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목록가의 멜로디 외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여호수아 ...
교회 다니는 분이라면 신구약 성경 목록가 다들 아시죠? 그런데 이 노래 멜로디의 origin이
1900년에 작곡된 일본 <철도 창가>라는 사실, 아십니까?
에, 그러니까 육당 최 남선이 지은 <경부 철도가> 같은 그런 노래입니다.

일본에 가면 심지어 전동차의 발차 경보음으로도 이 곡의 멜로디가 나옵니다.
철도와 성경 사이의 완벽한 연결 고리를 발견하여 대단히 기쁩니다.

저 곡 멜로디를 이용해서 경부선 역 목록가나 지하철 노선 목록가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자, 이것만 실으면 분량이 너무 적으니 아래 사진은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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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12월 21일, 경춘선에 복선 전철화 공사가 끝나고 무궁화호 대신 통근형 전동차가 첫 운행되기 시작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얼마나 철도를 사랑하고 철도 개통에 감격했으면 저러기까지 할까요? 진정한 철덕의 기상이란 게 무엇인지를 보고 도전을 받게 됩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2/07/12 19:21 2012/07/1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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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형 전동 열차

우리나라의 여객용 철도 차량은 시설과 운임 체계가 기관차+객차(일반열차) 아니면 통근형 전동차(전철)로 비교적 경직되게 양분된 편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옛말이 되어 간다. 일반열차처럼 앞을 보는 좌석을 갖추고 있으면서 전동기가 바닥에 달린 동력 분산식 좌석형 고상홈용 전동 열차가 속속 도입되면서 기존의 여객 열차 운행 패러다임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철덕후라면 이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옛 EEC(우등형 전기 동차)의 뒤를 잇는 후손으로 현재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1. 공항 철도 직통열차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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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역-인천 공항을 무정차로 운행하는 열차로, EEC의 멸종 이후로 국내에 10여 년 만에 최초로 도입된 동력 분산식 좌석형 전동 열차이다. 좌석은 KTX와 동일한 고정식 좌석이며 따라서 역방향 좌석이 있다. 6량 1편성.
다만, KTX가 순방향과 역방향이 서로 마주보는 형태이고 중앙에 동반석이 있는 반면, 공항 철도 직통열차는 순방향과 역방향이 서로 등지고 반대쪽을 보는 형태이다. 항공 여행객이 이용하는 열차라는 특성상 짐칸도 따로 있다.

공항 철도 직통열차는 거리 당 임률이 KTX보다도 더 높아서 국내에서 가장 비싼 열차이다. 지금은 사실상 서울 역의 도심 공항 터미널에서 출국 수속을 받은 뒤 곧장 비행기 타러 공항으로 갈 사람들이나 이용하는 열차가 되었다. 좌석수에 비해서 잉여력이 너무 강해서 텅 빈 채로 운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운임이 워낙 독자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수지가 아주 안 맞는 건 아니라고 한다.

2. 누리로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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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전동 열차로, 무궁화호와 완전히 동일한 등급으로 기존 일반열차의 운임 체계를 따르며 운행되고 있다. 4량 1편성.
다만, 이 열차는 대놓고 서울-부산 무궁화호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현재로서는 오히려 서울-천안 급행 전동차를 대체하는 컨셉에 더 가깝다. 그래서 지금도 서울 역에서 누리로를 타는 곳은 서울-천안 급행열차가 출발하고 도착하는 제일 동쪽 끝 플랫폼이다. 운행 구간도 서울-부산이 아니라 수도권 전철 1호선을 따라 장항선으로 빠져서 신창까지 간다.

급행 전동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정차하지만, 가감속 성능이 좋아서 표정 속도가 높다.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는 중련 편성하여 8량으로 달리기도 한다. 또한 명절에는 대전이나 익산 같은 더 장거리 구간을 운행하기도 하며, 서울-조치원-제천으로 충북선 구간을 달릴 때도 있다.
(참고로 누리로의 도입 이후에도 평일에 하루 3회 다니는 기존 서울-천안 급행 전동차는 여전히 건재하다)

3. ITX 청춘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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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호보다 명목상 ‘더 고급’ 등급인 준고속 2층 전동 열차이다. 독자적인 운임 체계를 쓰며 임률이 새마을호보다 약간 더 높다. 현재는 아직 경춘선에만 운행 중이다. (정확히는 용산-청량리-춘천 직결) 8량 1편성으로 의외로 길다.

공항 철도는 그 성격상 일반 통근형과 직통의 구분이 필수이고, 경춘선은 통근형만 굴리기에는 좀 긴 노선이며 통근 외에도 관광 기능을 무시할 수 없는 노선이다. 그러니 이런 곳에 좌석형 전동 열차를 투입한 것은 현명한 결정이다. 구닥다리 통일호가 다니고 디젤 기관차 무궁화호가 뒤를 잇던 철도 노선에 이런 최신형 전동차가 등장할 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단, 이 열차 때문에 기존의 저렴한 경춘선 급행 전동차가 명맥이 끊어진 건 아쉬운 점이다.

누리로가 서울 역의 지상 전동차 승강장에서 출발하듯, ITX 청춘도 명목상 일반열차이지만 중앙선 전동차가 출발하는 그 승강장에서 1시간에 1대꼴로 출발한다. 여기는 천안 이남의 장항선 수도권 전철들만큼이나 일반열차 승객과 전동차 승객이 섞이기 쉬우며, 마음만 먹으면 부정 승차가 쉽게 가능하다. 승객 분리와 검표를 잘 해야 할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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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소개된 세 열차들은 정체성이 광역전철과 일반열차 사이를 좀 오락가락하는 위치에 있다. 덕분에 20년이 넘게 한국인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왔던 (KTX)-새마을-무궁화 열차 등급 구도가 문란해지고 있다.

이들 이후로는 중앙선 같은 험준한 간선 철도를 달리는 새마을호급 TTX 틸팅 준고속 전동차가 등장하여, 퇴역하는 기존 새마을호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다. 대세는 역시 전동차이다.
KTX 산천 이후에는 사실 고속철조차도 동력 분산식으로 개발 중이다. 승강장만 고상홈으로 바뀌면 일본의 신칸센하고 형태가 완전히 같아진다.

한 우진 님께서 이 글과 거의 같은 주제로 글을 쓰신 적도 있으므로 참고하시라. (☞ 클릭)

Posted by 사무엘

2012/07/02 19:36 2012/07/0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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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앙선 6· 8량 혼합 편성

요 근래엔 수도권 전철 중앙선에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광경이 펼쳐졌다.
지난달 말부터 수도권 전철에서 보기 드물게 전동차의 6· 8량 편성 혼합 운행이 시작된 것이다. 전광판에는 다음에 오는 열차의 행선지와 더불어 편성 규모까지 같이 표시되기 시작했다.
옛날엔 부산 지하철 1호선이 혼합 운행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모든 전동차가 8량으로 바뀐 지 이미 오래이지만 말이다.

원래 수도권 전철 중앙선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국철은 수도권 전철 1호선과 대등한 위상으로 간주되어, 이와 동일한 10량 편성이었다. 비록 일반열차 트래픽 + 건널목 + 합류 지점에서의 선로 용량 같은 여러 제약 때문에 배차는 뜸했지만 말이다.
그러던 것이 중앙선으로 독립하고 얼마 안 되어 8량 1편성으로 규모가 줄었다. 그러면서 보상 조치라고 코레일에서는 열차의 배차 간격을 눈꼽만치 약간 줄여 줬다.

8량까지는 그나마 봐 줄 만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중앙선이 잉여력이 너무 충만하다고 생각되는 구간이나 시간대도 없지는 않다.
그런데 이젠 8량으로도 모자라 아예 6량으로 줄어 버렸다. 이것은 누가 봐도 명확한 병크였다. 차가 그렇게 자주 다니지도 않는 노선이 예전보다 반토막에 가깝게 수송력이 줄어든 건 우리나라의 전철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렵다. 표면적인 이유는 수인선 전철 개통을 앞두고 전동차가 부족해서라고 한다.

