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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덕질 근황

2024년이 벌써 두 달이나 지났다.
본인은 늘 해 오던 것처럼 직장을 잘 다니고 있고,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다음 버전을 틈틈이 개발하고 있다.
교회 생활이랑 멧돼지 호박 덕질도 변함없고... 그러던 와중에 올해 초에는 예쁘고 착한 여친을 사귀기 시작했다.
나이 40을 넘겨서도 20대 같은 연애가 가능하다는 게 참 신기하다.;; 한편으로 결혼을 위해서 앞으로 집은 어찌 하고 살림을 어떻게 합칠지~~ 이것저것 고민도 많다.

오늘은 오랜만에 호박 덕질 근황을 좀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다.

1. 먹은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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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초에 옥상에서 땄던 그 500그램짜리 꼬마 호박. (직접 씨 뿌리고 키우고, 내 손으로 직접 암꽃에다 꽃가루 묻혀 줘서 만든 열매 ^^)
그리고 작년 11월 초에 길거리에서 샀던 큼직한 풋호박. (설익은 놈이어서 저 크기가 만 원도 안 했었음)
둘 다 처음엔 짙은 초록색이었는데.. 3개월이 넘는 숙성 기간 동안 다들 정말 많이 누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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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같아서는 이 아이들을 천 년 만 년 놔두고 싶다. 하지만 이젠 보내 줄 때가 됐다고 여겨진바, 지난 2월 중순쯤에 드디어 같이 도축해서 죽을 쑤어 먹었다.
죽의 색깔이 주황보다는 노랑에 더 가깝다. 뭐, 상태 좋고 달콤하고 맛있더라. 여친과 데이트 때도 가져가서 같이 나눠 먹었다.

2. 시장에서 본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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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월 사이에 가락시장에서 본 귀여운 아이들이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큰 호박은 거의 처음 본 거 같은데..
아~ 크기 비교를 쉽게 할 수 있게 내 호박 쿠션을 위에다 올려 놓고 사진을 찍었어야 했다. 그리하지 못한 건 실수다.;;;
한 덩이 사고 싶었지만 정작 이 호박을 쌓아 놓은 상점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늙은호박은 주로 어디서 재배돼서 어떻게 유통되고 주로 어디로 팔려 나가서 소비되는지 개인적으로 참 궁금하다.
늙은호박은 애호박이나 단호박 정도로 end-user 지향적인 제품은 아니니 말이다.
상표가 부착되는 것도 없고, 가격도 그냥 상인이 부르는 게 값인 거 같고.. 농민들이 이익을 제대로 남기기는 하는지.. 궁금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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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요건 본인이 2024년 2월 현재 집에서 보유하고 있는 관상용· 식용 겸용 호박이다. 다들 가락시장에서 샀다. 올해 3~4월 사이에 죽을 쒀서 먹을 것이다.

3. 키우는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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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동안 집에서는 이런 걸 키워 놓고 구경했다.
호박은 싹이 나고 어느 순간까지는 길쭉하게 자라고 미친 듯이 꽃도 피우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갑자기 탈진한 듯 기력이 다하고 잎이 폭삭 시들고 죽곤 했다.

에구, 추위를 피하게 해 준답시고 무작정 실내에서만 키우는 것만이 답이 아닌 듯.. 그래도 몇 년 전에는 실내에서도 암꽃이 피고 나름 큼직한 열매까지도 구경했는데 말이다.
이제 한두 달 뒤면 호박을 밖에서 키울 수 있게 될 테니, 이걸 기대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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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자에다가는 올해 초 1월쯤부터 호박씨를 10여 개 파묻어 봤다. 그런데 1주, 2주를 넘어서 1달 가까이 지나도록 싹이 안 나서 본인은 씨를 곳곳에다 더 심었는데..
이게 웬걸, 2월 중순쯤부터 하나 둘 싹이 나더니 3월 초에는 대부분의 씨앗에서 싹이 몽땅  돋아서 화분이 저렇게 콩나물시루가 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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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를 앞으로 어찌 다뤄야 할지 난감하다.. ^^
참고로 별도의 종자를 구매하는 건 아니다. 모든 호박씨는 그냥 죽 쒀 먹고 남은 늙은호박 안에 있던 씨들이다.

4. 호박 쿠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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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짜잔~~
생일 선물로 여친에게서 호박 쿠션을 받았다. ^^
원래 내 꺼보다 더 크고 더 포동포동 토실토실 푹신한 아이.
이런 착한 여친을 둔 나라는 사람, 억만장자가 안 부럽다!!

늙은호박은 둥글고 납작하고 쭈글쭈글하고 귀엽다!! 호박은 세계에서 가장 큰 '열매'를 맺는 식물이다. 가장 큰 잎이나 가장 큰 덩굴이 아니라 가장 큰 열매.
우리 모두 귀여운 호박 많이 가꾸고 맛있는 호박 많이 먹도록 하자~~ ^^

Posted by 사무엘

2024/03/07 19:35 2024/03/0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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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식물 중에서는 호박을 제일 좋아하고, 동물 중에서는 멧돼지를 제일 좋아한다.
전반적으로 시꺼먼데 주둥이 주변만 허연 테두리가 있고, 콧구멍은 무슨 전기 콘센트 같고,
코뿔소도 아닌 것이 뭔가 큼직하고 우악스럽고 저돌적인 인상이고.. 왠지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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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포식자가 없기 때문에 개체수 조절 차원에서 가끔 포획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친다.. 하지만, 멧돼지의 위험성이 너무 과대포장돼서 그저 "저 동물은 해로운 동물이다" 급의 흉포한 맹수로만 프레임 씌워진 건 좀 안타깝게 느껴진다.
쟤들도 먹고 살려고 민가까지 내려오는 가련한 축생일 뿐이다. 괜히 흥분시키거나 도발하지 말고, 등을 쓰다듬고 긁어 주기만 해도 그리도 좋아한다는데.. ^^

남들이 멧돼지를 싫어하면 나라도 멧돼지를 사랑해 주고 싶다. 나도 깊은 산 속에서 토실토실 도야지를 한 마리 직접 만나서 먹을 거라도 직접 주고, 여건이 되면 새끼라도 한 놈 키워 보고 싶다.
고라니도 울나라에서 비슷하게 천대받는 야생동물이긴 한데, 개인적으로 걔는 이 정도까지 애정이 가지 않는다. 오로지 멧돼지만 좋다. ㅋㅋㅋㅋ

호박 덕질 얘기는 지금까지 많이 했으니 오늘은 오랜만에 멧돼지 얘기를 좀 늘어놓도록 하겠다. 어쩌다 보니 유튜브들 대부분이 출처가 KBS 애니멀포유 채널이다.

1. 짬멧돼지 (☞ 링크)

군부대 근처에서 짬밥 잔반을 잔뜩 먹으면서 살 뒤룩뒤룩 찐 고양이, 일명 '짬타이거'는 이미 유명하다.
그런데, 강원도 최전방 DMZ 부근에서는 도야지들도 짬밥 먹으면서 '짬멧돼지'가 돼 가는 모양이다. 특히 먹이가 귀한 겨울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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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귀여워라~~ 저 멧돼지들은 산 속에서 도대체 뭘 먹으면서 저렇게 덩치를 키웠을까?
멧돼지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밥까지 준 경험은 저 군인들에게도 정서적으로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다.

돼지와 인간이 먹이가 겹친다는 건 성경의 탕자의 비유에도 나올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눅 15:16)
이는 돼지뿐만 아니라 개도 마찬가지다. 아문센 일행이 남극 탐험을 할 때 말이나 나귀 대신 개썰매를 동원한 주된 이유도 식량 보급을 단일· 단순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2. 애완용 멧돼지 (☞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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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거다~~ 그래, 이런 사례가 없을 리가 없다니까? 세상에는 멧돼지를 애완동물로 시골이 아닌 도시에서 키우는 사람들도 있다. ^^
돼지는 지능이 아주 높으며, 개보다도 냄새를 더 잘 맡는다. 하지만 성깔이 X랄맞고 고집이 세기 때문에 돼지를 개처럼 인간과 친근한 반려동물 급으로 키우는 건.. 일반적으로 안 된댄다. 덩치가 너무 커진다는 건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돼지를 무슨 마약 탐지견 같은 용도로 훈련시킬 수는 없다. 사냥개나 맹인 안내견은 두 할말 것도 없고.. 그건 개 중에서도 특정 품종에서만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돼지는 새끼를 많이 낳아서 젖꼭지가 그렇게도 많은데도 인간이 딱히 젖을 먹지도 않는 것 같다. 정말 고기 말고는 다른 용도가 없는 듯.. ㄲㄲㄲㄲ

3. 다친 멧돼지 (☞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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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애처로운 사례이다.
어느 커다란 도야지가 먹이를 찾아 민가까지 내려왔다가 그만.. 5m 높이의 담벼락에서 떨어져서 뒷다리를 못 쓰는 장애 불구가 됐다.
얘는 이래 가지고는 앞으로 야생에서 목숨 부지하고 살 수 없으며, 인간의 노력으로 치료도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안락사로 살처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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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다쳐서 비록 제 명에 못 살았지만, 여느 멧돼지들보다는 인도적인 최후를 맞이했다.
올무에 걸려서 오랫동안 고통스럽게 죽지 않았고, 납탄 맞아서 피 흘리며 죽지도 않고.. 나름 수의사의 통제 하에 저렇게 마취총부터 맞고 고이 안락사 당했으니까 말이다.

4. 서울 도봉구에 멧돼지 6마리 (☞ 링크)

이건 2024년 3월 현재, 서울· 수도권에서 제일 최근에 멧돼지가 출현했다는 언론 보도이다.
북한산 산기슭에 귀여운 도야지가 6마리나 나타났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반가웠는데.. 모두 포획 당했댄다.
에휴~ 좀 먹고 살게 놔두지 왜 잡았는지 모르겠다. ㅠㅠㅠㅠ

그리고 기왕 멧돼지를 어쩔 수 없이 잡았다면 잘 해체하고 살균 처리해서 고기와 가죽을 적극 활용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어미 잃은 새끼가 주변에 있으면 애완용으로 분양이라도 적절히 하고 말이다~!!

※ 여담: 옛날 매체에서의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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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년대 중후반, 조선 영조· 정조 시절엔 신 윤복이나 김 홍도 같은 풍속화 전문 화가가 활동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또 100년쯤 뒤, 1800년대 중후반엔 '김 준근'이라고 정체불명의 화가가 당시 자기 나라의 풍속을 엄청나게 많이 그림으로 남겼다. 백성들의 평범한 일상뿐만 아니라 형벌 집행이나 장례식 같은 것까지..

만약 카메라가 있었다면 저 사람은 화가가 아니라 사진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다만, 저 때도 이미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저 사람은 자기 그림을 외국인들에게 엄청 많이 판매했다. 그래서 세계인들에게 조선의 모습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사람은 한반도에서 돼지가 가축으로서 키워지고 거래되는 모습을 그림 기록으로 남긴 거의 최초이자 유일한 화가라고 한다. (☞ 관련 링크 1, 관련 링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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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참 뜬금없지만 화투짝에도 멧돼지가 그려져 있다. 화투에 급 호감이 생기는걸?? ㅋㅋㅋㅋㅋ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털 없는 분홍색 계열의 식용 최적화 집돼지는 생각보다 나중에 등장한 품종이긴 한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4/03/05 08:35 2024/03/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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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했던 말도 있지만.. 암튼 지난 30여 년에 달하는 컴퓨터의 역사를 곱씹어 보는 건 재미있다~!

1. 인텔 CPU

(1) 인텔 8086은 유구한 x86 시대의 서막을 연 기념비적인 16비트 CPU이다(1978). 나중에 출시된 8088은(1979) 거기에서 외부 데이터 버스만 8비트로 낮춰서 성능을 약간 디버프 했지만 가격도 낮췄다.
80186의 존재감은 비행기에서 보잉 717의 존재감과 아주 비슷하게 듣보잡이다. -_-;; 애초에 PC보다는 임베디드용으로 만들어진 8086의 변종이었다.

