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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 바다, 수소의 연료화

흔히 우리는 바다가 온통 소금물이니 소금은 다들 염전에서 바닷물을 증발시켜서 얻는 줄 안다. 하지만 대량의 물을 물리· 화학적으로 변형하는 것은 우리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 비용)가 드는 일이며, 염전 또한 아무 바닷가에나 쉽게 크게 만들 수 있는 시설이 아니다. 정제 비용은 덤이고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소금의 출처는 바닷물보다는 의외로 암염의 비중이 더 크다고 한다. 망망대해 가운데에서 마실 물 걱정을 하는 것처럼, 주변이 온통 바닷물이지만 여전히 소금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흔해 빠진 게 물인데 산소와 수소쯤은 물을 전기 분해하면 바로 얻을 수 있잖아?"도 그때 드는 전기의 양을 생각하면 그리 만만한 생각이 아니다. 수소는 생산한 뒤에도 너무 위험하고 안전하게 보관하는 게 어렵다 보니, 21세기의 기술로도 그 막강한 폭발력을 동력 기관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친환경과 가성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뭐, 소금은 이렇게 바다가 아니라 육지에서도 많이 얻는다만, 우리가 바다에서 진짜 의외로 더 많이 얻는 것은.. 바로 산소라고 한다. 아마존 숲을 포함해 육상 식물이 만드는 산소보다 전세계 바다의 해조류와 미생물이 광합성을 해서 만드는 산소가 더 많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모르겠지만, 일단 지표면에서 면적부터가 바다가 훨씬 더 크기도 하니..

게다가 거대한 양의 바닷물은 이산화탄소를 품고 있기도 하다. 나중에 태양이 적색거성으로 바뀌어서 화력이 강해지고, 태양열 때문에 바닷물이 증발하는 지경이 되면 바닷물이 품고 있던 이산화탄소가 몽땅 증발돼 나오면서 온실효과까지 가미되어.. 지구는 순식간에 금성 같은 불지옥으로 바뀔 거라는 전망이 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여러 모로 바다는 소금보다도 더 중요한 분야에서 인류에게 고마운 역할을 하는 듯하다. 아,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 역할도 톡톡히 한다. 소금은 암염으로 더 많이 생산될지 모르지만 생선이 육상 동물 육류보다 더 저렴하고 영양 가성비가 뛰어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2. 음속 -- 진동이 전해지는 속도

공기 중에서 음속이라는 게 초속 330~350m, 시속으로 환산하면 1100~1200km 정도 된다.
음속이 광속보다는 훨씬 더 느리기 때문에, 번갯불이 먼저 번쩍인 뒤(눈에 도달) 수 초 뒤에 폭음이 귀에 도달하여 들리는 것 정도는 주지의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등산 중에 하늘 위로 비교적 낮게 날아가는 비행기를 봤는데, 비행기는 엔진 소리가 들려 오는 곳보다 더 앞서 나가 있는 게 무척 신기했다. 고도가 낮은 것 같아도 못해도 3~4km 정도는 돼 보인다.

그런데 하물며 우주 관측은 광속으로도 감당 못 할 까마득히 먼 거리를 다룬다는 게 더 신기한 노릇이다. 몇백만 년 전의 별의 모습을 이제야 보는 것이니 말이다. 겨우 수 초 전에 비행기가 지구 대류권 상공에서 낸 엔진 소리를 뒤늦게 듣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공기 중의 음속은 인간의 비행기로도 낼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느린 속도이다. 하지만 액체와 고체 속에서는 음속이 훨씬 더 빨라진다.
물 속에서는 극심한 저항 때문에 총알도 제대로 안 나아가고 모든 것이 둔해지고 느려지지만, 음속은 공기 중보다 대체로 4~5배 정도 더 빨라진다. (초속 1.4~1.5km)

게다가 금속 같은 고체 매질 속에서는 음속이 초속 5~6km대로 치솟는다.
지진파가 바로 고체 속에서 나아가는 음파와 본질적으로 비슷한 존재이다. P파 S파 종류별로 속도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초속 수 km대의 스케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원지에서 수백 km 떨어진 곳에 진동이 겨우 몇십 초 만에 느껴졌네 하는 게 가능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얼마 전 경주와 포항의 지진 때문에 이쪽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 바 있다.
하지만 전파 같은 초월적인 광속도 아니고 그렇다고 로켓이나 우주 발사체의 속도도 아니고, 일상적으로 저런 규모의 속도를 접할 일은 그다지 없을 것이다.

소리가 나아가는 건 총알이나 바람이 나아가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질량을 가진 물체가 직접 이동하는 게 아니라, 진동만 전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물과 고체 속에서 음속이 더 빨라진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공기 저항을 없앤답시고 진공을 만들어 버리면 음속이 증가하기는커녕, 소리가 아예 전해지지 못하게 된다. 열은 복사라는 방식으로 진공 속에서도 나아가서 전해질 수 있는 반면, 음파는 그냥 끝이다.

자연에는 물질의 운동뿐만 아니라 파동/진동도 존재한다는 것이 물리 과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주범임이 틀림없다..;; 그냥 이차함수 포물선까지만 생각하면 되던 게 이제 삼각함수가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빛이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모두 지니고 있는 건.. 신학으로 치면 인간이면서 하나님, 삼위일체 급의 난해한 개념이다.

3. 전열기

전기 에너지를 이용하면 잘 알다시피 바퀴를 굴리는 동력을 생성할 수 있고 강렬한 빛(LED)을 만들 수도 있고 컴퓨터를 돌리고 메모리 소자에다 정보를 기록할 수도 있다.
이런 무궁무진한 활용에 비해, 전기로 겨우 열이나 만드는 건 제일 수준 낮은 활용인 것 같다. 어차피 모든 에너지는 열, 그것도 더 재활용하기 곤란한 폐열로 귀착되니 말이다.
마치 싱싱한 참돔이나 우럭, 넙치 활어를 받아서는 회를 만들어 먹지 못하고 몽땅 탕으로 끓여 먹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국가의 정책 차원에서 기름값이 워낙 비싸다 보니 요리나 난방용 전열기가 의미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전기 제품은 안 그래도 간편하고 화력 좋고 그 자체로서는 공해도 전무한데, 전자 공학 기술의 눈부신 발달 덕분에 전열기도 옛날의 전열기보다 에너지 효율이 당연히 훨씬 더 좋다. 같은 전력을 소모했을 때 빛이나 동력이 나와야 하는 곳에서는 열로 낭비되는 에너지 없이 빛이나 동력만 많이 나오고, 진짜 열이 나와야 하는 곳에서는 열만 아주 강렬하게 잘 뿜어져 나온다.

그러고 보니 똑같이 전기로 음식을 데우는데, 단순히 바닥만 뜨겁게 달궈 주는 전기 오븐이 있는 반면에 전자 레인지도 있는 게 신기하게 느껴진다. 후자가 전력 소모가 더 많고 더 고차원적이고 심오한 방법으로 음식을 데우는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한편으로, 전기가 아닌 통상적인 연료를 사용하는 가스 레인지나 석유 난로도 전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건 아니다. 처음 점화를 할 때는 전기 스파크를 사용하기 때문이며, 이건 휘발유 자동차 엔진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스 레인지의 경우 건전지를 집어넣는 부분이 있으며, 석유 난로는 최소한의 전자식 UI 제공을 위해 전기를 사용한다. 물론 순수 전기 난로보다 전력 소모가 훨~~씬 적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4. 20세기 중반의 리즈 시절

요즘 이공계에서 석· 박사까지 공부하는 종사자들은 추세를 다 알겠지만..
오늘날은 어느 분야건 무슨 20세기 초와 그 이전처럼 울트라 초천재 과학자 한 명이 그야말로 X선처럼 0에서 1을 만드는 급의 기상천외한 걸 창조하거나 발견해 내고 세상을 획기적으로 바꾸던 그런 시절은 지났다. 모든 연구는 엄청난 자금빨을 동원해 집단으로 행해지며 단독 저자 논문은 거의 없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여러 학문들이 손 잡고 힘을 합쳐서 궁극적으로는 (1) 모든 사람들의 취향을 파악하고 마음을 읽어 내는 스마트한 시스템, 그리고 (2) 사람을 닮은 기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달려가고 있다.

옛날에, 20세기 이전에 생물학이라는 건 그냥 생물의 생태를 관찰하고 분류하고 해부하는 정도의 방법론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파브르나 멘델처럼 말이다. 그랬는데 오늘날에 와서는 타 분야의 과학· 공학이 발달한 성과물을 접목하여 예전에 상상도 할 수 없던 미시적인 수준의 분석이 가능해졌다.
이른바 분자 생물학이라는 게 태동한 것이다. 그리고 막대한 양의 DNA 데이터를 분석하다 보니 컴퓨팅 기술과도 손을 잡게 됐다. 이게 물리학으로 치면 마치 뉴턴 고전 역학에서 전자기학, 양자역학으로 넘어가는 급의 패러다임 변화이다.

생물학이 그렇게 되는 동안 의학은? X선 덕분에 방사선 치료니 영상 의학이니 하는 분야가 새로 생겼다. 옛날의 의사들은 상상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언어 공학 쪽은? 언어라는 게 인간이 동물과 다르고 기계와 다른 매우 큰 차별화 요소이다 보니 해결되지 못한 문제와 연구할 것이 아주 많다.
언어학에도 말뭉치 언어학이라는 분야는 컴퓨터 기술의 발달 덕분에 생겨났고.. 이런 식으로 학문들이 타 분야의 도움을 받아서 새로운 유행이 생겨나는 것 같다.

이공계의 트렌드 내지 패러다임이 이렇게 바뀌기 전에.. 그 저변과 기술 기반을 제공한 시절이 내 생각에 20세기 중반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냉전이 시작된 동안 과학 기술이 얼마나 눈부시게 발달했던가?
전자공학 쪽에서는 진공관 컴퓨터와 더불어 (1) 트랜지스터가 발명되었다. 항공우주 분야는 (2) 로켓, 인공위성,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3) 원자력 발전이 이때부터 시작됐다. 끝으로 생물학에서는 (4) DNA 구조가 규명되었다.

1950~60년대에 미국의 일류대 대학원에서 이공계 공부를 한 사람들은 그야말로 천지개벽 수준의 과학 기술 업적이 펑펑 터져나오는 걸 경험한 셈이다. 부럽다.

5. 공군 전투 조종 장교 : 이공계 대학원생

  • 비행 시간 : 논문 수, 짬, 연구 실적
  • 전방석 : 1저자, 주저자
  • 후방석 : 공동· 교신저자
  • 전역 후 민항사 : 졸업 후 유명 대기업· 연구소 취업
  • 테스트 파일럿 : 스타트업 창업
  • 장성 진급 : 대학 교수 부임

서로 아귀가 묘하게 잘 맞는 것 같다..;;

6. 기타 수학· 과학 분야 얘기

(1) 예전에 벡터의 내적과 외적에 대해서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하필 3차원에서는 두 벡터가 주어졌을 때 이 둘과 일차독립이면서 크기도 일정한 의미를 갖는 다른 벡터를 구하는 외적(벡터곱)이라는 연산이 존재하는 게 정말 심오하고 보통일이 아니라는 게 거듭 느껴진다. 3차원 공간을 구성하는 세 축의 방향을 안내해 주는 나침반이나 마찬가지이다.
FBI이니 뭐니 오른손 왼손 손가락 뻗으면서 외웠던 자기장 방향도 이 외적의 개념을 나타낸 셈이다. 또한, 복소수의 개념을 확장한 사원수의 곱셈 연산은 영락없이 벡터 외적 연산을 떠올리게 한다.

(2) 사람이 갈색이나 노랑이 아니고 초록색이나 파란색 머리카락은 100% 염색이지, 자연적으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색깔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장미꽃은 원래 백색, 분홍, 홍색 계열 위주이지 청색..은 자연에 존재하지 않았다. 파란색 꽃 자체는 그렇게 드문 건 아니지만 장미에는 그런 게 없었으나.. 21세기에 와서야 유전 공학의 힘으로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우와..;;
LED도 청색을 구현하기가 제일 어려웠는데 파란색에 뭔가 생물학적인 다른 사연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

(3) 똑같은 선풍기 바람도 사람에게는 체온보다 낮은 시원한 바람이지만, 아이스크림은 선풍기 바람을 쐬어 주면 반대로 더 빨리 녹게 된다. 아이스크림의 녹는 속도를 늦추려면 오히려 패딩 점퍼로 싸는 게 낫다.
그리고 똑같은 바람도 촛불은 끄게 하지만 큰 불에는 말 그대로 '불난 집에 부채질' 꼴이 되는 것이 흥미롭다. 온도와 풍속이 해당 상황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영향을 끼친다..;;

(4) 동위원소 물질은 생물로 치면 무슨 유전자 변형 같다..;; 동물이 염색체 하나가 더 붙어서 기형이 태어나는 것 같은 느낌.. 원자로의 냉각수로 쓰이는 중수는 산소+수소이긴 한데 수소가 그냥 수소가 아니라 중성자(中)가 하나 더 붙은 중수소(重)이다. 그래서 중수의 얼음은 일반 물에 집어넣으면 가라앉으며, 끓는점과 어는점도 일반 물보다 몇 도가량 더 높다. 그런데 사람 몸에는 썩 좋지 않다고 한다.

(5) 인체에 대해 다룬 책들의 삽화를 보면 동맥피만 빨갛고 정맥피는 완전 시퍼렇기라도 한 것처럼 그려져 있다. 게다가 피부에 비치는 정맥 혈관이 검푸르게 보이기까지 하니(특히 좀비의 혈관..) 더욱 그럴싸해 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정맥이라고 해서 멀쩡한 혈액이 실제로 푸른색인 건 아니다. 명도· 채도의 차이가 있을 뿐, 사람의 피는 언제나 붉다.

이건 마치 태양에 흑점이란 게 있다고 해서, 우주에서 맨눈으로 관측한 태양의 표면에 검은 구멍이 숭숭 보이는 건 절대 아닌 것과도 비슷한 이치이다. 흑점은 태양의 다른 부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뜨겁고 덜 밝을 뿐, 여전히 극도로 눈부시고 밝은 건 마찬가지이다.
대기의 산란 같은 게 없는 우주에서 태양을 보면 빨강이나 노랑, 주황 같은 색은 전혀 없으며, 그냥 맹렬한 흰 빛만을 볼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8/11/08 08:31 2018/11/0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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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수학에서의 패턴

1998년에 개봉한 <파이>라는 영화가 있다. 제목은 음식 파이가 아니라 원주율 파이를 가리킨다. 구체적인 내용은 본인도 기억이 안 난다만 배경은 아마 20세기 중반 정도의 가까운 과거이고, 수학 덕후 주인공과 유대교 랍비가 나오고 '쿵쿵따다 쿵쿵따다 쿵쿵따다 쿵따~' 이런 인상적인 BGM이 나오고, 이례적으로 흑백으로 만들어진 좀 마이너 매니악한 취향의 영화이다.

벤허처럼 1950년대에도 컬러로 만들어진 영화가 있는 반면, 1990년대에 일부러 흑백으로 만들어진 영화도 소수나마 있다. 내가 아는 건 쉰들러 리스트와 저것밖에 없다.
뭐, 킬 빌은 녹엽정 격투 장면이 수위 조절(사지가 날아다니고 피가 철철 튀고..)을 위해서 일부 흑백으로 촬영됐다고는 하는데.. 그런 일부 장면 말고 작품 전체가 흑백인 것 말이다.

