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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의 추억

1. 공항 가는 길: 드넓은 공항 고속도로와 늘 텅 비어 다니는 공항 철도. 주변 갯벌과 영종 대교의 경치가 무척 인상적이다. 서울에 살면서 짐이 별로 없이 혼자 비행기 탈 때야 싸고 쾌적한 공항 철도가 짱이지만, 공항 철도 수혜권의 밖에 있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게 문제.

2. 으리으리한 인천 공항 여객 터미널: 리무진으로 공항에 갔다면 3층인 출발층에 코앞에서 내리겠지만, 자가용을 갖고 갔다면 지하 주차장, 그리고 철도를 이용했다면 역시 지하에서 내리므로 터미널까지 한참을 걷고 올라가야 한다.
돈 뽑기, 환전이나 휴대전화 로밍 같은 시설은 널렸으니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만능 콘센트 같은 것도 면세점에 가면 다 있다. 하지만 환전은 인터넷으로 미리 해 가야 싸다. 시계 같은 건 군부대 앞에 있는 사제품을 사는 것보다야 미리 챙겨 가는 게 더 나은 것과 같은 이치.

3. 출국 수속: 맨 윗층(3층)인 출국층으로 올라가, 내가 타는 비행기가 소속되어 있는 항공사의 부스로 간다. 짐이 많으면 카트 하나 끌고 긴 줄을 따라 기다린 후, 자기 차례가 되면 출국 수속을 받는다. 미리 프린트해 놓은 E티켓과 여권을 제시하면 되는데, 항공사에 따라서는 아예 E티켓은 보지도 않고 여권만 주면 되는 경우도 있더라.

이 시점에서 항공권이 발권된다. 직원이 어디 앉고 싶냐고 보통 묻는다. 나는 늘 창가 쪽 좌석을 달라고 했고 그럼 그렇게 티켓이 나왔다. 신체 건강한 성인이라면 비상구 쪽 좌석을 달라고 해도 된다. 발을 길게 뻗을 수 있어 무척 편한 자리인 반면, 여기 앉은 승객은 사고가 났을 때 승무원과 같이 다른 승객들 구조를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 이건 항공업계에 법으로 규정된 사항이며, 이 때문에 비상구 좌석은 그렇게 할 능력이 있고 그 의무에 동의하는 승객에게만 발권된다.

4. 소지품: 고속버스의 내부에 짐칸과 객실 내 선반이 따로 있듯이, 비행기를 탈 때도 승객은 큰 짐은 따로 부칠 수 있으며, 작은 짐은 그냥 기내에 갖고 들어갈 수 있다. 부치는 짐은 출국 수속을 할 때 무게를 재고 간단히 보안 검사를 한 후, 항공사 측으로 인계하게 된다. 옷가지나 세면도구, 책처럼 당장은 없어도 되면서 싸고 부피가 비교적 크고, 잃어버려도 그렇게 큰 손해가 아닌 짐은 응당 부치면 된다.

부치는 짐은 수송하는 과정에서 컨베이어 벨트 위에 쿵쿵 떨어지기도 하고 직원들이 막 던지기도 한다. 수송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면 정말 '식겁'을 할 거라던데.. 그러므로 충격에 약한 물품은 부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승객들끼리 짐이 뒤바뀌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가방 손잡이 같은 데에다 나만 식별할 수 있는 색깔의 손수건을 묶거나 표식을 미리 해 두는 게 좋다. 무게도 미리 재어서 테스트해 보는 것 역시 상식.

비행기에는 기내에 휴대 반입이 가능한 짐이 있고, 기내 반입이 안 되어 부쳐야만 하는 짐이 있으며, 아예 부치지도 못하는 짐도 있다. 참고로 기내에는 손톱깎이나 커터 같은 작은 쇠붙이도 갖고 들어갈 수 없으며 이런 건 부쳐야 한다. 비행기에 실을 수 없는 물품에 대해서는 소지를 그냥 포기하고 불우이웃 시설에 기증(?)하라는 물품 포기함도 공항 내부에 있다. ^^;;
이런 것과는 반대로 디지털 카메라, 노트북 같은 고가의 전자 기기들은 부치지 말고 기내에서 개인이 직접 휴대해야 한다.

5. paid 구역으로: 이제 탑승권을 받았으므로 paid 구역으로 들어간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다. 철도처럼 자동 개집표기 같은 건 없고, 입구를 지키고 있는 직원에게 여권과 탑승권을 제시하면 바로 들어갈 수 있다. 곧바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건 보안 검색대이다. 가방, 주머니 속의 소지품, 웃옷 다 꺼내서 바구니에 얹고, 본인도 신발 벗고 검색대를 통과하면 된다.

6. 출국 심사: 검색대를 통과한 후 출국 심사를 받는다. 출국 금지된 블랙리스트 등재 인물이 아닌지만 파악하는 과정이므로 우리 같은 사람에게는 해당 사항 없다. -_-
여권과 비행기 탑승권을 제시하면 직원이 여권에다가 우리 공항을 이용하여 출국했다는 도장을 찍어 준다.

7. 대기: 출국 심사까지 마쳤으니 남은 것은, 면세점 쇼핑을 즐기다가 내가 타는 탑승구를 찾아가 비행기에 타는 것뿐이다. 타는곳이 확장 탑승동에 있다면 아직 갈 길이 한참 머니 지하로 가서 셔틀 전철을 타야 한다. 이 구역 내부는 무선 인터넷도 무료로 잘 돌아가고 있으니, 노트북을 갖고 있고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면 인터넷을 즐겨도 좋다. 비행기 안에서는 인터넷이 안 되므로 어차피 배터리 다 쓸 거면 지금 쓰는 게 낫다.

8. 탑승: 각 게이트별로 아담한 대기실(?)이 있고 승객들이 앉아서 게이트가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 게이트가 열리면 비행기로 탑승이 시작되는데, 보통 1등석 승객과 노약자 장애인부터 가장 먼저 들어가고 일반실 승객도 좌석 번호에 따른 구역별로 승무원의 통제에 따라 탑승하게 된다. 1등석 승객과 다른 승객들은 들어가는 길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실 승객은 2등석까지는 잠시 구경할 수 있어도 1등석을 구경할 일은 잘 없다.
좁은 통로를 지나서 드디어 비행기 내부에 들어간다. 일반실은 좌석이 굉장히 작아서 KTX 일반실 내지 일반과 비슷하다. 버스처럼 안전 벨트가 있고, 다른 교통수단에는 없던 담요가 있다. 그리고 식수가 비치되어 있다.

9. 출발: 비행기를 타는 건 굉장히 큰 일이다. 보통 승객들도 예상 시각보다 훨씬 더 일찍 맞춰서 공항에 알아서 오고 대비를 한다. 작은 공항의 경우 타기로 예정된 승객들만 다 타면 예정 시각보다 먼저 비행기가 출발해 버리는 경우도 있는 있다. 하지만 비행기가 엄청 많이 드나들고 활주로를 조직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인천 같은 큰 공항은 그러지는 못할 것이다.

