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구미에는 경북 외국어 고등학교가 있다.
포항에 있는 본인의 모교인 경북 과학 고등학교도 1993년에 개교했으니 본인이 중· 고등학생 나이이던 당시에는 꽤 최근에 생긴 학교이긴 했으나, 외고는 더욱 나중에 생긴 학교였다.

경북 외고는 1995년에 설립 인가가 나고 1996년 개교로 알고 있고 있는데, 그땐 아직 기숙사나 강당 같은 건물조차 다 완공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그런데 학교 홈페이지엔 연혁이 안 나와 있다. -_-)
1996년 개교이면 민족사관 고등학교와 생년이 동일하다. 1995년 중학교 <방학책>(초등학교의 탐구생활에 해당하는 책자?)의 뒷표지 광고에 민족사관 고등학교 1회 입학생 요강이 적혀 있던 걸 기억한다. 물론 살인적으로 까다로운 전형 절차와 우수한 성적, 요구 조건으로 말이다. 내신에 심층 면접에, 나중엔 체력장까지... 흠좀무.

어쨌든 본인은 경북 외고가 그 민사고와 동급으로 그렇게 역사가 짧은 파릇파릇한 학교인지는 그 당시에 잘 몰랐다. 하도 특목고, 특목고 하니까 내가 사는 경북에도 그런 외국어고가 으레 있겠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다른 과목에 비해 영어가 상대적으로 강하고, 비록 전교 열 손가락 안의 순위까지는 아니어도 평소실력(?)만으로 나름 상위권이고...
머리는 나쁘지 않-_-은 거 같은데 그닥 노력파 성실형은 아니고 자꾸 컴퓨터로 쓸데없는 짓만 하던 본인에게, 당시 중학교 선생님들의 진로 조언은 불 보듯 뻔했다.

“지금보다 조금만 더 공부 열심히 하고 내신 튜닝-_- 해서 외고 가라”였다.
백 번 수긍한다. 내가 선생이어도 본인 같은 학생에겐 그렇게 조언했을 것이다. 뭐 나중엔 정보 올림피아드 입상 실적 덕분에 과학고로 당첨됐지만-_- 말이다.

그러던 차에 본인이 처음이자 마지막(사실상??)으로 경북 외고와 인연을 맺은 일이 있었다. 바로 1997년 가을, 본인이 중3이던 시절에 거기서 자기네 학교 홍보를 목적으로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제 1회 외국어 경시대회를 개최했던 것이다. 외국어 경시대회라고 해 봤자 사실상 영어 필기시험이었다.
이 대회의 입상자는 외고에 지원할 때 가산점을 준다는 단서도 당연히 붙었다. 그래서 본인은 그 대회에 우리 중학교에서는 혼자서 참가했다. 덕분에 대회 당일 수업은 공결로 째고, 경북 외고로 고고씽.

깔끔한 붉은 벽돌 건물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때는 이미 이런 특목고에 진학해 있는 외고 재학생들이 가히 하늘처럼 높게 보일 뿐이었다. 시험 치는 느낌이 어땠는지는 13년이나 지난 지금 기억이 날 리가 없고, 어쨌든 그때 본인은 장려상 하나 겨우 건져 왔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한 게 있다.
그때 본인은 동행하는 인솔 교사가 없이 혼자 기차 타고 타지에 있는 학교에 찾아가서는 시험 치고 돌아왔다! 경북 외고는 구미 역에서 900m 남짓한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에 타지에서 방문할 때는 철도가 딱이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이면 본인은 지리 하나도 모르고, 혼자서 기차 탈 줄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어떻게 갔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시험 치고 나서는 확실하게 혼자였다는 게 기억난다. 담임 선생님에게 경과 보고를 공중전화로 하고, 귀가도 다시 기차 타고 스스로 해냈다. 그때 지금처럼 일기를 써 놨으면 그 당시 철도가 어땠는지 더할 수 없이 귀중한 기록이 되었을 텐데!

사실 경북 과학고도 포항 역에서 지하철 두 정거장 남짓한 가까운 거리이다. 포항에 지하철이 있다는 소리는 물론 아니지만, 뭐 1.5km 남짓한 거리니까... 본인은 그것도 까맣게 모르고서 고등학교 시절 3년간을 철도는 전혀 이용하지 않고, 더 멀고 비싼 시외버스만으로 경주와 포항을 왕래했다. 그 정도로 지리에 문외한이었는데 그때 구미 여행은 어떻게 해냈을까?

그때 이후로 본인은 구미를 다시 찾은 적이 없다. 하지만 그 경험 덕분에 ‘경북 외고는 구미 역에서 무척 가깝다’는 기억 하나는 지금까지 생생하게 남아 있다.

이제 본인이 글을 쓰는 전형적인 방식인, 관련 잡설들을 옴니버스 형태로 나열하는 걸로 글을 맺겠다.

1. 경북 과학고와 외고뿐만 아니라, 초등학교를 제외한 본인의 모교들은 전반적으로 역사가 짧은 편이었다. 계림 중학교는 1986년 개교로, 이는 포항 공대의 생년과 카이스트의 학부 개설 연도와 공교롭게도 일치한다. 다만, 본인은 이제 대학원은 역사가 무진장 긴 학교로 가게 된다. ^^;;

2. 그러고 보니 정보 올림피아드 경시 부문의 전신이던 PC 경진대회의 경북 지역 예선은 포항도, 구미도 아닌 안동에서 늘 개최되어 왔다. 안동은 경북 내륙의 중심지이지만 당시 고속도로 하나 없는 교통 불편한 곳이다 보니, 인솔 선생님이 꼬불꼬불한 국도로 차를 몰면서 대회장까지 학생들을 태워다 주었다.

3. 본인에게는 초등학교 때 같은 반을 한 적이 있고 당시 같은 영어 사교육-_- 학원에서도 각종 대회에서 본인과 1, 2등을 다투는 라이벌 사이이던 여자 동창이 있다. 예쁘고 못 하는 게 없는 모범생 엄친딸이었는데, 이 친구는 결국 경북 외고에 진학했다. 저 외국어 경시대회에 참가를 안 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때 현장에서 걜 만나지는 못했다. (어머니께 고증을 의뢰하니, 어머니 왈, 걔도 그 대회에 응당 참가했고 역시 장려상 받았다고 한다)
본인은 뭐 과학고에 합격했으니, 중학교를 마칠 무렵 서로 축하 전화를 주고받았다. 본인의 어머니와 그 친구 어머니께서 서로 아는 사이여서 말이지..;;;

4. 하지만 과학고도 가 보니, 당시 외국어 경시대회에 참가했던 친구가 그래도 딱 한 명 있었다. 어떻게 알았냐 하면, 그때 외고에서는 모든 대회 참가자에게 학교 마크가 인쇄된 공책을 사은품으로 줬는데, 본인과 그 친구가 서로 그 공책을 갖고 있는 걸 봤기 때문이다.