(2) 80286의 제일 큰 존재 의의는 보호 모드의 첫 지원이지만.. 이게 많이 부족하고 불완전해서 역시 듣보잡으로 묻혔다. CPU로서 80286은 그냥 클럭 속도 더 빨라진 8086이나 다름없고, 현실적으론 컴퓨터 완성품으로서 AT (286 기반)가 XT (8088 기반)보다 나아진 점이 훨씬 더 많이 와 닿곤 했다. 2HD 고밀도 디스켓, 배터리 기반 시계, 키보드 속도 조절 등..
그에 비해 101키 키보드, VGA 컬러 그래픽이나 하드디스크는 XT에도 일단 장착 가능은 했던 구성요소이다.

(3) 80386은 드디어 32비트 CPU이다. 32비트 정도는 돼야 어지간히 큰 정수라든가 부동소수점을 원활히 표현할 수 있고, 메모리 주소 공간도 넉넉히 확보해서 보호 모드 가상 메모리 같은 것도 구현할 수 있다.
오리지널 DX는 외부 데이터 버스와 메모리 주소 버스도 모두 32비트인 반면, 염가 다운그레이드 에디션으로 나중에 출시된 SX는 이게 각각 16비트, 24비트였다. 과거 8086과 8088의 관계와 거의 동일하다.

(4) 80486도 DX와 SX 구분이 있었는데, 이때는 단순히 부동소수점 코프로세서가 기본 내장된 게 DX이고, 안 그런 게 SX였다. 거기에다 486은 DX조차도 클럭 속도를 더 끌어올린 DX2, DX4 이런 구분이 있었다.
이때 'VESA 로컬 버스' 규격 갖고 많이 떠들곤 했다. 천상 486 전용 규격으로 쓰이다 말았지만..
그리고 캐시 메모리라는 게 들어가기도 하고.. 486이 386에 비해 많이 발전하긴 했었다.
1990년대 중반, 486? 펜티엄쯤부터 컴퓨터 본체의 모양이 모니터 아래에 가로로 놓는 게 아니라 모니터 옆에 세로로 놓는 형태로 슬슬 바뀌어 정착했다.

(5) 펜티엄은.. 외부 데이터 버스가 CPU의 레지스터보다도 더 큰 64비트로 확장됐다. 물론 그렇다고 펜티엄이 아키텍처 차원에서 64비트 CPU인 건 아니었다.
인텔 셀러론의 초창기 버전은 펜티엄 2에서 L2 캐시 메모리가 없는 보급 염가판이었다. 그런데 이게 아예 전혀 없으니까 성능이 너무 떨어져서 나중에는 캐시가 약간이나마 장착되기도 했다.

이렇듯, 컴퓨터의 성능에는 클럭만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한때는 옵션으로 주어졌던 요소들이 나중엔 다 기본으로 포함돼 들어가고 다른 새로운 기능이 옵션으로 도입된다.

2. Windows 운영체제

  • Windows 3.0은 MDI 창, VGA와 본격적인 컬러 지원을 위한 장치 독립 비트맵(DIB), WinHelp(!!!) 같은 획기적인 기능을 도입했고, 3.1에서는 OLE, 트루타입 글꼴, 공용 대화상자를 도입함으로써 현대의 Windows 근간을 닦았다.
  • 거기에다 Windows 3.0은 386 확장 모드라는 걸 도입해서 80386 이상 CPU에서 지원되는 보호 모드 멀티태스킹 기능을 일부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앱이 전반적으로 돌아가는 건 다 16비트 기반이다.
  • Windows NT는 저렇게 도스 진흙탕인 기존 Windows와는 달리, 미래를 바라보며 개발됐다. DEC Alpha라는 64비트 CPU용 에디션이 있기도 했으나.. 이때는 컴퓨터의 메모리도 4GB보다 훨씬 모자랐고 Windows 역시 그냥 32비트 모드로 동작했다고 한다. 포인터 8바이트니 INTPTR이니 그런 거 없었다는 뜻..

그렇기 때문에 Windows의 역사상 최초의 진정한 64비트 프로그래밍을 개막한 아키텍처는 IA64였다.
그 전 20세기의 NT4 시절에는 DEC Alpha뿐만 아니라 PowerPC네 MIPS네 여러 자잘한 아키텍처를 지원하다가 말았고, 2000년대부터는 x64와 ARM64가 살아남았으니 2000년대 초가 중대한 전환점이었다.

허나, 그 전환점의 중심에 서 있던 IA64는 좋은 타이밍을 날리고 장렬히 자폭했다... =_=;; 사실은 IA64가 채택했던 VLIW라는 설계 방식부터가 성능 대비 단점과 위험 부담도 너무 큰 방식었다. 마치 자동차 엔진에서 통상적인 왕복 엔진이 아니라 로터리 엔진처럼 말이다.
이런 사연으로 인해 Windows 2000은 NT 계열의 개발 역사상 전무후무하게 오로지 x86 전용으로만 출시되는 이변이 벌어졌었다. 무슨 9x처럼 말이다.

  • Windows 98은 마우스 휠과 멀티모니터를 최초로 공식 지원하기 시작했다.
  • Windows 2000/ME에서는 일부 마우스의 옆구리에 달려 있는 추가 버튼을 L, R 말고 X-button이라는 이름으로 최초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아마 전통적인 상하 스크롤 말고 좌우 스크롤 휠도?
  • Windows 7은 SSD와 멀티터치 디스플레이를 최초로 공식 지원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 USB 메모리를 별도의 드라이버 설치 없이 자체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건 2000/ME부터다.
  • XP/Vista 어느 때쯤부터 이제 와이파이도 별도의 프로그램/드라이버 설치 없이 자체적으로 잡기 시작했다.
    무슨 프로그램 띄워서 모뎀 전화를 걸어서 인터넷 접속하고, 그 뒤부터 연결 시간이 올라가던 게 1990년대 말쯤 일이었는데.. 참 격세지감이다.

3. 하드웨어의 발전 양상

성능 증가

  • 1990년대 동안은 클럭 속도가 뻥튀기 하듯 폭증했다.
  • 1990년대 후반부터는 메모리 양이 폭증했다. Windows 95~98 사이 말이다.
  • 2000년대 이후부터는 무선 인터넷 네트웍 속도가 폭증해 왔다.

64비트화

  • 워크스테이션/슈퍼컴 쪽은 모르겠고, 개인과 가정 레벨에서는 1990년대 말에 게임기부터 가장 먼저 64비트 CPU를 도입했다. 내 기억으로 닌텐도64..;;
  • PC는 2000년대 초에 IA64가 대차게 망하는 바람에 한 타이밍을 완전히 놓쳤고, 2000년대 중반쯤 램 용량이 실제로 4GB를 넘긴 뒤에야 64비트가 대중화됐다. Windows 2000/XP가 아니라 Vista/7 타이밍이다.
  • 스마트폰 업계는 2010년대 중반쯤에 슬슬 64비트로 전환이 시작돼서 2010년대 말엔 32비트 앱에 대한 지원을 끊네 마네 하는 상태가 된 것 같다.

오늘날 경전철이라고 해서 협궤를 쓰는 게 아니듯, 주머니에 넣어 다니는 작은 모바일 컴퓨터라고 해서 16/32비트 따위를 쓰지는 않는다. 커다란 화면에다 현란한 천연색 3D 그래픽과 고화질 동영상을 찍으려면 64비트 고성능 CPU는 필수이다. 물론 고성능 CPU는 전기도 많이 먹으니 고성능 배터리도 필수..

4. 그래픽

(1) 그래픽 가속이라고 하니까 게임용 3차원 그래픽 렌더링이라든가 동영상 코덱 같은 것만 떠올리기 쉬운데.. 사실은 2D 기반의 통상적인 GUI 구현을 위해서도 작은 수준의 하드웨어 가속이 오래 전부터 쓰여 왔다.
마우스 포인터라든가(깜빡이지 않는 것, 마우스 포인터 자취 표시, 포인터 주변의 그림자).. 화면 스크롤도 다 가속의 결과물이다. CPU 연산 기반으로 도트를 옮기는 수작업이 아니다.

(2) Windows의 그래픽 API (GDI)는 너무 범용적이고 장치 독립적으로 만들어졌다 보니, 당장 화면에 그려지는 픽셀 도트 값을 알아 내거나 색깔 바꾸기, 메모리 내용을 그대로 비트맵으로 간주해서 뿌리기 같은 간단한 작업조차도 오버헤드가 크고 일이 쉽지 않았다.
비디오 메모리에다 숫자 하나만 쓰면 끝날 일을 뭐 펜을 만들고 브러시를 만들고 DC에다 select시키고.. 운영체제 차원에서 직통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Windows 3.0에서 DIB가 도입됐고, Windows 95 내지 NT 3.5에서 CreateDIBSection 계열 함수가 추가됨으로써.. 메모리 내용을 비트맵으로 그대로 뿌리는 일은 그럭저럭 가능해졌다. 옛날 WinG가 제공했던 기능도 다 이런 것들이었다. ‘비트맵 고속 전송’
다른 3D 가속 같은 거 전혀 없이 이거 하나만으로 Windows에서 Doom을 포팅하고 돌릴 수 있게 됐다.;;

Doom은 3D 전용 가속 기능이 없이 CPU와 초보적인 그래픽 가속만으로 만들어진 마지막 3D FPS였던 셈이다.
이거 마치 인어공주가 CG 없이 100% 셀 애니로만 만들어진 마지막 디즈니 애니인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3) 하긴, 옛날에는 그래픽 파일의 압축이라는 것도 원시적인 run-length 방식이 고작이었다. 더 빡세게 압축된 GIF나 PNG 파일 하나 열려면 386급 이상 컴퓨터가 필요했고, 디코딩도 훨씬 더 오래 걸렸었다. 하물며 JPG는 뭐 말할 것도 없고..
동영상조차도 1990년대 초중반에 Video for Windows 이러면서 나돌던 AVI는 쌩 run-length 압축인 게 많았다. 화질이나 압축률은 완전 허접 수준이었다.

WinAMP로 486/펜티엄 급 Windows 95 PC에서 128kbps짜리 mp3을 하나 재생하면 CPU 사용률이 10~20%까지 치솟았는데.. 이 역시 아련한 추억이다.
지금 우리가 전화기로도 당연하게 감상하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데이터들이 불과 2~30년 전에는 이렇게 가볍게 다뤄지던 물건이 전혀 아니었다. 그나마 가볍게 다루려면 기술 수준이 더 낮은 아날로그 매체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5. 나머지

(1) 64비트와 멀티코어는 서로 다른 별개의 분야이지만 거의 같은 시기에 태동해서 동시에 도입됐다(Core 2 Duo). plug & play와 USB하고 비슷한 관계인 것 같다. Win95/98 시절엔 USB 없이 직렬 포트에다가 프린터나 스캐너를 연결하고는 "새 하드웨어 발견.." 이러기도 했었다는 것 기억 나시는가? =_=;;
아울러, 모니터가 와이드 화면이 대세가 된 것도 2000년대 중반쯤으로 64비트니 멀티코어니 하던 때와 시기가 아주 비슷하다.;;

(2) 2000년대 초중반, 사운드 카드가 '인텔 사운드맥스'인지 뭔지 아무튼 메인보드에 내장돼 들어갔다. 그래픽 카드도 어지간히 까다로운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기본 기능은 그냥 메인보드 내장으로 퉁쳐졌다.

(3) 요즘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은 너무 얇아져서 뭔가를 꽂는 단자조차 너무 간소화되는 것 같다. 이건 개인적으로 좀 불편하게 느낀다.;;
가령, 구형 맥북은 큼직한 USB-A를 바로 꽂을 수 있지만 요즘 맥북은 그렇지 않고 C형만 꽂을 수 있다. 그리고 구형 갤럭시는 컴터용 이어폰을 바로 꽂을 수 있는 반면, 요즘 갤럭시는 그렇지 못하다.

(4) 범용적인 컴퓨터 말고 다른 기계들의 사정은 어떨까?
가정용 게임기, 업소용 오락기.. 이 둘도 차이가 있을 것 같고 내비게이션, 노래방 기계, 그리고 VR 게임기에 쓰이는 컴퓨터도 평범한 가정용 CPU 기반은 아닐 것 같은데.. 심지어 x86 계열이 아닐지도..??
요즘은 폰에 밀려서 디지털 카메라라는 물건이 많이 도태했지만, 그래도 부팅이 엄청 빨리 되는 것과 zoom이(= 렌즈빨) 더 뛰어난 건 디카만의 독자적인 장점이다. 그런 기기를 프로그래밍 하는 건 아무래도 임베디드 영역이지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24/03/02 08:35 2024/03/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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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행렬의 기본연산

우리는 학교에서 방정식을 푸는 방법에 대해 배울 때, 등식에 대해 너무 당연해 보이는 원리를 배운다.
등식의 양변에 같은 수를 더하거나 빼거나 곱하거나, 나누더라도(비영) 등식은 성립한다는 거.