비행기가 활주로까지 이동하는 것은 꼭 버스가 출발하는 것과 별 차이 없는 느낌이다. 이 동안 우리 항공사를 이용해 줘서 고맙다는 안내 방송과 함께 비상시 대처 요령 같은 게 비디오로 흘러나올 것이다. 그리고 곧 이륙을 할 것이므로 안전 벨트 채우고 전자 기기를 다 꺼 달라는 당부가 나온다. 비행기 내부에서는 이착륙 중엔 안전을 위해 일체의 전자 기기 사용이 금지되며, 순항 중일 때에나 통신 기능이 없는 기기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기내에서 비행기의 이착륙 중에 창밖 풍경을 찍은 동영상은(유튜브에도 있다) 마치 예비군 훈련장 내부 사진(역시 블로그에 나돈다)만큼이나 규정을 어기고 몰래 찍은 것이다.

10. 이륙: 이륙이 시작되면 비행기의 엔진 소리 옥타브가 급증하고 바람 가르는 소리가 거칠게 나기 시작한다. 짜릿하다. 비행기는 정말 이 맛에 탄다. 그리고 갑자기 지구의 중력 가속도의 값이 바뀐 듯한 느낌과 함께 비행기는 공중으로 뜨고 경사감이 느껴진다. 바깥 건물과 도로들이 장난감처럼 작아져 보이기 시작하며 구름마저도 아래로 보이게 된다.

본인의 경험상 인천 공항에서 갓 출발한 비행기가 이륙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거의 15~20분 정도로 일정했다. 택싱 내지 대기 시간이 그만치 걸린다는 뜻이다.

11. 순항: 이제 비행기 안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일만 남았다. 거리에 따라서 기내식이 한두 번 나올 것이고, 일부 노선의 경우 면세품을 파는 카트도 돌 것이다. 기내식은 식사도 있고 음료수+과자 간식도 있다.
아 그리고, 입국 신고서도 여행 중에 배부된다. 당신이 불법 체류자가 아닌 정당한 여행객인지(님의 신분은? 입국 후 어디 체류할 예정?), 생물학적으로 위험한 물품을 반입하고 있는지, 세관에 신고해야 할 귀중품이 있는지 등을 아주 형식적으로 조사하는 것이다. 대부분 해당 사항이 없는 질문들에 답변하여 입국 심사 때 제출하면 된다.

비행기에도 승객이 바깥 경치 좀 구경하라고 창문이 있다. 하지만 비행기 창문은 모든 교통수단들 중 가장 작으며 그 이유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착륙 중일 때는 승무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창문을 다 열어 달라고 하며, 반대로 긴 시간 순항 모드일 때는 자는 승객도 있고 하니 창문을 닫아 놓고 기내를 전반적으로 깜깜하게 해 놓는다. 따라서 객실 조명에 관한 한 비행기는 고속버스와 비슷한 셈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비행기 창문을 연다는 말은 블라인드로 가려졌던 유리창을 보이게 한다는 뜻하는 말이지, 바깥 공기와 객실 공기 사이를 개방한다는 뜻은 절대 아님. ㅋㅋㅋ)

지금 모든 대중교통들이 그렇듯이 비행기 내부에서도 흡연은 엄격히 금지이다. 특히 화장실 안에서 몰래 피우는 건 금기 1순위이다. 담배 연기가 화재로 오인이라도 됐다간 망신 톡톡히 당한다. 아예 담배 자체를 기내 반입 금지 물품으로 분류하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라이터는 말할 것도 없고!
몇십 년 전만 해도 간접 흡연 때문에 폐암 걸린 스튜어디스가 소송 제기까지 했었는데 세상 참 많이 변했다.

※ 글을 맺으며

비행기 몇 번 타 보지도 않았는데 그래도 생생한 기억이 남아 있어서 몇 자 정리해 보았다. 착륙 쪽은 쓰자니 너무 힘들어서.. 여기까지만. -_-

그 집채만한 배가 바다에 어떻게 떠 다니는지는 솔직히 이해가 된다. 배만 중력이 있는 게 아니라 유체에도 중력이 있으며, 근본적으로 물도 그렇게 호락호락 가벼운 물질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집채만한 비행기가 어떻게 하늘로 뜰 수 있는지는 나는 아직까진 도저히 이해를 못 하겠다. 그냥 무슨무슨 법칙과 수학 공식으로 설명을 하더라도 내 마음으로 "실감"이 가지는 않는다. 더구나 그냥 뜨는 것도 모자라 전투기 에어쇼 같은 건 도대체 어떻게 하는지??

오늘날의 고정익 비행기는 정말 잘 통제된 아슬아슬한 조건 하에서만 뜰 수 있다. 새처럼 자기만 혼자 곱게 뜨는 게 아니라 주변에 온갖 side effect를 남기기 때문에 정말 깔끔하게 잘 정돈된 활주로도 필요하며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야 한다.

조류 충돌 같은 건 상상도 하기 싫은 악몽이다. 엔진이 풀로 돌아가고 있는 팬으로 불순물이 빨려 들어갔다간 작살 난다. 그래서 화산이 폭발해도 화산재와 먼지가 무서우니 그쪽은 피해서 비행해야 하고, 심지어 비행기 위에 쌓인 눈도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 눈 때문에 무거워서가 아니라, 눈이 쌓임으로써 비행기 날개의 표면 외형을 왜곡하여 날개가 만들어내는 양력 효율을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비행기 활주로는 무거운 비행기의 착륙 충격을 견딜 수 있게 일반 도로보다 훨씬 더 튼튼하고 특수하게 건설된다. 비행기 타이어도 자동차 타이어보다 훨씬 더 비싸고 고급 재질로 만들어지며 교환 주기가 짧다. 타이어 내부에는 화재의 요인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산소가 전혀 없이 비활성 기체인 질소만으로 100% 주입한다. 물론 지구 대기도 이미 80%가 질소이긴 하지만.
비행기 타이어가 터지면 터진 부분만 땜질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 한번 착륙을 수행한 비행기는 타이어가 굉장히 열과 무리를 많이 받아 있기 때문에, 몇 시간씩 식히고 쉬게 해 줘야 한다.

V1 속도를 넘어서면 이륙을 중단할 수 없이 무조건 떠야 하며, 연료 소비를 감안하여 이륙할 때와 착륙할 때의 허용 무게도 다 정해져 있다. 그래서 이륙했다가 곧장 다시 착륙하면 아직 연료 때문에 비행기가 많이 무거운 상태인지라 활주로와 비행기에 심한 무리를 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비행기는 긴급 환자 발생 같은 비상 사태로 인해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고 조기 착륙할 경우, 선회 비행을 하면서 아깝지만 연료를 버려야 한다. 어떻게든 정상 운항 후 착륙할 때와 같은 무게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정말 복잡하지 않은가?
이래서 사람이 만든 날개는 역시 신이 만든 날개보다는 불완전한 건지도 모르겠다.
사냥꾼의 총에 맞아 추락한 새가 땅에 떨어지면서 폭발과 화재를 일으키지는 않는다는 게 대단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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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10/01/11 09:57 2010/01/1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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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미

새로운 의약품이 개발되었을 때는 임상 실험을 차마 사람을 대상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맨 처음에 동물을 상대로 실시한다. 사실 의학 내지 생명 공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실험용 흰쥐를 비롯해 적지 않은 동물들이 희생된다. 그래서 그런 연구소의 뒤뜰에는 동물 위령탑이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이쪽과는 완전히 다른 분야에서 또 인간에게 예상되는 위험을 대신 체험해 주는 존재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더미(dummy)이다. 더미란 사람과 유사한 체구, 체중, 표면 재질을 갖추고 있는 마네킹 비슷한 인체 모형이다. 여기에다 온갖 센서들을 장착한 후 개발 중인 신차의 좌석에 곱게 앉혀 놓고 차를 충돌시킴으로써, 탑승자가 신체 부위별로 어떤 데미지를 받았는지, 생명에 지장은 없는지, 차 디자인이 안전 면에서 문제가 없는지를 연구진들은 꼼꼼히 분석하게 된다. 보통 시속 60km로 주행하다가 콘크리트 벽에 정면충돌하는 테스트가 가장 일반적인 형태 같다.

