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곡선(원뿔 곡선) 이야기

수학에서 함수라는 것은 y=f(x)와 같은 형태로, x에다가 임의의 수를 대입하면 그에 대응하는 y 값이 계산을 통해 딱 하나로 산출되어 나오는 관계를 말한다.

하지만 f(x, y)=0라고 함수를 정의할 수도 있다.
이 식을 만족하는 x, y가 곧 정의역과 치역임이 규정된다.
이런 형태의 함수를 수학 용어로는 음함수(implicit function)라고 일컫는다.
딱 명시적인 함수 형태는 아니지만 함수를 암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뜻인데, ‘음’이라고 하면 negative가 먼저 떠올라서 한국어로는 뜻이 잘 와 닿지 않는 것 같다.

음함수가 표현력이 더욱 풍부하다. 그도 그럴 것이 y=sqrt(1-x^2)라고만 하면 사분원반원 하나밖에 표현을 못 하지만, x^2+y^2=1이라고 하면 원 전체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컴퓨터 상으로 음함수를 처리하는 것도 더욱 까다롭다. x뿐만 아니라 x와 y를 2차원적으로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2차원만으로 모자라서 z축도 동원하여 3차원까지 가면 흠..;;;

고등학교 시절에는 이런 음함수 중에서 x, y의 계수가 최대 2차까지 갈 수 있는 녀석을 배운다. 일반화하면 아래와 같은 꼴.

a*x^2+ b*x*y+ c*y^2+ d*x+ e*y+ f = 0

2차식인 a, b, c중 적어도 하나가 0이 아니라면 이 음함수는 아래의 형태 중 하나가 된다.

1. x, y가 실수 범위에서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빈 그래프. (x^2+y^2=-1 같은 경우)
2. 두 직선 (x^2-y^2=0 같은 경우. 또한, xy=0 이라고 하면 x축과 y축^^)
3. 타원 (x^2+y^2=1)
4. 쌍곡선 (x^2-y^2=1)

원이나 포물선은 굉장한 레어 케이스에서나 존재 가능하다.
또한, a, b, c 계수의 관계에 따라 곡선의 모양이 어떻게 될지 알려주는 판별식도 있다.

2차 곡선인 이들 원, 타원, 포물선, 그리고 쌍곡선은 모습도 인간 세계에서 수학적인 의미를 두기에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모래시계처럼 ▶◀ 형태로 놓인 원뿔의 단면을 잘랐을 때 나오는 곡선이라고 해서 원뿔곡선(conic section)이라고도 불린다.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짤방은.. 초점이 동일한 어느 타원과 쌍곡선의 모습을 자작 프로그램으로 그린 것. 나름 안티 앨리어싱까지 되어 보기에 더욱 아름답다. ㅋ

타원은 “한 초점에서의 거리 + 다른 초점에서의 거리”가 일정한 점들의 집합이다. 두 초점에다가 실을 묶고 팽팽하게 연필을 그으면 비교적 쉽게 그릴 수 있다.
원은 두 초점의 위치가 일치하는 특수한 경우라 하겠다. 타원 모양으로 된 당구대 안에서 그 타원의 한 초점에서 공을 굴리면, 그 공은 다른 초점을 반드시 지나게 될 것이다.

쌍곡선은 “한 초점에서의 거리 - 다른 초점에서의 거리”의 절대값(=차이)이 일정한 점들의 집합이다. 절대값이다 보니 필연적으로 곡선이 둘 존재한다. 초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y=1/x 반비례 그래프가 알고 보니 이 쌍곡선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포물선이야 중학교 시절에 제곱근과 2차식이라는 개념 자체를 처음으로 접할 때 배운다. 그런데 포물선은 단순한 2차식을 넘어서 “한 초점과 한 기준선이 주어졌을 때 초점에서의 거리와 준선까지의 수직 최단 거리가 일치하는 점들의 집합”으로 다른 관점에서 정의가 이루어진다. 사실, 타원과 쌍곡선도 한쪽 초점이 한없이 멀어지면 포물선 모양으로 수렴하게 된다.

