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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 수여식 (201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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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를 졸업한 지 어언 7년이 지난 뒤에야 후드가 걸쳐진 졸업 가운이라는 걸 입게 됐다. 주황색은 공학을 뜻한다. (학사용 졸업 가운은 후드가 없음.)

학사는 성적이 중요하니 최우등/우등 졸업이라는 게 있다. 박사는 시험 점수 따위를 초월하여 개개인이 이제 자기 분야에서 프로 연구자이니, 졸업자들이 모두 호명되고 학위 논문의 제목까지 유인물에 다 기재된다.
그 반면, 석사는 둘 중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 콩라인이다.

태풍 직후, 날씨가 최강 좋았다. 맑고 파란 하늘 덕분에 사진 찍기는 최고의 날씨였다.
괜히 Y대 아니랄까봐, 학위수여식은 찬송가 제창과 성경 봉독으로 시작해서 축도로 끝났다.
혼자 예상한 것보다 좀 더 오버하듯이 씨익~ 웃어야 사진이 더 밝고 명랑한 표정으로 나온다는 걸 느꼈다.

내가 전형적인 내 학부 학교 출신들이 가지 않는 학교와 과로 대학원 진학을 하고, 남들은 박사까지 다 마칠 나이에 이제 겨우 석사를 마친 건 정말 어쩔 수 없는 귀결이다. 남들이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 분야에 없는 진로를 만들면서 가고 있어서..;;

Posted by 사무엘

2012/09/03 19:20 2012/09/0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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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대내의 박물관 관람 → (2) 천안함 잔해 구경 → (3) 초청자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군함 구경 → (4) 초청자의 관사에서 식사 대접 받으며 교제 순의 코스였다. 옆에 같이 간 사람들은 모두 교회 사람들. 단순 안보 관광인 (1), (2)를 넘어 (3), (4)는 군 관계자 인맥이 없으면 경험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 나의 “천하의 개쌍놈 북한” 관념이 이 견학을 계기로 더욱 투철해졌다. 정정당당한 교전으로는 남한을 이길 수 없어지니 치밀하게 비열한 복수극을 계획한 나쁜 놈들. 늘 민족 동족 운운하면서 뒤로는 일본 이상으로 나쁜짓을 해 온 녀석들이다.

- 제2 연평해전 당시에 교전 수칙 때문에 대통령이 많이 까였었다. 그런데 그것보다도 내가 더 이해를 할 수 없는 건 당시 제1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끈 지휘관인 박 정선 제독을 나라에서는 (사실상) 좌천 발령시키고 이내 전역시켜버렸다는 사실. 100번 까여야 마땅하다. 어디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이건 북한의 요구대로 한 게 정말 사실인가?

- 제2 연평해전 전사자 영결식이던가 그때 대통령이 안 온 것에 대해서, 기지 견학을 시켜 준 해군 관계자는 아직까지도 꽤 유감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 제주 해군 기지 건설에도 배후에 그렇게 깊은 뜻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

- 육군은 닥치고 쪽수이고, 공군은 1인 1비행기인 전투기 파일럿만 빼면 대부분이 비전투 병과인 반면, 해군은 배가 생활 공간 겸 그대로 전장이다 보니 그 중간에 속하는 군대 문화를 갖추고 있다. 대한민국은 수출에 목숨 걸어야 하고 바다 없이는 못 사는 나라인 주제에, 해군에 대한 지원이 너무 열악하다고 한다.

- 군함에는 내연기관과 제트엔진이 모두 달려 있다고 한다. 이것도 자동차와 비행기의 중간인 셈인데, 제트엔진을 가동하면 무척 빨리 움직일 수 있지만 극심한 소음과 연료 소모를 감수해야 한다고. 그런데 둘은 사용하는 연료부터가 서로 다르지 않나? (중유 vs 등유)

- 평택 시내의 경부 고속선 고가를 달리는 KTX를 보니 정말 감격스러웠다.

- 우리나라 철도를 공부하면서 단련된 나의 우리나라 역사, 지리, 안보 지식은 군 관계자와 얘기를 나누면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철도님, 사랑합니다.

- 이런 곳에 신실한 KJV 빌리버 크리스천이 계셔서 성경 교제와 안보 관광을 동시에 하고 올 줄이야. 친절하게 군 시설을 안내하고 융숭한 대접을 해 주신 해군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Posted by 사무엘

2012/09/01 19:34 2012/09/0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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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 졸업

1. 석사 논문 통과

한글 입력· 편집기의 통합적 설계와 구현에 관한 연구
김 용묵 (연세 대학교 대학원 언어정보학 협동과정 언어공학 전공)

석사 학위 논문이 본심까지 통과했고 난 무난히 대학원 졸업을 앞두게 됐다. 현재 나의 진학 구분은 '재학'에서 '졸업 예정'으로 바뀌었다. 당연히 기쁘다. 대선 후보가 이제 대통령 당선인이 된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 논문의 지도 교수(논문 주심)는 연세대 국어국문과의 한 영균 선생님. 국문과에서 이공계 감각이 가장 뛰어나고 세벌식이 뭔지, 국어 정보학 쪽이 뭔지 아시는 분이다.

나의 논문 주제는 뻔하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이론 배경과 의의, 주요 기능 명세에 대해서 썼다.
이건 뭐 1, 2년 연구해 온 게 아니기 때문에 나는 다른 석사 지망생들과는 어차피 출발선의 위치가 다른 것도 사실이었다.

논문 심사 중에는 “너 2003년에 투고했던 김 용묵· 김 진형 논문 때에 비해서 지금 달라진 게 뭐냐?”란 질문을 받곤 했다.
생각 같아서는 “그걸 질문이라고 하십니까. 당연히 넘사벽 급으로 달라졌지.. ㅜㅜ;;”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2003년 논문은 <날개셋> 엔진 버전이 겨우 2.x이던 시절인데.. 지금은 그때 없던 개념이 수두룩하며, 오토마타만 해도 옛날엔 지금 같은 수식도 아니고 진짜 흑역사 수준의 유치한 장난감으로 기술했었는데 지금 것하고는 비교 자체가 실례이다. =_=;;

한글 입력과 관련된 수많은 연구들은 통상적으로 그저 글쇠 배열이 어떻고 손가락 움직임이 어떻고 하는 쪽에 치우쳐 있다.
그러나 나의 관심사는 그보다 훨씬 더 fundamental한 것이다.

그 어떤 한글 입력 방식을 만들더라도 결국은 한글 조합 로직이 있어야 한다.
내 프로그램의 내부 구조와 이념을 아는 분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다양한 한글 입력 로직을 '기술'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래서 한 프로그램에서 무슨 입력 방식을 불러와서 쓰고, 편집하고 저장할 수 있게 했다. 그게 2장의 내용이다.

“한글 입력 오토마타야 이미 1980년대에 이론이 다 정립됐고 지금은 누구나 당연히 그저 그러려니 하고 쓰는 시스템인데, 그것만 전문적으로 또 연구할 게 있냐?”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할지 모르나 나는 그것만을 소재로 연구를 많이 해 냈다.

다음 3장은 내가 개인적으로 이 논문 전체를 통틀어 가장 자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다.
2장에서 제시한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컴포넌트들을 응용하여 이런 저런 입력 방식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글자판 종류별로” 분류하여 제시했다. 바로 두벌식, 두벌식과 세벌식 사이의 절충 방식, 그리고 pure 세벌식 이렇게 세 종류.

두벌식에 대해서는, 세벌식 입력 방식을 설계할 때는 거의 필요하지 않은데 두벌식이기 때문에 음절 구분과 관련해서 추가로 필요한 구성요소들을 소개했다. 초+종성 공유 낱자 결합 규칙이라든가 특수 도깨비불 규칙, 조합 종료 타이머가 여기에 속한다.
그리고 절충 방식에서는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범용적인 기능을 활용하여 복벌식이라든가 신세벌식 같은 입력 방식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pure 세벌식은 초· 중· 종성이 모두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모아치기부터 시작해 무한 낱자 수정, 특정 낱자 바로 지우기 등이 모두 가능함을 보였다.

이런 식으로 세 개의 케이스를 나눠서 논리를 전개하는 방식을 이번 논문 학기 때 최초로 생각해 냈는데,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든다.
지금 프로그램의 도움말도 그 논문 스타일로 개편할 예정이다.

4장은 한글 입력기가 글자 입력 자체의 범위를 넘어서서 자연스럽게 연계할 수 있는 텍스트 변환이나 검색 기능을 다뤘다. 잘 알다시피 낱자 재결합이라든가 한글-영타 변환 같은 것 말이다. 한글을 입력하면서 활용 가능한 알고리즘은, 이미 입력된 한글에 대해서도 일괄 적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5장은 구현체 소개로, 잘 알다시피 동일 엔진에서 편집기와 IME 모듈, 입력 패드라고 Windows 플랫폼 기준으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프런트 엔드가 다뤄졌다.

요컨대 논문은 앞으로 그 어떤 한글 입력 방식을 만들더라도 공통적으로 적용될 기술 기반을 닦아 놓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리고 지금처럼 논문을 구성한 것은 내가 스스로 생각해도 내 자신에게 떳떳하고 정말 체계적으로 잘 구성했다.

마지막으로 감사의 글에는...