더미는 덩치는 옷 가게에 진열돼 있는 마네킹과 비슷하다. 그러나 용도는 그런 마네킹과는 근본적으로 완전히 다른 물건이다. 코스프레를 하는 일이 없으며 사람의 체중까지 흉내내어야 하기 때문에 마네킹보다 더욱 무겁다(지게차로 운반한다고 한다). 또한 대량 생산하는 물건이 아닌 데다 최첨단 센서 장비가 동원되다 보니 가격도 굉장히, 엄청 비싸서 한 개 가격이 억대에 육박한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더미 하나의 가격이 거의 버스 한 대 가격이라는 뜻.

더미는 성인 남자, 임산부, 노인, 어린이, 아기 등 다양한 체구별 에디션(?)이 존재하며 이 한 세트가 일종의 더미 일가족을 구성한다. 실제로 자동차 회사의 연구소는 이런 더미 한 세트를 보유하고서 한 모델이 개발될 때까지 수십에서 무려 백수십 회에 이르는 충돌 테스트를 하게 된다. 한번 테스트용으로 사용한 더미는 강한 충격으로 인해 파손된 부품만 그때그때 교체하고서 거듭 재활용하는 게 일반적이나(가격의 압박), 심하게 손상된 더미는 어쩔 수 없이 폐기하고 새걸 구입하기도 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 충돌 테스트를 할 때 차를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궁금하지 않은가? 밖에서 차를 원격 무인 조종이라도 하는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차는 가만히 서 있으면서 바닥의 무빙워크 같은 궤도가 위의 차를 날라서 벽에다 부딪히게 만든다고 한다. 궤도가 힘이 엄청 좋아야 할 것 같다.
쉽게 말해 실험 대상차는 시동을 걸지 않으며 바퀴가 굴러가지도 않는다는 뜻인데, 내가 옛날에 무슨 충돌 실험 동영상을 본 기억으로는 바퀴도 굴러갔던 것 같아서 좀 의아스럽다.

어쨌거나 교통사고란 정말 있어서는 안 될 비극이다. 그냥 순식간에, 너무나 허무하게 사랑하는 가족, 사회 구성원, 유능한 인재를 죽거나 불구 병신으로 만들며 그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특히 이놈의 음주운전 사고는 단순 과실치사가 아니라 고의성을 가미하여 살인 내지 살인 미수죄로 다스려야 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09:54 2010/01/1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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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축 (서 -> 동 순)

15: 가장 서쪽에 있는 서해안 고속도로입니다. 서울 2기 지하철 전구간, 그리고 인천 공항과 더불어 2001년에 완전 개통한 이 도로는 서울-목포를 일직선으로 연결하며 특히 충청도 서부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서울에는 서서울 톨게이트로 진입하며, 횡축인 영동 고속도로하고는 안산 분기점에서, 외곽 순환과는 조남 분기점에서 만나는데 두 분기점은 서로 굉장히 가까이 있습니다.
소설 <상록수>의 저자 심 훈이 최 용신의 장례식에 참석하러 당진에서 안산까지 찾아왔다고 하는데, 그 이동 경로가 이 도로하고 거의 정확히 일치합니다.

1: 한국 고속도로의 상징인, 그 이름도 유명한 경부 고속도로입니다. 대각선 경로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횡축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건설비가 1km당 사기에 가까운 1억 원이 들었고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규모로 건설된 일본 동명 고속도로 건설비의 1/8이 들었다는 도로. 그러나 그 후 유지 보수, 패치하는 데 비용이 훨씬 더 많아 든 도로. 1970년 7월 7일에 개통식이 열렸고 공사 중에 77명이 순직했다는 그 도로입니다.
평택 이북으로는 철도와는 달리 서쪽이 아닌 동쪽으로 간다는 점, 그리고 남부에서 경주와 울산 근처로 우회한다는 점만 빼면 철도 경부선과 노선이 얼추 비슷합니다. 분당에 서울 톨게이트가 있으며, 영동과는 신갈 분기점에서, 외곽 순환과는 판교 분기점에서 만납니다. 처음엔 전구간 4차선으로 건설됐지만 지금은 건천-경주-울산 같은 남쪽 최고 오지 구간만 제외하면 거의 다 6, 8차선급으로 확장됐습니다.

25: 이 번호는 서울에서 시작하는 고속도로가 아닙니다. 경부 고속도로에서 시작하다가 천안에서 갈라지는 논산-천안 민자 고속도로와, 호남 고속도로를 한데 묶어 25번이라고 일컫습니다. 원래 대전에서 논산까지 이어지던 구간은 251번 호남 고속도로 지선으로 바뀌었습니다. 마치 철도에서, 서대전-대전처럼 원래 호남선의 일부였던 구간이 대전선이라는 지선으로 바뀐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35: 중부 고속도로와 통영-대전 고속도로를 한데 묶어 일컫는 번호입니다. 두 고속도로는 엄밀히 말하면 서로 끊어져 있고, 그 사이의 청주-대전은 경부 고속도로 구간을 공유합니다. 중부는 잘 알다시피 청주, 이천, 용인, 광주, 하남처럼 산으로 가로막혀 있고 철도도 없던 수도권 동남부 교통 오지의 접근성을 크게 올려 주었습니다.
호법 분기점에서 영동 고속도로와 만나며, 하남 분기점에서 외곽 순환과 만남과 동시에 이 고속도로도 끝이 납니다. 동서울 톨게이트가 있습니다. 대전 이남은 가 본 적이 없군요.

37: 폭증하는 교통량을 감당하기 위해, 이천에서 하남까지 위의 중부 고속도로와 동일한 구간에다 또 도로를 건설한 것입니다. 제 2 중부 고속도로라고 부릅니다. 경부는 대부분 평지에 저렴하게 건설됐기 때문에 확장이 쉬웠지만, 중부는 길이 없는 험준한 산을 다 고가와 터널로 뚫으면서 건설된지라 도저히 확장을 할 수가 없었고 옆에 도로를 또 만드는 수밖에 없었지요. 제 2 중부는 중간 나들목도 없기 때문에 일종의 장거리 급행 도로 역할도 합니다.

45: 중부내륙 고속도로입니다. 대전을 안 거치고 여주, 충주, 상주 같은 국토 최고 중심부를 관통하여 경기도와 경상도를 지름길로 연결합니다. 덕분에 서울에서 구미 이남으로 가는 고속버스들은 이 도로를 즐겨 이용합니다. 가는 길목에서 철도 충북선과 경북선하고 모두 마주치며, 김천에서 경부 고속도로와 만나지요. 김천 이남으로는 창녕, 마산까지 한데 쭉 이어지는데, 그쪽까지는 가 본 경험이 없습니다.