과거에 텔레비전의 화질이 디지털 HD로 한층 업그레이드 되자, 출연자들의 피부 표면이 예전보다 훨씬 더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분장· 화장을 맡은 방송 스탭들의 수고가 더 커졌다고 한다.
그리고 텔레비전이 흑백으로 컬러로 바뀌었을 때에도 예전에 대충 하면 되던 각종 보정이나 특수효과들이 이제는 통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동안 난리가 났다고 한다. 예를 들어, 없는 눈을 만들어서 눈 내리는 장면을 만들기가 흑백 시절보다 훨씬 더 어려워진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도 그저 만만하지는 않다. 컬러 찍듯이 평범하게 세팅을 한 뒤에 영상에서 채색을 제거하고 명도만 남긴다고 해서, 보기 좋은 흑백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건 물론 아니라고 한다. 흑백으로 찍었을 때 배경과 인물 분간이 잘 되게 별도의 방법론을 동원해야 한다.
얘기가 좀 옆길로 새었다만 아무튼.. 저 pi 영화에서는 다음과 같이 주인공의 신념(가설)이 담긴 독백 대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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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학은 자연의 언어이다.
2. 우리 주변의 만물들은 수를 통해 표현되고 이해될 수 있다.
3. 그 수들을 그래프로 표현해 보면 패턴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자연에는 패턴이 어디에나 존재한다.


1번을 반영하여 <컨택트>(1997)라는 영화에서는 외계인이 무슨 심장 박동 같은 신호를 2 3 5 7 11... 소수 간격으로 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수학은 지구인이나 외계인이나 다같이 공감할 자연의 언어이니까 말이다.
2번은.. 오늘날 디지털 컴퓨터에서 맨날 하는 짓이 바로 이것이다. 양자화, 전산화, DB화... 인간이 접하고 취급하는 사물의 모든 현상과 정보를 숫자로 표현했기 때문에 컴퓨터가 글과 그림, 소리를 출력할 수 있다.

그리고 3번과 그 이후는 정말 그러한지는 알 수 없다. 단지 그런 패턴을 발견해서 깔끔한 수식으로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이 세상 모든 수학자들의 로망인 건 사실이며, 영화에서는 이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표현했을 뿐이다.
그런데 패턴이라...;; 이 시점에서 본인은 <말죽거리 잔혹사>의 대사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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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로그 2에 4를 푼다. 우선 2로그에서 앞에 있는 2를 뒤로 쭉 빼. 그리고 4 위에 살짝 올려. 왜? 패턴이니까. 수학은 논리가 아니고 뭐다?"


로그값 계산을 저렇게 거창하게.. 무슨 집 맞은편 편의점까지 모험을 떠나고, 동네 뒷산으로 에베레스트 등반을 하듯이 하는 풀이는 처음 본다. ㅠㅠ

당연히, 두 말할 나위도 없이..
전자의 영화에서 말하는 그 심오한 패턴이랑, 후자의 영화에서 말하는 그냥 시험 문제 풀이 테크닉에 가까운 패턴은.. 격이 완전히, 달라도 너무 다른 용어이다.
(뭐, 안 내상 씨도 혹시 진짜 현업 수학 교사를 불러다가 연기 시킨 게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연기를 잘하긴 했다.;; ㄲㄲ)

말죽거리 잔혹사는 영어 명사의 종류 고추X집물뿐만 아니라 수학에서도 그 당시의 참 비효율적인 입시 위주 암기 위주 교육을 그럭저럭 풍자했다.
하지만 뭐든지 다 잘하는 천재 괴수들은 그런 교육 체제에서도 다 100점 받고 할 거 다 하긴 했다.

Posted by 사무엘

2018/11/03 08:36 2018/11/0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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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96, 70년대에 인간을 달에 보내기 위해서 폰 브라운의 영도력으로 새턴 V라는 왕창 크고 아름다운 로켓을 만들었던 동안, 소련에서는 세르게이 코룔로프의 휘하에서 N1이라는 이름의 로켓을 만들었다.
그랬는데 1969년에 미국에서 아폴로 11호 미션을 먼저 성공시키자, 소련에서는 2등은 별 의미가 없다면서 유인 달 착륙 계획을 취소했다. 패배를 깔끔히 인정했다.

사실, 그 당시 소련은 그렇잖아도 미국과는 달리 로켓 엔진의 고출력 대형화를 달성하지 못해서 기술적으로 매우 고전하던 중이었다. 자동차로 치면 휘발유 엔진은 디젤 엔진만치 실린더 하나의 배기량을 무한히 키우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무작정 공간을 크게 만들어서 무식하게 연료를 한꺼번에 많이 폭발시킨다고 장땡이 아니다. 그럴수록 연소 효율이나 폭발 압력 관리 같은 난관이 커진다.

미국의 새턴 V는 맨 아래에 가장 큰 출력을 내야 하는 1단 로켓이 저렇게 딱 5개의 큼직한 엔진으로 구성돼 있었다. 분출구 크기와 주변의 사람 크기를 비교해 보라. 각각의 엔진이 얼마나 거대한지를 알 수 있다. 저게 평범한 기술로 구현 가능한 게 아니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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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반면, 소련의 N1은 자그마한 엔진이 무려 30개나 다발로 달려 있었다. 단수도 새턴은 3단이지만 N1은 4단으로 한 단계 더 많았다. 밑바닥이 무슨 자동차 휠처럼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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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턴 V는 가장자리에 엔진이 4개 있고 중앙에 하나가 더 있는 형태인데, N1은 가장자리에 엔진이 24개 있고 중앙에 엔진이 추가로 정육각형 꼭지점 모양으로 달려 있으니.. 공교롭게도 딱 6배수 관계이다.

그런데 같은 동력을 공급하는 용도로 힘의 원천이 지나치게 많으면 제어가 너무 힘들어진다. 10기통을 훌쩍 넘어가는 스포츠카 엔진이라든가, 1km 이상의 긴 열차에서 3대 이상의 기관차가 동시에 가속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라.

하물며 로켓 엔진은 자동차나 비행기 엔진보다 더 많은 연료를 더 짧은 시간 동안 급격하게 태워 없애야 한다. 그만큼 더 위험하다. 연료와 공기를 그 많은 엔진에다가 균등하게 공급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엔진들 중 한 곳에라도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겼을 때 뒷감당을 할 수가 없었다.

이 때문에 N1 로켓은 1969년부터 시작해서 수 년에 걸쳐 네 번이나 발사 시도를 했지만, 모두 폭발 사고가 나고 실패로 끝났다. 이건 나로 호 같은 자그마한 로켓도 아니고, 인간을 달에 보내는 수준의 초대형 로켓이다. 그러니 한번 실패할 때마다 등유와 액체 수소 등등 연료만 생각해도.. 허공에 날리는 비용과 손해가 장난이 아니었다. 발사대까지 불바다에 휘말려 다 날려먹었을 정도였다.

그에 반해 새턴 V는 발사 실패가 전무하고 언제나 100% 성공이었으니.. 참 대조적이다. 저 로켓의 1단 밑바닥 모양이 마치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의 운명의 차이를 보는 것 같다.

물론 세르게이 코룔로프도 천재였으며, 미국 같은 자금빨과 지원이 있어서 기술을 꾸준히 개선했으면 새턴 V에 필적하는 로켓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달 착륙용 로켓 이후로 1980년대의 우주왕복선 계열로 와서는 후속작 에네르기아 로켓이 과거 N1 로켓의 한계를 모두 극복하였으며, 소유스 로켓은 100% 무사고 성공 기록을 자랑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옛날에 달 착륙 경쟁을 하던 시절에는 소련이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우주로 날아가는 로켓은 수평으로 달리거나 굴러가면서 내기도 어려운 엄청난 고속 가속을... 중력을 정면으로 180도 거스른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구현한다는 게 정말 보통일이 아니다. 그러니 수백~수천 톤에 달하는 연료를 겨우 몇 분 만에 다 태워 없애 버린다.

수 톤 남짓한 payload를 지구 저궤도에 띄우고 우주로 보내기 위해서 이만한 연료가 필요한데, 그 연료 자체의 무게 때문에 또 엄청난 양의 연료가 추가되고.. 이런 걸 다 감안하며 계산해 보니 결국 저 거대한 로켓이 필요해진 것이다. 나라에서 세금을 걷으려면 원래 필요하던 돈뿐만 아니라 세금을 걷는 데 드는 비용까지 다 감안해서 세금을 걷어야 하듯이 말이다.

그리고 저런 난관을 해결하고 대형 고출력 엔진만 만든다고 해서 일이 다 끝나는 것도 아니다.
로켓은 총알처럼 강선을 타고 고속으로 뱅글뱅글 돌면서 날아가는 게 아니고, 무슨 비행기 같은 조향 장치(rudder)가 있지도 않은데.. 진행 방향이 어긋나기가 정말 쉬워 보이지 않는가? 그거 방향이 어긋나면.. 비행기가 실속에 빠지듯이 로켓은 최악의 경우 땅으로 꼬라박아 버릴 수도 있다.

이런 거 저런 거 다 따져 보면.. 지금 같은 컴퓨터도 없던 반세기 전에 천체 운동 궤도를 계산하고 로켓의 모든 내부 구조를 설계한 우주 개발 공돌이들이 얼마나 대단한 천재들이었는지 실감할 수 있다. 또한 우주왕복선은 탐사선을 등에 업은 기형적인 자세로도 수직-수평으로 방향을 잡고 제대로 날아가는 게 정말 보통일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에는 베르너 폰 브라운(1912-1977), 소련에는 세르게이 코롤료프(1906-1966)가 있었고.. 중국에는 첸쉐썬(1911-2009) 같은 사람이 있었다. 천재 한 명이 나라의 항공 우주 기술을 다 이끌다시피했다. 우리나라...는 몰라도 일본에도 또 그런 엘리트가 분명 있을 텐데 싶다.

참고로 브라운의 경우, 정말 진성 우주덕으로서 인간을 달도 모자라서 화성에까지 보내고 싶어했는데.. 아폴로 17호 이후로 우주 개발 관련 예산이 모조리 짤리는 바람에 몹시 상심하고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뭐, 천조국도 예산이 무한정 있는 건 아니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화성까지 가는 건 현재 기술도 편도로만 최하 반 년이 넘게 걸리는데.. 거기에 사람을 보내면 그 동안 뭐 먹고 어떻게 살며 귀환은 어떻게 할지 문제가 너무 어렵긴 하겠다..;;

* 보너스: 영화 옥토버 스카이

마침 10월이 되기도 했으니 저런 로켓과 관련하여 본인이 감명깊게 접한 옛날 영화가 하나 떠오른다. 바로 옥토버 스카이.. October Sky (1999)이다.
이건 Homer Hickam(1943~)이라는 미국의 실존 인물과 그의 친구들의 학창 시절 행적을 다룬 영화로, 아폴로 13과 더불어 본인의 favorite 투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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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냥 탄광촌 깡촌에서 그저 그런 아이로 살고 있었는데..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 인공위성 발사 소식을 계기로 로켓에 완전히 미치고 꽂혀 버려서 로버트 고다드의 후예처럼 살기 시작했다.

그는 아버지와 주변 사람들의 만류, 미친놈 취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철주야 로켓 연구만 하다가..
1960년,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 지금 인텔 ISEF의 전신인 전미 과학 전람회(NSF)에 자기 로켓을 출품했다. 그리고 추진체 분야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본인도 먼 옛날에 ISEF의 허접 참가자였다. 그러니 저 장면에서 더욱 콧등 찡함이 느껴진다. (1960년은 인텔 사는 아직 없던 시절..)
그리고 저 소년이 쏘아올린 작은 로켓은 훗날 우주왕복선으로 바뀐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영화 결말부를 한번 보시라.

Homer Hickam은 그 대회 입상실적 덕분에 버지니아 공대를 특채로 들어갔다. 대학 졸업 후에는 장교로 임관하여 월남전에 참전했으며, 전역 후에는 NASA에 들어가서 각종 연구 개발과 우주왕복선 승무원 양성에 관여했다고 한다.
일본 최초의 우주인이며 옛날에 <생명 그 영원한 신비> 다큐 진행자로 잘 알려진 모리 마모루도 그때 저 사람을 만났었다는 얘기다!

저런 괴짜들, 덕후들이 자기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게 미국의 진정한 저력이다. ㅜㅜ
1960년대에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라 하면.. 난 지금까지 실비아 라이컨스 아동 학대치사 범죄 사건(An American Crime 영화) 정도밖에 몰랐는데, 저 때 과학 전람회가 열린 곳도 인디애나폴리스이다. 시간과 공간 배경이 비슷하다.

그런데 왜 영화 제목이 뜬금없이 '10월 하늘'이냐 하면.. Rocket Boys의 단어 anagram을 의도했기 때문이다.
나도 Looking for you가 아니었으면 항공우주덕으로 기울었을 텐데.. 음악 때문에 철덕으로 방향이 고정돼 버렸다.;;

Posted by 사무엘

2018/10/02 08:30 2018/10/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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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라는 게 2010년대부터야 (1) 표면 대부분이 그냥 터치식 액정 화면인 스마트폰이 주류가 됐다. 그보다 약간 전 2000년대 과도기에는 피처폰이 있었고, 인류 역사상 가장 작은 전화기인 (2) 폴더식 휴대전화도 있었다. (뭐, 특수한 소비자 계층을 위해 폴더형 스마트폰도 있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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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에는 본체는 건물의 전화선에 연결돼 있고, 송수화기가 거기로부터 반경 몇십 m 정도까지는 떨어져 있어도 되는 (3) 무선 전화기가 많이 쓰였다. 무선 이전에는 당연히 유선이었고. 대략 1990년대의 얘기다.
전화기 송수화기와 본체를 연결하는 선은 여느 케이블과 달리, 유난히 굵고 꼬불꼬불한 형태였던 것 같다. 여기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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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의 숫자 버튼들은 눌렀을 때 들리는 삑삑 신호음의 음높이가 각 숫자마다 모두 달랐다. 절대음감 황금귀는 그 음만 듣고도 무슨 숫자가 눌렸는지 알아챌 수 있었다. 그 반면 디지털 도어락은 저런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될 테니, 모든 버튼의 음높이가 당연히 동일하게 맞춰져 있다.

뭐, 그 시절에도 진정한 의미의 무선 전화가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카폰 같은 건 고가의 사치품으로 쓰였다. 우등 고속버스 안에는 1993년부터 무려 이동식 공중 전화기가 비치되기도 했다. 이용/통화료는 도입 당시에 40초당 100원이었다는데, 길거리의 공종 전화보다는 분명 더 비쌌을 것이다.