  • 너님은 학부 출신만으로 재능을 썩히기엔 너무 아깝다며 대학원 꼭 가라고 내게 독려를 해 주신 분.
  • 수많은 태클과 딴지를 통해 나의 학문적 방어력을 키워 주시고, 프로그램 매뉴얼을 일말의 논문처럼 보이게 기여해 주신 논문 지도교수님
  • 야간도 아니고 일반 대학원에 불쑥 입학해 버렸는데도 괘씸하다고 날 짜르지 않고, 학위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고 직위를 유지시켜 주신 회사 관계자
  • 2년간 동고동락했던 학교 입학 동기와 과 선배, 친구들

이 들어갔다. 위에 언급된 분들은 정말로 감사를 드려야 하기 때문에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 문단에는

“끝으로, 한글 기계화의 선구자로서 우리 겨레의 은인이며, 특별히 제게는 책과 글을 통해 10대 시절부터 세벌식 한글 사랑 정신으로 큰 감화를 주신 고 공 병우 박사님의 영전에 이 논문을 바칩니다.”


라고 써 넣었다. 뭉클~~ 이 논문의 이념과 성향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글쎄, 이것도 학교나 과에 따라서는 분위기가 다소 차이가 나는 모양이다. 박사도 아니고 석사 나부랭이 주제에 뭔 학문 업적을 이룬 게 있다고, 세상사를 다 달관한 듯이 벌써부터 감사의 글을 논문에다 넣냐고 의아하게 보는 곳도 있다고 함. 하지만 우리 학교 우리 과는 안 그렇기 때문에... ㅎㅎ

논문 작성 과정이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작품은 이미 다 나와 있는데 그걸 글로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어찌나 힘들었는지, 온갖 스트레스에 머리를 쥐어짜면서 날밤 새기도 했다. (물론 논문 학기 중에도 코딩이 전혀 없었던 것도 또 아님)
하물며 연구 주제도 못 잡은 채 덜컥 논문 학기를 맞이한 학생은 얼마나 고생이 심할까?

이쪽은 문과 기반인 협동과정이기 때문에 이공계 대학원처럼 연구실에 틀어박혀 사는 게 아니다. 석사 때부터 교수의 push를 받아 가며 공동 프로젝트 진행하고 학술지 논문 게재하면서 자연스럽게 학위 논문 주제까지 정하는 형태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돈은 랩비가 아니라 따로 취업을 해서 일하면서 벌고, 개인 사정 때문에 논문 준비를 못 하면 졸업이 n학기 수준으로 한없이 늦어지게 된다.
그래도 난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다만, 창작의 고통보다 더한 걱정은...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차후의 연구 방향과 내가 하고 싶어하는 연구 방향이 미묘하게 어긋난다는 점이다.
디테일한 사항을 이 자리에서 얘기하지는 않겠으나,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지금 석사 졸업은 시켜 주지만, 앞으로도 그렇게 나랑 코드가 안 맞을 거면 넌 내 밑에서 박사는 계속 못 한다” 처럼 좀 됐다. ㅜㅜ 어이쿠..

뭐, 말은 그렇게 하셔도 설마 제자를 그렇게 내쫓지는 않으시겠지... 나중에 입시철이 됐을 때 선생님 찾아가서 또 데꿀멍 좀 하면.. =_=;;
코스웍 이수하면서야 뭘 공부할 수도 있고 선생님이 원하시는 무슨 과제나 프로젝트를 하고 무슨 학술지 논문을 쓸 수도 있지만,

다음 학위 과정에서의 최종 학위 논문은 한글 글꼴을 주제로 쓸 것이다.
입력으로 시작해서 글꼴로 공부를 끝내겠다는 마스터 플랜은 사실 대학원 석사 지원하기 전부터 분명하게 생각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이건 타협이나 양보를 할 수 없다.

2. 나의 적성과 정체성

많은 사람들이 나보고 “넌 정말 천재다”, “네 능력에 겨우 지금 회사에서 그 연봉은 너무 아깝다”, “넌 공부 더 해야 된다.”, “대학원 꼭 가라. 유학 가라. 두 번 가라” 같은 말씀을 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현재 겉보기 역량에 비해서 훨씬 작은 사회적 지위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 역량들이 기성 사회 조직에서는 거의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나의 스펙을 보고는 내가 모든 것을 뭐든지 잘하는 천재인 줄로 무척 오해를 하셨다. 카이스트 출신이니까,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혼자서 다 만들었을 정도니까 시험만 쳤다 하면 100점 받겠지, 이런 것 개발도 잘하겠지, 뭘 잘하겠지 등등...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나는 실제로는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것밖에 잘하는 게 없고 그것 말고는 안중에 없다. ^^;;;;;

고집과 외곬수도 못 말릴 정도로 아주 강하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가 기존 학교나 대학(원), 회사에서 정상적으로 소속되어 일하는 사람이 상상하거나 기대하거나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겠는가? 그건 애초에 1.0부터가 고3 때 수능 공부 다 때려치우고 만들어진 건데 말이다.

이런 집념에 비해서 나는 지금보다 더 빠른 컴퓨터를 만든다거나 SNS 데이터를 분석해서 의미 있는 동향을 뽑아 낸다거나, 수학적으로 더 엄밀한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을 만든다거나 기가 막힌 웹 표준 기술을 만든다거나, 심지어 스마트폰용으로 기가 막힌 게임 앱을 개발하는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난 전산학과 대학원에는 가지 않은 것이다. 평양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런 진로의 특수성 고민 때문에
나의 다른 과학고/카이스트 동기들은 패스트 석· 박 통합 코스를 밟아서 지금의 내 나이가 되기도 전에 박사까지 다 마친 반면,
나는 인제 겨우 석사를 마친 수준인 것이다.

난 공무원, 대기업, 공기업 같은 조직에 못 있는다. 의사, 변호사 같은 거 못 한다.
난 오로지 내가 붙들고 있는 아이디어를 다 작품으로 옮기기 전에는 단언하건대 다른 일은 죽어도 못 할 것 같다. 오로지 이것만 미는 수밖에 없다.;;

3. 소감 & 이후의 계획

- 대학원에 있으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역시 국어 '운동꾼' 말고 실제 '학자'들이 한국어와 한글에 대해 언어학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그럭저럭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일부는 내가 너무 편견에 빠져 있었고, 그렇게 특수하지 않은 현상에 너무 의미를 두고 집착하기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아직 학부의 사고방식에서 제대로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던 입학 초기엔, “어? 한 학기에 최대 12학점밖에 못 들어? 대학원은 안 그래도 등록금도 학부보다 더 비싼데 이거 너무 적은 거 아냐?“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이야 그런 생각 따위는 개나 줘 버린 지 오래이다. 한번 12학점씩 들어 본 뒤로는 다시는(앞으로 박사 마칠 때까지도!) 12학점씩이나 듣지는 않을 것이다. -_-;;

- 사전학, 텍스트 마이닝 등 언어학의 응용 분야는 역시 여러 학문 분야의 복합 성향이 짙다는 걸 느꼈다. 나의 관심 분야인 글꼴 쪽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 첫 학기 때 기본기 보충 차원에서 국문과 학부 수업을 청강했던 '국어 통사론' 과목은 나 같은 공대 출신 비전공자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됐다. 언어정보학 했다는 사람이 한국어 문법에 대해서 그래도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지.

- 그 외에 국문과 대학원 수업은 그럭저럭 강의 듣고 리포트도 안 뒤쳐질 만큼은 써 냈지만, 그릇의 크기의 부족으로 인해 내가 제대로 못 받아들인 내용도 적지 않았다.

- 우리 과에서 자체적으로 개설한 수업은 내용이 다채롭고 좋은 편이지만, 학생들이 워낙 출신이 다양하고 배경 지식 및 관심 연구 분야가 제각각이다 보니 국문과면 국문과, 전산학과면 전산학과 같은 단과 대학원 수업에 비해서 내용의 깊이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건 불가피해 보였다. 이것은 협동과정의 단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코스웍과는 별개로 나처럼 똘끼 충만한 학제간 연구 주제를 이미 갖추고 있는 사람에게는, 협동과정이 장점과 기회로 작용할 수 있겠다. ㄲㄲㄲ

- 원래는 사전 연구실에서 시작해서 전산 언어학, 말뭉치 언어학, 사전학 쪽을 표방하던 이 과가 이공계 협력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요즘은 점점 한국어 교육 쪽 비중만 커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늘 느끼는 것이지만, 대한민국이 앞으로도 경제적으로 떵떵거리며 잘 살고, 다른 나라들에게 꿈과 희망과 롤모델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국어 수요도 계속 있을 것이고 한국어 교사들도 먹고 살 수 있을 텐데.

- 그래도 나는 이런 여건에 아무리 못 하더라도, 최하 마지노선으로 석사 학위는 있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앞으로 뭘 더 하든지간에 지난 2년간의 투자는 아깝지 않다. 이제 나는 개인적으로 한글 입력 소프트웨어에 대해 연구한 걸 대학원 세계에서도 당당히 어필할 수 있게 되었다.

- 올해 하반기엔 일단 회사로 전업 복귀한다. 이번 논문 학기 동안 심신이 다소 피폐해졌다. 어서 컨디션을 추스리고 <날개셋> 한글 입력기 다음 버전(일단 6.7)을 올해 중에 내놓을 생각이다. 어서 이거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한 7.0 정도까지 만든 뒤에는 본격적으로 글꼴 연구 모드이다..

- 아니 그보다도, 앞으로 논문이 조만간 완전한 책 형태로 인쇄돼 나오면, 온갖 지인들한테 나눠 주면서 인사 드리고 만나서 노는 게 우선이다. 최하 50부 정도는 뽑아 둬야 할 듯.