포물선은 중력이 존재하는 지구상에서 물건을 던지기만 해도 매우 쉽게 볼 수 있다(단, 공기 저항이 없어야). 포물면은 반사하는 모든 빛을 초점으로 한데 모을 수 있다. 다만, 만들기가 구면보다는 어렵다.

2차 곡선은 이렇듯 세상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실용적이다. 거리와의 제곱에 비례해서 감소하는 만유인력과도 관계가 있다. 제곱의 의미는 2차원, 즉 면적이다.
인공위성은 흔히 지구를 향해 한없이 추락하는 물체라고들 한다. 공중에서 충분한 추진력으로 위성을 가속하지 못하면 그 발사체는 지구로 떨어져 버린다. 그러나 속력이 어느 정도 빨라진 순간부터는 이제 지구로 떨어지지 않고 원 궤도를 그리게 된다.

더 빨라지면 위태위태 타원 궤도를 그리게 되고, 어느 정도 도를 넘어서면 포물선, 그 이후부터는 쌍곡선 궤도를 그리면서 그 발사체는 지구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게 된다. 옛날에 이런 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장난감 삼아 짜면서 놀았던 기억이 있다. ^^;;

그 반면에 음함수의 식이 3차까지 가면, 모양만 변태적으로 복잡하지 쓸모가 없다. 변수의 값이 어떻냐에 따라서 쌍곡선 같은 그런 곡선이 3쌍둥이가 생기기도 하고, -⌒- 이런 모양이나 아니면, 그런 모양에 U자 모양 곡선이 합쳐진 놈 등... 자연에서 볼 일도 없고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음함수를 처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언급했는데, 실제로 그렇다.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윤곽선 폰트를 래스터라이즈하는 일과 비슷한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무식하게 x*y개의 함수값을 일일이 다 구해 보지 않고도 함수값을 구성하는 영역만 매끄러운 경계선을 추출하고 거기에다 안티 앨리어싱까지 하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래아한글이나 포스트스크립트 같은 다른 폰트 시스템은 잘 모르겠지만, 윈도우 운영체제가 사용하는 트루타입 폰트 래스터라이저는 매 도트에 대해서 윤곽선 안에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해서 글자를 찍어 낸다. 그래서 힌팅 정보가 없으면 작은 글씨에서 가는 획이 아예 화면에서 사라지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본인은 옛날에 너무나 깔끔하게 잘 출력되는 영문 폰트들을 보고서 트루타입 폰트 래스터라이저가 굉장히 똑똑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다 아주 정교한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힌팅 정보 덕분이었다. 힌팅은 획의 굵기를 일관성 있게 보정할 뿐만 아니라 윤곽점을 래스터라이저가 글립 존재 여부를 판단할 때 사용하는 위치로 강제로 옮겨서 획이 사라지지 않게 하는 역할도 한다.
흠, 글 주제가 수학에서 폰트 얘기로 급반전.. 어쨌든 음함수의 렌더링도 그만치 쉬운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

Posted by 사무엘

2010/10/01 20:23 2010/10/0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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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두르고 있는 띠 문제

아는 분들은 이미 다 알 만도 한 문제이지만...;;

우리가 사는 지구가 편의상 반지름이 대략 6400km 정도 되는 완전한 구라고 가정하자. 그리고, 이 지구의 적도 부분을 띠로 둘러서 꽉 조인 매듭을 만들었다고 치자. 그러면 이 띠의 길이는 원의 둘레에 해당하므로, 반지름에다 2π를 곱한 약 4만 km 정도의 길이가 될 것이다.

그런데 원둘레에 딱 맞던 이 띠의 길이를, 사람 키보다 약간 큰 정도인 2m만치 더 늘렸다. 다시 말하자면 4만 km에 달하는 띠의 길이를 겨우 2m 더 늘린 것이다. 띠는 이제 원둘레보다 눈꼽만치 더 길어졌고 헐렁해졌다. 그래서 띠를 지표면으로부터 모든 구간을 균일하게 띄워서 다시 빳빳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 띠는 지표면으로부터 얼마나 떠 있을까? 띠가 더 길어진 게 티가 나긴 할까?