이건 사실 너무 당연한 얘기이다. 이미 값이 같은 두 수에다가 동일한 수로 동일한 연산을 하면 그 결과도 서로 일치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당연한 이치만 이용해서 복잡한 방정식을 푸는 게 수학의 묘미이다.
등식의 좌변과 우변을 마법 같이 변형하고 복잡한 항을 옮기거나 없애고, 궁극적으로 좌변에 x 하나만 남기니까 말이다.

그런데 행렬을 다루는 선형대수학으로 가면 이와 비슷한 방법론이 또 등장한다. 이른바 행렬을 줄 단위로 변형하는 기본 연산 말이다.
저 줄이라는 게 가로줄(row 행)인지 세로줄(col 열)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행렬에서 임의의 두 줄을 뽑아서 한 줄의 숫자를 그대로 또는 스칼라(상수)배 한 뒤, 다른 줄에다가 그대로 더해 준다. 두 벡터 A, B에 대해서 A = A + n*B 같은 셈이다.

행렬이라는 건 그냥 방정식이 아니라 변수도 여러 개, 식도 여러 개인 연립방정식을 풀기 위해 도입된 물건이다.
연립방정식을 풀기 위해서 우리가 하는 일은 식에서 변수를 하나씩 소거하는 것이다.
어떤 식은 x y z 변수가 모두 등장하지만 다음 식은 x를 소거하여 y z만 남기고, 마지막 식은 z만 남기고..
그러면 그 z를 y-z 식에다가 대입해서 y를 구하고, 이걸 x-y-z 식에다가 대입해서 x까지 모두 구하면 된다.

이 과정이 행렬로 치면 '삼각화'이다. 행렬이 나타내는 방정식의 특성(= 근)을 변형하지 않으면서 0이 아닌 숫자를 행렬의 반쪽에다가만 남기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삼각화하는 수단이 바로 저 줄 단위 기본연산이다. 없애고 싶은 칸의 숫자를 스칼라배를 통해 동기화시키고 나서 빼 주면 그 칸은 0이 되어 소거된다.

행렬의 기본연산의 묘미는 바로..
한 줄 내용의 상수 배를 딴 줄에다가 아무리 더해 주더라도 행렬 내지 방정식의 전체 특성이 전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그 행렬의 행렬식의 값이 변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기 자신을 상수 배 했을 때만 행렬식 값에도 그 배율이 반영된다.

왜? xyz축을 각각 가리키는 단위 벡터들을 생각해 보자. z축을 1만치 향하는 벡터에다가 완전히 다른 방향인 x, y축을 가리키는 벡터를 제아무리 더해 줘도 z축 방향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커버하는 벡터 공간이 정육면체이던 것이 찌그러진 평행육면체가 될지언정, 그 육면체의 부피가 바뀌지는 않는다는 걸 생각하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오로지 z축 자체의 크기를 키워야만 육면체의 부피가 바뀔 것이다.

이 기본연산으로부터 유도 가능한 재미있는 특성이 또 있다.
행렬에서 서로 다른 임의의 두 줄을 맞바꾸는, 다시 말해 교환하는 것을 저 기본연산들의 조합으로 구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교환을 하면 행렬식 값이 부호가 바뀐다.

  • 임의의 두 줄 (A,B)가 있는데 먼저 A줄에다가 B줄 내용을 빼서 (A-B,B)를 만든다.
  • 그 뒤 B에다가 지금 A줄의 값이 돼 있는 A-B를 더해 주면 B가 소거되어 (A-B,A)가 되고..
  • A-B가 돼 있는 A줄에다가 지금 B줄의 값인 A를 빼면 (-B,A)가 된다.
  • 이제 -B에다가 -1을 곱하면 (A,B)가 (B,A)로 교환이 완료되고.. 이때 행렬식의 부호도 -1이 곱해지면서 바뀐다. 이런 원리 때문이다. =_=;;

이 바닥에서는 피연산자의 순서가 바뀌면 결과의 부호가 달라지는 연산을 심심찮게 보는 것 같다. 벡터곱(외적)이라든가, 사원수 i,j,k끼리의 곱 같은 거 말이다. 행렬의 줄 교환 기본연산도 그런 축에 드는 셈이다.

2. 두 변수 교환

그리고 위의 저 로직은 컴퓨터 코딩깨나 하는 분들에게는 꽤 낯익을 것이다.
임시 변수를 사용하지 않고 두 변수 값을 맞바꾸는 swap 알고리즘과 개념적으로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즉, C 코드로 치면 아래 식을 적용한 거나 마찬가지이다. ㄲㄲㄲㄲㄲㄲㄲ

a -= b, b += a, a -= b; a=-a;

물론, 코딩을 할 때는 꼭 합성 대입 연산자에만 집착할 필요는 없으니, 피연산자의 배치 순서를 바꿔서 부호 전환을 축약시키곤 한다.

a += b, b = a-b, a = a-b;

덧셈과 뺄셈 대신, 곱셈과 나눗셈을 써도 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건 실용성이 최악이다.
그렇잖아도 임시 변수 안 쓰는 swap 자체가 실무에서는 딱히 쓰이지는 않고 "이런 테크닉도 있다" 수준으로 짚고 넘어가는 잉여이다. 근데 하물며 swap을 위해서 덧셈-뺄셈보다도 더 무거운 곱셈과 나눗셈이라고??
오버플로 가능성, 피연산자에 0이 있을 때의 문제, 부동소수점인 경우에는 오차 문제.. 정말 할 짓이 못 된다.

사실, 컴퓨터의 입장에서 이런 맞교환 용도로 덧셈· 뺄셈보다도 더 낫고 최고 적합한 연산자는 바로 비트 xor이다. 얘는 같은 피연산자를 두 번 적용하면 도로 원래 숫자로 돌아온다는 마법 같은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A ^ B)^B = A 다시 말해 xor은 항등원이 0이고 역원은 걍 자기 자신.. 그래서 프로그래머라면 잘 아시다시피

a ^= b, b ^= a, a ^= b;

정말 매끄럽고 단순한 합성 대입 연산자 3방으로 swap이 바로 구현된다. 컴퓨터의 입장에서 xor은 산술 연산보다 속도도 더 빠르며, overflow 문제도 전무하니.. 가히 최적이다.

다만, 다시 얘기하지만 임시 변수 안 쓰는 swap은 실용성이 별로 없다.
연산이 병렬화 이념과 맞지 않으며, 실수로 a와 b에다 같거나 겹치는 메모리 주소를 줘서는 절대로 안 된다.
"하이고, swap 때 변수 하나 줄여 갖고 메모리 얼마나 절약했고 얼마나 팔짜 폈나? ㅋㅋㅋ" 이런 비아냥이 나올 만도 하다.

임시 변수 안 쓰는 swap의 자매품으로는..
O(1)을 초과하는 추가 메모리를 쓰지 않는 n log n 정렬 알고리즘(heap 정렬)이라든가 parent node가 없는 트리 자료구조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안정성 있는(stable) n log n인 merge sort라든가, 아예 n^2이지만 아주 가벼운 insert sort가 소규모 한정으로 선호된다. heap sort가 막 메리트가 있다고 여겨지지는 않고 있다.

그리고 parent node 없이 스스로 균형잡는 tree 자료구조의 삽입· 삭제를 구현하는 것 자체는 당연히 가능하다.
그러나 C++에서 제공하는 set, map 부류의 컨테이너들은 가벼운 포인터 기반의 iterator로 원소 순회 기능을 제공하다 보니.. 어차피 다들 node에다가 parent 포인터를 갖추고 있다.

이게 없으면 iterator가 자체적으로 스택을 가진(= 현 순회 상태를 저장) 복잡한 클래스가 돼야만 트리 내부를 순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뭐, 노드 하나당 8바이트짜리 포인터 오버헤드가 추가됐다고 해서 요즘 세상에 컴퓨터가 메모리가 부족하다고 징징대지는 않는다. ^^

3. 여담

(1) 행렬 얘기를 하다가 프로그래밍 얘기가 너무 길어졌군..;;
아무튼 선형대수학에서 행렬을 다루는 기법을 보면 원소들을 쭉쭉 옮겨서 행렬을 \ 모양의 삼각형 형태로 가공하는 게 많다. 삼각형 모양이 된 행렬은 그 대각선상에 있는 원소만 쭈룩 곱하면 행렬식을 구할 수 있고 여러 모로 취급이 편하기 때문이다.

행렬식이나 역행렬을 구할 때는 행렬에다가 앞서 언급했던 기본연산을 적용하면서 행렬을 삼각화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서 원본 행렬을 아예 하삼각행렬과 상삼각행렬의 곱으로 일종의 분해를 할 수 있다. 단, 앞서 등장하는 하삼각행렬은 주대각 성분이 모두 1... 이걸 LU 분해라고 부른다.

(2) LU 분해 말고 PD(P^-1)이라는 세 형태로 행렬을 분해하는 더 어려운 기법도 나중에 다뤄진다. 이건 행렬의 고유값/고유벡터와 관계 있는 더 어려운 개념이어서 나중에 다뤄지는데.. 행렬식이 아니라 행렬의 거듭제곱을 단순한 형태로 표현하게 해 주는 아주 강력한 도구이다.

(a+b) 기호의 다항식을 n승 하면 항이 더덕더덕 늘어나는데, 이는 행렬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주대각성분에만 값이 붙어 있는 대각행렬은 n승 해도 항이 늘어나지 않고 마치 스칼라값처럼 자기 자신의 지수만 늘어난다.
PD(P^-1)은 행렬을 대각행렬 D를 포함한 형태로 분해하는 기법이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추가로 글로 정리하도록 하겠다.

(3) 임의의 a,b,c...꼴의 원소에 대해서 행렬의 곱셈뿐만 아니라 행렬식이나 역행렬을 구하는 일반적인 공식도 유도할 수는 있다. 그러나 행렬식 하나만 생각해 보면, n 크기 정사각행렬의 행렬식은 계수가 n인 항이 2n이나 n^2, 심지어 2^n개도 아니고 n!개씩 달라붙는다.;; 아시다시피 그 행렬식은 이전 n-1크기 행렬식들을 n개만치 더하고 쪼개는 걸 반복하는 형태로 재귀적으로 정의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큰 행렬을 다룰 때 실무에서는 일반적인 공식은 사실상 의미를 갖지 않는다. 그냥 행렬에다 기본연산을 열나 적용한 뒤에 주대각 성분을 곱하고 말지. 이러면 O(n^3) 정도의 복잡도가 나온다. 얘들은 중간 계산 결과들이 저 복잡한 항의 개수를 줄여 주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FM대로 재귀적으로 행렬식을 구하더라도 다이나믹 기법으로 이전 계산 결과를 적절히 저장하면 시간 복잡도를 팩토리얼에서 다항함수로 바꿀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쪼개진 sub행렬을 기술하는 게 생각보다 빡세고 쉽지 않다.;;; (직접 생각해 보면 이게 무슨 말인지 알 거임. ㄲㄲㄲㄲㄲ) 크기가 다양한 행렬들의 곱셈 횟수를 최소화하는 문제와는 상황이 좀 다르다. 그러니 이러나 저러나 FM은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건 어쩔 수 없어 보인다.

Posted by 사무엘

2024/02/28 08:35 2024/02/2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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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롬 브라우저: 가끔 멍 때리면서 URL + 엔터 때려도 페이지 로딩이 안 되고 아무 동작 안 하는 버그. 아마 어디 스레드끼리 데드락이 걸린 것 같은데.. chrome 프로세스들을 몽땅 강제 종료시키고 재시작을 해야 해결된다. 열어 놨던 브라우저 창들은 다 날아가고.. 빨랑 고쳐졌으면 좋겠다.

