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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가 다니는 경부선 역들 분석

※ 서울
역무 시설: 선로 위 고층
승강장 선로: 평지
선로 품질: 기존선
KTX: 경부선 전부
일반열차: 경부선 전부. 누리로 포함
광역전철: 서울-천안 급행과 경의선이 있으나, 이들 모두 굉장히 드물게 운행되는 열차임
지하철: 1, 4호선
비고: 백화점과 붙은 민자 역사

※ 용산
역무 시설: 선로 위 고층
승강장 선로: 평지
선로 품질: 기존선
KTX: 호남선 전부
일반열차: 호남· 전라· 장항선 전부. 누리로 포함
광역전철: 1호선 완행과 급행, 중앙선. 광역전철 연계가 가장 잘 되어 있는 역이다.
지하철: 4호선 신용산 역
비고: 전자 상가· 백화점 등과 붙은 민자 역사

※ 광명
역무 시설: 지하
승강장 선로: 맨 아래 지하. 자연 채광이 들어오긴 하지만 꽤 깊은 지하역이다.
선로 품질: 고속선 연결선
KTX: 경부· 호남선 일부
일반열차: 없음
광역전철: 영등포-광명 4량 셔틀 전동차. 배차 간격 매우 긺
지하철: 없음

※ 천안아산
역무 시설: 지상
승강장 선로: 맨 꼭대기 층. 광명 역과는 정반대로 지상 고가역이다. 안산선 상록수 역과 비슷한 구조.
선로 품질: 고속선 정중앙임! 통과 열차는 이 역을 시속 290km 이상의 속도로 통과한다. 이 역에서 한번 정차해 버리면 시간을 한 10분 정도 까먹는다.
KTX: 경부· 호남선 일부
일반열차: 이 역은 수직으로 교차하는 장항선 아산 역과 환승이 가능한 특이한 구조를 하고 있으며, 아산 역이 장항선 전열차를 취급한다. 누리로 포함
광역전철: 역시 환승역인 아산 역에서 1호선 전동차가 다니나, 배차 간격이 매우 긺
지하철: 없음

※ 대전
역무 시설: 선로 위 고층
승강장 선로: 평지
선로 품질: 기존선
KTX: 경부선 전부
일반열차: 경부선 전부
광역전철: 없음
지하철: 1호선과 연계가 잘 되어 있다. 지하철은 KTX의 대전 시내 지하 통과를 염두에 두고 매우 깊게 건설되었다.
비고: 역사가 오래 된 역인 만큼, 누리로와 광역전철이 없다는 것만 빼면 전반적으로 서울 역과 비슷한 위상이다. 타러 들어가는 곳과 내리고 나오는 곳이 구분되어 있는 독특한 구조. 대전 고속버스 터미널도 마찬가지 구조를 하고 있다. 한때는 대전 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KTX도 있었으나 지금은 다 흑역사가 됐음.

※ 동대구
역무 시설: 평지
승강장 선로: 언덕 아래 평지. 지형의 특성상 꽤 특이한 구조가 됐다.
선로 품질: 기존선
KTX: 경부선 전부
일반열차: 경부선 전부
광역전철: 없음
지하철: 1호선이 지나지만 역까지 조금 멀다.
비고: 대구선과의 환승 노선이다. 고속버스 터미널과도 연계가 매우 잘 되어서 교통이 편리하다.

※ 부산
역무 시설: 선로 위 고층
승강장 선로: 평지
선로 품질: 기존선
KTX: 경부선 전부
일반열차: 경부선 전부
광역전철: 없음
지하철: 1호선이 지나지만 역 광장을 지나야 하고 역까지 조금 멀다.
비고: 서울 역과 비슷한 유리 궁전이다. KTX 정차역 중에 아직까지 역전 광장이 가장 넓게 남아 있는 역이다.

다들 자신만의 개성이 넘친다.
대구 이남에 있는 구포· 밀양 역은 KTX가 다 정차하지는 않으면서 고속신선이 아닌 기존선상에 속하는 역이다. 하지만 본인이 답사한 적이 없어서 자료가 없으므로 기재를 생략했다.
다음은 KTX 잡설들.

천안아산 역 건물 내부의 아래층에서 좀 있어 보면, 위층에서 무정차 KTX가 쌩 통과할 때의 진동이 거기까지 전해진다. 길이가 거의 380m에 달할 정도로 긴 18량짜리 KTX의 주행 진동이 느껴지는 시간은 겨우 4초가 될까말까이다. 그만큼 빠르게 지나간다는 뜻이다. 시속 300km이면 1초에 무려 80m를 넘게 나아가기 때문이다.
마치 공항의 탑승 게이트에서 저 멀리 이륙하는 비행기의 진동을 느끼는 것 같다. 하긴, KTX의 주행 속도는 V1 속도를 넘어선 비행기의 이륙 속도와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천안아산 역과 장항선 아산 역은 T자 환승역으로, 천안아산 역의 경우 환승 통로가 한쪽 끝에 몰려 있다. 부산 방면(즉, 상행 열차는 맨 뒷칸, 하행 열차는 맨 앞칸. 18호차)에서 내려야 환승을 편하게 할 수 있다. 실제로 KTX-장항선 환승으로 열차 승차권을 구입할 경우, 그 칸에 가깝게 KTX 좌석이 배정된다고 한다.
18호차 같은 맨 뒷칸에 타 보면 KTX의 은은한 구동음을 들을 수 있다. 여러 번 들어 본 본인의 결론은 신시사이저 건반 소리와 비슷하다. 예전에는 역에 도착할 때 제동 거는 소리가 굉장히 귀에 거슬리고 시끄러웠는데 이것도 요즘은 좀 개선된 것 같다.