55: 대구에서 출발하여 군위, 의성, 안동, 풍기, 제천, 원주로 가는 중앙 고속도로와, 그 유명한 부산-대구 민자 고속도로를 한데 일컫는 번호입니다. 중앙 고속도로는 철도 중앙선과 놀라울 정도로 노선이 비슷하죠. 하지만 이제 수도권과 꽤 멀리 떨어져 있으며 북쪽에서 서울을 향하지 않고 춘천으로 간다는 점 때문에 평시에 통행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경부 고속도로에서 중앙 고속도로는 금호 분기점에서, 부산-대구 민자 고속도로는 동대구 분기점에서 진입하면 되는데, 이 둘의 거리는 그렇게 길지는 않습니다. 본인 이용 경험 없음.

65: 서해안 축에 비해 여전히 교통 오지로 남아 있는 동해안 축을 연결하기 위한 고속도로 노선입니다. 현재는 작년 말에 갓 개통한 부산-울산간 민자 고속도로에 이 번호가 붙어 있지요. 경부 고속도로는 너무 서쪽으로 치우쳐 있어서 정작 울산에서는 이용하기 힘든 감이 있었습니다.
새로 생긴 고속도로는 부산과 울산을 30분대 거리로 연결해 주었지만, 길이 너무 곧아서 과속의 여지가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본인 이용 경험 없음.

※ 횡축 (남 -> 북 순)
우리나라는 통일을 염두에 두고 도로에서 남쪽을 기점으로 본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래서 동서를 관통하는 횡축 도로도 남쪽부터 차례대로 번호를 매깁니다.

10: 국토 최남단에 있는 남해 고속도로는 철도 경전선과 노선이 거의 일치합니다. 본인 이용 경험 전무함.

12: 4공 때 경부가 건설됐다면, 5공 때는 대구와 광주를 잇는 악명 높은 88 올림픽 고속도로가 건설됐죠. 소백 산맥을 넘으면서 주변 경치는 정말 좋지만, 그래 봤자 최고 시속 겨우 80에 중앙 분리대도 없는 2차선의 열악한 도로입니다. 중앙선을 넘어 앞차를 추월하려다가 맞은편 차선과 정면 충돌 사고도 막 나서 교통사고 치사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본인 이용 경험 전무하며, 언젠가 드라이브를 해 보고 싶음.

20: 산으로 가로막힌 지형의 특성상 경주를 거치는 길밖에 없었던 포항과 대구를 직통으로 이은 것을 시작으로, 무주, 익산, 군산을 연결할 예정인 노선 번호입니다. 그렇게 다 완공되고 나면 국도 4호선과 경로가 얼추 비슷해지겠군요. 본인은 이용 경험 없음.
하지만, 이 고속도로가 생긴 후에도 시외버스들은 여전히 경주를 거쳐서 대구나 서울로 가고 있으며, 대구-포항은 고속버스 노선도 없어서 이 도로의 이용 빈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얘는 대구-부산과는 달리 비싼 민자 도로는 아니지요.

30: 2007년 말에 개통한 청원-상주 고속도로에 붙은 번호입니다. 이 도로는 국내에서 최초로 최고 시속 120km를 기준으로 건설되기도 했습니다. 서쪽으로 평택까지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동쪽으로는 별다른 계획이 없군요. 아마 안동, 영덕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본인은 딱 한 번 구경한 적 있습니다. 회인, 속리산 등 지금까지 들어 보지 못한 나들목 이름이 나와서 놀랐더랬습니다.

40: 경기도 남부에서 서해안과 경부 고속도로를 연결해 주는 평택-안성간 고속도로로 개통했습니다. 비록 지금은 짧지만 앞으로 진천, 충주, 제천까지 연장될 예정입니다.

50: 횡축 고속도로 중에 현재 가장 길고 유명한 영동 고속도로입니다. 수도권에서도 가깝기 때문에 인천에서 강릉까지 이 도로가 경기도 남부에서 감당하는 교통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며,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차들로 인해 큰 혼잡을 겪고 있습니다. 신설된 직선 고가 도로 덕분에 서울에서 강릉까지 불과 3시간대에 갈 수 있으며, 이는 재래식 철도인 태백, 영동선과는 비교할 수 없이 빠릅니다.

60: 영동보다 더 북쪽으로, 한창 건설이 진행 중인 경춘 고속도로에 이 번호가 붙어 있으며, 이 도로는 앞으로 강원도 양양까지 연장될 예정이라 합니다.

※ 다음은 수도권에 있는 여타 고속도로들입니다.

100: 서울 지하철 2호선을 떠올리게 하는 외곽 순환 고속도로입니다. 첫 구간이 건설된 이래 거의 20년만에 완전한 고리를 이루게 되었지요. 경기도 남부에서는 마치 영동 고속도로처럼 횡축 노선을 제공하고 있고 북부는 민자 구간으로 서울 교외선과 노선이 매우 비슷합니다. 저는 남부 구간만 구경해 봤습니다. 의왕, 과천에서 매우 높은 고가로 경부선 철길을 타넘는 형태가 인상적입니다.

110~130: 120번이 경인 고속도로이고 130이 그 위로 지나는 공항 고속도로, 그리고 110은 제 2 경인 고속도로입니다. 인천과 서울은 철도도 2복선이고 고속도로도 무려 3개나 있는 셈이네요. 차선도 당연히 8차선. 그래도 쏟아지는 교통량을 감당을 못 해서 저속도로, 통행료 폐지라는 말이 나오는 지경입니다. 전국에서 가장 뻑뻑한 길은 단연 ‘경인’ 축임이 틀림없습니다.
저는 인천은 전철로밖에 가 보질 않아서 이쪽 고속도로는 구경한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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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1 09:43 2010/01/1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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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의 종류 정리

사람이나 물건을 싣고 공중을 비행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모두 통틀어 ‘항공기’(aircraft)라고 한다.
미사일은 항공기와 같은 역학 원리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지만 단순히 비행체일 뿐 항공기는 아니다.
또한 아예 지구 대기권을 벗어나 날아가는 로켓, 우주 왕복선은 비록 승무원이 탑승했다 하더라도 항공기라고 간주하지는 않는다.

항공기를 분류하는 큰 속성을 둘 꼽자면 경항공기냐 중항공기냐, 그리고 동력원이 있냐 없냐이다.
경항공기(aerostat)란 밀도를 공기보다 낮춤으로써 날아가는 항공기를 말한다. 동력원이 없는 경항공기는 기구(balloon)이며, 동력원이 있는 경항공기는 비행선(airship)이다.

밀도를 낮춰서 뜨기 위해서는 경항공기는 부피가 어마어마하게 커야 한다. 비운의 사고로 최후를 맞이한 힌덴부르크 호의 경우 생긴 것만 봐도 프로토스 캐리어를 연상시키는데, 타이타닉 호보다 덩치가 더 컸다. 마치 옛날에 자전거가 앞바퀴가 엄청나게 컸던 것 같은 그런 과도기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물론 그래 봤자 수송 인원은 오늘날의 중형 제트 여객기 수준밖에 안 된다.

기구는 수송력과 이동성은 실용적인 가치가 거의 없으며 그저 하늘에 뜨는 것 자체에만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한다. 그나마 비행선이 20세기 초반에 여객 수송용으로 잠시 실용화된 적이 있다가 경제성, 안전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오늘날은 사라졌다. 공기보다 가벼운 대표적인 기체인 수소는 너무 위험하고 헬륨은 너무 비싸다는 게 문제이다. 공기보다 가볍다고 해서 기구가 한없이 위로 올라가면, 희박한 주변 공기 탓에 기구 내부의 공기가 펑 터져 나오고 만다는 것도 잘 알려진 현상이다.