더 옛날, 한 1980년대쯤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제 (4) 전화기의 숫자 버튼은 다이얼로 바뀐다. 다이얼은 한번 돌렸다가 되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버튼만치 번호를 빠르게 입력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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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엄청 어린 시절에 다이얼 전화기를 써 본 기억이 있다. 요런 고전 전화기는 전화가 왔을 때 금속판이 부딪치면서 그 특유의 따르르릉~ 소리가 났다. 하긴, 옛날에는 초인종만 해도 요즘 같은 전자음 일색이 아니라 진짜 금속판이 부딪치는 청명한 딩동 소리가 났었는데.. (말 그대로 종)

이것보다 더 옛날 전화기는 거의 1960년대와 그 이전의 골동품이다. 여기부터는 본인이 실물을 직접 구경하거나 사용해 본 적이 없다. (5) 전화기가 새까만 상자 모양인데, 어딜 봐도 숫자를 입력하는 부분이 안 보인다. 그 대신 옆구리에 옛날 자동차의 수동식 윈도우처럼 뭔가 돌리는 손잡이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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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려 발전기와 연결된 손잡이라고 한다. 이걸 뱅글뱅글 돌리면 약한 전류가 생겨서 전화국으로 신호가 가고, 교환원과 연결되는가 보다. 그래서 송수화기를 들고 교환원에게 전화번호를 "구두로 전달"하면, 교환원이 그 전화번호로 연결을 해서 발신자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준다고 한다. 그렇게 통화가 성사되고, 전화비는 물론 발신자에게 청구되는 식...??? >_<

전화번호 숫자를 사람에게 불러 줘야 했다니 그 불편함과 번거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겠다.
하긴, 다이얼식 전화기가 도입된 뒤에도 시외 장거리 통화를 위해서는 여전히 교환원을 불러야 했다. 이렇게 말이다. (1968년도 대한뉴스 제 665호)
국내에서 지역 번호가 도입되고 이 절차까지 전국적으로 완전히 자동화가 된 건 1987년경의 일이라고 한다.
전화 교환원 내지 교환수는 타자수, 안내양만큼이나 20세기 중반 옛날에나 있었던 여성 위주의 직업이었다. 그러다 20세기 후반에는 완전히 사라졌다.

또한, 이 시점에서 전화기의 전원 공급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휴대전화야 당연히 배터리가 있어야 하고 주기적으로 충전을 해야겠지만, 유선 전화는 사정이 좀 달라서 전화선이 통신 겸 전원 공급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의 유선 전화기는 전통적으로 타 전자 기기와 같은 100/220볼트 전원 플러그를 갖추고 있지 않았으며, 딱히 전원 on/off 버튼 같은 것도 없다. 그리고 건물이 정전됐을 때에도 전화는 여전히 사용 가능하다. 신기하지 않은가?

물론 유선 전화도 전화선 케이블을 뽑아 버리면 먹통이 되겠지만, 그래도 "수신자의 전화기가 꺼져 있습니다" 이런 말은 유선 전화보다는 무선 휴대전화로 오면서 훨씬 더 자주 듣게 된 에러 메시지이다.
이런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는.. 유선 전화에서는 가입된 모든 전화들이 교환국에서 쏴 주는 동일한 전원을 송· 수신용으로 공유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공동 전지식'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하는 게 사실 속 시원하고 편하다.

그런데 전화라는 게 처음 등장했던 시절에는 이런 인프라가 없었다. 그렇다고 전화기가 외부 전원을 따로 끌어다 쓰지도 않았기 때문에 전화를 걸려면 사람이 손으로 소형 발전기를 돌리는 막장짓을 해야 했다. 옛날에 자동차에 스타터 모터가 없던 시절엔 밖에 노출된 엔진 플라이휠을 사람이 직접 힘들게 돌려서 시동을 걸었던 것과 비슷해 보인다.

이런 특성 때문에 그 시절에 옛날, 특히 군용 전화기는 전기 고문 도구(!)로 즐겨 쓰이기도 했다. 전화선을 통신용으로 안 쓰고 사람 몸에다 꽂은 뒤, 전화기 손잡이를 열나게 돌려 주면 됐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교환국에서 전기를 쏴 주니 전화기에서 전류를 직접 생산할 필요는 없어졌지만, 역으로 일반 전원 플러그 대신에 전화선으로부터 전기를 빼돌려 쓰려는 수작이 적발되는 경우가 있다고 그런다.

이건 벼룩의 간을 빼 먹는 짓이다. 전화기가 동작하는 데에나 적합한 최소한의 전압(20~40V 남짓)과 전력으로 누군가가 비정상적인 exploit을 시도하면 그쪽으로 과부하가 걸린다. 마치 송유관에서 비정상적으로 유압이 감소하는 지점을 중앙 통제실에서 감지해서 기름 유출과 절취를 적발하듯, 전화선 전류의 오용도 꼬리가 길면 밟히게 마련이다.

참고로, 1980년대 초반까지는 전화선 플러그 자체가 100V 플러그와 동일한 모양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다고 전화기를 진짜 100V 전원 플러그에다 꽂으면 기기가 과전압 때문에 타 버렸다.
그러다가 전화 플러그는 220V 같은 둥근 쇠막대를 가로 세로 두 줄 총 네 개씩 꽂는 형태로 바뀌었다.

전화기의 전원 얘기가 꽤 길어졌다.
아무튼, 저것보다 더 옛날 구식 전화기를 찾자면 거의 1940년대 일제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분명 가정용 전화기임에도 (6) 지금의 공중전화처럼 거대하고 표면이 목재(...)이며, 송수화기가 분리되어 있는 그 물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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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사극에서 주재소에서 일본 헌병이 양손으로 송화기를 입에, 수화기를 귀에다 댄 뒤, "무시무시~?" 이러는 장면이 떠오를 것만 같다.
옛날에는 이런 원시적인 전화기조차도 일반 서민이 장만할 만한 물건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텔레비전만 해도 1950년대 말~1960년에 이름도 기억 안 나는 옛날 KBS의 전신 방송사에서 방송을 최초로 시작했을 때는..
주 겨우 4회에 저녁 6시 반부터 9시까지 꼴랑, 겨우 2시간 반씩만 방송을 했다. 그래 봤자 인서울 말고는 전파가 가지도 않았고, 서울 안에서도 TV 수상기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 부유층밖에 없었다. 그 시절에 따로 뉴스 영화라는 게 괜히 필요했던 게 아니었다.

자막 같은 보조 영상 처리는 카메라 바로 앞에다가 스케치북을 비추기도 하는 등 정~말 미흡하고 허접하기 그지없었으며, 물자가 부족하니 대부분 생방송이고 녹화분 백업 같은 것도 없다시피했다. 오늘날 TV의 영향력과 대조해 보자면 그 시작은 심히 미약하기 그지없었는데.. 그것처럼 전화기 역시 아주 귀하고 한편으로 다루기 어려운 물건이었다.

자, 우리는 지금까지 스마트폰에서 버튼/다이얼 유선 전화기, 수동 발전기가 달린 전화기까지 시간 여행을 해 보았다. 전화기의 모양이 워낙 드라마틱하게 변화했기 때문에 요즘 10대 어린애들은 ☎ <- 이게 어째서 왜 전화기인지도 이해하지 못할 지경이 돼 있다. 마치 저장 아이콘이 왜 디스켓 모양인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 이제부터는 '전화기'보다 더 거시적인 전화 시설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과거에서 현재로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다.

1899년 9월에 한반도 땅에 최초의 철도 경인선이 개통한 것보다 몇 년 전.. 1895년 9월에 한성-제물포(= 서울-인천)간에 모스 부호 전신이 개통했으며 1896년에 음성 통화가 되는 자석식 전화기가 왕궁 위주로 설치됐다고 한다.
그 뒤 한성-제물포 사이의 시외 음성 통화가 가능해진 것은 1902년이다. 그래 봤자 전화 가입자는 극소수 부유층뿐이었다.

김 구가 소싯적에 일본인 상인을 죽이고(일명 치하포 사건) 감옥에 갇혔을 때, 고종 황제가 갓 개통됐던 전화로 긴급 명령을 내려 사형 집행을 중단시켰네 뭐네 하는 기록이 백범일지에 적혀 있다. 하지만 아직 1900년도 되기 전이던 그때는 고증상 시외 전화 같은 게 없었다는 반론이 있으며, 한편으로는 고종이 전화 통화가 아니라 전보로 명령을 내린 것이라는 재반론도 있다.

우리나라의 전화의 개통과 관련하여 이런 유명한 논란거리도 있다는 게 흥미롭다. 백범일지 기록이 미주알고주알 세부적인 디테일까지 다 정확하지는 않으며, 최악의 경우 주작이 들어갔을 수도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전화기는 자동차보다야 저렴한 물건이겠지만 이게 집집마다 빠짐없이 보급된 건 생각보다 최근의 일이다. 최소한 박통을 지나서 1980년대 전대갈 시절은 돼서야 마이카 시대와 비슷한 타이밍에 보급됐다.
자동차 등록 대수 1천만 대 돌파가 1997년의 일이고 2천만 대 돌파는 지난 2014년경인데, 전화 1천만 회선 돌파는 1987년 9월경에 이뤄졌다. 2천만 회선 돌파는 더 이른 1993년 11월이다. 1가구 1 전화를 넘어 2전화까지 달성된 셈이다.

그러니 옛날에는 전화번호부 책 한 권으로 시· 도의 전화 가입자 전체 명단을 쭉~ 나열할 수 있을 정도였다. 지금이야 리스트가 너무 방대하고 별 효용이 없으며,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도 했기 때문에 그런 명단을 만들지 않는다.
또한, 2천만을 찍고 나서 2010년대 이후로는 무슨 4천, 5천만 회선을 돌파했다거나 한 것도 아니다. 인구가 그만치 무한한 게 아니니 2900만 회선 정도에서 정점을 찍은 뒤 3천만은 돌파하지 못하고 이제는 감소 추세라고 한다.

전화번호라는 게 기본적으로 4자리 숫자이고 그 앞에 일명 '국번'이라고 불리는 전화 교환국의 번호가 붙어 있었다. 그래서 전화번호를 부르는 포맷도 이것 영향을 받아서 단순히 'xx 다시(dash) yyyy'가 아니라, 'xx국에 yyyy' 이런 식이었다.
지금이야 국번이라 불리는 앞쪽 번호가 기본이 3자리이고 대부분 4자리까지 차지하여 번호의 자릿수와 대등하다. 하지만 옛날에 전화 회선수가 적던 시절엔 국번이 정말 씨크하게 한 자리밖에 없던 시절도 있었다.

자동차의 번호도 기본이 4자리 숫자리고 앞 번호가 지금은 2자리인데 이제 번호가 부족해서 3자리로 확장하려 하는 것과 비슷하다. 옛날에는 자동차의 앞번호도 한 자리였던 것이 지금의 전화번호와 사정이 비슷해 보인다.

유독 전땅크 시절에 국내에 전화가 폭발적으로 보급될 수 있었던 것은 1985년, 우리나라에서 대용량 전화 전전자(全電子) 교환기를 국내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무선 휴대전화까지 보급된 지금의 입장에서야 구닥다리가 됐지만 그 시절엔 국번 내지 지역번호만 보고는 전국에서 폭주하는 그 어떤 전화 트래픽에도 자동으로 대처하여 회선 교환을 자동으로 해 주는 최첨단 장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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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1982년부터 ETRI에서 연구진들이 "이 정도 시간과 자금을 투입하고도 개발에 실패할 경우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각서까지 쓰고 굉장한 모험을 감내하며 개발한 것이었다. 승용차 포니, 경부 고속도로, 한국형 고속철, 포항 제철 등에 필적하는 중요 과업이었다. 거의 이런 근성으로 연구진들을 갈아넣은 끝에 개발에 성공했다.

  • 1950년대 월드컵 한일전에 처음 출전할 때: 왜놈들한테 졌다가는 대한 해협을 헤엄 쳐서 귀국하겠습니다.
  • 포항 제철 처음 만들 때: 이건 우리 선조들의 피눈물이 담긴 일제 피해 배상금을 밑천으로 만드는 거다. 실패라도 한다면 우리 다같이 우향우 해서 영일만 바다에 뛰어내려서 죽자.
  • 전화 교환기: 지금 얘기하는 대로..

어쨌든, 이게 개발이 성공하고 1986년에 상용화된 뒤에야 수동 교환원이라는 직업이 완전히 확인사살 퇴출되었으며, 전국 통합 지역번호라는 게 도입되어 장거리 시외 전화도 돈만 더 들 뿐 편리하게 걸 수 있게 되었다. 총기가 격발· 급탄 절차가 완전히 자동화되어서 원시적인 화승총이던 것이 기관총으로 변모한 것과도 같다.

전자식 교환기가 개발되기 전에는 장거리 전화를 거는 게 불편한 건 말할 것도 없고, 늘어나는 전화 가입 수요 자체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 무슨 최신형 아이폰을 구입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집에 전화 개통 예약 대기가 몇 달~1년치까지 밀렸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회선을 하나 추가할 때마다 전화 시설 측면에서 늘어나는 부담이 만만찮았던 것 같다.

그러니 이미 전화 회선을 받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위화감이 커졌으며, 196, 70년대에는 전화 회선을 무슨 명절 귀향 열차 암표처럼 타인에게 편법으로 양도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전기통신법이 개정되어 전화 회선의 타인 양도가 뒤늦게 금지되긴 했지만, 새로 개설되는 회선에만 이 제약이 적용됐기 때문에 일명 백색 전화(양도 가능. 1970년 8월 이전 가입의 기존 전화) 청색 전화(양도 불가..) 촌극이 벌어졌을 정도였다. 당연히 전자의 가격은 폭등했다.

전화 자동화 사업 완료를 기념하는 1987년자 홍보 영상은 다음과 같다. (대한뉴스 제 1651호)
이것 역시 한번 만들고 끝이 아니라 처리 가능 용량을 더 증가한 업그레이드 시스템을 계속해서 개발하여 추후의 회선 증가에도 대처해 왔다.

ETRI에서는 무려 1982년에 국내 최초로 인터넷 연결도 해냈고(전 길남 박사 연구팀),
1988년엔 삼성 전자에서 국내 최초로 벽돌만 한 휴대전화를 만들어 내고.. 그게 나름 국내에서 세계 최첨단을 달린다는 전자 통신 연구진들이 그 시절에 하던 일이었다.

그러다가 2000년부터는 지역번호가 도 단위로 통합되어 더 단순해졌으며, 자동차 번호판은 영업용 말고 자가용 한정으로 지역 표기가 없어졌다.
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존 유선 전화와 무선 휴대 전화의 통합은 어떻게 이뤄졌으며, 발신자 표시 같은 기능은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도 개인적인 의문이다. 정말 신기한 일이다.

그리고 지도에 표기되어 있는 도로나 철도뿐만 아니라 비행기의 항로, 그리고 광케이블(땅 속+바닷속) 내지 송유관의 배치는 어찌 되고 관리가 어찌 되고 있는지 같은 것도 궁금해진다. 전화와 통신 기술의 발달도 자동차 같은 교통 분야의 기술 발달과 연계해서 생각할 수 있는 것 같다.

끝으로 하나 더.. 전화기는 지금까지 주로 다뤘던 개인용만 있는 게 아니라 회사 같은 데서 쓰는.. "내선 연결" 인터폰 기능이 있는 약간 특수한 물건도 있다.
스마트폰 모양도 아니고 여전히 구닥다리 유선 버튼식이지만, 대표 전화번호 하에서 각 자리별로 전화를 세부적으로 걸 수 있으며, 남에게 내 전화를 전달하거나 남에게 온 전화를 자기가 대신 받을 수도 있다. 회사에 취직하면 처음에 이런 전화기를 사용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사실, 별표*와 우물정# 버튼도 원래 이런 특수한 용도를 위해 만들어져 있다.

텔레비전도 전파를 받는 게 아니라 그냥 고정된 위치만 보여주는 CCTV라는 게 있고, 인터넷 세계에도 사내 전용망인 인트라넷이 있다. 그런 것처럼 전화에도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좀 local한 용도가 있는 셈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8/09/26 08:36 2018/09/2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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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저장 매체들

우리가 맨날 주머니에 넣고 들고 다니고 들여다보는 자그마한 스마트폰은 예전의 다른 휴대용 전자 기기들과는 차원이 다른 첨단 기술들이 복합적으로 집약된 결과물이다.
예나 지금이나 빛의 속도가 달라진 게 없고 전자기파의 특성이 달라진 건 없고,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중에서 파는 랜 케이블의 재질이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은데.. 어째 인터넷 속도는 캐사기급으로 빨라졌는지? 더구나 유선이 아닌 무선까지도 말이다.