그나저나 지금은 김천구미 역 공사 때문에 KTX가 한 8월 말까지는 그쪽 구간에서 서행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 구간을 지나는 경우 운행 시간이 5~10분 정도 지연된다. KTX 이용을 계획하고 있는 분이라면 이 점을 감안하는 게 좋겠다.
2008년 초엔 KTX가 천안아산 역 부근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서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거기서는 서행을 안 한다. 한 2009년부터는 KTX의 최고 주행 속도가 300에서 305로 상향 조정되어 체감 속도가 더 오르기도 했다.

김천구미야 대전과 대구 사이에 역을 하나쯤 만들 수도 있다고 치지만 오송은 도대체 무슨...;; 대전에서 별로 멀지도 않은 조치원쯤에 역을 또 왜 만들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그렇잖아도 논산-천안 고속도로 덕분에 도로는 호남 지방 가는 길이 더욱 곧고 빨라져 있는데, 철도는 뭘 하는 짓인지 원..;;

Posted by 사무엘

2010/06/09 08:14 2010/06/0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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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서! (2010/6/2)

교회 친구들과 함께 모처럼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춘천으로 놀러 갔다 왔다.

닭고기로 이런 요리도 만들 수 있다는 걸 일깨워준 별미 닭갈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양강 다목적 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청평사 가는 길목에서 만난 아름다운 폭포.
물을 떠 마시다 보니, 기드온의 300 용사 생각이 나더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청평사.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사무엘

2010/06/08 09:03 2010/06/0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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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잡설

1.
요즘은 열차 안에서 카트를 끌고 돌아다니며 간식거리를 파는 영업 사원을 거의 찾을 수 없어져 있다. 옛날에는 소위 홍익회라는 곳에서 그런 영업을 했으나 철도청이 공기업으로 바뀐 뒤부터는 이미 진작부터 흑역사가 됐고, 지금은 장항선에서 시범 운영했던 카페 객차라는 게 전노선과 특히 새마을호로도 확대되어 예전의 영업 사원을 대체하고 있다. 즉, 이제는 뭘 먹고 싶으면 영업 사원이 오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우리가 카페 객차로 직접 가야 한다. 새마을호는 예전부터 식당칸이 있었으므로 용도 변경이 더욱 쉬웠을 것이다.

다만, KTX 내부에서는 카트를 끌고 커피 같은 걸 파는 영업 사원이 여전히 돌아다니는 걸로 알고 있다. KTX(산천 말고)는 구조적으로 카페 객차 나부랭이 따위는 못 만들며, 어차피 코레일은 모든 고급 인터페이스 투자를 이제 KTX에다가만 최우선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춘선 열차에서는 여전히 예전의 클래식한 영업 사원을 볼 수 있다. 몇 달 후면 없어질 노선에다가 굳이 카페 객차를 편성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재래식 영업을 하는 것임. 경춘선 자체가 장항선만큼이나 여행· 관광 성격이 강한 노선인데 그런 영업 사원이 돌아다니니 더욱 운치가 난다.

2.
단선 비전철 철도는 길 자체에 대한 흔적이 주변에 가장 남기지 않는 교통수단이다. 쉽게 말해서 자동차 안에서 좌우를 살펴보면 맞은편 차선이 보이고 울타리나 가드레일 같은 도로 시설이 보인다. 그리고 복선 철도라면 맞은편 선로가 보일 것이고 전철인 경우 전력을 공급하는 전봇대도 시시때때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반선 비전철 선로를 달리는 열차 안에서는? 좌우를 아무리 살펴봐도 철도 시설과 관련된 걸 찾을 수 없다. 마치 비행기나 배에서 창밖을 보는 것처럼 우리 자신 말고는 아무것도 안 보인다. ^^ 철도는 차량의 폭은 버스보다 훨씬 더 크면서 선로가 차지하는 폭은 자동차 도로보다 훨씬 좁다. 궤도 위만 달린다는 특성상 공간을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전철의 경우, 전차선을 선로 위에다가 설치함으로써 거추장스러운 공중 전차선과 전봇대를 제거한 전철도 있긴 하나 우리나라에는 그런 게 없고 이제 경전철 같은 데서나 도입되는 중이다.

3.
"비내리는 호남선 남행 열차에"로 시작하는 유명한 트로트가 있다. 그런데 이 가사에서 호남선을 경부선으로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열차의 목적지가 목포가 아닌 부산으로 바뀐다면 노래의 뉘앙스도 확 달라질 것이다.