서울 지하철 1호선은 1974년에 6량으로 개통했다가 8량을 거쳐 이미 1980년대부터 10량으로 증결되었는데, 중앙선은 시계가 거꾸로 갔다.
이 전철 중앙선은 앞으로 경의선과도 직결될 예정인데, 경의선도 8량이다. 중앙선에서 추가로 뻗어 나가는 형태인 경춘선도 8량이다. 그런데 이들을 이으면서 비록 번화가만 아닐 뿐 한강을 따라 서울 시내를 깊숙히 지나는 중앙선이 겨우 6량이라는 게 어디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중앙선은 경춘선과도 연계되면서 특히 주말 오후엔 극심한 혼잡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직접 타 보면 알 수 있다. 전철은 사람들로 콩나물 시루처럼 터져 나가는데, 아래의 동부 간선 도로는 별로 안 막히고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는 걸 보노라면 전철을 탄 게 후회가 될 정도였다.

결국 코레일은 6· 8량 혼합이라는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
하지만 본인의 개인적인 생각은 중앙선은 헷갈릴 것 없이 다시 전량 8편성으로 어서 되돌아와야 한다. 중앙선과 직결· 접속하는 광역전철들이 전부 8량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분당선까지 왕십리 역까지 올라와서 왕십리와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중앙선은 앞으로 더욱 터져나가게 된다. 분당선도 지금은 전량 6편성이지만 조만간 중앙선과 만날 예정이고 또 수원까지 내려가서 수인선과도 만나게 되면, 8량 증결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면 중앙선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참고로 분당선 초기 구간은 아예 10량 길이를 염두에 두고 역이 만들어졌었다!)

올여름에 개통하는 수인선은 당장은 6량으로 운행을 시작한다. 수인선은 일부 구간을 4호선 안산선과 공유하나, 들리는 말에 따르면, 안산선 전동차가 수인선 구간까지 연장되거나 수인선 전동차가 안산선 구간을 운행할 계획은 없는 듯하다. 전철 운행이라는 건 가능한 한 직결 운행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수립해야 할 텐데 이건 그리 좋은 생각이라 보기 어렵다. 수인선의 개통 구간이 길어지면 운행 거리도 길어지고 전동차도 더욱 증결될 것이다.

2. 여타 서울 지하철

하긴, 옛날에 1호선 신도림 역은 승강장이 승객들로 터져 나갈 때 승강장을 열차 길이보다 훨씬 더 길쭉하게 만들어서 열차를 번갈아가며 하나는 앞쪽 끝에, 다른 하나는 뒤쪽 끝에 세워서 승객을 분산시키려 시도한 적이 있었다. 신도림 역이 유난히도 긴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러나 나가야 하는 곳이 정해져 있는데 이는 조삼모사 미봉책에 불과했었다. 1호선이 결국 건너편에 상행 승강장을 하나 더 만들었듯이 2호선 신도림 역도 평소에는 잘 쓰이지 않는 입· 출고 열차용 승강장을 활용하여 승강장의 혼잡을 낮추려 노력 중이다.

지하철 9호선은 내가 탈 일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정말 장사가 잘 되고 있는 걸로 안다. 특히 급행은 완전 대박이어서 차량을 추가 도입하고 배차를 더 줄인 적도 있다. 얘도 슬슬 6량 증결을 할 때도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서울 지하철 7호선은 잘 알다시피 서울 2기 지하철인 도철 5~8호선 중에서 서울 바깥으로 꽤 이례적인 장거리 연장을 하게 되는 노선이다. 코레일 광역전철과의 직결도 아니면서 말이다.
물론 8호선은 성남 시가지 쪽으로 가지만 노선 자체가 단거리이고 선형이 구부정하기 때문에 7호선과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코레일이나 서울 메트로의 관할 노선은 서울 지하철 정기권이 칼같이 서울 내부까지만 적용된다.
그러나 도철의 관할 노선은 지역에 관계없이 서울 정기권을 쓸 수 있다. 지금 7호선은 광명 시내를 살짝 경유하며 8호선은 성남 시내를 지나지만, 거기서도 서울 정기권이 통용된다. 그래서 같은 역임에도 불구하고 분당선 모란 역에서는 서울 정기권을 쓸 수 없지만 8호선 모란 역에서는 쓸 수 있는 미묘한 차이까지 있다.

그렇다면 7호선의 부천-인천 연장 구간에서까지 서울 정기권을 쓸 수 있게 될까? 이것은 도철의 관할 구간이 길어지고 광역화하면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될 것이다.
현 시설에서 열차 편성을 증결하거나 급행을 운행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이렇게 노선이 길어지고 차내 혼잡도가 늘면 배차간격이라도 더 줄여야 할 것이고 말이다.

도철 지하철은 코레일 광역전철과의 환승에 인색한 편이었다. 그런데 7호선 상봉(경춘/중앙)이 환승역이 되고 7호선 강남구청(분당선)과 6호선도 경춘선과의 환승역이 생길 예정이니 이것도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2/06/30 08:28 2012/06/3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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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단식 승강장

고속버스나 시외버스 터미널에 가 보면 행선지별로 여러 개의 플랫폼이 있다. 승객은 자기 목적지에 해당하는 플랫폼까지 걸어서 이동한 후, 그 플랫폼에 딱 90도 수직으로 들어와 있는 버스에 탑승한다. 철도역과는 달리, 버스 터미널은 버스를 타기 위해서 계단을 오르내릴 필요가 없어서 좋다.

그런데 철도역 중에도 아주 일부는 버스 터미널처럼 생긴 게 있다. 철도역이 근본적으로 계단이 존재하는 이유는 선로는 역의 앞뒤를 끝없이 관통하고 있는데 거기를 수직으로 교차하는 게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로의 한쪽이 막혀서 더 진행하지 않는 시종착역이라면, 선로와 접객 시설이 굳이 교차하지 않아도 되므로 계단이나 육교나 지하도 따위가 없이 ‘바로타’를 실현할 수 있다.

이런 형태의 열차 승강장을 ‘두단식 승강장’이라고 한다. 이것은 어떤 노선의 시종착역이 가질 수 있는 특성 중 하나이다. 이건 물론 상대식이나 섬식 같은 선로와 승강장 배치 방식과는 약간 다른 개념이다. 이런 역에서는 승강장의 한쪽 길이에 맞춰서 선로도 정확하게 끝이 나 버리고, 선로가 끊어진 쪽의 공간을 이용해 승객이 계단 없이 다른 쪽 플랫폼을 마음대로 왕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두단식 승강장 내지 선로는 승객에게는 편하지만 열차 운영자의 관점에서는 그리 좋은 디자인이 아니다.
우리나라 지하철들의 시종착역을 보면, 종점이라고 해서 선로가 곧바로 끝나는 구조가 아니다. 굳이 연장 계획이 수립된 노선이 아니라 할지라도 앞으로 더 진행해서 열차 한 편성 정도가 더 들어갈 수는 있는 공간이 있다. (요즘은 스크린도어 때문에 앞을 들여다보기가 어렵긴 하지만 말이다)

이 공간은 괜히 만들어 놓은 게 아니며, ‘인상선’이라고 한다. 한 방향(가령 상행)에서 운행을 마친 열차는 더 전진하여 인상선으로 진입하여 운행 시격을 맞추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가, 시간이 되면 거기서 맞은편 선로로 분기하여 새로 운행을 시작한다.

이런 인상선이 없는 노선이라면, 열차는 그 종착역에 진입하기 전에 미리 진행 방향을 바꿔서 들어가야 한다. 시종착 열차를 받아들이는 회차 용량이 감소하며, 인상선 여유 공간이 없기 때문에 열차는 더욱 조심스럽고 천천히 승강장에 진입해야 한다. 조금만 승강장을 벗어나도(overrun) 탈선이 발생하니까.

이런 이유로 인해 일반적으로 철도를 건설할 때는, 비록 시종착역이라 해도 인상선을 확보해 놓지, 선로를 승강장 길이에 맞춰 칼같이 끊지는 않는 게 관행이다. 특히 일본이나 영국처럼 역사 깊은 철도 종주국이 아니라 한 박자 뒤에 철도를 도입한 한국에서는 두단식 승강장을 보기가 대단히 어렵다.

현재 국내에는 다음 역들이 두단식 승강장이다. 왠지 다들 서쪽에 몰려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목포, 여수엑스포: 다들 영남이 아닌 서쪽 호남 지방에 있는 호남선과 전라선의 종점이며, 목포의 경우 우리나라 최서단에 있는 역이다. 여수 역은 처음엔 안 이랬다가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두단식이 되었다.