Posted by 사무엘

2012/06/27 08:27 2012/06/2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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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특집 포스트 (스압 주의)

1. 어버이날과 부모님에 대해서

내가 분류해 보니,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각종 특별한 명절, 기념일 등의 명칭은 크게 다음과 같은 다섯 갈래로 나뉜다.

  • ‘절’로 끝나는 한자어: 제헌절,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성탄절
  • ‘일’로 끝나는 한자어: 석가탄신일, 식목일, 현충일
  • 완전히 독립적인 한자어: 추석, 단오
  • ‘날’로 끝나는 고유어: 한글날, 어버이날, 어린이날, 설날
  • ‘-의 날’로 끝나는 고유어: 철도의 날, 스승의 날

이런 조어 원리는 그다지 규칙성이 없고 전적으로 그냥 어감을 고려한 case by case인 걸로 보인다.
똑같이 종교 공휴일일 뿐인데 성탄절과 석가탄신일의 조어 원리가 서로 다른 이유라든가, 어린이날이 ‘아동의 날’이 되지 않고 굳이 그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딱 떨어지는 규칙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자, 5월 5일 어린이날 다음으로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어린이날이야 아동 문학가 소파 방 정환이 제정한 굉장히 한국적인 근거를 지닌 날인 반면, 어버이날은 명목상의 근거는 미국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나 확실치 않다. 외국엔 어머니의 날과 아버지의 날이 따로 있는 곳도 많고, 또 한국의 어버이날이 어린이날보다 나중인 것이 윤리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다고 비판하는 사람이 있다.

요즘은 철없는 막장 부모도 많아서 참 문제이긴 하다만, 그래도 ‘일반적인’ 경우로 볼 때, 인생의 참으로 막대한 부분을 희생하여 우리를 이 정도까지 키운 부모님의 은혜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성경도 예외가 아님. 십계명에서 종교적인 규범에 속하는 1~4를 제끼고 곧바로 등장하는 인륜 규범 1타는 “부모를 공경하라(honour)”이다. 이것은 단순히 부모 명령에 무조건 ‘까라면 까’라는 식의 발상이라기보다는, 그보다도 일단 자기 부모를 사랑하고 기쁘게 하고 남들 보는 데서 부모님 품위를 존중하고 명예를 높여 주라는 뜻이다.

부모의 사상과 가치관이 마음에 들지 않는 자녀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대체로 부모가 너님들 먹여 살릴 여건을 만들고 체통 세우느라 사고방식이 최대한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방향만을 추구하게 돼서 그런 거다. 부모 세대라고 해서 쿨하고 개방적인 걸 몰라서 그렇게 고리타분하게 산 게 절대 아니다. 그러니 동의는 못 하더라도 부모님 마음을 이해는 할 필요가 있다.

제아무리 가난하고 못 배운 부모라 해도, 너님을 낳아서 키울 필요가 없었다면 그 연세에 이르기까지 신세 못 펴고 그 모양 그 꼴로 살 필요는 없는 사람이다. 정말이다.

물론, 부모가 예수 믿지 말고 네 신앙을 부인하라고 한다거나,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 교리 노선을 추구하는 교회에 강제로 다니라고 한다면 그런 데에까지 맹목적으로 순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의 품위와 명예를 존중해 주면서 불순종할 수는 있다. 어떻게 그렇게 할지는 먼저 구원받고 먼저 바른 신앙을 물려받은 자녀가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면서 방법을 생각해야 할 일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최소한의 윤리와 기강을 갖춘 문명 사회에서는 효도를 강조하고 패륜은 엄벌로 다스렸다. 구약 율법은 부모를 저주하거나 때리는 자는 반드시 죽이라고 명령하고 있으며, 심지어 신명기에는 고집 세고 식탐이 심하고 부모의 교정만으로 씨가 안 먹히는 싹수 노란 자식은 아예 마을 차원에서 린치를 가해서 죽여 버리라는 섬뜩한 추가 지시까지 있다(신 21:18-21). 하나님은 그 정도로 패륜을 싫어하신다. 특히 “아 ㅆㅂ, 내가 어쩌다가 이런 집/곳에서 태어나게 됐어” 부류의 패드립 말이다(사 29:16, 45:9) .

이 명령이 특히 무시무시한 이유는, 부모의 말이 사실인지 이웃 주민이나 자식 당사자로부터 최후 변론을 듣는 절차도 전혀 없이 완전 비민주 인민재판 즉결처분이기 때문이다. 종교적 배도 행위가 발견되었을 때는 ‘부지런히’ 진상 파악부터 하라고 돼 하지만(신 13:12-16, 17:2-7) 저건 그렇지 않다. 사실, 자식 새끼를 제발 좀 어찌해 달라고 친부모가 제 발로 찾아올 정도면 자식이 얼마나 막장인지 더 말을 들을 필요도 없었을 터이다. 이 명령이 실제로 얼마나 시행되었는지는 모르겠다.

2. 가정과 성에 대해서

5월이고 하니 가정에 대해서도 생각을 좀 다시 해 보게 된다.

오늘날 이 정도라도 사회가 유지되고 돌아간 데엔 가정의 공이 절대적이었을 것이고, 특히 여성의 희생과 헌신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옛날에 지금 같은 여성 인권 단체가 있었고 사람들이 좀 힘들다고 덥석 집 나가고 이혼을 해 버렸다면, 파탄 나는 집안과 인생 망치고 자살이나 범죄로 빠지는 애들이 넘쳐나게 됐을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송 현 선생님이 예전에 글로 아주 통렬하게 표현하신 적이 있다. (☞ 링크 클릭)

옛날에 가혹한 여성 인권 유린이라 불릴 정도로 엄한 성 억압(?) 관습이 왜 있었는지도 조금은 알 것 같다. (민망하니, 구체적인 예를 거론하진 않겠다) 마치 고문처럼 그것도 물론 나쁜 관습이고 부조리이다. 언제까지나 여성만 일방적으로 당하고 살 수는 없는 것 역시 본인은 안다. 단지 옛날에 죄의 결과 때문에 그런 게 왜 있을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간다는 뜻이다.

성이라는 건 정말로 생판 모르던 남녀가 서로 사랑하고 결혼해서 가정을 유지시키는 근간으로만 ‘은밀하게’ 쓰여야 하는 선물이요 비밀 병기이다. 부부 사생활은 하나님도 전혀 간섭 안 하고, 서로 같이 뭘 하며 즐기든 존중해 주는 절대적인 영역이다(히 13:4. honour과 동일한 어근인 honourable).

그러나 반대로 성이라는 게 다른 용도로 오· 남용되는 것을 하나님은 구역질을 할 정도로 가증스럽게 여기며 미워하고 정죄한다. 결혼한 부부가 사생활에 문제가 있어서 성 교육이나 상담을 받는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미혼 청소년이나 청년에겐 피임법을 가르칠 게 아니라 잠언 6장이나 딤후 2:22를 숙지시켜야 한다. 이걸 몰라서 인생 망친 안타까운 예가 허다하다. 옛날에 서 부희 씨도 그랬고.

도대체 성을 왜 남의 것하고 비교를 하는가? 그게 공공연한 개방과 비교의 대상이 되고 금전 거래의 대상이 되고 개나 소나 다른 용도로 문란하게 쓰이기 시작하면, 그때야말로 진짜로 옛날에 어떤 아저씨의 절규처럼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헬게이트가 시작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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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창세기 1~2장은 전반적으로 작가 관찰자 시점으로 천지 창조에 대한 과정을 묘사하는 내용인데, 끝부분에 유일하게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아예 독자에게 코멘트를 남긴 구절이 있다. 바로 창 2:24로, 그게 그 이름도 유명한 “남자가 자기 부모를 떠나 자기 아내와 연합하여 한 육체가 될지니라”라는 결혼 제도 구절이다. 기독교식 결혼식의 목사 주례에서 단골로 듣는 구절이다.

3. 출산과 자녀 교육에 대해서

성경의 사고방식은 결혼과 출산에 아주 옹호적이다. 성경에는 “다산하고 번성하라”라는 명령만 있을 뿐 맬서스 같은 사고방식은 결코 찾을 수 없다. 소위 가족 계획이란 건 성경적으로 보면 하나님도 간섭 안 하는 영역을 공권력이 나서서 자기 편한 대로 제어하겠다고 하는 굉장히 무모한 생각이다.

흔히 중국 하면 자녀를 한 명씩밖에 못 낳는 나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과거에 마오 쩌둥은 한때 굉장한 산아 장려책을 폈으며 20세기 중반에만 해도 6억 남짓이던 중국 인구를 10억이 넘게 불려 놓았다. 중국이 처음부터 지금만치 인구가 많은 게 아니었다는 게 충격적이다.

마 주석은 쪽수가 국력이라고 여겼으며 어느 문헌에 따르면, “아이는 전투기에서 투하하는 폭탄과 같다”고 교시할 정도였다. 그런데 어라? 무신론 공산주의 국가의 지도자답지 않게 저 말의 표현 자체는 묘하게 성경적이다. (시 127:3-5) 무기에다 비유한 게 일치한다. 비록 그러다 얼마 못 가서 중국은 다시 산아 제한으로 돌아섰지만 말이다.