마치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원리만큼이나 난 직관적으로 저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HD 동영상 보기 vs 30년쯤 전 모뎀 PC 통신으로 사진 한 장 다운로드 시켜 놓고 머리 감기/담배 피우고 오기...;;
이건 진짜 1950년대 전쟁 폐허 vs 1980년대 올림픽 개최만큼이나 너무 파격적인 차이가 아닐 수 없다.

스마트폰은 불과 2, 30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초고성능 컴퓨터이다. 기존의 PC와는 발전 배경과 주 용도가 다르다 보니 구조적으로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는데.. 매우 중요한 차이는 네트워크 연결에 대한 관점이 아닌가 싶다.
PC는 원래 오프라인 상태로 쓰다가 인터넷 연결은 덤으로 추가로 가능한 구도인 반면, 스마트폰은 애초부터 기지국과의 연결을 전제로 깔고 운용된다. 그리고 PC와 달리 스마트폰은 365일 24시간 내내 켜져 있다.

그래서 현재 시각을 표시하는 기능만 해도 PC는 배터리 기반의 자체 시계가 있으며, 요즘 운영체제들이 주기적으로 시각 동기화 정도나 해 준다. 그 반면, 스마트폰은 기지국과의 연결이 끊어지면 현재 시각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인터넷 연결을 위해서 데스크톱 PC는 대개 유선 이더넷만 지원하고, 노트북 PC는 유선과 무선 와이파이를 모두 지원한다. 그 반면 스마트폰은 무선만 지원하고, 노트북 같은 다른 기기가 자신을 통해서 무선 인터넷 연결을 또 할 수 있게 태더링 기능까지 제공한다. 재미있는 차이점이다.

21세기 최신 과학 기술의 산물인 스마트폰을 가능하게 한 근간 기술을 몇 가지 추려 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 디스플레이: 옛날엔 PC의 모니터는 크고 무거운 CRT(브라운관) 방식이 대세였다. 그리고 반대로 액정이라 하면 지금 같은 천연색 화면이 아니라, 그 시절 전자 계산기처럼 녹두색 배경에다 기껏 7-segment 숫자 내지 도트가 다 보이는 저해상도 비트맵 글꼴 정도나 찍는 허접한 단색 화면이 전부였다.

(2) 플래시 메모리: 하드디스크는 기계적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많으며 진동과 충격에 취약하다. 즉, 근본적으로 모바일에 친화적인 물건이 아니다.
뭐, 그 대신 스마트폰의 메모리가 PC의 하드디스크와 비슷한 가격으로 수백 GB~테라바이트까지 가지는 못한다. 컴퓨터에서 과연 주 기억장치와 보조 기억장치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날이 올까?

(3) 저전력 저발열 CPU: 난 저 정도로 고성능 CPU가 달린 스마트폰이 어떻게 냉각 팬이 없고 웽 소리를 전혀 안 내며 동작하는지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기 그지없다.
물론, 오로지 메모리 용량 최적화이지 전력 소모 최적화와는 거리가 먼 구닥다리 x86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그런 스마트폰용 CPU를 만들 수는 없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대체로 하드웨어 차원에서의 멀티미디어 처리 지원이 PC만치 범용적이지 않기 때문에, 아무 동영상이나 여유롭게 재생하지는 못한다.

(4) 그리고 2차 전지: 스마트폰은 냉장고처럼 24시간 켜져 있는 물건이다. 그런데 그걸 옛날 휴대용 전자 기기들처럼 1.5V짜리 건전지를 주기적으로 갈아 끼우면서 사용해야 한다면 정말 끔찍할 것이다. 게다가 그 물건들은 지금 건전지의 용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같은 것도 나오지 않고, 그냥 예고 없이 픽 꺼져 버리고 안 켜지곤 했다.

철도에서는 전기 기관차가 디젤로는 도저히 넘볼 수 없는 괴력을 자랑하면서 수십 량의 화차를 견인하는 차력쑈를 펼치고 있다. 1만 마력이 넘는 힘으로 시속 300으로 달리는 KTX도 전기로 달린다.
하지만 이건 레일을 따라 전차선이 있으니까 가능한 일이지, 배터리만으로 도로의 대형 버스나 트레일러의 동력원이 전기 모터로 대체되는 건 요원한 일이다.

배터리는 콘센트를 꽂을 수 없는 환경에서 인류가 사용하는 기계 중에 인력과 기름을 쓰지 않는 나머지 모든 것들의 동력을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공기 중의 산소를 조달할 수 없는 곳에서 동작하는 기계는, 연료에 산화제가 같이 동봉된 로켓을 사용할 게 아니라면 전기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월면차라든가 심해 잠수함 말이다. 산소는 물론이고 태양 자체로부터 한없이 멀어지는 외행성 탐사선은 아예 원자력 전지를 사용해야 한다.

내가 알기로 배터리는 크게 세 계열로 나뉜다.

(1) 납+황산
그 특성상 자동차(+잠수함) 같은 거대한 동력 기계에서 쓰이지, 최소한 사람이 일상적으로 갖고 다니는 전자기기에서는 볼 일이 없는 물건이다.
용량 대비 재료값이 저렴하지만, 무겁고 자연 방전 잘 되고 충전 속도가 더디며, 일정 수준 이상 방전되면 완전히 망가져서 못 쓰게 된다. (전압이 약해지는 것을 통해 방전을 간접적으로 유추함)
황산 용액은 인체에 위험하지만 그래도 고열로 인한 폭발 위험 같은 건 없다. 자동차가 안 그래도 교통사고와 화재의 위험에 노출된 물건인 걸 감안하면 이건 자동차 배터리로서 큰 장점이다.

(2) 니켈-카드뮴
일명 메모리 효과로 인해, 지금까지도 '완충 완방'이라는 더는 유효하지 않은 편견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킨 주범이다.
한때 노트북 등 여러 전자기기에서 쓰였지만 요즘은 잘 쓰이지 않는 것 같다. 카드뮴보다 재료 단가가 비싸지만 용량과 수명 등에서 더 유리하고 메모리 효과 단점도 없는 니켈-수소로 대체되었다.

(3) 리튬 이온
일단 소형 전자기기 정도 규모에서는 이만 한 가성비가 없는 만능 소재이다. 에너지 밀도가 아주 높고 메모리 효과 없고, 그러면서 아주 가벼우니 좋다. 하지만 수명이 짧은 편이며, 폭발 위험과 재료 고갈로 인한 조달 문제가 남아 있다.

모든 배터리들은 기온이 매우 낮은 곳에서는 제대로 동작하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참 안타깝지만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는 공통점도 있다. 충전과 방전을 수백· 수천 회 반복하며 쓰다 보면 최대 충전 가능 용량이 조금씩 감소한다. 그래서 휴대전화나 노트북 PC의 배터리는 몇 년 주기로 교환해 줘야 된다. 화학 반응이 완전히 가역이 아니기라도 한가 보다.

옛날에는 총에 탄창을 교체하듯이 스마트폰의 뒷구멍(?)을 열어서 배터리를 통째로 교체하는 게 가능했는데, 요즘은 주 배터리는 탈착이 가능하지 않은 형태가 됐다. 그 대신 외장형 보조 배터리를 케이블을 통해 연결해야 한다. 이런 관행의 원조는 애플 진영의 아이폰이다. 쟤들은 컴퓨터고 뭐고 온통 일체형으로 만드는 걸 좋아해 왔기 때문이다. 모니터고 본체고 배터리고 몽땅 분리 불가능한 일체형..

이런 2차 전지, 일명 배터리들은 재충전 가능한 화학 전지를 말한다. 배터리와 비슷하면서 다른 물건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축전기(일명 콘덴서)
얘는 화학 반응 없이 찰나의 전기 에너지 자체를 찔끔 저장하고 있다가, 고전압의 전하 형태로 순식간에 찌릿 방출하는 물건이다. 극초소용량에 초고속 충전· 방전되는 배터리와 비슷하다. 그러니 전력을 축적하는 용도보다는 다른 전자 기기 내부의 부품으로 쓰이곤 한다.
스타크래프트에서 프로토스의 실드 배터리는.. 실드를 전기 에너지처럼 취급해서 마치 축전기처럼 보충하는 형태에서 모티브를 딴 듯하다.

(2) 건전지
2차 전지(배터리)의 반의어로서 충전 불가능한 1회용 1차 전지를 가리킬 때 '건전지'라는 용어가 쓰이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단어 자체는 '습전지'의 반의어이기 때문에 충전 가능 여부가 함축되어 있지는 않다. 둘 다 똑같이 화학 전지인데, 자동차 배터리처럼 황산 용액이 출렁거리는 게 아니라 전해액을 종이 같은 데에 흡수시켜서 곧장 줄줄 흐르지 않게 했다는 뜻일 뿐이다.

망간-아연 전지가 대표적인 건전지요 1차 전지이긴 하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2차 전지 중에도 건전지 형태인 물건이 있다.
시계 같은 데에 들어가는 일명 '단추형 소형 건전지'라는 것도 있는데 얘들은 대체로 재충전 가능하지 않은 1차 전지이다. 옛날에는 수은 건전지가 많이 쓰였지만 요즘은 수은이 몸에 안 좋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인해 온도계로도, 건전지로도 모두 퇴출된 지 오래다. 유연휘발유, 프레온 가스, 석면처럼 말이다.

건전지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난 개인적으로 건전지를 갈아 끼우면서 써야 하는 무선 마우스는 너무 불편하다. 왜 저런 걸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평소에 충전 가능하게 마우스 거치함이라도 만들어 놓든가 하지..

(3) 연료 전지
얘는 연료를 사용하여 전기를 만들어 내긴 하는데, 연료를 태워서 운동 에너지로 발전기를 '돌리는' 방식이 아니다. 그렇다고 화학 전지처럼 연료(?)의 화학적인 전위차를 이용해 축적돼 있던 전기를 뱉어 내는 것도 아니니 그 특성을 말하기가 좀 뭣하다.
현재로서는 산소와 수소를 이용해서 전기 분해의 정반대 메커니즘으로 물과 전기를 만들어 내는 게 가장 기본적인 형태라고 한다.

말 그대로 연료의 형태이므로 차에 기름 넣듯이 매우 빠르게 충전을 할 수 있고 자연 방전 걱정이 없다는 점, 시끄러운 엔진 가동 없이 전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이다. 화학 전지 기반의 기존 배터리가 넘볼 수 없는 장점이 있지만 얘 역시 수소의 보관, 백금 촉매의 가격 등 여러 문제 때문에 압도적인 대안 역할은 아직까지 못 하고 있다.
더티한 탄소가 달라붙은 통상적인 탄화수소 계열이 아니라 수소 자체를 곧장 반응시킬 수만 있다면 참 깨끗한 무공해 에너지원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어려운 일이다.

국내에서 현대 자동차가 수소 연료 전지 차량의 연구 개발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휘발유 엔진은 배기가스의 정화, 즉 후처리를 위해서 백금 촉매 변환 장치를 사용하는데, 수소 엔진은 산· 수소의 반응이라는 본업의 촉진을 위해서 백금 촉매를 사용하니 촉매의 비중이 더 클 것이다.

참고로 수소로 달리는 자동차는 수소 연료 전지 기반뿐만 아니라, 수소 자체를 연소시키는 내연기관 기반도 별개로 있다. 개념적으로 서로 다른 물건이다. 비록 반응의 부산물로 둘 다 물이 나오는 건 동일하지만 말이다. 수소는 로켓 엔진에도 이미 사용되고 있는데 그게 연료 전지 기반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연료를 태워서 발전기를 돌리는 방식도 다 같은 게 아니다. 교통수단들이나 다른 소형· 이동식 발전기들은 말 그대로 내연기관이 장착되어서 엔진의 회전력으로 발전기를 곧장 돌리지만, 거대한 화력 발전소에는 외연기관인 보일러와 증기 터빈이 있다. 화력 발전소는 석유보다도 석탄을 더 많이 활용하니 말이다.
과거의 증기 기관차는 석탄과 물을 주기적으로 보충해야 했던 반면, 화력 발전소에서는 한번 터빈을 통과했던 수증기를 수집· 냉각 후에 계속 재활용한다고 한다.

(4) 원자력 전지
원자력 발전소는 열의 근원이 석탄· 석유가 아니라 방사성 원소의 붕괴 에너지라는 차이가 있을 뿐, 물을 끓이고 터빈을 돌려서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은 화력 발전과 동일하다. 그에 반해 원자력 전지는 열전 효과(Seebeck effect)를 이용해서 전기를 생산한다.

이렇게 자료를 모아 보니, 통상적인 화학 전지나 교류 발전기, 심지어 광전지 말고도 전기를 비축하거나 생산하는 방식은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늘날의 원자력 발전은 다 20세기 초· 중반에 발견되고 규명된 '핵 분열' 원리를 이용하며, 그것도 그 에너지 자체를 곧장 전기로 바꾸는 게 아니라 열로 물 끓여서 터빈을 돌리는 용도로 간접적으로만 사용한다.

핵 분열을 넘어 태양 같은 항성들의 동력원이기도 한 '핵 융합'을 인간이 직접 제어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면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더 안전하게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mc^2의 형태 그대로 뽕을 뽑을 수 있게 된다. 핵 융합의 원료 자체는 그야말로 주변에 무한에 가깝기 때문이다. (예: 중수소는 바닷물..) 사실, 원자 폭탄과 수소 폭탄이 구조적인 차이도 핵 분열과 핵 융합이다.

하지만 핵 융합을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엄청난 고온 고압 환경이 아무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건 뭐 초전도 상태를 만들기 위한 극저온과 반대편 극단의 영역이 아닌가 생각된다.
핵 융합, 무선 송전, 직류 고압 송전... 가능하다면 요 세 개가 아마 2020년대 인류의 생활을 바꿔 놓을 과학 기술 떡밥으로 남을 듯하다. 과거의 괴수 전기 공학자 테슬라는 무선 송전을 어느 정도 실현도 했던 것 같지만, 직류 고압 송전은 자기 관심 분야가 아니었지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18/09/17 08:35 2018/09/1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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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스라와 느헤미야의 차이

  • 내가 이 일을 듣고는 내 옷과 겉옷을 찢고 머리털과 수염을 뜯으며 놀란 채 앉았더니 (스 9:3)
  • 내가 그들을 꾸짖고 그들을 저주하며 그들 중 몇 사람을 때리고 그들의 머리털을 뽑으며 그들이 하나님을 두고 맹세하게 하며 이르되 ... (느 13:25)

백성들의 잘못 때문에 빡쳤을 때 에스라는 자기를 저렇게 했고, 느헤미야는 남을 저렇게 했구나.. (참고로 뜯다/뽑다 모두 영어로는 구분 없이 pluck off임)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2. 한글 개역성경의 감성 번역 (개역개정판도 포함)

(1) 습 3:17 (하나님께서) 너로 인하여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영어로는 rejoice over you with joy / great gladness 정도다. 그냥 "너로 인하여 크게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정도의 뉘앙스인데, 하나님이 차마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노무노무 기뻐하실 거라니! 번역자가 over이라는 단어를 전치사가 아니라 접두사로 본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

(2) 시 8:1 주의 이름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매우 유명한 구절이다만, 내가 아는 전세계 그 어떤 성경 역본도 저기서 beautiful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없다. 개역 말고는. 그냥 excellent(KJV. 뛰어나다) vs majestic(웅장한, 장엄한) 정도로 나뉜다.
번역자가 '크고 아름다워요'라는 심상을 의도한 건가 의문이 들지만, 그때는 아직 저런 표현이 없었는데..