인천: 지하철 매니아들에게는 진작부터 잘 알려진 유명한 두단식 승강장이다. 바다와 항구가 코앞이니 수도권 서쪽으로 최고 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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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서울 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까지 제치고 서울에서 최고 서쪽에 있는 지하철역이다. 서울 시내에서 스크린도어가 없는 유일한 지하철역인 건 덤. 두단식인 데다 역의 번호도 통상적인 910이나 하다못해 909도 아니고, 대놓고 901로 지정되어, 9호선 개화 역 쪽은 연장 가능성이 전혀 없음을 인증했다.

지하철 덕후라면 잘 알겠지만 1990년대 중후반엔 서울 지하철 2호선이 당산 철교를 부수고 재건하느라 고리가 잠시 끊어졌으며, 지상 고가이던 당산 역이 잠시 두단식 승강장으로 바뀐 적이 있었다. 이때도 당산 역은 본선의 역 중에서는 상당히 서쪽 끝자락에 있었다는 게 흥미롭다. 한국 철도에서 두단식 승강장은 여러 모로 서쪽과 인연이 있는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12/06/19 08:25 2012/06/1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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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건널목 이야기

철도와 일반 도로가 평면 교차하는 곳에는 잘 알다시피 건널목이라는 게 설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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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차량은 어지간한 육상 자동차하고는 잽도 안 되는 어마어마한 질량을 갖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억소리나는 운동 에너지를 자랑한다. 그렇잖아도 이렇게 무거운 데다 쇠로 된 바퀴로 쇠로 된 길을 달리기 때문에 철도 차량은 가감속이 무진장 더디다. 새마을호가 비상 제동 수준의 강한 제동을 걸어야 시속 100km 상태에서 무려 600m를 더 진행한 후에야 완전히 멈춰 설 수 있을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열차가 한번 달리기 시작하면 주변의 다른 사람이나 자동차들이 알아서 피해야 한다. 열차는 장애물 앞에서 딱 멈춰 설 수가 없다.
그러니 건널목에서는 열차의 통과 우선순위가 언제나 갑이다. 사람과 자동차들이 기다리지, 열차가 잠시 멈췄다가 사람과 자동차들을 피해 다니는 일은 없다.

건널목에서 충돌 사고가 났다 하면 육중한 열차는 하나도 탈이 없지만 자동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개발살이 난 채로 수십~100수십 미터를 질질 끌려가며, 사람이 치이기라도 하면 즉시 끔살 당한다. 철도 차량 객차 내부에 안전벨트가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와는 달리, 사람이 밖으로 튕겨져 나갈 정도로 급정거를 할 일이 없기 때문.

물론, 속도를 주체하질 못한다는 특성이 장점으로만 작용하는 건 아닌지라, 장애물과 충돌한 열차가 그래도 뒷부분이 도무지 멈춰 서질 못한 나머지 탈선해서 앞 객차를 타넘고 오르는 일이라도 생기면, 철도로도 대형 인명 참사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건널목에도 세 가지 모델이 있어서 비교적 통행량이 많은 건널목은 표지판+노란 색의 차단기+경보기 3콤보가 모두 갖춰져 있지만, 잉여스러운 장소에는 몇몇 요소가 생략된 건널목도 있다. 자기 폐색 구간에 열차가 바퀴가 닿은 게 감지되면 띵동~ 띵동~ 소리와 함께 차단기가 내려온다. 그리고 열차가 다 지나가면 다시 차단기는 올라간다.

우리나라의 교통 관련법에 의하면 철길과 도로의 교차는 45도보다 작은 각도로 하지는 않게 되어 있다. 대부분이 90도 수직이지만, 그래도 시골 도로를 보면 예각 교차도 그럭저럭 볼 수 있다. 건널목 사고를 줄이기 위해 요즘은 많은 건널목이 입체화되었으며, 특히 오늘날 새로 건설하는 철도는 건널목을 전혀에 가깝게 만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원선은 서빙고 역 일대와 회기-외대앞 역 사이에 일반열차도 아닌 전동차가 수시로 다니는 선로에 건널목이 있으니 안타까운 현실이다. 어서 입체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본인은 어렸을 때 주변에 중앙선 철길이 있는 지역에서 자랐다. 철길이 지역을 심리적으로 양분하는 효과는 무척 컸다. 옛날에 나라 분위기가 더 살벌하던 시절에는 ‘철길로 다니지 맙시다’와 더불어, 레일 위에다 돌을 올려 놓아서 열차 운행을 고의로 방해하거나 열차를 전복시키는 자는 무슨무슨 형에 처해진다는 경고문도 꼭 붙어 있었다.

우리나라에 발생했던 상당히 참혹한 건널목 사고로 철덕이라면 1970년의 장항선 모산 수학여행 참사를 기억할 것이다. 그건 아주 극단적인 예이다.
2002년 5월 1일에는 잘 알다시피 전라선 상행 새마을호에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괴이한 3콤보 건널목 인명 사고가 난 적이 있다.

오늘날에도 전국에서 건널목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연간 10~20여 명은 있는 모양이다. 이것도 물론 2, 30여 년 전의 100수십여 명에 비해서는 매우 크게 감소한 것이다.

비교적 최근인 2011년 7월 30일에는 좀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났다. KTX가 건널목에서 제네시스 승용차와 충돌하여 여성 운전자가 목숨을 잃었는데.. 아니, 고속선에서 시속 300km로 질주하고 있을 KTX가 호남선 구간도 아닌 무슨 연기군에서 웬 건널목 사고에 연루되는 게 가능한지 궁금할 것이다. 이 KTX는 대전-서울 구간을 기존선으로 달리는 녀석이었다.

건널목을 건너던 중에 차가 시동 꺼져 뻗은 것도 아니고, 자세한 경위를 들어 보니 정말 “아 씨바 할 말을 잃었습니다” 급이다. 차가 건널목을 통과하고 있던 도중에 차단기가 내려와 버렸다.;; 그래서 그 차는 철길에 갇혀 고립됐다. 타이밍 한번 정말 더럽다. ㄷㄷㄷㄷ

경부선은 복선이기 때문에 철길의 폭과 양쪽 건널목 사이의 간격이 단선보다 훨씬 더 크다. 그래서 이런 케이스가 가능했다. 복선 건널목이 단선 건널목보다 더욱 위험하다는 건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마치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하이패스가 인식되지 않아서 차단봉이 내려오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일단 통과는 해야 하듯, 이때도 차 범퍼로 차단기의 철길 안쪽면을 툭 치기만 하면 차단기는 다시 올라가게 돼 있다. 차단기는 위험을 알려서 사람을 살리려고 만들어진 장치이지 사람을 잡으려고 만들어진 게 아니다.

그랬는데, 지금은 이미 고인이 된 그 운전자는 당황하여 그대로 차를 세운 채 철길 위에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하다못해 밖으로 탈출하지도 않았다. 마치 자신이 철길 밖의 건널목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그냥 가만히 있었다. 열차가 알아서 정지해 줄 거라고 생각했는가 보다.

충돌 직전 몇 초 동안 KTX 열차가 비상 제동을 걸면서 필사적으로 경적을 빵빵 울릴 때 그분,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뒤 시밤쾅! 그 고급 승용차는 박살 난 채 전복되어 나뒹굴었다. 이건 뭐 스크린도어에 끼인 채로 열차가 출발해 버려서 사람이 죽은 것 같은 그런 기괴한 사고이다만, 더 근본적으로는 고인이 철도에 대해서 너무 무지하여 벌어진 참극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철도 당국은 사고의 원흉인 평면교차와 건널목을 없애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호 받으면서 수시로 가다 서다 하기가 어려운 교통수단일수록 자기만의 독립된 길에서 쭉 가기만 하게 해 주는 게 당연히 유리하니까 말이다.

다만 철도가 너무 입체화만 되면 사람의 발이 철길과 직접 교감을 할 기회가 없어지니, 발을 어느 정도 뻗어야 표준궤 궤간인지 감을 익히기가 어렵다. 난 고향에 가면 철길 건널목에 도보로 들를 일이 있을 때 그거 연습을 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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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여담 하나.