4.
이번엔 서울 지하철 얘기이다.
본인의 경험상, 서울 메트로는 수도권 전철을 운영하는 회사들 중에 지하철 질서/안전 수칙을 가장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곳이다. 이 점에서는 그저 행복 미소만 강조하는 SMRT(도철)와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야구나 축구에다 비유해서 "지하철에서 골키퍼처럼 다리 쩍 벌리고 앉는 것은 반칙입니다" 같은 식으로, (특히 서메는 야구 선수를 홍보 대사로 자주 위촉해서 쓰기도 했으므로)
최대한 딱딱하지 않게 재미있는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다. 옛날에는 지하철에 무질서하게 비집고 승차하려는 승객을 럭비 선수에다 비유한 UCC를 틀어 주기도 했다.
홍보하는 주제로는 "제발 문 닫힐 때 무리하게 타지 마세요", "우측 통행을 하세요", "보고 난 무료 일간지는 선반에다 놔두지 마세요", "혼잡한 열차에서 내릴 땐 전역에서부터 미리 준비를 해 주세요" 같은 게 있다.

다른 어느 교통수단보다도 승객에 대한 안전 교육과 질서 유지 협조 당부가 필요한 항공업계에서는 저런 트렌드를 도입하지 않으려나 궁금하다.... 라고 쓰려고 했는데 이미 당연히 그러고 있다. 안전 수칙 동영상을 어린애들까지 동원해서 최대한 재미있게, 안 따분하게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 http://hansfamily.kr/950 참고할 것.

Posted by 사무엘

2010/06/07 08:48 2010/06/0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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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의 언어

http://blog.naver.com/tjddodudn/40091601772

"나의 샤아카짱은 이렇지 않다능! 나의 샤아카짱은 남편이 오면 상냥하게 웃으며 맞이해 주더라는!"
현 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에서 일본에게 물질적· 정치적으로 지배 당하던 20세기 김 첨지가
일본에게 문화· 정신적으로 지배 당하는 21세기 오타쿠로 변모한 순간이다.
좀 오래 된 만화이긴 하지만 작가의 기발함에 정말 빵터졌다. ㅋㅋㅋㅋㅋ

'축제'는 일본식 한자어이고 불필요하게 '의'(の) 남발하는 것도 일본어 번역투이고..
본인은 어렸을 때부터 그런 지식을 적지 않게 접해 왔지만, '오타쿠 말투'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전혀 듣지 못했다.
개나 소나 '-군', '-짱' 붙이고 "-하더라는!"이라고 끝나는 말투는 도대체 어디서 유래된 걸까? 이거 완전 오타쿠의 상징이 된 문체인데, 일본어에 저런 표현이 있나? =_=;;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본인은 그게 무척 궁금하다.

그런데, 아동 문학가이자 국어 순화 운동가로 이름을 떨쳤으며 특히 일본어 번역투 추방의 최전방에 계셨던 어떤 어르신의 성함이 '이 오덕'이었으니! ㅎㄷㄷㄷㄷㄷㄷ ㅠ.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은지? (2003년에 고인이 되신 분이다.)
자기 주장을 워낙 많은 곳에다 뿌렸었기 때문에 본인은 어렸을 때부터 저분 글을 중학교 방학책에서도 보고, 새마을호 기내지 레일로드에서도 보고 지냈다.

본인에게 오타쿠라고 하면, 뚱하고 못생긴 외모에 일본어만 겁나게 잘 하고, 주변의 이성으로부터는 전혀 감흥을 못 느끼는 반면 맨날 자그마한 모바일 기기로 일본 망가(manga)에 나오는 미소녀-_-들 보면서 하악하악 모에 하는 폐인이 바로 떠오른다. -_-;; 거기서 좀더 중증으로 도지면 미소녀 인형에다 코스프레까지 구해 입고...
그런데 우리나라에 실제로 저 정도인 친구가 있나? 오타쿠에 대해서도 이미지가 상당수는 희화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TV 드라마에서 사투리 쓰는 사람은 꼭 흑인만큼이나 못 배운 하류층 이미지로 설정되는 것처럼 말이다.

차라리 철도 덕후야 실존한다. 여러분이 보고 계시는 이 블로그의 주인장부터가 자타가 공인하는 골수 철도 덕후 말기이다. 하지만 일본 문물에는 별 관심이 없다. 딱 하나 개그만화만 빼면 말이다. ㅋㅋㅋㅋ
처음에는 1기 4화 종말편을 보면서 "뭐야 완전 또라이 아냐 역시 쪽바리들 문화는 저질이야" 그렇게 넘어갔는데.. 자꾸 또 보게 되고.. 중독성 하나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O<-<

끝으로, 이건 오타쿠 언어라기보다는 오역이나 초월 번역에 가까운 표현이다만, '크고 아름다운', '충공깽' 같은 표현도 배짼다. 요즘 철도역 플랫폼 상의 에스컬레이터에서는 "크고 무거운 짐"이 있는 승객은 에스컬레이터 대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는 방송이 주기적으로 흘러나온다. 그런데 이게 환청처럼 "크고 아름다운 짐"으로 들릴 정도.. ㅋㅋㅋㅋ

Posted by 사무엘

2010/06/05 08:39 2010/06/05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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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드라이브 & 선거

※ 운전

한 주의 중간인 수요일을 공휴일로 하루 제끼니까 시간이 확실히 더욱 잘 간다. 징검다리 연휴나 주중 연휴라고 해도 주말과 붙은 연휴 못지않게 유용하다. 왜냐하면 연휴는 언제 있든 연휴이기 때문이다.
날씨도 좋고 또 주중 공휴일도 찾아오니(지방 선거. 올해는 이제 추석까지는 주중에 빨간 날 없다. -_-), 별안간 운전대를 잡고 싶은 생각이 미치도록 들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안 계신 틈을 타 새벽에 몰래 차키를 빼들고 나가서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1시간 남짓 혼자 나들이를 아무 사고 없이 마치고 돌아와 주차까지 감쪽같이 해냈다. 7년 전에 면허를 딴 이래로, 코치하는 동승자 없이 단독 운전을 하고 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핸들을 잡고 있으니 정말 절대 권력자가 된 기분이었다. 이건 본인이 아무리 대중교통인 철도를 좋아한다 해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시간과 장소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곳으로 마음대로 너무나 손쉽게 이동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자동차 운행에는 기름값· 유지비를 비롯해 대중교통과는 비교가 안 되게 비싼 대가가 따르며 사고라도 났다간 정말 X되는 법. 자차를 몰고 다니면 자유도 무지막지 커지는 만큼 책임도 덩달아 졸라 커진다.