3. 개역성경도 킹 제임스 성경 방식으로 번역된 곳

(1) 창 37:3 채색옷/색동옷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주일학교 때부터 색동옷 입은 꿈쟁이 요셉을 보면서 자란 건, 개역성경이 비록 큰 줄기는 다르지만 저기서만은 어째 킹 제임스 성경 방식으로 번역됐기 때문이다. 요즘 번역은 장신구가 잔뜩 달린 옷, 소매 긴 옷 등이 트렌드이다. 번역의 정오를 이 자리에서 논하지 않을 것이다.

(2) 엡 4:12 성도들을 완전하게 하여(perfecting) 섬기는 일을 하게 하며
킹 제임스 성경만이 perfecting이고 타 역본들은 equip, prepare 그냥 '준비시키다'라고 번역되었다.
이건 구약도 아니고 신약인데, 개역성경이 딴 건 놔두고 여기서는 어떻게 KJV의 표현을 썼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4. 사흘 밤낮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고 부활하신 시기에 대해서 이렇게 흔히 알려져 있는 편이다.

"(예수님에 대해서) 사흘 만에 부활한 게 아니라 매장된 지 사흗날임에 유의. 금요일에 죽어 매장된 게 첫날, 안식일인 토요일이 이튿날, 부활한 일요일이 사흗날째다. 날수로 따지면 토요일이 하룻날, 일요일이 이튿날로 48시간도 안돼서 부활한 거다. 신자들도 많이 헛갈리는 점이다."


굉장히 그럴싸해 보이는 설명이긴 하나, 문제는 성경에는 저 기간에 대해 3박 3일..
three days & THREE NIGHTS
이라고 분명하게 나와 있지 않은가? 낮도 셋, 밤도 셋을 괜히 강조하는 게 아니다. 마 12:40에서 요나의 표적 말이다.

물론 인간의 언어와 문화에 따라 날짜나 나이 계산을 할 때 당일을 포함시켜서 1부터 시작하느냐, 그렇지 않고 0부터 시작하느냐 같은 유도리와 모호성이 있을 수 있다. 게다가 영어 day는 '낮'도 되고 '날'도 되는 중의성까지 존재한다.

하지만 저 문맥에서는 내가 보기에 그런 유도리가 틈탈 여지가 없다. 금요일이 첫째 날, 일요일이 셋째 날 식으로 계산하면 밤이 "3박"이 되지 못한다. 그냥 2박 3일이 될 뿐이지.
마치 창세기 1장에서 1, 2절까지 몽땅 첫째 날에 포함시켜서 첫째 날이 "하늘과 땅과 빛을 만든 날"이라고 붙이는 격의 오류가 야기된다.

성경에서 third day와 three days가 서로 연결되어 쓰인 용례들을 쭉 찾아보면 답이 나온다. 그것들은 완전히 72시간을 꽉 채우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48시간은 확실하게 경과한 기간이다.

게다가 일요일 아침도 예수님이 딱 부활하신 시각이 아니라 빈 무덤을 사람들이 발견한 시각이다. 그러니 예수님이 정확하게 얼마나 더 전에 일어나서 무덤을 탈출해 나가셨을지는 알 길이 없다. 이런 정황을 감안하면, 예수님이 죽으신 날은 넉넉하게는 수요일, 또는 아무리 늦어도 목요일 정도는 돼야 한다.

본인은 이런 이유로 인해 '성 금요일'이라는 개념을 믿지 않는다.
나무위키의 설명과 성경의 진술이 서로 충돌할 때는 당연히 후자를 우선적으로 따라야 한다.

5. 세례가 아니라 침례이며, 침례는 구원 증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

(1) 침례는 '주'의 만찬과 더불어 신약 기독교회에서 성경에서 행하라고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는 2대 의식이다.

(2) 또한 침례는 선행과 마찬가지로 구원의 조건이 전혀, 절대 아니다. 사람을 교회에 소속시킨다거나 종교적으로 뭔가 성화· 버프 시켜 주는 효과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신앙 고백 내지 구원 간증 같은 인증일 뿐이다.
먼저 구원부터 받은 뒤에 침례를 받는 게 나중이다. 이거 순서가 꼬이면 정말 사람 피곤해지고 골치 아파진다.

물론 침례인 요한이나 초대 교회 시절에 유대인들을 대상으로는 성격과 의미가 약간 다른 회개의 침례 같은 게 존재하긴 했었다(행 2:38 같은). 하지만 그건 지금 우리에게 적용되는 사항이 아니다.

침례교는 다른 교파들에 비해 (1) 성경의 용례를 따라 꼭 물에 전신이 잠겼다가 나오는 침례를 강조하며, (2) "애들은 가라"이다. 스스로 자기 믿음을 고백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지 못한 아기, 유아들에게는 그걸 절대 주지 않는다. 행 8:37이 KJV 이외의 성경에서 삭제된 것은 교리적으로 굉장히 큰 오류를 야기했다고 본다.

애들한테 유아 세례? 영세? 전~혀 필요하지 않다! 스스로 선악을 분간하지 못하는 애들은 설령 그 상태로 병이나 사고로 죽는다 해도 특례가 적용되어 어차피 무조건 구원 받는다. 이거라도 있으니 예수님 시절에 헤롯 왕에게 학살당한 2살 이하 애들에 대한 최소한의 위안도 된다. 유아 세례가 이 복된 교리하고 얼마나 안 어울리는지 이해가 되시겠는가?

기독교계의 여러 종파 교파들 중에 침례교가 참 역설적이게도 침례에 다른 종교적인 의미나 주술적인(?) 능력을 일체 부정하고 침례를 제일 별것 아닌(?) 것으로 취급한다! 그냥 주님께서 명령하신 독특한 신앙 고백 방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주의 만찬에서 쓰인 빵과 잔이 그냥 상징 외에 다른 아무런 주술적인 의미가 없듯이 말이다.

이거야말로 정말 성경적이며 지극히 단순하고 건전하기 이를 데 없는 교리인데, 역사적으로 이 사소한 교리 하나 지키느라고 얼마나 많은 순교자가 발생했나 모른다. 가해자가 누구인지는 내가 이 자리에서 굳이 밝히지 않겠다.

6. 히브리서의 저자

난 개인적으로 성경에서 욥기의 저자는 모세라고 생각하고,
히브리서의 저자는 바울
이라고 생각한다.

욥기의 근거는 구약을 통틀어 창세기와 욥기에만 존재하는 sons of God, being old and full of days이다.
히브리서의 근거는 바울 서신서에만 존재하는 Timothy, brotherly love, Grace be with you이다. 거기에다 킹 제임스 성경에만 존재하는 제목과 끝인사도 추가적인 증거 역할을 한다. (히브리인들에게 보내는 사도 바울의 서신, 이탈리아에서 써서 디모데 편으로 보냄)

욥기에 대해서는 중후반부에서 등장하는 엘리후가 자신을 1인칭으로 가리킨 부분이 있다는 이유로 인해, 엘리후가 책 전체의 저자가 아닐까 하는 설이 있다. 욥 32:16이 대표적인 근거라고 한다.
현장에 있었던 당사자가 긴 대화를 채록했을 것이라는 점은 설득력 있지만, 저 구절은 3인칭 시점의 텍스트에서 엘리후의 말이 직접 인용된 것일 뿐이다. 욥기가 전반적으로 엘리후의 1인칭 주인공/관찰자 시점에서 기록된 건 아니며, 32장의 중간에 갑자기 엘리후의 말 인용이 끝나고 엘리후의 동작에 대한 서술로 시점이 바뀔 만한 문맥은 존재하지 않는다.

저 구절은 그냥 "제가 좀 기다려 봤는데 형님들이 아무 말씀이 없으시더군요. 그래서 저도 이렇게 마음먹었습니다. 제 의견 좀 털어놔야겠다고요."일 뿐이다. 그러니 문장에서 화자의 시점만으로 욥기의 저자를 추측하는 건 근거가 부족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하긴, 성경에서 간접 인용과 직접 인용이 한 문장 안에서 갑자기 왔다갔다 하는 유명한 구절이 있는데, 바로 행 1:4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이 구절의 역본별 번역을 한번 살펴보시기 바란다.)

다음으로 히브리서의 경우 비록 처음에는 완전 이질적인 문체로 시작해서 정체불명이지만, 뒷부분으로 갈수록 성도들의 행실 얘기가 나오면서 바울 서신 냄새가 짙어진다.
그리고 사실은 앞부분도 마찬가지다. 구약 성경의 전반적인 원리와 맥을 잡으면서 대제사장 예수 그리스도를 논증하는 저 심오하고 난해한 내용을 기록할 만한 실력자가 그 당시에 바울 말고 또 있었을까? 내가 읽어 본 느낌은 그렇다.

백범일지를 읽어 보면, 당시의 보안 때문에 처음에는 생뚱맞은 가명 불상의 인물이 등장하는 것처럼 나오지만, 나중에 행적을 보면 그게 그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 있다. 대표적으로 폭탄의 공급책이던 김 홍일 장군 말이다. 성경에도 그런 식의 표현 기법이 쓰인 게 아닐까?

열왕기상하의 저자는 본문에는 전혀 나와 있지 않지만 아마 예레미야일 것이다.
예레미야서의 끝부분과 열왕기하의 끝부분이 서로 일치하기 때문이다. (여호야긴 왕의 체포)
마치 역대기하의 끝부분과 다음 에스라기의 시작 부분이 일치하듯이 말이다. (고레스 왕의 칙령)

성경을 성경으로 풀이하고 "표현의 유사성"에 최대한 의미를 둔다면, 이런 식으로 결론이 일관되게 도출된다. 창 1:2와 렘 4:23에서 earth was without form and void가 거의 똑같이 반복되는 게 우연이 아니듯이 말이다.
계시록 11장에 나오는 두 증인은 그 정황상 모세와 엘리야의 현신이다. 에녹이 아니며 다른 이상한 사람도 아니다.

글쎄, 히브리서의 저자를 의심하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모세오경은 모세가 쓴 게 아니고, 이사야서는 40장 이후부터 제2의 다른 이사야가 썼다는 식의 썰은 도대체 왜 나오는지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예수님이나 침례인 요한이나 신약 복음서의 기자는 이사야서 40장 이후의 내용 역시 아무 이질감 없이 이사야의 책, 이사야의 말이라고 버젓이 인용하는데도 말이다.

본인이(다른 모든 bible believer들도 포함) 창세기의 1~11장 내용이 다 문자적으로 사실이라고 믿고, 아담이 실존 인물이며 노아의 홍수가 실제 사건이라고 믿는 이유도 동일한 맥락에서 설명 가능하다.

굳이 지금 방주가 아라랏 산 어딘가에서 발견됐다든가 에덴 동산의 흔적이 발견됐네 하는 낭설이 없어도 된다. 예수님이 아담의 아들 아벨(마 23:35)과 노아(마 24:37-39)를 버젓이 실존 인물이라고 인증하면서 교차 검증을 하셨기 때문이다. 난 내가 예수님보다 더 똑똑하다는 모험이나 도박을 감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Posted by 사무엘

2018/08/24 08:37 2018/08/2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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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행정구역상 한 도시는 여러 개의 동으로 나뉘는데, 규모가 큰 도시는 시와 동 사이에 '구'가 있기도 하다.
어지간한 광역시들은 그냥 동서남북구에다 중구 등, 많아야 예닐곱 개 정도 존재하지만.. 수도 서울에는 구가 10여 개도 아니고 20개를 초월하여 무려 25개나 있다.

서울 지리 좀 안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백지 상태에서 25개 구 목록을 기억에만 의지해서 다 써 보시기 바란다. 절대로 곧장 기억나지 않는 구가 한두 개는 있을 것이며, 일이 생각만치 쉽지 않을 것이다.

구가 처음부터 이렇게 무진장 많았던 건 아니다. 가령, 서초· 강남· 송파구는 1950년대까지만 해도 인서울 자체가 아니고 광주군 소속이었다. 그러다가 1963년에 지금의 서울 경계가 얼추 정해졌을 때 몽땅 성동구가 먹었으며(강남· 강북을 두루!), 1970년대에 강남 개발이 시작되면서 지금의 구가 추가로 등장한 것이다.
성동 구치소가 지금의 성동구와는 아무 관계 없는 서울 동쪽 외곽 송파구에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름 분구 시기와 출처 구청 연계 지하철역
강남 1975 (성동) 7강남구청* (500)
강동 1979 (강남) 8강동구청* (250)
강북 1995 (도봉) 4수유 (200)
강서 1977 (영등포) - (1km 이상)
관악 1973 (영등포) 2서울대입구 (300)
광진 1995 (성동) 2구의 (300)
구로 1980 (영등포) 2대림? (700)
금천 1995 (구로) 1금천구청* (150)
노원 1988 (도봉) 7노원 (350)
도봉 1973 (성북) 1방학 (250)
동대문 * 2용두 (150)
동작 1980 (관악) 9노량진 (200)
마포 * 6마포구청* (350)
서대문 * - (1km 이상)
서초 1988 (강남) 3양재 (150)
성동 * 2왕십리 (200)
성북 * 4성신여대입구 (350)
송파 1988 (강동) 8잠실 (250)
양천 1988 (강서) 2양천구청* (500)
영등포 * 2영등포구청* (100)
용산 * 6녹사평 (400)
은평 1979 (서대문) 3녹번? (700)
종로 * 5광화문 (300)
* 2을지로4가 (300)
중랑 1988 (동대문) 망우? (700)

1970년대 초에 압구정 쪽에 조성된 도산 안 창호 공원은 지금으로 치면 서울 최후의 미개발 지대라 여겨지던 마곡이나 문정 지구의 벌판에 공원을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김포 공항은 지어지던 당시에는 부지가 인서울이 아니었지만 저 때 이후로 처음엔 무려 영등포구로 들어갔다. 그러다가 1970년대부터 강서구 소속으로 바뀌었다.

지금과 같은 구 체계가 모두 완성된 때는 1995년이다. 최후에 생긴 구는 강북, 광진, 금천이다.
그 반면, 대한민국 건국 직후부터 있었던 '초대 멤버, 창립 멤버'에 해당하는 구는 종로, 마포, 영등포, 동-서대문 등의 딱 9개이다.
영등포는 일제 강점기 때 경성으로 편입됐기 때문에 조선 시대 한양과의 접점이 없이도 자연스럽게 인서울이 될 수 있었다. 게다가 철도가 그쪽으로 지나기도 했으니..

보통 여권을 신청하고 발급받으려면 구청이나 시청을 찾아가면 되는데, 옛날에는 이게 서울 시내의 모든 구청에서 가능하지가 않았다.
아무 구청에서나 여권 발급이 가능해진 건 내 기억으로 2010년대에 와서부터이고, 뉴스를 검색해 보니 정확하게는 2008년 4월부터이다. 그 전에는 18개 구에서만 가능했다고 하며, 나머지 7개 구는 열외돼 있었다.

지하철역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단순히 동 이름(2차원)이나 도로명(1차원), 터미널, 대학교, 산 등의 이름뿐만 아니라 구청에서 유래된 것도 있다.
구청 이름이 대놓고 주역명으로 등재된 것으로는 강남, 강동, 금천 등 6개가 존재한다. 특히 금천구청 역은 과거에 시흥이던 것이 개명된 경우이다. 나머지 역들도 어지간해서는 부역명으로라도 구청이 근처에 있다는 것이 명시되어 있다.