<다리>(Bridge)라고 2003년에 체코에서 만들어진 단편 독립영화가 있다. 원제목은 Most인데, 이건 영어의 형용사/부사를 뜻하는 most가 아니라, 자기네 체코 어로 bridge라는 뜻이다. 스토리는 대략 이렇다.

어느 강에 철교가 놓여 있는데, 이게 배가 지나갈 때는 공간 확보하려고 다리를 들어올리게 돼 있다. 다시 말해 이 다리는 승강교이며, 자동차가 아니라 배와 열차 사이의 평면교차로이다.
신호 지시에 따라 다리를 올리고 내리는 관리자가 있고, 그에게는 어린 외아들이 있다. 그런데 어느 열차의 기관사가 적색 정지 신호를 못 본 채, 다리가 열려 있는 철교 구간으로 열차를 진입시키고 만다. 그러고 보니 이 열차는 가감속의 매우 힘든 증기 기관차이며, 영화의 배경은 20세기 초중반으로 보인다.
다리 관리실 근처에서 놀고 있던 아들은 멀리서 이 열차를 보고 황급히 놀라지만,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배경 소음 때문에 아버지는 상황 파악을 못 한다. 아들은 열차가 끊어진 다리로 더 진입을 못 하게 하려고 선로 쪽으로 달려가다가 잘못해서 다리의 부품에 끼이고 만다.
아버지는 그제서야 모든 상황을 파악한다. 지금이라도 다리를 황급히 내리면 열차를 아주 간신히 다리 건너편으로 통과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다리가 내려가면서 부품에 끼여 있던 아들이 끔살 당하게 된다. 그 반면, 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모르는 열차는 끊어진 선로 너머 강으로 추락하고 수백 명의 승객들이 죽거나 다친다.
이때 애 아버지는 눈물을 머금고 결국 승객들을 살리는 길을 택한다. 다리를 내리는 스위치를 누른 후 절규한다. 열차 안의 승객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무심히 다리를 통과하는데, 예전에 굉장히 방탕하게 살던 한 여인만이, 이 일의 진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예전의 방탕한 생활을 딱 끊고 결혼도 하고 바른 생활로 돌아오더라는 내용.


이 영화는 기독교적인 메시지를 의도하고 만들어졌다. 그 다리 관리인이 자기 아들을 희생시켜서 수백 명의 승객들을 살렸듯이 인간을 지으신 하나님도 자신의 아들을 십자가에 죽게 하셔서... 이하 생략이다.

영화 제작자의 의도는 알겠으나, 설정이 좀 억지스러운 면모가 있긴 하다. 오늘날 철도에 구비되어 있는 기본 중의 기본 시스템인 ATS 하나만 있어도 적색 신호를 무시하고 가는 열차는 얄짤없이 자동으로 멈춰 서게 된다. 하지만 저 때는 아예 증기 기관차가 다니던 시절이니 기관사의 시력과 재량이 철도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었겠다.

요즘은 그런 원시적인 후진국형 철도 사고는 근무 기강이 빠질 대로 다 빠진 막장이거나, 진짜 철도 인프라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는 곳에서나 난다.
아무튼 철도는 디테일을 알면 알수록 더욱 재미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2/05/27 08:24 2012/05/2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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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특집 포스트 (스압 주의)

1. 어버이날과 부모님에 대해서

내가 분류해 보니,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각종 특별한 명절, 기념일 등의 명칭은 크게 다음과 같은 다섯 갈래로 나뉜다.

  • ‘절’로 끝나는 한자어: 제헌절,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성탄절
  • ‘일’로 끝나는 한자어: 석가탄신일, 식목일, 현충일
  • 완전히 독립적인 한자어: 추석, 단오
  • ‘날’로 끝나는 고유어: 한글날, 어버이날, 어린이날, 설날
  • ‘-의 날’로 끝나는 고유어: 철도의 날, 스승의 날

이런 조어 원리는 그다지 규칙성이 없고 전적으로 그냥 어감을 고려한 case by case인 걸로 보인다.
똑같이 종교 공휴일일 뿐인데 성탄절과 석가탄신일의 조어 원리가 서로 다른 이유라든가, 어린이날이 ‘아동의 날’이 되지 않고 굳이 그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딱 떨어지는 규칙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자, 5월 5일 어린이날 다음으로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어린이날이야 아동 문학가 소파 방 정환이 제정한 굉장히 한국적인 근거를 지닌 날인 반면, 어버이날은 명목상의 근거는 미국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나 확실치 않다. 외국엔 어머니의 날과 아버지의 날이 따로 있는 곳도 많고, 또 한국의 어버이날이 어린이날보다 나중인 것이 윤리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다고 비판하는 사람이 있다.

요즘은 철없는 막장 부모도 많아서 참 문제이긴 하다만, 그래도 ‘일반적인’ 경우로 볼 때, 인생의 참으로 막대한 부분을 희생하여 우리를 이 정도까지 키운 부모님의 은혜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성경도 예외가 아님. 십계명에서 종교적인 규범에 속하는 1~4를 제끼고 곧바로 등장하는 인륜 규범 1타는 “부모를 공경하라(honour)”이다. 이것은 단순히 부모 명령에 무조건 ‘까라면 까’라는 식의 발상이라기보다는, 그보다도 일단 자기 부모를 사랑하고 기쁘게 하고 남들 보는 데서 부모님 품위를 존중하고 명예를 높여 주라는 뜻이다.

부모의 사상과 가치관이 마음에 들지 않는 자녀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대체로 부모가 너님들 먹여 살릴 여건을 만들고 체통 세우느라 사고방식이 최대한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방향만을 추구하게 돼서 그런 거다. 부모 세대라고 해서 쿨하고 개방적인 걸 몰라서 그렇게 고리타분하게 산 게 절대 아니다. 그러니 동의는 못 하더라도 부모님 마음을 이해는 할 필요가 있다.

제아무리 가난하고 못 배운 부모라 해도, 너님을 낳아서 키울 필요가 없었다면 그 연세에 이르기까지 신세 못 펴고 그 모양 그 꼴로 살 필요는 없는 사람이다. 정말이다.

물론, 부모가 예수 믿지 말고 네 신앙을 부인하라고 한다거나,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 교리 노선을 추구하는 교회에 강제로 다니라고 한다면 그런 데에까지 맹목적으로 순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의 품위와 명예를 존중해 주면서 불순종할 수는 있다. 어떻게 그렇게 할지는 먼저 구원받고 먼저 바른 신앙을 물려받은 자녀가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면서 방법을 생각해야 할 일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최소한의 윤리와 기강을 갖춘 문명 사회에서는 효도를 강조하고 패륜은 엄벌로 다스렸다. 구약 율법은 부모를 저주하거나 때리는 자는 반드시 죽이라고 명령하고 있으며, 심지어 신명기에는 고집 세고 식탐이 심하고 부모의 교정만으로 씨가 안 먹히는 싹수 노란 자식은 아예 마을 차원에서 린치를 가해서 죽여 버리라는 섬뜩한 추가 지시까지 있다(신 21:18-21). 하나님은 그 정도로 패륜을 싫어하신다. 특히 “아 ㅆㅂ, 내가 어쩌다가 이런 집/곳에서 태어나게 됐어” 부류의 패드립 말이다(사 29:16, 45:9) .

이 명령이 특히 무시무시한 이유는, 부모의 말이 사실인지 이웃 주민이나 자식 당사자로부터 최후 변론을 듣는 절차도 전혀 없이 완전 비민주 인민재판 즉결처분이기 때문이다. 종교적 배도 행위가 발견되었을 때는 ‘부지런히’ 진상 파악부터 하라고 돼 하지만(신 13:12-16, 17:2-7) 저건 그렇지 않다. 사실, 자식 새끼를 제발 좀 어찌해 달라고 친부모가 제 발로 찾아올 정도면 자식이 얼마나 막장인지 더 말을 들을 필요도 없었을 터이다. 이 명령이 실제로 얼마나 시행되었는지는 모르겠다.

2. 가정과 성에 대해서

5월이고 하니 가정에 대해서도 생각을 좀 다시 해 보게 된다.