이 문제의 답을 감으로 당장 떠올린 것과,
연필을 들고 수학 공식을 세워서 푼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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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다시피, 띠를 겨우 2m 확장했을 뿐이지만 그 넓은 지구의 지표면으로부터 띠는 무려(?) 30cm가량은 지표면으로부터 균일하게 떠 있게 된다.
그리고 이 30cm라는 수치는 행성의 반지름과는 전혀 관계없다. 지구가 아니라 목성의 적도를 두르고 있는 띠라 하더라도, 띠를 2m 확장했다면 띠의 반지름은 지표면으로부터 무조건 30cm씩 더 올라가게 된다. 그러므로 지구의 반지름이 6400km이고 띠의 길이가 4만 km라는 사실에 주의를 환기시킨 것은 훼이크요 낚시 교란 작전일 뿐이었다.

지표면에서 30cm 뜬 것 자체도 반지름이 이미 수천 km에 달하는 지구의 관점에서 보면 새 발의 피, 손톱의 때도 안 되는 보잘것없는 변화량이다. 그러나 우주의 관점에서 본 변화와 지표면에서 본 상대적인 변화의 폭은 서로 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으며, 인간의 직관은 그런 것을 혼동하기 쉽다. 이 문제는, 마치 인간의 눈이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것만큼이나 인간의 생각 역시 편견과 실수에 빠지기 쉬움을 보이는 좋은 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인간 두뇌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수학이라는 사고 체계가 발달한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7/17 17:13 2010/07/1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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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각형을 서로 크기가 제각기 다 다른 작은 정사각형들로 완전히 분할하는 방법이 존재할까?
있을 것 같으면서도 찾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 같고..
그런데 그걸 찾아낸 사람이 있다. 정말 대인배가 아닐 수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기가 112인 정사각형을 21개의 서로 다른 크기의 정사각형으로 분할하는 방법이 발견되었다. 가장 작은 부분 정사각형의 크기는 2이며, 큰 놈은 50이다.
사람의 힘만으로 찾은 건 아니고 컴퓨터를 동원하여 무려 1970년대 말에 찾은 거라고 한다. 마치 4색 문제를 증명할 때처럼 말이다. 20세기 중반에는 24개의 정사각형을 쓰는 방법이 발견되었다가 더욱 간단한 해가 발견된 것이다.
(저 정사각형들도 최대 4개의 색만으로 서로 경계를 구분하여 칠할 수 있으니, 4색 문제하고도 관계가 있다. ^^)

이것이 optimal한 solution임이 추후 증명되었다. 즉, 112보다 더 작은 크기의 정사각형을 21개보다 더 적은 개수의 서로 다른 정사각형으로 분할하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plane sweeping 기법과 관계가 있으려나? (정올에서 여러 겹치는 사각형들의 실제 넓이 내지 둘레를 구할 때 쓰이는..)

참고로, 2차원이 아니라 3차원에서 정육면체를 서로 크기가 다른 정육면체로 꽉 맞게 채운다거나 그 이상의 차원에서 같은 방법으로 hypercube를 채우는 방법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명확한 것이, 그런 정육면체가 있다면, 여섯 면이 다 제각기 크기가 서로 다른 정사각형으로 거대한 정사각형을 이룬 모습을 기본적으로 하고 있어야 하는데, 정육면체만으로 그렇게 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6/16 08:47 2010/06/1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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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에 대한 적분 외

원이란 2차원 공간상의 한 점에서 거리가 같은 점들의 집합으로 정의된다. 공간이 3차원으로 확장되면 구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정의 가능하다.
이 정의에 따라, 먼저, 0..r 범위에서 반지름이 r인 사분원을 나타내는 방정식

  f(x) = sqrt(r^2 - x^2)

를 정의하자.
이 사분원의 호의 길이는 거리의 적분에 따라

  int(  sqrt( f'(x)^2 + 1 ) , x=0..r)