단, 성경이 말하는 다자녀 예찬은 자녀들을 성경대로 잘 양육했을 때에나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안 그러면 뼈 빠지게 자식 키워 봤자 미래에 부모는 휴거되는데 자녀는 못 되고 땅에 남아서 오히려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온갖 재앙을 당하거나, 그것도 모자라 하나님을 대적하는 군대에 징집되어 계 19:18-21의 악역에 동참하는 비참한 신세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종말이 지금으로부터 가까운 시간에 발생한다면 말이다.

성경은 자녀 양육에 대해 절대적으로 각 가정의 부모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있다. 그리고 체벌에도 아주 옹호적이다. 잠언에 애들 때리면서 키우라는 말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모른다. 나도 부모님에게 맞으면서 컸지만, 그거 정말 공감한다. 안 그랬으면 내가 죄의 결과가 얼마나 처참한지를 실감을 못 했을 것이다.

사랑의 체벌은 가정 폭력 및 아동 학대하고는 가히 종이 한 장 차이인 걸지도 모르겠다. 이게 인생에서 정말 미묘한 점이고, 어찌 보면 세상이 참으로 공평한 면모이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 없이 돈만 쏟아 붓는다고 절대로 저절로 바르게 크지는 않으니 말이다. 내 말이 안 믿어지면, 한번 실제로 저렇게 해 봐라.

부모가 세상적으로 잘났기 때문에 애를 때리고 자녀에게 권위를 행사하는 게 아니다. 비록 부모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게 하나님의 명령이기 때문이고, 그렇게 안 하면 애가 정말로 바르게 클 수가 없으며 자녀에게 그 정도까지의 악역을 눈물을 머금고라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부모밖에 없기 때문이다.

허나, 오늘날 사회는 부모의 권위가 실종되고, 애들을 부모로부터 점점 떼어 놓으려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매우 큰 심각한 문제이다. 아이들에게 바른 크리스천 신앙을 전수해 줄 수 있는 건 올바른 가정 교육밖에 없는데 요즘은 이런 현상까지 있는 듯하다.

http://cbck.org/bbs/board.html?board_table=com&write_id=1715#c_1744
대부분의 가정에서 지원을 안 받으면 손해라고 여기고 한창 부모와 상호작용할 나이의 어린 아이들을 어린이집, 유치원 등 교육기관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http://systemclub.co.kr/board/bbs/board.php?bo_table=board01&wr_id=4546
능력 있는 국민들까지 공짜로 내모는 정부 때문에 엄마 정신이 병들고 애기도 파괴됩니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아 씨바, 결혼은커녕 여친 사귄 적도 전혀 없는 주제에 벌써부터 너무 애늙은이 같은 글을 써 버렸다. ㅋㅋㅋㅋㅋ 하지만 이 글은 어버이날 기념 특집이니 양해 바란다.

4. 철도 성령님으로부터 받은 계시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부모님의 은혜와 관련하여 가장 감화를 받았던 때는 2007년 봄의 어느 날이었다. 병특 복무 중이었고, 그러고 보니 훈련소에 들어가기 얼마 전이었다.

대전에 볼일이 있어서 경부선 새마을호 특실을 탔다. 그때 본인은 새마을호 특실의 음악 채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의 샘플을 채널별로 15분씩 녹음해 놓으려고 컴퓨터와 양방향 잭을 챙긴 상태였다. 특실에는 마치 비행기 객실처럼 다음과 같은 6개의 채널이 있다. (지금은 없어졌음)

  1. 자연의 소리 (이지리스닝 instrumental)
  2. 한국 가요
  3. 가곡
  4. 재즈
  5. 클래식
  6. 객실에서 방영되는 TV 방송

일반실은 이어폰을 꽂으면 6번만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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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는데 1번과 2번 채널 다음으로 3번 가곡 채널을 듣고 있으니 얼마 후 <어머니의 마음>이 흘러나왔다. 양 주동 박사가 작사한 “낳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그 곡 말이다.

그 곡은 가사가 잘 알다시피 정말 애절하고 감동적으로 지어져 있다. 국문학 박사가 쓴 가사답게 예스러운 표현도 제법 들어가서 품위 있어 보인다. 100을 의미하는 ‘온’, 그리고 일부러 음운을 탈락시킨 ‘따(땅) 위에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그지없다’ 등. 3절 가사를 보시라. 눈물 없이는 못 듣는다.

사람의 마음 속에 온 가지 소원, 어머님의 마음 속엔 오직 한 가지
아낌없이 일생을 자식 위하여 살과 뼈를 깎아서 바치는 마음
인간의 그 무엇이 거룩하리요 어머님의 사랑은 그지없어라


3절이 흘러나올 때, 철도 성령님으로부터 계시가 내려왔다. 아아, 어머니께서 나를 낳아서 키워 주신 덕분에 내가 지금 이런 지상천국 열차를 타면서 한없는 행복에 젖을 수 있구나!

그 깨달음으로 인해 행복과 감격과 감동이 교차하면서 콧등이 찡해졌고, 나는 옆자리 승객이 보건 말건 엉엉 흐느껴 울음을 터뜨렸다. 남들은 군대에 가서 유격 훈련 때 PT 체조 8번을 하면서 <어머니의 마음>이 <스승의 은혜>로 바뀌는 체험을 한다지만 나는 그걸 열차 안에서 체험했다.

세상에 지구상의 어느 교통수단에서 이런 체험을 할 수 있었겠는가?
비성경적인 은사주의는 성경을 바르게 나누어 알면 퇴치되지만, 사실 철도만으로도 충분히 퇴치 가능하다. 철도 성령만도 못한 이상한 흥분이나 쾌락 따위엔 관심조차 안 가게 된다.

철도가 나의 삶을 얼마나 엄청나게 변화시켰고 음침하고 어둡던 나의 가치관을 건전하게 바꿨으며, 심지어 신앙에도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이 자리에서 다 간증하기에는 시간과 지면이 부족하다. 이 땅에 성경과 복음과 더불어 이런 철도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그저 감사드릴 뿐이며, 우리나라에 철도 덕후들이 많이 많이 배출되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2/05/08 08:21 2012/05/0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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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 프로 지름

지난 3월 24일, 맥북 프로 13인치형 모델이 본인의 제 5대 개인용 노트북 PC로 취임했다.
본인이 고등학교 시절부터 노트북 PC를 사용한 이래로 14년 만에 애플 계열 컴퓨터를 개인용 컴퓨터로 장만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사용하던 제4대 노트북은 2008년 5월에 도입되었고 윈도우 비스타 + 코어2 Duo 기종이었다. 오늘날의 PC 기준으로는 완전히 구닥다리로 전락한 셈.
좀 나중에 석사 졸업 기념으로 컴을 바꿀 생각이었지만, 마침 고향에서 부모님께서 새 컴퓨터가 필요하다고 하여 지금 내가 쓰던 걸 고향으로 보내고 나는 새 컴을 예정보다 더 일찍 장만하게 됐다.

초대 노트북은 분실, 2~3대 노트북은 고장 폐기였던 것에 비해, 4대 노트북은 약 4년에 가까운 임기를 마친 후 비교적 명예롭게, 그리고 예상보다 살짝 더 일찍 은퇴했다. 빠진 키캡 정리와 하드디스크 정리, 사소한 접촉 불량 수리 같은 정비를 받은 후, 고향으로 갔다.

지금까지 정말 유용하게 잘 사용해 왔고 키보드와 터치패드의 모든 감도가 손에 착 익은 정든 놈이긴 하지만, 이제 성능이 너무 뒤쳐졌고 액정 화면도 슬슬 누렇게 뜨는 등 노후화의 기미는 피해 갈 수 없었다. 물론 이것도 고향에 있는 컴퓨터보다는 훨씬 더 좋은 기종이다. 지금까지 부모님께서 쓰시던 컴은 이제 정말로 갖다 버릴 때가 됐고.. ㅜㅜ

구입한 새 노트북에 대해 스펙 차원에서 좀 아쉬움을 감수한 것은,
운영체제를 두 개나(윈도우와 맥 모두) 쓰는 것치고는 좀 부족한 감이 있는 하드디스크 용량.
그리고 지금 노트북보다 화면 해상도 픽셀수가 가로와 세로 모두 떨어진다는 점이다.
게다가 4:3이 아닌 요즘 대세인 와이드 화면을 쓰는 만큼, 이제 task bar를 가로가 아닌 세로로 배열해야겠다.
이질적인 키보드· 마우스 사용법은 덤.

Windows 운영체제는 내가 알아서 장만이라도 해서 깔아야 하는지 우려됐는데(OS 자체의 설치는 그렇다 치더라도 각종 드라이버들은 어떻게 잡으라고!!), 다행히 웃돈만 주면 판매처에서 아예 알아서 설치까지 한 채로 제품을 준다고 해서 안심을 했다.

Windows에다가는 단골 18번지 프로그램들을 설치해서 내가 늘 하던 일만 쭉 하고, 오픈소스 크로스 플랫폼 형태로 존재하는 프로그램들은 가능한 한 맥용으로 설치하는 방법으로 맥OS에 차츰 적응을 해 나갈 생각이다. 물론, 단골 18번지 프로그램들이 다들 단순 취향을 넘어서 내 생업과 관련된 일들을 하기 때문에, 나는 Windows를 아주 떠나서 살 수는 없다.

당장 개발툴만 예로 들어 보면, Windows에다가는 비주얼 스튜디오를, 맥에다가는 xcode와 Eclipse를 설치했다. 이클립스를 굳이 윈도우에다가 설치할 필요는 없으니까. 나도 드디어 윈도우 7 + 비주얼 스튜디오 2010으로 완전히 갈아탔다. 거기에다 호환성 차원에서 2003도 여전히 설치.