오늘날 이 정도라도 사회가 유지되고 돌아간 데엔 가정의 공이 절대적이었을 것이고, 특히 여성의 희생과 헌신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옛날에 지금 같은 여성 인권 단체가 있었고 사람들이 좀 힘들다고 덥석 집 나가고 이혼을 해 버렸다면, 파탄 나는 집안과 인생 망치고 자살이나 범죄로 빠지는 애들이 넘쳐나게 됐을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송 현 선생님이 예전에 글로 아주 통렬하게 표현하신 적이 있다. (☞ 링크 클릭)

옛날에 가혹한 여성 인권 유린이라 불릴 정도로 엄한 성 억압(?) 관습이 왜 있었는지도 조금은 알 것 같다. (민망하니, 구체적인 예를 거론하진 않겠다) 마치 고문처럼 그것도 물론 나쁜 관습이고 부조리이다. 언제까지나 여성만 일방적으로 당하고 살 수는 없는 것 역시 본인은 안다. 단지 옛날에 죄의 결과 때문에 그런 게 왜 있을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간다는 뜻이다.

성이라는 건 정말로 생판 모르던 남녀가 서로 사랑하고 결혼해서 가정을 유지시키는 근간으로만 ‘은밀하게’ 쓰여야 하는 선물이요 비밀 병기이다. 부부 사생활은 하나님도 전혀 간섭 안 하고, 서로 같이 뭘 하며 즐기든 존중해 주는 절대적인 영역이다(히 13:4. honour과 동일한 어근인 honourable).

그러나 반대로 성이라는 게 다른 용도로 오· 남용되는 것을 하나님은 구역질을 할 정도로 가증스럽게 여기며 미워하고 정죄한다. 결혼한 부부가 사생활에 문제가 있어서 성 교육이나 상담을 받는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미혼 청소년이나 청년에겐 피임법을 가르칠 게 아니라 잠언 6장이나 딤후 2:22를 숙지시켜야 한다. 이걸 몰라서 인생 망친 안타까운 예가 허다하다. 옛날에 서 부희 씨도 그랬고.

도대체 성을 왜 남의 것하고 비교를 하는가? 그게 공공연한 개방과 비교의 대상이 되고 금전 거래의 대상이 되고 개나 소나 다른 용도로 문란하게 쓰이기 시작하면, 그때야말로 진짜로 옛날에 어떤 아저씨의 절규처럼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헬게이트가 시작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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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창세기 1~2장은 전반적으로 작가 관찰자 시점으로 천지 창조에 대한 과정을 묘사하는 내용인데, 끝부분에 유일하게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아예 독자에게 코멘트를 남긴 구절이 있다. 바로 창 2:24로, 그게 그 이름도 유명한 “남자가 자기 부모를 떠나 자기 아내와 연합하여 한 육체가 될지니라”라는 결혼 제도 구절이다. 기독교식 결혼식의 목사 주례에서 단골로 듣는 구절이다.

3. 출산과 자녀 교육에 대해서

성경의 사고방식은 결혼과 출산에 아주 옹호적이다. 성경에는 “다산하고 번성하라”라는 명령만 있을 뿐 맬서스 같은 사고방식은 결코 찾을 수 없다. 소위 가족 계획이란 건 성경적으로 보면 하나님도 간섭 안 하는 영역을 공권력이 나서서 자기 편한 대로 제어하겠다고 하는 굉장히 무모한 생각이다.

흔히 중국 하면 자녀를 한 명씩밖에 못 낳는 나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과거에 마오 쩌둥은 한때 굉장한 산아 장려책을 폈으며 20세기 중반에만 해도 6억 남짓이던 중국 인구를 10억이 넘게 불려 놓았다. 중국이 처음부터 지금만치 인구가 많은 게 아니었다는 게 충격적이다.

마 주석은 쪽수가 국력이라고 여겼으며 어느 문헌에 따르면, “아이는 전투기에서 투하하는 폭탄과 같다”고 교시할 정도였다. 그런데 어라? 무신론 공산주의 국가의 지도자답지 않게 저 말의 표현 자체는 묘하게 성경적이다. (시 127:3-5) 무기에다 비유한 게 일치한다. 비록 그러다 얼마 못 가서 중국은 다시 산아 제한으로 돌아섰지만 말이다.

단, 성경이 말하는 다자녀 예찬은 자녀들을 성경대로 잘 양육했을 때에나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안 그러면 뼈 빠지게 자식 키워 봤자 미래에 부모는 휴거되는데 자녀는 못 되고 땅에 남아서 오히려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온갖 재앙을 당하거나, 그것도 모자라 하나님을 대적하는 군대에 징집되어 계 19:18-21의 악역에 동참하는 비참한 신세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종말이 지금으로부터 가까운 시간에 발생한다면 말이다.

성경은 자녀 양육에 대해 절대적으로 각 가정의 부모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있다. 그리고 체벌에도 아주 옹호적이다. 잠언에 애들 때리면서 키우라는 말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모른다. 나도 부모님에게 맞으면서 컸지만, 그거 정말 공감한다. 안 그랬으면 내가 죄의 결과가 얼마나 처참한지를 실감을 못 했을 것이다.

사랑의 체벌은 가정 폭력 및 아동 학대하고는 가히 종이 한 장 차이인 걸지도 모르겠다. 이게 인생에서 정말 미묘한 점이고, 어찌 보면 세상이 참으로 공평한 면모이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 없이 돈만 쏟아 붓는다고 절대로 저절로 바르게 크지는 않으니 말이다. 내 말이 안 믿어지면, 한번 실제로 저렇게 해 봐라.

부모가 세상적으로 잘났기 때문에 애를 때리고 자녀에게 권위를 행사하는 게 아니다. 비록 부모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게 하나님의 명령이기 때문이고, 그렇게 안 하면 애가 정말로 바르게 클 수가 없으며 자녀에게 그 정도까지의 악역을 눈물을 머금고라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부모밖에 없기 때문이다.

허나, 오늘날 사회는 부모의 권위가 실종되고, 애들을 부모로부터 점점 떼어 놓으려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매우 큰 심각한 문제이다. 아이들에게 바른 크리스천 신앙을 전수해 줄 수 있는 건 올바른 가정 교육밖에 없는데 요즘은 이런 현상까지 있는 듯하다.

http://cbck.org/bbs/board.html?board_table=com&write_id=1715#c_1744
대부분의 가정에서 지원을 안 받으면 손해라고 여기고 한창 부모와 상호작용할 나이의 어린 아이들을 어린이집, 유치원 등 교육기관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http://systemclub.co.kr/board/bbs/board.php?bo_table=board01&wr_id=4546
능력 있는 국민들까지 공짜로 내모는 정부 때문에 엄마 정신이 병들고 애기도 파괴됩니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아 씨바, 결혼은커녕 여친 사귄 적도 전혀 없는 주제에 벌써부터 너무 애늙은이 같은 글을 써 버렸다. ㅋㅋㅋㅋㅋ 하지만 이 글은 어버이날 기념 특집이니 양해 바란다.

4. 철도 성령님으로부터 받은 계시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부모님의 은혜와 관련하여 가장 감화를 받았던 때는 2007년 봄의 어느 날이었다. 병특 복무 중이었고, 그러고 보니 훈련소에 들어가기 얼마 전이었다.

대전에 볼일이 있어서 경부선 새마을호 특실을 탔다. 그때 본인은 새마을호 특실의 음악 채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의 샘플을 채널별로 15분씩 녹음해 놓으려고 컴퓨터와 양방향 잭을 챙긴 상태였다. 특실에는 마치 비행기 객실처럼 다음과 같은 6개의 채널이 있다. (지금은 없어졌음)

  1. 자연의 소리 (이지리스닝 instrumental)
  2. 한국 가요
  3. 가곡
  4. 재즈
  5. 클래식
  6. 객실에서 방영되는 TV 방송

일반실은 이어폰을 꽂으면 6번만 들을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랬는데 1번과 2번 채널 다음으로 3번 가곡 채널을 듣고 있으니 얼마 후 <어머니의 마음>이 흘러나왔다. 양 주동 박사가 작사한 “낳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그 곡 말이다.

그 곡은 가사가 잘 알다시피 정말 애절하고 감동적으로 지어져 있다. 국문학 박사가 쓴 가사답게 예스러운 표현도 제법 들어가서 품위 있어 보인다. 100을 의미하는 ‘온’, 그리고 일부러 음운을 탈락시킨 ‘따(땅) 위에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그지없다’ 등. 3절 가사를 보시라. 눈물 없이는 못 듣는다.