(f'(x)는 f(x)의 도함수. int는 짐작하듯이 0부터 r까지 x에 대한 정적분을 나타냄)
을 풀면 PI*r/2 가 된다. 사분원의 길이이므로 여기에다 4를 곱하면
반지름이 r인 원의 길이는 2*PI*r이 나온다.
위의 적분식에서 1은 당연한 말이지만 적분변수가 약분되어 1이 된 것이며, 그걸 역시 제곱한 값이기도 하다. 괜히 더해진 게 아니다. ^^;;

넓이는 그냥 f(x)를 적분하면 바로 구해진다.

  int( f(x), x=0..r)

의 값은 PI*r^2 /4 가 되고, 역시 4를 곱하면 반지름이 r인 원의 넓이는 PI*r^2이 된다. 적분을 실제로 풀기 위해서는 치환 적분 기법이 필요하다.

이제 3차원 세계로 가서 구의 부피를 구하면 어떨까?
반구의 단면은 역시 0부터 r까지 반지름 자체가 원의 방정식과 같은 무수한 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것들을 적분하면 부피를 구할 수 있다. 어렵지 않다. 즉, 원의 넓이 PI*r^2에서 r 대신에 f(x)를 넣으면 된다는 소리.

  int( f(x)*f(x)*PI, x=0..r)

의 값은 2/3 * PI * r^3이 된다. 반구의 부피이므로 이것에다 2를 곱하면 4/3 * PI * r^3이 바로 반지름이 r인 구의 부피이다.

마지막으로 구의 겉넓이를 구해 보자.
여기서 사람들이 제일 많이 틀리는 게 뭐냐 하면, 넓이를 그대로 적분하면 부피가 되었듯이 원호 길이를 그대로 적분하면 겉넓이가 될 거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적분을 해석적으로 풀든, 심지어 100개 1000개로 구간을 아무리 많이 나눠서 컴퓨터로 계산을 해 봐도 정확한 값이 나오지 않는다! 실제값보다 더 작은 값이 나온다.

원의 넓이나 구의 부피처럼 각 구간에서의 함수값만이 중요하다면 구간 수를 무수히 늘림으로써 정확한 값으로 수렴이 가능하겠지만, 구의 겉넓이는 앞서 다뤘던 '길이'를 구하는 것과 일면 비슷한 개념이다. 내 자신의 값뿐만 아니라 인접한 구간과의 기울기라는 개념이 감안되어야만 정확한 적분값이 나온다.
그래서 2*PI*r뿐만 아니라 원호를 구할 때 쓰던 식이 첨가되어야 한다.

  int( 2*PI * f(x)* sqrt( f'(x)^2 + 1 ), x=0..r)

이 적분식의 값은 2*PI*r^2이 나오며, 역시 2를 곱하면 반지름이 r인 구의 겉넓이는 4*PI*r^2임을 알 수 있다.

덧붙이는 말

1. 1부터 100까지 일일이 덧셈을 할 필요가 없이 등차수열의 합을 구하는 식에 대입만 하면 100이 아니라 1000, 10000까지의 합도 손쉽게 구할 수 있듯.. 우리가 알고 있는 리만 적분도 굉장히 대단한 지식이다. 수천, 수만 개의 구간을 나눠서 일일이 함수값을 구하며 뺑이를 칠 필요 없이, 함수식의 부정적분을 구한 후 하한값과 상한값의 차이만 구하면 된다니, 놀랍지 않은가? 게다가 여기에다 부분 적분과 치환 적분의 위력까지 더해지면 초월 함수를 다루기도 더욱 수월해진다.