5. 하긴, 내 기억이 맞다면, 본인이 중학교에 갓 들어간 시절인 1990년대 중반에 우리나라의 언어 관련 교육 제도에 좀 변화가 생겼다. 논술이 처음으로 부각되고 논술 경시대회라는 게 생긴 게 그때이다. EBS에서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전국에서 동시에 영어 듣기 평가를 시행해서 그 점수 20점이 중간· 기말고사의 영어 점수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도 그때. 또한 나름 영어 말하기(혼자 웅변이 아니라 연극) 대회도 그때 생겼다.

세월이 흘러 어느 지식인 검색을 보니, 영어 말하기 대회 때 써먹겠다면서 개그 만화 일화 3기 3화 쇼토쿠 태자 대사를 좀 영작해 달라는 요청을 본 기억이 난다. Inside the pillow is full of tuna (베게의 속에는 참치가 가득) ㅋㅋㅋㅋㅋㅋ 이 나라의 미래는 밝다.

Posted by 사무엘

2010/08/11 08:49 2010/08/11 08:49

오늘날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소위 'name value', 브랜드가 마케팅 수단으로 매우 중요시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철도계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이기주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철도역 이름에다 어떻게든 자기네 이름을 집어넣으려는 행정 단체나 대학들이다.

사실, 동 이름만 해도 지하철 역명으로 등장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은 인지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본인은 서울 종로구에 듣보잡 동이 그렇게도 많은 줄 몰랐다. 관철동, 평창동, 당주동, 동숭동, 인의동.. -_-;;; 듣보잡으로 느껴진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어떨 때는 두 대학이나 두 행정 구역이 한 역을 동시에 탐내게 되어, 부산 지하철에는 '경성대 부경대'라는 사상 초유의 스타일의 역명이 생겼고, 고속철에도 '천안아산 (온양온천)'이라는 병맛 나는 역명이 생겼다.
아직까지 (대)기업은 대학이나 행정 구역에 비해 역명 배틀에 끼려는 기미가 덜한 듯하다. 만약 그들까지 꼈다간 잠실은 롯데월드/롯데타운, 강남은 삼성타운이라고 부역명이 붙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잠실은 롯데와 관련된 명칭 대신 송파구청이라는 부역명이 붙어 있으니 아직까지는 행정 구역이 더 우선이다.

지하철 역명에다가 자기 이름을 넣으려는 대학들의 노력은 가히 눈물겹다. 주역명이 안 되면 부역명으로라도 말이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지금까지 부역명이 추가된 역은 엄청나게 늘어나 있다. 한세대, 폴리텍대, 나사렛대 등...
우선, 과거에 총신대입구/이수 역 병크는 굉장히 유명하며,

서울대입구 역은 위치상으로는 주역명이 관악구청, 부역명이 그나마 서울대입구 정도가 되어야 마땅하나 현실은 그 반대로 됐다. 서울대에는 역에서 내리고도 마을버스로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를 넘게 더 가야 도달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한양대는 지하철 연계에 관한 한 가히 대인배인 학교이다. 서울 2호선 한양대 역하고는 바로 연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안산선에 '한대앞'이라는 또 다른 역명까지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안산 캠퍼스는 전철역과 꽤 멀다.

고려대와 숭실대는 그나마 지하철 주역명 자리를 차지하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위치가 좋다. 숭실대의 경우 지하철 출입구에 맞춰 정문까지 옮겼다고 한다. 서로 가까이 있는 건국대와 세종대도 괜찮은 편.
2호선은 이외에도 홍익대, 서강대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서울 대학을 꽤 많이 경유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고등학교 3학년 학급에서 '2호선 라인 대학에 꼭 가자'를 목표로 써 붙여 넣을 정도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4호선 역시 강북 구간에 유난히도 대학 이름이 주역명이나 부역명으로 붙은 역들이 많다. 한성대, 숙명여대, 덕성여대 등.

1호선은? 유명한 청량리 역에 '서울 시립대'라는 부역명이 붙었고, 회기 역에도 꽤 오래 전부터 '경희대'라는 부역명이 드디어 붙었다. 대놓고 외대앞이라는 이름이 붙은 역이 존재하기도 한다.
한편, 옛날에는 7호선 상도 역에 '중앙대'라는 부역명이 붙어 있었으나, 그 역보다 중앙대에 더 가까운 흑석 역이 9호선에 개통하면서 부역명은 옮겨 갔다.

대전 지하철 1호선은 충남대와 카이스트를 (사실상) 지나지 않아서 아쉽다. 한때 2호선이 그쪽을 지나고 엑스포 과학 공원까지 가는 순환선으로 계획되었으나 지금은 완전히 흑역사화하여 안습. 결국 카이스트와 가장 가까운 월평 역에 카이스트라는 부역명을 붙이고 학교에서 셔틀 봉고차 운행을 시작하였으나, 역에서 학교까지는 2km 가까이 가야 한다. 아마 한양대 안산 캠퍼스와 한대앞 역까지의 거리와 체감상 비슷하다.

자, 그런데 이런 모든 트렌드에 부합하지 않는 유일한 예외가 있으니 바로 신촌 역이다.
양평과 더불어 완전한 동명이역이다. (경의선과 2호선. 양평은 중앙선과 5호선)
연세대가 탐낼 법도 한 금싸라기 역이지만 부역명을 붙이려고 징징대지 않는다.
SKY 대학 중에서는 유일하게 연세대만이 지하철 노선도에서 이름을 찾을 수 없다. 지하철 역에서 그렇게 멀지도 않은데 말이다. 심지어 바로 옆의 이화여대는 대놓고 '이대'라는 역명을 쓰고 있기도 하다.

이미 신촌이라고만 해도 연세대라는 걸 한국인 중에 모를 사람이 없기 때문에 굳이 역명을 건드리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 대인배 기질인 것일까?
(뭐, 그래도 나중에 부역명을 붙여 버린다면 낭패. ㅋㅋ 서강대는 6호선 대흥 역에 자기 이름이 부역명으로 붙어 있다.)