나는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혼자서 만들었을 정도로 Windows 환경 개발에 정통한 것에 '비해서'는 여타 운영체제를 너무 안 다뤄 봤고 너무 모른다. 가령, 그 정도 기술 수준의 프로그램을 만들 줄 알면서 유닉스 명령을 나 정도로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지 싶다. 지금까지 쓸 일이 없었으니까. 오로지 Windows 독식이었다.

그런 와중에 이번 맥북 장만은 약간 risk도 감안하면서 내린 결정이긴 하다만, 15년에 가까운 나의 Windows 독점 풍토에 뭔가 새로운 바람을 수혈해 넣을 거라는 기대를 해 본다.
비록 나는 이제 예전에 맨대가리 헤딩으로 프로그래밍에만 매달려서 윈도우 API를 공부했듯이 맥OS API를 새로 처음부터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람 미래라는 건 알 수 없으니까 말이다.

같은 데스크톱급 PC로도 모자라서 스마트폰은...;; 글쎄다. 이것도 언젠가는 안드로이드든 아이폰이든 써 보면 좋을 것 같지만, 딱히 길 안내 기능 말고는 그 돈까지 주면서 일부러 앞장서서 사서 쓸 매력을 느끼지는 않는다. PC에서 벌여 놓은 일이 너무 많아서 이것저것 다 쫓아가다간 다 놓친다. pruning이 필요함.

컴퓨터를 새로 세팅하다 보니, 이제 운영체제와 각종 소프트웨어들을 온통 업데이트해 줘야 하고, 맥 기반 개발툴들도 다 인터넷을 통해서 구해야 한다. 고로 수백~수 GB에 달하는 트래픽이 예상되는데, 언제 날잡아서 안정적인 유선 네퉉으로 해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사무엘

2012/03/31 08:22 2012/03/3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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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인명 사고에 대한 생각

지난 3월 12일에 본인은 출근길에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들으며 월요일 하루를 시작했다.
딱 정확하게 본인이 타려는 지하철이 앞 역에서 웬 인명 사고가 발생해서 열차 운행이 한동안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요즘은 스크린도어까지 버젓이 있는데 웬 인명 사고가 난단 말인가? 이 때문에 난생 처음으로 지하철 지연 증명서(난 뭐 지연이라기보다는 열차 탑승을 애초에 포기한 경우이지만)라는 걸 구경했다.

그런데 사고의 사망자는 놀랍게도 일반 승객이 아니라 지하철 회사의 직원이고, 역무원도 아닌 기관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선로로 접근이 가능한 내부 직원이 마음먹고 자살을 하려 든다면, 제아무리 스크린도어가 갖춰져 있어도 애시당초 소용이 없을 것이다.

철도 공기업에서 승무직으로 일할 정도이면 연봉 빵빵한 건 말할 것도 없고 정년도 보장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엔 아주 부러운 지위에 속하는 사람이다. 군대로 치면 제일 중요한 전투 병과요, 게임 개발로 치면 딱 프로그래머에 해당하지 않는가. 최소한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자살할 이유는 없다.

하긴 2004년, 본인이 아직 대학 재학 중이던 시절엔 대구 과학고의 1회 졸업생이고 카이스트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어떤 사람이 대구 지하철 기관사로 취직한 게 신문에 보도된 적도 있었다. (☞ 관련 기사 클릭 )

그땐 카이스트라는 스펙에 비해 저학벌(?) 직업을 선택한 이례적인 사례로 그 사람이 소개되었지만, 저게 과연 그렇게 만만한 직업일까? 요즘은 SKY급 대학 나오고도 공기업, 공무원엔 말단으로라도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을 텐데. 이런 트렌드와는 무관하게 나도 2007년에 서울 도시철도 공사에서 공채를 하던 시절에 원서를 넣긴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철도 차량 운전 면허가 없으니 승무직은 못 하더라도 다른 부서로라도 말이다. 그때 난 병특 중이었기 때문에 애당초 지원을 할 수가 없어서 못 했을 뿐이다.

다만, 지하철 기관사의 근무 여건은 그리 좋다고 보기 어렵다. 우선, 근무 시간이 불규칙적이고 교대를 돌면서 주기적으로 주말을 반납할 각오를 해야 한다. (일요일에 교회에 가야 하는 사람에겐 큰 마이너스) 아니, 승무직은 입사 지원할 때부터 주말 교대 근무에 동의한다는 각서를 제출한다. 비록 버스 기사처럼 교통 체증과 복잡한 도로, 매연, 차멀미로 인한 데미지는 없어서 좋지만, 몇 시간째 햇빛을 못 보면서 어두컴컴한 터널만 돌아다니는 것도 정서에 좋을 리가 없다. 자세한 건 예전 글을 참고할 것.

그래서 본인은 기관사가 그런 극단적인 방법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할 정도이면, 근무 환경에 적응을 못 해 극도의 우울증에 시달렸거나, 아니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사내에서 왕따이거나 대인 관계에 심각하게 문제가 있어서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이 사고에 대한 후속 뉴스 보도를 보니 내 추측이 얼추 맞는 것 같다.

특히 도철은 1인 승무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지하철 회사이기 때문에 그 점이 노조로부터 두고두고 까여 왔으며, 이번 기관사 자살 사건을 계기로 그게 또 부각되었다. 하지만 차량 상주 승무원 수의 최소화는 철도 기술의 엄연한 트렌드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근본적인 까임거리가 될 수는 없을 듯. 도철은 1990년대 중반에 1인 승무로도 모자라서 아예 무인 운전까지 시도한 적이 있는 과감한 회사이긴 하다만 말이다. (운전실이 없는 완전 무인 운전인 신분당선 전동차에도 승객들과 부대끼는 진짜 승무원이 객실에 한 명 있긴 함.)

난 우리나라 지하철의 스크린도어를 보면 무척 놀라움을 느낀다. 오죽했으면 국가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2009~2010년을 전후하여 서울 지하철의 거의 모든 역들에다 스크린도어를 도배해 버렸을까? 수백 개에 달하는 그 많은 지하철역들에다 스크린도어를 이렇게 단기간에다 모두 설치한 나라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거의 기네스북 감이 아닐까?

그만치 지하철 자살 러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었기 때문에 정부가 그런 무리수를 둔 것이다. 뉴스 기사들을 검색해 보면, 당장 본인이 이용하는 집 근처의 지하철역에서만 해도 최소한 3명이 각각 2004년, 2007년, 2008년에 선로 투신으로 목숨을 끊은 적이 있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나마 스크린도어가 설치되면서 2008년 기록이 마지막이 된 것이다.

지난 2010년 8월 23일, 분당선 태평 역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에도 본인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건 사람이 죽지는 않아서 큰 사고로 보도되지는 않았지만, 대학원 입학을 앞두고 사람 만날 일이 있어서 분당에서 학교로 가는 길이었는데 열차 지연으로 인한 불편을 겪었다. 분당선에서 태평과 야탑 역은 2012년 3월 현재까지도 아직 스크린도어가 없다. 다만, 공사 중이긴 하다.

직접 겪어 보지도 않고 남이 처한 상황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만..
저렇게 작정하고 자살하려는 사람을 치는 사고를 낸 기관사는 하나도 잘못이 없는데 왜 그 정도까지 충격과 정신 공황을 겪는지 잘 모르겠다.

사람이 끔살 당하는 장면을 라이브로 본 것에 대한 정신적 데미지는 있겠지만, 자기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식의 생각엔 제발 안 빠졌으면 좋겠다. 이건 불의의 사고로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니고, 작정하고 자살하려는 사람이 죽은 것이다. 사형 집행관만큼이나 하나도, 전혀 죄책감 가질 필요가 없다. 일본처럼 죽은 사람 유족에게 민폐에 대한 책임으로 벌금을 때리지 않은 걸 고맙게 여겨야 할 판.

그나저나 작년 12월엔 공항 철도에서 정말 어이없는 사고가 난 적이 있다. 막차 운행이 아직 안 끝났는데도 끝난 줄 알고, 선로 보수 인부 여러 명이 선로로 들어갔다가 전동차에 치여 끔살 당한 것이다. 한밤중인 데다 요즘은 전동차가 기술이 좋아서 워낙 조용하게 달리기 때문에, 저런 상황에서는 답이 없다..;; 기관사도 갑툭튀한 사람들 보고 간이 떨어질 정도로 얼마나 놀랐을까? 이건 승강장 자살도 아니고..! 텅 빈 막차를 몰고 저기까지만 가면 오늘 근무 끝이고 들어가서 잘 일만 남았을 텐데!

원래 그런 건 다 규정이 있다. 지하철의 경우, 심야에 업무를 위해 선로 내부로 들어가는 직원은 열차 운행 영업이 종료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전차선(전깃줄)이 완전히 단전된 걸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사탄의 인형 처키는 건전지 없이도 움직였지만-_-, 현실의 전동차는 그렇지 않으니까. -_-;; 선로 보수· 청소 차량들은 애시당초 전기가 아닌 기름으로 움직인다.
그러니 내가 보기엔 저 사고는 일차적으로는 일종의 근무 기강 문제이다. 거기에다 또 선로 보수 인력이 외주 용역이다 보니 앞뒤 손발이 안 맞은 것일 수도 있겠고.