2. 사실 미분과 적분은 서로 다른 별개의 분야에서 출발했다. 접선 기울기하고 면적/부피는 언뜻 보기에 분야가 다른 것 같은데, 함수의 부정적분이 도함수의 역함수와 같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미적분학이라는 한 학문이 태동한 것이다. 옛날엔 '극한이라는 걸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정의하는 게 가능하나?' '이건 너무 사악한 사고방식이 아닌가?' 이런 걸 갖고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저 기계적인 계산 테크닉(로피탈의 정리 같은. -_-)만 달달 외워서 점수 따기에는 이 분야는 너무나 깊이 생각하고 느껴야 할 게 많다. 본인 역시 학창 시절엔 그런 걸 별로 경험하지 못했다. 세상에 이런 개념을 처음 만든 사람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걸 만들어냈을지를 곱씹어 보자.

3. 리만 제타 함수라는 게 있다. ζ(n)은 1/1^n + 1/2^n + 1/3^n ..... 의 극한이다. n=1인 경우에 속하는 조화 수열은 0에 수렴하지만, 그 합은 로그 스케일로 매우 느리게 발산-_-하긴 한다. (일반적으로 미분과 적분을 거치면 x의 지수가 1 늘어나거나 줄게 마련인데, 지수가 -1에 속하는 1/x은 부정적분이 예외적으로 생뚱맞은 ln x로.. =_=) 하긴, 숫자가 커질수록 소수의 개수도 로그 스케일급으로 발견되며 매우 드물어진다. 소수의 개수 역시 무한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숫자가 커질수록 졸라 찾기 힘들어지겠지만 말이다. -_-;;

이런 함수가 왜 근사한 이름까지 붙어 있는가 하면, n이 2 이상의 짝수일 때 ζ(n)의 값은 PI의 n승의 유리수배의 형태로 산출되기 때문이며, 더구나 이 함수는 소수의 분포와도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엄청난 발견을 해 낸 사람은 불세출의 천재 수학자인 오일러이다. 특히 삼각함수의 테일러 전개와 방정식의 근의 관계를 이용하여, ζ(2) = PI^2 / 6 임을 최초로 알아내기도 했다. 따라서 그 수는 초월수라는 것 역시 덩달아 증명된 셈.

나는 증명을 뻔히 보고도 뭔 말인지 못 따라가겠던데, 사실 저것도 수학에서 가장 아름다운 방정식이라는 e^(PI*I) + 1 = 0만큼이나 그의 위대한 업적이 아닌가 생각한다. 파이, 삼각 함수, 루트, 해석학, 기하학, 복소수 등등등... 다 위로 올라가면 서로 구분이 없이 여기저기서 다 만난다는 뜻이다. 심하게 경이로운 사실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4/15 20:07 2010/04/1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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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식

수학에서 방정식이란, 미지의 변수가 존재하여 이 변수의 값이 무엇이냐에 따라 성립 여부가 달라지는 등식을 말한다.

사실 일차방정식.. 즉, 미지수에 대해서 잘 해 봤자 상수배의 곱만 존재하는 간단한 방정식만 해도 인간의 지적 수준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가령, "아날로그 시계에서 5시와 6시 사이에 긴 바늘과 짧은 바늘이 겹치거나 직각이 되는 시각은?" 같은 것도 일차방정식으로 풀어 낼 수 있으며,
마음속으로 어떤 수를 생각해서 뭘 곱하고 뭘 했는데 언제나 무슨 수가 딱 떨어지게 나오는 것은 마술이나 독심술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구조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는 말이다. 놀랍지 않은가?

그리고 차수는 일차인데 변수가 여러 개인 경우가 있다. 미지수도 n개이고 식도 n개. 이런 형태의 문제를 푸는 것은 실용적인 가치가 대단히 높기 때문에, 행렬이라는 추상적인 모델로 간단히 표현하여 선형 대수학이라는 별도의 분야까지 수학에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행렬도 굉장한 발견이라고 생각함. 이런 개념을 만듦으로써 어마어마한 양의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식에 미지수 자체의 제곱이 들어있으면 이차방정식으로 방정식의 격이 올라간다. 여기서부터는 제곱근, 인수분해 같은 개념이 등장하고 예전보다 살짝 더 어려워진다. 하지만 2차 정도는 인수분해 뿐만 아니라 일반해를 구하는 근의 공식조차 유도가 가능하다. 이미 수백 년 전에 발견되기도 했고, 그렇게 어렵지 않다.
이공계를 나온 친구라면, 비록 입시 코스를 통과했더라도, 수학 감각 자가유지 테스트 차원에서라도 근의 공식 유도 정도는 이따금씩 해 볼 만하다.