그럼, 중항공기에 대해 살펴보자. 중항공기는 공기보다 무거우며, 양력이라는 물리 특성을 활용하여 공중에 뜬다. 중항공기 중에 동력원이 없는 것은 글라이더(glider)이다. 물론 글라이더는 스스로 공중에 뜰 수는 없기 때문에 마치 연을 처음 날릴 때처럼 자동차 견인 같은 도움을 받아야 한다. 동력도 없는 데다 밀도까지 높은 글라이더는 기구만큼이나 용도가 크게 제한되며, 탑승 인원도 거의 전투기 수준밖에 될 수 없다.

동력원이 있는 중항공기가 드디어 진정한 ‘비행기’(airplane)이라고 불릴 수 있는 교통수단이며 그 전신을 라이트 형제가 최초로 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car이다가 이제 automobile로 바뀐 셈이다. 비행기는 크게 고정익 항공기와 회전익 항공기로 나뉜다. 전자는 고정된 커다란 날개를 통해 양력을 얻어서 공중에 뜨며, 이착륙할 때 활주로가 필요한 평범한 비행기이다. 후자는 우리가 헬리콥터라고 부르는 그런 비행기이다. 물론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중간 형태의 비행기도 특수한 용도로 쓰인다.

따라서, '경비행기'는 말 그대로 덩치가 작은 중항공기를 일컫는 말이지만, '경항공기'는 부피면에서 비슷한 수송력을 지닌 중항공기보다 훨씬 더 크면 컸지 결코 작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퀴를 굴려서 지표면과의 마찰을 의지하여 움직이는 육상 교통수단과는 달리, 항공기와 선박에는 동력원이 없이 움직이는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비록 동력 기관이 발명된 것은 2, 300년 남짓밖에 안 되었지만, 육로와 해로는 성경에도 등장할 정도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된 교통수단이다.

그 반면 철도는 은근히 굉장히 최근에 발명된 교통수단으로, 처음 등장한 시기가 고작 1800년대밖에 되지 않는다. 항공은 역사가 더 짧아서 겨우 1세기 남짓이다. 그래서 항공업계에서 쓰이는 cabin, boarding, captain 같은 용어는 선박 분야로부터 고스란히 물려받은 용어이기도 하다. 다른 교통수단도 마찬가지이지만 항공은, 말세에 인류의 이동이 빨라져 이리저리 왕래하고 지식이 증가할 거라고 성경 다니엘서에 예언된 그 예언을 이루는 주된 도구임이 틀림없다.

그나저나 집채만한 비행기가 어떻게 공중에 뜨고 전투기는 묘기까지 부릴 수 있는지, 글라이더가 어떻게 뜨는지도 나는 도통 이해할 수 없다. 파일럿 류만 이해가 안 가는 게 아니라 항공기 류 자체가 별로 이해가.. ㅜㅜ
불과 몇백 년 전만 해도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조차 공기보다 무거우면서 하늘을 나는 artifact는 존재 불가능이라고 단언을 했었지 않은가.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09:39 2010/01/1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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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공항 스타라인

인천 공항 내부에 있는 스타라인이라는 무인 경전철은, 인천 공항에 확장 탑승동이 지어진 관계로 main 여객 터미널과 확장 탑승동을 연결하기 위해서 활주로 지하에 건설되었다. 둘 사이의 거리는 거의 900미터 정도 된다고 한다.
완공도 작년 6월이니 얼마 되지 않았으며, 한창 내가 병특 마칠 무렵에 생긴 것이었다. 작년에 미국 갔다 올 때도 이미 있었다는 얘기인데 나는 물론 그땐 그런 게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물론 타는 곳은 승차권을 소지하고 보안 검색과 출국 신고까지 마친 승객 당사자만 들어갈 수 있는 ‘면세 구역’에 있기 때문에 일반 공항 방문객이 이걸 이용할 수는 없다. 확장 탑승동은 전구간이 면세 구역이다. 지난 3월 말에 중국 갔다 올 땐, 겨우 1시간 남짓 제주도 거리밖에 안 되는 노선을 이용하는데 탑승구까지 가느라 시껍을 했다. 비행기에서 내린 직후 공항의 면세 구역을 완전히 벗어나 환영객이 기다리고 있는 출구까지 나가는 데 거의 30분은 걸린 것 같았다. 수하물 찾을 것도 없었는데도! 아예 비행기 탑승권 뒷면에도 “탑승구가 졸라 멀리 떨어져 있으니 공항에 꼭 충분히 일찍 오셔야 합니다” 주의 사항이 찍혀 있었다.

스타라인 자체에 대해서 얘기를 좀 더 하자면, 일단 서울 지하철이나 심지어 공항 철도와도 굉장히 다르다. 차량은 3량 1편성이며, 운전석이 없는 무인 열차여서 앞뒤 터널 경치를 볼 수 있다. (물론 차량 자체도 일본에서 도입한 거라고 한다) 그리고 고무 바퀴이다. 한 편성 안의 모든 차량이 같은 외형으로 생겼으며 객실과 객실 사이를 이동할 수 없다. 다수의 항공 여객을 아주 짤막한 시간 동안만 수송하는 차량의 특성상, 좌석은 소수의 노약자석 말고는 없다.

또 하나 매우 중요한 사실이 있다.
재미 삼아 한 열차 안에서 짱박고 있다가 왔던 길로 되돌아가면 되는 일반 광역전철과는 달리, 이 열차는 장난으로 탈 수가 없다. 이 열차를 타기 위해 별도의 승차권이라도 사야 하는 것도 아니고 완전 무료인데도 왜 그럴까? 교통수단별로 시스템의 차이를 살펴보자.

고속버스 터미널은 심지어 승차권 없이도 아무라도 승강장까지 갔다가 잠시 차내에 들어가서 배웅을 하고 올 수도 있다. 한 차의 승객이 적기 때문에, 승차권 검사는 어차피 출발 직전에 차내에서 이루어진다.
그 반면 철도는 역내에 개집표기가 있어서 마치 고속도로의 톨게이트처럼 paid 영역과 non-paid 영역이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다. 일반 열차역의 경우 비승객이 paid 영역에 잠시 들어갔다 나오려면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비승객이 열차 객실 내부까지 들어가는 것을 금지는 하고 있으나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이제 국제선 공항은 어떨까? 입장권 같은 건 꿈에도 상상할 수 없다. (면세점 쇼핑 좀 하려고 입장권 구입? ㅋㅋㅋ) paid 영역 안에서도 출발 승객과 도착 승객이 드나들 수 있는 구간은 매우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다. 출발(출국) 승객과 도착(입국) 승객을 엄격하게 분리시켜야 하기 때문에, 스타라인 같은 열차 안에서도 두 부류의 승객이 섞여서는 절대 안 된다.
이런 이유로 인해 한번 여객 터미널에서 확장 탑승동으로 이동한 출국 승객은 다시 터미널로 돌아올 수 없으며 매번 열차는 한쪽 출입문을 열어서 모든 ‘출국’ 승객이 내린 것을 확인한 후에 거길 닫고 반대쪽 출입문을 열어서 ‘입국’ 승객을 받아들인다.