문명의 이기는 맨손과 맨발밖에 없을 때보다 사람의 능력을 월등히 더 끌어올리고 특히 얼굴과 얼굴을 직접 물리적으로 맞대지 않고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걸 가능하게 해 준다. 그런 만큼, 문명의 이기는 사람 사이의 예절과 도덕에 대해서도 새로운 기준을 만들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 같다.
키보드 앞에서, 송수화기 들었을 때, 그리고 핸들 잡고 있을 때 말이다.

그나저나 차 몰면서 압권인 것은 음악. 나만의 공간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이어폰이 아닌 고성능 스피커로 들을 수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좋아하는 mp3를 듬뿍 담은 USB 메모리를 꽂기만 하면 된다. 컴퓨터로만 mp3 들을 때와는 사뭇 다른 기분.
자동차 안에서 Looking for you 실컷 들었다. 심지어 녹음해 놓은 지하철 전동차 구동음까지 틀어서 듣고 싶었지만, 일단 오늘은 참았다. 우렁찬 전동차 가속 구동음에 맞춰서 나도 모르게 액셀러레이터 밟다가 사고 날까봐. O<-<

※ 파란 나라

선거 하니까 생각나는 얘기.
지난 2006년 지방 선거 때를 기억하는가?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극에 달해 있던지라 그때도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투표상으로 완전 캐관광 떡실신을 당하고 한나라당에 몰표가 갔었다. 한나라당은 예나 지금이나 친외세 수구꼴통이라고 욕 얻어먹어 왔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본인이 보기엔 여당이든 야당이든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맨날 정치 보복과 정권 심판만 있을 뿐, 그 대안도 비리비리하고 시원찮기는 마찬가지.

그래도 그렇게 투표를 통한 정권 회전이라도 시켜 줘야 한다. 그래야 나쁘던 시국을 더 좋게는 못 만들지언정 최소한 '더 나빠지는' 건 막을 수 있다. 아무리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도 정말로 투표는 꼭 하도록 하자. 그거 하라고 나라에서 무려 하루 전체를 떼어서 임시 공휴일을 만들어 준 거다. 고인 물은 반드시 썩는 법이다.

한나라당을 일명 '파란 나라'라고 하는 모양이다. 유치원 내지 초딩 시절, 운동회를 앞두고 맨날 이 노래에 맞춰 뭔 율동 연습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노래를 들어 보면, 본인 기억으로 '파란'이 절대 아니었다. 그게 '파란'이었다는 건, 가사를 글자로 직접 보고서야 한참 뒤에 알게 됐다. ㄲㄲㄲㄲ

그럼 본인이 들은 몬데그린은?
'강당나라를 보았니' 아니면
'황당나라를 보았니' ㅎㄷㄷㄷㄷ;;
어쨌든 첫째 음절에 유성음 받침은 확실하게 들어가 있었다. 한나라당이어서 황당나라인 걸까? ^^;;;;

Posted by 사무엘

2010/06/04 08:29 2010/06/0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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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호의 개성

무궁화호는 물론이고 KTX조차 갖추고 있지 않은 새마을호만의 개성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큼직하고 두툼한 좌석

새마을호는 세계 철도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크고 두툼하고 안락한 좌석과 내장재를 자랑한다. KTX가 선로 위의 비행기라면, 새마을호는 가히 선로 위의 호텔이다.
좌석도 좌석이지만 좌석 사이의 광활한 간격을 보라. 저건 우등 고속버스도 '저리 가라'이다. 일반실이 저러한데, 특실은 키가 175cm 남짓인 본인이 다리를 쫙~ 뻗고도 남는 간격이다.
게다가 저런 디자인의 새마을호 객차는 우등 고속이 생기기 수 년 전인 1980년대 말에 만들어진 것이니, 그때는 새마을호가 지금의 KTX마저 능가하는 얼마나 호화 귀족 고급 열차였겠는가?

이 새마을호 때문에 한국 사람들의 관념이 왜곡되어 KTX가 좌석이 너무 좁다고 불평하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한국인보다 훨씬 더 덩치 크고 뚱뚱한 코쟁이들도 그런 좌석을 당연히 여기고 이용하는데도 말이다.
우리나라는 철도 인프라가 일제가 만들어 놓은 것 이래로 너무 열악하고 발전을 안 해서, 20세기까지는 선로의 고속화 같은 속도와 성능 향상보다는, 단순히 내장재 향상 위주로 고급 열차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장재만 기형적으로 너무 발전한 것.