참고로 이차방정식의 양변을 x로 나누면 분수 방정식이 된다. 그래프 모양은 2차 방정식과 완전히 다르지만, 반대로 양변에 x를 곱해서 이차방정식 풀듯 풀면 된다. 단, 풀고 나서는 분모를 0으로 만드는 무연근만 버리면 된다. (수학에서 0으로 나누는 게 용납된다면 "모든 수는 0이다" 같은 궤변도 증명할 수 있고 별별 게 다 가능해진다.) 분수 방정식은 비록 정석적인 형태는 아니지만, 조화평균처럼 나눗셈이 수반되는 곳에 미지수가 있을 때 쓰인다.

2차 방정식보다도 차수가 올라간 3차 이상부터는 일반해를 구하는 공식은 2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과는 비교도 못 할 정도로 살인적으로 복잡해진다. 대학교 수학과 교수라도 안(못) 외운다. ^^ 학교에서 3차 이상의 고차 방정식은 인수분해가 안 되는 이상한 식이 다뤄지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3차 방정식은 2차항을 소거하여 x^3 + p*x + q = 0 형태로 바꾼 후 푼다. 즉, 임의의 3차 방정식은 저 꼴로 본질적인 정보량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본인의 지인 중엔 손으로 3차 방정식의 일반해 공식을 스스로 유도해 냈다고 자랑하던 녀석이 있었다. 뼛속까지 수학과 물리를 진심으로 벗삼아 즐기는 놈인데, 흠좀무.

4차 방정식 역시 일단 3차항을 소거한 뒤 풀이하는데, 임의의 케이스에 대한 일반해 공식은 3차보다도 더욱 길고 아스트랄하다. 과연 대수학(algebra)의 무서움이다. 그냥 저런 게 있다는 것만 알고 넘어가면 된다. 실용적인 가치는 별로 없으며, 실생활에서 그 정도 방정식을 풀 일이 있으면 그냥 numerical하게 근사해를 사용해도 아무 지장 없다.

그런데..
문제는 5차 이상부터이다.
수학 쪽으로 조금만 상식이 있는 분이라면 잘 알 것이다.
5차 이상의 방정식은 대수적인 방법으로 해를 구하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P=NP 같은 것처럼 아직 해답을 못 찾은 게 아니라, 원천적으로 절대 존재 불가능하다는 게 증명이 되어 있다.

인수분해가 안 되는 놈이라면 얄짤없이 포기하고 일찌감치 numerical 근사해로 만족하라는 뜻.
왜... 왜 없는 것일까? 그것도 왜 하필 5차부터?

2차부터 4차까지 일반해를 대수적으로 구하는 근의 공식을 살펴보면
비록 말도 못 하게 복잡하더라도 그 연산 자체는 평이하며 우리의 이해가 가능한 수준이다. 식의 계수에 대해서 적당하게 사칙 연산 씌우고, 거듭 제곱하거나 (거듭) 제곱근을 구하는 작업을 유한 번 적용해 주면 답이 나온다. 즉, 이들 방정식의 해는 대수적 연산이라는 언어로 기술이 가능하다. (좀 전산학적인 개념이 들어가는군..)

그런데 5차 이상의 방정식은 해 자체가 그런 대수적인 방법으로 얻을 수 없는 수에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냄으로써,
일반해 공식이 원천적으로 존재할 수 없음을 증명한 것이다.
아니, 사실은 저것도 직접적인 증명이 아니라, 5차 방정식의 일반해를 대수적인 방법으로 기술했을 때 모순이 생긴다고.. 귀류법을 이용해 증명했다.