다만, 주역명에 등재된 구청이 부역명 등 그렇지 않은 구청보다 역에서 더 멀리 떨어진 경우도 있다. 강남구청과 서초구청의 관계처럼 말이다.
다시 말해 주역명이냐 부역명이냐가 역에서 구청까지 실제 거리와 정확한 상관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뭐, 구청과 아주 가까이 있는 역이라도 구청보다 더 중요한 랜드마크가 있다면 그걸 주역명으로 써야 할 테니 말이다.

영등포구청이 제일 압도적으로 지하철에서 나오기만 하면 코빼기에서 보이는 위치에 있어서 주역명이 아깝지 않다.
은평, 구로, 중랑은 조금 멀다면 먼 위치이다. 서대문과 강서 이렇게 둘만이 구청이 지하철역과 연계된다고 보기 어려운 다소 외진 위치에 있다.

*. 보너스: 서울 전차도 알고 보니 운영 주체가 이원화된 적이 있었음

본인은 요 얼마 전에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꽤 흥미로운 옛날 자료를 발견했다. (☞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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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임 인식 작가가 촬영한 뚝섬 전동차 정거장. 해마다 여름이면 동대문과 뚝섬을 오가는 전동차는 사람들로 꽉 찼다.)

옛날엔 뚝섬이 반쯤 섬 취급을 받았으며, 골프장과 경마장이 있던 서울 교외 유원지(지금의 서울숲)였다. 서울 서쪽 외곽의 난지도(지금의 하늘 공원 일대)가 신혼여행 코스였던 것처럼 말이다. 그 시절엔 한강의 서울 시내 구간도 콘크리트 제방이 없이, 백사장이 펼쳐진 반쯤 해수욕장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건 그런데 엥? 동대문과 뚝섬을 오가는 전동차라니? 디젤 동차도 아니고?

1955년이면 6· 25 사변이 휴전으로 끝난 지 3년이 채 안 되었던 정말 엄청난 옛날이다. 지하철이고 광역전철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던 시절이었는데?
그때 서울에 궤도 교통수단이라고는 서울 노면전차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서울 전차에 승강장이 저렇게 생겼고 뚝섬으로 가는 전차 노선이 있었다는 소리는 난 지금까지 들은 적이 없었다. 전차는 서울의 구시가지인 서쪽의 마포, 아니면 차라리 강 건너서 영등포 쪽으로 갔지 웬 뚝섬으로 갔단 말인가?

연도나 장소의 기록이 잘못된 게 아닌가 의심스러워서 검색을 해 봤다.
알고 보니 그 시절엔 "서울(경성) 전차" 말고 "경성 궤도"라고 도심과 교외를 잇는 지상 전차 노선이 하나 더 있었다. 서울의 동대문 바깥으로, 왕십리, 지금의 뚝섬과 뚝섬 유원지, 광장동 일대를 다녔다고 한다. 오오~

얘는 사대문 안 위주의 도심을 다니던 서울 전차보다 늦게 추가적으로 생긴 물건이며, 운영 회사도 경성 전기 주식회사 vs 경성 궤도 주식회사로 서로 달랐다. 마치 서울 지하철이 과거에 서울 메트로 vs 서울 도철로 운영사가 나뉘었던 것처럼 말이다. (뭐, 해방 후에는 동일하게 서울시 직통 관할로 바뀌었다고 한다)

얘는 동대문에서 시작해서 말 그대로 뚝섬 유원지까지 갔는데, 중간에 분기하여 화양동· 광장동으로 가는 지선도 있었다.
또한 서울의 초창기부터 있었던 성동구 지역을 경유하는 노선답게 '성동'이라는 이름의 정거장도 있었다. 과거의 사철 경춘선의 시발역도 성동 역인데 무척 흥미로운 점이다. 다만, 제기동 인근에 있는 경춘선 성동과는 달리, 경성 궤도 성동 역은 지선 분기점인 한양대 근처에 있었다.

두 성동 역은 모두 1960년대 중반~70년대 초에 모두 폐선· 폐역되어서 오늘날은 흔적도 안 남았다.
참고로 서울 전차들은 모두 1067mm 협궤였다. 저 사진에 나온 경인 궤도 노선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처음부터 1435mm 표준궤로 개통했던 경인선과는 대조적이다.

모처럼 새로운 철도 역사 지식을 하나 건졌다.
오늘날은 한강 공원 내부에다가 실외 수영장을 따로 설치해서 물놀이 비슷한 기분이나 내는 게 고작인데.. 한강 본류에서 곧장 속옷 바람으로 물놀이를 하고, 잠실이고 여의도고 몽땅 미개발 뻘밭이던 옛날 시절이 지금으로서는 굉장히 이질감이 느껴진다. 믿어지지 않고 실감이 안 간다. 아래 사진은 무슨 인천 앞바다 해수욕장의 모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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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신설동 이후부터 시작하는 천호대로는 종로에 준하는 6~10차로 규모의 매우 큰 간선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1970년대, 즉 노면전차는 모두 이미 없어지고 지하철이 대신 생긴 뒤에야 건설되고 개통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길은 전차 같은 게 다닌 적이 전무하다. 전국에서 최초로 중앙 버스 전용 차로가 개통한 역사적인 길인 것치고는 의외의 내력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8/08/21 08:38 2018/08/2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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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어떤 기계가 발명되면, 보통은 커다란 공용 기계의 형태로 먼저 만들어졌다가 그게 소형화 양산형이 나오면서 개인용으로도 뒤따라 보급되곤 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대량 수송 대중 교통수단인 증기 기관차부터 먼저 등장한 뒤에, 더 작은 자동차는 나중에 발명되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개인 자가용 시대는 생산 프로세스를 더 체계화해서 차의 단가를 더욱 낮춘 뒤에야 열릴 수 있었다.

무기 중에 화약을 사용하는 열병기만 해도 대포는 진작부터 등장했다. 그 대신, 더 작은 개인 화기나 권총 같은 건 훨씬 더 나중에 발명되었다.

컴퓨터는?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거대한 컴퓨터에 접속하는 단말기 형태로 운용되던 것이 지금은 집집마다 호주머니에 고성능 컴퓨터 겸 인터넷 단말기를 넣어 다니는 형태로 바뀌었다. 옛날 방식으로 컴퓨터의 가격을 생각하던 기술자나 경영자는 '개인용 컴퓨터'라는 개념 자체를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다. "컴퓨터에 메모리는 640KB 정도면 충분하지"가 옛날에는 단견이 결코 아니었다.

그럼 다시 교통수단 얘기로 돌아오기로 한다.
'개인용, 자가용 교통수단'이라는 말이 가장 친숙한 분야는 아무래도 육상 자동차이다. 5인승 승용차라는 장르가 있으며, 체급도 경차부터 VIP· 갑부용 슈퍼카까지 아주 다양하다.

승용차 중에서 개인 택시는 대중교통인지 기사의 자가용인지 분류가 약간 모호해 보인다만, 번호판이 '바사아자'라면 여전히 영업용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 밖에 개인용 트럭이나 트레일러를 모는 프리랜서 트럭 기사라면 자가용 차량이 직접적인 생계 수단이기도 하겠다. 비행기 조종 면허에다 비유하자면, 자가용을 넘어 사업용 등급이 되겠다.

돈 있고 주차 공간만 있다면 개인이 트럭뿐만 아니라 버스도 얼마든지 자가용으로 구입 가능하다. 하지만 개인이 버스를 굴리면서 여기저기 연락을 받고 단체 승객을 운송하거나 셔틀 역할을 하는 사례는 없는 것 같다. 버스를 전세 내는 건 아무래도 개인이 아닌 회사 단위로 거래하니 말이다.

단, 대형 버스를 자가용으로 구매해서 다른 운송(생업)용으로 쓰는 게 아니라, 버스 안에다 살림살이를 차리고 완전히 가정집을 꾸며 놓은 용자가 몇 년 전에 매스컴을 탔었다! 다른 외국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 얘기다.
SUV나 픽업트럭 정도만 장만한 뒤에 별도의 캠핑카를 구비해서 차로 견인하는 게 아니라, 버스 내부를 통째로 개조했다니.. 근성이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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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스 안에서 가장인 남편뿐만 아니라 부인과 아이가 같이 산댄다. 저렇게 부부가 지방의 국도를 타면서 산 좋고 물 맑은 자연을 찾아 다니면 참 낭만적이긴 하겠다. 다만, 대형 버스를 자주 오래 굴리면 기름값을 포함해 유지비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 걸 감안해야 할 것이다.
일단, 정기적으로 캠핑장 같은 델 들러서 물 보급을 받아야 한다. 차내에 화장실이 있으면 정화조도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할 것이고..

시동을 끈 채 오랫동안 차내에서 지낸다면 전기 공급도 걱정해야 한다. 여름에 에어컨이라도 켜려면 굳이 이동을 하지 않더라도 차 시동을 걸어서 공회전을 해야 할 텐데..
더구나 환경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자동차 엔진에서 '덤'으로 만들어 주는 전기는 전문적인 발전소 전기보다 훨씬 더 비효율적이며 생산 단가가 높다. 기름값을 생각했을 때 말이다. 이런 것들이 자동차의 거주성과 관련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또한, 이분들은 그래도 법적으로 붙박이 거주지가 전혀 없을 수는 없을 텐데 주민 등록은 어디로 해 놓는지, 그리고 부인은 그렇다 쳐도 남편분은 평일에 생업은 어디에서 어떻게 종사하는지 모르겠다. 뭐, 건물주 내지 갑부 집안 출신이어서 딱히 일 안 해도 된다는 말도 있긴 하더라.. 그러니 애초에 버스를 구입해서 이렇게 개조할 여유도 있었고 말이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차에서 사는 건 본인도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로망이다. 버스가 아니면 트럭에서라도 말이다.

자동차가 아닌 철도에서 '자가용 차량'이라는 개념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철도에서 가장 private한 영역인 사철이라고 해 봤자, (1) 정해진 시각표에 따라 대중교통을 운영하는 사기업 아니면 (2) 거대한 공장이나 발전소의 내부 및 근처에 부설된 부정기 화물 수송용 철도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것도 아니면 아니면 유 병언 씨처럼 퇴역한 철도 차량을 사비로 구입해서 식당 같은 건물로 개조해서 써먹는다거나 하는 정도..

개인이 엔진 달린 자그마한 레일바이크 같은 걸 구비해서 경부선 어디부터 어디까지 가고, 어느 역에서 장항선으로 갈아타겠다는 식으로 시간대별 통행 계획을 철도 관제 센터에다 신고하고, 관제료와 선로 사용료를 지불하여 통행 허가가 나면 움직이는.. 그런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철도는 그 어느 교통수단보다도 잘 통제되고 계획된 관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으니.. 가까운 미래에는 정규 열차가 지나고 남는 틈새 트래픽을 최대한 활용해서 철도를 기반으로 자가용까지는 아니어도 택시 급의 교통수단 정도는 등장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이건 어떤 형태로든 100% 무인 자동 운전이지, 일반인이 레일 위에서 교통사고를 낼 기회나 여지 따위는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 비행기는 사정이 어떨까?
미국 같은 나라에서 사는 게 아니라면, 대다수 서민들에게는 한번 타는 것조차도 보통일이 아닌 비싼 교통수단이다. 그러니 공항은 군 공항이 아닌 민간 공항이라면, 수십 개의 항공사들이 입주하는 대중교통 위주로 운영된다.

하지만 소수의 억만장자들, 혹은 석유 덕분에 돈 썩어나는 아랍권 왕족들, 정· 재계 VIP들은 전용기를 갖고 있다. 헬리콥터 수준이 아니라 아예 제트기를 갖고 있기도 하다.
그 사람들은 그렇게 따로 움직여 주는 게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도 민폐 덜 끼치고, 경호하기도 쉽고 좋다.

자가용 비행기를 몰고 날아오는 사람들을 위해서 네임드급 공항에는 '일반 항공용' 급유· 정비 시설과 전용 출· 입국 터미널이 개설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6년에 김포 공항에 자가용 비행기용 '비즈니스 항공 센터'가 개설된 바 있다.

자가용 비행기를 타면 다른 승객들과 섞일 일 없고, 스케줄에 구애받지 않고 하루에 여러 나라들을 징검다리 건너듯 마음대로 방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돈이 썩어빠지면서 한편으로 그렇게까지 바쁘게 세계를 누벼야 될 정도로 영향력 있는 능력자가 세상에 얼마나 될까..;;

그리고 비행기를 직접 굴려 보면, 이전까지 항공사에서 알아서 처리해 주고, 항공권 티켓 값에 포함되어 여러 승객들이 나눠서 내던 제반 비용들이 전부 자기에게 혼자 일시불로 날아오게 된다. 영공 통과료, 공항 착륙료(시설 이용 비용), 주기료 등등.. 자동차의 고속도로 통행료나 간단한 주차비 정도를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친다.

헬기도 아니고 제트기는 공항이 아닌 아무 곳에나 마음대로 착륙할 수는 없을 테고 결국 VIP가 최종 목적지에 가서 볼일을 보고 돌아올 때까지는 비행기를 그 도착 공항에다 세워 놔야 된다. 그리고 그 비행기는 지상에 있는 동안은 계속해서 돈 먹는 하마가 된다..;; 아주 대략적으로만 짐작해도 매일 몇십만 원 단위로 깨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비행기를 굴린다는 게 그만치 쉬운 일이 아니다.
영화 테이큰에서 딸이 납치당했다는 소식을 듣자 브라이언은 딸의 새아버지 스튜어트의 자금빨 덕분에 전용기를 타고 곧장 프랑스로 날아가는데.. 이것도 현실에서는 보통일이 아니다.. 딸 하나 구하기 위해 투입된 자금이 이루 말할 수 없고 죽은 사람도 몇십 명에 달한다.. ^^

마지막으로 선박은 사정이 어떨까?
보트나 카누 급의 너무 작은 배 말고, 그리고 유람선이나 화물선 이상의 너무 큰 배도 제끼고.. 현실에서는 개인 소유의 어선 정도가 생업 터전인 동시에 어느 정도 거주성도 갖춘 좋은 예이다. 어선 등록을 위해서는 법적으로 갖춰야 할 시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참고로, 본인 같은 직장인이야 회사 워크숍 가서 낚시 체험 같은 거 할 때 어선 타 본 게 전부이다.

툼 레이더 Underworld를 보면 태국 연해 레벨에서 주인공 라라가 자가용 요트(이름이 정확하나?)를 타고 와서 게임을 진행하다가 다시 그걸 타고 돌아간다. 저 정도의 배만 있어도 안에서 자고 지내기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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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너스: 교통수단이 건물로 완전히 개조된 경우

지금까지는 교통수단이 이동과 수송이라는 자기 본래 역할을 수행하면서(동태보존?) 소유자의 주거 공간 역할도 덤으로 하는 예를 살펴봤다. 그런데 좀 큼직한 교통수단 중에는 내구연한이 다하여 퇴역한 뒤에 아예 붙박이 건물 형태로 개조된(정태보존?) 경우도 있다. 그런 물건은 개인용 주택보다는 식당· 카페 같은 상업 시설로 활용되는 편이다.

열차: 강원도 고성 통일 전망대에 낡은 기관차와 객차 편성이 식당· 카페로 개조되어 있다. 그리고 정선선 아우라지 역 광장에는 객차 한 량이 어치 모양 껍데기와 함께 카페로 개조되어 있으며, 구절리 역에는 레일바이크뿐만 아니라 과거에 쓰이던 침대차들이 그대로 여관으로 개조된 것도 볼 수 있다.