연세대는 들어가는 입구에서 철길을 볼 수 있는 전국에서 얼마 안 되는 복 받은 학교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포항공대도 옆으로 동해남부선 철길이 지난다. 그쪽에 광역전철이 있다면 효자 역이 포항공대 입성 코스가 되었을 것이나(포항공대에 더 가깝게 역을 이설까지 하면서), 동해남부선의 미래는 앞으로 알 수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0/07/26 10:33 2010/07/2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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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에서 서울 메트로 방송이!

2010년 7월 1일. 분당선 전동차를 타고 출근하면서 본인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코레일이 안내 방송을 완전히 서울 메트로 스타일과 동일하게 고쳤기 때문이다.
성우 목소리는 말할 것도 없고 환승역 도착 음향도 수 년째 전통적으로 써 오던 클래식 대신, 서울 메트로의 퓨전 국악 ‘얼씨구나’로 바뀌어 있었다!

모란· 복정 역에서 ‘얼씨구나’를 듣다니, 이 어색함은 직접 들어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분당선은 1기 지하철처럼 서울 메트로와 코레일이 직결 운행을 하는 곳도 아니고 100% 코레일 관할 구간인데 무슨 바람이 들어서 이렇게 바꿨는지는 모르겠다.
코레일은 지금 영어 방송에서 유일하게 남자 성우 목소리를 쓰는 회사이다. 이 추세라면 그 개성도 앞으로 없어질 것 같다.

그나저나 도철(SMRT)은 21세기 이래로 환승역 도착 음향은 단 한 번도 교체된 적이 없다. 멜로디가 유일하게 단조여서 좀 냉정한 느낌이 든다. 지난달엔 승강장 도착 멘트가 바뀌고 더 옛날엔 시종착역 알림 음향도 CM송으로 바뀌었는데, 앞으로 환승역 도착 음향이 바뀔 일만 남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참, 행복미소 마케팅 공세가 시작된 2008년 하반기 이래로 한동안 도철 구간 지하철 역에서는 노조의 회사 비판 포스터를 볼 수가 없었는데 역시 비슷한 시기인 이 달 초에 드디어 하나 출현했다.
한동안 음 사장은 무리한 에너지 절약 정책으로 인해 철도 동호인들로부터 가루가 되도록 까였으나, 최근엔 그런 병크가 상당수 해소되었고 또 스크린도어 기술 국산화 같은 업적이 드러나면서 안티가 다소 줄어든 추세라고 들었다. 그런데 다시 회사 정책을 비판하는 포스터를 보게 됐다.
노와 사의 관계는 마치 군대에서 병과 간부의 관계만큼이나 영원히 가까울 수가 없는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10/07/10 09:19 2010/07/1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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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간이역 서체들

이제는 갈수록 보기 어려워지고 있는 추억의 서체들을 보라.
서체 쪽으로 조금이라도 눈썰미가 있는 철도 매니아라면 저런 글씨체 보기만 해도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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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1990년대 철도청 시절에는 HY울릉도가 각종 역명판 서체로 쓰였고,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아시아폰트에서 제작한 코레일체라는 전속 서체로 또 한번 서체가 다 물갈이되었다.
HY울릉도는 둥글둥글하면서도 간판용으로 가독성이 무척 좋았기 때문에 건물 간판이나 도로 톨게이트 등에서도 많이 쓰였다.

내 기억이 맞다면, 2009년에 확인한 바로는 카이스트 기계 공학동 건물도 간판이 울릉도체였다.
그 반면 코레일체는 울릉도보다 좀 홀쭉하고 각진 느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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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그러고 보니 옛날에는 각종 제목이나 심지어 도로 표지판 서체도 동글동글한 게 대세였다. 그러던 게 산돌 도로표지판이 등장하고부터 완전히 고딕 컨셉으로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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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추억의 간이역 역명판체가.. 디지털 서체로 부활한다면
과거 산돌에서 성경체(옛날 성경책 특유의 붓글씨 서체)를 개발한 것만큼이나 획기적인 업적이 되리라 생각한다. 특히 저 '서빙고' 체는 아마추어 티도 안 나고 굉장히 예쁘다.
하지만 과연 부활이 가능할까? =_=;;

Posted by 사무엘

2010/07/08 08:22 2010/07/0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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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 승강장, 승강장의 확장

서울 지하철을 포함해 수도권 전철역들 중, 승강장이 굉장히 심하게 굽은 곡선역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깊은 역이라든가 환승이 짧거나 긴 역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충분한 연구가 이뤄져 있다.
또한 역이 아니라 노선 중의 급커브 구간에 대해서도 1호선 시청-종각을 비롯해 이미 답이 다 나와 있다.
하지만 승강장이 자체가 커브 모양인 역에 대해서는 본인도 지금까지 충분히 생각을 안 해 본 것 같다.

일단 급커브 승강장은 서로 건설 시기가 다른 두 노선의 환승역에 생기는 경향이 짙다. 신길 역이 아주 좋은 예이다.
1호선과 5호선을 무리하게 만나게 하느라 5호선은 노선 자체가 상당한 굴곡이 생겼으며, 1호선은 원래 커브이고 켄트(열차의 회전 주행 시 발생하는 원심력을 상쇄하려고 선로 한쪽을 기울이는 것)마저 상당하던 선로 위에다 역을 만든 티가 농후하다. 두 노선 모두 승강장의 모양이 꽤 곡선이 되어 있다.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구 동대문운동장) 역은 딱 커브 위에 환승역이 지어지는 바람에, 서울 지하철에서 손꼽히는 급커브 승강장이 되었다. 이 점에서는 7호선 고속터미널 역도 비슷하다.

선로는 곡선이어도 직사각형 모양의 열차는 엿가락처럼 외형을 바꿀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곡선 승강장은 열차 출입문과의 간격이 벌어진다. 그만큼 승· 하차 과정에서 사고의 위험이 커진다. 이런 이유로 인해서 전철을 건설할 때 곡선역은 가능한 한 안 만들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역이 아주 안 생길 수는 없다. 꼭 환승역만 곡선 승강장은 아니며, 지상의 도로가 굽었다면 그 아래의 역도 응당 곡선역이 된다. 5호선 아차산 역이 비환승역으로는 좋은 예이며, 5호선 김포공항 역도 역과 인근 선로가 모두 굉장히 급격한 커브이다.

사실 수도권 전철의 역사상 최악의 곡선 승강장 기록 보유자는 다름아닌 경원선(현재 운행 계통상으로는 중앙선) 옥수 역이었다고 한다.
경원선 자체야 역사가 매우 길지만 옥수 역은 서울 지하철 3호선과 함께 환승 목적으로 개통하여 역사가 짧다. 환승 목적으로 개통했다는 말은, 타 노선과의 환승 편의를 위해 원래 역을 만들려고 의도하지 않았던 지점에 역을 무리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앞에서 언급한 신길 역처럼 말이다.