하지만 도로 교통이 너무나 발전한 요즘은 그런 구시대 산물인 새마을호 같은 열차는 계륵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옛날에 힌덴부르크 비행선은 그랜드 피아노와 수영장, 산책로까지 갖춘 초호화 인테리어를 자랑했다. 덩치만 타이타닉처럼 컸지 승객은 거의 콩코드 수준으로밖에 못 태우고 시속 200도 못 내던 비효율 느림보가 말이다. 초호화 여객선 내지 비행선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에는 기술 발전으로 인한 속도의 증가와 해외 여행의 보편화(수요 증가)가 한몫을 했을 것이다. 새마을호의 위상의 변화도 이와 마찬가지 맥락으로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새마을호 특유의 디젤 엔진은 도입 당시에는 조용하고 힘 좋고 그야말로 최첨단 기술이었지만, 세월이 흘러 전철이 대세가 된 요즘은 이 역시 천덕꾸러기가 된 것이다. 하지만 내장재가 너무 좋아서 KTX 후속 열차로 싸게 굴리기엔 아깝고, 오히려 KTX의 경쟁 상대가 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승객의 입장에서야 “빠른 KTX 아니면 편한 새마을호” 식으로 두 열차를 대등하게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철도 경영자의 생각은 다르다. 사운을 걸고라도 무조건 KTX에 올인해야 하는 처지이다.

※ 좌우 가장자리가 둥근 창문

위의 사진 참고. 이 역시 새마을호 이전이나 이후 열차(심지어 누리로나 KTX 산천에서도)들에서는 찾을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이다.
물론 일명 '유선형 무궁화호'라고 둥근 창문을 한 열차도 있긴 했지만 지금은 사실상 현역에서 찾을 수 없는 상태이며, 그 객차 자체도 옛날에는 새마을호이다가 무궁화호로 격하한 것이므로 이 역시 새마을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 복도의 장판이 별도로!

역시 위의 사진 참고. 새마을호는 좌석이 있는 곳은 그냥 황토색 같은 누런 바닥이지만, 중앙 복도는 붉은색의 별도의 장판이 깔려 있다. 이 역시 객실에 첫 들어서는 순간 은근히 굉장히 고급스럽다는 인상을 주며, 새마을호 이외의 어떤 열차도 갖추고 있지 않다.

※ 엔진 음향

본인은 철도 매니아로서 새마을호의 엔진 소리를 무척 사랑한다. 디젤 기관차처럼 너무 유별나게 시끄럽지도 않고, 전기 기관차처럼 너무 조용한 전자음 일색도 아니면서.. 은은하고 감미로운 느낌이 난다. 가속 중일때도 딱히 주파수가 올라가는 소리가 느껴지지 않으며, 심지어 발전차 소리와도 분간이 안 될 정도. 기름을 먹는 내연 기관이 어떻게 이런 소리를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게 새마을호는 소리까지도 사랑스럽다!

※ 영상 서비스

영상 서비스야 새마을호에 있던 걸 KTX가 뺏어 가서 지금은 KTX에만 존재한다. 사실은 영상 서비스 자체가 새마을호에서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인 2000년부터 시작했으며 철도청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 최초라고 한다.
하지만 KTX에도 이건 없다. 바로 운행 종료 화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 기억이 맞다면, 1~2년 전 남짓, 마지막으로 탄 KTX도 종착역에 다 도착해서까지 자기 TV 방송만 계속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새마을호는 다르다. 종착역에 도착하면 열차 자체 동영상이 나오면서 "XX에서의 특별한 여행을 기원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라고 마무리가 된다.
새마을호에는 마무리가 있다. 그리고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다음은 원래는 새마을호에만 있었으나 요즘은 다른 등급의 열차들도 얼추 갖추게 된 특징들이다.

※ 콘센트와 독서등, 간접 조명

통일호나 무궁화호 구형 객차들은 위에 오로지 선반만 있지 독서등 나부랭이 따위 없었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 에메랄드색을 표방하면서 개발된 신형 무궁화호 객차는, 인테리어가 매우 좋아져서 독서등을 갖추고 새마을호 같은 고급스러운 간접 조명을 채택했다. 또한 콘센트도 구비하기 시작했다. 새마을호는 노트북석을 따로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콘센트가 100% 갖춰져 있으나, 무궁화호 객실에 콘센트가 있을 확률은 random인 셈이다.

콘센트는 심지어 KTX에도 없다. 고속철을 처음 구상하던 1990년대에는 오늘날처럼 개인 전자 기기 수요가 급증한 때도 아니었고, 또 서울-부산을 단 2시간대에 주파할 걸로 예상했기 때문에 딱히 식당차라든가 콘센트 같은 편의 시설을 고려하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신형 차종인 'KTX 산천'에는 이 둘이 모두 추가되어, 덕분에 고속철과, 기존 무궁화호급 일반열차 사이의 UI 이질감이 한결 줄어들었다.

※ 손잡이

무궁화호의 좌석에는 대놓고 위쪽 귀퉁이에 손잡이가 있다. 입석 승객을 고려해서이다. 그러나 새마을호와 KTX에는 그런 게 전혀 없다. 딱 이것만으로도 이들은 입석 승객을 받지 않는 고급 열차라는 게 티가 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나 누리로와 KTX 산천의 좌석에는 의자 어깨에 살짝 덧댄 듯한 손잡이처럼 보이는 매듭(?)이 있다.
명절에는 열차 등급을 안 가리고 다 입석을 받을 정도로 코레일의 경영 방침이 바뀌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제 고급 열차란 단순히 속도가 빠른 열차일 뿐이다. 속도가 빠른 열차가 굳이 내장재까지 '새마을호스럽게' 특별나게 좋아야 할 필요는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0/06/03 15:35 2010/06/0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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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이래로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으리라 추정되는 서울 2기 지하철, 즉 SMRT(도철) 관할 5~8호선 역들의 승강장 안내 방송이 슬슬 개정되고 있는 듯하다.