여객기: 2018년 현재 국내에서 이 분야의 본좌는 대구 수성못 근처에 있는 비행기 카페이다. 국내 항공사에서는 운용한 적이 없고 세계적으로도 매우 보기 드문 록히드 마틴 L-1011 Tristar 삼발기를 어째 구해 왔는지 몹시 신기할 따름이다.
회색 도색인 건 옛날 사진이고, 2017년 이후부터는 노란 러버덕 도색이 씌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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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려 1993년에 퇴역한 보잉 747의 완전 초창기 기체가 놀랍게도 한국으로 매각되어서 한때는 남양주 호평동 소재의 경춘국도 근처에 놓여 있었다. 기체는 냉면집 식당으로 쓰였으나, 그로부터 얼마 못 가 가게는 망하고 기체는 녹슨 채 흉물스럽게 방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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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기체는 뒷부분이 짤려서 고철로 해체되었다. 하지만 나머지 파트는 남양주 와부읍으로 옮겨져서 웬 교회 건물에 쓰이기도 하다가 2017년부터는 대한 항공 비스무리한 도색이 새로 칠해지고 작은 항공 박물관으로 꾸며졌다고 한다.
요컨대 그 747 기체는 처음에는 위의 사진에서 왼쪽 모양이다가 훗날 오른쪽 모양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지금은 오른쪽 모양도 아닌 상태이다.

한편, 선박은 선상 레스토랑 같은 예가 훨씬 더 많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형 버스나 트럭, 트레일러를 개조한 건물도 있을 것 같은데 국내에서 본인이 당장 떠오르는 예는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8/08/18 08:36 2018/08/1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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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늘의 왕국 kingdom of heaven
미래에 이 지구상에 물리적으로 문자적으로 실현될 정교일치 통치 체제. 하드웨어.

계시록 20장이 말하는 일명 천년왕국이 이것이다. 창세기 1장의 6일이 문자적인 6일인 것과 동일하게 계시록 20장의 천 년은 다 문자적인 1000년이다.

예수님의 초림 때 유대인들이 그분을 영접했으면 교회 시대 없이 세상 경륜이 곧바로 이렇게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음으로써 도래 시기는 교회 시대+대환란+예수님 지상 재림 이후로 미뤄졌다.
구원받고 몸이 변화된 사람들은 이 왕국에서 지배 계층이 되고, 그렇지 않고 대환란 때 단순히 생존만 한 사람들은 여기서 수명만 늘어난 피지배 계층이 된다.

안 그래도 세상에 신이 존재한다면 뭐가 이리 죄악이 만연하고 착한 사람들이 못 살고 이렇게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다. 신은 당연히 이 세상을 언제까지나 그렇게 방치하지 않는다. 성경의 주제는 왕국이며, 예수님은 공의가 철철 넘치는 세상을 이 땅에 실제로 만들어 주실 것이다.

그때 피지배 계층은 최상의 환경에서 믿음에다가 마 5-7 산상설교를 지키는 급의 엄청난 행위를 쌓아서 구원받아야 한다. 예수님이 시퍼렇게 물리적으로 철권통치를 하고 있으니 그 존재 자체가 지금 같은 신앙의 대상이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적인 왕국 하에서는 구원의 조건도 믿음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것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적인 방법이 가미되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2. 하나님의 왕국 kingdom of God
구원받은 성도의 신분 내지 영적 상태 관점. 소프트웨어.

이것은 예수 믿고 구원받은 모든 사람이 영적으로 명목상 소속되는 왕국이다. translate의 용례 중 하나인 골 1:13도 이것을 말하며, '소프트웨어, 영적' 이런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왕국은 마음 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롬 14:17, 고전 4:20, 고전 15:50).

단, 이 때문에 1과 3 같은 다른 왕국까지도 문자적으로 실존하는 장소가 아니라고 오해를 받기도 한다. (눅 17:21 등)
그리고 예수님의 초림 당시에는 1과 2의 구분이 뚜렷이 계시되지 않았던 관계로, 성경에는 둘이 섞여 쓰인 듯한 용례도 있다. (마 19:23-24)  어차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중 하나라도 없는 컴퓨터는 성립할 수가 없을 테고, 두 왕국 다 통치자는 동일하니까 그 시절의 계시 수준으로는 한데 뭉뚱그려 생각하는 게 가능하다. 이때는 하나님의 왕국이 그 특성상 보편적인 '교회'와 비슷한 용례로 쓰이기도 한다.

다만, '하늘의 왕국'이라는 용어는 오로지 마태복음에서만 등장한다. 그리고 덩치는 커지지만 본질이 변질된다는 식으로(겨자가 나무가 되어 새들이 앉는 것, 부푼 누룩 등.. 긍정적인 얘기 아님.) 부정적인 비유로 등장하는 대상 역시 하나님의 왕국이 아니라 하늘의 왕국이다.

3. 하늘 왕국 heavenly kingdom
성도의 내세 관점. 하이브리드웨어??

저기는 예수 믿고 구원받은 사람이 죽어서 가는 곳이다. 옛날 용어로는 '천당'이라고도 불렀다. 딤후 4:18에서 딱 한 번 나온다. ('천국'이라고 하면 이거랑 1 kingdom of heaven이 혼동될 여지가 좀 있음.)

이곳은 셋째 하늘(고후 12:2)이요, 지옥의 반의어이다. 왜 셋째냐 하면 지구 대기권의 창공(1 sky)과 그냥 어두컴컴한 우주(2 space/universe)의 다음 계층이기 때문이다. heaven은 한편으로는 세 종류의 하늘들을 모두 포함하기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자신만의 고유한 제3계층을 주로 지칭하는 용어인 것이다.

한국어는 sky와 heaven에 대한 구분이 기본적으로 없으며, 사실 영어에서도 너무 구닥다리이고 종교색이 짙은(?) heaven을 기피하는 추세이다. "Imagine there's no heaven. No hell below us, above us only sky" 이런 가사처럼 말이다. 신자들은 그런 건 하늘에 대한 소망을 부정하려는 수작이라고 생각하고 적절히 대처하면 된다.

이곳은 내세의 장소이지만 무작정 '비가시적/영적'이기만 한 게 아니며, 일단 물리적으로도 실존한다고 여겨진다. 지옥이 지구 내부의 실존 장소인 것과 같은 맥락에서다. 지옥이 지구 안의 극단적으로 깊은 곳에 있다면, 저 heaven은 과학에서 말하는 소위 '관측 가능한 우주'의 영역 밖에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까마득히 먼 곳에 있는 heaven과, 지구 바로 아래에 있는 hell은 마치 해와 달이 서로 다른 것만큼이나 다르다고 생각하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해와 달은 지구에서 언뜻 보기에는 비슷하게 생긴 두 광체이지만 물리적인 특성--크기, 지구에서의 거리, 주성분과 내부 구조..--은 서로 완전히 극과 극으로 다르니 말이다.

종합하자면, 하나님의 왕국에 먼저 소속된 사람이 훗날 하늘 왕국으로도 가는 셈이다. 그러니 이 둘은 지옥-불못만큼이나 서로 연계가 된다. 단지, 하늘의 왕국을 경험하는 건 그 사람이 먼저 죽느냐, 아니면 죽음을 경험하지 않느냐에 따라 순서가 달라진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에 관심을 두고 이를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는 매우 정치적인 책이다. 이것에 비해서 겨우 인류의 구원(?)은 사전 준비 작업에 가까우며 너무 원초적이고 지엽적인 주제이다.
여호와의 증인들은 하나님의 왕국의 실질적인 의미를 혼동한 나머지 세상 정부 자체를 싹 거부하고 집총까지 거부하고 있다. 반대로 성경에 쓰여 있는 문자적인 왕국을 문자적으로 믿지 않는 반대편 극단도 있다.

하나님의 경륜에서 교회의 등장은 예전에 구분할 필요가 없던 여러 개념들을 세분화시키면서 성경 해석을 꽤 다채롭게 만들었다. 옛날에는 컴퓨터라는 일체형 기계 하나만 생각하면 되던 것이 나중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분해서 생각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 과정에서 유대인과 교회를 제대로 구분 못 한 이상한 이단들도 많이 생겨 있다.

사실, 이 두 그룹은 설령 지옥에 가지 않고 똑같이 구원받았다 하더라도 해피엔딩을 맞이하여 영원을 보내는 장소조차도 서로 다르다(새 하늘과 새 땅 vs 새 예루살렘).
왜 new라는 수식어가 붙었는가 하면, 저건 현재 있는 첫째 하늘과 둘째 하늘,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땅과 각종 물질들이 미래에 싹 다 불로 심판받고 멸망한 뒤에 다시 창조되어 등장하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베드로후서 3장을 참고할 것. '물의 넘침으로 멸망' 문맥이 겨우 노아의 홍수라고 생각해서는 저런 개념을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다. 새 하늘은 기존 셋째 하늘과 통합되기 때문에 그때부터는 heaven에 계층 구분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

다음으로 계시록 21장~22장에 나오는 새 예루살렘은 거듭해서 신랑 신부에다 비유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구원받은 교회 성도들을 위해 아주 특별히 만들어진 삐까번쩍한 도시이다. 단순한 자연 환경인 새 하늘과 새 땅을 능가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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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y, z축이 모두 12000 스타디온이라고 구체적인 크기까지 나와 있는데, 이는 오늘날의 단위로 환산하면 2200~2300km 정도 된다. 이 정도면 명왕성과 비스무리한 크기이다. (지구의 지름은 약 12700km) 단, 새 예루살렘은 여느 천체와는 달리 구가 아니라 정육면체 또는 사각뿔 형태이며, 사람들은 겉의 표면에서 사는 게 아니라 속을 꽉꽉 채우며 살게 된다. 중력에 대한 개념이 우리가 아는 통상적인 자연계와는 다르다.

이 크기의 공간에 역대 지구상에 존재했던 모든 구원받은 크리스천들이 들어가서 사는 게 가능할까? 마치 방주의 크기와 비슷한 떡밥이다(동물들이 몽땅 들어가는 게 가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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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18/08/12 08:35 2018/08/1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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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북아시아의 반도 자리에 위치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비록 분단과 전쟁 폐허라는 최악의 조건에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1) 북괴의 물리적인 군사 위협과 (2) X꾸녕 찢어지던 가난 이 두 가지는 넘치도록 극복하고 승리했다. 하지만 그 원초적인 목표를 달성한 뒤의 후속 모델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했다.

건전한 국가관과 정체성을 후세에 전해 주지 못하고 말 같지도 않은, 진짜 지랄맞은, X같은 민주화만 빨아대다가 사상, 이념, 정체성 전쟁에서 적에게 완벽하게 패배해 버렸다. 자국 기업이나 군대보다도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노리는 적이 더 좋다고 칭송할 정도로 정신 세계가 가히.. 통일뽕 망국 마약에 집단으로 중독되기라도 했는지 송두리째 타락했다.

입만 열었다 하면 맨날 빈부격차 헬조선 헬조선 그러던 녀석들이 "이야 북한 주민들도 자가용 굴리고 스마트폰 쓰고 할 거 다 하네? 많이 변했네" 이 따위 말을 뚫린 입이라고 씨부리는 걸 보면, 정말 지능과 양심이 개 돼지 수준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북한 주민이 자가용과 스마트폰을 갖고 있을 정도이면 그럼 남조선 주민들은 전부 포르쉐 람보르기니 벤츠S 굴리고, 서울 강남에 80평짜리 아파트 갖고 있겠다.

일본 싫어하는 건 자유이지만, 일본 욕하는 잣대와 북괴 욕하는 잣대가 동일하지 않은 새X는 완전 밥맛이다. 내 앞에서 얼씬도 안 했으면 좋겠다.
삼성이고 최 순실이고 이명밝근혜고 뭐고 싫어하는 건 자유이지만,
걔네들의 대안이 북괴이고 통일(무슨 통일?)이고 김 정은이다? 이런 개새X는 내가 인간 취급을 하고 싶지 않다.

진짜 이러다가 TV에서 "인간 김 정은 -- 자애롭고 매너와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 땡전뉴스 시즌 2가 벌어질 것 같다.
전대갈 할배, 당신은 언론을 어설프게 장악했었지, 할려면 이렇게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치명적인 실수와 과오로 남을 것이다.

난 좌향좌는 근본적으로 삐딱한 잣대와 반골기질, 남 탓 불평 불만 피해의식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 극도로 혐오스럽다. 저건 특히 예수쟁이 기독인들이 절대로 가져서는 안 될 태도라고 생각한다. 작은 악, 필요악에는 완전 바락바락 대들고 달려들면서 더 큰 악, 절대악에는 무한 관대한 것이 그들의 습성이다.

고런 돼먹지 못한, 마귀적인, 저주받은 심보를 공산주의자 빨갱이들은 아주 교묘하게 잘 이용한다. 특별히 한반도 남부에 서식하는 놈들을 '종북'이라고 부르지.. 주둥이로만, 아가리는 자기도 김돼지 싫어한다지만, 실제로는 김돼지가 정확하게 원하는 대로 여론을 형성하고 행동해 주는 입진보 좀비들이 이렇게 한 트럭씩 양산된다.
오늘날은 공산주의 사상이 문제가 아니라 공산주의자들의 수법이 사악하고 비열하고 위험한 것이다.

반도가 지금 같은 속도로 좌경화와 적화가 계속되고 딱히 기적적인 이변--북폭 내지 쿠데타, 현 청와대 수장에 대한 탄핵/급사/암살 같은--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정말 극단적인 기적이나 기도 응답, 전국민의 회심이 없는 한 최악의 상황은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이다.

맨날 적화통일 적화통일 그러는데.. 그럼 이 나라가 좌좀 좌빨들이 원하는 대로 몽땅 이뤄지면 한반도에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오늘은 이 점에 대해서, 가능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자 한다.

2.
미국이 남조선 수장의 못 말리는 북괴 사랑에 질린 나머지, 결국은 남한을 포기해 버린다. 미군이 몽땅 철수한다. 그럼 북남 고려 연방제 통일 선언과 동시에 옳다구나 하면서.. 남한도 곳곳마다 1946년 당시의 북한 내부처럼 인민 위원회가 설치될까?
북괴 공산군이 전국을 통제하고 장악할까? 몰래 몰래 뚫려 있던 땅굴을 통해 북한군이 옳다구나 우르르 쏟아져 나올까? 6· 25 전쟁 중에 북괴에 점령당했던 동네처럼 인민재판 숙청과 공산화 사상 교육이 시행될까? 베트남 보트피플과 캄보디아 킬링필드 시즌 2가 벌어질까?

나라 걱정하는 애국 보수들 중에서 북괴의 물리적인 대남 공작 능력을 굉장히 무서워하는 분들이 있다. 뭐, 북괴가 워낙 폐쇄적인 나라이고 안에서 정확하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으니, 본인은 그럴 가능성이 아예 0이라고 단언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본인 생각에 그건 확률이 낮으며, 적화통일이 되자마자 예측 가능한 단기간에 일어날 일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무슨 1950년대와 "같은" 급의 유혈 사태가 당장 벌어질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첫째로, 새끼돼지가 설마 그 정도로 자기 정체를 금방 드러내고서 장렬하게 자폭할 정도로 머리가 나쁘지는 않으리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북괴는 다른 건 몰라도 자기 체제 명줄을 가늘고 길게 유지하는 노하우와 잔머리 하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갖췄다. 루마니아의 차우세스쿠 왕조가 무너지고 구소련이 붕괴하는 등, 자기와 비슷한 처지의 나라들이 몰락하는 걸 보면서 자기는 절~~대로 저렇게 되지 말아야겠다고 결의를 했다. 그러니 9·11 테러가 터져서 미국이 최고조로 빡쳤던 시절에는 천하의 반미 집단인 북괴조차도 미국을 편들면서 테러리스트들을 비판했었다.