사람의 마음 속에 온 가지 소원, 어머님의 마음 속엔 오직 한 가지
아낌없이 일생을 자식 위하여 살과 뼈를 깎아서 바치는 마음
인간의 그 무엇이 거룩하리요 어머님의 사랑은 그지없어라


3절이 흘러나올 때, 철도 성령님으로부터 계시가 내려왔다. 아아, 어머니께서 나를 낳아서 키워 주신 덕분에 내가 지금 이런 지상천국 열차를 타면서 한없는 행복에 젖을 수 있구나!

그 깨달음으로 인해 행복과 감격과 감동이 교차하면서 콧등이 찡해졌고, 나는 옆자리 승객이 보건 말건 엉엉 흐느껴 울음을 터뜨렸다. 남들은 군대에 가서 유격 훈련 때 PT 체조 8번을 하면서 <어머니의 마음>이 <스승의 은혜>로 바뀌는 체험을 한다지만 나는 그걸 열차 안에서 체험했다.

세상에 지구상의 어느 교통수단에서 이런 체험을 할 수 있었겠는가?
비성경적인 은사주의는 성경을 바르게 나누어 알면 퇴치되지만, 사실 철도만으로도 충분히 퇴치 가능하다. 철도 성령만도 못한 이상한 흥분이나 쾌락 따위엔 관심조차 안 가게 된다.

철도가 나의 삶을 얼마나 엄청나게 변화시켰고 음침하고 어둡던 나의 가치관을 건전하게 바꿨으며, 심지어 신앙에도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이 자리에서 다 간증하기에는 시간과 지면이 부족하다. 이 땅에 성경과 복음과 더불어 이런 철도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그저 감사드릴 뿐이며, 우리나라에 철도 덕후들이 많이 많이 배출되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2/05/08 08:21 2012/05/0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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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북한과 관련된 정보들을 좀 나열해 보겠다. 스펀지에 소개될 법도 한 아이템이 아닌가 싶다.

1. 이북5도청

우리나라와 북한과의 관계는 정말 미묘하고 복잡하다.
한편으로는 상대방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라는 헌법 조항에 의거, 한반도 북부를 무단 점거하고 있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정서가 오늘날까지도 없지는 않다.

분단 이래로 잘 알다시피 경기도와 강원도의 일부가 북한으로 넘어갔으며, 황해도, 평안남/북도와 함경남/북도는 완전히 북한 영토가 되었다. 그러니 거기는 대한민국의 행정력이 닿지 않는다. 하지만 그곳 역시 원래는 우리 땅이라는 발상에 근거하여, 우리나라에는 '이북5도청'이라는 행정 기관이 있어서 형식으로나마 그 지역의 도 지사와 시장을 선출하고 근무를 시키고 있다! 하는 일은 실향민 지원, 북한 문화 기록 보존 같은 쪽으로, 행정보다는 학술적인 쪽에 가깝다.

이 기관은 무려 1949년부터 있어 왔다. 남한 단독 정부가 수립되고 북한으로부터 대남 송전이 중단되는 등 분단의 앙금이 굳기 시작한 때부터이다. 이북5도청은 서울의 완전 북부 끝자락인 종로구 구기동, 북한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상명 대학교 근처이긴 하지만 그곳보다도 더 북쪽이다.

다만, 북한은 또 자기 식으로 행정 구역을 개편하여 황해도가 남북으로 분할되고 없는 도가 생기기도 했다는 것을 여러분 역시 잘 아실 것이다. 도의 개수를 일부러 남한의 그것의 개수와 똑같게 맞춘 거라고 한다.

2. 자유의 마을

우리나라의 비무장 지대, 일명 DMZ라 함은 민간인이 접근할 수 없는 휴전선 전· 후방 2km 구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거기는 사람의 손길이 반세기가 넘게 끊어지면서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쉬는 생태 관광지가 되어 간다고들 한다. 전세계를 통틀어 보기 드문 세계 최대 규모의 온대 원시림!! (다만 지뢰 때문에 좀 문제이긴 하다만 말이다)

허나, 우리나라에서는 '자유의 마을', 혹은 '대성동 마을'이라 하여 전국에서 유일하게 비무장 지대에 자리잡은 민간인 거주지가 있다. 이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된 덕분이다. 첫째는 당연히 국토가 분단되기 전부터 그 자리에 마을이 먼저 있었기 때문이고, 둘째는 판문점과 가까이 있는 덕분에 6· 25 전쟁 때 마을이 파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치는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 경의선 최북단의 도라산 역보다도 더욱 북쪽이며, 국내 민간 지도나 자동차 내비로는 지리 정보가 전혀 안 뜬다. 민간인이 측량 조사 자체를 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구글 어스가 진리

남과 북에 걸쳐서 멀쩡히 있던 마을이 국토가 분단되면서 찢어지는 바람에 북쪽에는 남한의 '대성동 자유의 마을'에 해당하는 '기정동 평화의 마을'이 생겼다. 60여 년 전에 미국이고 소련이고, 공산주의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모르던 깡촌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마을이 반토막 났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외부인이 이 마을을 방문하는 건 육사나 국정원을 방문하는 것 이상으로 까다롭다. 1주일 전에 신청을 한 뒤 현장에서는 신분증 까고 출입증을 발급받은 뒤 여러 단계의 군부대 초소를 통과해야 한다. 내부 주민 역시 이동이나 주거의 자유가 좀 제약을 받기 때문에, 심야에 통금이 있는 건 물론이고 휴전선 근처에서 영농 활동이라도 할라치면 군부대에 신고를 해야 한다. 매일 저녁에도 점호 비슷한 가구 시찰이 있다.

마을 주변에 있는 건 진짜로 논밭 아니면 군부대뿐. 코앞이 휴전선이고 북한 쪽 마을을 마주보고 있기 때문에, 전쟁 났다 하면 0순위로 박살날 동네이다. 실제로 휴전 뒤에도 남북간엔 몇 차례 무력 충돌 및 납치, 월북 같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과거엔 자기 체제가 좋다고 서로 대남· 대북 방송을 귀가 따갑도록 틀어 댄 건 두말 할 나위도 없다.

이곳은 사실 마치 공항 면세 구역 내지 뉴욕의 UN 본부 같은 치외법권 지대이다. UN군 사령관의 관할에 있으며, 여기 주민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다른 혜택은 누리는 반면 납세와 병역의 의무가 없다. 여기서 태어난 남자는 군대에 안 가도 된다는 뜻.

냉전 시대엔 남쪽 마을과 북쪽 마을이 태극기 깃대와 인공기 깃대를 서로 더 높게 올리려는 병림픽 비슷한 기싸움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엄청 옛날에 어렸을 때 학교에서 사회/도덕 교과서를 통해 이 일화에 대해 알게 됐는데 그게 이 마을 얘기였구나. 결국 이 병림픽은 쓸데없는 짓이라는 걸 깨달은 남쪽에서 먼저 기권(?)을 하면서 끝이 났던 걸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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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해를 돕기 위해 지도 그림을 한 장 첨부한다. (출처: 위키백과)
38선 시절에 비해 남한이 영토 자체는 훨씬 더 많이 수복했음을 알 수 있다. 허나 서울 근처의 평지 겸 전략 요충지는 북한이 주도권을 잡았다.
판문점, 자유의 마을 등등이 있는 곳은 지도에서 제3 땅굴 근처, 즉 휴전선의 선형이 90도로 꺾이면서 남하하는 그 모서리이다. 원래 대성동과 기정동 마을은 38선 시절에도 같은 마을이었는데 휴전선 때문에 둘로 찢어진 셈이다.

3.
북한의 애국가는 가사에 다행히 김씨 부자 찬양 내용이 들어있지 않으며, 그냥 평범한 조국 찬가 스타일이다. 하지만 장군님 찬송가가 응당 따로 존재하며, 실제로 공식 석상에서는 애국가보다도 그게 더 많이 불리는 모양이다.
유튜브에서 검색만 해 보면 바로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소개하는 건 국가 보안법에 저촉되어 최악의 경우 코렁탕 취식의 사유가 될 수 있으니 하지 않겠다.