- Window 시작 메뉴: 가끔 검색어를 입력해도 멍때리면서 아무것도 안 나오는 버그. 이거 진짜 Windows 10 초창기부터 있었고, 고쳐진 듯하다가도 지금 win11 시국에서도 제대로 고쳐지지 않은 것 같다. 프로그램 좀 똑바로 못 만드나.. =_=

- '영화 및 TV'나 클래식 Media Player가 낫지, '미디어 플레이어' 앱은 품질이 개허접이다. 슬라이더를 움직여서 동영상을 여기저기 seek하다 보면 영상이 안 나오고 먹통 되는 버그가 있다.

- Windows 배경 그림이 일정 시간 간격으로 쫙 오버랩으로 바뀔 때: 수백만 개에 달하는 픽셀이 수십 프레임을 거쳐 바뀌는 계산량 부하가 장난이 아니긴 할 것이다. 하지만 컴 성능이 딸리면 오버랩 프레임 수가 떨어져야지, 돌아가는 프로그램의 실행이 느려지고 랙이 걸리지는 말아야 한다!

내 철칙은.. 사용자가 직접 실행하지 않았고 백그라운드 후방에서 저절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은 전방 프로그램의 실행의 겉보기 성능, 특히 UI 반응성에 영향을 주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CPU 팬을 쓸데없이 돌아가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 정도의 대규모 작업이 불가피하게 필요하다면.. 작업 진행 상황을 표시하고 취소/중단 명령을 내릴 수 있는 UI가 제공돼야 한다!
무단으로 백그라운드에서 자원을 소모하는 프로그램은 비행 신고 없이 영공을 무단으로 날아가는 듣보잡 비행체와 같아서 언제든지 격추.. 아니, 강제 종료시킬 수 있어야 한다.

- 워드패드: 실행 직후 글꼴 콤보 상자를 처음 펼칠 때 딜레이가 수 초 이상 너무 길다. Windows 7 이래로 11까지도 여전하다. 수많은 글꼴들을 일일이 들여다보면서 미리보기 만드는 건 아무래도 스레드로 옮겨야 할 거 같은데?

- PowerPoint: Word, Excel은 안 그런데 얘만 인터넷 다운로드한 파일을 제대로 열지 못한다. alt+enter 눌러서 위험 태그를 없애 줘야 열린다. 도대체 왜..?? (2013 기준)

마소에서 만드는 PC용 앱들의 완성도가 20년 전, 30년 전만 하지 않은 것 같다.
일단 PC 앱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크게 감소했고, 그리고 인터넷 발달 덕분에 "일단 출시부터 하고 버그는 나중에 패치로 때우지 뭐~~~" 이런 사고방식이 만연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필름 카메라 시절에야 하나 하나 조준 사격으로 정말 신중하게 찍어야 했겠지만, 요즘 디카/폰카야 뭐.. 닥치는 대로 마구 갈기고 나서 제일 잘 나온 거 하나만 고르면 되지 않는가? 사고방식이 그런 식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소프트웨어도 한번 마스터 디스크 만들고 패키지의 양산에 들어가면 뭔가 더 수정을 할 수 없었다. 책을 출판하는 것과 비슷해서 테스트와 디버깅을 아주 신중하게 진행해야 했다. 설명서에 미처 들어가지 못한 깨알같은 보충 설명은 프로그램 내의 별도의 readme.txt에다가 집어넣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것도 다 옛날 추억 관행이 됐다. ^^

* 웹 로그인 관련 불편한 거

(1) 웹사이트마다 제각각 들쭉날쭉인 비번 최대 길이, 허용되는 문자 집합과 조합 조건들 제발 좀 표준화하고 조건을 완화했으면 좋겠다.
가령, 비번을 30자~40자씩 엄청 길게 넣었다면, 숫자 특수문자 X랄 안 넣고 알파벳 대소문자만 있어도 허용해 주는 식으로.
20여 년 전에 이거 조건을 까다롭게 하자고 제안했던 어떤 아재가 지금 와서는 이거 만든 걸 후회한다고 자책했을 정도이다.

비번이야 어차피 해시값을 저장할 텐데 길이 제한을 도대체 왜 넣냐 X신같이..?? 우리는 비번을 서버 DB에다 평문 String[20] 이렇게 저장한다고 광고하는 거냐? -_-;;

(2) 로그인을 실패했으면 아이디와 비번 중 뭐가 틀렸는지 좀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
"아이디 또는 비번이 잘못됐습니다" 이런 막연한 말은 개인적으로 좀.. -_-;;
이거 알려준다고 해서 딱히 보안이 더 취약해지고 위험해지는 것 같지는 않은데?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그 어떤 정보보호 보안 가이드에도 뭐가 틀렸는지 구체적으로 찝어주면 위험하다는 말은 없었다. 글쎄, 브루트 포스 방식으로 때려넣으면 실존하는 아이디는 수집이 가능해지겠지만.. 수집하는 효율도 그렇고, 아이디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잖은가? 오늘날 뿌려지고 있는 스팸메일의 양을 생각해 보면.. 어느 사이트든 아이디는 어차피 이미 털릴 대로 털려 있기도 하다. 그렇지 않은가?

물론.. 아이디를 잘못 입력한 것만으로 "이 아이디 존재하지 않습니다" 바로 튕기는 것까지는 과잉친절이고 바라지 않는다. 다만, 비번까지 입력하고 '로그인'을 누른 뒤에라도 비번에 앞서 아이디부터 잘못됐다면 나중에라도 그걸 좀 집어 줬으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비번을 N번 연속으로 틀린 계정은 접속이 금지됩니다. 현재 X번 틀렸습니다. 잠금 해제하려면 추가 인증을 받으세요” 이런 기능을 구현하려면 아이디는 어차피 노출이 불가피하다.
무차별 접속 시도를 통한 해킹을 봉쇄하려면 아이디를 숨기는 것보다는 저렇게 로그인에 한번 실패할 때마다 몇 초씩 딜레이를 넣고, 그게 몇 회 이상 반복되면 캡챠 같은 추가 인증을 실시하는 것만으로 충분해 보인다.

Posted by 사무엘

2024/02/26 08:35 2024/02/2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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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경 번역: 킹 제임스 성경에만 나오는 가르침

(1) 마 28:19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가르치고"
마태복음의 결말부에 나오는 great commission은 흔히 make disciple(제자 삼다)라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 용덕 작곡 "가서 제자 삼으라"(갈릴리 마을 그 숲속에서)라는 복음성가가 쌍팔년도 시절에 유명했다.

그러나 킹 제임스 성경은 그냥 간단하게 '가르치다' teach라고만 돼 있다. 이건 뭐 변개라기보다는 번역 표현의 차이인 것 같다. 제우스(그리스)냐 주피터(로마)냐 하는 차이점과 비슷한 건지도?
저 복음성가 역시 후렴 가사가 "가서 제자 삼으라, 나의 길을 가르치라"라고 그게 결국 그 말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2) 삿 8:16 "그 도시의 장로들을 붙잡은 뒤 들가시와 찔레로 숙곳 사람들을 가르치고"
이건 기드온이 숙곳 사람들에게 무슨 삽자루 선생이라든가 일제 시대 칼 찬 선생처럼 흉기를 폼으로만 들고 열혈 강의나 교육(...)을 한 게 아니다.;; 진짜로 흉기를 휘둘러서 처절한 피의 보복을 했다는 얘기이다. 7절 "들가시와 찔레로 너희 살을 찢으리라"라고 경고 내지 예고한 걸 그대로 행한 것이다.

위급할 때 주변에 좀 도와 달라고 요청했는데 듣보잡 취급받고 인격 모독과 함께 무시 당하는 건 사람을 정말 최고로 빡돌게 만든다. 그 위기를 이 악물고 극복하고 나서는 당연히 그들에게 보복하고 싶어진다. 기드온이 숙곳 사람들에게 당한 거랑.. 나중에 다윗이 나발에게 당한 게 서로 거의 판박이인 것 같다. (삼상 25)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서 KJV 외의 타 성경들은 저 구절을 "기드온이 숙곳 사람들을 '징벌했다, 응징했다' punish"라고 번역한 편이었다.
그러나 KJV는 저 행동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인생은 실전이야 존만아, ㅆㅂ 누구든지 작은 기드온을 건드리면 X되는 거예요" 시쳇말로 표현하자면 참교육인 것이다. 매우 흥미롭다. -_-;

성경은 체벌을 적극 지지하는 논조이고, 심지어 잠 26:3 "어리석은 자의 등에는 매가 약" 같은 말씀마저 있는 걸 생각하면 일면 수긍이 간다.
그나저나 말보회 한킹은 이 구절의 teach를 '일깨워 줬다'라고 꽤 특이하게 번역했다.

2. 성경 해석: 잠 25:12 숯불 쌓기

성경이 인간의 행실과 관련하여 요구하는 전반적인 논조는 "악을 악으로 되받아치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겨라, 원수를 사랑하라, 남의 잘못을 용서하라"이다.
그러나 이는 죄에 대한 자각과 회개, 뉘우침이 없는 악인들한테 무한한 호의와 관용을 베풀면서 호구 취급받으라는 말이 절대 절대 아니다. 북괴한테 무한정 퍼 주라거나, 술주정뱅이 알코올 중독자한테 뜬금없이 현금 쥐어 주라는 말도 아니다.

내 가족을 죽인 흉악범이 죽이고 싶도록 밉고 보복하고 싶어하는 거.. 그 자체는 부당한 피해를 입은 인간이 충분히 가질 만한 심정이다. 성경에서 하나님이 도피성이라는 걸 괜히 만드셨겠는가.
성경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원칙 자체는 절대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확하게 당한 만큼만 되돌려 줘라. 되로 받은 걸 말로 보복하지 마라"라고 권고할 뿐이다! 이 와중에 인간의 입장에서 용서니 사랑이니 아량이니는 보복을 대신 집행해 주시는 하나님을 근거로 삼아야만 할 수 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잠 25:21-22를 보자. 그리고 이를 인용하고 있는 신약의 롬 12:19-21도 보자.
내용을 요약하자면 "니 원수가 곤경에 처하게 되면 물과 음식까지 주면서 선대해라. 그거야말로 원수의 머리 위에다 숯불을 얹는 것 같은 효과를 낼 것이다. 하나님이 대신 보복을 해 주실 것이다"이다. 아까 저 기드온과 다윗이 받았던 취급의 완전 정반대를 하라는 것이다.

"믿음으로 지금 당장 손해를 감수하면 하나님이 나중에 더(이자까지 쳐서??) 갚아 주신다~~" 이 패턴이야 구약 율법에서 이삭 줍기나 종 제도 등 곳곳에서 발견되니까 익숙할 것이다. 그게 원수· 보복과 관련해서도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많은 오해가 나도는 건 '원수의 머리 위에 숯불'이라는 표현이다. 이건 무슨 심상이며 무엇을 의미할까?
어려울 것 없다. 결론부터, 답부터 말하자면.. 이건 문자 그대로 아주 잔인하고 처참한 보복을 의미한다. 오죽했으면 휴버대 고문 소믈리에 에피소드 중에도 아주 적절한 묘사가 있더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머리 위에 숯불은 딱 이걸 의미한다. -_-;;;;
"죽이고 싶은 니 부모의 원수, 니 자녀의 원수가 마침 쫄딱 망해서 길거리에서 헐벗은 상태이네? 원수를 제일 완벽하게 압도하고 제일 가학적으로 보복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바로 그때 그 원수놈을 신앙의 힘에 의지해서 반대로 먹이고 입히고 도와 줘 봐라. 그러면 그놈은 머리에 숯불이 얹혀서 쪄 죽는 것 같은 급의 보복을 당할 것이다." 이런 말인 것이다. 아멘?