일단 3호선 옥수 역도 신길 만만찮은 곡선 승강장이 되었다. 그런데 과거의 경원선 옥수 역은 3호선 역보다도 한술 더 떠서 열차 출입문과 승강장 사이의 거리가 무려 40cm에 달했다고 한다. 어린이 동반 승객은 어린이를 안고 풀쩍 뛰어넘어서 타야 했고 성인이라도 부주의했다간 그 간격 사이에 발이 쑥 빠져 버릴 수 있었다. 유모차나 휠체어로는 열차에 탈 수조차 없을 지경. 옛날 옥수 역 사진을 좀 보고 싶은데 인터넷 검색을 해도 잘 안 나온다.

게다가 옥수 역 근처를 보면 잘 알겠지만 주변은 온통 자동차 도로이다. 경원선 옥수 역의 위치가 인근 도로를 확장하는 데도 장애가 되었던 모양이다. 이런 몇 가지 이유로 인해서 1999년에는 3호선 역은 놔두고 경원선만 아예 선로를 남쪽으로 이설하면서 곡선을 완화하는 공사가 행해졌고, 이때 경원선 역도 예전보다 더 남쪽으로 옮겨졌다. 공사는 2001년에 끝났으며, 이로 인해 두 노선의 환승 거리는 좀더 길어졌다.
인근의 응봉 역도 좀 곡선이고 열차와 승강장 사이의 간격이 넓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다시 사진을 보니까 그렇게 심한 곡선도 아니다.

이렇듯 지상은 그래도 지하 구간보다는 승강장의 이설· 확장이 쉬우며 심지어는 선로조차 이설이 가능하다. 승강장 확장을 예로 들어 보자. 과거에 섬식으로 건설되었던 승강장(선로 폼 선로)이 승객 증가로 인해 맞은편에 또 승강장이 생기는 수가 있는데(선로 폼 선로 폼), 1호선 신도림 역과 외대앞 역이 그 예이다. 일단 선로는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승강장을 확장하는 방법을 쓴 것이다.
그 반면 1호선 석계 역은 아예 선로까지 이설해 가면서 섬식 승강장 자체를 확장한 흠좀무스러운 내력도 있다(2004년 공사 완료). 상대식 승강장보다 확장을 하기 훨씬 더 어렵다.

섬식 승강장은 양 선로 사이로 승강장이 비집고 들어간다는 특징 때문에 그 자체가 노선에 살짝 곡선을 만들기도 한다. 6호선 응암이라든가 2호선 삼성 역이 그 예이다. 특히 삼성 역이 처음 건설되었던 1980년대에는 거기 일대는 가히 허허벌판이었다. 그런 곳에다가 그토록 크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승강장을 만들어 놓았으니, 당시엔 예산 낭비라고 언론에서 대차게 깠다.
그러나 지금 삼성 역이 이용객 수에 비해서 너무 크다고 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오히려 서울 시민들은 그 옛날에 오늘날의 서울의 형태를 결정해 버린 큼직한 2호선 순환선을 구상한 구 자춘 전 서울 시장의 선견지명을 칭송하는 단계가 되었다. (그러니, KTX 광명이나 천안아산 역도 오로지 지금만 내다보고서 예산 낭비라고 까기만 하지는 말고 좀더 기다려 보자.)

Posted by 사무엘

2010/06/30 08:30 2010/06/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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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가 다니는 경부선 역들 분석

※ 서울
역무 시설: 선로 위 고층
승강장 선로: 평지
선로 품질: 기존선
KTX: 경부선 전부
일반열차: 경부선 전부. 누리로 포함
광역전철: 서울-천안 급행과 경의선이 있으나, 이들 모두 굉장히 드물게 운행되는 열차임
지하철: 1, 4호선
비고: 백화점과 붙은 민자 역사

※ 용산
역무 시설: 선로 위 고층
승강장 선로: 평지
선로 품질: 기존선
KTX: 호남선 전부
일반열차: 호남· 전라· 장항선 전부. 누리로 포함
광역전철: 1호선 완행과 급행, 중앙선. 광역전철 연계가 가장 잘 되어 있는 역이다.
지하철: 4호선 신용산 역
비고: 전자 상가· 백화점 등과 붙은 민자 역사

※ 광명
역무 시설: 지하
승강장 선로: 맨 아래 지하. 자연 채광이 들어오긴 하지만 꽤 깊은 지하역이다.
선로 품질: 고속선 연결선
KTX: 경부· 호남선 일부
일반열차: 없음
광역전철: 영등포-광명 4량 셔틀 전동차. 배차 간격 매우 긺
지하철: 없음

※ 천안아산
역무 시설: 지상
승강장 선로: 맨 꼭대기 층. 광명 역과는 정반대로 지상 고가역이다. 안산선 상록수 역과 비슷한 구조.
선로 품질: 고속선 정중앙임! 통과 열차는 이 역을 시속 290km 이상의 속도로 통과한다. 이 역에서 한번 정차해 버리면 시간을 한 10분 정도 까먹는다.
KTX: 경부· 호남선 일부
일반열차: 이 역은 수직으로 교차하는 장항선 아산 역과 환승이 가능한 특이한 구조를 하고 있으며, 아산 역이 장항선 전열차를 취급한다. 누리로 포함
광역전철: 역시 환승역인 아산 역에서 1호선 전동차가 다니나, 배차 간격이 매우 긺
지하철: 없음

※ 대전
역무 시설: 선로 위 고층
승강장 선로: 평지
선로 품질: 기존선
KTX: 경부선 전부
일반열차: 경부선 전부
광역전철: 없음
지하철: 1호선과 연계가 잘 되어 있다. 지하철은 KTX의 대전 시내 지하 통과를 염두에 두고 매우 깊게 건설되었다.
비고: 역사가 오래 된 역인 만큼, 누리로와 광역전철이 없다는 것만 빼면 전반적으로 서울 역과 비슷한 위상이다. 타러 들어가는 곳과 내리고 나오는 곳이 구분되어 있는 독특한 구조. 대전 고속버스 터미널도 마찬가지 구조를 하고 있다. 한때는 대전 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KTX도 있었으나 지금은 다 흑역사가 됐음.