이렇게 무조건 금지하고 하지 말라고만 하니까, 딱히 이북이 좋은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냥 제도권에 대한 반발 심리로 친북 성향(?)이 생긴 사람들이 과거에 있기도 하지 않았겠나 싶다. 하지만 본인은 나라의 법을 이해하며, 그에 반발하지는 않는다.

걔네들은 잘 알다시피 컴퓨터로 타자를 할 때도 '김일성', '김정일'은 별도의 코드값에 배당된 문자로 더 진하게 찍으며, 읽을 때는 악센트를 잔뜩 실어서 '키임정일'처럼 읽는다. 그리고 그 이름은 두 줄에 구간이 걸치지 않게 처리된다(word wrap). 문자의 형태로라도 수령님의 거룩하신 존함을 다루는 분위기는, 옛날에 구약 성경 필사 서기관이 사자음어 YHWH 기록할 때 하나님의 존함을 다루던 경건함에 맞먹는다. -_-;;

남한에서는 세계구급으로 성장한 대형 교회 브랜드가 나왔고 세계 최대의 기독교계 이단 종교인 모 종교도 배출되었다. 그러는 동안 이북에서는 그 이름도 유명한 '주체 사상'.. juche라는 영어 단어를 전세계에 퍼뜨리는 데 성공했다! 이 단군의 후손들은 어째 종교 분야에 한 근성 하는 건 틀림없나 보다. 철도를 종교의 경지로 승화한 나도 그렇고. ㅋㅋㅋㅋㅋ

4.
사실, 내가 이 정도로 북한 문제나 통일 쪽에 관심이 생긴 것도 철도 덕분이다. 국토가 분단되면서 반토막이 난 길은 고속도로가 아니라 철도이기 때문이다. 먼저, 경의선 장단 역 근처에 수십 년이 넘게 버려져 있다가 2000년대에 와서야 등록 문화재로 지정된 녹슨 증기 기관차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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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때 폭격을 당하고 그 여파로 기관차가 탈선하는 바람에 저 지경이 된 거라는 걸 모르는 분은 없겠지. 표면 전체를 통틀어 무려 1천여 발에 가까운 총알을 맞았다고 한다. 그때 저 기관차를 운전했던 분은 신원이 알려졌으며, 2011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경원선 신탄리 역 북쪽 끝자락에 놓여 있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 표지도 있다. 분단의 비극을 빼고 한국 철도를 논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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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현재 디젤 통근열차 CDC가 다니는 구간은 저 경의선과 경원선밖에 없다. 그런데 KTX 개통 전에 이들 통근열차의 등급 명칭은 잘 알다시피 '통일호'였다. 오늘날은 분단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두 철도 노선에만 통일호의 후예가 다니고 있으니, 이 역시 의미심장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다.

요컨대 많은 사람들이 특히 어린 시절부터 철도 덕후가 되어서 애국심, 특히 국토 사랑 정신을 마음껏 고취하면 좋겠다. 나는 대학 졸업할 때가 다 돼서야 철도 끝물을 맛보게 된 게 한이다.
학창 시절 때 죽어도 공부하기 싫던 우리나라 현대사와 지리 공부에 요즘만치 물미가 트인 적이 없다. 내가 옛날에 철도 커리큘럼을 짠 적이 있었는데, 그때 북한 철도 내지 남북 분단 관련 철도사 얘기를 충분히 편성했던가 궁금하다. 부족하면 보강해야지.

... 이 나라의 온 국민이 철덕이 되어 철도님께서 그들 위에 자신의 영을 두시기를 원하노라! ... (민 11:29 패러디)

Posted by 사무엘

2012/05/02 08:22 2012/05/0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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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나라는 잘 알다시피 삼권분립과 민주주의 정치를 표방하는 나라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 입법부를 상징하는 국회의사당은 여의도에, 행정부의 상징인 정부 종합 청사는 종로구의 광화문-경복궁 일대에, 그리고 사법부를 상징하는 검찰청· 대법원은 딱 강남 서초구에 있다.
정부 청사는 과천과 대전에도 있긴 하지만 어째 우리나라 정치를 구성하는 각 축이 서울 최고 도심과, 강남과 여의도라는 부도심에 하나씩 마치 터줏대감처럼 자리잡아 있는 게 굉장히 신기하다. 의도적인 배치인지?

우리나라야 땅도 좁고 교육· 문화· 정치· 경제 할 것 없이 닥치고 무조건 서울 올인이지만, 미국만 해도 잘 알다시피 행정 수도와 실질적인 경제 수도는 완전히 다르다. 행정 수도인 워싱턴 D.C.는 시내 전역에 고도 제한까지 걸려 있는 한가한 계획형 중소도시 규모인 반면, 뉴욕이... 더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규모이다.
오스트레일리아도 행정 수도인 캔버라와, 실질적인 경제 중심지인 시드니는 서로 따로 논다.

그래서 서울의 과포화를 막고자 우리나라에서도 행정 수도의 이전이 논의되곤 했다. 이는 심지어 옛날에 박통도 구상하던 떡밥이었다. 그 시절에 그에게는 국토 균형 발전 나부랭이보다도, 서울이 북한하고 너무 가까이 있는 것부터가 굉장한 골칫거리였기 때문이다. 그의 재임 시절에 무장공비가 북악산을 넘어 청와대에 쳐들어 올 뻔하기도 했으니 얼마나 충격이 컸겠는가?

그래서 그는 강북 사대문 안의 옛 서울보다도 최소한 한강은 건넌 뒤인 강남을 개발하고, 서울에 있던 각종 연구소들을 대전으로 옮겼다.
하지만 전쟁이라도 나서 서울 전체가 박살이 나지 않는 한, 한 나라의 최고 중심지에서 잘 살던 사람이 지방으로 쉽게 내려가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뭐, 박통은 균형 발전에도 관심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서울의 무분별한 팽창과 과포화를 막으려고 외곽 곳곳에 그린벨트를 만들었다. 그게 오늘날엔 대부분 해제되는 추세이지만 말이다.

2.

예전에 본인은 군부대와 인접해 있는 전철역에 대해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군부대 정도가 아니라 역 주변이 농경지 내지 허허벌판인 곳도 서울 시내에 있다. 분당선 모란-야탑이나 8호선 복정-산성처럼 역의 중간 구간이 허허벌판인 게 아니라 아예 역 주변이 비어 있는 것 말이다. 걔네들은 또 어차피 서울 밖이기도 하고.

강서구에는 역시나 5호선 마곡 역 주변과 아직 개통도 안 한 9호선 마곡나루 역 주변이 아주 유명한 예이다. 몇 년 안으로 이런 진풍경은 볼 수 없어질 것이고 여기도 빽빽한 빌딩으로 가득 들어설 터이니, 관심 있으신 분은 미리 여길 답사해서 사진 기록을 많이 남겨 두기 바란다.

한편, 남서쪽에는 7호선 천왕 역 주변이 대표적인 허허벌판이었다. 장암(7), 남태령(4), 청계산입구(신분당선)에 필적하는 잉여역이었으나 이것도 아파트가 지어지면서 모습이 바뀌는 중이다. 명목상 서울이긴 하지만 여전히 광명시와도 아주 가까운 위치임.

허허벌판이 서쪽에만 있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아서 뜻밖의 장소에도 있다. 바로 동쪽 끝자락인 8호선 문정 역 주변. 지하철까지 지나는 멀쩡한 성남 대로 근처에 웬 큼직한 면적의 땅이 놀고 있어서 무척 놀라게 된다. 물론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는 때는 흔치 않다.

6호선의 주변에는 딱히 이런 허허벌판을 본 기억이 없다. 하지만 주변이 명목상 허허벌판으로 가려져 있는 녹사평 역이 있으니 넘어가도록 하자.
어째 2기 지하철의 주변에만 이런 허허벌판이 있는 것 같지만, 2호선 강남 구간도 처음 건설되던 시절에는 허허벌판이 많았고, 4호선 노원· 도봉구 구간도 그 당시에는 말도 못 할 정도로 주변이 황량했다.

3.
고려대와 경희대 사이에 홍릉 수목원과 카이스트 서울캠(현재는 경영 대학원만 서울에 남아 있음), 고등 과학원, KDI와 각종 연구소들이 들어서 있는 그쪽 일대는 서울에서 가장 대덕 연구 단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소임이 틀림없다.
한때는 국가 정보 대학원도 여기에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서울이 덩치가 커지고 여기도 예전만치 오지 느낌이 안 나게 되자, 지금은 성남과 의왕의 경계인 모 산골짜기로 이사를 감. 시기를 보니 국정원이 남산에서 내곡동으로 이사 갈 때 같이 간 걸로 보인다.