(1) 머리에다 숯불을 얹는 것은 원수가 "뜻하지 않은 선대를 받아서 부끄럽고 미안해서 얼굴이 후끈후끈 빨개지는 걸 의미한다" 이렇게 해석하고, 심지어 이 구절의 번역을 그런 쪽으로 한 역본이 있다. 휴~ 이건 인본주의적인 뇌피셜을 너무 발휘한 것 같다. 성경에는 죄인이 회개하는 건 있어도 그렇게 반응하는 모습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아니면.. (2) 이건 원수한테도 불씨를 빌려주는 선행을 의미한다..? 옛날옛적에 성냥이나 가스레인지가 없었고 아무리 불씨가 귀했다지만, 이 얘기도 전혀 아니다. 그리고 세상에 어느 고깃집에서 겁대가리 상실한 종업원이 불 붙은 조개탄이나 숯을 머리에 이고 다니던가? 그러다가 엎어지고 자빠지면 어쩌자고? =_=;;;

성경에서 단서를 전혀 찾을 수 없는 내용이라면 때로는 원어나 그 당시 역사 고증 따위를 참고해서 문제를 해결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창세기 6장 고펠나무의 정체 같은 거라면야..  하지만 이 숯불은 그렇지 않다.
이건 그냥 시 140:10에서 말하는 그 숯불이다. 유황불과 다를 바 없는 부정적인 심판 맥락이다. 이 숯불은 인간이 얹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보복 차원에서 얹는 불이다. 이 정도면 "머리 위 숯불 선행설"은 설 자리를 완전히 잃을 것이다.

요즘 어떤 성경 역본은 잠 25:22를 보니.. '조건문'을 만든 게 있었다. "니가 그의 머리에 불타는 숯을 쌓으면 주께서 보답해 주실 거다" ...;;; 안타깝지만 이건 영어· 원어에 충실한 번역도 아니고 숯불의 성경적인 심상도 모른 채 '숯불 선행설'을 전제로 깔고서 번역을 아주 잘못한 것 같다. 여기서 숯을 쌓는 건 비유적인 심상일 뿐이다. 하다못해 구닥다리 개역성경이 원래 의미에 더 근접하게 번역했다.

Posted by 사무엘

2024/02/23 19:36 2024/02/2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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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뒷북이긴 하다만.. 본인은 요 근래에 <건국전쟁>을 보면서 국뽕을 한 사발 잘~~ 흡입하고 왔다.
제목이 뭔가 낯익어 보이던데? 10여 년 전 옛날에 정반대 성향의 진영에서 만들었던 좌빨 다큐 영화는 <백년전쟁>이었구나. 그걸 의식해서 저 영화가 제목을 저렇게 지은 게 아닐까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울나라는 딴 게 국뽕이 아니라 리 승만 보유국이었다는 거, 초대 국부가 할배 같은 사람이었다는 게 너무 과분한 국뽕이었다.
SNS에서는 애국우파 네티즌들이 자기도 이 영화를 봤다면서 티켓 인증샷을 막 올리더라만.. 난 그런 릴레이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그 대신, 영화 내용 요약 내지 영화를 보면서 떠올랐던 관련 생각을 올리련다. ㄲㄲㄲㄲㄲ

1. 패턴

  • 조선은 말기에 일본까지 끌어들여서 동학을 진압하고 나서는 그 일본한테 나라를 통째로 빼앗겼다.
  • 태평양 전쟁 말기에 미국은 소련까지 끌어들여서 일본을 항복시켰다. 그러나 이게 훗날 한반도 남북 분단의 화근이 됐다.

미국은 저 끈질긴 쪽발이 일본놈한테 학을 떼 버려서 진짜 될 대로 돼라~ 핵도 터뜨리고 "소련까지 끌어들여서" 어떻게든 전쟁을 끝내고 싶어했다. 제3자가 보기에 그 심정이 솔직히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리 할배는 아무리 그래도 소련은 끌어들이지 말고 한반도에 미국이 단독 진출해야 한다고 그렇게도 당부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이것 때문에 미국도 두고두고 고생하게 됐다.
하긴, 미국은 일본이 쳐들어올 거라고 경고했던 할배의 선견지명도 업신여겼다가 된통 당했었다. ㄲㄲㄲㄲ

  • 박 정희는 기업을 육성하려고 민간 사채를 싸그리 정리하려다 보니(1972년 8 3 사채 동결 조치) 시간이 부족해서 유신 독재를 감행했다.
  • 그것처럼 리 승만은 재일 교포 북송을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어서 일본으로 공작원도 보내고(1959년).. 이걸 결판 내려는 욕심이 이듬해에 무리해서까지 4선 출마를 강행하는 데 영향을 줬던 것으로 보인다.

오~~ 둘이 요렇게 연결된다니 신기하다.

2. 할배의 업적

  • 혁명적이었던 농촌 토지 개혁 -- 단군의 후손들을 단순히 나라 있는 백성으로만 만든 게 아니라, 자기 땅도 있는 백성으로 만들었다.
  • 그 가난하고 못살던 시절에도 교육에 투자하고 쓸데없이 민주주의 정신을 너무 많이 함양시킴
  • 반공 포로 석방과 한미 상호 방위 조약. 50여 년 전에 조선이 미국으로부터 버림받고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걸 겪었으니.. 울나라는 이젠 두 번 다시 미국에게 버림받지 않으려고 외교 역사상 최고의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약을 맺어 버렸다.

3. 누명

(1) 한강 다리 폭파 관련 거짓 날조 누명은 이제는 최초로 거짓말이 유포된 배후를 추적해서 학술적으로 다 까발려야 하지 않나 싶다.
건국전쟁 영화를 싫어하고 내용을 반박한 사람들 글을 검색해 보니 맹 사사오입 개헌이나 조 봉암, 최 능진.. 이런 사람들 사형 당한 것만 거론할 뿐, 이 런승만 날조의 반박에 대해 또 재반박을 하지는 않더라.

(2) 말단의 군경 간부라면 모를까, 우리나라 초대 내각은 친일파 반민족주의자 출신이 개뿔 절대 아니었다. 이 시영 가문이야 두 말하면 잔소리이고, 애산 이 인??
이 사람은 독립운동가 변호하고 한글학회에 재산 엄청 기부했던 애국자 법조인이었다. 그런데도 이 사람은 이런 식의 친일파 단죄는 비현실적이고 무리라고 생각해서 반민특위의 해체에도 앞장섰었다!

(3) 리 승만 할배는 4 19 시국을 뒤늦게 파악하고는 "내가 맞아야 했을 총을 우리 젊은 친구들이 맞았구나" 그러면서 4 19 시위 부상자들을 위문하러 갔다.
선뜻 하야하겠다고 그러자 오히려 시위대며 시민들도 도로 같이 울었고 "리 박사님, 만수무강하십시오" 그랬다. 세상에 참 이상한 바보같은 독재자다.
오히려 그 시절 언론 기레기들이 할배와 시민 사이를 마구 이간질했다. 그리고 전직 대통령의 짤막한 여행을 무슨 죄 짓고 도피 망명이라도 가는 양 부풀려서 조작 보도를 했다.

4. 어처구니없는 현실

(1) 김 구는 단순히 남북 분단을 반대하고 남북 간 오해를 풀러 북한을 방문한 게 아니었다. "우리는 쏘련으로부터 지원을 받아서 조만간 남조선에 쳐들어갈 거고, 그러면 쟤들은 꼼짝없이 함락당할 것이다" 그는 이런 소리까지 뻔히 들어서 아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남한에 돌아와서는 "북한은 절대 쳐들어오지 않습니다~ 미군 없어도 괜찮습니다" 이런 거짓말을 했다고?
이게 사실이라면 김 구는 우리가 아는 그 애국자 김 구라고 볼 수 없다. 이런 사람을 10만원 지폐 도안에 넣겠다고..?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 주미 한국 대사관에는 할배가 아니라 서 재필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딴 나라들은 간디 등 정상적인 자기 국부들 동상)

(3) 하와이에서 리 승만의 날 기념일을 제정하려고 했는데 본토 조선인들이 하도 분노하고 반발· 반대하는 바람에 시도가 무산됐다고.. 허 참 기가 막힌 일이 많았다.

건국전쟁은 정말 국뽕 충만하면서 울컥하면서 너무 훌륭하고 아름다운 다큐 영화였다.
영화가 다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오고 상영관 불이 켜지자..  누가 시작했는지 절로 박수가 터져나왔다. 기립이었는지 착석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만.. 곧장 상영관을 빠져나가는 사람이 없이 거의 5초~10초는 박수를 치고는 나갔다.
할배가 1953년인가 54년인가 미국 상원 연설을 해서 열혈 기립박수를 받은 것처럼 말이다.

나는 박수 정도가 아니라 중간 중간에 몇 번이나 “옳소!” “아멘!” 이럴 뻔했다. 말은 차마 못 하고 그냥 고개를 크게 끄덕이는 걸로 격한 공감을 대신 표현했다.

왜, "세상을 바꿔 놓은 책" 킹 제임스 성경 400주년 다큐와도 오버랩됐다.
그 위대한 성경의 번역을 지시한 왕은 정작 유해라고 해야 하나 정말 보잘것없이 어디 쳐박혀 있던데..
우리나라 국부도 저렇게 존재감 없는 취급을 받고 있구나..

이 조선? 한국이라는 나라는 중국처럼 쪽수 많은 대국도 아니고, 일본처럼 일찌감치 근대화 잘해서 열강 반열에 든 나라도 아니었다.
얼마든지 식민지가 되든 공산화가 되든 이상할 게 없었고,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같은 국력의 나라로 남는대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러나 그 듣보잡 한구석에 미국을 너무 잘 알고 미국의 이념을 적극 따르는 지도자를 둔 ‘깨어 있는 나라’가 있으니 “미국 니들도 여기를 다시는 무시하거나 저버리지 마라~~ 니들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 나라도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될 거다”이걸 각인시켜 놓은 주역이 바로 그 할배다. 이 능력을 겨우 킬구 아재랑 비교하냐? 허 참~~~

이런 영화 보는 것엔 돈 아깝지 않다. 다들 보고 그냥 파일 소장해라. 누구든지 꼭 봐라 두 번 봐라.
그야말로 할배가 잘한 것을 논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하고 불편해하는 거.. 진짜 정신병이다.
외국 나가서 교양과 상식 있는 사람들 앞에서 할배를 비하하고 부정하면 그냥 남한이라는 나라 품격 자체가 그냥 통째로 폄하되고 깎일 것이다.

크리스천인 가수 나얼이 이 영화 포스터를 개인 SNS에 올렸는데 그걸 갖고도 미친놈들이 욕하고 악플 달고 난리를 쳤었다. 기도 안 차서 원..
하지만 그 대신, 나얼이 누군지 모르고 기독교인도 아니던 사람들 중에서도 "나얼? 저 사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애국자군. 음반을 구매해야겠다" 이러는 사람이 생겼다. =_=;;; 팩트만 늘어놓은 다큐가 도대체 왜 정치색 논쟁이 돼야 하는지 모르겠다.

사실 건국전쟁 같은 영화는 극장에서 상영할 게 아니라 공중파 방송국에서 매년 국경일에 틀어 줘야 한다.
실제로 옛날에(2015~2016년) KBS TV에서는 주 기철 목사의 일대기를 다룬 '일사각오' 다큐를 무려 전국구로 방영한 뒤에 이듬해에 증보판(?) 영화까지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영화에서는 '죽으면 죽으리라' 안 이숙 여사 얘기까지 추가해서 말이다.
난 그때 솔직히 놀랐다. 어떻게 KBS에서 CBS 같은 성향의 다큐를 저렇게 방영할 수 있었지?

아무리 일제에 의해 투옥과 고문을 당했다지만, 주 목사는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항일 독립운동이 아니라 신앙을 지키다가 순교한 것에 더 가깝다.
우리나라가 국교가 있는 나라가 아니거늘, 광고 없는 국· 공영방송 급이라면 솔직히 주 목사 얘기보다는 리 박사 할배 얘기를 더 우선적으로 방영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일사각오와 비슷한 시기에(2016) 울산 MBC에서는 '마지막 간수'라는 안 중근 다큐를 독자적으로 만들어서 방영한 적도 있었다. 이런 식으로 방송사에서 마음만 먹으면 할배에 대한 진실을 전하는 애국 다큐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을 텐데. 방송사 관계자들의 마음과 의지가 아쉽다.

Posted by 사무엘

2024/02/21 08:35 2024/02/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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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언 또는 예언

'킹제임스 흠정역'은 prophe-로 시작하는 단어들(-sy, -cy, -t)을 한 치의 예외 없이 모두 '대언-'이라고 옮긴 것이 특징이다. 선지자, 예언(자) 대신 전부 '대언(자)'이다. 이건 우리말 성경 중에 안티오크 권위역에서 처음으로 시도했고 그게 오늘날 흠정역에까지 남아 있는 흔적이다.