역시,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덕분에 열차의 진입이 승객에게 전혀 위험을 끼치지 않게 된 것이.. 방송에도 반영되었다.
‘때르르릉~’(상행), ‘땡땡땡땡’(하행) 경보음이 사라진 건 무척 충격적이다.
그리고 서울 메트로에 이어 SMRT도 드디어 “손님 여러분께서는 한 걸음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멘트를 없앴다.

서울 메트로는 물러서라는 멘트가 그냥 “안전하게 승차하시기 바랍니다”로 대체된 반면,
도철은 “하차 승객부터 모두 내린 후에 승차하시기 바랍니다”라고.. 현재 9호선의 도착 안내 방송과 비슷한 레퍼토리를 도입했다.

또한, 한국어와 영어 공히 예전보다 더 고운 목소리로 바뀌었다. 성우가 누군지는 모르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0/06/02 16:44 2010/06/0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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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벌식 타자 시범


10분간 평타 약 750~800타.
세벌식은 도깨비불이 없습니다.
세벌식은 한글 타자를 재미있고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그냥 막 머리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면서 미친 듯이 글자를 찍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세벌식은 리듬감이 있으며, 두벌식과는 달리 뭔가 꼬이고 짜증난다는 느낌이 안 듭니다.
세벌식은 장문과 단문의 속도 차이가 별로 안 납니다.
당신도 세벌식으로 이렇게 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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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2 08:36 2010/06/0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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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버전 개발 상황

1. 편집기: 찾기/바꾸기 대화상자를 꺼내는 중에 가끔씩 프로그램이 죽던 문제
아래와 같이 조치를 취한 후로 이것 때문에 프로그램이 문제를 일으킨 적은 그때로부터 약 40일 동안 전혀 없었습니다. 버그가 해결된 것으로 보입니다. 속이 다 후련하네요.

2. 외부 모듈: 이클립스에서 창을 띄울 때 글자판이 자꾸 0번으로 돌아가던 버그를 고쳤습니다. (메일을 통해 받은 버그 신고)

3. 외부 모듈: 아래아한글 2010을 종료할 때 에러가 나던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메일을 통해 받은 버그 신고)

의미 있는 버그 신고로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안정성 향상에 기여해 주신 분께 감사합니다.
다음 버전은 5.54는 아니고요. 최소한 5.6이나 아니면 5.7로 갈 예정입니다.
생각하고 있는 기능 추가도 듬뿍 해서 올해 8월 정도쯤에 릴리즈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다만, 윈도우 7에서
아주 랜덤하게.. 며칠에 한 번꼴 빈도로..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외부 모듈에서 한자 변환을 시도하면 프로그램이 아무 말도 없이 꺼지는 것 때문에 미치겠다는 문의가 있는데 저는 그에 대해서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
그쪽에서도 언제나 정확하게 재연은 안 되는 문제라고 하고, 저 그런 현상은 전혀 경험한 적이 없고..

비슷한 현상을 경험하거나 문제 재연과 관련된 단서가 있으신 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6/01 09:08 2010/06/0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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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예전에 쓴 적이 있는 <일제 강점기의 드라마틱한 크리스천 커플>이라는 글을 이 블로그뿐만 아니라 몇몇 크리스천 커뮤니티에다가도 올렸다.
이런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는 두 위인 커플의 일대기와 연애 생활에 대해서 그냥 재미로 읽으라고 글을 올렸고, 정치색 같은 건 전혀 표방하지 않았다.

그러나, 글을 올린 곳에서 모두.. 이 승만에 대해서 내가 묘사한 표현이 심기가 불편하다는 댓글이 꼭 하나씩은 올라왔다.
그 댓글을 읽어보면 이 승만에 대한 진정어린 혐오와 증오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그 혐오와 증오심의 근거는 본인이 보기에 일고의 가치가 없는 것들...

4· 19에 대한 기억이 워낙 짙어서 독재자까지는 그렇다 치는데, 그 밑으로 해방 직후와 심지어 일제 강점기 시절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고인에 대한 원색적인 비방과 험담은 도대체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 모르겠다.
“전후 상황과 문맥 다 무시하고 오로지 이 승만 개새끼 만들기”이다.

이 승만이 대통령 해 먹으면서 그렇게까지 죽을 죄를 지었나? 정말 김 일성이나 이 완용 욕도 저렇게 할까 싶을 정도이다.
평생을 기독교 정신으로 술· 담배 안 하고 검소하게 살았고 교리적으로 배도하지 않았으며, 딸 같은 서양 여자와 결혼한 게 특이점일 뿐이지 그래도 섹스 스캔들 전혀 없으며, 고위 관리들 회식 때 기생 끌어들이지 말고 대신 각자 자기 아내를 데리고 오게 하고..