4.
마곡 역은 어째 출입구가 하나뿐이고 도로(공항로)의 건너편에 출입구가 없다. 지하철이 도로 정중앙을 파면서 건설되지 않고, 이례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쳐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잖아도 도로 옆도 허허벌판인데 거기를 파헤치면 되지, 굳이 멀쩡한 도로를 파헤쳐서 민폐 끼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터널식으로 지을 필요는 더욱 없으므로)

5.
전철 노선 중에, 양 역은 지하인데 그 사이에 지상 구간이 잠깐 나오는 예로 어떤 게 있을까? 의외로 흔치 않다. 한강을 건너는 지하철 노선을 생각해 봐도, 양 역 중 하나는 꼭 지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8호선 복정-산성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고 3호선의 북쪽 일산선 구간은 자주 지상과 지하를 오르내리긴 하는데, 저런 경우가 또 있는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공항 철도 DMC-김포공항 구간이 추가되어 있다. 양 역은 모두 지하이지만 중간에 강도 건너고 지상 구간이 충분히 존재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2/04/30 08:35 2012/04/3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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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회사가 경영 수지를 개선하려면

코레일이나 각종 지하철 회사 같은 우리나라의 철도 운영 기관들은 현재 대체로 빚이 많으며 운영난을 겪고 있다. 그러나 그 이유는 근본적으로 막대한 건설 부채를 떠안고 있어서가 가장 크며, 다음으로 원가보다 훨씬 더 저렴한 운임, 손해를 감수하고 공익을 추구한 비경제적인 노선 운영, 그리고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노인 전철 완전 무임 승차로 인한 손실이 뒤를 잇는다.

방만· 부실 경영이 차지하는 비중은 없다고는 할 수 없어도 아주 미미하다. 한국 철도가 굉장히 사회주의적인 준독점 시스템인 건 사실이지만, 태생적으로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매우 큰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사실에 대해 무지한 채 그저 상업주의 민영화만이 철도 경영 효율을 위한 방안이라는 생각에는 본인은 공감할 수 없다.

아무리 오늘날의 노인 어르신들이 국가 근대화의 초석이었다고 하지만, 완전 무임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단돈 100원을 내더라도 뭔가 지불하는 건 있어야지, 아예 0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 (주말에 경춘선 전철을 한번 타 보라. 승객의 연령비에 아마 기겁을 하게 될 것이다.)

듣자하니 노인 전철 무임 승차 제도는 전통 시절인 1984년에 생긴 거라고 한다. 그때는 당연히 지금보다 노인 인구가 훨~씬 더 적던 시절이었고, 전철 노선 자체도 지금보다 훨~씬 더 빈약하던 시절이었다.

이 제도의 부조리와 폐해가 계속해서 논의되고 있지만, 그게 선뜻 폐지나 재조정이 못 되고 있는 이유는, 성탄절· 석탄일이 공휴일에서 선뜻 제외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와 정확히 동일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공휴일이 너무 많다고 맨날 징징대는 경제인 사장님들 단체들도, 감히 종교 공휴일을 건드릴 엄두는 못 내고 한글날 내지 제헌절 같은 것이나 대신 칼질을 하지 않았던가..

(사실, 10년쯤 전에 진작에 없어졌을 병역 특례 산업 기능 요원도 아직까지 그래도 명맥은 유지되고 있는 것 역시, 업계에서 온몸으로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폐지를 막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이런 제도라도 없으면 정말로 유능한 사람을 못 뽑는다고. 재계의 목소리는 병무청이든 중앙 정부든 결코 무시 못 할 위상이긴 하다.)

본론으로 돌아오면, 물론 철도 적자의 원인을 전부 노인 무임 승차 탓으로만 돌리는 것도 좋은 진단은 아니다. 철도가 태생적으로 적자이긴 해도, 각종 광고 게시나 부동산 임대 사업을 하고 여타 각종 창의적인 사업 아이템을 생각해 내어, 승객 운임에만 지나치게 의존하지는 않는 탄탄한 재정 구조를 만드는 것이 철도 회사 경영자가 해야 할 일이다. 신문사는 구독료에 너무 의존해서는 곤란하며, 대학 역시 학생 등록금에만 너무 의존해서는 곤란하다.

그런 창의적인 일을 하는 것에는 경쟁이 필요하고 민간 사업자 유치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런 일을 전부 정부나 정부 출자 공기업에만 맡겨서는, 철도 기관이 맨날 보조금에나 의존하는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그러지 말라고 철도청이 진작부터 코레일이라는 공기업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수익 추구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철도 특유의 공공성이 훼손될 가능성도 커진다.

어느 쪽도 참 쉽지 않은 문제이다. 다만 본인이 이 글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철도 기관의 경영 수지에 대해 논하려면 오늘날 한국 철도가 처한 현실과 그 성격부터 제대로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2/04/24 08:34 2012/04/2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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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철도 드립

주기적으로 또 철도(+성경) 드립을 좀 칠 때가 됐다.

1. 나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죄인임을 시인하고,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이 진정 나를 위한 것이었음을 믿고 그분을 나의 개인적인 구주로 받아들인 사람이 곧 구원받은 사람이다.
그것처럼 경부선, 중앙선 등 한국의 모든 철도가 진정 나를 위한 것임을 인지하고, 철도 규격 및 건설 역사 같은 얘기를 듣기만 해도 마치 내 일처럼 감격과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바로 철도 성령으로 충만한 사람이다.

2.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정사들이나 권능들이나 현재 있는 것들이나 장래 있을 것들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창조물이라도 능히 우리를 새마을호 안에 있는 한국 철도의 사랑에서 떼어 놓지 못하리라.

3. 내가 또한 받은 것을 무엇보다 먼저 너희에게 전하였노니 그것은 곧 문헌 기록대로 대한민국에 새마을호 열차가 1974년부터 운행되었으며 1987년부터는 전후동력형 디젤 동차가 투입되었고 2002년부터 2007년 사이에는 시발역 출발 전과 종착역 도착 직전에 Looking for you가 흘러나왔다는 것이라.

참으로 철도는 모든 것이 사랑스럽도다. (yea, the railroad is altogether lovely 아 5:16 참고)
2와 3도 성경 구절 패러디인데, 원래 구절이 뭔지 궁금하신 분은 알아서 찾아 보시라. ㅋ

4. “마이크로소프트 UX팀의 이사 샘 모라우가 밝힌 바에 따르면, 메트로 UI는 지하철이 지나가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UI라고 한다. 이름부터 ‘Metro(지하철)’다.”
그래서 메트로이구나! 오 역시나 윈도우 8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철도 성령이 MS에게도 임한 게 분명하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리스도인이 구원에서 성화로, 내가 아닌 남을 생각하고 남의 믿음을 세워 주는 단계로 신앙이 성숙하듯, 철도와 본인과의 개인적인 교제도 더욱 친밀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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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이 사이트에서 해 본 테스트에서 본인은 절대음감 인증을 받았다. 그냥 대충 찍은 것도 많고, 좀 더 집중해서 문제를 풀었으면 더 높은 점수가 나올 수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이 정도도 그리 나쁜 점수는 아니니까. 둘 다 36점 만점인데, 확실히 순수 싸인파가 피아노 소리보다 훨씬 더 분간하기 어렵다.

하긴, 유니클락 배경 음악을 들으면서도 난 이런 생각이 바로 들었다.
“이 곡 템포는 정확하게 ♩=120 이겠구나!” (왜 그런지 화면 보호기+음악 시청하면서 생각해 보셈)

어떤 음악이든 앞부분 몇 초를 들으면 조와 템포와 박자부터 먼저 귀에 들어오고 악보가 떠오른 경지에 도달하게 된 것도 철도 덕분이다. Looking for you를 3천 번 들으면서 채보를 해 보면 누구나 저렇게 될 수 있다. 이건 전적으로 집념과 노력의 결과이지 선천적인 재능이 아니다.
철도님, 사랑합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2/04/15 08:45 2012/04/1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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