공항에 따라서는 여객 터미널과 탑승동이 일체로 연결되어 있지 못해서 paid 영역으로 들어간 후, 공항 건물에서 비행기까지나 또는 그 반대로는 저상 버스를 또 타고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인천 공항은 그런 게 없고 모든 탑승구가 건물로 연결되어 있다. 철도역으로 치면 역사와 승강장이 따로 있는 옛날 역과, 100% 선상역으로 지어지고 있는 요즘 역의 차이 정도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나저나 항공업계는 어찌 보면 가장 세계화 텃세가 강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대한 항공이 ‘코에어’로 사명을 바꾼다던가, 요즘 전철까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승객’ -> ‘고객’ 이런 트렌드는 없는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09:34 2010/01/1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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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탐사선들

인류가 만들어 낸 인공물(artifact) 중 현재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2호이다. 태양계를 떠나 지구로부터 한없이 멀어지고 있는 탐사선은 파이어니어 10/11호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이것 말고도 더 있다는 걸 알게 됐다.

http://blog.naver.com/bk210850/140001208301
이들은 이미 태양-해왕성 사이 거리의 두 배에 달하는 지점마저 넘어섰다.

파이어니어 10호의 경우 2003년 초에 정말 가냘픈 신호가 감지된 것을 끝으로 교신이 영영 끊겼고, 이제는 수명이 다 해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보이저 탐사선은 지구로부터 100수십 억 km나 떨어져 태양계의 거의 끝자락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예상 수명을 훨씬 초과하여 살아 있고 활동 중이라 하니, 정말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렇게도 멀리서 오는 탐사선의 미약한 전파를 잡아내려면 정말 넓고 크고 성능 좋은 안테나들을 세계 각지에 설치해 놔야 한다.

  (파이어니어 10호는 2000년 말에도 교신이 한동안 끊겨서 이거 실종이 아닌가 싶었으나 2001년 5월에 다시 신호가 와서 관계자들이 안도한 적이 있었다.)

무려 30여 년 전, 박통 시절에, 인텔에서 이제 막 4비트/8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만들어 내던 시절에 발사된 우주 탐사선이 지구로 각종 행성들의 사진을 보내 왔다는 게 정말 믿기 힘들다. 하다못해 JPG 압축 알고리즘도 없던 시절인데 말이다.
본인의 경우, 처음 봤을 때의 전율과 감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사진이 뭐냐 하면 달 뒷면의 모습, 그리고 달과 지구가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한 사진에 찍혀 있는 모습이다. 달은 지구에 비해서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기괴하게 큰 위성인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인류가 이런 정보와 지식을 얻기까지 몇 년이 걸렸던가!

1960, 70년대엔 냉전 구도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미국과 러시아가 우주 개발이 한창 전성기였다. 어떤 놈은 금성과 수성의 표면을 관측한 뒤 임무를 마치고 태양을 돌다가 과열되어 최후를 마치기도 했고, 어떤 놈은 금성 대기권에서, 어떤 놈은 금성 표면에서 1시간을 버티다 고열 고압을 견디지 못하고 파괴되기도 했다. 탐사선 이름은 기억 안 나는데, 목성 착륙을 시도하다가 그대로 파괴되어 버리고 연락이 끊긴 놈도 있었다. 목성은 크기만 작을 뿐 내부 성분은 태양 같은 항성과 완전히 똑같다고 하니, 착륙했다간 그 길로 짙은 고압 유독가스에 모든 게 분해되어 버릴지도 모르겠다. Quake 3 Area에 나오는 Fog of Death가 생각난다.

그런 시도가 있은 후 어떤 놈은 그렇게 특정 행성에서 말뚝 박고 최후를 마치는 게 아니라 아예 태양계 밖으로 영원한 질주를 시작한 것이다. 기존 행성의 중력을 이용하여 나름 초속 수십 km로 주행한다 하지만 그래 봤자 한 행성에서 다른 행성까지 가는 데 꼬박 2~3년씩 걸린다. 지구와 전파를 교신하는 데도 수십 분에서 한두 시간은 족히 걸린다. (태양-지구 사이의 거리인 1 천문단위가 전파로는 8분 20초 가량 소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체 연료도 없는 우주 탐사선이 아무 때에나 그렇게 기존 행성의 중력을 잘 이용하여 태양계 바깥으로 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정확한 사항은 기억이 안 나지만, 1970년대 중반이 외행성들이 거의 일렬로 배열되어 백수십 년마다 한 번 찾아올까 말까 하는 절호의 기회였다고 한다. 이것도 어쩌면 영적으로 볼 때 우연은 아닌 것 같다. -_-;;

탐사선의 궤도를 계산하고 탐사선이 그 암흑천지 우주 공간 속에서 일말의 에너지를 받아서 전력을 생산하고 더구나 사진까지 찍고 지구와 교신하는 건 정말 수학과 과학 첨단 기술의 승리라고밖에는 말할 수 없다. 광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곳에서 항성도 아니고 행성 사진을 어떻게 저렇게 찍었을까? (극악의 노출 시간 동안 있는 빛 없는 빛 다 긁어모아서 찍지 않았겠나? -_-) 육안으로는 지구에서 관측할 수 없는 천왕성만 해도 아직까지 우주 탐사선이 보내 준 사진의 질이 별로 좋지 못하며, 그저 희뿌연 구 형상만 파악할 수 있는 실정이다.

컴퓨터의 발전 속도도 놀랍지만
어떻게 인간이 자체 동력으로 하늘을 나는 데 성공하고서 겨우 반세기 남짓만에 민간인 여객기가 전세계를 연결하기 시작하고 인공 위성을 띄웠으며 이내 우주 왕복선과 탐사선이 발사되었을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로부터 거의 40년이 또 지난 지금은 왜 우주 개발 쪽으로 아무런 진척이 없을까? 신기하기 그지없다.

또한 우주를 아무리 뒤져 봐도 아직까지 태양과 지구 같은 이런 행성-항성 조합은 발견되지 않았고 생명 또한 발견되지 않은 것도 경이롭다. 달은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정확하게 일치하여 지구에서는 뒷면이 절대로 보이지 않으며, 지구에서 달의 겉보기 크기가 태양의 겉보기 크기와 일치하는 것도 우연이라고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상한 점인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00:45 2010/01/11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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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는 후진을 못 한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습니다.
과거에 철도 차량의 선로 분기 방법에 대해 알게 된 것 같은 새로운 지식입니다. 열차는 분기할 방향을 스스로 전혀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외부에서 분기 부분의 선로를 바꿔 줘야 하지요. 조금만 생각해 보면 당연히 알 수 있는 건데, 평소 실감이 잘 안 난 것 같습니다. 비행기도 마찬가지.

헬리콥터 부류를 제외한 일반적인 항공기는 바퀴(랜딩 기어)를 이용하여 일시적으로 도로를 주행할 수 있으며, 이는 이착륙을 위해서도 당연히 꼭 필요한 기능입니다. 그런데 도로 주행이라고 해 봤자 자동차처럼 바퀴에 구동축을 연결해서 엔진 동력을 따로 전달하여 달리는 게 아닙니다. 비행기는 그런 기능에 특화될 필요가 없죠.