그랬는데, 고의적인 자살이 아니면서 사람이 여럿 죽는 사고가 나 버리는 바람에, 내 기억이 맞다면 애꿎은 전동차 기관사도 일단은 잡혀 들어갔다. 경적을 안 울리고 완벽한 수준의 안전 조치를 안 취했다고... 구속인가? 한국은 법을 적용하는데 동기나 과정보다 결과를 더 우선시하는 풍토가 있어서..;; 안타까운 일이다. 기관사의 입장에서는 저건 정말 운이 없어서 이런 신세로 전락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물론, 하루에 전철이 수송하는 승객 수가 얼마나 엄청나고 방대한지를 감안하면, 그에 비해 저 정도로 예외적인 급으로 발생하는 사고는 정말 극소수이고 새 발의 피도 안 된다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철도는 정말 수송 효율이 좋고 안전한 교통수단이 맞다. 오늘도 수도권 시민들의 운송을 책임지는 지하철/전철 기관사님들 힘내시길.

Posted by 사무엘

2012/03/25 08:26 2012/03/2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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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오덕질 근황

날씨는 봄 기운이 만연하고 좋다.
그런데 기름값은 또 왜 이리 미친 듯이 지구 종말 수준으로 오르고 있는지? 2000도 모자라서 2100 돌파. 그래도 진짜 지구 종말 직전엔 기름값이 3천~5천 원 이상이 될 수도 있으니, 그런 극단적인 표현은 나중을 위해 아직은 아껴 두고 있다.

3년 전에 나의 일기장에 “기름값이 1600원대로 폭등했다”란 문장이 있는 걸 보고는 그저 쓴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성경에 예언되어 있는 말세의 반이스라엘 감정은 아마 기름값 하나만으로도 아주 쉽게, 금방 조장되고 달성될 것이라 본인은 믿는다.
어쨌든 그건 그거고 오랜만에 각 분야별 내 오덕질 근황이나 좀 올려 본다.

1. 본업

난 이번 학기가 석사 논문 학기이다. 이 때문에 이번 학기는 정말로 프로그래밍을 제대로 못 할 것 같다.
논문 작성 과정에서 대략 아래와 같은 애로사항이 꽃피고 있다.

내용 채워 넣는 난이도 10
남에게 설득, 어필하는 난이도 30
형식에 맞춰 쓰는 난이도 60 ㅠㅠㅠㅠㅠㅠㅠ


다만, 이 달 말쯤 <날개셋> 한글 입력기 6.51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6.7로 바로 건너 뛰는 건 좀 무리이고, 6.51로 결론. 6.5 이래로 주로 바뀐 곳은 편집기이기 때문에, 외부 모듈을 쓰는 분은 별로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주요 변화 사항은 현재까지 다음과 같다.

  • 예전에 블로그에다 글을 올렸듯, type 3 키보드에서 한자 키의 보정 방식을 바꿈 (이건 외부 모듈에도 적용되는 공통 사항)
  • 오토마타에, 3.0 이래로 -7까지 있던 대체 상태에다 -8과 -9라는 새로운 대체 상태 추가 (이건 아주 특수한 기능이고 말 한 마디로 설명하기가 곤란해서...)
  • 편집기에 있는 여러 사소한 버그들 잡음. (그냥 평범하게 쓰는 데는 별 영향 없음)
  • 북한 표준 두벌식 글쇠배열의 오류를 바로잡고, 글쇠배열이 아닌 입력 유형 파일로 제공. 고증을 거쳐서 낱자 결합 규칙과 오토마타까지 북한의 실제 한글 입력 방식을 재현함.
  • 완전히 잉여 기능이긴 하지만, 2.0 이래로 10년째 변함없이 갖고 있던 한컴 2바이트 완성형 옛한글의 변환 테이블에 존재하던 일부 오류 수정

진짜로 작업하고 싶은 것들은 규모가 훨씬 더 큰 것들인데.. 이거 작업은 아무래도 논문 통과 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 단어 단위 한자 변환 기능은 도대체 언제 넣나. ㅜㅜ

2. 철도

<자유 여행 패스와 함께하는 경전선 3일 여행> 클릭.
본인은 지난 겨울방학 때 하나로 티켓으로 경전선을 완주한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저런 글은 정말 뼛속까지 철덕력으로 넘치는 사람만이 쓸 수 있다는 걸 적극 공감한다. 한 우진 님께 그저 존경과 찬사를 보낼 뿐이다.

‘두 역 갔다가 한 역 되돌아오기’라는 게 있을 수 있다는 걸 본인은 알고 있었지만, 이걸 저 글에서처럼 이론으로 정립한 건 처음 본다.
대전에서 서울까지 직통 열차가 좌석이 없을 때도 대전-천안, 천안-서울처럼 구간을 나누면 두 구간 모두 대체로 좌석이 생긴다. 이런 것처럼 열차는 중간 정차역이 있다는 특성상 단순 point-to-point 교통수단인 고속버스나 비행기보다는 뭔가 ‘테크닉’이 많이 발달할 수 있는데, 이런 것도 철도의 매력임이 틀림없다.

3. 기독교

모처럼 UCC 하나 공개한다.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찬양인 <놀라운 주의 은혜>(Wonderful Grace of Jesus)의 1절을 혼자 아카펠라 4부 합창으로 불러 봤다. 여자친구라도 있으면 듀엣이 됐을 텐데 그렇지 못해서 그냥 싱글 코어이다. ㅋㅋ 들어 보시라. 이것이 화음의 위력이다.

그리고 본인은 작년 겨울방학 때, 킹 제임스 성경과 기독교회사에 대한 아주 유익한 다큐멘터리 영화 A Lamp in the Dark의 대본 번역에 참여한 바 있다. 그 영화가 드디어 자막이 삽입된 영상물로 완성되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클릭해서 보시기 바란다. 무려 3시간에 달하는 분량.

난 2010년부터 블로그로 홈페이지 체계를 고친 이래로, 종교 관련 글에 내가 믿는 게 좋다는 식의 글은 잔뜩 올렸어도, 남이 믿는 게 잘못됐다는 글은 거의 올리지 않고 그런 건 최대한 자제하면서 지냈다.

그랬는데 요 최근에 성경의 역사 시리즈와 천주교 시리즈처럼 수위가 센 글이 갑자기 올라온 이유는... 바로 이 번역 작업을 하면서 동기 부여를 받아서였다. 이건 좀 양심상 글로 좀 정리해서 올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마음의 부담이 들어서이다. 이 영화를 보면 참된 교회사와 천주교의 정체, 바른 성경과 부패한 성경의 출처와 원인 등의 모든 것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강추.

4. 한글 진영

어제(17일 토), 정말 오랜만에 한글 학회를 찾았다. 지금까지 연락을 너무 안/못 하고 지낸 분들께 인사도 드릴 겸 해서이다. 임원 모임과 더불어 <한국어의 힘>이라고 김 미경 교수의 특별 강연도 있었는데, 무척 유익한 내용이었다. 대략 이런 요지.

  •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단일 모국어가 공식 언어로 통용되어 계층간에 위화감이 없고 소통에 불편이 없는 사회가 얼마나 복 받은 것인지 알아야 한다.
  • 모국어라는 건 그렇게 호락호락 취사선택 가능한 게 아니며, 이중 언어 국가들은 두 언어가 동등하게 공존하고 있는 구도가 결코 아니다. 복 거일 씨의 영어 공용화론은 가정 내지 전제 조건부터가 잘못 설정되었다.
  • 한국인만치 이민 2세가 자기 모국어를 쉽게 저버리는 민족은 별로 없다. 교포와 국내 외국인들에 대한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이 절실하다. 모국어 실력은 국가 경쟁력이다.

나뿐만이 아니라 내가 다니는 대학원 소속의 다른 학생들도 들으면 참 좋았을 텐데(특히 한국어 교육이 세부 전공인 분들) 아쉽다.
김 선생님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런 언어 이슈에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아쉬워하셨는데, 그때 현장에 있던 사람은 나 빼면 진짜로 전부 5, 60대 이상 중년들밖에 없었다.;; 안타깝지만 한글 학회에서 여는 모임들이 대부분 그런 분위기이다. ㅡ,.ㅡ;;

철도와 성경 덕질에 한동안 밀려 있던 이쪽 분야에 오랜만에 새 기운을 좀 충전했다. 그나저나, 한자 진영은 이 2012년에 아직도 초등학교 한자 교육 시행에 목숨을 걸고 있다니, 정말 놀랍다.. ㅜㅜ

5. 노트북 교체

본인, 조만간 새 노트북을 장만할 예정이다. 무척 정들었지만 구닥다리가 되어 버린 코어 2 듀오 기종을 거의 4년 가까이 썼다. 마침 부모님께서 쓰시는 더욱 고물 구닥다리 컴퓨터는 듣자 하니 이제 하드웨어가 맛이 가고 진짜로 폐기할 때가 된 듯하다. 그래서 지금 내 컴을 고향으로 보내고 나는 새 걸 장만하는 게 계획인데.. “맥북이냐 아니냐” 때문에 너무 고민된다.