헐, 그런 수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수이며 어떤 특성을 가질까? 루트라든가 기존 대수적 조작을 통해서 특성을 기술할 수 없는 수?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초월수도 아니고?? 아마 이런 수는 별 특성이 없고 의미가 없다 보니 그렇게 연구가 잘 안 돼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왜 하필 5차부터 그런 경우가 생기는 걸까? 잘 모르겠다. 그런 걸 알면 내가 이 자리에 안 있지.. ㅋㅋㅋ

※ 외전: 방정식 연구자들의 말로

3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최초로 찾아낸 사람은 타르탈리아라는 수학자이다(16세기 사람). 그는 이 사실을 절대로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는 조건을 걸고 카르다노라는 의사 겸 수학자에게 해법을 전수해 줬는데... 제자인지 라이벌이지 뭐 어떤 사이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이 카르다노라는 양반, 아예 책을 써서 해법을 공개적으로 발설하는 것도 모자라서, 그걸 자기 이름으로 떠벌리면서 3차 방정식의 해법의 발견자로 '카르다노'라는 이름을 학계에 당당히 올려 버렸다.

타르탈리아로서는 "저런 쌍노무 새퀴, 인간말종 호로자식을 봤나!" 정말 이성을 잃을 정도로 노발대발하고 카르다노를 향해 매일 축시의 저주를 거행했을 것이다. -_-;; 그것 때문이었을까? 카르다노는 아들이 어머니(=카르다노의 아내)를 살해하고 그 죄에 대한 벌로 아들도 덩달아 처형 당하는 가정 팀킬-_-을 겪었다. 그 역시 도박에 빠져 가난하게 지냈으며, 나중엔 죽는 날짜를 예고한 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하긴, 타르탈리아도 그 천재성에 비해 가난하고 어린 시절이 불우했으며 후천성 장애를 얻어 말더듬이였으니 더욱 안습.

4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카르다노의 제자이고 사실상 그의 양자였을 거라고 추정되는 로도비코 페라리가 최초로 발견했다. 이쪽은 다 16세기 이탈리아 라인이구나. 그런데 그 역시 술과 도박에 빠져 지내다 손가락 장애를 얻고 나중엔 무려 애인 또는 여동생으로 추정되는 여인에게 독살 당했다. -_-;;

그리고 끝으로, 5차 이상의 방정식에 대한 연구는 19세기에 와서야 잘 알다시피 갈루아와 아벨이라는 두 천재 덕후 수학자가 확실하게 종지부를 찍었다. 수학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이들이 얼마나 불운한 천재였는지 알 것이다.
닐스 헨릭 아벨(노르웨이)은 5차 이상의 방정식은 대수적으로 풀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최초로 증명하고 이외에도 여러 분야에 탁월한 논문을 남겼다. 그 분야 중 하나는 타원 함수는 아마 20세기 말에 와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는 데도 쓰인 이론인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그는... 너무 천재여서 능력을 인정을 못 받은 채, 가난에 찌들고 살다가 26세의 나이로 결핵과 영양실조로 인해 사실상 굶어 죽었다... ㅎㄷㄷㄷㄷㄷ 그가 죽고 나서 이틀 뒤에, 드디어 베를린 대학 교수로 임용됐다는 편지가 도착했으니, 지못미 아벨. ㅠ.ㅠ

갈루아(프랑스)는?? 아벨보다 더하면 더하지 못하지는 않은 덕후였다. 불세출의 논문을 하나 쓴 게 프랑스 과학원의 병신 같은 실수로 인해 분실되어 심사도 제대로 못 받았고, 겨우 21세의 나이로 치정 문제에 연루되어 권총 결투 중에 목숨을 잃었다...;;;
죽기 전날 유언장처럼 쓴 노트가 후대의 수학자들을 놀라게 한 논문이 되었다. 그는 아벨과는 다른 방법으로 5차 방정식의 대수적 풀이 불가능성을 증명하고 더 나아가 n차 방정식의 대수적 풀이 가능 조건을 논하면서 군론(group)이라는 분야를 개척했다. 군 이론에 기초한 방정식의 갈루아 이론은 완전히 이해되는 데만 7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Posted by 사무엘

2010/03/17 21:38 2010/03/1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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