  (후진 주행이 전진과 조금도 차이가 없이 가장 잘 발달해 있는 교통수단은 단연 철도 차량이다. 앞뒤로만 달릴 수 있는 유일한 1차원 교통수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명백한 귀결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비행기가 도로를 주행하는 방법은 바퀴를 따로 굴리는 게 아니라, 하늘을 날 때와 동일한 추진력으로 공기를 뒤로 밀어내는 것입니다. 그 힘을 받아서 바퀴는 저절로 굴러갈 뿐이죠. 추진력을 내는 방향을 바꾸려면 변속을 하는 게 아니라 날개와 날개 아래 팬의 배치를 바꿔야 하는데, 이는 어지간한 구조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비행기는 스스로 후진을 할 수 없으며,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데, 승객을 갓 태우고 출발을 시작한 비행기는 전방이 터미널 건물을 향하고 있죠. 고속버스와 마찬가지로 터미널과 수직 배치입니다. (철도는 무조건 플랫폼과 평행. 선박은 수직, 평행을 둘 다 쓰는 듯.)
후진부터 해서 방향을 바꿔야 주행을 시작할 수 있는데 이때의 후진은 어떻게 하는 걸까요?

그때는 견인 차량(tow car)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수십~백수십 톤에 달하는 비행기를 끌어서 방향을 틀어 줘야 하는 이 차량의 역할도 큰 것 같습니다. 그 뒤 비행기가 잠시 대기하는 동안 견인 차량은 옆으로 물러나고, 비행기는 스스로 활주로로 이동을 시작합니다. 이를 towing에 이어 택싱(taxiing)이라고 하죠. 동력 주체가 바뀌었다는 것을 기내 승객은 물론 눈치채지 못합니다. 저도 창 밖으로 다른 비행기가 그렇게 끌려가는 것을 보고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됐으니까요.

이런 식으로 비행기는 출발하기 전까지는 다른 차량의 보조를 받는 경우가 흔합니다. 엔진을 정식으로 켜기 전엔 발전차가 기내 전력을 공급해 주기도 하고 심지어 냉방차의 에어컨으로 냉방된 공기를 이런 식으로 기내에 주입하기도 합니다. 활주로라는 발사대까지 느릿느릿 가서 대기하고 있다가 마치 철도 신호등처럼 이륙해도 좋다는 신호가 떨어지면, 그때부터 비행기는 엔진 소리가 한 옥타브 올라가면서 급가속 급발진을 시작하고, 이내 공중에 뜨게 됩니다.

이럴 때면, 공중에서 좌우 상하 전후 6방향으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고 심지어 공중 정지조차 가능한 헬리콥터가 무척 부러워 보이긴 하지만 속도가 느리고 연료 소비 효율이 너무 안 좋은 게 큰 문제이죠. 한마디로 장거리 비행 및 대량 수송에 매우 부적합. 역시 군용 작전이나 취재, 사고 구조 활동 같은 특수한 용도로나 적격인 것 같습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00:40 2010/01/1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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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쓰레기

http://www.hani.co.kr/arti/science/kistiscience/336364.html
http://pc21th.egloos.com/4496840
(참고)

철도는 선로 위의 돌멩이가 치명적인 약점이고
항공기는 조류 충돌이 치명적인 약점이라면
인공 위성, 우주 왕복선 등에는 지구 표면을 뒤덮고 있는 수천, 수만 개의 우주 쓰레기들이 치명적인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5, 60년대 처음 발사되던 당시에 인공 위성은 인류에게 우주 개발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었고, 미국· 러시아 같은 강대국의 최첨단 과학 기술의 총아였습니다.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직진하는 전파만으로는 지구 반대편으로 신호를 보낼 수 없습니다. 과거에는 고맙게도 지구 대기권의 전리층이 전파를 반사해 주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무선 통신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처럼 정보가 폭증하고 있고 옛날보다 훨씬 더 파장이 짧은 전파도 쏘아올리는 시대에는, 지구 전리층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통신 위성이 전파를 별도로 처리해 주어야 합니다. 달에는 전리층 같은 것도 없기 때문에 달 뒷면에 쏙 숨으면 지구와 교신이 그대로 끊어져 버립니다. 놀랍죠?

위성은 말 그대로 한없이 지구를 향해 떨어지고 있는 덕분에 지구상에 떠 있는 존재입니다. 통신 용도로 쓰이며 지구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완전히 같은 '정지 위성'은 지표면으로부터 무려 35000km에 달하는 곳에 떠 있으며, 개수도 전세계적으로 200개가 채 되지 않습니다. 이 이상은 더 띄우지 않기로 국제 협약까지 맺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낮은 고도, 짧게는 300~2000km 정도의 고도에서 도는 인공 위성도 굉장히 많이 존재합니다. (이 정도만으로도 이미 최소한 열권 이상이고 우주나 다름없는 영역입니다) 그리고 이 저궤도 위성이 문제입니다.

낮은 궤도를 도는 위성은 그만큼 지표면과 가깝기 때문에 통신이나 정찰 임무를 더 원활히 수행할 수 있으며 띄우는 데 드는 비용도 저렴합니다. 그렇지만 그만큼 대기와의 마찰도 고궤도보다는 커서 계속 떠 있기가 힘들며, 지구를 매우 빠르게 돌아야 합니다. 공전 횟수가 하루에 10수 회 정도는 기본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저궤도 위성은 수명이 짧습니다. 열권 정도만 돼도 위성은 잘 알다시피 태양 방면과 지구 방면의 표면 온도차는 달의 낮과 밤의 차이만큼이나 벌어집니다. 위성은 이런 환경에서도 자체적으로 열 제어를 하고, 마치 통닭구이처럼 뱅글뱅글 돌면서 온도 배분을 균형 있게 하도록 설계되지요. 지표면보다 훨씬 더 열악하고 살벌한 환경에서 동작하는 기계인 것입니다. 거기에 돌아가는 컴퓨터도 오늘날의 PC에다 견주자면 XT급이 될까말까 하지만 그걸로도 옛날에는 임무 수행 할 걸 다 한 셈입니다.

하지만 수명이 다하고 이물질 때문에, 혹은 초속 수십 km로 날면서 공기와의 마찰이 누적되어 야기된 물리적 손상 때문에, 제품에 미묘한 오동작이 발생하면.. 이런 균형이 깨지게 됩니다. 위성은 이 온도차를 견디지 못하고 단순히 고장나서 작동만 중단되는 게 아니라 배터리 같은 것이 열받아서 펑 폭발합니다.

수명이 끝난 폐 인공 위성이라든가 이런 잔해들은 땅에 잘 떨어지지도 않고 초속 수~수십 km로.. 총알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면서 우주 교통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으며, 인공 위성의 추후 발사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우주 쓰레기들입니다. 부딪치면 꽤 많이 아플 겁니다. 이 정도면 조류 충돌쯤은 저리가라이죠?

인공 위성 잔해는 아니지만, 로켓이 발사되면서 떨어뜨린 수백 kg급의 연료 탱크가 바닷속에 처박히지도 않고 우주 쓰레기가 되어 지구 주변을 돌고 있었다는 말에도 적지 않은 충격.
인간의 손길이 닿은 곳은 땅, 물, 공기도 모자라서 우주 공간까지 자가 회수가 되지 않는 폐기물 찌꺼기들로 몸살을 앓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을 해도 깔끔하게 하질 못하고 꼭 side effect를 남기고, 뒷수습을 스스로 못 합니다.