  • 장점: 10년 넘게 Windows 독점만 경험하다가 이번 기회에 좀 새로운 세계로.
  • 단점: 내가 모든 걸 알고 통제하지 못하는 운영체제를 써야 하는 데서 예상되는 굉장한 이질감과 적응 기간 (비록 Windows를 같이 쓴다 하더라도 불편 불가피)

일반 유저가 아니라 개발자, 프로그래머이기 때문에 맥북을 더욱 써 봐야 할 명분이 있는 반면, 역설적으로 그 이유 때문에 Windows 기득권을 희생하기도 대단히 곤란한 처지이다.
뭐, 내가 10년 전 고등학생 시절처럼 인제 와서 본격적으로 xcode와 맥 프로그래밍을 공부할 여력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윈도우 하나만 해도 앞으로 8이 나오면 또 이상한 게 잔뜩 도입되어 바뀌어 있을 텐데. IT계는 정말 너무 복잡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2/03/18 08:20 2012/03/1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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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내비게이션의 첫 업데이트

평소에 운전을 하면서 차의 내비가 아주 가끔 오동작으로 의심되는 안내를 하는 걸 보고, 본인은 업데이트의 필요성을 이따금씩 느끼곤 했다.

예를 들어, 마포 대교를 건넌 후 내비가 시킨 대로 강변북로의 동쪽 방면으로 정상적으로 진입하는데도, 내비는 이 무렵에 늘 경로를 벗어났다는 경고음을 내고 경로를 또 수정하곤 했다. 2009~2010년 사이에 그쪽 일대에서 지리 데이터가 바뀌어야 할 변화가 일어나기라도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작년 말이 돼서야 개통한 전철 경춘선도 내비에는 당연히 반영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 또한 불편한 점이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다행히 방법이 있었다. 어차피 보급품, 순정-_- 내비이니 내비의 제조사는 자동차 회사와 연계가 잘 되어 있었고, 간단한 회원 가입 후에 2011년 하반기 기준의 최신 내비 파일을 무료로 곧장 다운로드할 수 있었다. 그 용량은 2GB가 약간 넘는 수준. 내비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지도가 여기에 전부 들어있는 셈이다.

이걸 내비에다 주입하는 매체는 USB 메모리 또는 DVD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전송하면서 PC로 치면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하여 재설치하는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안정성을 위해 DVD는 최저 속도로 구울 것을 권하고 있었고, USB 메모리는 더 견고한 금속 접촉식으로 된 것을 쓰는 게 권장되고 있었다.

그 후, 차에 들어가서 USB 메모리를 꽂은 뒤, 시스템 메뉴에 들어가서 업데이트 명령을 내렸다. 이런 작업을 하는 게 완전히 처음이었으니 중간에 오류라도 나면 어쩌나, 아예 내비가 부팅이 안 되고 먹통이 되면 어쩌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으려나 걱정되기도 했다.

업데이트가 되고 있는 중에는 차 시동을 켜는 게 절대 불가능하다(당연히, 켜는 순간에 차에 전원 공급이 끊어지므로). 그러니 미리 시동을 걸어 놓고, 내비가 업데이트되는 동안 자연스럽게 밖에 나가서 주변 드라이브나 좀 하게 됐다. 이 경우, 내비의 기능을 전혀 쓸 수 없는 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것이므로 과속 단속 카메라를 스스로 각별히 조심해서 눈여겨봐야 한다. 또한 시동을 꺼뜨리는 일도 없어야 한다는 제약이 걸린다.

시간은 한 3, 40분쯤 걸렸으려나? USB 메모리는 access 때문에 불빛이 격렬하게 깜빡거렸다. 게이지가 너무 오랫동안 안 올라가고 있는 듯이 보일 때는 불안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업데이트는 아무 문제 없이 잘 됐다.
내비는 드디어 경춘선과 신분당선 전철역의 위치까지 정확하게 뜨는 최신 버전으로 바뀌었다. 야호!

그리고 음성 안내를 하는 아가씨 목소리의 억양이 살짝 바뀌었다.
강변 북로 오동작이 해결되었는지는 나중에 그 구간을 몰 일이 있을 때에나 확인 가능할 것 같다.

이런 일련의 작업을 혼자서 할 여건이 안 되는 사람이라면, 서비스센터에 가서 요청만 하면 직원이 내비 업데이트도 해 준다고는 하더라. 그도 그럴 것이 내장형 순정품이니까 말이다. 단, 이 경우 인건비로 돈이 2만원 남짓 깨진다.

업데이트 파일이 담겨 있는 USB 메모리를 살펴보니, 인스톨 프로그램은 PE 파일이었고, 대상 플랫폼은 윈도우 CE이다. target CPU는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ARM Thumb이라는 아키텍처. 보아하니 32비트 RISC 체계하에서도 16비트 데이터 버스를 쓰는 임베디드 기기에 맞게 코드를 더 compact시켜서, 메모리를 더욱 절약해 낸 아키텍처 같다. (☞ 더 자세한 설명 클릭)

한편, 1GB가 넘는 다른 지도 데이터는 내부 구조를 전혀 알 수 없는 압축(또는 암호화)된 파일 형태임.

독립된 기기로서 내비의 위상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잘 모르겠다.
스마트폰이 이미 어지간한 품질의 사진과 동영상은 즉석에서 만들어 내니 기존 디카들은 훨씬 더 전문적인 화질을 만들어 내는 영역으로 이동했다.
그것처럼 스마트폰이 길 안내와 내비 역할까지 다하다 보니, 요즘은 내비도 이에 맞서 뭔가 개인용 종합 정보 처리 시스템처럼 바뀌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내비는 정말 다익스트라의 길 찾기 알고리즘의 결정체라고 생각한다. 직선 거리뿐만이 아니라 시내 도로 상황, 상하 구배, 유료 및 자동차 전용 도로 여부, 지금 자동차의 진행 방향 등 온갖 변수들이 그래프의 weight에 감안되지 않았을까? ㅋ

Posted by 사무엘

2011/12/19 19:45 2011/12/19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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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근황

1. 바쁘고 잠 부족

매일 5시간 이하로 자는 나날이 3일 이상 지속되었을 때 사람 정신이 얼마나 피폐해지는지를 요즘 체험하면서 지낸다. 미치겠다. 조금만 틈만 나면 정신줄을 확 놓고 싶어지고, 짜증나고 일의 집중도와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 말년이 표현했듯이 생명체의 4대 의무 중 하나가 잠의 의무이다. -_-;;

1999년쯤, 당산 철교가 재시공 중인 관계로 서울 지하철 2호선의 서쪽 고리가 끊어져 있던 시절, 노조가 파업까지 해서 비전문가인 대체 기관사가 투입된 적이 있었다. 그랬는데 그 중 어떤 사람은 극심한 과로로 인해 눈 뜨고 잠드는 경지에까지 이르렀고, 두단식 승강장이 되어 버린 합정 역의 수동 운전 구간에서 열차를 못 세우고 선로가 끊어진 곳으로 열차를 탈선시키는 아찔한 사고를 냈었다. 조금만 더 갔으면 열차는 끊어진 다리를 넘어 강으로 추락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그 사람 심정이 이해가 된다. 난 잠에 약하니, 아무래도 나폴레옹 같은 위인은 못 되는 게 틀림없다. 덕분에 블로그 글 비축분도 예전에 비해 줄어드는 중.

그런 와중에도 <날개셋> 한글 입력기 다음 버전 개발은 틈틈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열몇 가지에 달하는 개선 사항들 중, 요 근래엔 굉장히 좋은 성과가 있어서 하나 소개하겠다. 프로그램의 모든 과정에서, 운영체제의 known, system DLL 말고 일반 DLL을 로딩할 때는 언제나 절대 경로를 지정하게 개선함. 이것은 아주 바람직하고 진작에 취했어야 할 조치인데, 이로써 얻은 긍정적인 효과는 다음과 같다.

- fake DLL을 잘못 로딩하거나 인식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여 프로그램의 잠재적인 보안 위협을 크게 줄였다. 가령, <날개셋>과 전혀 관계가 없는 동명이인(namesake) NGS3.DLL을 로딩하는 프로그램 내부에서도 이제 <날개셋> 외부 모듈이 잘 동작할 수 있다.
- FireFox Nightly에서 <날개셋> 한글 입력기 외부 모듈이 전혀 구동되지 않는다는 버그 신고가 들어와 있었는데, 이를 덩달아 해결. (FireFox 구버전에서는 그런 현상이 없었다 함)
- 드디어.. 서로 API가 호환되지 않는 <날개셋> 버전을 사용하는 타자연습과 입력기 외부 모듈이 “동시 구동이 가능해졌다!” 이제 앞으로는 타자연습에서 외부 모듈을 같이 쓰기 위해서 두 프로그램을 항상 동시에 업데이트해야 할 필요가 없다.

2. 국어 정보 처리 시스템 경진대회

국어 정보 처리 시스템 경진대회라는 게 있다. 문화 체육 관광부와 국립 국어원이 공동 주최하는 이 대회는, 가장 직접적으로는 방대한 양의 세종 말뭉치를 효율적으로 조회하고 의미 태깅을 똑똑하게 해 주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시행되었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한국어· 한글과 관련된 뭔가 독창적인 소프트웨어는 무엇이든 응모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고 보니 공모전인데 왜 경진대회라는 표현이 쓰였는지 모르겠다. 2009년부터 시행해서 올해로 3회째이다.
한 달도 더 된 뒷북이긴 하다만, 본인은 <날개셋> 한글 입력기 6.3을 출품해서 은상을 받았다. 대상과 금상에 이은 3등.

사실, 내 프로그램은 다른 작품들과는 체급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11년 전에 1.0이 이것보다 더 큰 대회에서 1등을 한 적도 있는 걸... 그리고 내 프로그램은 말뭉치라든가 사전, NLP 같은 분야를 직접적으로 다루지도 않는다. 이런 프로그램이 나올 거라고 심사 위원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소재의 프로그램이다만(오히려 심사 위원 중에 내가 과거에 두벌식 제정 위원 중 하나였다고 말한 분도 있었다-_-)...
그래도 내 프로그램은 국어 정보 처리와 분명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저 정도로 입상을 했으니 옛날 생각이 나고 기분은 좋다. 입상작들의 수준도 그렇게 호락호락 허접한 편은 결코 아님.