※ 동대구
역무 시설: 평지
승강장 선로: 언덕 아래 평지. 지형의 특성상 꽤 특이한 구조가 됐다.
선로 품질: 기존선
KTX: 경부선 전부
일반열차: 경부선 전부
광역전철: 없음
지하철: 1호선이 지나지만 역까지 조금 멀다.
비고: 대구선과의 환승 노선이다. 고속버스 터미널과도 연계가 매우 잘 되어서 교통이 편리하다.

※ 부산
역무 시설: 선로 위 고층
승강장 선로: 평지
선로 품질: 기존선
KTX: 경부선 전부
일반열차: 경부선 전부
광역전철: 없음
지하철: 1호선이 지나지만 역 광장을 지나야 하고 역까지 조금 멀다.
비고: 서울 역과 비슷한 유리 궁전이다. KTX 정차역 중에 아직까지 역전 광장이 가장 넓게 남아 있는 역이다.

다들 자신만의 개성이 넘친다.
대구 이남에 있는 구포· 밀양 역은 KTX가 다 정차하지는 않으면서 고속신선이 아닌 기존선상에 속하는 역이다. 하지만 본인이 답사한 적이 없어서 자료가 없으므로 기재를 생략했다.
다음은 KTX 잡설들.

천안아산 역 건물 내부의 아래층에서 좀 있어 보면, 위층에서 무정차 KTX가 쌩 통과할 때의 진동이 거기까지 전해진다. 길이가 거의 380m에 달할 정도로 긴 18량짜리 KTX의 주행 진동이 느껴지는 시간은 겨우 4초가 될까말까이다. 그만큼 빠르게 지나간다는 뜻이다. 시속 300km이면 1초에 무려 80m를 넘게 나아가기 때문이다.
마치 공항의 탑승 게이트에서 저 멀리 이륙하는 비행기의 진동을 느끼는 것 같다. 하긴, KTX의 주행 속도는 V1 속도를 넘어선 비행기의 이륙 속도와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천안아산 역과 장항선 아산 역은 T자 환승역으로, 천안아산 역의 경우 환승 통로가 한쪽 끝에 몰려 있다. 부산 방면(즉, 상행 열차는 맨 뒷칸, 하행 열차는 맨 앞칸. 18호차)에서 내려야 환승을 편하게 할 수 있다. 실제로 KTX-장항선 환승으로 열차 승차권을 구입할 경우, 그 칸에 가깝게 KTX 좌석이 배정된다고 한다.
18호차 같은 맨 뒷칸에 타 보면 KTX의 은은한 구동음을 들을 수 있다. 여러 번 들어 본 본인의 결론은 신시사이저 건반 소리와 비슷하다. 예전에는 역에 도착할 때 제동 거는 소리가 굉장히 귀에 거슬리고 시끄러웠는데 이것도 요즘은 좀 개선된 것 같다.

그나저나 지금은 김천구미 역 공사 때문에 KTX가 한 8월 말까지는 그쪽 구간에서 서행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 구간을 지나는 경우 운행 시간이 5~10분 정도 지연된다. KTX 이용을 계획하고 있는 분이라면 이 점을 감안하는 게 좋겠다.
2008년 초엔 KTX가 천안아산 역 부근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서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거기서는 서행을 안 한다. 한 2009년부터는 KTX의 최고 주행 속도가 300에서 305로 상향 조정되어 체감 속도가 더 오르기도 했다.

김천구미야 대전과 대구 사이에 역을 하나쯤 만들 수도 있다고 치지만 오송은 도대체 무슨...;; 대전에서 별로 멀지도 않은 조치원쯤에 역을 또 왜 만들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그렇잖아도 논산-천안 고속도로 덕분에 도로는 호남 지방 가는 길이 더욱 곧고 빨라져 있는데, 철도는 뭘 하는 짓인지 원..;;

Posted by 사무엘

2010/06/09 08:14 2010/06/0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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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잡설

1.
요즘은 열차 안에서 카트를 끌고 돌아다니며 간식거리를 파는 영업 사원을 거의 찾을 수 없어져 있다. 옛날에는 소위 홍익회라는 곳에서 그런 영업을 했으나 철도청이 공기업으로 바뀐 뒤부터는 이미 진작부터 흑역사가 됐고, 지금은 장항선에서 시범 운영했던 카페 객차라는 게 전노선과 특히 새마을호로도 확대되어 예전의 영업 사원을 대체하고 있다. 즉, 이제는 뭘 먹고 싶으면 영업 사원이 오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우리가 카페 객차로 직접 가야 한다. 새마을호는 예전부터 식당칸이 있었으므로 용도 변경이 더욱 쉬웠을 것이다.

다만, KTX 내부에서는 카트를 끌고 커피 같은 걸 파는 영업 사원이 여전히 돌아다니는 걸로 알고 있다. KTX(산천 말고)는 구조적으로 카페 객차 나부랭이 따위는 못 만들며, 어차피 코레일은 모든 고급 인터페이스 투자를 이제 KTX에다가만 최우선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춘선 열차에서는 여전히 예전의 클래식한 영업 사원을 볼 수 있다. 몇 달 후면 없어질 노선에다가 굳이 카페 객차를 편성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재래식 영업을 하는 것임. 경춘선 자체가 장항선만큼이나 여행· 관광 성격이 강한 노선인데 그런 영업 사원이 돌아다니니 더욱 운치가 난다.

2.
단선 비전철 철도는 길 자체에 대한 흔적이 주변에 가장 남기지 않는 교통수단이다. 쉽게 말해서 자동차 안에서 좌우를 살펴보면 맞은편 차선이 보이고 울타리나 가드레일 같은 도로 시설이 보인다. 그리고 복선 철도라면 맞은편 선로가 보일 것이고 전철인 경우 전력을 공급하는 전봇대도 시시때때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반선 비전철 선로를 달리는 열차 안에서는? 좌우를 아무리 살펴봐도 철도 시설과 관련된 걸 찾을 수 없다. 마치 비행기나 배에서 창밖을 보는 것처럼 우리 자신 말고는 아무것도 안 보인다. ^^ 철도는 차량의 폭은 버스보다 훨씬 더 크면서 선로가 차지하는 폭은 자동차 도로보다 훨씬 좁다. 궤도 위만 달린다는 특성상 공간을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전철의 경우, 전차선을 선로 위에다가 설치함으로써 거추장스러운 공중 전차선과 전봇대를 제거한 전철도 있긴 하나 우리나라에는 그런 게 없고 이제 경전철 같은 데서나 도입되는 중이다.

3.
"비내리는 호남선 남행 열차에"로 시작하는 유명한 트로트가 있다. 그런데 이 가사에서 호남선을 경부선으로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열차의 목적지가 목포가 아닌 부산으로 바뀐다면 노래의 뉘앙스도 확 달라질 것이다.