이런 우주 쓰레기들은 컴퓨터로 비유하자면 garbage collection 없이 memory leak가 한계에 달하고 있는 컴퓨터 메모리라든가, 수천 개의 legacy들과 DLL hell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과거 윈도우 시스템 디렉터리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00:31 2010/01/11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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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다니는 도로 중에는 일반 시가지의 도로와는 달리, 진출입로를 입체화하여 신호 대기를 없애고 보행자는 물론 이륜차도 접근할 수 없게 한 ‘자동차 전용’ 도로가 있다. 이런 도로는 최고 속도 제한뿐만 아니라 최저 속도 제한까지 있어 많은 자동차가 원활하게 통과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도시와 도시를 이으며 해당 지역이 아닌 중앙 정부에서 노선을 직접 고시하여 관리하는 도로를 ‘국도’라고 부른다. 국도는 이미 번호로 매겨져 있어서 가령 1번 국도는 서울, 안양, 평택 등 처음엔 경부선 철도와 비슷한 길을 가다가 목포로 가며, 4번 국도는 경주 감포에서 출발하여 대전까지 경부선과 비슷한 방향을 향하다가 당진에서 끝난다. 국도라는 용어에는 시설이라는 개념은 그다지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심지어 비포장 아니면 2차선 도로일 수도 있고 최근에 리모델링된 국도 구간은 미국 프리웨이급의 8차선의 고가 도로일 수도 있다. 원래 국도의 노선은 북한 지역까지 다 포함하고 있다.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한국의 고속도로는 자동차 전용 도로의 성격에 가깝지만 행정상으로는 ‘고속 국도’이다. 즉 국도이지만 통행료를 받는 유료 도로이고 시설이 일반 국도보다 훨씬 더 좋다. (88올림픽 고속도로는 예외이지만.)
사실 이런 고속도로와 개념적으로 정확하게 100% 대응하는 말이 영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에는 한국의 경부 고속도로급의 넓고 잘 뻗은 길이 경부-경인 축이나 수도권에만 있는 게 아니라 미국 전역에 구축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과 같은 유료 도로는 아니다.

고속도로가 많지 않던 시절에는 매 도로마다 이름이 붙어 있었지만 요즘은 고속도로가 워낙 거미줄처럼 많이 놓이고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우리나라도 고속도로의 이름을 없애고 일반 국도처럼 번호만으로 부르려고 시도하고 있다. (한국의 고속도로로서 상징적인 의미가 매우 큰 경부 고속도로는 당당히 1번이다.)
하지만 국민 정서상 그게 금방 정착할 것 같지는 않다. 주변에는 여전히 경부, 중부내륙, 영동 같은 명칭이 친숙하다.

이 한국의 고속도로는 유료 도로이다 보니 통행료를 징수하는 톨게이트가 존재한다. 마치 지하철 역 내부가 승차권 개집표기 전후로 분리되어 있고, 공항 내부가 탑승권 소지자만 들어가는 구역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처럼 고속도로 구간을 분리하는 역할을 톨게이트가 하는 셈이다. 톨게이트는 차량의 소통을 크게 방해하기 때문에 이 오버헤드를 줄이고자 요즘은 하이패스 같은 기술이 등장하기도 했다.

톨게이트는 고속도로가 시작하는 양 종점에 있고 또 각 지역 인터체인지 말단에도 있다. 그래서 자동차는 톨게이트를 통과하여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톨게이트를 통과하여 고속도로에서 벗어나게 된다. 여기까지는 이해하는 데 아무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경인이나 외곽 순환 같은 수도권 고속도로에서는 얘기가 좀 달라진다. 여기서는 단순히 장거리 여행이 아니라 매일 출퇴근을 고속도로로 하는 사람도 굉장히 많다. 진출입로인 인터체인지도 훨씬 더 조밀하게 많이 있다. 마치 일반 철도역 간격으로 있던 역이 (광역)전철역 간격으로 바뀌는 것과 정확히 같다. 여기에 일일이 다 톨게이트를 설치하고 수많은 차들을 세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고속도로는 다른 방법으로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다.
일단 고속도로에 진입 자체는 톨게이트 없이 마음대로 한다. 하지만 도로 중간중간에 톨게이트가 있다. 외곽 순환의 경우 전구간을 통틀어 6개의 톨게이트가 있으며 경인 고속도로는 도로 중앙에 톨게이트가 하나 있다. 물론 통행료도 일반적인 거리 비례제가 아니라 고정된 요금을 매우 조금만 징수한다. 또한 톨게이트를 통과하지 않는 구간만 이용할 때는 통행료를 낼 필요가 없다.

따라서 경기도 남부에서 수평축의 외곽 순환 고속도로와 만나는 수직축의 서해안/경부/중부 고속도로들은, 외곽 순환 고속도로와 만나기 전에 이미 전통적인 방식의 요금 정산과 징수를 끝내야 한다. 그래서 제각기 서서울/서울/동서울 톨게이트는 안산, 성남 같은 꽤 남쪽에 자리잡고 있다.

철도뿐만 아니라 도로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상이한 교통 수요에 따른 상이한 운영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철도는 서울을 기점으로 보지만 도로는 남북 통일과 대륙 진출을 염두에 두고 남쪽을 기점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울 것이다. 즉 경부 고속도로의 기점을 서울이 아닌 부산으로 본다는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00:28 2010/01/1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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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종 교통수단 분석

※ 육상 (도로)

문전 수송이 가능한 유일한 교통수단
차체의 크기가 가장 작음
휴게소라는 중간 시설이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
조향이 가능한 2차원 교통수단
도로 정체의 영향을 받는 유일한 교통수단. 날씨 영향도 받긴 하나 항공, 해운만하지는 않음. 승차권에 평균 운행 시간은 나와도 도착 예정 시각은 찍혀 있지 않음

※ 육상 (철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길이 있는 곳만 다닐 수 있고, 진로 분기도 외부에서 선로를 바꿔 줘야만 가능한 유일한 1차원 교통수단. 폐선되는 경우, 차량이 다니던 기반 시설까지 다 철거해야 하는 유일한 교통수단.
버스보다 객실 폭이 넓지만, 선로 폭은 도로보다 더 좁음 (공간 이용이 매우 효율적)
조향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속력은 비행기 다음으로 가장 빠르게 올릴 수 있음
좌석에 구명 장비(조끼, 안전벨트, 마스크 등)가 없는 유일한 교통수단. 멀미도 전혀 없다.
차량을 매우 길게 편성할 수 있어 대량 수송에 적합함
길에 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가장 많이 들며, 꼼꼼한 유지 보수도 필요한 유일한 교통수단
전기 동력원을 쉽게 끌어다 쓸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
기상 영향을 가장 덜 받는 전천후 교통수단
차체의 옆에서 탑승하며 출입문이 여러 군데에 있음

※ 항공

유일한 3차원 교통수단이며 디젤 엔진이 쓰이지 않는 유일한 교통수단
운항 중에는 중간 정지나 기체 비상 탈출이 절대 불가능한 유일한 교통수단으로, 운항 전 보안이 가장 크게 요구됨
속력이 가장 빠르고 가장 장거리를 운행할 수 있으며 운임도 가장 비쌈

※ 해운

탈 때, 동체가 땅에 닿아 있지 않은 유일한 교통수단
조향이 가능한 2차원 교통수단 (도로와 비슷)
크기를 가장 키울 수 있는 교통수단. 화물의 비중이 큼 (철도와 비슷)
바다의 특성상, 풍력으로도 그럭저럭 달릴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
속력은 가장 느림
기상 영향을 크게 받음 (항공과 비슷)

서로 개성 넘치죠?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3:09 2010/01/10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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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 사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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