금상을 받은 분은 나이 지긋한 개인 개발자이신데 세종 전자 사전 통합 검색 시스템을 만들었다.
대상을 받은 울산 대학교 팀은 전산학과의 한국어 처리 연구실에서 한국어 형태소 분석기를 개발하면서 몇 년째 작정하고 이 대회만 공략한 경우이다. 한 우물만 파면서 2010년 금상에 이어 이번에 대상을 수상했다.

3. 늦가을의 불청객, 모기

11월이 꺾여 가는 와중에도 아직까지 날씨가 별로 춥지가 않다. 특히 이상 고온이 기승을 부리던 월초엔 집에서 여전히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어야 할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본인은 이놈의 모기 때문에 홍역을 치르며 악몽 같은 가을을 보냈다. 하긴, 뉴스에서도 보도된 적이 있을 정도였다.

저녁에는 가능하면 선풍기· 에어컨을 가동하기보다는 문을 개방하여 집안을 냉각시키고 싶은데, 그럴 때면 정말 어김없이 모기가 기어들어오곤 했다. 피 빨아먹지, 게다가 귓가에 날아다니는 소음은 사람 기분 잡치기에 최적이다. 차라리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는 문을 열 생각 자체를 안 하고 무조건 에어컨 콜인데, 지금은 그게 아니다 보니 모기가 더욱 부각되는 것 같다.

때려잡자니 피 빨아먹은 모기는 벽에 지저분한 혈흔을 남기고, 살충제는 사람에게도 무척 해로운 화학 약품이고... 처리하는 방법도 딜레마이다.

하루는 한밤중에 한적한 주택가에다 차를 세워 놓고 차 안에서 잠을 잤다. 냉각과 환기를 위해 창문을 약간만 열어 놨는데... 그게 실수였다. 그로부터 30분이 채 되기 전에 팔뚝에 가려움이 느껴졌고, 실내등을 켜서 차내를 둘러봤을 때 나는 기겁을 하고 말았다.
그 좁은 틈새를 타고 모기가 이 작은 승용차 안에 서너 마리씩이나 들어와 있었기 때문이다. ㅜㅜ 이런 썩을..;; 이놈들은 잠도 안 자나.;;

제아무리 살생을 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박애주의자라 하더라도 파리· 모기를 죽이지 말자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체벌 반대, 사형 반대, 채식주의, ‘자연으로 돌아가자’ 이런 식의 주장에 본인은 성경적으로 100% 동의하지 않는다. 자연으로 돌아간다 해도, 이미 죄로 인해 타락하고 저주받은 자연은 인간에게 어차피 좋은 것만 선사하지는 않는다. 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해진 필요악이나 그 말단의 나쁜 결과만 지워 보려 애써도, 그 본질적인 원인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4. 노트북 키캡 이탈

지금 쓰는 제 4대 노트북은 용하게도 최초로, 3년이 넘게 키캡 하나 안 빠지고 잘 쓰고 있었는데
드디어 키캡 하나 이탈.. ㅜ.ㅜ
보통 단골로 빠지던 키캡은 Space나 화살표 키, 엔터 같은 부류인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문자 키인 기본 자리 F 키가 빠졌다. 문자 키의 키캡이 빠진 경우는 본인의 노트북 인생 13년 만에 처음이다.

뭐, 화살표나 엔터도 이미 키캡이 덜렁덜렁하고 상태가 위험하긴 마찬가지임.
노트북 키보드는 이거 좀 튼튼하게 만들 수 없나 아쉽긴 하다.
나중에 키캡이 세 개째까지 빠져 버리면 키캡을 전면 교체할 생각이다.
그나저나 키보드 밑에 껴 있던 먼지와 온갖 솜털의 양을 보고 기겁함. 먼지는 그렇다 치지만 이 털들의 정체는 뭐냐!!

5. VMware로 녹음하기

VMWare에서 돌리고 있는 guest OS에서 마이크 녹음이 안 되는 걸 보고 놀랐다.
guest OS에서 나는 소리를 녹음하는 게 아니라, host에서 꽂은 마이크의 소리를 guest에다가 전달하여 녹음하는 것 말이다.

host는 비스타이고 guest는 XP. 물론 하드웨어 계층의 차이가 많이 나는 OS이긴 하다만, USB에 네트웍에 별걸 다 잡아 주는 천하의 VMWare가 마이크를 못 잡아 주다니?
녹음을 시키면 마이크 소리는 없이 그냥 잡음만 녹음될 뿐이다.
한국어와 영어 키워드로 인터넷 검색을 해 봐도 딱히 답이 안 나온다..;; 원래 잘 안 되나 보다.
윈도우 XP에서만 돌아가는 음성 인식 관련 기능을 좀 테스트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1/11/15 08:29 2011/11/1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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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외선 인증샷

본인은 개인 홈페이지를 10년 넘게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시기에 이곳으로 유입되는 걸 목격했다. 그들 중 일부는 다시 이곳을 떠나고 발길을 끊기도 했으나, 본인은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는다.

그런데, 이거 참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해야 하나?
이 홈페이지의 창립-_- 순간부터 함께하면서 본인의 관심사와 가치관을 상당수 공유해 온 친구가 있다. 그야말로 이 홈페이지에서의 짬밥 서열로 치면, 가히 압도적인 랭킹 1위라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A class에 속하는 사람이 그 친구뿐인 건 아니다. 지금도 A class에 속하는 분들이 매일 내 홈페이지에 온다. 하지만 그들은 이제 현역-_-에서는 물러났고, 딱히 이곳에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지는 않는다. 댓글은 거의 안 남기거나 아주 가끔 단다. ^^;;; 본인은 활동을 안 하더라도 그들의 시선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적절한 상황에서는 전관예우(?)도 할 것이다.

그 A class 중, 본인이 언급하고자 하는 그 친구가 내 홈페이지를 처음으로 알게 됐을 때 그는 겨우 초등학생이었다. 허나, 그가 육신의 연령을 초월하여 내가 쓰는 각종 어려운 글과 민감하고 질긴 글들을 잘 이해하고 개념 있는 말과 행동을 보이는 것은 나에게 적지 않은 놀라움을 선사했다. 본인의 부모님조차 칭찬하셨을 정도이다.

그 친구가 최근, 군복무를 잘 마치고 제대했다.
걔가 군대에 간 동안 내게는 자가용이 생겼다. ㅋㅋ
걔를 1년이 넘게 못 보기도 했고, 내 홈페이지 VIP의 제대를 축하하기 위해 본인은 선뜻 차를 몰고 나가서 드라이브를 시켜 줬다.

믿거나 말거나 그 친구도 철덕이다.
경춘선 전철은 군 복무 기간 도중에 개통했는데, 휴가 나와 있을 때 이미 전구간 다 타 봤다고 한다. ㄷㄷㄷ;;

그래서 나는 이왕 차를 가져간 김에,
영업 중인 열차로는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철도를 답사하는 코스를 제안했다.
바로...

서울 교ㅋ외ㅋ선ㅋ

서울 외곽에 천혜의 경치를 자랑하던 이 철도 노선은 수지가 안 맞아서 지난 2004년 고속철 개통과 함께 여객 영업을 중단한 비운의 노선이다. 게다가 외곽 순환 고속도로가 그쪽까지 전구간 개통하면서 이 철도는 더욱 잉여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래도 아주 장기적으로는 여타 서울 우회 간선 철도들과 연계하여 복선 전철로 개량될 거라고는 하던데...)

말로만 듣던 교외선을 자가용으로 답사하다니!
기대에 찬 마음으로 서울 북부로 향했다. 국도 39호선이 교외선 구간을 나란히 따라간다.

아래 사진은 벽제 역 주변 사진이다.
답사를 간 당시, 날씨는 최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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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외선은 다들 단선 승강장 형태인가 보다.
일본에 있는 1량짜리 디젤 동차라도 다니면 무척 운치 있을 것 같은데.
교외선은 폐선이 분명 아님에도 불구하고, 선로의 상태가 생각보다 열악해서 녹이 슬고 잡초가 나 있었다.

언젠가는 가 보고 싶었는데 혼자 가기에는 좀 뭣했던 곳엘 후배 철덕 동지와 함께 가서 인증샷을 남기게 되어 기쁘다. 그 친구에게도 좋은 선물이요 즐거운 추억이 되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는 곳이 서울 서남쪽이면 광명 역이나 김포 공항 근처, 7호선 천왕 차량 기지 일대를 생각하고 있었고
동남쪽이면 철도는 없으니 외곽의 각종 그린벨트 지대를 가려고 했다.
하지만 강북에서는 교외선, 중앙선, 경춘선 코스가 적절하다. ^^

시내는 도로가 너무 막히고 반대로 대중교통도 잘 돼 있으니, 차를 몰고 가는 메리트가 거의 없다. 그러니 교외로 나가는 게 이익이다. 거기가 주차 걱정도 없고.
차가 있으니까 좋긴 정말 좋다. ㅋ 이동의 무한한 자유는 정말 느껴 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알 것이다. 세상에, 내게도 차를 몰고 교외선을 답사하는 날이 오다니!

Posted by 사무엘

2011/11/06 19:16 2011/11/0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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