4.
이번엔 서울 지하철 얘기이다.
본인의 경험상, 서울 메트로는 수도권 전철을 운영하는 회사들 중에 지하철 질서/안전 수칙을 가장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곳이다. 이 점에서는 그저 행복 미소만 강조하는 SMRT(도철)와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야구나 축구에다 비유해서 "지하철에서 골키퍼처럼 다리 쩍 벌리고 앉는 것은 반칙입니다" 같은 식으로, (특히 서메는 야구 선수를 홍보 대사로 자주 위촉해서 쓰기도 했으므로)
최대한 딱딱하지 않게 재미있는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다. 옛날에는 지하철에 무질서하게 비집고 승차하려는 승객을 럭비 선수에다 비유한 UCC를 틀어 주기도 했다.
홍보하는 주제로는 "제발 문 닫힐 때 무리하게 타지 마세요", "우측 통행을 하세요", "보고 난 무료 일간지는 선반에다 놔두지 마세요", "혼잡한 열차에서 내릴 땐 전역에서부터 미리 준비를 해 주세요" 같은 게 있다.

다른 어느 교통수단보다도 승객에 대한 안전 교육과 질서 유지 협조 당부가 필요한 항공업계에서는 저런 트렌드를 도입하지 않으려나 궁금하다.... 라고 쓰려고 했는데 이미 당연히 그러고 있다. 안전 수칙 동영상을 어린애들까지 동원해서 최대한 재미있게, 안 따분하게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 http://hansfamily.kr/950 참고할 것.

Posted by 사무엘

2010/06/07 08:48 2010/06/0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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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호의 개성

무궁화호는 물론이고 KTX조차 갖추고 있지 않은 새마을호만의 개성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큼직하고 두툼한 좌석

새마을호는 세계 철도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크고 두툼하고 안락한 좌석과 내장재를 자랑한다. KTX가 선로 위의 비행기라면, 새마을호는 가히 선로 위의 호텔이다.
좌석도 좌석이지만 좌석 사이의 광활한 간격을 보라. 저건 우등 고속버스도 '저리 가라'이다. 일반실이 저러한데, 특실은 키가 175cm 남짓인 본인이 다리를 쫙~ 뻗고도 남는 간격이다.
게다가 저런 디자인의 새마을호 객차는 우등 고속이 생기기 수 년 전인 1980년대 말에 만들어진 것이니, 그때는 새마을호가 지금의 KTX마저 능가하는 얼마나 호화 귀족 고급 열차였겠는가?

이 새마을호 때문에 한국 사람들의 관념이 왜곡되어 KTX가 좌석이 너무 좁다고 불평하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한국인보다 훨씬 더 덩치 크고 뚱뚱한 코쟁이들도 그런 좌석을 당연히 여기고 이용하는데도 말이다.
우리나라는 철도 인프라가 일제가 만들어 놓은 것 이래로 너무 열악하고 발전을 안 해서, 20세기까지는 선로의 고속화 같은 속도와 성능 향상보다는, 단순히 내장재 향상 위주로 고급 열차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장재만 기형적으로 너무 발전한 것.

하지만 도로 교통이 너무나 발전한 요즘은 그런 구시대 산물인 새마을호 같은 열차는 계륵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옛날에 힌덴부르크 비행선은 그랜드 피아노와 수영장, 산책로까지 갖춘 초호화 인테리어를 자랑했다. 덩치만 타이타닉처럼 컸지 승객은 거의 콩코드 수준으로밖에 못 태우고 시속 200도 못 내던 비효율 느림보가 말이다. 초호화 여객선 내지 비행선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에는 기술 발전으로 인한 속도의 증가와 해외 여행의 보편화(수요 증가)가 한몫을 했을 것이다. 새마을호의 위상의 변화도 이와 마찬가지 맥락으로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새마을호 특유의 디젤 엔진은 도입 당시에는 조용하고 힘 좋고 그야말로 최첨단 기술이었지만, 세월이 흘러 전철이 대세가 된 요즘은 이 역시 천덕꾸러기가 된 것이다. 하지만 내장재가 너무 좋아서 KTX 후속 열차로 싸게 굴리기엔 아깝고, 오히려 KTX의 경쟁 상대가 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승객의 입장에서야 “빠른 KTX 아니면 편한 새마을호” 식으로 두 열차를 대등하게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철도 경영자의 생각은 다르다. 사운을 걸고라도 무조건 KTX에 올인해야 하는 처지이다.

※ 좌우 가장자리가 둥근 창문

위의 사진 참고. 이 역시 새마을호 이전이나 이후 열차(심지어 누리로나 KTX 산천에서도)들에서는 찾을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이다.
물론 일명 '유선형 무궁화호'라고 둥근 창문을 한 열차도 있긴 했지만 지금은 사실상 현역에서 찾을 수 없는 상태이며, 그 객차 자체도 옛날에는 새마을호이다가 무궁화호로 격하한 것이므로 이 역시 새마을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 복도의 장판이 별도로!

역시 위의 사진 참고. 새마을호는 좌석이 있는 곳은 그냥 황토색 같은 누런 바닥이지만, 중앙 복도는 붉은색의 별도의 장판이 깔려 있다. 이 역시 객실에 첫 들어서는 순간 은근히 굉장히 고급스럽다는 인상을 주며, 새마을호 이외의 어떤 열차도 갖추고 있지 않다.

※ 엔진 음향

본인은 철도 매니아로서 새마을호의 엔진 소리를 무척 사랑한다. 디젤 기관차처럼 너무 유별나게 시끄럽지도 않고, 전기 기관차처럼 너무 조용한 전자음 일색도 아니면서.. 은은하고 감미로운 느낌이 난다. 가속 중일때도 딱히 주파수가 올라가는 소리가 느껴지지 않으며, 심지어 발전차 소리와도 분간이 안 될 정도. 기름을 먹는 내연 기관이 어떻게 이런 소리를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게 새마을호는 소리까지도 사랑스럽다!

※ 영상 서비스

영상 서비스야 새마을호에 있던 걸 KTX가 뺏어 가서 지금은 KTX에만 존재한다. 사실은 영상 서비스 자체가 새마을호에서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인 2000년부터 시작했으며 철도청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 최초라고 한다.
하지만 KTX에도 이건 없다. 바로 운행 종료 화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 기억이 맞다면, 1~2년 전 남짓, 마지막으로 탄 KTX도 종착역에 다 도착해서까지 자기 TV 방송만 계속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새마을호는 다르다. 종착역에 도착하면 열차 자체 동영상이 나오면서 "XX에서의 특별한 여행을 기원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라고 마무리가 된다.
새마을호에는 마무리가 있다. 그리고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다음은 원래는 새마을호에만 있었으나 요즘은 다른 등급의 열차들도 얼추 갖추게 된 특징들이다.