'하나님으로부터 말씀을 받아서 대신 전하기, 또는 그렇게 전하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대언'이 틀린 말은 아니다. 출 7:1-2 같은 용례도 있다. (아론이 모세의 대언자)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의 중요한 속성은 미래 예언이다. 성경이 인간의 개똥철학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감받은 말씀인 증거 중 하나도 바로 예언이 확률적으로 절대 불가능할 정도로 문자적으로 많이 적중했다는 것에 있다.

쉽게 말해 성경의 모든 말씀이 하나님 말씀을 "대언"한 것이긴 한데, 그 대언 중에 미래 "예언"도 있다는 것이다. 관계가 이렇게 정리된다.
성경 중에서 요한계시록은 prophesy에 속하는 책이라고 분류되는데, 이건 당연히 예언을 말한다. 후자까지 몽땅 대언이라고 싸잡아 풀이해 버리면 문제가 생긴다. 요한계시록이 성경 중에서도 어떤 특성을 갖는지를 알 수 없어진다.

흠정역이 아쉬운 점은 성경에서 예언이라는 키워드를 완전히 없애 버렸다는 것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예언이라고 하면 자꾸 은사주의 점쟁이 예언 기도... 가령, "너는 몇 월 몇 일 몇 시에 무슨 일이 터질 것이고.. 이 번호의 로또를 사면 당첨될 것이다" 이런 걸 떠올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고린도전서 14장에다가 '예언'이라는 단어를 넣는 걸 너무 부담스러워한 것이다.

하지만 시한부 종말 갖고 뻘짓 하는 인간들이 있다고 해서 휴거나 종말이라는 개념 자체가 비성경적이고 잘못된 건 아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예언 갖고 이상한 뻘짓 하는 인간들이 있다고 해서 성경에 예언이라는 개념이 없는 건 아닐 것이다.

꼭 초자연적인 점쟁이급 예언이 아니더라도.. "너는 언젠가는 죽을 것이고 구원받지 못한 채 죄 가운데 죽는다면 지옥에 가게 된다" 같은 원론적인 얘기만으로도 이미 미래에 대한 예언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하나님 말씀을 대언한 것이다. 예언과 대언은 서로 대립하고 상충하는 관계가 아니다.

물론 같은 단어가 어디서는 예언에 더 가깝고 어디서는 그냥 대언에 더 가까운지를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원칙을 갖고 번역하더라도 호불호가 갈리고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예언을 단 하나도 없이 깡그리 없애 버린 건.. 마치 구약의 사자음어를 몽땅 LORD라고 번역하느라 '여호와'라는 단어를 아예 깡그리 없애 버린 것과 비슷한 면모로 보인다.

이건 흠정역을 사용하는 교회에서도 목사님들이 지적하며 아쉽게 생각하는 면모이다.
말씀 보존 학회에서는 흠정역을 20여 년째 아주 부정적으로 까내리고 비방하는 편인데.. "우리 한킹을 도둑질한 짝퉁" 같은 영양가 없는 저질 네거티브 말고 "예언이 없는 성경" 이런 식으로 흠정역의 진짜 약점에 대한 공략은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

비교적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인데.. 계 19:10 "... testimony of Jesus is the spirit of prophecy"의 경우, 옛날 한글 개역 성경에서는 '대언'이었다가 나중에 나온 개역개정에서는 '예언'으로 바뀌었다~!
이는 킹 제임스 계열이 아닌 성경을 만드는 진영에서도 prophecy의 번역이 쉽지 않은 고민거리라는 걸 시사한다. "예수 믿는 증거는 말씀 선포/대언" vs "예수님이 하나님인 증거는 미래 예언 능력" 이렇게 뉘앙스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2. 회개, 축복

영어의 동사 중에는 repent나 bless처럼.. 사람과 하나님이 모두 주체가 될 수 있는데 동일하게 번역했다가는 난감해지는 단어가 있다.
기계적으로 한 단어로만 번역하면 하나님이 잘못을 저질러서 후회· 회개(!!)를 하고, 남에게 복을 빌게 될 수 있다..!! 당연히 그럴 리가 없을 것이다. (돌이킨다, 슬퍼하신다 / 복을 '주신다')

prophesy도 이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사람의 입장에서야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것이겠지만 하나님이 자기 말을 또 대언(?)하는 것일 리는 만무하다. 하나님의 입장에서는 역시 예언이 되어야만 타당하겠다. 이 역시 생각할 점이다.

3. 전치사

(1) 예전에 한번 언급한 적이 있었지만, 흠정역은 OF를 중의적으로 직역해서 갈 2:16 faith of Jesus Christ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 대신에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이라고 옮긴 성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 11:9 knowledge of the LORD는 '{주}를 아는 지식'이라고 번역했다.
말보회 한킹은 그 반대다. 갈 2:16은 예수님 믿는 믿음이라고 풀이를 했지만 후자는 그냥 '{주}의 지식'이라고 옮겼다. 영어에서 of는 정말 독보적으로 중의적인 전치사임이 틀림없다.

(2) FOR에 대해서는 예전에 한번 얘기한 적이 있었지 싶다. '-를 위한'(목적)과 '-로 인한'(이유)의 의미가 모두 있다. for sinner, for sin이 모두 가능한데 우리말로는 번역 표현이 갈린다.
한킹은 for the remission of sins를 "죄사함을 위한"이 아니라 "죄사함으로 인한"이라고 따박따박 번역했다. 하지만 흠정역은 요일 2:2를 "죄로 인한 화목제(화해 헌물)"라고 옮겼다.

(3) IN은 기본적으로는 '-안'이라는 뜻이지만 rejoice in, believe in처럼 그냥 '-를'이라고 타동사처럼 보는 게 더 자연스러울 때가 있다. 하다못해 미국 지폐에 쓰여 있는 In god we trust도 말이다. ㄲㄲㄲㄲㄲ 생각보다 까다롭다.
요일 4:3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 안에 오신 것..."이라는 표현으로 번역한 최초의 역본은 안티오크 권위역이고, 그 뒤 흠정역도 이를 따르고 있다. 한킹은 그냥 '육체로..'이다.

4. 조동사

영어의 can, may, will, must 같은 조동사는 우리가 중학교 수준에서 배우는 아주 쉽고 기초적인 단어이다.
그런데 이 조동사들은 뭐랄까, 손에 잡으려 해도 잘 잡히지 않는 굉장히 므흣한 단어이기도 하다.
의미가 마치 to 부정사처럼 예정-의지-가정 속에서 막 유동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과거형은 단순히 시제만 과거인 게 아니라 뜻이 또 변하기도 한다. 과거형이 좀 더 완곡하고 공손한 표현이 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shall은.. 1인칭이 포함돼서 "이렇게 할까?"라는 제안으로 의미가 굳어져 버렸고, 과거형 should만이 과거가 아닌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다.
킹 제임스 성경 영어에서 몇몇 조동사들이 쓰인 걸 보면 다음과 같은 패턴이 있다.

  • shall: 할 것이다(미래), 할지어다, 제안, 게다가 명령까지 붙어 있다. (thou shalt not kill) be 동사가 is, are 등으로 굴절되지 않고 뜬금없이 be 원형으로 등장한다면.. 그 문장은 십중팔구 should가 생략된 형태여서 그렇다.;

  • will/would: 역시 shall처럼 미래의 뜻이 있는데... shall과 달리 명령 뉘앙스가 아니라 want와 거의 같은 급으로 '원하다'라는 뜻이 덧붙어 있다. 딤전 2:4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뜻을 will로 표현하고 있다. 이런 용례 때문에 '유언'도 testament뿐만 아니라 요즘은 will이라고 표현한다.

  • want: 그럼.. 현대 영어에서 '원하다'라고 즐겨 쓰이는 이 녀석은 킹 제임스 영어에서는 lack/need와 비슷한 뜻의 자동사로 쓰인다. 시 23:1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가 I shall not want이다. 현대 영어로 I will not be in need 정도의 뜻이 저렇게 표현된 것이다.

군대의 야전교범이란 게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면 된다"라는 지침뿐만 아니라 "그때는 이렇게 하라"라는 명령도 된다. 그렇다면 이런 교보재의 문장은 옛날 같았으면 다 shall이라고 쓰면 됐을 것이다. ㄲㄲㄲㄲㄲ

5. wine

이것도 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지 싶은데, 흠정역은 우리말 성경 중에 wine을 최대한 알코올 없는 '포도즙'이라고 옮긴 역본이기도 하다. 예수님이 감히 술을 만드는 이적을 행하셨을 리는 없으니, 요한복음 가나의 혼인 잔치에 나오는 음료도 '포도즙'이다. 이건 의외로 권위역이 아닌 흠정역의 독자적인 관행이다.

그 정도면 괜찮지만.. 그래도 옆에 '독주'가 나란히 나오고 부정적인 문맥이 명백해 보이는 곳에서까지 무리하게 포도즙이라고 워딩 할 필요가 있나 싶은 구절도 있다.
"모조리 포도즙"도 "예언 대신에 몽땅 다 대언"와 비슷한 흠정역 번역 정책인 것 같다.

물론 창세기 9장에서 노아가 술 취해서 자빠진 장면, 잠언에서 술을 극딜하는 장면에서는 흠정역도 당연히 '포도주'이다. wine이라는 단어가 성경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용례가 술인 만큼, wine은 그 뒤로도 가능한 한 '포도주' 쪽으로 번역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6. virgin

끝으로.. 계 14:4의 '처녀'는 흠정역 마제스티판에서 고쳐졌나 모르겠다. "여자와 더불어 자기를 더럽히지 않은 처녀"라니.. =_=;;;
하필 공교롭게도 성경 전체를 통틀어서 저 딱 한 구절.. 성경에서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virgin은 여자가 아니라 그냥 동정남을 가리킨다. 곧이곧대로 한 단어만으로 옮겨서는 안 되는 지뢰 같은 단어가 성경에 의외로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흠정역은.. 창 19:5의 man은 그냥 사람이 아니라 반드시 '남자'라고 옮겨야 된다는 지론을 초창기 거의 20년 전부터 고집하고 자랑해 왔다. 왜? 이건 소돔 놈들이 남색을 저지르는 문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건 흠정역만의 독특한 특징이며, 그건 번역 방침을 존중한다.

그런데, 그런 성별을 철저하게 챙겼으면서 계 14:4 virgin을 숫총각 동정이라고 안 하고 처녀...;;;
소돔만큼이나 남자라는 단서가 버젓이 붙어 있는데.. 이건 일관성이 심각하게 결여되는 아쉬운 조치로 보인다.

처녀 virgin를 그냥 젊은 여자(기혼 여부는...??)라고 의역 변개하면 예수님의 탄생의 특성이 희석돼 버린다.
그런데 어느 동네의 워딩처럼 동정녀...라고 하면.. 엄마가 평생 남편과의 자식을 안 낳았다는 뉘앙스가 들어가 버리니 문제인데..
계시록에서는 애초에 여자가 아닌 virgin이라는 게 함정이다.;;

7. kill

'죽이다'를 뜻하는 kill은 중학교 수준의 아주 쉬운 기초 단어로, 사람이건 동물이건 모두 목적으로 받을 수 있다. 한국어는 '죽이다' 말고 '살해하다'는 사람에게만 쓰고, '잡다'는 짐승에게만 쓴다.

십계명 제6계명 Thou shalt not kill은 우리말로 '살인하지 말지니라'라고 적절하게 번역되어 있다. 이건 일체의 살생을 하지 말라는 얘기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영어권에서 이건 '살생'이 아니라 '살인'이니까 murder가 더 나은 워딩이 아니냐는 제안이 있을 정도이다. 실제로 KJV 이후의 현대 역본들 중 일부는 murder로 말을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십계명의 주변 계명들을 보시라. 부모 공경, 간음, 도둑질... 오로지 신 아니면 인간만을 다루는 저 문맥에서 등장한 kill은 당연히 살인이지, 갑자기 동물 보호 따위가 튀어나올 여지는 전~~혀 없다. 혼동될 일이 없기 때문에 그냥 음절수 더 적고 간결한 단어를 쓰는 게 더 낫다.

ere - before / foe - enemy / list - desire / let - allow ... 이런 식으로..
KJV의 영어 단어를 살펴보면.. 옛날 고어 단어가 더 짤막하고 운율과 암송에 더 유리한 경우가 적지 않다.

