만들었던 핵심 개발진들이 죄다 퇴사하고 회사를 따로 차리는 지경이 됐다. 기존 스타크래프트는 1(리마스터)이고 2고 간에 유지 보수가 도저히 안 되는 막장 상황이 된 건 확실해 보인다.

우와, 그 명작인 스타크가 개발사로부터 버림받는 지경이 됐다니.. 하긴, 유명한 것 대비 회사 입장에서의 수익성이 너무 없어지긴 한 것 같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고 국내의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은 처음에 돈독 올랐다고 욕 먹는 한이 있어도 정액제니 부분 유료화니 하면서 사용자에게서 지속적으로 돈을 걷는 체계를 만든 것 같다. 한 번만 돈 내고 끝인 패키지가 아니라 말이다.

그랬는데 블리자드가 2022년 초에 마소에 인수됐다. 마소는 게임 제작사들의 재량을 존중해 주는 관대한 기업이니 블리자드의 옛 명성을 되찾아 줄 것을 기대해 본다.
하긴, 왕년에 Doom과 Quake를 개발했던 id조차도 마소에 인수돼서 그쪽 계열사가 된 지 오래다. id를 인수하고 싶어했던 빌 게이츠의 오랜 소원은 빌이 은퇴한 뒤에야 결과적으로 성취됐다.

그 마소에서도 알다시피.. 2010년대에 경영진이 싹 바뀌고 컴퓨팅 시장의 판도가 많이 바뀌었던 시절에 Windows 8과 관련해서 삽질이 유난히 잦았다. Windows 10은 초창기에 예전의 마소답지 않은 온갖 버그들이 난무했었다.
MFC처럼 수십 년 묵은 고인물 썩은물은 마소 내부에서도 안 쓸 뿐만 아니라, 코드 구조를 다 꿰뚫고 유지 보수 가능한 사람이 거의 안 남았다나 어쨌다나.. MFC가 그러한데 하물며 딱히 작업할 것도 없고 10년 넘게 변화가 없는 한글 IME 코드의 관리 인력이야 두 말하면 잔소리이지 싶다.

소프트웨어 개발사는 핵심 프로그래머가 교체되더라도 제품 코드에 대한 노하우가 단절 없이 전수되고 코드의 유지 보수가 가능하도록 정말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일례로 각종 주석과 문서 작성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남이 도무지 읽을 수 없는 스파게티 코드, 난독화 코드를 잔뜩 짜 놓고는 "이 코드는 나 말고는 아무도 의미를 알 수 없어~" 이렇게 버티는 건.. 반칙이며 알박기나 마찬가지일 테니 말이다.. =_=;;

Posted by 사무엘

2022/06/30 08:36 2022/06/3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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