※ 콘센트와 독서등, 간접 조명

통일호나 무궁화호 구형 객차들은 위에 오로지 선반만 있지 독서등 나부랭이 따위 없었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 에메랄드색을 표방하면서 개발된 신형 무궁화호 객차는, 인테리어가 매우 좋아져서 독서등을 갖추고 새마을호 같은 고급스러운 간접 조명을 채택했다. 또한 콘센트도 구비하기 시작했다. 새마을호는 노트북석을 따로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콘센트가 100% 갖춰져 있으나, 무궁화호 객실에 콘센트가 있을 확률은 random인 셈이다.

콘센트는 심지어 KTX에도 없다. 고속철을 처음 구상하던 1990년대에는 오늘날처럼 개인 전자 기기 수요가 급증한 때도 아니었고, 또 서울-부산을 단 2시간대에 주파할 걸로 예상했기 때문에 딱히 식당차라든가 콘센트 같은 편의 시설을 고려하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신형 차종인 'KTX 산천'에는 이 둘이 모두 추가되어, 덕분에 고속철과, 기존 무궁화호급 일반열차 사이의 UI 이질감이 한결 줄어들었다.

※ 손잡이

무궁화호의 좌석에는 대놓고 위쪽 귀퉁이에 손잡이가 있다. 입석 승객을 고려해서이다. 그러나 새마을호와 KTX에는 그런 게 전혀 없다. 딱 이것만으로도 이들은 입석 승객을 받지 않는 고급 열차라는 게 티가 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나 누리로와 KTX 산천의 좌석에는 의자 어깨에 살짝 덧댄 듯한 손잡이처럼 보이는 매듭(?)이 있다.
명절에는 열차 등급을 안 가리고 다 입석을 받을 정도로 코레일의 경영 방침이 바뀌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제 고급 열차란 단순히 속도가 빠른 열차일 뿐이다. 속도가 빠른 열차가 굳이 내장재까지 '새마을호스럽게' 특별나게 좋아야 할 필요는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0/06/03 15:35 2010/06/0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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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이용 경험 이모저모

※ 입석

본인은 철도를 매우 좋아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대중교통 공급이 풍부한 곳에서 굳이 입석이나 예약 대기까지 감수하면서 철도를 이용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명절 때는 오히려 수시로 증차가 되고 좌석을 얻기 쉬운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었다. 명절 때 기차를 편하게 타고 가려면, 철도 오덕 기질 수련보다는 철도 인맥과 빽을 만들어 두는 게 더 필요하다. 코레일 직원이 대량으로 추석 귀향 열차 암표를 팔다가 적발됐다는 소식이 꼭 한두 번씩 들리지 않는가.

입석으로 열차를 탈 때는, 지정석 승차권이 있을 때에 비해서 어떤 점이 달라질까?
일단 신문지나 달력 같은 '깔고 앉을' 거리를 준비해 가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역에 일찍 도착해서 열차에 무조건 먼저 올라타야 한다. 그래야 통로 같은 좋은 자리를 먼저 차지하여 쪼그리고 앉을 수라도 있다. 안 그러면 정말 얄짤없이 객실 복도에서 손잡이를 잡고 서서 가야 한다.

세상엔 기차를 타고 싶어도 못 타는 사람도 많다. 그러니 출발지와 도착지가 비교적 철도로 잘 연결되어 있는 곳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알아서 철도로 최대한 빠져 주는 게 좋을 것이다. KTX 같은 경우 워낙 빠르고 대구-서울도 1시간 40분이면 가기 때문에, 입석으로 장거리를 좀 가 봤자 그다지 불편하지도 않다. 더구나 본인의 고향은 경부선이 혼잡하면 중앙선이라는 훌륭한 우회 경로까지 존재하니 선택의 폭은 더욱 넓다고 할 수 있다.

※ 가장 아슬아슬했던 승차 경험

옛날에도 글을 통해 회상한 적이 있지만, 본인이 지금까지 기차를 가장 아슬아슬하게 탄 건 2004년 2월 17일의 서울-대전 하행 새마을호 탑승이었다. KTX 개통 직전에 마지막으로 탄 새마을호인 동시에, 출발 전 Looking for You를 내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들은 열차였다.

밤 8시 30분 열차를 예매해 놨는데, 출발 딱 5분 전인 8시 25분에 지하철 1호선도 아닌 4호선 서울 역에서 내렸다. 게다가 가방을 두 개나 들고 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당시의 일기의 묘사에 따르면,
다리에 힘이 안 날 때까지, 젖먹던 힘까지 죽어라고 뛴 끝에 27분에 지상 서울 역 입구에 도달했다. 그리고 딱 29분에야 기차에 올라탔다. 계단을 내려가면서도 표를 흔들면서 문 닫지 말라고 막 소리를 질렀다.

기침을 하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내 자리에 짐을 놓자마자 차는 출발하기 시작했다. 까무러치기 일보직전. 옆 자리의 승객이 본인에게 괜찮냐고 물었다. Looking for You가 들려오긴 했으나, 들은 시간은 1분이 채 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다리가 후들거렸고 후유증은 다음날까지도 계속됐다. =_=;;;;

Posted by 사무엘

2010/05/24 08:11 2010/05/2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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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이 주제에 대해서 글을 좀 쓸까 벼르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이것 때문에 제대로 빡치는 일이 발생하여 드디어 글로 옮기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육상 교통수단 중에 승차권 발권의 정보화/전산화가 압도적으로 가장 잘 되어 있는 곳은 단연 철도이다.
그 다음은 고속버스이다.
그리고 가장 열악한 곳은 시외버스이다.

물론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전국의 모든 길을 정부 기관 내지 국가 공기업이 일률적으로 장악해 있는 철도하고, 일개 사기업들 나부랭이로 이루어진 버스 회사와는 인프라의 비교 자체가 공정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철도는 일찌감치 승차권의 중앙 집권 전산 발매가 시작되었으며 회원 관리와 포인트 적립, 인터넷을 통한 예매, 홈티켓, SMS 티켓 등 별별 시스템이 다 있었다. 예매를 장려하기 위해 역마다 무인 승차권 발권기를 잔뜩 비치했으며, 사실은 심지어 일부 여행사를 통해 승차권 대리 발권조차도 되었다.