그 정도로 행실상의 선한 간증이 있는 사람이 뭔가 잘못을 저지른 게 있다면, 일단 좌우 정황부터 좀 살펴야 하지 않는가? 왜 저 사람에게만 유달리 평가의 잣대가 그리도 가혹한가?
부정 선거, 부산 정치 파동, 보도 연맹 등을 줄줄 외우는 사람들이 평화선, 반공 포로 석방, 원자력 협정 같은 건 얼마나 알까?

지식이 편파적인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개독안티들도 얼마나 지식이 뛰어나고 논리정연한가? 그 문맥 안에서만 말이다. 걔네들 글대로 논리에 이끌려 가기만 하면 정말로 야훼는 완전 미친 변태 같은 무능한 신이고, 바이블 같은 ㅂㅅ 같은 책이 어떻게 수천 년간 존재해 왔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게 된다. 단지 그들이 전제로 깔고 있는 설정들이 전혀 사실이 아니어서 문제일 뿐이지.

이 승만에 대한 주된 오해와 나의 반박을 열거한다.

1. 독립 운동가 시절부터 싸가지 없고 고집불통 안하무인이어서 파벌이나 만들었다
이 말만 들으면 언뜻 그런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 대신 실력으로 용서된다” 수준이다.
집안에서만 싸가지가 없었던 게 아니라, 미국 정치인들에게도 싸가지 없고(?) 콧대가 높았기 때문이다. 이 승만은 너무 똑똑하고 세계를 보는 눈이 다르고 다른 독립 운동가들과는 레벨이 넘사벽으로 달랐다. 이 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이 특이한 것만큼이나 특이한 사람이었다.

2. 무력 독립 운동 노선을 반대했다
신념과 관점의 차이일 뿐이며 정황상 그는 반대할 필요가 있었다. 그는 애초에 우리나라가 무력으로는 일본을 이길 수 없음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해명은 본인의 이전 글 <안 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을 참고하라.

3. 남북 분단의 원흉이다
정말 말이 안 된다. 대다수 사람들이 UN이 뭔지 공산주의가 뭔지도 잘 모르던 시절에, 스탈린과 기회주의자 김 일성의 흉계를 간파하고 미국을 설득해서 남쪽에만이라도 자유 민주주의 국가를 세운 외교력을 두고두고 칭송해도 시원찮을 판에, 어떻게 헐뜯어도 저렇게 치졸하고 민망하게 헐뜯을 수 있을까?
이 승만을 분단의 원흉이라고 헐뜯는 건 우리나라가 북한 김 일성 손아귀에 들어가지 못해서 안달 난 것과 같다. 정말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고 선과 악 관념이 날조된 것이다(사 5:20).

4. 친미 (나쁜 의미의)
전혀 사실이 아니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로 이 승만만치.. 그 보잘것없는 허약한 국력으로도 외교 능수능란하게 잘 해 내고, 미국 정치인들을 쩔쩔매게 만들고 미국으로부터 최대의 국익을 얻어낸 정치인은 없었다. 일본하고만 짝짜꿍이 잘 맞던 미국을 한국의 친구로 바꾼 게 이 승만이다. 그 옛날에 중국이나 소련이 아닌 미국을 바라본 것이다. 이게 욕 얻어먹을 짓이란 말인가?
아니, 그보다도 그는 독립 운동가 시절부터 미국에서 40여 년을 지내면서도 미국 시민권을 일부러 거부하고 무국적자로 버텼다. 이게 친미인가? “대한민국은 곧 독립할 거고 나는 대통령이 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 시민권 같은 건 없어도 됩니다”가 그의 지론. 나라가 쌩쌩 잘 돌아가고 있을 때 이런 말을 하면 대통령병 권력욕이지만, 나라가 없던 시절에 이런 말을 한 건 지극한 애국심이다.

5. 친일 (나쁜 의미의)
이건 본인도 처음엔 궁금했다. 일제로부터 지명수배를 받은 독립 운동가 출신이며 평생 일본을 그렇게도 싫어하고 지냈다는 사람이, 왜 반민특위를 해체하고 친일파 출신 관료들에게 기회를 줬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나이가 들고 세상 물정을 좀 알고 나니까, 안타깝지만 그 당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걸 적극 공감하기 시작했다. 나치에게 겨우 3, 4년 남짓 점령당했다는 프랑스도 아니고 무려 한 세대에 가깝게 일제의 손아귀에 있던 나라가 그럼 일본 경찰· 군인 출신 인재를 활용 안 하고 어떻게 당장 치안과 국방을 유지하겠는가? 더구나 국군 수뇌부에조차도 ‘빨갱이’들이 있어서 적과 내통하는지, 사상이 어떤지 알 수가 없었고 이북에서는 수시로 폭동을 일으키고 건국을 음해하고 방해하던 마당에 말이다.

우리나라의 건국 초기에 친일파 청산을 가장 방해하고 그들이 설 빌미를 제공한 장본인은 다름아닌 북한이라는 게 본인의 지론이다. 박 정희도, 안 두희(김 구 암살범)도 다 6 25 덕분에 면죄부가 주어지고 복직할 수 있었는데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하리요?