참, kill 말고 slay - slew(과거) - slain(과거분사)도 kill과 거의 같은 뜻이지만 더 문어적인 느낌의 '죽이다'이다. 특별한 차이 없이 그냥 섞여 쓰인 게 아닌가 추측된다. see / behold와 비슷한 관계인 걸까..??
카인이 아벨을 죽였다는 창 4:8에서도 이 단어가 쓰였고.. 짐승을 잡아서 고기를 먹겠다는 얘기에서는 아예 목적어 없는 자동사로 slay가 창 43:16에 나온다.

사도행전에서는 베드로가 본 짐승 환상이라는 같은 장면에서 두 단어가 일부러 동시에 쓰이기도 했다. (행 10:13, 행 11:7) 표준역은 둘을 서로 달리 번역했다. (잡아먹으라, 도살하여 먹으라)

Posted by 사무엘

2024/02/18 08:35 2024/02/1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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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이유로 죽은 사람들

1. 의료

- 장 바티스트 륄리(1687, 50 중반): 바로크 시대에 프랑스의 왕실 전속 음악가 겸 무용가로 명성이 자자한 아재였다.
이때는 지금 같은 지휘봉이 없어서 그는 끝이 뾰족한 지팡이로 땅을 쿵쿵 치면서 박자 지시를 했는데..
하루는 오페라를 열성적으로 지휘하던 중, 그 지팡이로 자기 발등을 콱 찍어서 피가 철철 날 정도로 크게 다쳤다.ㅠㅠㅠㅠㅠㅠㅠㅠ 아이고 지팡이 끝에 무슨 칼날이라도 달려 있었나.
상처가 세균에 감염돼서 독소가 온몸으로 퍼지기 시작했는데.. 그는 발을 절단해야 한다는 의사의 권유를 거부하고 버티다가 그대로 50일쯤 뒤에 목숨을 잃었다. 기본적인 소독이나 항생제 하나 없던 열악한 시절이었으니 사람이 이렇게 황당하게 훅 갈 수 있었다.

- 티코 브라헤(1601, 50 중반): 덴마크의 위대한 천문학자였다. 당대에 갈릴레이나 케플러 같은 다른 괴수들 때문에 존재감이 좀 묻혔지만..
이 사람은 어디 귀족들 행사에 초대받아 갔는데, 거기서 체면치레 하느라 오줌을 수 시간 이상 너무 오랫동안 참았다. 그러다 방광염에 걸려 버렸고, 그게 악화돼서 발병 11일 만에 목숨을 잃었다. ㅠㅠㅠㅠㅠㅠㅠ

- 앙리 2세(1559, 40세): 프랑스의 국왕이었는데 말 타고 갑옷 입고 창으로 기예를 겨루는 시합을 친히 벌이다가 다쳤다. 눈알 바로 위에 상대방('몽고메리'.. 스코틀랜드 귀족)의 창 파편이 박혀서 얼굴이 피칠갑이 됐고.. 상처가 감염돼서 거의 40일쯤 뒤에 목숨을 잃었다.

- 주 시경(1914, 37세): 젊은 나이에 급사· 돌연사해 버렸다. 정황상 급체나 심근경색이 의심된다. 천수를 누렸으면 국어학 발전에 훨씬 더 이바지할 수 있었을 텐데. 한국의 소쉬르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동시대 사람).

- 이 상(1937, 27세), 김 유정(1937, 29세), 닐스 헨리크 아벨(1829, 27세): 다들 우리나라의 천재 문학가, 외국의 천재 수학자였는데..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영양실조와 결핵 때문에 요절했다.. >_<

- 최 용신(1935, 26세): 역시 스트레스로 영양실조로 인해 건강을 망쳐서 요절했다. 비타민 결핍증인 각기병을 앓았고, 결정적으로 장중첩증에 걸려 꽤 고통스럽게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 방 정환(1931, 32세): 과로와 스트레스, 골수 흡연, 비만, 고혈압, 당뇨.. 정말 그 시절로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현대 성인병 돌연사의 선구자였다. 위의 다른 사람들처럼 단순히 항생제가 없어서, 소독을 못 받아서, 백신이 없어서, 잘 먹지를 못해서.. 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먼 옛날, 세종대왕도 이 사람과 비슷하게(비만 당뇨 고혈압 과로..) 승하했을 것이라고 추측은 되지만.. 저 두 사람은 신분과 처지가 서로 완전히 달랐다. ㅡ,.ㅡ;;

- 스티븐 포스터(1864, 37세): 초등 음악 감상 시간에 나오는 "스와니 강"과 "오 수재너(수잔나)"의 작곡자를 기억하시는가? 옛날 일본 만화영화 "금발의 제니"가 이 사람의 생애를 다룬 거다.
"오 수재너"는 "엘리제를 위하여"와 더불어 초인종 BGM으로 많이 쓰이기도 했다. ㄲㄲㄲㄲㄲ 다들 제목에 여자 이름이 나온다는 공통점이 있군.
아무튼.. 이 사람은 30대 후반의 나이로 호텔 방에서 침대에서 떨어졌는지 어찌 됐는지 세면대에 머리를 너무 세게 부딪혀서 죽었다. ㅠㅠㅠㅠ 세면대 파편이 머리에 박히고 과다출혈로.. 지금 의술로는 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안타까운 일이다.

2. 교통사고

- 피에르 퀴리(1906, 47세): 퀴리 부인의 남편인 물리학자 겸 대학 교수. 비 내리는 날 아침에 연구실로 출근하던 중, 음주 마부가 몰던 마차에 치이고 차량 아래에 깔려서 현장에서 즉사했다. 단, 위험한 방사선 피폭 때문에, 그리 빠르지 않게 달려오는 마차를 피하지 못할 정도로 당사자의 체력도 노인 수준으로 약해진 상태였다고는 한다.

- 토머스 에드워드 로렌스(1935, 47세): "아라비아의 로렌스" 저자인데 오토바이를 맨몸으로 몰고 달리다가 사고로 사망했다. 이 유명인사의 죽음을 계기로 단순히 두건을 넘어 두툼한 오토바이 전용 헬멧이 본격적으로 연구되고 개발됐다고 한다.

- 이사도라 덩컨(1927):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전 이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에 제일 근접하는 말을 유언처럼 남긴 사람이다. 저 시절에 스카프가 자동차 뒷바퀴에 말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해서 죽을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있었을까..?? =_=;

- 조지 패튼(1945), 월튼 워커(1950): 미군 육군 장성이었던 이 두 사람 모두, 교통사고로 차 밖으로 튕겨나가고 목이 부러져서 목숨을 잃었다. 뚜껑 온전히 달린 일반 승용차는 아니고, 뚜껑 없는 군용 찦차 타다가 말이다.
이 사고를 계기로 차량용 안전벨트가 본격적으로 연구되고 개발되었다.

- 조 문정(1994), 석 광렬(1994): 20대 중반의 국내 배우였는데.. 둘 다 자기 차를 몰다가 단독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내가 보기엔 둘 다 운전자가 사망할 정도의 사고까지는 절대 아니어 보여서 안타깝다. 차가 ABS가 없어서 더 잘 미끄러졌고, 다들 안전벨트를 안 맸던 것 같다.

- 지난 2018년 12월에는 화천에 있는 군부대로 아들의 면회를 마치고 돌아가던 일행 차량이 꼬불꼬불 산길(지방도 460)에서 옆길로 구르는 단독 사고가 났었다. 이때 운전자인 부친을 제외하고 동승자는 모친, 누나 둘, 그리고 당사자의 여친까지 모두 여성이었는데.. 이 4명이 단 한 명도 생존하지 못하고 모조리 차 밖으로 튕겨 나가서 사망해 버렸다.

일가족 몰살이나 다름없는 이 참극에 그 당시 국방부 장관과 육군 참모총장이 직접 조문을 왔고, 군 복무 당사자는 그야말로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0순위 초특급 관심병사로 등극했다. 장례를 치르라고 12일 위로 휴가를 받았다가 복귀 후에는 얼마 못 가 결국 의가사 제대 처리됐다(2019년 2월경).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겠냐마는, 이 안타까운 사고 당시에도 탑승자들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던 것 같다.

3. 투철한 실험 정신

- 게오르크 빌헬름 리히만(1753): 천둥 번개의 물리적 특성을 연구하려고 밖에 나갔다가 벼락을 정통으로 맞고 목숨을 잃었다. 욕이나 저주가 아니라 문자적으로 벼락 맞아 죽는 바람에 시신은 핏자국과 화상 자국으로 가득해서 온전한 형체를 유지하지도 못했다고 한다.
남극 탐험에다 비유하자면 프랭클린은 아문센이고 이 사람은 스콧..??? ㅠㅠㅠ 이 사람은 과학계의 순교자라고 대대적으로 언급되는 인물이다. 한낱 물방울 덩어리인 구름에서 천둥 번개가 어떻게 가능한지는 21세기 현대 과학으로도 완전히 규명돼 있지 못하다.

- 프란시스 베이컨(1626): "아는 것이 힘이다"와 귀납법으로 유명한 그 사람 맞다. 한겨울 눈 속에서 새파랗게 자라 있는 식물을 보고는 "눈을 사용해서 식품을 싱싱하게 보존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한겨울에 추운 데서 너무 오랫동안 벌벌 떨면서 실험 장치를 세팅했는데.. 이 때문에 면역력이 확 떨어졌는지, 폐렴을 동반한 감기에 걸려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_=;;

- 칼 패터슨 슈미트(1957): 독일의 파충류학자였는데.. '붐슬랭'이라고 신경독이 아닌 희소한 출혈독을 가진 독사에 물리자 일부러 해독 치료를 거부하고 버텼다. 이런 뱀에 물렸을 때 인체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마루타를 자처하며 기록으로 남기다가... 결국은 골든타임을 놓치고 목숨을 잃었다.

일본의 노구치 히데요(1928)도 황열병을 연구하다가 자기가 그 병에 걸려서 죽기는 했지만.. 뭔가 숭고하고 안타깝다는 임팩트가 좀 떨어지는 편이다.
기자 중에서 종군기자가 가장 위험하게 알하는 사람이라면, 과학자 중에서 자기 목숨을 걸고 연구한다는 임패트가 강하게 느껴지는 사람은 저렇게 질병 내지.. 화산(!!을 연구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1994년엔 이례적으로 옛날 역사 인물에 대해서 다윈 상이 추서(!)된 적이 있었는데, 장 바티스트 륄리, 티코 브라헤, 그리고 프란시스 베이컨 세 명이 나란히 수상자의 명단에 올랐다. =_=;;

4. 불사신의 어처구니없는 최후

- 그리고리 라스푸틴 (1916): 고려 ‘신 돈’의 러시아 버전뻘 되는 제정 러시아 말기의 그 유명한, 전설적인 괴승이다. 청산가리가 들어간 음식을 먹고 총을 여러 발 맞았는데도 안 죽고.. 끝내는 강물에 던져져서 익사했다고 전해진다. 이를 두고 혹자는 과연 일산화이수소는 불사신 라스푸틴도 쳐잡은 독극물이라고 드립을 쳤었다. ㄲㄲㄲㄲㄲ

- 미린다요 (1948): 네덜란드에서 활동했던 엄청난 영매? 차력사였다. 깨진 유리조각이나 면도날, 바늘을 잔뜩 먹어도 내장이 상하지 않고, 칼이나 창으로 자기 몸을 이쪽에서 저쪽으로 찔러 관통시켰는데도 시뻘건 피가 나지 않고 죽지도 않았다.
그는 여느 사기꾼과는 달리, 웃통 까고 세계 각지의 의사들 앞에서 X선 촬영을 받고 검증에도 흔쾌히 임했다. 하지만 그 당시 의학 지식을 다 동원해도 신체에서 어떤 트릭도 발견되지 못해서 정말 불사신으로 인증받았다!!
그런데 하루는 먹었던 쇠붙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마취 없이 받아야 하는데 담당 의사가 임의로 마취를 해 버렸고, 미린다요는 “너는 명령을 어긴 벌로 곧 죽게 될 것임” 이러는 내면의 음성을 들었다고 한다. 그 뒤 그는 겨우 30대 중반의 나이로 허무하게 세상을 떠났다.