쟤들은 과거의 일제나 나치 독일, 지금의 ISIL처럼 세계를 정복하겠답시고 강대국 연합국 앞에서 개기다가 장렬하게 자폭하는 짓 따위는 안 한다. 제일 만만한 바로 아래의 남조선 하나만 적화시키고 자기 체제를 영원무궁토록 보장받는 것 하나만으로 족하다. 다른 욕심은 '결코' 부리지 않는다.

더구나 핵 같은 걸 실제로 터뜨릴 가능성 역시 0에 한없이 수렴한다. 그걸 터뜨리는 건 미국으로 하여금 북폭 명분을 제공하는 짓이고, 돼지 도살 문서에 싸인을 하는 짓인데 북괴도 그 정도 분별력은 있다. 핵은 전적으로 남조선의 종북 세력들을 위시한 협박용일 뿐이다.

둘째, 옛날 같은 고전적인 혁명과 유혈 사태는 우리나라의 군사력 경제력이 훨씬 낙후하고 열악해서 북괴의 입장에서 별로 뽕 뽑을 게 없고, 국민 대다수가 그냥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에다 반공 정신 투철하고 북괴에 항거하려는(= 자유를 지키려는) 의지가 있을 때...
한 마디로 말해 엄청 옛날에나 필요했고 통하는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더구나 자기 나라보다 2배 가까이 더 많은 남조선 사람을, 넘사벽 급의 경제적 풍요와 민주 인권, 자유라는 걸 이미 경험해 버린 사람들을 놈들이 그딴 식으로 무식하게 통제할 수는 없다. 북괴는 통상적인 잣대로 남한보다 강하고 잘 사는 나라도 애초에 절대 아니다. 그럼 북괴는 남한에 대해서 장기적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3.
북괴는 정말 남한을 집어먹고 싶다면 자기부터 정상적인 경제력, 군사력을 키우고 국민 내지 주민을 잘 먹이고 건전하게 강하게 키우고 일본 같은 강대국 강소국이 되면 됐다. 정상적인 강국에 합병되는 것은 애초에 적화통일처럼 걱정할 일도 아니다.

그러나 북괴는 처음엔 공산주의의 비효율성과 통치자 우상화 뻘짓 때문에 자연스럽게 국력을 말아먹고 몰락했으며, 1970년대 이후부터는 남한에 추월 당했다(그 밑의 인민들은 그 동안 자유가 없고 개인의 개성이 일체 허용되지 않는 생지옥 속에서 얼마나 피똥 싸는 고생을 해야 했을까!). 그나마 좀 정상적인 공산주의 지도자가 북한을 다스리고 있었다면 걔네들 역시 1990년대에 개방하든지 무너지든지 해서 이웃의 중국이나 소련과 비슷한 처지로 탈바꿈이라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북괴는 이제 와서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체제를 하루아침에 바꿀 수가 없었다. 그건 지구의 자전이 하루아침에 끼익 멈추거나, 거대한 강철 코일을 싣고 폭주하던 트레일러가 급정거하는 것에 맞먹는 짓이다.
그러니 그들은 그 지경에서도 김돼지 체제만을 유지하고 주민은 더욱 옥죄고 바보 병신 노예를 만드는 외곬만을 고집했다. 시퍼렇게 자기보다 훨씬 잘 사는 남한의 존재가 북괴 수뇌부의 입장에서는 정말 눈엣가시 그 자체였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대남적화를 절대로 이룰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은 남한의 하드웨어를 이길 수 없으면 소프트웨어부터 병신으로 만드는 공작을 시작했다. 그 결과는 지금 우리가 다들 보는 바와 같다. 우리민족끼리 통일뽕 거짓 평화 공세와 함께 온갖 역사왜곡과 정체성 부정, 자국 비하들.. 그리고 이제 승산이 없는 재래식 군대 대신에 핵과 미사일과 잠수함에 목숨을 걸기 시작했다. 뭐, 어차피 남한이 먼저 쳐들어올 일은 절~대 없으니 재래식 병력은 사실 신경 꺼도 된다.

이런 전략이 대성공을 거둔 덕분에 미개한 남조선 인민들은 자국의 존재를 전혀 감사하지 않고, 반대로 북괴를 적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게 됐다. 북괴의 과거 도발을 언급하고 북괴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는 행동은 그냥 닥치고 안보 장사꾼, 반민족 반통일  수구꼴통 적폐 세력, 일베충, 홍갱이 정신병자들의 발악 정도로 치부되게 됐다.
5~6년 전에 북 내부에서 얼굴 표적지 그려 놓고 총 갈기는 대상이던 남측 주요 인사들은.. 이제 남측에서 이미 알아서 전부 잡아들여서 구속시켜 놨다. 전직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김 관진 전 국방부 장관까지도. 이 얼마나 기특하냐?

북괴의 입장에서 자기 체제의 존속에 매우 위협이 되던 남조선이 자발적으로 자기 밑으로 기어들어왔다. 남조선 인민들 대다수가 오로지 통일 한 마디에 뿅 반해서 돼지새끼가 좋아서 미칠 지경이다. 그럼 북의 입장에서 봐도 남조선 애들을 예전 같은 정도로 살인적인 폭압과 통제로 기선제압을 할 필요 없으며, 우상화 선군정치를 할 필요가 없다. 최소한 지금 당장은 말이다.

제아무리 남북 교류 협력을 한다고 해서 깡촌에서 노예로 사는 북한 흙수저 주민들에게 바깥 소식이나 물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일은 없다. 애초에 지금 남과 북이 왕래하지 못하는 이유가 남한은 간첩 이적질을 막기 위해서이고 북측은 바깥 소식과 진실이 주민들 귀에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서인데 그런 일이 성사될 리가 없다.

그 대신 북괴는 아주 가늘고 길게 지속적으로 남한의 부와 경제력을 세금이니, 통일 대비니 하는 명목으로 계속해서 삥뜯을 것이고 그 강도는 갈수록 더해질 것이다. 생업 현장에서 연구과 개발, 설계란 걸 안 해 보고 시위 데모질과 파괴밖에 안 해 본 빨갱이들이 머리는 좋은 덕분에 사회 각지의 요직을 차지하면서 사회 시스템을 다 말아먹고, 그 과정에서 남한의 품격과 국가 경쟁력은 곤두박질치고, 갈수록 물가 오르고 일자리 없어지고 서민들이 살기 어려워지고, 옛날만치 수입 외제 물품을 펑펑 못 쓰고..

쉽게 말해 지금은 그냥 남한만 차근차근 "경제" 무장 해제당하는 단계다. 제일 먼저 "사상" 무장은 이미 진작에 다 해제돼서 흔적도 안 남았고.
핵 만들었던 비용, 이미 다 만든 뒤에 시설 해체하는 비용, 핵 포기하는 대신에 받는 보상과 지원.. 전~부 다 우리 국고에서 나갔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을 제일 큰 두려움에 빠뜨리고 걔들이 지금 같은 구제불능 우상화 독재 폐쇄 꼴통으로 전락한 주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미국을 등에 업고 넘사벽급으로 잘살게 된 남한의 존재 그 자체였다.
그러니 남한을 일단 그리스 베네수엘라처럼 만들어 놓고, 미국까지 손 떼게 만든 뒤에야 북괴의 입장에서는 더 다루기 쉬울 것이고, 그 뒤에야 더 강한 다음 적화 플랜이 나올 것이다.

북괴의 핵무기나 땅굴이나 무슨 선전용 차력쑈에 나오는 인간 흉기(?) 공작원 따위가 아니라, 바로 저렇게 야금야금 나라 말아먹는 일련의 삥뜯기 짓거리야말로 우리가 지금 정말 두려워해야 하는 적화 징조이다. 성경의 창세기 끝부분에 나오는 파라오의 꿈을 생각해 보시라. 이것이 북괴와의 불의한 연합이 야기할 미래의 우리 모습이 될 것이다.

"... 빈약하고 심히 못생기고 야윈 다른 암소(북괴) 일곱 마리가 올라왔는데 그같이 나쁜 것들은 이집트 온 땅에서 내가 결코 보지 못하였노라.
그 야위고 못생긴 암소들이 처음의 살진 암소(남한) 일곱 마리를 먹었으며 그것들이 그것들을 먹었으나 그것들을 먹었는지 알 수 없었고 그것들이 여전히 처음과 같이 못생겼더라." (창 41:19-21)


통일은 짧고 굵게 잠시 희생을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쳐들어가서 북진멸공 통일을 할 게 아니라면, 그냥 완전히 가만히 있고 북괴에 어떤 지원도 하지 않고, 도발과 헛짓도 절대 못 하게 꽉 조여매서 견디다 못해 스스로 개방하거나 붕괴하게만 만드는 게 우리에게 최소 비용 최대 효과인 방법이다. 그것 말고 다른 수작들은 전부 불순 사악한 바보짓 삽질 뻘짓이다.

제정신 박힌 북진 멸공 통일을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북한 지역 회복 뒷수습 통일 비용 때문에 경제가 왕창 휘청거리고 전국민이 부담 떠안고 대대로 허리띠 졸라맬 각오를 해야 된다.
그런데 하물며 북괴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통일을 하면 국부 등골 브레이킹이 이거 뭐.. 추정 불가다.

4.
빨갱이들이 접수한 남한은 이제..

(1) 미국· 일본과의 동맹은 완전히 안드로메다로 갈 것이다.

(2) 대기업들의 부정부패 비리 갑질이 없는 대신, 공무원 관료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부정부패 비리 갑질이 시작될 것이며, 기업이 제공하던 국제 경쟁력과 국부도 함께 영원히 빠이빠이.
삼성이고 현대고 다 못 버티고 망하거나 외국으로 뜨고, 경제가 몰락하여 베트남처럼 될 것이고 심하면 그리스나 베네수엘라처럼 파산할 수 있다.

(3) 정치는 중국 같은 정도의 사회주의 1당 독재 체제로 바뀔 것이다. 지금까지 나라를 뒤흔들 정도로 악성 유언비어들을 실어나르면서 오남용과 악용의 막장 극치를 달리던 포털 댓글 같은 표현의 자유는.. 이제 적화 완료와 함께 토사구팽 용도폐기된다.

(4) 교회도 신자들을 몽땅 수용소로 쳐넣을 필요조차 없이 생명력을 잃은 상태이니.. 단기적으로는 그냥 혼자 조용히만 다니지 거리설교는 금지를 먹이는 선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어떤 형태로든 예전 같은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할 수 없어지는 건 변함없다.

부동산 같은 건 누구 말마따나 전면 국유화될 것이며, 이때의 독재와 사상 통제에 비하면 197, 80년대의 군사정권 독재는.. 정말 애들 장난도 아니어 보일 것이다. 사실, 지금의 중국만 해도 우리나라의 군사 독재 시절보다 억압과 통제가 더 심한 건데 여기에 대해서는 군사 정권 욕해대는 친중 종북 패거리들이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사에서 태극기라든가 대한민국의 역사는 부정적인 면만 존나 부각되면서 철저히 부정되고 지워지고 잊혀질 것이다. 1948년에 잠깐 임시정부의 후예를 사칭하면서 세워지긴 했지만 부패한 친일파와 미 제국주의자의 결탁으로 말미암아 뿌리부터 글러 쳐먹은 괴뢰 정권일 뿐이었다.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통일 전쟁이 벌어졌지만, 쳐죽일 미 제국주의자 학살자들 때문에 통일 시도가 안타깝게 좌절됐다고 가르쳐질 것이다.

경제력 덕분에 좀 더 오래 존속하긴 했지만 끝내는 민중 촛불 혁명의 힘으로 수뇌부가 끌어내려졌으며, 만들어진 지 70여 년 만에 결국은 위대한 우리민족 백두혈통 조선에 흡수 합병되어 사라졌다고 반면교사로 가르쳐질 것이다.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겠냐고? 지금도 이미 이렇게 가르치는 미친놈들이 쌔고 넘치는걸? 이런 놈들을 아무도 강단에서 끌어내리지도, 잡아 가두지도 못하고 있다.

결국 이 모든 정황을 종합했을 때, 적화통일 이후에 당장 심각한 유혈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한국의 미래는 최대한 잘 돼 봤자 중국, 베트남, 필리핀, 그리스, 베네수엘라로 귀착된다. 20세기 후반에 반짝 빛났던 남한의 리즈 시절 같은 건 아련한 추억이 될 것이다.

그러다가 자기를 보호하던 모든 것들을 잃고, 머리털 밀리고 눈알 뽑힌 삼손 신세처럼 되고, 쫄쫄 굶으면서 그저 오늘 내일 생존을 위해 급급하는 노예가 된 뒤에야 일부 시민들이 뒤늦게 현실을 깨달을 무렵에는.. 그때에야 본격적으로 일제 말기 때처럼 신사 참배, 아니 돼지 참배 강요와 강제 수용소 로동교화 등등이 시작될 것이다.
김 정은에 환호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성경의 교리와 예언의 관점에서 봤을 때 적그리스도를 맞이하고 환호하는 대환란기 유대인의 모습과 판에 박은 듯이 비슷하다. 내가 보기엔 말이다.

이제 평양으로 수학여행 떠나고 시베리아까지 열차 타고 갈 날만 남았네요 ^_^
지금 서민들 살기 어려운 건 그냥 이명밝근혜가 싸질러 놓은 똥 때문인 거고.


논리 회로가 이렇게 형성된 저능아 빠가들이 한둘이 아니니, 뭐.. 이제 브레이크 고장난 열차가 열나게 폭주하다가 절벽 아래로 운지하는 일만 남았다. 난 정말 통일의 통 짜만 나와도 이제 진절머리가 나고 울화가 치민다.

국군이 평양 시내에 진출하여 태극기 꽂고 김돼지 부자를 생포하거나 혹은 자살한 시신을 수습하는 통일은.. 정말 0.01% 이내의 기적이 없는 한 실현 가능성이 없어졌다.
2차 세계대전 연합군이 직접 나치 수용소를 점령해서 수용자들을 구출하듯이, 국군과 북한 내부 저항 세력이 같이 정치범 수용소의 문을 따고 들어가 수감자들을 구출하는 시나리오도 현재로서는 가망이 0에 한없이 수렴하게 됐다.

쪽박 신세로 일회용 정치쑈 명목으로 평양 수학여행이나 쳐 떠나는 게 평화인지,
가끔 사고 터지고 무력 도발도 벌어지지만 남쪽에서라도 기업이 잘 돌아가고 고용이 안정되고 넘사벽급의 의료 위생, 외국 문물들 누리면서 살던 게 평화인지는 앞으로 그리 멀지 않아 뼈저리게 알게 될 것이다.

북괴의 대남적화 음모를 안 믿는 사람이 무슨 놈의 프리메이슨, 예수회, NASA, 백신 회사 음모 따위를 믿는지.. 나로서는 그저 코웃음을 칠 뿐이다.
부디 민족적인 회개와 함께 6·25 낙동강 전투와 인천 상륙 작전 시절과 같은 제2의 기적이 있기만을 바래 본다.

Posted by 사무엘

2018/07/24 08:35 2018/07/2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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