6. 6· 25 때 혼자 도망치고는 다리 폭파나 했다
그런 적 없다. 이 승만은 “국민을 버리고 서울을 떠날 수 없다”고 쌩고집을 부렸고, 그걸 영부인과 측근들이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피난길에 오른 것이다.
그리고 서울 시내에 국군이 이기고 있다는 거짓 방송이 왜 며칠째 울려 퍼졌는지, 결정적으로 한강 다리를 누가 폭파하라고 시켰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휴전선 인근의 늘 있던 교전이어서 전쟁을 대수롭지않게 여겼던 것일 수도 있고, 다리 폭파의 경우 손발이 안 맞은 작전 실수였을 수도 있으며, 정말로 군부를 장악했던 불순세력이 자기네가 싼 똥을 남한 정부에다 전가시킨 것일 수도 있다.
단 하나, 이 승만이 “용용 난 먼저 피난 가지롱. 너희는 엿 먹어라” 하면서 다리 폭파한 건 절대 아니다!

쉽게 말해서 이 승만의 업적과 잘못 내지 한계는 컴퓨터 식으로 말하자면 윈도우 95 정도에다 비유할 수 있다. 윈도우 95는 도스와 16비트 윈도우에 머물러 있던 평범한 사람들에게 순식간에 무려 32비트 선점형 멀티태스킹 OS를 선사함으로써 생활을 완전히 바꿔 놨다(민주주의 주권 국가)! 하지만 도스에서 잘 살고 있던 사람들의 반발이 만만찮았으며, 윈95 역시 내부에는 상당수 16비트 코드를 답습할 수밖에 없었다. 호환성을 맞추다 보니 태생적으로 안정적일 수가 없었다. 불안정하다고 까이고, 또 확장완성형 때문에 한글 파괴라고 가루가 되도록 까였다. 아주 그럴싸한 비유이다.
그러나... 그러나 우리나라 IT가 윈도우 95 없이 세계 무대에서 나란히 설 수 있었을까? 그 당시에 윈도우 NT 돌릴 수 있는 컴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됐을까?

그 후, 나라의 기틀이 잡히고 외교력보다는 이제 진짜 국내 민생을 살피는 지도력이 더 필요해지면서, 너무 늙어 버린 이 승만의 통찰력은 한계를 보인다. 인의 장막에 휩싸여 여당의 부정부패를 척결하지 못하고, 부하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부정 선거에까지 연루되어 독재자로 낙인 찍힌 불운한 말년을 맞이한다.

그는 그래도 “나는 이럴 생각이 없었는데 내 부하놈들에게 속았다”, “고의적인 실수이다, 오해이다” 궁시렁궁시렁.. 요즘 정치인들처럼 입만 열면 거짓말로, 찌질한 변명과 험담으로 일관하지 않았다! 그냥 아무 말 없이 “국민이 원하면 하야한다” 한 마디로 모든 책임을 지고 권좌에서 물러났다. 남들이 욕하건 말건 역사의 평가에 모든 걸 맡기고 마지막 순간까지 고매한 품위와 명예를 지킨 것이다.

솔까말 본인은.. 본격적으로 우리나라 근현대사나 정치 놀이(?)-_-에 발을 들여놓기 전부터도 이 승만에 대해서는 “독립 운동가 출신의 초대 대통령이다. 잘은 모르지만 그 사람은 아주 똑똑하고 고집 세고.. 훌륭한 분이긴 한데 욕심 부리다 좀 추하게 끝났지.. 그 나이 먹도록 그렇게까지 오래 권력 맛을 보고 싶어서 징징댔던 걸까? 그래도 나중에라도 정신이 들어서 스스로 물러난 덕에 더 험한 꼴은 안 봤다” 정도만 알고 있었고 그 정도만으도 그럭저럭 상당히 정확한 진술이라고 생각한다.

이 승만은 후대의 전· 현직 '장로 대통령'보다 신앙면에서도 앞섰고 인물의 그릇 크기와 프로필도 월등히 앞선 분이다. 심지어 미국의 초대 대통령조차도 사실은 크리스천이 아니고 그냥 이신론자일 뿐이라는 설이 지배적인데, 이 승만은 확실하게 구원 받은 크리스천이다. 최소한 "우리 가족은 종교가 제각기 다 다르지만 싸우지 않고 잘 지냅니다" 이러던 에큐메니컬 전직 대통령보다야 100배는 더 낫다! 그런데 세상적인 불신자도 아니고, 크리스천이 어떻게 이 승만을 그렇게까지 싫어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미국 건국 초기에 살았던 법학자인 사이먼 그린리프 박사(Simon Greenleaf; 1783-1853)는 성경은 훼이크이고, 예수의 부활도 다 허구라고 여겼다. 그런데 자신의 법학 지식을 동원하여 문헌 조사를 해 보니 세상에 예수의 부활만치 정확하게 잘 기록된 사건도 없고 이 정도면 법적으로도 아무 하자가 없는 완벽한 증언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결국 자신도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것처럼 처음엔 멋도 모르고 이 승만 욕만 하다가 공부를 하면서 생각이 바뀌어 그를 존경하게 되고, 그 사람의 스케일과 인품에 감명 받은 지식인이 적지 않다. 알고 나니 '까'에서 '빠'로 돌아선 것. 그의 업적은 비가시적이고 하다못해 박 정희의 경제 개발보다도 더욱 수준이 너무 높아서 그게 업적인지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 승만보다 훨씬 더 형편없는 통치자 밑에서 탄식하고 신음하기 전에(우린 이미 이걸 경험 중이다!), 위인과 영웅의 업적부터 바로 알아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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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10/05/31 08:35 2010/05/3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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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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