이 사람은 굉장히 대단하긴 했지만, 최소한 마가복음 16장이 말하는 사도의 표적을 구사한 사람은 아니고.. 오히려 뭔가 라엘리안 끼가 풀풀 난다. 주변에서는 이 사람이 차력쑈로 돈을 버는 것만 허용하고, 자기 메시지가 담긴 연설이나 강연을 하는 건 허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4/02/15 08:35 2024/02/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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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각종 교육 제도와 교육 시설

(1) 문과/인문계의 반의어는 무엇일까? 문맥에 따라 실업계, 이공계, 무과로 제법 다양하게 나뉘는 것 같다.

(2) 의대가 대학병원을 부설하듯이 사범대· 교육대가 자기네 임상실습(?) 명목으로 초· 중등학교를 만들면 그건 '부설 초· 중등학교'라고 불린다.
그런데 초등학교에서는 유치원을 '병설'할 수도 있다. 이건 유아교육 전공자가 설립한 여느 사립 유치원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린이집은 뭐고 영어 유치원은 뭔지.. 제도가 어찌 되는지 궁금하다.

(3) 교육대학교는 초등 교사를 양성하는 곳이지만, 교육대학원은 교직 이수를 통해 중등 교사 자격증을 주는 곳이다.

(4) 국방대학교나 국가정보대학원은 학위..;; 라기보다는 그 직종에 일단 들어간 직원들의 직무 재교육 성격이 강한 곳이다. 법조계에는 사법연수원이 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이런 곳들은 일반인에게 점차 문호를 개방하거나, 아니면 별 필요가 없어져서 다른 수단으로 대체되는 추세이다.

2. 초등학교 시절 추억

내 기억이 맞다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라는 건 중학교에서부터 처음으로 등장했다.
그 대신 초등 시절에는 시학력고사와 도학력고사라는 게 있었다. 요즘도 있나?
중등부터는 다른 형태의 모의고사나 학력평가가 있겠지만, 어쨌든 시· 도학력고사라는 명칭은 더 등장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이런 차이점이 있었군.

초등 시절에는 산수/수학 시간에 곱셈· 나눗셈 연산자와 정수 나눗셈 나머지라는 걸 볼 수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교과서의 글자 크기가 작아지고 글이 빽빽해지고, 말이 반말로 바뀌는 게 개인적으로 위압감이 느껴졌다. ^^ 심지어 중학교 이후부터 교과서에 컬러가 없어지고 흑백으로 바뀌기까지 하니 그것도 싫었었다.

3. 대학 이상의 고등 교육

(1) 신학 석사 vs 목회학 석사,
전문의(임상) vs 의학 석박사(기초의학),
법학 전문석사 vs 법학 석사
처럼 일부 특수한 전문 분야는 학문 연구 위주로 받는 학위와, 해당 실무와 관련된 전문성을 인정받아 받는 학위나 자격이 나뉘어 있는 것 같다. (전문학위 vs 학술학위) 마치 교사와 교육학자가 다른 것처럼 말이다.
대학 학부 이후에 대학원 석· 박사 가방끈의 세계도 계열이 생각보다 매우 다양하다. 꼭 논문을 쓰지 않아도 되는 코스도 있다.

(2) 명예박사는.. 실제 박사학위가 있는 사람이 절대 아니다.
그러나 명예교수는.. 실제 학위에 실제 교수까지 했던 사람이 은퇴하고 나서 얻는 자리이므로 지위가 완전히 다르다. 겸임교수나 외래교수 같은 게 '명예박사'의 교수 버전에 더 가까울 것이다.

4. 의대와 로스쿨, 통번역 대학원

몇 년 전에 어떤 초딩 꼬마애가 머리가 좋아서 대학교 미적분 문제를 술술 푼다거나, 여러 외국어를 구사한다거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쓱쓱 한다거나, 어른들 이상으로 바다 낚시 입질의 천재이다거나.. 이런 게 아니라
의학 서적 암기가 취미인 게 어느 TV 프로에서 소개된 적이 있었다.

인체의 세부 부위들의 의학 명칭을 줄줄 외울 뿐만 아니라, 어지간한 증상을 들으면 정확한 병명을 읊으면서 진단도 한다. 현직 의사들이 그거 보고 깜놀 하더라~~ 뭐 그런 내용이었다.

그 아이가 지금은 어찌 됐을지 모르겠다만, 그 의학 지식이 실제로 의대를 진학하는 데 도움이 될까..?? 아니다.
어떻게든 의대를 들어가서 본과 공부를 시작한 뒤부터는 그런 사전지식들이 약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의대 입시를 치르는 데는 의학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
비슷한 맥락으로, 로스쿨도 당장 LEET를 응시하기 위해 법학이나 판례 지식이 필요하지는 않다.

의대나 로스쿨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냥 이전 학교에서의 왕창 우수한 성적을 통해서 "이 학생이 머리가 좋아서 아무 공부든지 닥치는 대로 잘 흡입한다, 빽빽한 텍스트를 빨랑빨랑 잘 읽는다. 그러니 앞으로 그 빡센 의학· 법학 지식도 왕창 흡입할 역량이 된다"는 것만 입증해 보이면 된다.

학창 시절에 수학· 과학· 정보 등의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려면 정규 교육과정 밖의 대학교 전공 서적 선수학습이 필수이다. 가령, 수올의 핵심인 정수론 같은 건 교육과정의 심화판 정도가 아니라 정규 교육과정에 아예 포함돼 있질 않다.
그런 거 입상 실적이 자연· 이공계 대학의 진학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의대· 로스쿨의 입시가 지향하는 건 그런 쪽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학원 중에서 입시가 의· 법 계열과 정반대인 곳은 아마 통· 번역 대학원이지 싶다.
학부 간판이나 성적, 자기 소개, 창의적인 학업 계획서 그딴 거 전혀에 가깝게 보지 않고, 오로지 자체적으로 치르는 통· 번역 외국어 시험 성적순으로 커트를 하기 때문이다.
닥치고 오로지 화살이 과녁의 정중앙에 얼마나 가까이 많이 꽂혔는지만 측정해서 국대를 뽑는 양궁과 좀 비슷하달까? =_=;;

통번역 대학원은 입학을 위해 당장 그 어학 실력이 어느 정도 필요하고, 입학 후엔 그걸 더 강화해야 된다. 출발어뿐만 아니라, 아니 그것보다도 도착어 내지 자기 모국어 어휘력도 왕창 뛰어나야 된다.
저기는 명색이 대학원인데 입시가 고등학교나 대학교 학부 입시와 비슷하다. 왜일까?

그만큼 모국어와 다른 언어를 새로 습득하는 건 정말 어렵고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국제기구 회의 같은 데서 활동하는 통번역 전문가를 양성하는 걸 백지 상태에서 대학원에서부터 시작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의학 법학 공부와는 좀 다른 방식으로 빡세고 힘들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

5. 제약

요즘 몇몇 엘리트 교육기관엔 일면 이해는 되지만 굉장히 인위적이고 억지스러워 보이는 제약이 걸려 있는 게 있다. 다음과 같은 딱 둘이다.

  • 과학고 다니는 애가 의대를 가려 하면 지원받은 학비를 토해내야 하고, 교사가 공식적으로 진학 지원을 끊는 등의 페널티/불이익이 부과됨.
  • 로스쿨은 졸업하고 나서 5년 안에 변호사 시험을 5번만 응시할 수 있음. 이 안에 합격 못 하면 그 사람은 앞으로 평생 영원히 그 시험에 다시 응시할 수 없으며 변호사 면허도 절대로 딸 수 없음. 이 기간은 군 복무를 제외하면 그 어떤 개인사 가정사(질병, 결혼, 출산..)로도 유예 불가능함.

예전에 수능이라는 시험을 첫 설계했던 대학 교수가 회고하기를, 자기는 이 시험이 대학교 전공 공부를 소화할 지능이 되는지를 진단하는 최소한의 자격 시험, 가벼운 IQ 테스트에 가깝게 되는 걸 의도했다고 한다. 지금처럼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몽땅 달달 암기해서 하루 원큐에 결판을 내는 미친 시험이 돼 버린 건 취지가 변질된 거라고 말하던데..

하지만 저건 저 사람이 현실을 잘못 파악한 감이 있었지 않나 싶다. 오늘날 수능이 기여하는 가장 큰 역할은 고등학교마다 인플레가 너무 심한 내신, 그리고 대학교마다 편차가 너무 크고 부정의 가능성도 있는 대학별 본고사 따위를 대체하여 객관적인 국가 공인 학력 지수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니 수능은 어쩔 수 없이 과거의 본고사/학력고사의 역할도 해야 하고 상위권 애들을 변별도 해야 한다. 옛날만큼은 아니어도 배배 꼰 함정 문제, 분야 통합 문제도 내야 한다.
뭐, 그래도 중학교나 고등학교 입시와 달리, 수능은 고득점을 위해서 대놓고 대학교 내용의 선수 학습까지 할 필요는 없다.

대학교 선수 학습은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하는 애들한테나 필요하다. 그런데 이게 영재 발굴 이상으로 사교육 조장 부작용이 커서 교육의 ‘평등’ 이념과 안 맞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수능 다음으로 변호사 시험도 마찬가지다. 이 시험을 첫 설계한 교수가 말하기를, 이건 합격률 90%대의 최소한의 자격 시험을 의도한 거랜다. 그래서 이런 시험조차 5년 안에 합격을 못 할 정도이면 진짜로 법학 적성이 안 맞는 사람이니까 더 인생 낭비하지 말고 딴 2군 진로를 찾으라는 취지에서 이런 제약을 넣은 거라고 한다.

실제로 제1회 변시의 합격률은 90%대에 달했다. 하지만 그 뒤로 재수생 삼수생이 누적돼서 지금처럼 합격률이 50%대까지 뚝 떨어지게 될 것을 저 사람은 예상을 정말 못 한 것일까..?
이거 마치 하사· 소위와의 형평성을 생각은 좀 하고서 병들 월급을 팍 올린 건가, 정말 이래도 괜찮나 의문이 드는 것과 완전히 같은 느낌이다.

지금은 로스쿨 나오고도 이렇게 변호사 기회가 완전히 박탈된 ‘오탈자’가 매스컴 타고 당당히 유튜브까지 하는 세상이 됐다. ㅡ,.ㅡ;;
절대평가도 아니고 경쟁률 2:1에 가까운 상대평가에서 아주 근소한 점수 차이로 걸러진 사람들인데.. 무슨 범죄자도 아닌데 오로지 이 시험에만 영구적으로 응시 자격을 박탈하는 조치가 있는 게 좀 부자연스러워 보이긴 한다.

이런 사람은 판사 검사 변호사 정도로 소송을 직접 다루지는 않으면서 자잘하게 복잡한 생활법들만 취급하는 법무사 세무사 행정사 등의 2군 진로를 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로스쿨에 들인 돈과 시간과 노력에 비해서는 가성비 안 맞는 보상일 것이다. 마치 육사 들어갔다가 퇴교한 병· 부사관과 비슷한 처지이다.

사법시험 시절처럼 8번, 9번, 10여 번 재응시를 해서 간신히 합격한 사람이 나오는 게 좋은지, 아니면 그런 사회적 낭비 인생 낭비를 원천차단하는 게 좋은지.. 나는 딱 잘라 가치 판단을 못 하겠다.
하지만 갈수록 이럴 거면 그냥 예전처럼 사법시험 체제를 유지할 것이지, 로스쿨이라는 제도가 예전 제도보다 특별히 더 낫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끝으로 의대..
저런 무식한 제약을 억지로 부과해야만 이공계 영재를 의대로 뺏기지 않을 수 있다면 이젠 뭐 과학고의 운영 자체가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세월이 흐르니 과학고니 외고니, 경찰대니 등 뭔가 특수 목적 학교들이 전반적으로 인기와 존재감이 예전 같지 않다.
민항사로 우수수 빠져나가는 공군 파일럿은 어떡할 것이며, 밋딧릿으로 빠지는 공대 졸업생은 어떻게 붙잡을 참인가?

의대 진학을 막을 게 아니라 의학과 연계된 연구를 하는 과학자를 양성하는 쪽으로 뭔가 변화를 해야 하지 않겠는지.. 이런 생각도 든다.

Posted by 사무엘

2024/02/12 08:35 2024/02/1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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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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