특히 철도청 시절의 바로타 사이트는 신용카드가 없는 학생도 얼마든지 계정을 만들어서 좌석을 찜한 후, 실제 발권과 결제는 무려 며칠 뒤에 역에 가서 현금으로 해도 되었다. 요즘처럼 예매하자마자 바로 결제해야 하는 구조가 아니라, 유예 기간도 굉장히 관대했던 것이다. (지금은 매점매석 같은 부작용 때문에 많이 엄격해졌지만)

요즘은 카드만 있으면 열차 탈 때 종이 승차권을 발권할 필요 자체가 없다. 한두 ActiveX 컨트롤만 설치한 뒤 카드 번호와 카드 비번, 주민 등록 번호 뒷자리를 입력하면 결제가 되며, SMS 티켓 발권만 하면 완전히 끝이다. 이보다 편할 수가 없으며 본인도 열차 탈 때 이 서비스를 적극 잘 활용하고 있다.

고속버스도 꽤 오래 전부터 신용카드를 이용한 예매 정도는 지원하기 시작했다. 비록 철도만치 대인배스러운 시스템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기능은 갖췄다.
ActiveX 몇 개 깔아 준 뒤 카드 번호와 유효 기간, 주민 등록 번호 같은 필수 정보를 입력하면 별 어려움 없이 예매가 가능하다. 특히 고속버스는 예매할 때 자리를 직접 고를 수 있다는 아주 큰 장점이 있다.

다만, 카드로 승차권을 샀더라도 실제 발권을 위해서는, 그 카드를 지참하여 터미널 창구로 가야 하는 불편이 여전히 있었다. 그래서 철도에서는 진작에 도입됐던 홈티켓 발권 시스템을 고속버스도 비교적 뒤늦게 도입한 모양이다. 그리고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 가 보면 제한적이지만 예매 승차권 무인 발권기도 있다.

하지만 시스템이 제일 안습인 건 시외버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카드 결제 자체가 안 됐다! 그것도 지방 영세 터미널도 아니고 엄연한 서울의 관문인 동서울 터미널에서도 말이다. 이런... -_-;;

상경했다가 고향으로 돌아가시는 부모님의 차표를 마련해 드려야 할 일이 있었다. 부모님은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보다 동서울 터미널을 훨씬 더 선호하셨다. 미로 같이 너무 복잡한 전자보다--강남 고속 터미널의 지하 상가는 얼마나 복잡한가!-- 후자가 지하철 역에서 가기가 훨씬 더 편하고, 버스의 운임도 더 쌌기 때문이다.

본인은 지금까지 시외버스는 인터넷 예매라는 개념이 없는 걸로 알고 있었고, 시외버스를 나중에 타야 할 일이 있으면 터미널을 직접 방문하여 표를 사 오곤 했다. 21세기 IT 강국 대한민국 땅에서 아직도 그런 원시적인 만행이 저질러진 것이다.

그런데 동서울 터미널 사이트를 보니까 예매도 되는 것 같아서 예매를 시도했지만... 포기하고 말았다.
아무리 ActiveX를 깔아도 뒤로 넘어가질 않고, 맞는 카드 번호를 입력해도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질 않고... 아니, 카드 번호를 입력하기 전에 카드 종류를 고르라는 화면은 철도나 고속버스 예매 때는 전혀 접하지 못한 듣보잡 인터페이스였다. 휴대전화 인증에, 카드 뒷면에 있는 인증 숫자 3자리를 입력하라는 말도 완전 처음 봤다. 이뭐병...;;

결국 포기하고 고속버스를 시도했다. 고속버스는 승차권 결제는 별다른 문제 없이 바로 OK. 그런데 기왕이면 그렇잖아도 복잡한 고속버스 터미널에 갔는데, 차만 바로 타면 되게 집 프린터로 홈티켓을 발권하고 싶었는데... 여기서 막혔다.

홈티켓을 출력하는 ActiveX 클라이언트는 무슨 이유인지 64비트 OS를 지원하지 않는다며 동작을 배째라 거부했다. 32비트 OS인 노트북에서 PDF 출력을 시도하니 가상 프린터 드라이버라고 또 거부.. ㅆㅂㄹㅁ;;
아놔 도대체 32비트랑 64비트의 차이가 뭡니까.. -_-;;

하긴, ActiveX만 잔뜩 깔아 놓으려고 윈도우 XP를 가상 머신으로 돌려 놓아도 각종 보안 솔루션들이 아예 가상 머신을 감지하고 거기서는 안 돌아간다고 하니 그것도 낭패이다.

철도처럼 버스도 간단하게 결제 후 SMS 티켓으로 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버스 출발 직전에 검표하는 아저씨는 승차권 반쪽을 쭉 뜯어서 회수하는 게 아니라, 승객들의 휴대전화 화면을 검사하기만 하면 될 것이다.

어휴, 그래도 시외버스는 시스템이 열악한 대신, 운임이 말도 안 되게 싸니까 용서된다.
경주-서울을 아직까지 2만원이 채 안 되는 저렴한 운임으로 4시간대에 그것도 우등 좌석으로 주파 가능한 실속 있는 교통수단은 시외버스가 유일하니 말이다.

사실, 시외버스와 우등 고속버스와 새마을호 열차의 운임은 거의 등차수열 관계이다. 편리한 시스템이 갖춰진 대신 운임도 정말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덧.
1. 요즘은 전국 방방곡곡에 고속도로가 워낙 거미줄처럼 많이 깔려서 시외버스와 고속버스의 구분 자체가 많이 무의미해져 있긴 하다. 요즘은 터미널도 두 버스 시스템을 모두 취급하는 통합 터미널로 건설하는 게 유행이다.

2. 비행기는 일단 탑승객의 신원을 신분증으로 무조건 파악하면서 다니는 교통수단이다 보니, 철도처럼 별도의 회원 가입 시스템을 안 만들어도 주민 등록 번호 자체가 회원 ID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명목상으로는 홈티켓 같은 게 있지만, 탑승권을 구입한 후 국내선의 경우 신분증, 그리고 국제선의 경우 여권 하나만 달랑 들고 가도 공항에 가면 조회가 다 된다. 다만, 마일리지 적립 같은 개념이 아주 철저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회원 제도가 불필요한 건 아님. 비행기는 갈 때는 이 항공사, 올 때는 저 항공사로 이용하기가 꽤 곤란한 교통수단이다. 철도의 각종 복잡한 회원 제도 자체가 사실은 상당수가 항공에서 모티브를 딴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5/12 09:03 2010/05/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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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 사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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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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